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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 재외동포 목소리, 다음 국회서도 반영 어렵다

제22대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거(총선)를 앞두고 동포사회를 중심으로 투표 참여 독려운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여야 양당이 발표한 비례대표 명단에 700만 재외동포의 목소리를 대변할 후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총선의 경우 한인들의 기대가 컸던 재외동포청 출범 후 약 1년 만에 열리게 된 것이라 재외동포 비례대표에 대한 관심이 컸지만, 딱히 변한 점은 없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18일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비례대표 후보 명단 35명을 발표했다. 이번 국민의미래 비례대표에 총 530명의 후보자가 신청했지만, 당선 안정권으로 분류되는 20번 이내 뿐 아니라 전체 명단에 재외동포의 목소리를 낼 후보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진보당·새진보연합 등 범야권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 역시 마찬가지다. 민주연합은 30명의 후보 명단을 발표했지만 여기에도 재외동포 후보는 없었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20명, 녹색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14명 등에도 재외동포는 없었다.     과거에도 재외동포를 대표할 비례대표 의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있었지만, 후보로 포함되지 않거나 당선권 순번과는 거리가 먼 순번으로 배치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1대 총선 당시 재외동포 인사 영입을 추진했지만, 최종 순번에 넣지 않았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 힘)은 당시 진안순(한국이름 서안순) 미주중서부한인회연합회장과 김영근 세계한인네트워크대표를 당선권 밖인 비례대표 35번과 36번에 배치했다. 20대 총선에서는 8명이 여야 비례대표 후보로 신청했으나 모두 고배를 마셨다.   재외동포가 선거 참여를 시작한 2012년 4월 제19대 총선 이후 10년이 넘게 지났지만, 정작 후보는 없다는 점에 아쉬움을 표하는 한인들도 많다.   김광석 뉴욕한인회장은 "투표 참여율을 높이고, 의사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재외동포 후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계속 제기돼왔다"면서 "다만 후보로 참여하려면 미국 시민권자인 경우 시민권을 반납해야 하는 등 기술적으로 인재를 확보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재외선거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줄고 있다.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22대 총선 재외유권자 수가 총 14만7989명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재외선거 유권자 수는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 때보다 34.6% 줄었다. 제21대 총선과 비교하면 14.0% 감소했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재외동포 목소리 재외동포 비례대표 재외동포 후보 재외동포청 출범

2024-03-18

“선거 참여해 아시아계 목소리 들려주자” 코리안커뮤니티서비스 등

오렌지카운티의 대표적 아시아태평양계 단체들이 대선의 해를 맞아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합동 캠페인을 벌인다.   코리안커뮤니티서비스(이하 KCS, 총디렉터 엘렌 안), OC아태계커뮤니티연합(OCAPICA, 대표 메리 앤 푸), 베트남계 단체인 사우스랜드인터그레이티드서비스(이하 사우스랜드, 대표 트리샤 우엔), 중국계 단체인 사우스코스트차이니즈컬처럴센터(이하 SCCCC, 대표 율란 청)는 4일 가든그로브의 KCS 사무실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캠페인의 출발을 알렸다.   안 대표는 “OC는 공화당과 민주당 중 어느 쪽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스윙 카운티이므로 아시아계 유권자가 스윙 보트를 행사할 수 있다. 5일(오늘) 열리는 예선과 11월 5일 대선에 꼭 참여해 아시아계의 목소리를 들려주자”라고 역설했다.   4개 단체는 11월 5일 열릴 대선까지 지속적으로 아시아계 커뮤니티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문자 메시지 발송과 유권자 대상 전화(폰뱅킹), 우편 홍보물 등으로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한편, 유권자 등록과 투표 방법 등에 관한 교육도 제공한다. 소수계 밀집 거주 지역에선 가가호호 방문도 고려 중이다. 단, 특정 정당 또는 정치인을 위한 캠페인은 하지 않는다. 캠페인 비용은 관련 기금을 유치한 OCAPICA가 댄다.   OCAPICA의 푸 대표는 아시아계의 대표적 단체들이 함께 캠페인을 벌이는 것 자체가 중요한 메시지라며 “정치는 주택, 헬스케어, 시니어, 스몰 비즈니스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의 한 표, 한 표가 소중하다”라고 역설했다.   우엔 대표는 OC의 아시아계 인구가 전체의 22~25%에 달하지만 각종 기금 등 자원 배분에선 제 몫을 차지하지 못한다며 “적극적인 투표로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청 대표는 “아시아계 커뮤니티에겐 민주주의와 다양성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시민 참여와 적극적인 투표로 이끌어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시작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임상환 기자아시아계 목소리 아시아계 유권자 아시아계 커뮤니티 선거 참여

2024-03-04

한국 개고기 금지법 통과 촉구…할리우드·참전용사 한 목소리

한국전 참전 용사, 할리우드 연예인, 정치인 등이 한국 정부에 개 식용 금지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 국회는 지난 17일(한국시간) 개 식용 금지 법안의 연내 제정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본지 11월 18일 자 A-3면〉   글로벌개식용금지연합(GADMC)은 지난 20일 영상을 공개하고 한국 정치권을 향해 “개고기 금지법을 통과시킬 것을 요구하는 지지자들의 성명서 일부를 간략하게 편집했다”며 “올바른 결정을 내려주길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 영상에는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전 부인이자 배우인 프리실라 프레슬리를 비롯한 캐서린 헤이글(에미상 수상자), 브래드 셔먼(연방하원의원), 한국전 참전 용사인 앤서니 멜로카, 오빌 맥키니 등이 개고기 금지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배우인 캐서린 헤이글은 “한국은 혁신의 나라인데 여전히 개고기 시장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한국에서 개고기 시장이 완전히 없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프리실라 프레슬리는 “한국 국회에서 발의된 이번 법안을 적극 지지한다”며 “개식용 금지를 위해 노력해준 한국의 영부인 김건희 여사와 법안을 발의한 한정애 의원에게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개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면 개 사육, 도살, 유통, 판매 등이 전면 금지된다. 본지 역시 지난해 동물 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네셔널(HSI)과 함께 한국의 개고기 금지를 위해 ‘개 식용 종식, 1인치 남았다’라는 주제로 기획 시리즈〈본지 2022년 6월 29일자 A-1면〉를 10회에 걸쳐 보도한 바 있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개고기 금지법 개고기 금지법 한국전 참전 목소리 한국전

2023-11-23

삶과 죽음의 의미를 탐색하는 카메라

뉴욕 시 마운트시나이 병원에서 1년 간의 레지던트를 마친 채플린 목회자 마티. 그녀는 영적,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 가족 그리고 병원 직원들과 대화하며 위로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그중 많은 환자들은 이 세상 너머 있는 저 세상으로 가야 하는 생의 마지막 순간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다큐멘터리 ‘나지막한 목소리’는 죽음과 죽어감에 직면한 사람들을 영적으로 돌보아야 하는 병원 채플린(Chaplains) 사역을 소재로 한다. 그러나 루크로렌젠(Luke Lorentzen) 감독은 마티의 돌봄 사역을 통해 죽음에 맞닿은 사람들의 고통, 불확실성, 슬픔에 보다 본질적으로 접근한다. 단순한 돌봄 사역 이상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죽음의 이전의 순간들이다.     로렌젠 감독의 카메라는 마티가 의식이 거의 마비된 환자들과 만나는 장면들을 포착한다. 적정 거리를 유지하지만 삶과 죽음의 의미를 탐색하는 심오함이 그대로 감지된다. 영상에 찍히는 피사체들과 대화자 사이에는 그들이 말하지 않고 있는 죽음이란 주제의 엄숙함이 느껴진다.     마티는 홀로코스트를 그대로 내버려 둔 잔인한 신을 원망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그녀가 환자들에게 솔직하게 내려놓는 불확실성이 채플린 사역의 형식성을 부숴버린다. 마티는 최선을 다할 뿐, 환자들의 고통을 이해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진정 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환자들에게 어떻게 안위함을 제공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그녀는 수시로 탈진해 버린다. 그리고 스스로 영적 고갈을 느끼며 채플린 사역의 정체성에 대하여 회의를 품는다. 삶의 진정한 고통은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소외되고 단절된 상태일 것이다.     마티가 병원에서 겪는 죽음은 우리가 서적과 이론, 혹은 종교를 통해 들어온 죽음과 다르다. 죽어가는 사람들의 마지막 순간들을 그들과 함께 한 그녀의 경험만큼 죽음을 리얼하게 말할 수 없다. 인생에 한 번뿐인 성찰은 아이러니하게 마지막 순간에 우리를 찾아온다.     클라이맥스에 가서야 ‘나지막한 목소리’가 궁극적으로 삶을 긍정하는 영화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죽음에 이르는 순간은 심오한 수용의 순간이다. 죽음의 전령이 떨리는 속삭임으로 전하는 삶의 마지막 순간, 온유함 가운데 그 마지막이 반드시 끝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해야 하나. 그들의 마음 문을 어떻게 열어야 하나. 김정 영화평론가목소리

2023-11-17

'신이 내린 목소리' 세계 최정상의 소프라노 조수미 콘서트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소프라노 조수미가 남가주를 찾는다.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목소리'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는 소프라노 조수미는 토론토(10/19), 뉴욕(10/20), 한국(10/26), 싱가포르(10/29), 리스본(11/2), 브뤼셀(11/16), 파리(11/21) 콘서트를 소화하고 올겨울 남가주 지역에서 또 한 번의 감동의 무대를 선사한다.     전 세계에서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으며 최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소프라노 조수미의 이번 콘서트는 오는 12월 2일(토) 저녁 8시에 야마바 리조트 앤 카지노(Yaamava' Resort & Casino at San Manuel)에서 개최된다.   바리톤 로드니 길프리(Rodney Gilfry), 50여 명의 풀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이번 공연에서 소프라노 조수미는 비발디의 '사계'를 비롯한 아리아부터 뮤지컬, 가곡 등 여러 장르의 주옥같은 곡들을 열창할 예정이다.     1부에서는 오페라 코미크 〈연대의 딸〉 중 '모두가 알아요',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중 '빌랴의 노래'와 '입술은 침묵하고', 가장 사랑받는 트레이드마크인 〈사계〉 중 '겨울', 오페라 〈투우사〉 중 '아! 어머니께 말씀 드리지요', '아리아리랑' 등 시대의 거장들이 남긴 아리아와 가곡을 들려준다.     이어 2부에서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중 '내 바람은 그대뿐', 뮤지컬 〈파리의 미국인〉 중 '나는 리듬을 얻었네', 오페라 〈보헤미안걸〉 중 '나는 대리석 궁전에 사는 꿈을 꾸었네', '아다지오', 오페라 〈샤모니의 린다〉 중 '오 이 영혼의 빛이여', 카치니의 '아베마리아' 등이 서막을 장식한다.     전석 조기 매진이 예고되는 조수미 콘서트 티켓은 미주 한인 커뮤니티 최대 온라인 쇼핑몰 '핫딜' 웹사이트(hotdeal.koreadaily.com)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티켓 가격은 B2석 80달러, B1석 100달러, A2석 130달러, A1석 150달러, S2석 180달러, 골드석 500달러, 플래티늄석 1000달러다.     한편, 서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성악, 무용, 피아노, 가야금 등을 익히며 서정적 감성을 키워온 조수미는 서울대 음대에 성악과가 생긴 이래 최고의 성적으로 입학, 세계적인 성악가의 탄생을 예고했다.   1년 후인 1983년,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으로 유학, 2년 만에 나폴리에서 개최된 존타 국제 콩쿠르를 석권하고 곧바로 시칠리 엔나 국제 콩쿠르, 1986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프란시스 비냐스 국제 콩쿠르, 남아공화국 프레토리아 국제 콩쿠르, 이태리 베로나 국제 콩쿠르 등을 석권하며 노래의 나라 이태리를 거점으로 거장의 발판을 굳혀 나갔다.   1986년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베르디 극장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한 조수미는 '잘츠부르크의 카라얀'이라는 비디오 녹음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이후 앞만 보며 달리는 콜로라투라의 대가로 이태리 라 스칼라, 런던 코벤트 가든,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프랑스 바스티유 오페라 등 세계 정상급 오페라 하우스와의 공연에서 주역으로 출연해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에게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2007년 유니버설 뮤직 그룹과의 전속계약을 통해 세계적인 소프라노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으며, 2008년 성악가에게 있어 명예이자 큰 영광인 '푸치니 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8월엔 제29회 북경 올림픽에 '세계 3대 소프라노'로 선정되어 독창회 무대를 가졌으며 이듬해에는 20여 년간 깊은 우정을 나누어 온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내한공연을 하여 많은 찬사를 받았다.   음반으로는 1993년 게오르그 솔티와 녹음한 '그림자 없는 여인'이 그 해 오페라 최고 부문에 선정되어 그래미 상을 수상했다. 또한 2000년 뮤지컬 넘버로 발매한 크로스 오버 'Only Love'를 통해 밀리언 셀러의 판매 기록을 남겼으며, 세계의 사랑 노래를 모은 '미싱 유(Missing you)'로 '파이브 타임즈 플래티넘'의 기록을 이뤘다.   2021년 말,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이루마와 발매한 싱글 앨범 'Cuore', 2022년 12월 아름다운 한국 노래를 모아 발매한 '사랑할 때'는 잔잔한 설렘과 감동을 주는 앨범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2024년 새로운 앨범 발매를 위하여 노력 중이다.   ▶문의:(213)368-2611 ▶상품 살펴보기:hotdeal.koreadaily.com핫딜 소프라노 목소리 소프라노 조수미 세계 최정상

2023-10-22

[잠망경] 독백

옛날 정신과 수련의 때 뉴저지 큰 정신병원에서 주말 문라이팅, ‘알바’를 한 적이 있다. 노인 병동에서 두 노인이 하는 대화를 엿들었던 기억이 난다.   한쪽이 자기는 변비가 심하다고 투덜댄다. 다른 쪽은 수십 년 전 취중운전으로 아들이 감옥에 갔던 이야기를 한다. 둘은 서로 말을 오버랩하지 않고 상대가 말을 멈추면 자기 말을 한다. 상대의 말에 대한 반응은 없다.   계속해서 웃는 표정으로 독백을 이어가는 그들! 화자(話者)와 청자(聽者)가 말을 ‘주고받는’ 행위를 대화(對話)라 하지 않는가. 자기 말만 열심히 할 뿐 상대가 하는 말을 전혀 듣지 않는 그들이다.   그룹테러피 중 환자들에게 묻는다. 우리는 왜 혼잣말을 하는가. ‘멘탈 체크, mental check’를 하기 위해서라고 누가 답한다. 나도 가끔 그런다. 할 일이 많을 때, “가만있자, 무엇부터 먼저 하지?” 하며 자신에게 소리 내 묻는다. 멘탈 체크는 자신에게 짧게 물어보거나 좌절감에서 내뱉는 욕지거리처럼 순간적인 이벤트일 때가 대다수다.   환청증상이 있는 환자가 병동을 걸어가며 길게 하는 혼잣말은 뭐냐, 하는 질문이 터진다. 환자와 환청 목소리와의 대화인 경우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이 안개 자욱한 새벽에 선친의 유령과 나눈 대화는 참으로 리얼한 장면이다. 맨해튼 한복판을 홀로 걸어가면서 허공을 향하여 크게 소리쳐대는 남루한 옷차림의 노숙자의 독백 또한 리얼한 대화로 보아야 한다. 두 경우 다 대화의 상대자는 실상이 아닌 완전 허상이다.   중학교 때 끄적거렸던 내 시(詩)는 노골적인 독백이었다. 이윽고 대담한 시인들이 대화체의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차츰 문어체가 구어체로 바뀐다. 우아한 아어(雅語)보다 투박한 구어(口語)가 판을 친다.   내가 좋아하는 김수영의 시 ‘눈’(1956)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 놓고 마음 놓고/ 기침을 하자… (중략) …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 줄담배를 피는 문학청년의 만성 기관지염을 들먹이며 시인의 기백을 부추기던 김수영!   환자들 사이에 언쟁이 벌어진다. 환청이 있으면 조용히 듣고 있을 일이지 꼭 그렇게 큰 소리로 대화를 해야만 하느냐? 누군가 언론의 자유를 내세운다. 언론의 자유라는 건 남들 앞에서 말도 안 되게 소리치는 행동이 아니라니까! 분위기가 험악해진다.   내 행동은 다 옳으니까 비판하지 말아라, 하는 논조가 있고, 이유야 어쨌든 남들을 괴롭히는 행동은 나쁘다, 하는 ‘원칙과 상식’을 강조하는 유파(流派)가 몇 있다. 한국 정치판과 비슷한 데가 있네.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깔려야 할 기본 도덕을 역설한다. 환자들은 그런 고상한 발언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   ‘대화, conversations’는 어원학적으로 당신이 어머나, 하며 놀랄 정도로 이상한 말이다. 14세기에 라틴어로 ‘거주하다’라는 뜻과 ‘성교하다’의 명사형으로 거의 동시에 쓰인 적이 있었다가, 18세기경 ‘대화’라는 세련되고 현대적인 의미로 변천된 말이다. 독백은 중이나 수도승이 하는 말이고 대화는 친근한 남녀들이 ‘주고받는’ 말이라는 학구적 견해가 있다. 어떤가. 좀 이상한가.   엊그제 ‘독백’이라는 제목으로 쓴 내 단시(短詩)의 전문이 이렇다. “캄캄한 방에서 내가 너를 대면하는 동안/ 너는 내게 무슨 말이든지 한다/ 그래요 당신도 그러잖아요/ 제3자인 저도 이 대화가 참 재미있습니다”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독백 대화 conversations 환청 목소리 노인 병동

2023-09-05

지역구 조정, 구태만 남았다…NYT, “LA 개혁 성공 불투명”

LA시의 독립적인 지역구 조정 기구와 의석수 확대 논의을 앞두고 기존 권력의 압력으로 그 성공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LA시는 2012년 이후 지역구 조정이 시의원들의 지속적인 압박과 영향력 행사로 10년 뒤에도 크게 바뀌지 않았으며 일부 신진 권력에만 타격을 남겼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 보도했다.   NYT는 시의원들과 2021년 지역구 조정을 위한 커미션에 참가했던 인물들을 취재하고 당시 가장 기반이 약했던 니디아 라만(4지구)이 지역구 유권자의 40%를 잃게 됐다고 지적했다.   당시 커미셔너들이 시의원들의 측근들로 구성돼 철저히 기존 권력을 대변했으며 당선 직후였던 라만은 한인타운노동연대의 대표인 알렉산드라 서를 커미셔너로 임명했다. 하지만 라만은 이후 서씨를 재키 골드버그 전 LA 시의원으로 교체했고 커미션 내의 권력 다툼은 지속됐다. 이후 첫 번째 지역구 디자인이 시의회에 제출됐지만 다시 대폭 수정을 거쳤으며 결국 2012년과 유사해졌다.     다시말해 한인타운이 10지구에 편입된 것 이외에는 기존 권력의 지역구는 그대로 수성됐다. 이에 반해 라만의 지역구만 대폭 교체돼 무려 40%의 유권자가 변경됐다.   골드버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커미션에 나갔더니 이미 늦었더라”라고 전했다. 결국 라만의 지역구 조정은 시의회 내 기존 민주당 권력이 진보적 성향을 가진 신규 세력에게 상징적이고 간접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NYT는 동시에 최근에 있었던 일련의 비리와 부패 혐의 수사 및 재판에 대해서도 오래된 권력의 필연적인 부패라고 지적하며 이런 부패를 막는 것은 바로 권력 분산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학계와 연구 단체들의 지적대로 의석수를 30~35개로 확대하는 것도 2021년의 지역구 조정에 이은 ‘연장전’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시의회는 9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해당 사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마퀴스 해리스-도슨 의원은 지난달 본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역구 조정과 의석수 확대의 문제는 결국 관내 대지 사용에 대한 결정권의 향배를 의미하며 단시간 내에 쉽게 조정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시의회는 지난해 인종비하 발언 녹취의 영향으로 ‘독립적인’ 지역구 조정 기구에 대해서는 반대할 수 없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다만 의석수 확대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오는 9~10월 시의회 본회의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목소리 권력 la시 개혁 기존 권력 권력 다툼

2023-09-04

[중앙칼럼] 한인사회 가치 높여야 대우도 받는다

“미국 동포사회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고 있다. 다만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 해결과 65세 이상 복수국적 허용 연령 완화’ 등은 국민 정서와 750만 동포사회 여론도 반영해야 한다.”   한인사회는 최근 한 달여 동안 한국 재외동포청 초대 청장과 여당 대표단을 맞이했다.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은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뉴욕, 워싱턴DC, LA에서 동포간담회를 주최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도 이철규 사무총장, 김석기 재외동포위원장, 유상범·강민국 수석대변인, 구자근당대표 비서실장, 이재영 국제위원장과 함께 지난 7월 10일부터 17일까지 뉴욕, 워싱턴DC, LA를 방문해 동포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인사회는 모처럼 정부·여당 측과 직접 소통할 기회를 얻었다. 한국 입법 주체와 정책 수립 책임자가 한인사회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셈이다.     김기현 대표는 사무총장, 재외동포위원장, 수석대변인 2명과 함께 미국을 찾아 한인사회와의 소통 의지를 드러냈다. 김 대표는 “(LA 등) 한인사회는 대한민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가교’로 중요하다. 지난 6월 5일 출범한 재외동포청의 성공을 위해 정부와 여당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석기 재외동포위원장은 “동포사회가 정부와 여당의 정책에 관심을 갖고 지지와 성원을 보내줘야 ‘동포 정책’이 힘을 받는다”고 당부했다.   LA총영사 출신인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은 3박4일 동안 LA에 머물며 여러 일정을 소화했다. 이 청장은 “재외동포청과 함께 동포 여러분의 대변인 역할을 하겠다”며 ‘휴대폰 번호’가 적힌 명함을 일일이 건넸다. 맡은바 직분에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한인사회는 한국 여당 대표단과 재외동포청장의 미국 방문을 반겼다. 하지만 양측은 이해관계 충돌이란 한계도 드러냈다. 국민의힘 대표단 동포정책 간담회에는 300여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찾았지만, 정작 한·미 양국의 가교 역할에 앞장설 수 있는 한인 정치인이나 주류 경제계에 진출한 한인들의 참여는 많지 않았다. 재외동포청장 주최 동포간담회에서 발언권을 얻은 주요 단체장은 약속이나 한 듯 ‘정부 지원 확대’만 바랐다.   여당과 재외동포청 측은 상호이해와 협력에 방점을 찍었다.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는 미국에만 국한되는 것으로 750만 재외동포와 한국 국민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다만 ‘예외적 국적이탈 허가’를 도입한 만큼, 최대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재외선거 우편투표 확대 역시 각 국가의 우정국 등 우편체계의 신뢰성과 투명성이 제각각이라 시기상조라고 한다. 65세 이상 복수국적 허용 연령 완화는 55세까지 낮추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한인사회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지만, 한국 국회와 정부 측 입장에도 일리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미국 동포는 우리보다 잘산다’는 정서가 강하다는 정치권의 부담도 무시해선 안 된다. 자칫 미국 한인사회가 일방적인 요구만 하는 이미지로 비칠 수 있어서다.     윤석열 정부는 글로벌 시대 재외동포의 가치와 활용을 중시하고 있다. 현 정부는 ‘한인 정체성 함양 및 현지사회 진출 지원’을 정책 기조로 삼았다. 과거 김대중 정부의 재외동포정책 기조를 확대 계승한 셈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동포사회가 한국만 바라보지 말고, 새 터전에서 각계각층에 뿌리를 내리고 역량을 펼쳐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한미 두 나라 협력, 한반도 평화정착과 발전에 코리안 아메리칸의 ‘힘’을 보여달라는 바람이다.   한국 국민이 한인사회를 찾게 해야 한다. 그 ‘동기부여와 공감대 확산’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자리 잡을 때다. 김형재 / 사회부 부장중앙칼럼 한인사회 가치 이기철 재외동포청장 한인사회 목소리 이후 한인사회

2023-08-21

[사설] 동포청장이 들어야 할 목소리

이기철 초대 재외동포청장이 오늘부터 3박4일 일정으로 LA를 방문한다. 뉴욕과 워싱턴DC를 거쳐 LA를 찾는 이 청장은 방문 기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동포간담회 등을 통해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듣고 10월 오렌지카운티에서 열리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준비 상황도 점검한다.     이 청장의 여러 일정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로즈데일 묘지 참배와 미주한국학교총연합회(KOSAA) 한국어 교사 학술대회에서의 기조 강연이다.     LA한인타운 인근에 있는 로즈데일 묘지는 애국지사를 비롯해 많은 이민 선조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LA총영사들의 부임 첫 공식행사가 로즈데일 묘지 참배인 것도 이런 이유다. LA총영사를 역임한 이 청장도 그 의미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아마 LA총영사 부임 당시처럼  초대 동포청장으로서 새롭게 각오를 다지려는 목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어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기조강연도 남다른 행보다. 동포청은 한국학교 운영 활성화를 통한 차세대 인재 양성, 이들과의 유대 강화가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기조강연은 청장이 직접 한국정부의 차세대 육성 방침을 설명하고 현장의 목소리도 듣는 기회가 될 것이다.         미주한인사회도 이 청장의 활약에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 다양한 해외공관 근무 경험으로 750만 해외 한인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전문성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출범한 동포청은 인력 확보 등 본격 가동에 필요한 골격을 조만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시기에 청장이 한인사회 여론 수렴에 나선 것은 의미가 있다. 다만 이 청장은 특정 인사들이 아닌 다양한 한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한인들의 진정한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청장의 이번 방문이 재외동포정책의 기본 틀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사설 동포청장 목소리 초대 동포청장 해외 한인사회 한인사회 여론

2023-08-09

'신이 주신 목소리' 워싱턴 찾는다

    ‘신이 주신 목소리’로 평가받으며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테너 이용훈 교수 초청 찬양간증집회가 다음달 5일(토) 저녁7시, 센터빌 소재 와싱톤중앙장로교회(담임 류응렬 목사, 이하 KCPC)에서 열린다.     이번 찬양간증집회는 ‘인(in) 커뮤니티’를 강조하며 공동체 속에 있는 교회를 지향하는 와싱톤중앙장로교회가 설립 50주년을 기념해 준비하는 다양한 기념행사 중의 일환이다. 이를 소개하기 위해 26일 한강식당에서 기자회견 자리가 마련됐다.     류응렬 목사는 “팬데믹 기간을 지나며 고단했던 세월을 걷어내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하는 즈음에 이르러, 한인사회와 격려와 기쁨의 시간을 나누고 싶었다”면서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며 국제무대에서 오페라 가수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하고 계신 이용훈 교수를 모시고 지역사회를 위한 찬양간증집회를 하게 되었다”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집회를 이끌 이용훈 교수는 세계 주요 오페라 무대의 주역으로 활동하며 노래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로 이름이 높다. 이번 간증집회에서는 하나님의 음성에 순종하며, 하나님과 온전히 동행하며 살아가는 그의 삶과 신앙 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KCPC는 이번 집회를 시작으로 교회설립 50주년을 기념해 지역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중이다. 9월 교인 골프대회, 포스메가 남성 합창단 연주회, 10월 탁구대회, 파송선교사 초청 주간 선교대회, 교회 설립 50주년 기념 부흥회(강사 이찬수 목사, 분당우리교회), 미주목회자, 신학생 대상 설교 컨퍼런스(강사 이찬수, 노진준, 류응렬 목사), 가을가족축제, 11월 뮤지컬 ‘하늘에’ 초청공연, 시니어 사진전시회, KCPC 찬양 컨테스트, 12월 성탄 음악회를 앞두고 있다.    KCPC는 그간 소프라노 조수미, 박완규, 소향, 선예 등을 초청해 문화공연을 통한 집회 개최로 지역사회에 복음을 전해왔으며, 코로나 팬데믹 시기 미자립 개척교회를 돕는 모습으로 기독교계에 귀감이 되고 있다.      류 목사는 “50주년을 맞이하며 교회 담장, 울타리를 넘어 한인사회가 행복할 때까지, 우리 곁에는 KCPC가 있다는 데에 교회가 역할을 하길 원한다”며 “한 교회가 거목으로 자라는 것보다는 지역을 울창한 숲으로 만들어내는 교회, 먼저 다가가 지역을 섬기며 하나되는 교회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목소리 워싱턴 초청 찬양간증집회 교회설립 50주년 이번 찬양간증집회

2023-07-27

[잠망경] 큰 목소리로 말하라

찰스의 별명은 ‘loudmouth, 수다쟁이, 떠버리’다. 영어나 우리말이나 이 호칭은 말이 많은 사람을 낮잡아 부를 때 쓰인다.   사사건건 할 말이이많을뿐더러 한번 말을 시작하면 입에 거품을 물고 떠들어대는 찰스. 특히 아침 조회시간에 다른 환자들의 빈축을 산다. 말의 앞뒤가 맞건 틀리건 그의 목소리는 일관성 있게 거칠다. 어떤 때는 고함도 지른다.   ‘shout’는 ‘소리 지르다, 고함치다’로 번역된다. 큰 반감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해도 어딘지 사나운 기세가 깃들여진 말투다. 광화문 같은 데서 수많은 인파가 목청을 돋워 소리치는 정황에 걸맞은 표현이다. ‘shout’와 ‘shoot, (총 등을) 쏘다’는 같은 말뿌리에 왔다.   축구 경기에서 관중이 환호하는 ‘슛~!’, “회식하러 가자. 오늘은 내가 쏜다!” 하는 ‘shoot’! 사람 목소리도 돈도 총알에 비유된다. “구멍 난 가슴에 우리 추억이 넘쳐 흘러~♪” 하며 소리치는 백지영의 2008년 히트곡, ‘총 맞은 것처럼’이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yell, 외치다’도 ‘shout’와 비슷한 의미지만 거부감이 드는 말이다. 소리를 빽! 지른다는 뉘앙스가 짙다. 고대 영어에서 이 말은 워낙 노래를 부른다는 뜻이었다. 전인도 유럽어 ‘ghel, 겔’에서 현대영어의 ‘yell, 옐’이 태어난 것이다. 지금도 ‘nightingale, 꾀꼬리’의 끝부분에 ‘게일’이라는 소리가 살아있다.   ‘scream, 악을 쓰다, 비명을 지르다.’는 극단적 사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공포영화 여주인공의 꺄악! 하는 비명이 귀에 들리는 기분이 든다면 당신은 언어학적으로 예민한 사람이다. 자동차 급브레이크 밟는 소리, 갈매기 우는 소리를 ‘screech’라 하는데 ‘scream’과 거의 같은 소리의 의성어다. 우리말로는 ‘끼익~’, ‘끼룩끼룩’! 다 쌍기역(ㄲ) 소리가 난다.       소리를 지른다는 표현으로 ‘exclaim’도 있다. 감탄한다는 뜻으로 자주 쓰이는 말. 그래서 감탄사 부호(!)를 ‘exclamation mark’라 한다. 13세기에 ‘yell’과 비슷한 뜻으로 쓰이던 ‘cry’는 또 어떤가. 고대 불어와 라틴어로 ‘울부짖다’, 혹은 ‘(돼지처럼) 꽤액꽤액소리 지르다’라는 뜻이었는데 눈물을 뚝뚝 흘린다는 의미로 변천된 것은 16세기였다고 전해진다.   우리는 왜 때때로 고함을 치고 소리를 지르는가. 제 스스로의 감정에 겨워 떠들어대면서 말을 그치지 못하는가. 찰스는 왜 다른 사람들의 미움을 아낌없이 받아가면서 공개석상에서 흥분을 제어하지 못하는가.   찰스보다 10년 정도 나이가 어린 데니스가 그를 나무라는 발언을 적극적으로 자주 한다. 그는 찰스에 비하여 부드럽고 커다란 목소리를 타고난 것 같다. 왕왕 울리는 베이스 소리가 멀리까지 울려 퍼지는 성대의 소유자.   그의 목소리는 귀에 거슬리는 날카로움이 없을뿐더러 악을 쓴다는 기분이 전혀 들지 않고 돼지 멱따는 분위기는 더더구나 없다. 찰스가 너무 떠버리기 때문에 병동이 혼란스러워진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은 데니스!   그는 병동이라는 공동사회에서 일어나는 환자들의 이해 상관과 정치적(?) 갈등에 대하여 시시때때로 큰 목소리로 핵심을 콕콕 찌르는 발언을 한다. 내막을 밝힐 수는 없지만, 엊그제 그가 우렁찬 언성으로 찰스를 향한 ‘사이다 발언’을 했을 때 밑도 끝도 없이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 노래가 떠올랐던 거다. 제목이 주는 전율 말고 가사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순간이었다.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목소리 사람 목소리 소리 갈매기 베이스 소리

2023-06-13

[삶의 뜨락에서] 모든 움직임이 목소리다

‘목소리’는 전해지지 않는다. ‘목소리’는 스며들어 있다. 내가 사진을 찍는 것은 잃어버린 목소리를 순례하기 위한 여행이다. 목소리 순례를 향해 내딛는 한 걸음, 그 걸음을 지탱해주는 현상들에 관해 이 책에 썼다. 사이토 하루미치가 ‘목소리 순례’의 서두에 쓴 글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사진을 찍으면서 소중히 여기는 목소리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그리고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새로운 목소리를 찾아 나선다. 아무리 냉정한 사람이라도 또 아무 상관이 없는 타인이라도 서로의 마음이 연결되면 신기한 온기의 교류가 이루어진다.     두 살이 될 무렵 그는 선천적인 감음성 난청이라는 진단을 받고 보청기를 끼고 발음훈련에 들어갔다. 낮에는 듣기와 말하기 교실에서, 밤에는 집에서 발음훈련을 받았다. 유년기 동안에 결코 본인은 듣지도 못할 목소리를 타인의 귀에 맡기며 극단적인 공포심에 떨며 조바심만 커져 대화의 내용은 기억도 못 했다. 그는 타성적으로 일반사회에서 참으며 죄인처럼 지내다가 고독이 악화하여 죽음에 이르는 잘못을 저지르기보다는 굴욕스러워도 농아학교에 가기로 결심한다. 농아학교에서 그는 수어를 배운다. 수어는 몸짓, 손짓 정도밖에 전달하지 못한다는 편견을 갖고 있던 그에게 눈으로 듣는 목소리, 돌고 도는 목소리를 느낄수록 얼어붙었던 목소리에 피가 돌고 온기가 깃들기 시작한다는 것을 체험한다.     모든 움직임이 목소리다. 움직이는 손과 팔, 섬세하게 변하며 수어의 의미를 지탱하는 표정, 오가는 움직임 하나하나에 이야기하는 사람의 마음의 색이 깃들어있음을 배운다. 그렇게 주고받은 대화는 가슴 속에 고여서 피와 살이 되고 마음 구석구석에 영양분으로 스며든다. 지금껏 경험한 적 없는 ‘목소리’의 맛에 전율하며 지금껏 생각하지 못했던 말을 던지면 상대방도 새로운 말로 화답한다. 말은 순환할수록 친밀함과 관계가 깊어간다. 이것이 ‘진정 살아있는 대화’ 라고 믿었다. 수어는 온몸을 써서 자아내는 강력하고 우아하며 아름다운 움직임이다. 손을 격렬하게 움직이면서 춤추는 사람, 손으로 말하는 사람을 사진에 담고 싶어 한다. 더 나아가 얼굴과 몸의 표현까지도 또 그들을 둘러싼 공기까지도 볼 수 있는 것이 수어다. 눈빛을 통해서 침묵 사이에 전해지는 목소리를 들을 수도 전할 수도 있다.     그는 장애인 프로레슬링 단체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자신이 청각장애인인 만큼 모든 장애인의 고충과 그들의 대화법, 그들의 목소리 순례를 한 걸음씩 체험하고자 여행을 떠난다. 한번은 가슴 아래부터 팔의 새끼손가락 쪽이 완전히 마비된 경추손상 환자와 경기하게 되었다. 경추손상 환자와 장애를 맞추기 위해 그 또한 양손을 뒤로 묶이고 허벅다리와 발목까지 벨트로 묶인 상태로 링 위에 올라갔다. 팔다리를 쓸 수 없으니 당연히 머리 박치기와 몸치기 밖에 다른 공격 방법이 없었다. 머리뼈가 부딪치고 또 부딪치고, 뼈와 뼈가 부딪쳐 묵직한 통증과 동시에 날카로운 섬광이 날고 있었다. 상대방의 이글거리는 강렬한 눈빛에 꽂혀 그는 정신을 잃었다. 링 위에 쓰러진 채 의사의 처치를 받는 중에 뿌연 시야를 뚫고 상대가 팔을 들고 승리 세리머니를 하는 것이 보였다. 슬로모션으로 상대방의 몸에서는 눈부신 광채가 뿜어나왔으며 환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겨우 기어서 손발의 벨트를 푼 다음, 그 상대를 촬영하려 했지만 맞아 부은 눈과 콘택트렌즈를 잃어버린 상태여서 대충 감으로 초점을 가늠하여 결국 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은 지금도 그 경기장에 기록으로 남아있다. 경기중에는 단 한마디 말도 오가지 않았지만 수십 시간 대화를 나눈 사람보다 깊은 목소리가 각인된 추억이다. 이렇게 몸을 통해서 전하는 목소리가 있다. 몸만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움직임 목소리 목소리 순례 움직임 하나하나 장애인 프로레슬링

2023-05-19

[삶의 뜨락에서] 고요가 울었다

‘눈 속을 걷고 싶었다. 그저 눈밖에 없는 홋카이도, 황혼이 가까워져 짙은 남색을 띠는 하늘에서 펑펑 펑펑 펑펑 무거운 눈이 내렸다. 추위가 더욱 매서워졌다. 두툼하게 쌓인 눈에서 발을 뽑으며 걸어야 했기에 온몸이 후끈후끈 달아올랐다. 뜨거운데 추웠다. 날카롭고 가느다란 바늘 같은 쨍하는 울림 뒤에 시야가 깨끗해졌다. 저 멀리 산맥의 윤곽, 하늘에서 내리는 눈송이 하나하나, 장갑의 섬유 한올 한올, 토해내는 숨의 하얀 덩어리…깊은 고요가 눈앞의 광경에 깊이를 더해 주었다. 훨씬 순도 높은 고요, 깊은 정적, 고요가 울었다. 아무것도 없는 설경 속에서 고요의 울음을 들을 줄을 상상도 못 했다. 예기치 못한 일에 그대로 멈춰 서고 말았다.’     사이토 하루미치의 ‘목소리 순례’ 중의 한 부분이다. 작가는 청각장애인 사진작가다. 1983년 도쿄에서 태어난 그는 선천성 난청으로 힘들게 일반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는 농아학교로 진학한다. 거기서 그는 수어를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되고 5년 동안 즐겁게 학창 생활을 마친다. 그 후 사진전문학교에 다니며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스무 살까지 보청기는 그의 신체 중 가장 중요한 한 일부였으며 보청기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 저주 같은 속박을 농학교에서 보낸 5년이 풀어주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보청기를 더듬으며 새날을 시작한다. 순간 소리가 한꺼번에 들이닥친다. 세계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보청기가 쉬지 않고 소리를 잡아서 뇌로 집어넣는다.     세계는 소리로 되어 있다. 그것도 섣부른 소리 말이다. 내 목소리, 타인의 입에서 나오는 잡음, 그리고 주위의 소리가 소용돌이치면서 귀로 밀려든다. 울려 퍼지는 잡음 폭풍에 귀와 직감을 집중해서 그에게 필요한 소리만 골라낸다. 이것이 보청기를 통한 ‘듣기’였다. 듣기는 모든 신경을 소모하는 행위일 뿐 그와 같은 노력과 결과의 불균형 속에서 소리는 흉기가 되었다. 모든 소리는 마음을 도려내는 칼날이었다. 잠들기 전에 보청기를 뺀다. 그래도 여전히 시끄럽다. 온종일 들었던 잡음이 이명으로 남아 머릿속에 울린다. 폭력적으로 밀려오는 잡음은 새까만 어둠 속에서 더욱 날카롭게 뇌를 찔렀다. 그는 늘 긴장했고 그런 삶은 그를 우울하게 했다.     어느 날 혼자 보청기를 빼고 설경을 찍으러 홋카이도에 갔다. 그날 그 설경 속에서 들은 고요의 울음소리는 단순하지 않았다. 눈송이 하나하나가 각각 하나의 개체로서 존재하고 있었다. 그 순간 눈 앞에 펼쳐진 것은 무한한 이야기였다. 목소리가 내린다. 계속 내린다. 펑펑 목소리가 내린다. 목소리가 끝없이 내린다. 말이 없는 침묵 속에서만 태어나는 목소리가 있다. 그 목소리는 표면적인 차원에서는 들을 수 없다.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에게만 행동이나 자연현상의 침묵 속에서 번뜩이는 무언가를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눈빛을 통해서도 침묵 사이에 전해지는 목소리를 듣는다.     그가 평생을 청각장애인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살아갈 수도 있었지만, 농아학교의 한 국어 선생님과의 조우는 그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녀는 그가 농아학교에 와서 마음의 재활을 받는 것이 더 급선무라고 여기고 그에게 다가와 눈빛을 보냈다. 진실한 말은 표현할 수 없는 의미로 가득하다. 오랜 시간을 들여서 마음 한구석에 조용히 꽃을 피운다. 보이지 않는 따뜻한 손이 되어 마음에 와 닿는다. 대화란 이해할 수 없는 다름을 서로 받아들이면서 관계를 맺기 위한 행위다. 근 위측증 환자의 지문자(글자 하나하나를 손과 손가락 모양으로 나타내는 대화법)를 떠올리는 동안 주먹과 보자기 모양으로 허공에 멈춰있는 손 사이에서 목소리가 피어난다. 다운 증후군 환자는 몸의 목소리로 말한다. 정적만큼 소리로 가득한 것이 없다. 심장의 울림을 빛으로 바꾼다. 그가 사진작가가 된 이유이다. 시각 장애인은 음성으로 세계를 인식하고 청각장애인은 시각으로 세계를 인식한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고요가 목소리 순례 목소리 타인 고요가 눈앞

2023-05-05

사이버 사기꾼들 AI로 중무장 우려

챗GPT라는 AI(인공지능)가 화제가 되면서 또 다른 근심거리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바로 AI를 이용한 시니어 대상의 사기가 판을 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미국에서는 안전지대라고 생각했던  보이스 피싱마저 AI로 간단하게 일을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AI시대에 첨단 사기를 어떻게 막아야 할 지 알아봤다.   최근 텍사스의 한 미국인 부부는 성인이 된 아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생각했다. 목소리가 정확히 아들과 같았다. 지역 매체에 따르면, 전화 너머로 들려온 아들의 스토리는 아들이 교통사고를 일으켜 임신 6개월인 여성을 치었고 병원에서 막 퇴원했으며 지금은 DWI(약물 중독 운전)로 기소될 처지라는 것이다. 카운티 구치소에 있다고 말했다. 아들은 그래서 5000달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부부는 아들임을 확신하고 현금 5000달러를 아들이 보낸 인편에 건넸다. 이것이 미국식 보이스피싱이다.   이런 사례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AI를 이용해 아들의 목소리를 복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그는 음성 모방 소프트웨어, 딥페이크 비디오, 챗GPT와 같은 챗봇을 포함한 최신 생성AI기술이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 알려준 생생한 사례로 소개했다. 이제 자신의 목소리로 "메시지를 남겨달라"는 메모를 만들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사기꾼들은 이제 손자, 경관, 배우자 등 원하면 누구라도 사칭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게 됐다.     다른 전문가도 AI의 피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지난 3월 엘론 머스크와 스티브 워즈니액(애플 공동창업자)를 포함한 엔지니어 전문가들은 "인간과 경쟁하는 지능을 갖춘 AI 시스템이 사회와 인류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공개 서한을 온라인에 게시하고 6개월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AI 시스템에 '일련의 공유 안전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구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칭 사기 분야의 게임 체인저   이제까지 위기에 처한 손자를 사칭하는 시니어 대상의 사기가 바로 '조부모 사기'였는데 이제 '목소리'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수법이 출현한 것이다. 이제 음성 복제 기술을 사용한다면 틱톡 비디오나 인스타그램 비디오 등에서 얻을 수 있는 몇 초만 샘플링 해도 사기꾼들은 사칭 목소리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4월에 널리 알려진 또 다른 사건은 제니퍼 드스테파노라는 애리조나 여성이 스키여행을 떠난 15세 딸 브리아나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이다. 딸 브리아나는 울면서 납치범들에게 잡혀 있고 몸값을 요구한다는 주장을 했다. 드스테파노는 곧 딸이 안전하다고 확인했지만 목소리가 딸 브리아나의 목소리와 똑같다는 사실에 매우 흔들렸다는 것이다.   누구나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일반적인 앱과 같다. 만약 대화를 녹음하고 있다면, 그것을 소프트웨어에 입력해 말하고 싶은 것을 상대방의 목소리로 듣기 위해서는 그저 간단한 타이핑만 하면 된다. 이제 듣는 사람이 질문을 하면 AI는 듣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대방의 목소리로 응답을 생성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결국,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구분하기가 훨씬 더 어렵게 된다.     여기에 기존의 기술 중 하나인 스푸핑이 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모든 번호를 위조해서 전화를 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메일, 텍스트, 소셜 미디어 메시징을 통한 서면 메시지에도 동일한 우려가 적용된다고 말한다. 이런 사기는 대개 북한, 나이지리아, 러시아와 같은 곳에서 국제 범죄 조직이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 다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구문과 문법이 상당히 틀렸지만 이제 사기꾼은 AI를 이용하여 이러한 피싱 이메일을 훌륭한 영어로 더 설득력 있게 만들 수 있다.     ▶미래에 대한 걱정   전문가들은 특히 범죄자들이 음성 복제, AI 생성 이메일, 딥페이크 비디오 등 사기를 저지르기 위해 다각적 전략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하나의 가상 시나리오를 소개하면, 상사가 이메일로 지시사항을 보낸 다음, 음성 메일을 남기고 '이봐, 내 이메일 받았어? 매우 시급하다구.(이메일에 지시한대로) 그렇게 해줘야 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언젠가는 비디오를 볼 수 있는 줌 전화를 받을 수도 있고 그의 얼굴, 표정을 보고 그와 이야기하고 있다고 완전히 믿게 될 것이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이런 종류의 멀티미디어 접근 방식이 곧 출현할 것으로 보고 큰 우려를 하고 있다.     고급 AI를 사용하면 차원 높은 작업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사용자에게 제3자인 크리스가 돈을 송금하거나 크레딧카드 번호를 제공하라는 설득을 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이러한 것이 더 쉽고 자동화될 뿐만 아니라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여 어느 시점에 이르면 대면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 특히 디지털 통신으로 처리하는 모든 것을 신뢰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물론 대면 만큼 신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할 수도 있지만 그 수단 또한 위조될 수 있다.   ▶가짜 광고, 가짜 AI   지난 2월 FTC(연방통신위원회)는 사이버 범죄자들은 소셜 미디어와 검색 엔진에 인공 지능 도구를 광고하고 있으며 링크를 클릭하면 컴퓨터에 맬웨어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링크가 포함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사이트는 대개 가짜 사이트다. 다운로드로 설치된 피싱 툴을 통해 범죄자는 피해자의 정보를 훔쳐 다크 웹에서 다른 해커에게 판매하거나 피해자의 온라인 계정에 접근해 다른 사람에게 사기를 칠 수 있다.   ▶사기 피해 예방법   첫째, 발신번호를 믿지 마라=어떤 업체에서 전화를 받으면 전화를 끊고 그 곳의 번호를 찾은 다음(예를 들어 은행의 경우 명세서에 표시됨) 직접 전화를 건다. FTC에 따르면, 어떤 이유로든 기프트카드로 결제를 요구하는 것은 사기다.     둘째, 클릭하기 전에 일시 중지하라=적법한 출처에서 온 것인지 확인하지 않고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의 링크를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 범죄자들은 이제 매우 정교해 보이는 메시지는 물론 실제 웹사이트를 그럴 듯하게 모방하는 가짜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다.   셋째, 가족과 미리 안전한 단어(Safe word)를 만들어 두라=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과 공유하는 남들은 잘 모르는 안전한 단어를 평소에 만들어 두라. 예를 들어 누군가가 손자라고 주장하며 전화를 걸면 특별한 안전 단어를 요구하라. 아니면, 군대 암구호처럼 예를 들어 '낙동강' 그러면 '오리알' 이런 식도 좋다. 아니면 사람마다 가족끼리 부르는 닉네임을 만들어 두는 것도 좋다. 안전한 단어를 요청해도 상대 발신자가 모르면 분명히 사기라고 볼 수 있다.     넷째, 위기에 처한 '손자'에게 리턴 콜을 하라=사전에 안전한 단어가 못 만들고 손자나 자녀가 의료 응급 상황이나 다른 위기에 처했다고 전화하는 경우(때로는 납치되었다고 말한다) 전화가 고장났다고 전화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면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고(범죄자들은 이성적인 사고를 방해하기 위해 계속 방해할 것이다) 어쨌든 그에게 리턴 콜을 하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어라. 리턴 콜을 하면 대부분 진짜 손자가 전화를 받게 된다.     다섯째,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하기 위해 광고를 클릭하지 마라=FTC는 관심을 끄는 소프트웨어 광고가 보이면 클릭하지 말고 주소를 입력하여 웹사이트로 이동하라고 말한다. 수사 당국은 웹사이트를 찾기 위해서 검색하면 나오는 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에 표시되는 '광고' 또는 '스폰서'라는 라벨을 믿지 말고 스크롤로 내려 검색 결과로 이동하라고 경고한다. 왜냐하면 스캐머도 검색 엔진에 광고를 게재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여섯째, 개인 정보를 보호하라=신원 도용을 예방하려면 이름, 집 주소, 소셜번호, 크레딧카드 및 은행 정보, 기타 개인 정보를 공개할 때 주의하라.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만 아는 사람에게 절대 전달하지 말아야 한다.     일곱째, 스캠 정보를 널리 알려야 한다=이런 사기와 관련된 내용과 조언을 가까운 사람들과 공유하는게 좋다.     여덟째, 사기를 신고하라=사기를 발견했거나 피해를 입은 경우 FTC의 웹사이트(reportfraud.ftc.gov)나 FBI 인터넷 범죄 신고센터(IC3.gov)에 신고하라. 신고 정보가 많을수록 패턴을 더 잘 식별하고 사례를 연결하여 궁극적으로 범죄자를 잡을 수 있다.  장병희 기자미국 사이버 목소리 소프트웨어 사칭 사기 사칭 목소리

2023-04-23

[이작품과 만났다]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위화,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하다

우리가 상대방을 대할 때, 모두에게 똑같은 잣대를 갖고 바라봐야 하지만, 언제나 그들은 각각 다른 숫자를 보여줄 것이고, 거기에는 반드시 그 다른 숫자만큼의 원인이 있음을 알고 바라본다면, 좀 더 넉넉한 세상이 될까….   천하를 호령했던 역사 속 중국이 무색해지도록, 가끔 이해가 어려운 요즈음의 중국을 보는 시선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에 관해 진지한 성찰을 주는 책이 있으니, 루쉰과 더불어 중국 근현대문학사의 2대 문인이라 불리는 항저우 출신 작가 위화의 에세이집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이다.     작가는 10개의 단어 인민, 영수, 루쉰, 독서, 글쓰기, 혁명, 차이, 풀뿌리, 홀유, 산채를 통해 자신의 성장기였던 1966년부터 1976년까지 중국 전체에 치명적인 손실을 낸 문화대혁명과 그 이후 불과 30여 년 만에 사회 경제적으로 일군 엄청난 성장 이면에 감춰진 폭력과 혼란을 직접 경험한 대로 적어, 처절했던 중국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래서일까. ‘에세이’임에도 소설보다 더 절절히 읽히는 마력이 있다. 어쩌면 그렇게나 잔혹, 비인간성, 몰상식, 가난 속에 패대기쳐 뒀을까…인민들이 이렇게 살아왔구나…를 참담하게 마주하게 된다.   중국에서는 지금도 금서로 되어있다는 이 책에서 제일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다.   첫째, 문화대혁명으로 책들이 말살당해 마오쩌둥 선집과 어록만 달랑 남아 있던 그때, 책 읽기에 목마른 작가가 어렵사리 구한 책들이 앞뒤가떨어져 나가고중간 부분만 있어서, 상상으로 앞뒤를 완성하곤 했고, 어떤 책은 읽고 돌려주기가 아쉬워, 친구 한 명과 한 날 한 밤을 꼬박 새우며 필사했는데, 그 책이 나중에 알고 보니 ‘춘희’였다는 이야기! ‘도입부나 결말을 알 수 없는 소설을 읽은 것이 상상력 훈련법이었던 것 같다’고 회고하는 작가를 보며, 오늘날, 우리 앞에 홍수처럼 널려있는 그 많은 읽지 않은 읽을거리에 얼마나 예의가 없는지. 미안함과 감사함이 동시에 일었다.     둘째로, 누구는 자기 피를 팔고, 누구는 그 피로 떼부자가 되는 극심한 빈부 격차…유채 기름을 나라에 상납하고 받은 유표를 아끼고 아껴, 결혼자금에 쓰려고 몰래 팔다가 같은 인민 검열원에게 피범벅이 되게 맞고, 유표마저 빼앗겨버린 사람들의 가난한 눈물…어제의 지주가 죄도 없이 하루 만에 총살을 당해도 아무렇지 않게 시간이 흘러갔다는 사실들이 황망했고,   셋째로, 가짜뉴스를 발표해도 법률적 책임을 물을 수 없고, 이를 속인다는 뜻을 내포한 단어인 ‘홀유’… 그리고 표절, 모방이라고 불리는 ‘산채’가 사회 곳곳에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바람에, 진짜와 가짜의 구분을 자체적으로 어렵게 하고 있어서, 가짜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통용되고 있다는, 상상을 초월하는 문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중국에 대해 품고 있는 의아함의 근본 원인인지 유추하게 되는 “타인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되었을 때, 나는 진정으로 인생이 무엇인지, 글쓰기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나는 중국의 고통을 쓰는 동시에 나 자신의 고통을 함께 썼다. 중국의 고통은 나 개인의 고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이다. 감춰둬도 될 모국의 취약점을 작가 정신과 애국심과 연민에 기대어 세세히 묘사해낸 수고에 박수를 보낸다.   그의 소설, ‘인생’은 장예모 감독의 손끝에서 수려한 영화로 태어났지만, ‘허삼관 매혈기’나 ‘형제’도 꼭 읽어보고 싶다. 어떤 앎일지 벌써 침이 삼켜진다. 박영숙 / 시인이작품과 만났다 중국 목소리 단어 인민 인민 검열원 사회 경제적

2023-03-13

[삶의 뜨락에서] 내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미국에서 2월은 Black History Month이다. 학교와 커뮤니티 그리고 미디어에서는 여러 가지 행사와 추도식이 열린다. 이때 꼭 거론되는 인물이 마틴 루서 킹 주니어(1929~1968) 박사다. 그의 아버지 킹 시니어는 애틀랜타에서 크게 번창하던 교회의 목사였고 철저한 흑인 중산층 지역에서 비교적 잘 사는 편이었다. 아버지는 규율을 강조했고 세 아이에게 확고한 행동 범위를 정해주었다. 마틴은 아버지를 진심으로 존경했지만 종교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아버지의 신념은 강하면서도 단순한 근본주의자로 성경을 문언 그대로 믿었다. 하지만 마틴은 청소년기와 대학 시절에 독서광으로 이름이 나 있었다. 의학, 사회학, 법학 등을 차례로 공부하고 칼 막스를 탐독했으며 마하트마 간디의 삶에 매료되었다.     공부를 마친 후 마틴은 그동안 비교적 잘 보호받으며 살 때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악질적인 인종차별이 극심한 지역의 목사로 부임을 초청받는다. 그는 깊은 갈등에 빠진다. 아내와 아버지의 강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기 내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따르기로 결심한다. 그의 설교에는 무시무시한 열정이 담겨있었고 그가 읽은 수많은 책에서 얻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신도들의 일상생활에 접목했다. 그의 설교 핵심 테마는 ‘사랑의 힘으로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 사랑의 힘은 아직 세상에 너무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흑인들과 백인 압제자들에게도 사랑의 힘을 사용해야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설파했다.     하지만 그는 인종차별 철폐 운동을 계획하고 실행하던 중 가장 위험한 순간이 오면 자신이 하는 일에 의심과 공포로 며칠 밤을 뜬눈으로 새우곤 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자기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목소리 “네가 할 일은 너 자신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정의를 위해 하는 일이다”를 들었다.     그는 수많은 명연설을 남겼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창조되었음을 자명한 진리로 삼는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언젠가는 사람이 그의 피부색으로 판단되지 않고 인품에 의해 판단되는 나라에서 살게 되리라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위대한 나라가 되려면 이 꿈이 실현되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힘과 사랑은 양극단에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는 서로를 채워줍니다. 사랑이 없는 힘은 무모하고 힘이 없는 사랑은 감상적입니다. 비폭력이라는 수단을 절대로 버리지 않겠지만 이 비폭력은 새로운 차원으로 성숙해야 합니다.”     킹 박사는 39년이라는 짧은 생을 살다 갔지만 그의 삶은 극적이었다. 그가 여러 지위를 감당하면서 그 지위에 수반되는 긴장감은 커져만 갔고 끝없는 장애물과 내부 갈등에 좌절하며 내면의 위기는 점점 커져만 갔다. 확신을 잃고 두려워 떨 때마다 그는 내면세계로 침잠해서 마음의 고요를 기다렸다. 그리고는 내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는 모두 사람들한테 일관성이 있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우리는 또한 수많은 기분에 좌우되고 주어진 환경에 따라 여러 가지 얼굴을 갖고 산다. 그렇게 늘 표류만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가. 하는 인간의 근원적 의문에 봉착하게 된다. 누구나 각자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자기성찰과 노력, 연습이 필요하다. 그 목소리를 따라가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내적인 힘이 생긴다. 세상은 아직도 숭고하고 아름답고 경이로운 것들이 훨씬 많다. 지금의 선택이 인생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좀 더 신중해진다. 자신의 소명을 찾고 개성과 독창성을 최대한 개발하여 세상에서 대체 불가능한 사람, 세상에 단 하난 뿐인 당신이 되어보자. 이것만이 우리 인간이 소유할 수 있는 진정한 자유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목소리 내면 자기 내면 인종차별 철폐 흑인 중산층

2023-03-10

“버스 배차 간격 개선하고 정류장 그늘막·의자 설치”

LA카운티의 대중교통 정책 개선을 위해 진행된 공청회에서 한인 시니어들의 목소리가 가장 먼저 전달됐다.   이번 공청회는 LA메트로가 88억 달러 규모 다음 회계연도(2023-2024) 예산안 편성을 앞두고 지역 사회의 의견, 아이디어 등을 수렴하기 위해 개최했다.     〈본지 1월 11일자 A-3면〉   17일 오후 6시부터 온라인 등을 통해 진행된 공청회는 1000여 명의 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공청회에서는 한인 시니어들의 의견을 취합한 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센터(이사장 정문섭)가 첫 발언권을 얻었다.     시니어센터 측 샌드라 고씨는 “한인 시니어의 대중교통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을 부각한 뒤 그에 따른 각종 애로사항과 개선책을 설명했다”며 “그동안 시니어센터가 꾸준히 한인 시니어들의 의견을 전달해왔기 때문에 메트로도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고 한인사회의 의견을 긍정적으로 수렴했다”고 말했다.   이날 시니어센터가 메트로에 전달한 의견은 ▶올림픽, 노먼디 등 한인타운 중심 도로를 비롯한 LA지역의 버스 배차 간격 개선 ▶무더위 속 일사병 등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 그늘막 및 의자 설치 ▶한인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교통국 관계자와의 미팅 추진 ▶새로운 정책 및 교통국 소식 등을 한인 사회에 알리기 위한 세미나 개설 등 크게 네 가지다.   고씨는 이날 공청회에서 “현재 버스 배차 시간표는 예전에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한인타운의 대중교통 이용객 증가를 고려해 재조정이 필요하다”며 “또, 화씨 100도가 넘는 날씨의 경우 버스 한 대를 놓치면 1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시니어들이 너무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이번 공청회에는 스테파니 위긴스 LA메트로 CEO, 캐서린 바거 LA카운티 수퍼바이저를 비롯한 메트로 예산안 편성과 관련한 주요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LA메트로 조니 아너 공보관은 이날 공청회에서 “버스 배차 간격은 계속해서 개선해나가고 있는 이슈로 현재 15분 정도까지 줄이고 있다”며 “더 많은 버스 운전기사를 채용할 계획이며 그늘막 설치는 LA시와 협의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공청회에서는 대중교통 개선을 위한 각종 요구 사항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공청회에서는 스페니시 서비스가 제공된 관계로 히스패닉 주민들의 참여율이 높았는데 주로 ▶대중교통 시설 이용 시 안전 강화 ▶지하철역 및 버스 정류장 주변의 노숙자 증가 문제 ▶경찰 또는 안전요원 배치 등을 요구했다.   LA메트로 이사회는예산안 편성 투표를 앞두고 오는 5월 중순쯤 마지막 공청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메트로 한 관계자는 “공청회가 열리기 전 한인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 사항을 들었다”며 “다음 공청회에서는 한국어 통역 등이 필요할 경우 참가자가 공청회 개최 72시간 전에 언어 서비스를 미리 신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LA메트로의 다음 회계연도 예산안은 마지막 공청회가 진행된 뒤 5월 중으로 최종 확정된다.   한편, 이번 공청회에 참석한 샌드라 고 대표(JHOG 설계&건설)는 지난해 8월 시니어센터 측이 교통국 관계자들을 초청해 교통 문제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진행했을 때 동시통역 봉사자로도 활동했었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목소리 교통 한인타운 시니어 la메트로 공청회 한인 사회

2023-01-18

與 의원들, 현장 목소리 전달하며 규제개혁 과제 지속적 발굴에 나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민간기업 활력 제고룰 위한 산단 입지규제 개혁방안이 추진된다.   국민의힘 당 특위인 ‘규제개혁추진단’은 29일 국회에서 3차 회의를 개최하고, 국토교통부 및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 산업단지 활성화를 위한 입지규제 개선 등 종합적인 규제개혁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또한 추진단은 현장의 다양한 규제개혁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개혁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단 위원장인 홍석준 의원은 “노동, 연금, 교육 개혁 등 비록 인기가 없고 쉽지 않을지라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규제개혁을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면서, “국민들이 규제개혁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정부부처들이 단순한 심판자 같은 자세에서 벗어나 현장의 절박함을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단 1호 법안으로 의원입법 규제영향평가 의무화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을 내년 초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윤창현 의원은 “규제는 잡초 같아서 규제개혁추진단이 중심이 되어 잡초를 뽑는 심정으로 꾸준히 잘 정리해야 과도한 규제들이 사라지고, 규제개혁은 지속성이 중요한 만큼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백종헌 의원은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규제개혁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가졌고, 앞으로도 보건복지 분야 규제개혁 과제를 발굴해서 다음 4차 회의 때 논의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무경 의원은 리걸 스타트업 로톡에 대한 진입장벽 규제 문제를 지적하면서 “기존 산업과 스타트업 신산업 간의 충돌을 최소화하고, 서로 보완하고 상생해나갈 수 있는 제도 개혁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고, 로앤컴퍼니 김본환 대표는 "이번 사안을 한 개별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국내 리걸테크산업 전체가 직면한 문제로 봐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법률시장에서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가 IT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합리적인 해결책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단 소속 김병욱, 박대수, 백종헌, 윤창현, 한무경 의원과 민간위원들이 발굴한 각 분야별 규제개혁 과제들에 대해 논의하고, 내년에는 각 분야별 중점과제를 도출해 합리적인 개혁방안을 정부와 함께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국토교통부 및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단지 입지규제 담당자가 참석해 산업단지 입지규제 혁신 방안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논의 결과 정부는 산업환경 변화에 따라 산단 입주업종을 유연화하고 입주기업의 투자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산단 입주업종의 주기적 재검토 절차를 신설하고 제조업과 연계·융합하여 고도화 가능한 서비스업을 산업시설용지 입주 허용 업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노후화된 도심 산단을 고밀 복합개발하여 카페·주거·문화 등 지원시설을 대거 도입하고 청년과 일자리가 유입될 수 있는 혁신공간으로 전환하며, 산단 개발계획 변경을 통해 복합용지를 확대해서 제조시설 이외에 유통 및 판매시설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강동현 기자 kang_donghyun@koreadaily.com규제개혁 목소리 규제개혁추진단 소속 규제개혁 목소리 규제개혁 과제

202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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