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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공항서 마약 적신 티셔츠 가방 적발

LA국제공항(LAX)에서 액상 메스암페타민에 적신 티셔츠가 가득 담긴 가방이 적발됐다. 해당 가방을 가지고 호주로 향할 계획이었던 영국 국적의 여학생이 세관당국에 체포됐다.     LA타임스는 영국 국적의 마야 사크와-만테가 지난 2일 LAX에서 메스암페타민 소지 혐의로 세관국경보호국(CBP)에 검거됐다고 11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사크와-만테는 영국에서 출발해 2일간 LA에서 머문 후, 체포 당일 콴타스 항공 비행기를 이용해 호주 브리즈번으로 향할 계획이었다.     공항 측은 수화물 보안 검사 중 사크와-만테의 가방에서 경고 표시가 뜨면서 그의 가방을 의심 수화물로 분류했다. 이에 CBP 측이 확인에 나섰고 청바지, 신발, 명품 가방과 함께 흰색 가루가 묻은 흰색 티셔츠 13장이 가방에서 나왔다.     CBP 확인 결과, 흰색 가루는 메스암페타민이었다. 당국은 가루 형태의 메스암페타민이 용매로 희석된 액체에 티셔츠가 적셔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서 액체가 증발하면서 가루가 옷에 잔뜩 묻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CBP 측은 이번 사건이 국제 마약 밀매와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CBP에 체포된 사크와-만테는 자신이 가방 주인임을 인정하고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브리즈번으로 향하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타깃에서 흰색 티셔츠를 구매했다고 말했으나, 티셔츠에 묻은 흰색 가루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사크와-만테는 현재 메스암페타민 소지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CBP 측은 그의 휴대폰 2대, 여행 경로, 통신 내역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경준 기자여학생 마약 여학생 체포 다량 발견 해당 가방

2024-11-11

타운 인근 소방서 출동, 마약이 화재의 16배

  ━   원문은  LA타임스 10월12일자 ‘Column: At LAFD Station 11, one of the busiest in the nation, far more overdose emergencies than structure fires’ 제목의 칼럼입니다.   LA한인타운 동쪽과 맞닿은 웨스트레이크 지역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소음 속에서 끊임없이 울려 퍼지는 사이렌 소리를 피하기 어렵다. 버스, 트럭, 자동차 경적 소리와 길거리를 가득 메운 노점상들의 외침 사이로 들려오는 이 사이렌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다.     특히 맥아더공원 주변에서는 거의 쉼 없이 들려온다. 하지만 그 소방차와 구급차의 목적지는 주로 화재 현장이 아니다. 사실, 웨스트레이크 지역을 담당하는 LA소방국(LAFD)의 11 소방서가 주로 대응하는 사건은 약물 과다 복용과 관련된 응급 상황이다.     올해 8월까지 11 소방서가 처리한 출동중 599건이 약물 과다 복용이 원인이었으며, 그에 비해 건물 화재 출동은 단 36건에 불과했다.     소방관 겸 응급구조사인 매디슨 비레이는 “같은 사람에게 하루에 3차례나 출동한 적도 있어요”라고 실정을 전했다. 그는 11 소방서에서 9년 동안 근무하며 수많은 응급 상황을 처리해 왔다.     이 숫자는 웨스트레이크 지역의 심각한 약물 남용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지역 거리 곳곳에서는 마약이 공공연하게 거래되고 있다. 노숙자들도 많아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지난해에는 약물 과다 복용으로 83명이 사망했다. 지역 상인들은 중독자들로 인한 범죄와 도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처럼 혼란스러운 환경 속에서 11 소방서는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11 소방서는 맥아더공원에서 불과 두 블록 떨어진 7가 선상에 위치해 있다. 소방차와 구급차가 24시간 내내 출동 대기 상태인 이유다.     소방서 내부에는 이들이 미국에서 가장 출동이 많은 소방서로 선정된 기념 증서가 걸려 있다. 지난 2022년 11 소방서는 ‘파이어하우스 매거진(Firehouse Magazine)’에서 전국에서도 가장 출동이 많은 소방서 중 하나로 선정됐다.     11 소방서는 올해에도 여전히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11 소방서는 현재까지 스키드로에 위치한 9 소방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출동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올해 역시 지난해의 약 1만5262건 출동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출동의 대부분은 의료 응급 상황이다. 그중 상당수가 약물 과다 복용과 관련이 있다. 소방서 대원들은 반복되는 이러한 상황에 익숙해져 있지만, 현장에 출동할 때마다 현실의 가혹함을 직면하게 된다.   지난 9일 오후, 기자가 11 소방서를 방문했을 때 비레이와 엔지니어 코디 아이트너가 급히 출동했다. 6가와 벌링턴 애비뉴 근처의 골목에서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피해자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아이트너는 “행인들이 발견해 신고했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났다”면서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이 지역에서 판매되는 마약은 ‘고약하다(dirty)’는 소문이 돌고 있다. 코카인과 펜타닐이 혼합된 것일 수 있고, 펜타닐이 자일라진이라는 동물용 진정제와 섞인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약물 혼합은 부작용을 일으키며, 때로 생명을 위협한다.     소방대원들은 이 고약한 약물에 중독된 사람들에게서 괴사성 궤양을 자주 목격한다. 특히 자일라진의 부작용으로 팔과 다리에 생긴 끔찍한 상처는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해지며, 중독된 사람들은 몸이 경직되어 굽은 자세로 쓰러져 있는 경우가 많다. 소방대원들은 이를 ‘펜타닐 폴드(Fentanyl fold)’라고 부른다.   11 소방서에서 20년 전 근무했던 브라이언 프랑코 대대장은 “헤로인이 유행하던 시절보다 요즘 펜타닐로 숨지는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가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다행인 점은 펜타닐 중독은 적시에 투여할 수 있는 오피오이드 해독제인 날록손 덕분에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소방대원 겸 홍보 담당자인 애덤 반거펜은 “요즘 우리의 응급 호출의 대부분은 펜타닐과 관련이 있다”며 “환자의 호흡 상태를 확인한 뒤 날록손을 투여해 그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펜타닐 중독 환자에게 응급 구조대원들은 통상 구강 스프레이 형태의 날록손을 사용하지만, 상황에 따라 근육에 주사하거나 IV를 통해 투여하기도 한다.   애덤 브랜도스 캡틴은 “우리가 성공적으로 환자를 구했을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라며 “하지만 출동을 수없이 하다 보면, 그 기쁨도 어느 순간 단조롭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 차례 출동이 여러 건의 추가 출동을 유발할 때도 있다.     브랜도스는 “한 번의 응급 상황이 네 번으로 늘어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공원에서 한 사람에게 출동하면, 근처 나무 밑에 있는 다른 중독자나 호수 근처의 또 다른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장면들은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처음엔 충격을 받았던 소방대원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감각해진다. 소방대원 앤서니 템플은 맥아더 공원 인근 지하철역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장면들을 예로 설명했다. 그는 “열차에서 내리면 플랫폼에서 과다 복용으로 쓰러진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면서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구조하고 병원으로 이송한 후, 곧바로 다른 호출에 대응하러 간다”고 말했다.   11 소방서 대원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 상호 간의 강한 유대감을 유지하며 일한다. 그들이 이곳에서 일하는 이유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보람을 느끼며, 자신들이 이 위기를 만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단지 하루하루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뿐이다.   오후 6시30분 무렵, 또다시 호출이 들어왔다. 이번에는 윌셔 불러바드와 알바라도 스트리트 교차로 근처에서 과다 복용으로 추정되는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다. 소방차와 구급차는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고, 3분도 안돼 도착했다.   현장에서는 소방관들이 빠르게 날록손을 준비하고, 환자에게 투여했다. 몇 초 후, 환자는 기적처럼 의식을 되찾았다. 이번에도 그의 생명은 구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장면은 매일같이 반복된다. 소방대원들은 또다시 같은 일을 매일 반복하고 있다. 11 소방서에 근무한 지 2년째인 루크 윈필드 소방관에게 그간 약물 과다복용과 관련된 출동 건수를 물었다.   “수백건입니다. 정말 미친(insane) 상황이죠.” 스티브 로페즈 칼럼니스트소방서 마약 소방서 내부 출동 대기 이들 출동

2024-10-16

‘주민발의안36 통과 시키자’ 7일레븐 점주 100만불 기부

세븐일레븐 측과 LA 지역 점주들이 일부 절도 및 마약 범죄를 더욱 강력히 처벌하는 주민발의안 36을 지지한다며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최근 남가주 일대에는 매장에 들이닥쳐 무차별적으로 약탈하는 떼강도 사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목소리다.     가맹점주인 자와드 우르사니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LA 지역에서 25년 가까이 영업을 해왔고 범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며 “주민발의안 36은 단순히 매장을 보호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사회와 고객에 대한 헌신을 지켜내는 것”이라며 “점주들이 범죄에 대한 두려움 없이 매장을 운영하고 가주 주민들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 발의안 36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11월 5일 투표에 상정된 주민발의안 36은 950달러 이하의 물건을 여러 차례에 걸쳐 훔치는 범죄, 상습적 마약 범죄를 저지른 대상자들에게 경범죄가 아닌 중범죄 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2014년에 통과된 주민발의 47로 인해 지난 10년간 950달러 이하의 물품을 훔친 범죄와 단순 마약 소지는 경범죄로 처벌돼 왔다. 김영남 기자주민발의 일레븐 주민발의안 36 중범죄 처벌 마약 범죄

2024-10-13

[중앙일보가 지지합니다 ④주민발의안 36] 상습 절도·마약 처벌 강화안

950달러 이내의 물품을 절도한 행위 및 일부 마약 범죄 행위를 중범죄가 아닌 경범죄로 처벌하기로 한 주민발의안 47(2014년 통과)의 조항을 수정하는 주민발의안 36이 이번 11월 선거에 부쳐집니다. 미주중앙일보는 발의안 47 통과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한인 자영업자를 비롯한 LA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범죄가 줄어들지 않는 점 등을 고려, 주민발의안 36을 지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발의안 47 통과로 950달러 이하의 물품을 훔친 범죄와 경미한 마약 범죄는 경범죄로 처벌되어 왔습니다. 교도소 수용 인원이 기준보다 넘치고,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며 수감이 아닌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답이라는 게 발의안의 핵심입니다.   하지만 발의안 36은 950달러 이하의 물건을 여러 차례에 걸쳐 훔치는 범죄, 상습적 마약 범죄를 저지른 대상자들에게 경범죄가 아닌 중범죄 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발의안의 찬성자들은 상습 절도범과 마약 범죄자들을 징역형에 처하게 해야 자신의 행동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한다고 봅니다. 반대하는 이들은 이런 범죄자들을 가두는 것에 따른 예산이 막대하며 사회에서 격리될 경우 출소 후 나락에 빠져 더 큰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처벌이 아닌 갱생 기회를 줘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일부 언론은 발의안 47 때문에 마약 및 절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가주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떼절도 범죄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2028년 LA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겠느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공공정책연구소’가 8월 29일부터 9월 4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71%의 가주 주민이 발의안 36에 찬성, 26%가 반대하고 있습니다.   [후보평가위원회]  김영남 기자 [kim.youngnam@koreadaily.com]주민발의 지지 고려 주민발의안 주민발의안 36 마약 범죄자들

2024-10-06

셀러리로 덮어 마약 대량 운반...애틀랜타 사상 최대 규모

애틀랜타 마약단속국(DEA)은 클레이튼 카운티 마켓에서 멕시코 카르텔의 마약 약 2000파운드를 압수했다고 12일 밝혔다.   당국이 포레스트 파크에 있는 파머스 마켓에서 단속한 메스암페타민(필로폰류)은 300만 달러에 달하는 양이었으며, 동남부 전역에 공급될 예정이었다.   로버트 머피 DEA 특별 요원은 “이것은 애틀랜타 DEA에서 압수된 가장 많은 양의 메스이며, DEA 전체에서는 3번째로 많은 양”이라고 말했다. 머피 요원은 이어 “도매가가 300만 달러이지, 거리에서는 훨씬 더 비싸게 팔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EA는 멕시코 국경을 넘어오는 트랙터 트레일러에 관한 정보를 받고 단속에 나설 수 있었다. 트레일러 안에는 2380파운드의 마약이 셀러리(채소)에 덮여있었다. 이번 마약 단속으로 멕시코 국적의 지저스 마르티네즈 마르티네즈 용의자가 체포됐다.   DEA에 따르면 이렇게 규모가 큰 마약 압수는 대부분 국경이나 항구에서 일어난다. 조지아처럼 국경에서 떨어진 주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물다. 이에 대해 머피 요원은 “이 카르텔은 한 번에 이렇게 많은 양의 마약을 보냈다는 것은 자신이 있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농산물에 마약을 숨겨 밀수해오는 것은 흔한 수법이다. 특히 조지아는 동남부 지역의 농산물 집산지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포레스트 파크 파머스마켓이 쉬운 표적이 됐다는 것이 수사 당국의 설명이다.   또 마약에 의해 농산물이 오염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타일러 하퍼 조지아 농무부 커미셔너는 마약과 같이 운반된 농산물을 소비하는 소비자들도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농무부 산하 단속 부서를 지난해 다시 만들었다고 밝혔다. 윤지아 기자셀러리 카르텔 애틀랜타 마약단속국 카르텔 체포 마약 압수

2024-08-13

절도범이 남긴 황당한 메모…“미안, 마약 살 돈이 필요해서!”

샌퍼낸도 지역의 상점에서 절도 사건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절도범이 “미안, 마약 살 돈이 필요해서”라는 황당한 메모를 남기고 간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며칠 사이 샌퍼낸도에 위치한 식당 커피숍 등 최소 7곳의 업소가 털렸다. 한 커피숍에서는 도둑이 금전통을 통째로 들고 달아난 사건도 일어났다. 이 가게의 주인인 이사야 로사리오는 “계산대에 6달러밖에 없었지만 교체 비용만 1000달러가 들 것”이라며 불만을 호소했다.   커피숍 옆에 위치한 데리야키 매드니스라는 식당에는 7월 30일과 8월 1일 두 차례나 도둑이 들었다. 이 식당 보안 카메라에는 절도범이 유리창을 뚫고 들어와 금전통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카메라에는 남성 절도범이 현장에서 달아나기 전 메모를 쓰는 모습도 담겼다.    다음날 식당 주인이 확인한 메모에는 "미안, 마약 살 돈이 필요해서”라고 쓰여 있었다. 절도범은 메모에 “다신 안 올게”라고도 적었다.     해당 지역 점주들은 2일 오전 샌퍼낸도 경찰서장과의 면담이 계획돼 있으며 지역 내 유사 범죄 단절을 위한 수사당국의 협조를 촉구할 방침이다. 온라인 뉴스팀식당 범인 쪽지 마약 샌퍼낸도

2024-08-02

퍼거슨 교수 “현재 미국 상황, 소련 붕괴 때와 흡사”

하버드대학의 역사학 교수 등으로 활동한 미국의 저명한 학자 니얼 퍼거슨은 최근 언론사 ‘더 프리 프레스’의 기고문을 통해 현재의 미국 상황이 붕괴 직전의 소련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스탠퍼드대학 후버 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둠 재앙의 정치학’, ‘키신저 평전’ 등 베스트셀러 작가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현재 우리는 모두 소련인과 같다(We’re All Soviets Now)’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미국을 “영구적 적자와 비대해진 군대를 가진 국가”라고 지적하며 “엘리트층이 밀어붙이는 거짓 이념과 일반 국민들의 열악한 건강, 노쇠한 지도자라는 문제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했다. 현재 상황이 소련 붕괴 당시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의 핵심이다.     그는 현재 미국은 ‘신(新) 냉전’에 직면해있다며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중국이 미국의 라이벌로 급부상했다고 했다. 이념적 라이벌일 뿐만 아니라 인공 지능과 양자 컴퓨터 분야 등에서 미국과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소련 붕괴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소개하며 지금의 미국 상황과 비교하는 분석을 이어갔다. 그는 “스탈린이 구축하고 후대에 물려준 경제 체제는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개혁을 시도하자마자 무너졌다”고 했다. 그는 “소련 체제는 자원을 낭비했고 의료 시스템은 낡은 병원 시설과 장비 부족으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지독한 가난과 굶주림, 아동 노동이 만연한 사회였다”고 했다.     퍼거슨 교수는 소련 말기 영아 사망률은 1000명당 25명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1년 기준 미국의 수치는 5.4명이지만 미시시피 등 시골 지역 미혼모 통계를 보면 1000명당 13명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무분별한 예산 낭비에도 생산성 개선 안 돼”   그는 소련 붕괴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무분별한 예산 낭비였다고도 했다. 그런데 미국 의회 예산국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재정 적자가 당분간 국내총생산(GDP)의 5%를 뛰어넘고 2054년에는 8.5%까지 증가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 혁신으로 생산성이 늘어나야 하지만 미국의 비농업 부문 연평균 생산성 증가율은 2007년 이후 1.5%에 머물러 있고 이는 암울했던 1970년대보다 조금 나아진 수준이라고 했다.     퍼거슨 교수는 로저 위커 상원의원(공화·미시시피)이 발표한 자료를 인용, 미국 국방 예산이 잘못 사용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과거 소련 지도자들이 자국 군대가 가장 강력하다고 강조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하지만 실체는 그렇지 않았다”며 “소련군은 10년간 이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도 승리하지 못했었다”고 했다.     퍼거슨 교수는 서류상으로만 보면 미국의 국방 예산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모든 회원국의 국방 예산을 합친 것보다 더 많지만 예산이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위커 의원을 인용, “미군은 현대식 장비가 부족하고, 훈련 및 유지보수 자금이 부족하다”며 “장비 역시 너무 열악한 상황”이라고 했다.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이 공격적으로 구축해 온 ‘반(反)민주주의 연합에 대항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노쇠한 정치 지도자와 팽배한 냉소주의     퍼거슨 교수는 현재의 미국과 소련 붕괴 당시의 상황에서 발견되는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유사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유리 안드로포프, 콘스탄틴 체르넨코의 노쇠함으로 대표되는 노령자의 리더십은 소련 후기 리더십의 특징 중 하나였다고 했다.    브레즈네프는 1982년 사망 당시 75세였고 안드로포프는 브레즈네프의 뒤를 이을 때 겨우 68세였지만 취임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신부전으로 쓰러졌다고 했다. 체르넨코는 집권 당시 72세였다. 그는 이미 폐기종, 심부전, 기관지염, 늑막염, 폐렴으로 고생하는 상황에서 지도자가 됐다.     퍼거슨 교수는 조 바이든(81세)과 도널드 트럼프(78세) 역시 노쇠한 정치인들이라고 지적했다(편집자 注: 해당 기고문은 바이든 사퇴 전에 게재됐다). 바이든은 두 히스패닉계 내각 장관인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와 자비에 베세라를 구분하지 못했고 트럼프는 니키 헤일리와 낸시 펠로시를 혼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퍼거슨 교수는 소련 붕괴 당시 또 다른 특징은 거의 모든 제도에 대한 대중의 냉소주의였다고 했다. 그는 고르바초프의 ‘글라스노스트(개방)’정책에 따라 소련 시민들은 언론의 자유를 맛볼 수 있게 됐다며 시민들은 냉소주의에 빠져 있었다고 했다. 그는 1988년 7월까지 모스코브스키 노보스티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인용, “44%의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사회가 ‘불공정한 사회’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실시된 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의 상황도 비슷하다고 했다. 대법원, 은행, 공립학교, 대통령직, 대형 기술 기업 등에 대한 신뢰도를 가진 대중의 비율은 25%에서 27% 수준이라는 것이다. 언론, 형사 사법 제도, 대기업, 의회에 대한 신뢰도는 20% 미만이며 의회만을 놓고 보면 8%에 불과하다고 했다. 주요 기관에 대한 평균 신뢰도는 1979년에 비해 약 절반 수준인 상황이다.     “마약·알코올 남용 등 사회 병리 현상 확산”    퍼거슨 교수는 미국 내에서 급증하고 있는 알코올 및 마약 중독 등과 관련된 이른바 ‘절망사(deaths of despair)’ 역시 큰 문제라고 했다. 2022년 기준으로 펜타닐 오남용으로 사망한 미국인의 수가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숨진 사람보다 더 많았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선진국과는 달리 미국인의 기대 수명 역시 지난 10년 사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했다. 약물 과다 복용, 알코올 남용,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가 크게 늘고 비만 등과 관련한 질병이 증가한 것이 큰 원인이라고 했다. 1990년부터 2017년 사이 노동 연령 인구(25~64세) 중 약물과 알코올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130만 명이 넘는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자살로 사망한 사람의 수는 57만여 명에 달했다고 한다.     퍼거슨 교수는 이런 상황을 보며 소련 붕괴 직전의 상황이 떠올랐다고 했다. 20세기 후반 당시 모든 서방 국가에서 남성의 기대 수명이 늘어났지만 소련에서는 크게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한다. 35세에서 44세 사이 러시아 남성의 사망률은 1989년부터 1994년 사이 두 배 이상 늘기도 했다. 음주와 흡연이 큰 문제였는데 담배와 술 가격이 매우 쌌던 것이 원인 중 하나였다고 한다.     실제로 1990년부터 2004년 사이 시베리아에서 실시한 2만 5000건의 부검 결과를 분석한 결과,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성인 남성 사망자의 21%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사망에 이르게 할 수준이었다고 한다. 퍼거슨 교수는 2001년 기준 러시아 성인 남성 사망자의 사인 중 26%가 흡연과 관련 있었다고 했다. 1994년 러시아의 50~54세 남성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140명에 달했는데 미국의 2015년 기준 45~54세 비(非)히스패닉계 미국인 남성의 자살률 역시 10만 명 기준 39.2명으로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퍼거슨 교수는 이런 통계를 소개하며, “미국 내 절망사의 상황이 20년에서 40년 전 러시아에서 벌어진 일과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퍼거슨 교수는 소련 붕괴 당시와 미국의 의료 시스템이 표면적으로는 다르게 보이지만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련의 의료 시스템은 자원이 부족했던 반면 미국의 문제는 지출되는 비용에 비해 결과가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소련이나 미국 모두 기득권층만 이익을 보는 의료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이다.     퍼거슨은 미국의 국방 정책도 비판했다. 현재 미국의 외교 정책은 직접 개입해 다른 국가의 방어를 돕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무기를 제공하지도 않으면서 남들로 하여금 미국의 적들과 싸우도록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미국이 다른 국가를 지켜줄 것이라고 오판하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그리고 대만 등이 월남과 아프가니스탄의 전철을 밟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했다.     “특권계층과 일반 시민 사이의 괴리감 확대”    퍼거슨 교수는 미국 내 엘리트층과 일반 시민들 사이의 인식 격차 역시 너무 큰 상황이라고 했다.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은 최근 연 소득 15만 달러 이상의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학교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진행했다.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가스, 육류, 전기의 배급제를 도입하는 것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이들 엘리트층의 89%는 찬성한다고 밝힌 반면 일반인은 28%에 그쳤다.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500달러의 세금 등을 지불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엘리트층의 75%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일반인들의 수치는 25%에 불과했다. ‘미국이 개인의 자유를 너무 많이 보장하는가’라는 문항에서 엘리트층의 절반 이상이 ‘그렇다’고 답했고 일반인은 15%만이 그렇다고 했다. 엘리트층의 88%는 개인의 재정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했고 일반인의 20%만이 그렇다고 했다.     퍼거슨 교수는 미국의 법치제도가 야당 지도자를 탄압하는 등의 방식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소련식 정의 구현’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중국의 부상에 대해서도 미국이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시진핑은 소련과 같은 운명을 피해야 한다는 교훈을 잘 이해했고 이에 맞게 중국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 퍼거슨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중국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섬(대만)을 봉쇄하고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는 위험”에 대한 준비가 돼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1962년 쿠바 미사일 사태와 비교하면 상황이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며 바이든이나 트럼프가 흐루쇼프가 되고 시진핑이 존 F. 케네디가 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고 했다.     퍼거슨 교수는 “우리가 소련처럼 타락하고 현재 펼쳐지는 신냉전에서 이기는 것을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는 “나는 아직 신냉전에서 패배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며 “일당(一黨) 체제하의 중국에서 벌어지는 경제적, 인구학적, 사회적 병리 현상이 궁극적으로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을 파멸시킬 것이란 희망이 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절망으로 인한 미국 내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엘리트층과 일반시민 사이의 격차가 커질수록 미국 내 병리 현상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로 글을 마쳤다. 김영남 기자 [kim.youngnam@koreadaily.com]미국 소련 붕괴 소련 체제 니얼 퍼거슨 스탈린 고르바초프 마약 펜타닐 사망률 자살률 절망사 구소련 냉소주의 트럼프 바이든

2024-07-30

한인 범죄기록 말소 지원 8월에 또 개최

미국 내 범죄 기록을 비공개 처리하는 2차 행사가 LA한인회에서 열린다.     LA한인회·남가주한인변호사협회(KABA)·LA카운티관선변호실은 8월 29일 오전 10시 LA한인회관에서 범죄기록 말소 두 번째 지원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범죄기록 말소(Criminal Record Clearing)는 체포 등 경찰기록과 처벌(벌금, 징역) 등 법정기록을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도록 하는 절차다. 관련 법적 처벌을 완료한 사람의 사회생활을 돕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다.     LA한인회 측은 “신청인이 해당 범죄 이후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고, 이전과 다른 삶을 살아왔는지와 범죄기록 말소 후 어떻게 살아갈지 진술서를 작성해 법원에 청원할 수 있다”며 “음주운전, 폭행, 가정폭력, 벌금 등 법정 기록 비공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단 성범죄, 마약, 살인 등 중범죄 기록은 해당하지 않는다.     범죄기록 말소 지원행사 신청 자격은 저소득층으로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이 없고, 영장 등이 발부되지 않은 상태이여야 하고, 집행유예 또는 가석방 상태가 아니어야 한다. 행사 당일 본인 신분증(ID, 운전면허증)과 판결문 등 케이스 번호가 적힌 법정 서류를 지참해야 한다.     한편 지난 11일 진행한 범죄기록 말소 첫 번째 행사에는 한인 30명 이상이 문의했다. LA한인회 측은 “추가 문의가 계속돼 두 번째 행사를 마련했다. 신청 및 문의(info@kafla.org, 323-732-0700)를 미리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범죄기록 행사 범죄기록 말소 중범죄 기록 성범죄 마약

2024-07-15

[맥아더공원 르포] 재단장 보다 마약·노숙자 해결이 먼저

LA한인타운 인근의 ‘맥아더 공원’은 생기를 잃은 지 오래다. 길거리에 나뒹구는 베이프, 주사 바늘, 초점 잃은 눈빛의 노숙자들은 이곳의 실상을 암묵적으로 대변한다.     지난 9일 캐런 배스 LA시장 등이 이곳을 바꿔놓겠다고 공언했다. 300만 달러를 들여 이곳을 재단장하겠다는 ‘맥아더 공원 재연결(Reconnecting MacArthur Park)’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본지 7월10일자 A-3면〉   관련기사 [LA시 재단장 프로젝트 공개] 맥아더공원에 300만불 투입…효과는 글쎄 지금 맥아더 공원의 사람들은 재단장을 반신반의한다. 이곳이 다시 생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정책의 실효성을 거두려면 시 정부는 적나라한 현실부터 직시해야 한다. 변화는 그 지점에서부터 시작된다. 프로젝트 계획 발표 다음 날인 10일 직접 현장을 찾아가 맥아더 공원의 이면을 들여다봤다.   10일 오전 11시, 맥아더 공원 옆 윌셔 불러바드와 알바라도 스트리트 인근에 차를 댔다.   카메라를 꺼내자마자 여기저기서 욕설이 귓가를 때린다. 욕설을 내뱉는 이들의 눈빛은 초점이 없다. 정신 질환을 앓는 노숙자이거나 마약에 취한 것이 틀림없다.   조금이라도 그늘이 드리운 곳에는 어김없이 노숙자가 있다. 윌셔길 주변에만 50여명 정도가 맨바닥에 누워있다.     조심스레 공원 내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여섯명이 무리를 이루고 있다. 손에는 저마다 담배처럼 생긴 긴 모양의 은박지를 들고 있다. 주변에는 부탄가스, 라이터 등이 널브러져 있다. 그중 한명은 허리를 구부린 채 경직된 자세로 움직이지 않는다.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때문이다.   이곳의 현실은 되돌이표다. 지난 2021년 당시 길 세디요 시의원도 150만 달러를 투입, 공원 보수 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인 바 있다. 효과는 미미했다.   시 정부가 고용한 용역 업체 직원 마퀴스(29)는 현재 공원 앞 4칸짜리 임시 화장실 청소를 담당하고 있다. 마퀴스는 “2021년에도 이곳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도대체 무엇이 변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마약에 취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잔디 조금 교체하고 쥐 없어진 것밖에는 체감되는 게 없다”며 “보다시피 이곳의 상황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맥아더 장군의 이름을 딴 이곳은 한인사회도 유대감을 갖는 곳이다. 지난 2017년 한인들이 공원 내 맥아더 장군 동상 주변으로 무궁화 나무 50그루를 심었다.   무궁화봉사회 회원 10여명은 매달 둘째 주, 넷째 주 토요일마다 이곳에 나와 무궁화를 관리했었다. 요즘은 시 정부로부터 당분간 관리를 중단해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기한은 없다.   이 단체 장응용 전 회장은 “이곳이 얼마 전부터 마약 단속 지역으로 지정됐고, 너무 위험해지다 보니 이제는 대낮에 가도 겁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주변 도로부터 개선한다는데 가장 시급하고 최우선 해결 과제로 삼아야 할 건 그 부분이 아니라 노숙자와 마약”이라고 꼬집었다.   공원을 걷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바닥엔 주사 바늘, 콘돔 등이 그대로 버려져 있다.   공원 주변의 노점상들을 지나 바로 옆 작은 골목으로 향했다. 알바라도 스트리트와 웨스트레이크 애비뉴 사이다. 공식적인 길 이름도 없다. 암암리에 ‘LA 좀비 골목’으로만 불린다. 이곳엔 펜타닐 중독자들이 몰려있다.   골목으로 들어서자마자 인분, 쓰레기 등의 냄새가 뒤섞인 악취가 마구 코를 찌른다. 대략 30명 정도다. 대부분 펜타닐 중독 탓에 구부정한 자세로 멈춰있다. 기괴한 소리를 내며 좀비처럼 걷는 마약 중독자가 눈에 띈다. 야구 배트를 들고 노려보는 노숙자도 있다.   이 골목 인근에서 20년간 치킨집을 운영해온 데이비드 김 사장은 “공원 재단장은 정부의 전시 행정일 뿐 효과가 없는 일”이라며 “2021년에 재단장을 한 뒤 오히려 마약 중독자와 노숙자가 몰리면서 치안만 더 나빠졌다”고 하소연했다.   공원 내 놀이터는 의미가 무색하다. 낮인데도 아이들이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서 강아지와 산책을 하던 백인 여성 브릿제(37)는 7가 인근에서 예술 관련 비영리단체를 운영 중이다.   그는 “공원과 주변 지역을 좋게 만든다고 사람들이 오는 게 아니다”라며 “시정부는 그 돈으로 태스크포스부터 구성해서 마약, 노숙자 같은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고 안전한 공원부터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맥아더공원은 멀리서 보면 평화롭지만, 가까이서 보면 암울하다. 주민들은 그 괴리를 좁힐 수 있는 변화를 원하고 있다.   ━       ☞맥아더 공원은   LA도심 속에서 인간에게 자연을 선사하는 공간이다. 할리우드의 황금기가 시작됐던 1920년대부터 LA시민들의 쉼터로 자리매김했다. 주변의 극장, 호텔, 식당 등과 함께 LA에 생기를 불어넣었던 공원이다. 앤젤리노들의 ‘정신(soul)’이 깃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리처드 해리스가 불렀던 ‘맥아더 파크’는 1968년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전국적으로도 명성을 얻은 계기였다. LA역사 문화 유적 100호로 지정(1972년)된 것도 이때쯤이다. 맥아더공원이 어그러진 건 70년대 중반부터다. 갱단 간 알력 등으로 슬럼화되면서 쉼터는 어느새 마약, 매춘 등 범죄의 온상이 됐다. 맥아더 공원은 그렇게 시들어갔다. 이곳에 다시 생기가 돌면 LA도 숨을 쉴 수 있다. 정윤재·최준호 기자맥아더 공원 좀비 마약 펜타닐 LA 로스앤젤레스 앤젤리노 미주중앙일보 캐런 배스 마약 노숙자 르포

2024-07-10

미국 이민·유학생에 도움, 마약 예방교육 서적 출간

“한국은 더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닙니다. 우리도 마약에 대해 알고 공부해서 예방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온 형제가 쓴 책 ‘35분 완전무장: 대한민국 마약 시대 행동요령’이 화제다. 화랑청소년재단 글로벌 의장인 유진(17)군과 그의 동생 유준(15)군은 한국에서 오는 이민자나 유학생들을 위해 마약 관련 정보 및 예방 교육 내용을 담은 책을 지난 5월 출간했다.   현재 한국에서 세인트폴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유진 군은 “2년 전 샌프란시스코를 갔는데, 길바닥에 주사기가 나뒹굴고 마약에 취한 사람들이 널브러져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한국에 와서 마약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데 일반인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들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무엇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집필 계기를 전했다.   또 단 35분이면 책 한 권을 읽고 마약에 대한 무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지은 책 제목이라고 덧붙였다.   유 형제는 스탠퍼드 의대의 마약 관련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기도 하고 연방 마약국(DEA) 자료들을 한국어로 번역하며 10개월에 걸쳐 책을 집필했다.   유진 군은 “자료를 조사하며 한국이 더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란 사실을 알았다. 이미 기준치가 넘어간 지 오래였다”며 “하지만 한국 사람들에게 마약은 아직도 낯선 존재다.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채 이민이나 유학을 떠나는 한국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에 재학 중인 동생 유준 군은 책을 쓰면서 “마약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사진 자료가 많이 필요했는데 저작권이 걸려있거나 저작권료가 너무 비싸서 사용하지 못하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고 전하기도 했다.   유 형제가 쓴 ‘35분 완전무장’은 현재  한국 대형 서점에 입점하여있으며 조만간 아마존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화랑청소년재단에서 활동한 지 각각 4년, 3년 차라는 유진과유준 군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화랑을 통해 성장한 것 같다고 전했다. 유진 군은 지난 6월 전 세계에 있는 화랑 지부들을 아우르는 글로벌 의장으로 선출되어 최근 화랑 갈라 참석차 LA를 방문했다.   유진 군은 미국 명문대 진학과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고 있으며 동생인 유준 군은 아버지에 이어 의사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유진 군은 “우리가 가진 능력과 재능을 활용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장수아 기자게시판 한국인 마약 이민 유학 마약 청정국 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

2024-07-02

맥아더공원 마약 중독자에 300만불 투입…재활·주거·치료 등에 사용

한인타운 인근인 맥아더 공원 내 마약 중독자들을 위해 300만 달러가 투입된다.     LA시는 해당 지역 0,5마일 인근에 팬타닐 등 마약중독자들이 밀집해 있다는 통계를 근거로 재활, 주거, 치료 등을 위해 해당 재정을 투입한다고 26일 밝혔다.     실제 인근 지역 골목과 공원 잔디에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투약이 이뤄지고 중독자들이 오가고 있으며, 일부 환각에 빠진 환자들이 강절도와 폭행 사건에 연루되고 있어 경찰 출동이 빈번하다.     LA 소방국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는 마약 과다 복용을 이유로 하루 평균 20여 차례 소방관들이 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역을 관할해온 유니세스 헤르난데스 시의원(1지구)은 “기본적으로 해당 지역 내 주민과 환자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중독자들이 실제로 방문하고 진료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소부터 마련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7가와 윌셔길 사이 알바라도길 선상의 메트로역에는 하루 유동인구가 2만2000여 명에 달하고 중독과 관련이 없는 시민들에게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재정 투입의 배경이 됐다는 것이 시정부의 설명이다.   한편 해당 재정투입안은 시의회에서 11대 1로 통과됐으며 모니카 로드리게스 의원(7지구)만 유일하게 반대했다. 그는 반대 의견을 통해 “투입 재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으며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맥아더공원 중독자 맥아더공원 마약 마약 중독자들 해당 재정투입안

2024-06-27

“LA공항, 세계 마약 밀매에 중심지”…마약 단속 기관 사실상 없어

매년 800만명이 이용하는 LA국제공항(LAX)에서 마약 밀반입을 실질적으로 단속하고 있는 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ABC7 탐사보도팀은 치안기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LAX가 세계 마약 밀매에 중심지라고 지난 4일 보도했다.     플로리다주 포크 카운티 그래디 서드 셰리프 국장은 “한번은 마약이 담긴 여행 가방 6개가 올랜도로 밀반입됐다”며 “그들은 여행 가방에 속옷 한 켤레도 넣지 않았지만 걸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4년 전 당시 다수의 지역 및 연방 기관과 공조해 수십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서드 국장은 “LAX에서 잡히지 않기는 너무 쉽다. 마약이 쏟아져 나온다. 밀수범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마약을 실은 개인 비행기가 비밀 착륙 지점으로 날아가는 것을 보는 것도 옛날 일이 됐다고 전했다.     문제는 책임 기관 부재에서부터 비롯된다.     먼저 미국 교통안전청(TSA)은 모든 승객의 가방을 검사할 책임이 있지만, 마약을 찾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TSA 보안책임자 제이슨 팬타지스는 “우리 검색 권한은 매우 좁다”며 “무기나 소이탄, 폭발물을 검색하지 마약을 검색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법 집행관이 아니라 교통보안관이다”라고 말했다.   TSA는 X-레이 기계를 사용해 기내 반입 수하물을 검사하지만, 폭발물만 탐지할 뿐 마약까지 잡아내진 못한다.     반면 LAX 경찰국은 가방 검사는 TSA의 몫이라고 전했다. 세실 람보 LAX 경찰국장은 공항에서 발생한 마약 밀매를 수사할 뿐 가방 검사의 책임은 없다고 설명했다.     공항 마약 밀수를 단속하는 연방 마약단속국(DEA) 역시 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가방 검사는 당국의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연방 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도 마찬가지로 제한된 법 집행 권한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ABC7 탐사보도팀은 “LAX를 통해 마약이 이동하는 것을 실제로 누가 막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며 “각 기관은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가방에서 마약을 검색하는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마약 중심지 세계 마약 검사 기관 마약 밀반입

2024-06-05

'죽음의 마약' 펜타닐, 작년 1억1500만개 압류

'죽음의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이 미국 내에서 성행함에 따라 마약단속국(DEA)에 압류된 펜타닐 양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의회전문 매체 더힐(The Hill)이 DEA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지난해 DEA가 압수한 펜타닐 알약은 1억150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7년에만 해도 펜타닐 압류량이 약 5만개 수준이었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셈이다.     노라 볼코우 국립약물남용연구소 국장은 "펜타닐이 다른 약으로 위장돼 빠른 속도로 전국에 퍼지고 있다"며 "총 거래 건수도 엄청난 상황이라 매우 우려된다"고 전했다.   볼코우 국장은 펜타닐이 함유된 알약이 미국 거주자들에게 도달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온라인 쇼핑이라고 전했다. 통증이 있지만 의사가 아편성 진통제(오피오이드)를 처방하지는 않는 수준의 질병이 있는 경우, 환자들은 다른 진통제를 온라인에서 구매하곤 하는데 여기에 펜타닐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모르고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65~74세 노인 중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펜타닐 약물을 처음부터 찾았던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DEA는 미국으로 밀수되는 펜타닐의 주요 공급원으로 중국을 지목하고 있다.   2023년에는 플로리다주에서 펜타닐 적발 건수가 가장 많았고, 애리조나주와 캘리포니아주가 그 뒤를 이었다. 지역적으로는 서부 지역에서 압수된 알약이 압류량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북동부 지역은 적은 편이었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펜타닐 죽음 펜타닐 압류량 마약 펜타닐 펜타닐 알약

2024-05-13

마약 중독치료 시설 허가 빨라진다...15~45일내 승인심사

조지아주에서 혐오시설로 낙인찍혔던 약물 중독 치료센터 건립 절차가 간소화된다.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6일 약물 치료센터의 조닝(용도) 변경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개정법안(HB 1073)에 서명했다. 기존 도시계획법은 약물 치료 및 재활센터의 설립 계획안이 제출될 경우, 6~9개월내 여론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할 것을 의무화했는데, 개정안에서는 이 조항이 삭제됐다.   기존 법규에 따르면 지역 정부는 주민들에게 공청회 개최 일정을 미리 알리고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약물 중독 재활시설의 입소자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감안, 공청회 개최를 의무화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약물 치료센터 시설은 계획서 제출부터 설립에 이르기까지 수 개월 이상이 소요됐다.   기존 법규는 또 약물 중독자들의 치료받을 권리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연방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메리 마가렛 올리브 하원의원(민주·디케이터)은 "마약 치료센터의 건립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조항"이라고 비판했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약물 오남용으로부터 회복 중인 이들은 장애인법(ADA)의 보호를 받는다"며 "건축 허가와 조닝 변경 과정에서 장애인을 차별하는 법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개정된 법에서는 조닝 규제 조항이 삭제돼 약물 중독 치료센터는 다른 시설과 동일하게 15~45일 안에 승인 심사를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치료센터 건립이 무산됐던 귀넷 카운티 대큘라, 홀 카운티의 게인즈빌 등에 약물 중독 치료센터가 다시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   미국중독센터(AAC)에 따르면 현재 조지아주 전역에 설립된 알코올 및 약물 중독 치료센터는 348곳이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혐오시설 치료센터 약물 치료센터 약물 중독자들 마약 치료센터

2024-05-09

펜타닐·각성제 남용 급증…헤로인·천연성 마약 감소

가주를 비롯해 전국에서 약물 남용 트렌드가 바뀌면서 이에 따른 사망 추이도 달라졌다.     펜타닐 유행과 더불어 코카인, 메탐페타민 등 각성제 종류의 약물 남용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노숙자들의 각성제 남용이 증가함에 따라 가주 노숙자 문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7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7월부터 2023년 7월까지 1년간 마약에 의한 미국 전체 사망률은 2.3% 상승했다. 동일 기간 동안 약물 별 사망률에서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헤로인과 천연성 마약은 각각 33.7%, 12.8% 감소했다. 반면, 펜타닐 등 합성 마약과 각성제는 각각 5.7%, 6.4% 증가했다. 또, 코카인의 경우 무려 12.2%나 상승했다.     이와 비슷하게 가주 내 각성제에 의한 사망률은 3년간 2배 이상 상승했다. 가주 공공보건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각성제에 의한 사망자 수는 2875명으로 나타났고 그 중 571명이 LA카운티에서 사망했다. 2022년에는 이보다 102.8%나 상승해 5833명이 각성제에 의해 사망했다. 그 중 1361명이 LA카운티에서 숨졌다.     한편, 이러한 약물 남용 상승세가 가주 노숙자 문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7일 LA데일리뉴스에 따르면 노숙자들이 밤 사이 길거리에서 발생하는 범죄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밤에 깨어있고자 메탐페타민과 같은 각성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범죄에 취약한 여성 피해자들이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경준 기자펜타닐 각성제 각성제 남용 천연성 마약 각성제 종류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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