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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무서운 극장

그러나 다시 안토니아 왈, 우리가 최선을 다해 그 춤을 춘 이상 그로부터 무언가는 다시 시작된단다. 삶은 이유 없이 시작되지만, 또한 영원히 대물림되기도 하는 거란다. 춤은 어차피 끝날 테지만, 이유 없이 시작된 단 한 번의 춤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는 것, 그것이 인생이란다. 그래서였을까? 온 힘을 다해 단 한 번의 춤을 추고 이제 죽음을 맞이하는 안토니아의 마지막 표정에서는 묘한 자부심과 만족감과 회한이 동시에 묻어난다. 내가 본 가장 장엄하고 평화로운 죽음이었다.     김형중 『무서운 극장』   문학평론가인 김형중 조선대 교수의 영화평론집이다. 인용문은 영화 ‘안토니아스 라인’(1995)에 대한 글이다. 예전에 보았던 영화지만, 다시 보고 싶어졌다.   “‘사유 없음’, 곧 진부함이 악으로 정의될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이 바로 악의 기원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먹고 자고 배설하는 일이 초미의 관심사라는 점에서 우리는 모두 평범하기 그지없고, 이모티콘으로 말을 대신하고 검색으로 사유를 대신한다는 점에서 진부하기 그지없다.” ‘악의 평범성’으로 유명한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삶을 그린 ‘한나 아렌트’(2012)에 대한 글이다.   “관객이 원하는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제공하지 않는, 말하자면 ‘불편한 영화’”들을 통해 영화와 세계를 오가는 사유의 폭을 보여주는 책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작품의 디테일에 대한 반짝이는 포착과 주제의 복합성에 대한 치열한 존중을 이렇게 별일 아니라는 듯 겸비한 글은 드물다”고 썼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극장 한나 아렌트 문학평론가 신형철 김형중 조선대

2024-10-23

[문장으로 읽는 책] 무서운 극장

그러나 다시 안토니아 왈, 우리가 최선을 다해 그 춤을 춘 이상 그로부터 무언가는 다시 시작된단다. 삶은 이유 없이 시작되지만, 또한 영원히 대물림되기도 하는 거란다. 춤은 어차피 끝날 테지만, 이유 없이 시작된 단 한 번의 춤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는 것, 그것이 인생이란다. 그래서였을까? 온 힘을 다해 단 한 번의 춤을 추고 이제 죽음을 맞이하는 안토니아의 마지막 표정에서는 묘한 자부심과 만족감과 회한이 동시에 묻어난다. 내가 본 가장 장엄하고 평화로운 죽음이었다.     김형중 『무서운 극장』   문학평론가인 김형중 조선대 교수의 영화평론집이다. 인용문은 영화 ‘안토니아스 라인’(1995)에 대한 글이다. 예전에 보았던 영화지만, 다시 보고 싶어졌다.   “‘사유 없음’, 곧 진부함이 악으로 정의될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이 바로 악의 기원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먹고 자고 배설하는 일이 초미의 관심사라는 점에서 우리는 모두 평범하기 그지없고, 이모티콘으로 말을 대신하고 검색으로 사유를 대신한다는 점에서 진부하기 그지없다.” ‘악의 평범성’으로 유명한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삶을 그린 ‘한나 아렌트’(2012)에 대한 글이다.   “관객이 원하는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제공하지 않는, 말하자면 ‘불편한 영화’”들을 통해 영화와 세계를 오가는 사유의 폭을 보여주는 책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작품의 디테일에 대한 반짝이는 포착과 주제의 복합성에 대한 치열한 존중을 이렇게 별일 아니라는 듯 겸비한 글은 드물다”고 썼다.문장으로 읽는 책 극장 한나 아렌트 문학평론가 신형철 김형중 조선대

2024-06-12

사진 시집 ‘소금 맛’ 출간…문화평론가 강정실 씨

한국문인협회 미주지회 회장이자 문학평론가 강정실씨가 사진 시집 ‘소금 맛(문학공감)’을 한글 및 영문으로 펴냈다.     총 7부로 구성된 ‘소금 맛’은 강씨가 직접 촬영한 사진 83장을 선정하고 시 작품 83편을 함께 수록했다.     강정실 회장은 “소금은 녹으면 없어지지만, 맛의 골조를 유지한다”며 “세상 살다보니 어렸을 때 까만 머리가 희어졌는데 내육체도 소금 맛이 나겠는가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밝혔다. 또 “작가로서 삶을 하나씩 정리해 가는 것은 살아온 것의 허물을 벗는 작업”이라며 “직접 촬영한 사진을 보며 시화한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문학평론가 이택화 씨는 작품 해설에서 “시인의 눈은 예리하며 제대로 소금이 풀리지 않거나 지나치게 풀려 허덕이는 개인이나 사회의 문제점을 놓치지 않는다”고 평했다.     강정실 회장은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으로 2008~2014년까지 한국사진작가 산타모니카 지부장을 역임했다. 또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으로 한.아세안포럼 문학부문 시대상, 서울 문학 및 한중문화예술 평론 대상 등을 수상했다.     작품으로 수필집 '등대지기' 외 4권, 시집 '개썰매', 기행수필집 '렌즈를 통해 본 디지털노마드' 등이 있다.     한편 한국문인협회 미주지회가 발간하는 '한미문단' 2023 겨울호가 출간됐다. 이번 호에는 신작시, 수필, 역사수필, 기행 수필, 동시, 동화 등 작품이 수록됐다. 2023 한미문단 문학상에 정복성씨가 선정됐다. 이은영 기자문화평론가 강정실 문화평론가 강정실 문학평론가 강정실씨 강정실 회장

2023-12-10

재미시협 ‘여름문학축제’ 개최…22일 가든스위트 호텔서

재미시인협회(회장고광이·이하 재미시협)가 주최하는 제36회여름문학 축제가 열린다.     재미시협은 ‘2023 여름문학축제’를 오는 22일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가든스위트 호텔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재미시협고광이 회장은 “디아스포라 문학을 향한 열정을 새롭게 지피고 갈증을 해소하는 축제의 장”이라며 “회원과 문인은 물론 시를 사랑하고 문학에 관심 있는 모든 한인이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문학평론가 이형권 충남대학교 교수와 문학평론가 홍용희 경희사이버대 교수를 초청해 ‘디아스포라 한인문학의 정체성’과 ‘사막에 관한 명상’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형권 교수와 홍용희 교수는 다수의 문학상을 받고 번역원 디아스포라 웹진 ‘너머’를 통해 우리 문학을 세계로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1부에서 2023년 재미시협 신인상 시상식도 개최된다. 이번에 은상 수상자는 없고 장태언씨가 ‘향총’으로 장려상을 받는다.   고 회장은 “전국에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문인들이 한 곳에 모여 문학을 이야기하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재미시인협회 신인상 시상식은 여름 문학 축제와 함께 열릴 예정이다. 회비는 40달러이며 음식을 제공한다.   ▶문의:(310)612-9580 이은영 기자여름문학축제 가든스위트 가든스위트 호텔 문학평론가 홍용희 문학평론가 이형권

2023-07-16

[이 아침에] 섣달 그믐밤이 서글픈 까닭

섣달에 접어들었다. 어느새 한 해의 끝이 시나브로 다가오고 있다.     지금은 눈물의 시대라 한다. 문학평론가 이어령은 말했다. 피의 시대에서 땀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눈물의 시대를 맞이했다고. 위로와 공감, 누군가 함께 흘려주는 눈물이 필요한 시대라는 얘기다.     날씨마저 쌀쌀해진 요즈음 어느 때보다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때다. 이 한 해, 나는 누구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는 사람이었는가. 힘들고 어려운 이웃의 어깨를 토닥여주고 함께 울어준 적이 있는가. 울어주기는커녕 아픈 상처에 소금을 뿌려 좌절하게 하지는 않았는가. 조용히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계절 탓일까. 외롭다는 사람이 많다. 고독하다고 한다. 외로움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 소외로 생기는 것이고, 고독은 내가 나를 스스로 소외시킬 때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철학자는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는 말은 외로움이고,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하는 말은 고독이라고 정의했다. 그런데, 나만 외롭고 고독할까.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외롭게 태어나 고독하게 살다가 혼자 생을 마감한다. 그래서 시인은 산그늘도 외로워 저물녘 마을을 찾아 내려온다고 하지 않았던가.     2000리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때 일이다. 혼자 걷는 길은 때로 외롭다. 너무 외로워 제 발자국을 벗 삼아 사막을 걸었다는 어떤 이의 말에 공감이 갔다. 그때마다 내 안에 있는 나를 불러내어 얘기를 나누었다. 어느 골목에서 훌쩍거리는 안쓰러운 어린 나를 데려와 쓰다듬어주고 눈물을 닦아주었다. 내 속에 앙금으로 남은 사람들을 불러내어 지난 일을 사과받고 누군가에게는 용서를 빌기도 했다. 새가 바람에 몸을 맡기듯 길바닥에 나를 맡기고 걸었다. 넘어지면 넘어진 곳에 쓰러지면 쓰러진 곳에 나를 맡겨버리면 되는 일이었다.     그 길에서 눈보라 치는 날이 있었다. 눈이 내리는 하늘의 길은 있어도 내가 가야 할 길은 보이지 않았다. 내가 걷는 길이 바로 내 길이었다. 내 길은 내가 만들어 나가야만 하는 것이었다. 가볍게 걷기 위해서는 가벼워져야 한다. 몸도 마음도 가벼워져야 한다. 자신이 가진 것을 비워야 한다. 덜어내고 털어내야 한다. 그리고 난 다음에야 홀가분하게 길을 걸어갈 수가 있었다. 빈집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모두 이 해를 열심히 걸어왔다. 걸어오는 동안 뒤처진 사람도 넘어진 친구도 있고, 섭섭하고 원망스러운 순간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서로 위로하고 보듬어 주어야 할 때. 상처받은 누군가를 위해 함께 울어주어야 할 시간이다. 이 눈물의 시대에.     섣달이다. 이즈음 느껴오는 사람들의 정서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모양이다. ‘섣달 그믐밤의 서글픔, 그 까닭은 무엇인가’. 이조 30대 광해군이 재임 8년, 과거시험에 출제했던 문제다. 책문(策問), 일종의 논술시험 문제다. 같은 문제가 지금 나에게 주어진다면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곰곰 생각해보는 중이다. 정찬열 / 시인이 아침에 그믐밤 섣달 섣달 그믐밤 문학평론가 이어령 산티아고 순례길

2022-12-20

‘꼭두각시놀음’ 출간…문학평론가 강정실씨 시집

한국문인협회 미주지회 회장이자 문학평론가인 강정실씨가 사진 시집 ‘꼭두각시놀음(문학 공감.사진)’을 펴냈다.   총 7부로 구성된 꼭두각시놀음에는 강씨가 직접 촬영한 사진 88장을 선정하고 시 작품 88편을 수록했다.     문학평론가이며 국립부경대학교 명예교수인 송명희 교수는 작품 해설에서 “시적 화자는 돌산 빗물 웅덩이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지난날의 청춘을 돌이켜 본다. 이때 보이는 것은 주눅 들고 옹이 맺힌 삶이며, 남의 조종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와 같은 주체성을 상실한 삶”이라며 “화자는 낯선 땅으로 이민 와 욕심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으로 인해 갈피를 잡기 어려운 삶을 살아왔음을 돌이켜 보고 있다”고 평했다.   강정실씨는 현재 한국사진가협회 정회원으로 2008~2014년까지 한국사진작가 산타모니카 지부장을 역임했다.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으로 한·아세안포럼 문학부문 시 대상, 문학과 의식 및 에세이포레 수필 대상, 서울 문학 및 한중문화예술 평론 대상 외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다. 작품집으로는 ‘등대지기’, ‘어머니의 강’, ‘렌즈를 통하여 본디지털노마드’, ‘바람과 빈집’ ‘개썰매’ 등이 있다. 꼭두각시놀음 문학평론가 사진 시집 아세안포럼 문학부문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202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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