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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외동딸’과 ‘외둥이’

맞벌이 등으로 아이 양육과 교육이 더욱 힘들어짐으로써 자녀를 하나만 낳는 가정이 적지 않다. 주변에 아들이나 딸 하나만 달랑 있는 가정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자녀가 혼자인 경우 보통 외동아들·외동딸이라 부른다. 각각 외아들·외딸을 귀엽게 이르는 말이다. 여기에서 ‘동’은 귀여운 어감을 살리기 위해 들어간 낱말이다.   외동아들이나 외동딸을 아들·딸 구분하지 않고 부를 때는 ‘외둥이’라고 한다. 외동아들·외동딸처럼 ‘외동이’이라 부르지 않고 ‘외둥이’이라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둥이’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러한 성질이 있거나 그와 긴밀한 관계가 있는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외동아들·외동딸처럼 ‘-동이(童이)’가 본딧말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둥이’로 바뀐 것이다.   ‘귀염둥이’ ‘해방둥이’ ‘바람둥이’ 등과 같이 ‘-동이’ 형태는 모두 ‘-둥이’로 바뀌었다. ‘-둥이’가 본딧말인 ‘-동이’를 제치고 표준어가 됐다. 늦동이·쌍동이·팔삭동이·막동이 등도 늦둥이·쌍둥이·팔삭둥이·막둥이로 고쳐 써야 한다.   낱말 뒤에 ‘-둥이’가 붙을 때는 본딧말인 ‘-동이’를 살려 쓰지 않는다고 기억하면 된다. 그렇다면 ‘쌍둥밤’은 어떻게 될까. ‘쌍둥이’의 ‘쌍둥-’을 떠올리고 ‘쌍둥밤’으로 표기하기 십상이나 이 역시 ‘-둥이’가 들어간 말이 아니므로 ‘쌍동밤’으로 해야 한다. ‘쌍둥아들’ ‘쌍둥딸’도 ‘쌍동아들’ ‘쌍동딸’로 고쳐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외동딸 보통 외동아들 일부 명사 아이 양육

2024-07-30

[우리말 바루기] ‘싸그리’와 ‘깡그리’

‘몽땅’ ‘하나도 남김없이’ 등을 나타낼 때 “그 문제는 내가 싸그리 다 해결할게” 등에서와 같이 ‘싸그리’라는 표현을 흔히 쓴다. 이와 비슷하게 “어떻게 그걸 깡그리 다 잊어버릴 수가 있어?”에서처럼 ‘깡그리’라고 쓰기도 한다.   그런데 ‘싸그리’와 ‘깡그리’ 중 하나는 표준어이고 하나는 사투리라고 하면, 어떤 것이 바른 표현인지 골라내기 쉽지 않다.     정답을 이야기하자면 ‘깡그리’가 표준어, ‘싸그리’는 사투리다. ‘싸그리’는 전남 지역에서 ‘깡그리’의 방언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따라서 ‘싸그리’는  ‘깡그리’라고 고쳐 써야 바른 표현이 된다.   ‘깡그리’와 비슷한 의미로 ‘송두리’가 있다. ‘송두리’는 ‘있는 것의 전부’를 의미하는 명사인데, 이를 ‘모조리’를 뜻하는 부사로 만들 때 ‘송두리째’라고 써야 할지, ‘송두리채’라고 써야 할지 헷갈린다는 이가 많다.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대로 또는 전부’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는 ‘-째’다. 그러므로 ‘송두리채’가 아닌 ‘송두리째’라고 써야 한다.   이와 비슷하게, ‘나누지 않은 덩어리 전부’라는 뜻의 ‘통째’도 “통채로 잡아먹었다”에서처럼 ‘통채’로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 역시 ‘송두리째’와 마찬가지로 ‘통째’로 써야 바르다. ‘채’는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 있다’는 뜻을 나타내는 의존명사로, “옷을 입은 채로 물에 들어갔다” “노루를 산 채로 잡았다”에서와 같이 앞말과 띄어 써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전남 지역 일부 명사

2024-04-28

[우리말 바루기] ‘있음’인가 ‘있슴’인가?

‘~읍니다’ ‘~습니다’에 대해 살펴보자. 예전에는 ‘~읍니다’와 ‘~습니다’를 함께 사용했다. 그러나 1988년 표준어 규정이 바뀌었다. 모음 뒤에서는 ‘~ㅂ니다’, 자음 뒤에서는 ‘~습니다’를 쓰도록 개정됐다. ‘기쁩니다’ ‘학생입니다’는 모음 뒤에 ‘~ㅂ니다’가 붙은 경우다. ‘먹습니다’ ‘좋습니다’는 자음 뒤에 ‘~습니다’가 붙은 예다.   표준어 규정은 비슷한 발음의 몇 형태가 쓰일 경우 그 의미에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그중 하나가 더 널리 쓰이면 하나의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도록 정하고 있다. 당시 ‘~읍니다’와 ‘~습니다’의 의미 차이가 명확하지 않고 입말에서는 일반적으로 ‘~습니다’가 더 널리 쓰인다는 판단 아래 ‘~습니다’를 표준어로 삼았다.   이제 ‘~습니다’가 자연스럽게 사용되다 보니 명사형으로 만들 때에도 ‘~ㅁ’을 붙여 ‘있슴’ ‘없슴’과 같이 ‘~슴’으로 써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명사를 만드는 어미 ‘~ㅁ’은 항상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ㅁ’은 모음 또는 ㄹ 받침으로 끝나는 말 뒤에 붙어 그 단어가 명사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 준다. ‘끌리다’가 ‘끌림’, ‘만들다’가 ‘만듦’이 되는 것이 이런 예다.   하지만 자음으로 끝나는 말 뒤에 붙을 때에는 소리를 고르기 위해 매개 모음 ‘-으-’를 넣어 ‘-음’으로 쓴다. 따라서 ‘있다’는 ‘있음’, ‘없다’는 ‘없음’으로 적어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표준어 규정 의미 차이 명사 역할

2024-02-15

[아름다운 우리말] 스러움에서 다움으로

한국어의 ‘-스럽다’와 ‘-답다’는 접미사입니다. 주로 명사 다음에 붙어서 형용사로 만드는 기능을 합니다. 스럽다와 답다는 서로 다른 단어에 붙기도 하고, 같은 단어에 붙기도 합니다. 물론 같은 단어에 붙더라도 의미나 뉘앙스의 차이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른 단어에 붙는 경우에는 그 의미가 좀 더 뚜렷해집니다. 예를 들어 사랑스럽다는 가능하지만, 사랑답다는 어색합니다. 남자답다는 가능하지만, 남자스럽다는 어색합니다. 어른스럽다와 어른답다는 모두 가능합니다. 스럽다와 답다는 각각의 기능이 있고, 의미의 차이도 분명해 보입니다.     스러움은 그런 느낌을 나타내는 반면, 다움은 그러하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어른스럽다는 말은 어른의 느낌이 있다는 말이지만, 어른답다는 어른으로서의 행위를 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어른스럽다는 주로 아이에게 쓸 수 있는 말이고, 어른답다는 어른에게는 쓰는 말입니다. 스럽다와 답다가 구별되어 사용하는 경우는 주로 사람에 해당하는 명사입니다. 물론 사람에 해당한다고 해서 두 접미사가 모두 쓰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그 이유가 궁금해지는 겁니다.   스럽다와 답다에 사람이 오지 않는 경우에는 의미를 구별하거나 설명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믿음직스럽다, 정성스럽다에는 믿음직한 느낌, 정성이 가득한 느낌을 나타낸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정답다는 정 그 자체라는 의미로 설명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아름답다의 경우는 아름이 독립적으로 쓰이지 않기 때문에 어원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아름이라는 단어를 중세국어에서 나를 의미하는 아름으로 연결하는 것은 답다 앞에 주로 사람에 해당하는 말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스러움은 강조되어야 할 일이 있을 경우에 사용되기에 사회언어학적인 성격이 있습니다. 어른스럽다는 가능하지만 아이스럽다는 안 됩니다. 여성스럽다는 가능하지만 남성스럽다는 어색합니다. 여기에서 어른이나 여성은 사회적 가치를 요구받는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른스럽게 행동해야 하고, 여성스럽게 행동해야 하는 겁니다. 아이나 남자에게는 ‘스러움’은 필요하지 않고, ‘다움’만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가치가 작동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구를 담고 있는 것이 스럽다이고, 그 자체의 가치를 담고 있는 것이 답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답다에는 다양한 행동의 주체가 자연스럽게 결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를 정의하는 가치에 걸맞다는 의미를 나타내게 됩니다. 나답다, 너답다, 그답다, 그녀답다, 한국답다, 미국답다, 서울답다, 부산답다 등의 말이 모두 여기에 해당합니다. 답다는 접사 중에서는 매우 열려있는 접미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산적인 접사인 것입니다. 다만 다움이 긍정적인 가치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기억해야 합니다. 범인이나 악마에도 범인다움이나 악마다움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움과 스러움을 보면서 여러 사회적인 가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때로는 다움은 필요하지만 스러움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여성다움과 여성스러움의 간격을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아이는 아이다우면 되는데, 어른스러움을 요구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한편으로는 다움도 일종의 규정지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자가 꼭 남자다울 필요도 없습니다. 여자가 꼭 여자다워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규정지음으로 인해 그 세상에 갇혀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러움과 다움의 벽을 벗어나는 사고도 필요한 세상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사회적 가치 접미사가 모두 명사 다음

2023-08-20

[우리말 바루기] ‘빠꼼’과 ‘빠꼼하다’

어떤 일이나 사정에 막힘없이 훤하거나 눈치 빠르고 약은 사람을 가리켜 ‘빠꼼이’라고 부른다. ‘빠꼼이’를 분석하면 ‘빠꼼+이’가 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이’는 몇몇 명사, 어근, 의성어·의태어 뒤에 붙어 ‘사람’ 또는 ‘사물’의 뜻을 더하고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다. ‘멍청이’ ‘똑똑이’ ‘뚱뚱이’ ‘홀쭉이’처럼 사용된다.     사전에서 ‘빠꼼’을 찾아보면 ‘빠끔’의 비표준어로 설명돼 있다. 이 ‘빠끔’은 부사로서 ‘작은 구멍이나 틈 따위가 깊고 또렷하게 나 있는 모양’ 또는 ‘살며시 문 따위를 조금 여는 모양’을 뜻하는 의태어다. 현재의 사전대로라면 ‘빠꼼이’의 ‘빠꼼’을 설명할 길이 없다.     우리말의 의성어·의태어는 함께 어울리는 모음에 따라 매우 섬세한 차이를 표현해낼 수 있다.  ‘빠끔’ ‘빼꼼’ ‘뻐끔’과 같이 ‘빠꼼’도 같은 부류의 말로 본다면 ‘빠꼼’에 접미사 ‘-하다’를 붙인 ‘빠꼼하다’도 ‘빠끔하다’의 의미가 확장된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하지만 ‘빠꼼이’의 뜻풀이를 보면 ‘빠끔하다’하고는 의미상 거리가 멀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표기가 ‘빠끔이’가 아니라 ‘빠꼼이’로 존재하고, 의미도 ‘어떤 일이나 사정에 막힘없이 훤한 것’에서 ‘눈치 빠르고 약은 것’까지 나아갔기 때문이다.그래서 의태어 ‘빠꼼’과 이 ‘빠꼼’에서 온 ‘빠꼼하다’와는 다른 의미의 새로운 단어 ‘빠꼼하다’를 하나 더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빠꼼: ’빠꼼하다‘의 어근’처럼 말이다. 그리하면 ‘빠꼼이’의 ‘빠꼼’을 설명할 수 있다. 우리말 바루기 의미상 거리 명사 어근

2023-07-09

[우리말 바루기] ‘갱신율’의 함정

‘갱신율’이란 단어가 자주 언급된다. 이때 ‘비율’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률(率)’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이가 적지 않다.   하지만 “통합 갱신률이 직전 1년 평균을 웃돌았다”처럼 사용하면 안 된다. ‘갱신율’이 바른 표기다.   ‘-률’과 ‘-율’의 구분법은 간단하다. ‘-율’은 모음으로 끝나거나 ㄴ받침을 가진 일부 명사 뒤, ‘-률’은 ㄴ을 제외한 받침 있는 일부 명사 뒤에 붙는다.   받침이 없는 명사에는 무조건 ‘-율’을 붙이면 된다. 감소율, 분배율, 점유율, 참가율, 흡수율 등과 같이 쓰인다.   받침이 있는 명사 뒤에선 ㄴ받침이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진다. ㄴ받침일 때에는 ‘-율’을 붙인다. 백분율, 생산율, 전환율, 충전율, 할인율로 사용한다. ㄴ을 제외한 받침 있는 명사 뒤에선 ‘-률’로 적는다. 경쟁률, 실업률, 유출률, 증감률, 청약률 등처럼 쓰인다.   이 법칙은 ‘열’과 ‘렬’에도 적용된다. 모음으로 끝나거나 ㄴ받침 뒤에선 ‘열’로 표기한다. 나열, 분열로 사용하는 게 바르다. ㄴ을 제외한 받침 뒤에선 결렬, 맹렬 등과 같이 ‘렬’로 쓴다.   단어의 첫머리가 아닌 경우 두음법칙이 적용되지 않지만 모음이나 ㄴ받침 뒤에 이어지는 ‘률(律·率·栗·慄)’ ‘렬(列·烈·裂·劣)’은 발음을 반영해 ‘율’ ‘열’로 적는다.우리말 바루기 갱신율 함정 일부 명사 충전율 할인율 참가율 흡수율

2023-04-04

[우리말 바루기] ‘있음’인가 ‘있슴’인가?

지금은 ‘~습니다’로 쓰는 게 당연하게 생각될지 모르지만 과거의 글들을 보면 ‘~읍니다’로 적혀 있는 것이 있다. 예전에는 ‘~읍니다’와 ‘~습니다’를 함께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8년 표준어 규정이 바뀌었다. 모음 뒤에서는 ‘~ㅂ니다’, 자음 뒤에서는 ‘~습니다’를 쓰도록 개정됐다. ‘기쁩니다’ ‘학생입니다’는 모음 뒤에 ‘~ㅂ니다’가 붙은 경우다. ‘먹습니다’ ‘좋습니다’는 자음 뒤에 ‘~습니다’가 붙은 예다.   표준어 규정은 비슷한 발음의 몇 형태가 쓰일 경우 그 의미에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그중 하나가 더 널리 쓰이면 하나의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도록 정하고 있다. 당시 ‘~읍니다’와 ‘~습니다’의 의미 차이가 명확하지 않고 입말에서는 일반적으로 ‘~습니다’가 더 널리 쓰인다는 판단 아래 ‘~습니다’를 표준어로 삼았다.   그러나 명사를 만드는 어미 ‘~ㅁ’은 항상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ㅁ’은 모음 또는 ㄹ 받침으로 끝나는 말 뒤에 붙어 그 단어가 명사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 준다. ‘끌리다’가 ‘끌림’, ‘만들다’가 ‘만듦’이 되는 것이 이런 예다.   하지만 자음으로 끝나는 말 뒤에 붙을 때에는 소리를 고르기 위해 매개 모음 ‘-으-’를 넣어 ‘-음’으로 쓴다. 따라서 ‘있다’는 ‘있음’, ‘없다’는 ‘없음’으로 적어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표준어 규정 의미 차이 명사 역할

2023-02-15

[우리말 바루기] 동사가 된 ‘기반하다’

일상에선 통용돼 왔지만 “실화에 기반한 영화”는 그동안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으로 분류됐다. “실화에 기반을 둔 영화”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로 적절히 바꿔 줬다. ‘기반하다’를 동사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기반하다’를 굳이 ‘기반을 두다’ ‘기반으로 하다’와 같은 형태로 바꿀 필요가 없어졌다. 바탕이나 토대를 두다는 뜻의 동사로 ‘기반하다’를 쓸 수 있게 됐다는 말이다. ‘기반하다’가 2017년 4분기 표제어로 추가돼서다.   접사 ‘-하다’는 일부 명사나 부사 등을 형용사나 동사로 바꿔 주는 기능이 있다. 일·생각·공부·위반 등처럼 대체로 동작성이나 서술성이 있는 말에 붙는다. 도구·두뇌·성적·벌금과 같은 움직임이 없는 말과 결합하면 어색하다.   논란의 소지도 있다. 동작성 명사가 아닌데도 ‘-하다’가 붙은 형태의 말이 사전에 등재돼 있어서다. 동사 기초하다·근거하다·토대하다 등이다. 언어 습관의 변화를 일부 받아들여 사전에 올린 경우다. 이번엔 ‘기반하다’가 이 대열에 합류했다. 여전히 바탕하다·뿌리하다는 인정하지 않는다. “실화에 바탕한 작품” “실화에 뿌리한 글”은 각각 “실화에 바탕을 둔 작품” “실화에 뿌리를 둔 글”로 고쳐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기반 동작성 명사 언어 습관 일부 명사

2023-01-20

[우리말 바루기] ‘산 넘어’, ‘산 너머’

다음 괄호 안에 각각 들어갈 낱말로 적당한 것은?   산 (  )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들 (  ) 뽀얀 논밭에도 온다네….   ㄱ. 넘어, 넘어 ㄴ. 너머, 너머   박인희 노래 ‘봄이 오는 길’의 시작 부분이다. ‘넘어’와 ‘너머’는 많이 쓰이면서도 막상 적으려면 헷갈리는 단어다.   ‘너머’는 경계나 높이를 나타내는 명사 다음에 쓰여 가로막은 사물의 저쪽을 뜻한다. ‘산 너머 남촌’ ‘고개 너머 작은 마을’ 등처럼 쓰인다. 위치를 나타내는 명사이므로 ‘너머’ 뒤에 ‘~에’ 또는 ‘~에 있는’을 붙여도 말이 잘 통한다. 즉 ‘산 너머에 있는 남촌’ ‘고개 너머에 있는 작은 마을’이라고 해도 된다.   노래의 괄호 부분도 각각 위치를 나타내므로 ‘ㄴ. 너머, 너머’가 적절하다. 즉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 ‘들 너머 뽀얀 논밭’이 된다. 위치와 관련된 것이므로 이 역시 ‘~에 있는’을 붙여 ‘산 너머에 있는 조붓한 오솔길’ ‘들 너머에 있는 뽀얀 논밭’으로 바꾸어도 말이 잘 된다.   ‘넘어’는 동사인 ‘넘다’에서 온 부사어다. 지나거나 건너는 등의 동작을 나타낸다. “고개를 넘고 넘어 마을에 도착했다” “국경을 넘어 온 피난민들로 가득했다” 등과 같이 사용된다.     가장 쉬운 방법은 ‘너머’는 위치, ‘넘어’는 동작이라고 기억하는 것이다.우리말 바루기 박인희 노래 고개 너머 명사 다음

2022-08-25

[우리말 바루기] ‘있음’과 ‘있슴’

 우선 ‘~읍니다’ ‘~습니다’에 대해 살펴보자. 지금은 ‘~습니다’로 쓰는 게 당연하게 생각될지 모르지만 과거의 글들을 보면 ‘~읍니다’로 적혀 있는 것이 있다. 예전에는 ‘~읍니다’와 ‘~습니다’를 함께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8년 표준어 규정이 바뀌었다. 모음 뒤에서는 ‘~ㅂ니다’, 자음 뒤에서는 ‘~습니다’를 쓰도록 개정됐다. ‘기쁩니다’ ‘학생입니다’는 모음 뒤에 ‘~ㅂ니다’가 붙은 경우다. ‘먹습니다’ ‘좋습니다’는 자음 뒤에 ‘~습니다’가 붙은 예다.   당시 ‘~읍니다’와 ‘~습니다’의 의미 차이가 명확하지 않고 입말에서는 일반적으로 ‘~습니다’가 더 널리 쓰인다는 판단 아래 ‘~습니다’를 표준어로 삼았다.   이제 ‘~습니다’가 자연스럽게 사용되다 보니 명사형으로 만들 때에도 ‘~ㅁ’을 붙여 ‘있슴’ ‘없슴’과 같이 ‘~슴’으로 써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명사를 만드는 어미 ‘~ㅁ’은 항상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ㅁ’은 모음 또는 ㄹ 받침으로 끝나는 말 뒤에 붙어 그 단어가 명사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 준다. ‘끌리다’가 ‘끌림’, ‘만들다’가 ‘만듦’이 되는 것이 이런 예다.   하지만 자음으로 끝나는 말 뒤에 붙을 때에는 소리를 고르기 위해 매개 모음 ‘-으-’를 넣어 ‘-음’으로 쓴다. 따라서 ‘있다’는 ‘있음’, ‘없다’는 ‘없음’으로 적어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표준어 규정 명사 역할 의미 차이

2021-10-22

2010 위아자 나눔장터 성료…한 마음으로 이웃 사랑 전했다

시카고 한인들의 이웃 사랑을 확인한 자리였다. 지난 2일 윌링의 시카고한인문화회관에서 열린 2010 위아자 나눔장터에 한인 1,2세를 비롯 타인종 등 1천300여명이 참석해 이웃과 함께 따뜻한 정을 나누는 의미를 되새겼다. 시카고 중앙일보 창간 31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위아자 나눔장터에는 기업 및 단체 그리고 한인사회 각계각층 인사들이 기탁한 물품이 수확의 계절 가을 들밭에 가득찬 곡식처럼 행사장, 장터를 가득 메워 행사장을 찾은 한인들의 마음을 풍성케 했다. 수퍼 H마트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참가한 것을 비롯해 CJ, 농심, 중외갤러리아, 비 세일즈, 시티 스포츠, S.I.I.Corp., 등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한인들을 돕기 위한 업체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아울러 시카고 중앙일보 권현기 사장을 비롯 장기남 한인회장, 이시우 평통회장, 허철 총영사, 제시 화이트 주총무처장관, 엘리자베스 쿨손 주하원 등이 한인사회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해 달라며 40여점의 물품을 기증했다. 이 물품들은 경매를 통해 팔렸으며 중앙일보는 위아자 나눔장터를 통해 조성된 수익금을 한인회와 문화회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 진행된 올 해 행사에서는 볼거리도 많았다. 신명 사물놀이패와 시카고한국무용원이 전통공연을 펼쳤고 스티브 최의 스시강좌가 장터에서 열려 많은 한인들의 주목을 끌었다. 행사는 신명 사물놀이패의 흥겨운 놀이마당으로 본격적인 장터가 열렸다. 행사장을 방문한 한인들은 시중보다 저렴하게 판매된 쌀과 라면, 차, 패션 신발, 각종 의류를 구입하며 즐거워했다. 한인회와 문화회관은 장터를 찾은 한인들에게 불고기와 볶음밥, 어묵, 라면 등의 음식을 제공했고 총영사관은 모의재외국민선거 신청서를 받기도 했다. 본보는 참여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인사회 의식 설문조사를 벌여 샴푸와 고금 화장품을 무료로 제공했다. 행사장을 찾은 이광행씨는 "40여년만에 처음 접하는 행사다. 벼룩시장 형태로 이웃을 돕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호씨는 "우표와 동전수집을 위해 워키간에서 온 보람이 있었다. 내년에는 부스로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인 2세 김혜인 씨는 "다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좋다. 한국 문화와 한인사회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한인회 장기남 회장은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위아자 나눔장터를 통해 한인들이 이웃과 함께 나누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도 행사가 더욱 발전해서 보다 많은 한인들이 참여하고 전체 한인사회로 퍼져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명환 기자

2010-10-07

위아자 스시 공개강좌 인기…5~9일 앙코르 교실

지난 해 전 강의 매진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진행됐던 스시교실이 지난 주말 중앙일보 주최로 문화회관에서 열린 ‘위아자 나눔장터’에 공개강좌로 열려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이날 공개강좌에서는 많은 한인들이 직접 롤과 스시를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져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티브 최 강사는 “공개강좌로 이루어진 1시간으로 원하는 스시를 만드는 것까지는 한계가 있다”며 “5일부터 진행되는 중앙일보 문화센터 스시교실를 통해서 4시간 수업을 받으면 돌아오는 추수감사절에 가족들에게 근사한 스시요리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브 최는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은 물론 캐나다에서까지 수천 명 이상에게 스시 만드는 비법을 가르쳐왔다. 수강생들은 “쉬운 강의법과 재미있는 입담으로 수업이 지루하지 않고 좋은 재료로 직접 만든 4인분 이상의 음식을 싸가지고 가서 가족들과 함께 먹을 수 있어 실용적”이라고 말한다. 이번 스시 강좌에서는 시장보기에서부터 신선한 재료 고르기, 밥짓기와 초밥 만들기, 생선회 만들기, 고급 샐러드와 드레싱 만들기 등 스시 기본 과정에서부터 본 요리인 롤 만들기에서는 캘리포니아 롤과 이를 응용한 레인보우, 아보카도, 새우, 샐몬, 튜나 등 각종 롤 제조법을 배울 수 있다. 수강료는 식재료를 포함해 총 150달러이며, 앞치마와 필기도구, 도마와 칼 등을 지참해야 한다. 음식재료 준비를 위해 수강신청은 미리 해야 한다. 전권수 기자 ◇앙코르 스시 교실 ▶일시: 5일(화)~9일(토) 매일 오전 10시~오후 2시 (4시간) ▶인원: 강좌 당 20명 ▶장소: 중앙일보 문화센터 (790 Busse Rd. Elk grove village IL 60007) ▶문의 및 등록: 847-228-7200 (EXT. 125)

201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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