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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65년 잊힌 묘지를 찾아

고 스코필드 박사는 영국에서 캐나다로 이민 토론토대학에서 수의학을 전공하고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한 번은 병으로 많은 소가 죽어가는 일이 벌어졌다. 원인을 모르니 속수무책으로 방관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스코필드 박사가 원인을 찾아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수의학자가 되었다. 스코필드 박사는 그 공로로 독일과 영국, 그리고 미국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수의학자일 뿐 아니라 세균학자이며 병리학자였다.   스코필드 박사는 캐나다에서 평생을 대우받으며 편안하게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대학 선배로 한국의 세브란스 대학 교수로 있던 에비슨 박사의 초청에 응해 세브란스 대학의 세균학 교수로 부임했다. 스코필드 박사는 1916년 갓 결혼한 아내 앨리스 스코필드 여사와 함께 한국에 도착했다. 스코필드 여사는  음악과 예술에 조예가 깊었고 피아노 연주 실력도 뛰어났다.     스코필드 박사 부부는 한국에서 3·1 독립운동을 목격하게 되었고 제암리 교회 방화 사건(교인 29명 불에 타 사망)을 세계에 알렸다. 그리고 일본 군인과 경찰이 독립운동 가담자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내용을 영어신문으로 제작해 세계 각국에 전한 독립유공자다.   일본 경찰은 외국인이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가들을 돕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암살을 시도했다. 마침, 그날 스코필드 박사는 실험실에서 연구에 몰두하다가 밤늦게 귀가하는 바람에 화를 모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스코필드 여사는 그 사실을 알고는 큰 충격을 받아 정신적으로 심한 고통을 받았다. 결국 스코필드 박사는 1921년 아내와 함께 캐나다로 돌아갔다.     이후 스코필드 박사는 최선을 다해 아내의 병간호를 했다. 하지만 스코필드 여사는 1959년 고인이 됐다. 그 후 스코필드 박사는 한국을 다시 찾아 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많은 고아를 돌봤다. 그러다 보니 금전적인 여유가 없어 아내 스코필드 여사의 묘소에는 묘비 하나 세우지 못했다.       그런데 얼마 전 스코필드 박사의 손자인 딘 스코필드가 묘비가 없는 할머니 묘소를 찾아냈다. 올해 스코필드 재단(Schofield Foundation)을 설립한 김만홍 목사님이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묘비를 만들어 설치했다. 그리고 지난 11일 제막식을 가졌다.     나는 김 목사님의 초청으로 제막식에서 영어 추모사를 했다. 내게는 생전의 스코필드 박사를 만났던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스코필드 박사의 후손들조차 책이나 역사 기록을 통해 그를 알 뿐이었다. 내가 기억을 더듬어 추모사를 시작하자 모두 눈물을 글썽였다.     내가 한영으로 쓴 책 ‘잊을 수 없는 스코필드 박사와 에델바이스의 추억’을 20여 권 갖고 가 참석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더니 너무나 좋아했다. 온타리오 주 조성준 시니어 복지부 장관도 행사에 참석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생겨 참석하지 못했다. 조 장관은 이튿날 나를 조찬에 초청했고 나는 책 한 권을 선물했다. 조 장관은 나중에 전화로 책을 완독했다며 너무 감명 깊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나를 만나러 미국에 오겠다고 해 무척 기뻤다.   스코필드 박사 부부도 하늘나라에서 매우 기뻐하리라 믿는다.   김수영 / 수필가열린광장 묘지 스코필드 박사 스코필드 여사 아내 스코필드

2024-05-30

"내 가족 어디 묻혔나..." 비석 마음대로 옮긴 공동묘지 "끔찍"

"관리소 측이 멋대로 비석 옮기고, 장지 파면 이미 다른 시신 있기도"   비석이 사라져도 무덤의 위치를 알 수 있을까. 애틀랜타의 한 공동묘지에서 유가족의 동의 없이 비석이 옮겨져 도대체 어디에 묻혔는지 알 수 없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베라 블라운트 씨는 지역 매체 채널2 액션뉴스에 사망한 남편의 묘 위치가 바뀌며 묘지 관리소 측과 법적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남편의 묘는 애틀랜타 남쪽 '그린우드 공동묘지'에 있었는데, 약 2년 전 뭔가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블라운트 씨는 말했다.   그는 "당시 묘지 직원이 내 허락 없이 남편의 비석을 옮겼다"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슬픈 일인데, 끔찍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유가족이 묘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며 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경우가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블라운트씨의 변호를 맡은 올타비아 사이먼 변호사는 묘지 직원들의 증언을 인용, "있을 자리가 아닌 묫자리에 시신이 발견되는 사례가 2018년부터 최소 17~20건 발생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장지를 정하고 땅을 파고 나서야 그 자리에 이미 시신이 매장돼 있던 경우도 여럿 있었다"고 덧붙였다.   블라운트 씨 측은 어디에 누가 묻혀있는지 기록조차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이외에도 '묫자리 섞임'이 더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정부 국무장관실 산하 묘지담당 부서도 경위 조사에 나섰다.   윤지아 기자애틀랜타 묘지 애틀랜타 묘지 애틀랜타 남쪽 사이먼 변호사

2024-04-16

[삶의 뜨락에서] 잊혀진 책들의 묘지

몇 년 전 아일랜드 더블린 여행 중 트리니티 칼리지의 올드 라이브러리(Old Library)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넓지 않은 어두운 도서관, 앉아서 책을 읽는 사람도 없고 사서도 한두명밖에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가 리서치를 위해 책을 찾으면 사서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수백 년 전 셀틱어로 쓰인 고서를 갖다 준다. 도서관 안에서 봐야 하고 집으로 대출해 갈 수는 없다. 나는 순간 이곳은 ‘책들의 무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 전에 ‘바람의 그림자(The Shadow of The Wind)’라는 스페인 작가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Carlos Ruiz Zafon)의 소설을 읽었다. 바르셀로나에서 고서점을 하는 아버지를 돕는 10대 소년은 ‘잊혀진 책들의 묘지(The Cemetery of Forgotten Books)’에서 ‘바람의 그림자’라는 희귀 소설을 발견한다. 이 소설은 나오자마자 누군가가 사서 불에 태운다. 마지막 한 권 남은 책을 소년이 숨기고 있는 것을 알고 그를 추적한다는 이야기다.     ‘바람의 그림자’라는 제목이 시적 호기심을 자극했다. 바람이 무슨 그림자를 남기는가. 지나가면 그만인데. 소설 내용과 관계없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난날들은 한바탕 바람이었지. 큰 바람, 작은 바람, 바람에 넘어질 뻔했지. 지금 부딪히고 있는 바람은 또 다르지. 옛날만큼 버틸 기운이 없지. 그저 바람을 피하는 수밖에 없지. 넘어지면 일어날 수 없으니까. 우리들의 과거는 그림자를 남겼고 항상 따라다니지. 뿌리치거나 지울 수가 없지. 바람의 그림자는 이렇게 생겼지.   내가 하는 영어 북 클럽에서 몇 달 전 자넷 스켈슬린 찰스(Janet Skeslien Charles)의 ‘파리의 도서관(The Paris Library)’이라는 소설을 읽었다. 2차대전 중 파리의 미국 도서관을 사수한 사서들의 스토리를 다룬 책이다. 그들은 나치 점령하에서 책을 좋아하는 유대인 작가에게 몰래 도서를 배달하고 전장에 있는 병사들에게 책을 부쳐 주었다. 전쟁터에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군인들에게 왜 책이 필요합니까. 섹시한 여인의 사진이나 보내 주세요. 그래도 병사들은 달빛 아래 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고 삶의 의미를 찾았다. 소설에 이런 말이 나온다. ‘책은 아이디어와 감성을 흐르게 하는 피와 마찬가지입니다. 극한 상황에서도 피는 흘러야 합니다.’ 2차대전의 와중에도 도서관은 끝까지 문을 닫지 않고 살아남았다.     수년 전 공공도서관에서 폐기처분을 하는 하는 책(2권에 1달러?)을 사 왔다가 왜 쓰레기를 집에 끌고 오느냐고 야단맞았다. 쓰레기? 작가는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얼마나 오래 고민하고 영혼을 바치지 않았겠는가. 나는 새로 나온 책을 보기 바빠 헌책을 버렸으니 아내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서울의 청계천에는 고서점이 있었다. 절판된 참고서적이 필요하면 고서점에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 여행하다 보면 큰 도시에는 고서점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죽어서 무덤에 들어가기 전 책이다. 누군가가 이 책을 사다가 집에 간직하면 묘지에서 썩어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책을 쓰고 있다. 요즘에는 한 생을 마감하면서 한국어와 영어로 자서전을 남기는 분들도 많다. 힘들게 쓰지만 막상 받아서는 고마워하지 않고 처박아 두는 사람이 많다. 이런 책들은 이사하거나 집 정리할 때 쓰레기로 버려져 책들의 무덤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책을 버리기 전 저자의 심각하도록 아름다운 모습을 연상해 주었으면 좋겠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묘지 희귀 소설 소설 내용 paris library

2024-02-07

“묘지 명판 도둑 체포에 수사력 집중”…카슨·캄튼 묘지서 절도 기승

카슨과 캄튼 묘지에서 구리 명판이 대거 도난당한 가운데 본지 1월 17일자 A-3면, 시정부와 수사당국이 최대한의 자원을 투입해 범인 색출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LA타임스에 따르면 카슨시 링컨 메모리얼 파크 묘지에는 명판이 걸려있던 봉안당(mausoleum·마우솔레움) 벽에 현재는 직사각형 모양의 흔적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LA카운티셰리프국(LASD)에 따르면 도난 피해 금액은 약 200만 달러로 추산된다.     LASD는 “피해 묘지의 역사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용의자를 체포 및 기소하기 위해 중범죄수사국(Major Crimes Bureau)과 형사과의 모든 자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중범죄수사국의 빈센트 우르시니 루테넌트는 아직 용의자를 식별하지 못했지만, 단서를 추적하고 CCTV 영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이 마지막 안식처에 있을 때조차 편히 쉴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링컨 메모리얼 파크 묘지는 소유주였던 존 마이클 민츠(74)가 운영 라이선스를 취소한 후 지난 7월 말부터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관리되어 온 것으로 나타났다.   LA타임스는 민츠가 최근 몇년간 병을 앓아왔고 문의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8월에 보도한 바 있다.     해당 묘지의 자원봉사자인 발레리 홀리필드는 “두 자녀가 이곳에 묻혀 여기서 봉사해왔다”며 “이번 일로 큰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홀리필드와 나머지 봉사자들은 이번 사건과 향후 묘지 청소 등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28일 회의를 개최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캄튼의 우드론 메모리얼파크에서도 동일한 범죄 피해가 있었다.     해당 묘지를 운영하는 첼레스티나 비숍은 사건 이후 92개의 지하 무덤에 있는 비석이 훼손되고, 봉안당 벽에서 200개 이상의 명판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캄튼의 엔젤스애비 공동묘지에서도 피해 신고가 접수돼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엠마 샤리프 캄튼 시장은 최근 성명을 통해 “피해를 입은 유가족을 위한 정의를 보장하기 위해 경찰과 협력하고 있다”며 “신성한 공간에서 이같은 노골적인 무례함을 보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규탄했다. 장수아 기자 [email protected]색출위해 묘지 묘지 명판 자원 투입 엔젤스애비 공동묘지

2024-01-22

[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이민사 박물관’ 묘지

사흘 뒤면 광복절이다. 이맘때면 한번쯤 가봐야 할 곳이 로즈데일 묘지(Rosedale Cemetery)다. 한인 초기 이민자 280여명과 함께 독립유공자 18분이 잠들어 있는 '한인 국립묘지' 다. 일제 강점기 태평양을 건너온 한인 초기 이민자들은 이 땅에 정착하기 위해 갖은 고초를 겪었다. 그러면서도 당시 한인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고국의 독립운동에 보탰다. 그 중 일부는 적극적인 독립운동을 펼쳐 고국의 정부로부터 사후에 독립 유공자로 지정됐다.   또한 로즈데일 묘지는 야외 이민사 박물관이기도 하다. 수백개의 묘비에 새겨진 한글은 당시 문법과 철자법에 의해 쓰였다. 올림픽 다이빙 금메달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고 새미 리 박사의 부친 이순기씨 묘비가 눈길을 끈다. 묘비에는 '사랑하는 사랑허난 우리 아바님 쳔당 복락 누리십씨요. 리순기씨' 철자법이 지금과는 다르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세상을 떠난 가족을 향한 애틋함이 배어 있는 묘비 문이 즐비하다.     LA한인들에게 로즈데일 묘지는 과거이자 현재다. 그리고 미래이기도 하다. (1) 손덕인 (2) 손덕인의 부인  손마리아 (3) 차상달 (4) 차상달의 부인 엘리스 이 (5) 이순기 (6)장일만(사진이 훼손됐다). 묘지에 박힌 생전의 모습들이다. 김상진 사진부장 [email protected]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이민사 박물관 이민사 박물관 한인 국립묘지 로즈데일 묘지

2023-08-11

"전우들만의 단체 묘지 갖게 됐다"

  미 동남부 월남참전 유공자회(회장 여봉현·이하 '월참회')가 둘루스에 위치한 공동묘지 화이트 채플 메모리얼 가든(White Cahpel Memorial Gardens)에서 묘지 50기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     여봉현 월참회 회장은 30일 둘루스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묘지 매니저가 찾아와 마무리 서류 작업을 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간 월참회는 한국군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한 미주 거주 한인들을 위해 미 연방정부의 국립묘지 안장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들이 미군이 아니라는 점에서 법적인 근거가 없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동남부 월참회는 지난 6월부터 자체적으로 묘지를 구입해 공동묘지에 단체 묘지를 구성하려고 노력해왔다.   이석희 국군묘지준비 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6월 정기회의를 열고 조지아 자체 내에서 인근 공동묘지에서 묘지를 구입하자는 뜻을 모았다"라며 "후보 6곳 중 둘루스에 위치한 화이트 채플 메모리얼 가든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묘지 매니저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공동묘지에 퇴역군인 프로모션(Veteran Pormotion)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이 혜택을 우리 단체에도 적용해 화이트 채플 메모얼 가든에서 50기의 묘지 부지를 제공하기로 했다. 우리 전우들만의 단체 묘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미 동남부 월남참전 유공자회 회원 및 배우자는 해당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관심있는 이들은 유공자회에 연락하면된다.   한편, 월참회는 50기 묘지 부근에 태극기, 성조기, 월남참전기 3개의 깃발을 세운 조형물을 설치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문의=470-488-5719(여봉현 회장), 770-910-4737(송효남 수석부회장) ▶묘지 장소=1832 Pleasant Hill Road, Duluth, GA 30096 박재우 기자전우 단체 단체 묘지 공동묘지 화이트 인근 공동묘지

2022-08-01

OC 최초 재향군인 묘지 건립 ‘가시권’

오렌지카운티 최초의 재향군인 묘지 조성 프로젝트가 가시권에 진입했다.   가주 상원과 하원에 각기 묘지 조성 법안을 발의한 톰 엄버그 의원과 섀런 쿼크-실바(이상 민주) 의원이 두 법안을 통합 처리하기로 전격 합의한 것이다.   합의에 따라 엄버그는 자신이 발의한 상원 법안을 철회하는 한편 쿼크-실바의 하원 법안 통과 지원에 나섰고, 법안은 지난달 28일 엄버그 의원이 속한 상원 군사·재향군인위원회의 표결을 참석 의원 전원 찬성으로 통과했다. 이 법안은 최석호 의원이 지난 1월 초 쿼크-실바와 공동 발의했다.   지난 6개월 동안 끌어온 두 법안의 충돌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쿼크-실바 의원의 법안은 곧 주 의회를 통과, 주지사 서명을 거쳐 발효될 전망이다. 이 법안은 이미 지난 5월 23일 하원 전체 표결을 통과했다.   엄버그, 쿼크-실바 의원의 법안은 공통적으로 가주 정부가 애너하임힐스의 집섬 캐년을 묘지 부지 후보로 공식 지정하고 가주 재향군인국으로 하여금 부지 평가 절차를 밟게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두 의원이 합의를 보지 못했던 부분은 부지 평가 비용을 OC와 가주 정부 중 어느 쪽이 지불할 것인지였다.   쿼크-실바 의원 법안 최종 수정본엔 OC 정부가 평가 비용을 부담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OC수퍼바이저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오전 회의에서 평가 비용을 내겠다고 밝혀 법안의 상원 소위원회 통과를 지원했다.   총 4000만 달러인 묘지 건립 예산은 OC와 가주 정부가 절반씩 부담할 예정이다.   쿼크-실바 의원은 “엄버그 의원과 함께 묘지 건립 법안을 지지하게 돼 기쁘다”라며 내년 말 혹은 내후년 초에 묘지가 완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엄버그 의원은 지난 2014년 이후 묘지 건립을 위해 기울여 온 쿼크-실바 의원의 노력, OC정부의 부지 평가 비용 부담에 감사를 표하고, 평가가 신속히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재향군인 묘지 조성이 가시화됨에 따라 한국전, 베트남전에서 싸운 한인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의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OC수퍼바이저위원회는 지난 2019년 3월 한국전·베트남전 동맹국 참전용사 묘역 할당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 결의안 내용은 애너하임 집섬 캐년의 카운티 소유 부지에 참전용사 및 일반인을 위한 묘지를 각각 조성하고, 일반인 묘역 중 28에이커를 미국에 사는 동맹국 참전용사와 그 배우자의 묘역으로 배당한다는 것이다.  임상환 기자향군 묘지 향군 묘지

2022-06-30

애너하임 향군 묘지 건립 가속 붙는다

 오렌지카운티 최초의 재향군인 묘지 조성 프로젝트에 가속이 붙고 있다.   섀런 쿼크-실바(민주), 최석호(공화) 가주 하원의원은 지난 3일 묘지 조성에 필요한 각종 조사(스터디) 및 건립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법안(AB 1595)을 주 하원에 공동 발의했다.   AB 1595의 핵심은 가주 재향군인국으로 하여금 2곳의 묘지 부지를 놓고 환경, 경제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조사해 비교하도록 한 현행 규정을 간소화한 것이다.   AB 1595가 주의회를 통과하면 재향군인국은 애너하임에 가주 정부가 운영하는 재향군인 묘지를 조성하기 위한 디자인, 개발, 건립 절차를 자체적으로 신속히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묘지 부지는 애너하임 동쪽 91번과 241번 프리웨이 교차점 인근 집섬 캐년의 카운티 소유지 100에이커로 사실상 결정됐다.   지난 2014년 이후 묘지 건립을 추진해 온 어바인 시는 지난해 이 프로젝트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게다가 OC수퍼바이저위원회와 재향군인 단체들, 어바인과 애너하임을 포함한 카운티 내 34개 도시 시의회가 모두 애너하임에 묘지를 건립하는 안을 지지하고 있다.   쿼크-실바 의원은 “주 하원의원으로 재직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OC에 재향군인 묘지를 건립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이를 위해 AB 1595를 발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OC에 재향군인 묘지를 조성하는 건 다년 간에 걸친 최우선 과제였다. OC의 용감한 재향군인을 위한 마지막 안식처를 만들기 위해 쿼크-실바 의원과 함께 법안을 발의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AB 1595는 긴급 처리 대상 법안으로 분류됐으며, 통과를 위해선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애너하임 묘지 조성에 필요한 예산 규모는 가주 재향군인국의 조사가 완료된 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OC수퍼바이저위원회는 지난해 2000만 달러 기금 지원을 결정했다. 가주 의회는 과거 어바인에 묘지를 조성하기 위한 지원금으로 2400만 달러를 책정한 바 있다.   애너하임 묘지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는 한인도 많다. OC수퍼바이저위원회가 재향군인 묘지 건립 후, 10%의 묘역을 한국전, 베트남전에 참가한 미국의 동맹국 재향군인에게 할당하는 안을 지난 2020년 가결했기 때문이다. 임상환 기자향군 묘지 향군 묘지

2022-01-05

[이 아침에] 오각의 별에 새겨진 이름들

 재향군인의 날에 나는 풀러턴에 있는 힐크레스트 공원으로 향했다. 십시일반 추모비 건립에 힘을 보탠 분들의 기사를 보며 그동안 동참하지 못해서 빚진 마음이 컸었다. 축사에 이어 미 참전 용사들에게 한복을 선물하는 순서는 감동이었다. 노병들은 지난 날 전쟁에 참가했던 그 시절의 젊음보다 더 고왔을 두루마기를 입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뒤이어 하얀 휘장이 벗겨지자 전사자들의 명단이 새겨진 오각의 별 모양의 석판들이 드러났다.   3만6591, 한국 전쟁 중에 전사한 미군들의 숫자다. 꽃다운 나이, 인생에 있어 가장 찬란했던 젊은 용사들은 총알을 끌어안고 대지 속으로 사라졌다.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잃었던 그들이 땅에 묻혔다가 누군가에 의해 다시 하늘 아래 드러났다.     10여 년 전 추모비를 건립하자고 제안하며 종잣돈을 내놓았던 고 김진오 전 한인회장의 깊은 속이 새삼 귀하다.   목숨을 앗아가는 전쟁만 잔인한 게 아니다. 사람의 기억은 믿을 게 못 된다. 나이가 들면 이름을 떠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 시간은 아름다운 육체를 바람처럼 흩어 놓고 기억은 그 시간보다 더 빨리 앞장섰다. 때문에 오각형 별 모양의 검은 석판에 조각된 전사자들의 이름에서 이제야 단단함이 느껴진다.   장진호 전투에서 수많은 연합군 병사들이 속수무책으로 죽어갔다. 피해는 중공군도 마찬가지였다. 그 싸움으로 중공군도 전열을 가다듬는데 6개월이 걸렸다 한다. 잠시 주춤했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더라면 중공군으로 인해 한반도의 운명은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국면을 맞이했을 것이다.   한국전에서 전사했던 모든 군인들의 희생을 추모하는 추도사가 하루 동안 이어진들 이 세상을 떠난 그들을 위로하기엔 충분하지 않다.   파라 칸 어바인 시장과 태미 김 부시장도 그날 행사에 참석을 했다. 얼마 전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는 어바인 태미 김 부시장에 대한 신문기사가 떠올랐다. 시의회 미팅 중에 유진 캐플란이라는 사람이 ‘재향군인 묘지를 왜 어바인에 만들지 않냐’며 한국전에 희생된 미군들의 숫자를 들먹이며 자기들 덕에 한국이 공산국가가 되지 않게 됐다고 트집을 잡은 모양이다. 그 말을 들은 부시장은 ‘나는 미국인이고 미국은 내 나라’라고 응수했다.     미군의 희생에 대해 감사와 예의를 표해야 한다. 2018년 공영 TV PBS와 공영라디오 NPR이 외부기관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미 국민이 가장 신뢰받는 기관에 ‘군’이 뽑혔다. 미국 사람들은 군인에 대한 존경심이 아주 깊다.   젊디젊은 그들은 목숨을 잃었고 그들 덕에 살아남은 우리는 발전을 이어갔다. 세월이 전쟁의 참혹한 기억을 무디게 만들어도 감사는 의도적으로, 의식적으로 해도 부족하지 않다. 전쟁 중에 전사한 모든 군인들에게 감사와 보은의 마음 갖도록 후손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이유다. 권소희 / 소설가이 아침에 이름 재향군인 묘지 한국 전쟁 십시일반 추모비

202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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