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바위산의 고요한 외침
크레이지 홀스 조각산(Crazy Horse National Memorial)
이곳에 조각된 크레이지 홀스는 1876년 리틀 빅혼 전투에서 커스터 중령이 이끄는 미 제 7기병대를 전멸 시킨 전설적인 전사다. 1948년에 시작된 이 거대한 조각의 규모를 마운틴 러시모어의 대통령들 조각상과 비교해보면, 이들 대통령 조각의 얼굴 길이가 18m인데 크레이지 홀스 추장의 얼굴 길이는 27m에 이른다. 즉 마운틴 러시모어 대통령 얼굴 4명을 합친 면적이 크레이지 홀스 면적과 같은 셈이다.
이 조각은 처음부터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인디언을 위해 일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올로브스키는 백인들의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스탠딩 베어 추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크레이지 홀스상의 쭉 뻗은 팔과 그가 타고 있는 말 사이의 공간을 만드는 데만도 2년이 걸렸으며 34년간의 어려운 작업을 쉬지 않고 진행하다 결국 그는 1982년 74세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그의 아내와 후손들이 이를 물려받아 계속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 작업은 정부의 재정 지원을 거절하고 순수 민간 자본으로만 충당 하고 있는데 이는 백인으로부터 짓밟힌 인디언들의 한을 그들의 지원금으로 완성할 수 없다는 뜻일 것이다. 현재는 관광객들의 입장료와 뜻을 같이하는 헌금 등으로 재정을 충당하고 있다. 이 작업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후손들이 포기하지 않고 작업을 이어간다면 한 100년 정도는 더 지나야 완성 될 것이라 추측한다. 이 거대 조각이 완성될 때는 인디언 대학과, 병원, 박물관도 함께 들어서 잊혀져 갈뻔 했던 인디언의 정신을 세상에 알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920년에 사우스 다코타 주의 역사학자 도안 로빈슨의 발상이 재능 있는 예술가들과 저항정신이 투철한 인디언 추장의 신념을 통해 전 세계인들의 발길을 이곳으로 이끌어 도전, 개척, 정의, 희생, 묵언, 저항 정신을 대변하는 '바위산들의 외침'이 되었다는 것 이다.
정호영 / 삼호관광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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