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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산인가 사막인가

2007년 봄 방학, 남편의 아이보리 코스트 집회에 동행했다. 그곳 일정을 끝내고 건너간 가나에서 제일 먼저 엘미나 노예 성을 방문했다. 그러고 나서 하루를 머물었던 Busua 비치는,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Shifting Sands)’의 저자인 스티브 도나휴가, 이십 대에 그저 ‘따뜻한 해변을 찾아’ 내려가다 사하라 종단 후 도착한 바닷가였다.     이후 이혼이라는 뜻밖의 사막을 걷게 된 사십 대의 그는 삶을 사막으로 표현한다. 인생이 단기적으로는 산꼭대기를 목표로 올라가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목적지가 불분명한 사막을 걸어가는 것에 더 가깝다는 그의 생각은 살수록  공감이 간다.     그 책에서 설명하는 사하라 사막 여행 당시 도움이 되었던 여섯 가지 방법은 이렇다. 1. 지도가 아니라 내면의 나침반을 따라가라 (Follow a compass, not a map) 2. 오아시스를 만날 때마다 쉬어가라 (Stop at every Oasis) 3. 모래에 갇히면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라 (When you are stuck, deflate tires) 4. 혼자서, 함께 여행하라 (Travel alone together) 5. 캠프파이어에서 한 걸음 멀어지라 (Step away from your campfire)  6. 허상의 국경에서 멈추지 말라 (Don’t stop at false borders)   이 책을 요즘 금요 독서모임에서 읽기 시작했다. 사막을 건너는 첫째 방법은, 지도가 아니라 내면의 나침반을 따라가라 (Follow a compass, not a map)는 것이다. 살다 보면 따라가던 지도가 맞지 않는 순간을 만난다. 목적지인 산봉우리가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져 버릴 때, 누구라도 길을 잃는다. 특히 모래 폭풍 한 번만 지나가면 왼쪽 모래 산 언덕이 오른쪽으로 옮겨가는 사막에서는 지도가 무용지물이다. 인생도 그렇다. 그래서 지도가 아니라 나침반을 따라가야 한다.   저자가 이혼이란 뜻밖의 사막을 만나, 따라가던 지도가 무의미해진 순간, 그는 자기 안의 나침반이 어느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지 들여다보았다.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은, 아이들과 전보다 오히려 더 좋은 관계를 가지는 것이라고 나침반이 말해주었다. 이후 일 년 반을 그는 매달 열흘씩 아내가 이사한 12시간 넘게 걸리는 그곳에 가, 저렴한 방을 빌려 아이들과 살았다. 음식을 해주고, 학교를 보내고, 아들의 축구 게임을 지켜봤다. 이 침대 저 침대 뛰며 놀다 시끄럽다고 쫓겨나기도 했다. 아이들과 그보다 더 가까워질 수는 없었다. 나침반을 따랐을 때, 하루하루가 살아났다. 당시 그의 삶의 목적을 찾아준 것은 먼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마음속 나침반이었다.     이처럼 변화무쌍 예측 불가한 사막의 삶을 사는 우리에게도, 내면의 나침반은 늘 방향을 제시해 준다. 지난주, 독서모임에서 함께 우리 마음의 나침반이 말하고 있는 것들을 나누었다. 매 순간을 음미하고 마음을 챙기렴, 제일 하고 싶은 것을 해, 자신을 잘 돌보자, 좀 인내심을 가져보자, 이렇게 마음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하루하루 살다 보면, 오아시스도 만나고 목적지에도 도달하게 된다.   때로는 방황 같아도, 내면의 나침반을 따라가 보자.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따라가던 지도는 좀 접어놓고, 내 안의 나침반을 좀 찬찬히 들여다보아야 할 가을이 깊어간다. (counselingsunflower@gmail.com)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사막 사하라 사막 사하라 종단 아이보리 코스트

2024-11-13

[살며 생각하며] 산인가 사막인가

2007년 봄 방학, 남편의 아이보리코스트 집회에 동행했다. 그곳 일정을 끝내고 건너간 가나에서 제일 먼저 엘미나 노예 성을 방문했다. 그러고 나서 하루를 머물었던 Busua 비치는,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Shifting Sands)’의 저자인 스티브 도나휴가, 이십 대에 그저 ‘따뜻한 해변을 찾아’ 내려가다 사하라 종단 후 도착한 바닷가였다.     이후 이혼이라는 뜻밖의 사막을 걷게 된 사십 대의 그는 삶을 사막으로 표현한다. 인생이 단기적으로는 산꼭대기를 목표로 올라가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목적지가 불분명한 사막을 걸어가는 것에 더 가깝다는 그의 생각은 살수록  공감이 간다.     그 책에서 설명하는 사하라 사막 여행의 여섯 가지 방법은 이렇다. 1. 지도가 아니라 내면의 나침반을 따라가라 (Follow a compass, not a map) 2. 오아시스를 만날 때마다 쉬어가라 (Stop at every Oasis) 3. 모래에 갇히면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라 (When you are stuck, deflate tires) 4. 혼자서, 함께 여행하라 (Travel alone together) 5. 캠프파이어에서 한 걸음 멀어지라 (Step away from your campfire)  6. 허상의 국경에서 멈추지 말라 (Don‘t stop at false borders)   사막을 건너는 첫째 방법은, 지도가 아니라 내면의 나침반을 따라가라는 것이다. 살다 보면 따라가던 지도가 맞지 않는 순간을 만난다. 목적지인 산봉우리가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져 버릴 때, 누구라도 길을 잃는다. 특히 모래 폭풍이 지나가면 왼쪽 모래 언덕이 오른쪽으로 옮겨가는 사막에서 지도는 무용지물이다. 인생도 그렇다. 그래서 지도가 아니라 나침반을 따라가야 한다.   저자가 이혼이란 뜻밖의 사막을 만나, 따라가던 지도가 무의미해진 순간, 그는 자기 안의 나침반이 어느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지 들여다보았다.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은, 아이들과 더 좋은 관계를 갖는 것이라고 나침반이 말해주었다. 그 후 그는 아이들이 있는 곳에 방을 얻어 일 년 반 동안 매달 열흘씩 아이들과 지냈다. 음식을 해주고, 학교를 보내고, 아들의 축구 게임을 지켜봤다. 이 침대 저 침대 뛰며 놀다 시끄럽다고 쫓겨나기도 했다. 나침반을 따랐을 때, 하루하루가 살아났다. 당시 그에게 삶의 목적을 찾아준 것은 먼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마음속 나침반이었다.     변화무쌍한 삶을 사는 우리에게도, 내면의 나침반은 늘 방향을 제시해 준다. 매 순간을 음미하고 마음을 챙기자, 제일 하고 싶은 것을 하자, 자신을 잘 돌보자, 좀 인내심을 가져보자, 이렇게 마음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하루하루 살다 보면, 오아시스도 만나고 목적지에도 도달하게 된다.   때로는 방황 같아도, 내면의 나침반을 따라가 보자.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따라가던 지도는 좀 접어놓고, 내 안의 나침반을 좀 찬찬히 들여다보아야 할 가을이 깊어간다.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사막 사하라 사막 사하라 종단 아이보리코스트 집회

2024-11-13

H마트 라스베이거스 진출…사하라 파빌리온 오픈 예정

최대 아시안 수퍼마켓인 H마트가 라스베이거스에 신규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다.     네바다주에서 H마트 첫 매장인 라스베이거스 지점은 사하라 애비뉴와 디케이터 불러바드 교차로에 있는 대형 상가인 사하라 파빌리온 사우스 쇼핑센터(2620 S Decatur Blvd. Las Vegas)에 들어서게 된다.     하루 9만대 차량이 오가는 가장 번화한 지역의 대형 상가에 H마트 입점 배너(사진)가 세워지면서 지역 언론과 주민들은 인기 있는 K푸드 마켓의 라스베이거스 진출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프리웨이 15번과 US-95 고속도로에서 2마일 이내로 접근성이 뛰어나 H마트가 개장되면 인근 최고 상권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H마트 신규 매장은 약 4만 스퀘어피트 규모로 이전 중고품 전문 매장 세이버스가 영업하던 자리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유명 한식당인 대호 갈비찜이 5월 같은 쇼핑몰에 개장을 앞두고 있다. H마트가 문을 열면 스프링 마운틴 로드의 코리아타운 플라자에 있는 그린랜드마켓 외 K푸드를 구입할 수 있는 한국 마켓이 두 곳으로 늘어나 라스베이거스에 거주 한인뿐만 아니라 한인 여행객들의 핫플레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82년 미주지역에 1호점을 개장한 H마트는 현재 전국에 90여개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지난 1월에는 남가주 어바인 3호점인 노스파크점을 개장했으며 라스베이거스 신규 매장 개장일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라스베이거스 파빌리온 라스베이거스 진출 사하라 파빌리온 라스베이거스 신규

2023-04-24

[삶의 뜨락에서] 인샬라!

인샬라! (신의 가호가 있기를)를 외치고 싶은 모로코에 다녀왔다. 아프리카 대륙에 발을 디뎠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의 북서쪽에 위치해 북으로는 지중해, 서쪽은 대서양을 접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좋은 입지 조건에 지중해 연안의 아름다운 해변과 북서쪽 해안가를 따라 항구도시가 발달했으며 그중 아가디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도시이다. 영화 ‘카사블랑카’의 배경이 된 카사블랑카는 화려한 불빛을 자랑하며 그 자태와 위엄은 맨해튼을 방불케 한다.     모로코인 대부분은 수니파 이슬람교도이다. 1956년에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프랑스의 문화적 유산이 많이 남아있고 지리적으로는 배로 한 시간이면 스페인에 갈 수 있어 스페인 문화도 많이 공존하고 있다. 여행자들의 로망인 모로코 사하라 사막 투어 또한 유명하다. 믿기 어렵게도 아틀라스 산맥 위 정상에 위치한 스키 리조트 또한 스키어들의 천국이다. 이렇게 해양도시와 사막, 눈까지 그리고 많은 천연자원을 갖고 있지만 세계에서 가난한 국가 중의 한 나라라니 안타까웠다.     모로코는 유럽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로 아랍과 유럽의 문화가 잘 조화를 이루며 곳곳에 역사적인 기념비와 건축물들이 여행객들을 반기고 있다. 이슬람교도는 하루에 다섯 번씩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메카를 향하여 절을 한다. 우리가 묶고 있던 호텔 밖에서도 새벽에 그들의 기도 소리가 너무나도 우렁차게 들려와 잠을 설치기도 했다. 과연 모든 이슬람교도는 그토록 신앙심이 깊어 열심히 새벽부터 기도하는 것일까. 아니면 율법의 감옥에 갇혀서 어쩔 수 없이 강요당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또한 이슬람 국가에서는 일부다처제(4명까지)가 허용되지만, 지금은 결혼 당시 여성이 일부일처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면서 여권이 상승하고 있다. 문맹률은 50%가 넘고 실업률 또한 30%가 넘는다고 한다. 도시를 조금 벗어나 현지에서 만난 모로코인들은 가난의 행색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빈부의 격차가 가장 심한 나라 중의 하나이다. 국민의 19%가 하루에 4달러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페스(Fes)는 옛 왕조의 수도였으며 지금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도시로 인구는 100만 명이 넘고 카사블랑카 다음으로 큰 도시이다. 이 도시는 현재 모로코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참모습이었다. 페스는 미로와 같은 좁은 골목과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건물들로 외관상으로 보면 빈부의 정도를 알 수 없이 똑같은 창문과 출입문, 장식 없는 벽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일단 내부로 들어가면 집의 화려함과 크기가 빈부의 차이를 여실히 드러낸다. 이 도시에는 세계 최초의 대학인 알카라윈 대학이 859년에 세워졌고 지금도 대학의 기능을 다 하고 있다.     13세기에 마리니드 왕조에 의해 모스크와 왕궁이 건설되었는데 그 건물의 정교함은 지금도 감히 흉내 내기가 힘들 정도이다. 789년부터 1925년 라바트로 수도를 이전하기까지 수도였던 페스는 지금도 구 시장 자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유대인 예배당 시나고그가 공존하고 있어 유대인들의 뿌리 깊은 근성을 알 수 있었다. 페스에는 1000년이 넘도록 수공업으로 천연가죽 염색 공장을 유지하고 있고 전통의상과 상업지구, 주거지역이 혼합되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국의 1960년대 남대문 시장을 연상시킨다. 어린이들을 학교 보내는 대신 골목골목에서 호객행위를 시키는 문맹의 부모들이 50% 이상이라니 아직도 모로코는 갈 길이 멀구나 싶어 안타까웠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인샬라 유네스코 문화유산 모로코인 대부분 모로코 사하라

2022-11-18

[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이야기] 사막에서 만난 여호수아

미국 국토 면적은 대한민국 남한의 98배에 달한다. 이곳 LA에서 대서양의 뉴욕까지는 약 2800마일이며 6개의 시간대를 갖고 있는 거대한 대륙(하와이 알래스카 태평양 산악 중부 동부)을 삼호관광은 18일간의 일정으로 횡단한다.   첫날은 LA를 떠나 네바다 주의 라스베가스까지 이동한다. 프리웨이를 달리는 각양각색의 수많은 차들처럼 2022년 기준으로 LA도시는 140 개 나라 이상의 인종들이 모여 약 224개의 언어를 사용한다. 전 세계의 문화 음식 역사 언어가 모두 공용되는 곳이다. 천사의 도시  LA에서 동북쪽으로 향하면 샌게이브리얼 산맥이 모습을 드러낸다.   15번 하이웨이를 통해 샌버나디노 지역의 고갯길을 넘어 2시간 정도를 달려가면 고도 4000피트의 모하비 사막이 나타난다. 모하비 사막은 대한민국 남한의 1.24배의 넓이(4만7877제곱마일)다.   모하비 사막으로 들어서면 차창으로 지나는 특이한 나무들이 눈에 뜨인다. 하늘을 향해 팔을 뻗친듯한 모습의 조슈아 트리(Joshua Tree) 선인장이다. 평균 수명은 300년으로 현존하는 선인장 중엔 약 900년 된 고목도 있다. 뿌리는 식용으로 사용하는데 히스패닉 마켓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큰 고구마 같은 모양의 '유카 뿌리(yucca root)'가 바로 조슈아 트리 뿌리다. 원래 식물명은 유카 나무 혹은 유카 선인장이라 불리었는데 '여호수아'란 이름으로 바뀌었다.   1848년 캘리포니아가 멕시코 영토였을 때 새크라멘토 지역에 살던 프랑스 이민자 존 셔터가 요새 근처 아메리칸 강에 제재소를 짓는 중에 상당량의 금을 발견한다. 이 소식이 미 동부에 알려지면서 수많은 사람이 대서양 지역에서 태평양까지 금을 찾아 대륙횡단을 하게 되어 '골드러시'라는 단어가 탄생하게 됐다.   그들 중 시에라 네바다 산맥을 넘어 새크라멘토로 가려던 사람들이 모하비 사막을 횡단하다 물부족으로 사경을 헤맬 무렵 근처에서 강을 만나 물을 발견하면서 선인장을 발견한다. 바로 석양에 비친 그 선인장의 모습이 성경에 나오는 여호수아가 모세로부터 지휘권을 물려받고 하늘 높이 손을 들고 기도하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조슈아 트리'란 이름으로 선인장을 부르게 됐다.   사막은 넓은 지역으로 강수량이 10인치(250mm) 이하인 곳을 지칭한다. 모하비 사막은 미국 내 4곳의 사막 중 가장 건조하고 작은 사막이지만 대한민국 남한의 1.24배의 넓이로 강수량은 2-6인치(51-152mm)정도다. 사하라 사막처럼 모래사막이 아닌 사막성 식물군들이 서식하는 곳이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사막에는 비밀스러운 연구가 진행되는 곳이 많다. 에드워드 공군기지 사막훈련 군기지 신무기 실험장 핵폐기물 처리장 광석을 캐내는 광산 광대한 지역에서 태양열 태양광 발전소와 우주 탐사계획 등 보안과 비밀을 요하는 장소들이 모하비 사막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모하비 사막을 지나면 세계 최고의 휴양 및 엔터테인먼트 도시 네바다 주의 라스베이거스가 반긴다. 일 년 내내 무더위와 싸워야 하는 사막 한복판 세계 최대의 관광지 라스베이거스의 존재에 전 세계인들은 한번쯤은 궁금증을 품는다.   라스베가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르게 생각해야(Think different) 하는 곳이다.   정호영 / 삼호관광 가이드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이야기 여호수아 사막 모하비 사막 사막성 식물군들 사하라 사막

2022-07-28

[열린 광장] 오만과 편견 떨치고 ‘출발 2022’

 처음 미국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 일이다. 교수 질문에 정답이 바로 떠올랐다. 문제는 손이 올라가지 않는 것이었다. 완벽한 영어가 안될까 봐, 내 손은 재빠르게 1t의 무게로 변해버렸다. 그때 누가 손을 번쩍 들더니 내가 생각했던 대답을 술술 말한다. 교수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때 나의 불필요한 완벽주의가 원망스러웠다.     인생이라는 사막에서 완벽주의나 또는 자신만이 고집하는 방식이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 특히 몰고 가던 차가 모래 웅덩이에 빠지기라도 하면 내 자존심과 내 생각을 내려놓아야 하는 순간을 만난다.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Shifting Sands)’의 저자 스티브 도나휴도 사하라 사막을 건너다 차가 모래에 빠진다. 온갖 방법에도 빠져 나올 수가 없다.     그때 누군가 엑셀을 밟지 말고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라고 조언을 한다. 그러면 타이어가 모래와 닿는 면적이 넓어져 차가 움직일 수 있다고. 처음에는 남의 조언을 듣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결국 조언에 따른다. ‘오만’의 바람을 빼는 순간 차는 모래를 빠져나간다.     ‘모래에 갇히면 타이어에 바람을 빼라(When you are stuck, deflate)’. 저자가 말하는 사막을 건너는 세 번째 방법이다. 아스팔트가 갑자기 끝나고 모랫길이 나타나 우리의 방법이 더는 먹히지 않을 때 해야 할 일은 해오던 방식을 좀 내려놓고 자아에서 공기를 빼는 것이다. 밀어붙이는 대신 “몰랐었네, 내가 잘못 생각했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공기를 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책에 나오는 아프리카 다가라 종족 출신 작가 말리도마소메는 40대 초반 자기 나라로 돌아가 뒤늦은 성인식을 치른다. 마을 한복판에 중년의 그가 이틀간 앉아 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찾아가 그의 모든 실수를 언급하며 꾸짖는다. 모욕하고 평가절하한다. 2개의 박사 학위와 3개의 석사 학위를 취득한 그라도 단 한 마디 대꾸하지 못하는 것이 규칙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아에서 오만의 공기를 빼고 겸손해져야 진정한 성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그들의 지혜는 참 놀랍다   완벽주의의 바람을 뺀 삶은 얼마나 편한가. 틀리든 맞든 말을 많이 하는 애들이 영어도 빨리 배운다. 집착의 바람을 뺀 삶은 또 얼마나 자유로운가. 발목 붙잡는 과거와 작별하고 새로운 시작을 선물한다.     2022년이 밝았다. 불필요한 바람은 빼고, 새로운 기운으로 채워  힘차게 달려보자.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열린 광장 오만 편견 사하라 사막 가지 방법 석사 학위

2022-01-02

[살며 생각하며] 지도 말고 나침반

 내비의 시대다. 심지어 내 차의 친절한 내비 씨는 두 시간 반 넘으면, 잠깐 쉬라며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잔을 끈질기게 보여 주신다. 그런데, 이 스마트한 내비도 계속 지어지는 건물과 콘도 등을 따라잡지 못하면 실수를 한다. 지금은 좀 덜하지만 전에 고속도로에서 한참 운전 중 갑자기 “목적지에 도착하셨습니다” 하며 나가라고 할 때, 헐, 황당했었다.   살다가도 잘 따라가던 지도가 맞지 않는 순간을 만난다. 모래 폭풍 한 번만 지나가면 왼쪽 모래 산 언덕이 오른쪽으로 옮겨가는 사막에서는 지도가 무용지물이다. 인생도 그렇다. 그래서 지도가 아니라 나침반을 따라가라(Follow a compass, not a map)는 것이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 중 첫 번째다.     이 책 저자 스티브 도나휴가 이혼이란 사막을 만났을 때, 아내는 열 살, 열세 살 두 아이를 데리고 아홉 시간 반 운전 후 또 두 시간 배를 타는 먼 곳으로 이사했다. Now what? 따라가던 지도가 무의미해지고 갈 길을 잃은 사막의 순간, 그는 자기 안의 나침반이 어느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지 들여다보았다.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은, 아이들과 전보다 오히려 더 좋은 관계를 가지는 것이라고 그의 마음이 말하고 있었다.     이후 일 년 반을 그는 매달 열흘씩 그곳에 가 저렴한 방을 빌려 아이들과 살았다. 음식 해주고, 학교 보내고, 아들 축구 게임을 지켜봤다. 침대 사이를 뛰며 놀다 시끄럽다고 쫓겨나기도 했다. 아이들과 그보다 더 가까워질 수는 없었다. 나침반을 따랐을 때, 하루하루의 소중함이 살아났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열흘 내내, 매일 그는 ‘아빠’일 수 있었다. 아이들과 ‘가족’일 수 있었다. 매일 매일 그의 삶의 목적을 찾아준 것은 먼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나침반이었다.     길과 모래 언덕이 하루에도 몇 번씩 생겼다 사라지는 사막에서 유일하게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 나침반이듯, 변화무쌍 예측 불가한 사막의 삶을 사는 우리에게도 내면의 나침반은 방향을 제시해준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봐, 조금만 더 인내하자, 매 순간을 음미하고 마음을 챙기렴, 좀 더 믿음을 가져봐, 제일 하고 싶은 것을 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해봐. 이렇게 내면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하루하루살다 보면, 오아시스도 만나고 목적지에도 도달하게 된다.   때로는 방황 같더라도 나침반을 따라가 보자. 도나휴는 어릴 적부터 아주 웃겨서, 커서 코미디를 시도했으나 욕을 안 쓰면 웃지 않는 그 분위기가 영 안 맞았다. 이후 컨설턴트로 일하다 우연히 강사로서의 소질을 발견, 그 분야에서 제법 성공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서브프라임 경제 위기가 왔을 때 모든 강연이 끊어졌다. 다시 사막에 서게 되었다. 이때 다시 들여다본 마음의 나침반이 말해주었다. 너는 소통을 원하잖아. 청중 앞에 서지는 못하지만 책으로 소통해봐. 그 결과 2004년 나온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어린 왕자’를 쓴 생텍쥐페리는 ‘인간의 대지’라는 책에서, 우편물 항공기 조종사로 일할 적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하여 죽을 뻔한 경험을 이야기한다. “밤새 지도를 연구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어디 있는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 지도는 좀 접어놓고, 내 안의 나침반을 찬찬히 들여다보기에 아주 좋은 늦가을이 깊어만 간다.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나침반 지도 밤새 지도 사하라 사막 초반 서브프라임

20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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