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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바위산의 고요한 외침

미국 4명의 대통령 얼굴이 조각되어있는 마운트 러시모어(Mount Rushmore National Memorial)는 사우스 다코타 주의 블랙힐즈 지역으로 인디언들 땅이었다. 이곳에 미국 건국 이후 150년 동안 가장 영향력 있던 4명의 대통령조각상이 완성된 것을 불편하게 생각한 수우족 인디언 추장인 스탠딩 베어 (Standing Bear)는 마운트 러시모어 조각을 돕던 폴란드계 조각가인 코작 지올로브스키를 만나 마운트 러시모어로부터 13km 떨어진 거대 바위산에 수우족의 추장이었으며 인디언 전설의 수우족의 추장이었던 크레이지 홀스(Crazy Horse, 인디언 이름 타슈카 위코트)를 조각해 달라는 부탁을 한다. 인디언들에게도 위대한 지도자가 있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그 제안을 받아들인 지올로브스키는 누구의 도움도 받지않고 1948년 6월 3일부터 혼자 조각을 시작한다.   이곳에 조각된 크레이지 홀스는 1876년 리틀 빅혼 전투에서 커스터 중령이 이끄는 미 제 7기병대를 전멸 시킨 전설적인 전사다. 1948년에 시작된 이 거대한 조각의 규모를 마운틴 러시모어의 대통령들 조각상과 비교해보면, 이들 대통령 조각의 얼굴 길이가 18m인데 크레이지 홀스 추장의 얼굴 길이는 27m에 이른다. 즉 마운틴 러시모어 대통령 얼굴 4명을 합친 면적이 크레이지 홀스 면적과 같은 셈이다.   이 조각은 처음부터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인디언을 위해 일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올로브스키는 백인들의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스탠딩 베어 추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크레이지 홀스상의 쭉 뻗은 팔과 그가 타고 있는 말 사이의 공간을 만드는 데만도 2년이 걸렸으며 34년간의 어려운 작업을 쉬지 않고 진행하다 결국 그는 1982년 74세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그의 아내와 후손들이 이를 물려받아 계속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 작업은 정부의 재정 지원을 거절하고 순수 민간 자본으로만 충당 하고 있는데 이는 백인으로부터 짓밟힌 인디언들의 한을 그들의 지원금으로 완성할 수 없다는 뜻일 것이다. 현재는 관광객들의 입장료와 뜻을 같이하는 헌금 등으로 재정을 충당하고 있다. 이 작업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후손들이 포기하지 않고 작업을 이어간다면 한 100년 정도는 더 지나야 완성 될 것이라 추측한다. 이 거대 조각이 완성될 때는 인디언 대학과, 병원, 박물관도 함께 들어서 잊혀져 갈뻔 했던 인디언의 정신을 세상에 알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920년에 사우스 다코타 주의 역사학자 도안 로빈슨의 발상이 재능 있는 예술가들과 저항정신이 투철한 인디언 추장의 신념을 통해 전 세계인들의 발길을 이곳으로 이끌어 도전, 개척, 정의, 희생, 묵언, 저항 정신을 대변하는 '바위산들의 외침'이 되었다는 것 이다. 정호영 / 삼호관광 가이드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바위산 외침 인디언 추장 대통령들 조각상 마운트 러시모어

2023-08-31

[수필] 마음이 걸려 있는 산

코로나19로 시작된 재택 근무가 한창일 때였다. 아들은 한계를 체감하였는지 자동차에 컴퓨터 하나와 의류 몇 점을 싣고 샌호세에서 시애틀로 떠났다. 그곳에서 한달 동안 머물며 일하면서 간간이 여행도 하며 일상의 변화를 갖기 위한 의도였다. 잘 도착하였다고 전화가 왔다. “어머니, 제가 시애틀에 있는 동안 다녀갈 수 있으세요?” 숲속에 있는 작은 집의 전망이 기대 이상이라고 한다.   가뭄에 단비 같은 제안이었다. 서슴없이 가겠다고 대답을 하게 된 것은 마운트 레이니어 산행을 염두에 둔 탓이다. 늘 마음이 걸려 있는 산! 초대를 받아들인 후 여행 가방을 꺼내 먼지를 털며 준비했다.   평상시 행동은 아다지오 템포다. 전화 통화 후 민첩하게 움직이는 자신에 놀랐다. 마음이 들떠 저녁 준비가 잘 안된다. 조리대 위에 놓여 있던 음식 재료들을 냉장고에 다시 넣어 두고  배달 피자로 메뉴를 바꿨다. 언제든 기회가 된다면 그 산을 가보고 싶은 막연한 바램이 있었다. 몇 해 전에 가서 산중턱 즈음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먹구름이 운무로 뒤덮여 아름다운 산 봉우리를 전혀 볼 수 없게 되었다. 아쉽지만 만년설 끝자락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안내소에서 차 한 잔 마시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후 봄 가을을 갈마들며 드디어 다시 갈 기회가 생긴 것이다. 옛 친구를 만나는 듯한 설렘을 안고 집을 나섰다. 혼자만의 여행이다. 시간이 여유로웠고 짐도 간단해 마음이 홀가분하다.   모든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대 가족이 함께 다닐 때와는 비할 바가 아니다. 발걸음이 너무 가벼웠나? 탑승 게이트를 엉뚱한 곳으로 찾아가게 되어 공항 내부를 한 바퀴 돌아야 했다. 초등학교 놀이터 만한 공항에서 길을 잃었다는 것을 손자 손녀가 알게 될까 조심스럽다.   그때부터 가방 맨 어깨가 한 쪽으로 기울었다. 옆에서 거들어 줄 사람이 없다. 홀로 다니던 여럿이 다니던 호불호는 따르기 마련인게다. 음양이 공존하는 인생사, 다 좋을 수는 없는가 보다.   겨우 출구를 찾아 마지막으로 탑승했다. 비행기 안은 만석이었다. 승무원을 포함해 모두 마스크를 쓴 승객들을 보니 결코 편안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한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떠날 기색이 없더니 기내 방송이 나온다. 갑작스런 한냉 기류가 발생하여 20명이 내려야 도착지에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다고 한다. 최첨단 기기가 동원되어 알아낸 정보다. 지원자에게는 250달러의 항공사 할인권을 준다고 한다. 횡재 차원은 아니더라도 귀가 솔깃해졌다. 안전 벨트를 풀었다, 잠갔다 하며 고민했다. 문제가 있는 여객기로 판단되어 다른 비행기편으로 가기로 했다. 19번째로 내리는 승객이 되었다.   출구에서 기다리던 사무원이 쿠폰을 건네주면서 상냥하게 설명해 주었다. LA 공항까지 택시로 가서 5시간을 기다리면 다음 비행기가 목적지까지 데려다 줄 것이라고 한다. 자세한 설명을  듣고 보니 후회 막급이었으나 우대권 소식을 가족에게 알리는 순간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LA 공항에 가서 지루함을 달래느라 책 한 권 사서 읽다보니 어느새 대기실 창 밖으로 보이는 활주로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한 나절을 기다려 탄 비행기, 꽉 조이는 마스크를 쓴데다 기내에서는 코로나 때문인지 음료수 서비스도 생략되었다.   아침에 대문을 나선지 거의 11시간이 지나서 시애틀에 도착했다. 공항 안내 표시를 따라 에스컬레이터 몇 번 바꿔타고 따라가니 그제서야 주차장이 나온다. 마중 나온 아들의 차를 보니 긴장이 풀려서인가 다리가 후둘거린다. 장거리 비행도 아닌데 국제선에서 내린 것 같은 피로가 엄습한다.   늘 차문을 열어주는 아들의 습관은 지극히 평범한 일이나 우대를 받는 느낌을 들게 한다. 앞좌석에 백이 놓여있다. “시장하실 텐데 우선 요기하세요”. 제법 구색 맞춘 반찬에 따끈한 밥과 음료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 도시락까지 만들었어?” “어머니도 예전에 우리가 방학을 해서 집에 올 때는 이렇게 해 주셨지요.” “몽키 씨 몽키 두(monkey see, monkey do)” 계면적게 말끝을 흐린다.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식당도 마땅치 않아 잘하지 못해도 대강 준비했다고 한다.   아침 뉴스에 잠이 깼다. 밤새 내린 비로 산악 지역은 눈으로 덮여 곳곳의 길이 막혔다고 한다. 스노우 체인이 없으면 600달러 벌금이란다. 그다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아들은 여행 계획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지만 산행 이외에는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않아 대답이 궁해진다.   때로 가보고 싶었던 산! 때때로 생각났던 산, 마운트 레이니어! “Mountains calling, I must go” 그 소명에 답하여 세콰이어, 요세미티, 레이니어 등 미국 서부 국립공원을 개척하며 환경 보호의 선봉자로 일생을 바쳤던 존 뮤어의 어록이 생각난다. 자연을 하나님의 창조를 계시하는 신성한 곳으로 구분했던 그의 창조주에 대한 경외심은 대단하였다.   존 뮤어를 비롯하여 당대의 몇몇 선각자들이 일구어 놓은 공력으로 지금까지도 세계 각지에서 모여드는 수많은 방문객들이 미 서부 국립공원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어마어마한 혜택이다. 이 세대에 와서 어느 부호나 세력가가 그러한 정신적 자산을 기부할 수 있겠는가?   존 뮤어의 자전적 삶에서 특히 놀라운 일은 그의 부친의 철저한 기독교 교육을 받으며 구약 성경의 3/4과 신약 성경 전체를 외웠다 하니 상상을 초월한다. 주일학교에서 열리는 성경 암송 대회때 서너 구절 외우고 어깨가 으쓱하여 상을 기다리며 줄을 서던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갑자기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코로나로 양로시설에서 가족간에 생이별을 하고 지내는 안타까운 시대에 산에 한 번 못 오른다고 그다지 실망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산은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터이니 고마운 일 아닌가!   숙소 주변으로 산상 수련회의 아침 같은 서정이 감돈다. 창가로 번져 내리는 빗방울을 따라 마음은 이미 레이니어 산기슭을 오르고 있다. 그 산자락에서 허밍으로 찬양을 올린다.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 속에 그리워 볼 때, 주님의 권능 우주에 찼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무채색의 그리움을 남긴 채 레이니어 산행의 꿈은 비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야생화가 피어 오르는 봄날에 다시 한번 찾아오리라 스스로 약속하건만 ”마음의 경영은 사람에게 있어도 말의 응답은 여호와께로서 나느니라“   항공사에서 받은 상품권을 책갈피 깊숙히 넣어둔다.   독고 윤욕 / 수필가수필 마음 마운트 레이니어 여행 가방 공항 안내

2023-03-16

‘한국의 소리’ 여름캠프 성공적 마무리

재미한국학교 동중부지역협의회(회장 김정숙)가 주최하고 재외동포재단이 후원한 한국문화 여름캠프 ‘한국의 소리’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펜실베이니아주 포코노 소재 마운트 길리엇 캠프장에서 열렸다.     이번 캠프는 동중부지역협의회가 관할하는 펜실베이니아주, 델라웨어주 및 남부 뉴저지 지역 한국학교 중고등학생들을 비롯해 한국문화 전문 강사진과 레크레이션 지도자, 스텝 등 총 45명이 참가해 ▶모듬북 ▶설장구 ▶한국무용 ▶놀이 마당 등을 배우고 공연하며 2박 3일간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짧은 기간동안 한국문화 전문강사들로부터 강도높은 연수를 받아 마지막날에는 공연까지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다. 또 동중부지역협의회 소속 한국학교 졸업생들도 캠프에 함께 참가해 선후배 사이의 친밀한 유대관계를 다질 수 있었다.     프로그램 총괄책임을 맡은 협의회 정안젤라 총무는 “작년에 이어 이중언어가 완벽하면서도 한국문화예술 감각이 뛰어난 대학생들이 캠프 강사진에 포함되어, 그동안 협의회가 주력했던 차세대 교사 육성이 열매를 맺은 원년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정숙 회장은 “학생들은 각 학교로 돌아가 배운 작품을 계속 연습하면서 공연 요청이 있을 때마다 커뮤니티 내에서 공연봉사를 하면서 한류 전도사의 역할을 감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은주 기자재미한국학교 동중부지역협의회 한국의 소리 회장 김정숙 정안젤라 총무 포코노 소재 마운트 길리엇 캠프장

2022-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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