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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 누가 죽였나, 법정으로…양씨 부모, LAPD 등 소송 제기

LA경찰국(LAPD) 경관에 의해 피살된 양용씨 사건이 법정으로 가게 됐다.   숨진 양씨의 부모인 양민씨와 양명숙씨는 LAPD를 비롯한 LA시정부, LA카운티정부, 카운티 정신건강국(DMH) 등을 상대로 LA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대상에는 양씨에게 총격을 가한 안드레스 로페즈 경관, 현장을 지휘했던 루발카바 서전트, 911에 가장 먼저 경관 출동을 요청한 윤수태 DMH 클리니션도 포함됐다. 소장은 지난 24일 접수됐고, 원고 측은 배심원 재판을 요구하고 있다.   원고 측(담당 변호인 브라이언 패니쉬·애덤 쉐아·라이언 케이시·니콜라스 요카)은 이들을 상대로 ▶과실에 의한 사망 ▶폭행 ▶신체적 가해 ▶폭력, 위협, 강압 등에서 개인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베인법(Bane Act) 위반 ▶(정신 건강 관련) 과실에 의한 사망 등 5가지 위법 행위를 제기했다. 또한, 피고들을 상대로 징벌적 손해 및 변호사 비용 등을 포함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소장에는 ▶LAPD와 DMH의 정신질환자 대응 실패 ▶부적절한 무력 사용 ▶LA시·카운티의 제도적 문제 등 크게 3가지가 중점적으로 언급됐다.   특히 DMH 윤수태 클리니션에게는 사망을 초래한 과실 혐의가 제기됐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당일 현장에 있던 윤 클리니션에 대해 “그는 정책과 절차를 따르지 않았고, 오히려 공격적인 방식으로 양용을 대하며 그를 더욱 혼란스럽고 격앙된 상태로 만들었다”며 “이는 양씨의 사망 원인이 되었거나 (사건이 발생하도록)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윤씨가 양씨와 대화를 나눈 시간은 3분도 채 되지 않았고, 곧바로 911에 전화를 걸어 경찰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LAPD에도 과실 혐의를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로페즈 경관과 루발카바 서전트는 사전 대화를 통해 양씨의 정신 상태를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루발카바 서전트는 양씨를 이해하거나 상황을 설명하기보다 “당신은 선택권이 없다”고 말했고, 부하 경관들에게는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당시 현장에는 7~9명의 경관이 있었지만 양씨는 혼자였다. 양씨가 칼을 들고 있었지만 공격하려는 시도는 없었음에도 로페즈 경관은 5초 만에 3발의 총을 발사했다.   원고 측은 40mm 비살상 발사기를 든 경관이 문을 연 경관 바로 뒤에 있었음에도 치명적인 무력이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총격 후 현장에 구급차가 있었으나 양씨에게 긴급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원고 측은 소장을 통해 “LAPD가 정신질환자와의 접촉 및 관련 사건 대응에 관한 자체 정책과 절차를 위반했다”며 “양씨를 제압할 긴급한 상황은 없었으며 비살상 무기가 있었음에도 사용하지 않았다. LAPD 경관들의 방식은 부주의하고 무모했다”고 전했다.   또한, 출동한 경관들이 부실한 교육을 받고 적절한 방식으로 고용, 감독, 징계 등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LA시와 LAPD에게 책임을 물었다.   로페즈 경관은 과거에도 정신질환자에게 총격을 가한 전력이 있었으며, 이러한 모든 요소가 양씨의 사망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베인법(캘리포니아 민법 제52.1조)을 위반한 점도 지적했다.   원고 측은 양씨가 정신질환으로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경관들은 의도적으로 그를 제압하기 위해 강제적으로 폭력을 행사했으며, 이는 베인법에 따른 권리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로페즈 경관과 루발카바 서전트의 행동은 고의적이고 악의적이었다”며 “양씨를 괴롭히고 억압하려는 목적이었으며, 이는 피해자의 안전과 시민권을 무시한 무모한 행위였다”고 비난했다.   양민씨는 26일 본지에 “소송 과정에서 증거개시 절차를 통해 이전에는 확인할 수 없었던 정보나 증거가 공개되길 기대한다”며 “긴 싸움이 예상되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양용 법정 로페즈 경관 정신질환자 대응 원고 측은

2024-09-26

양용씨에 발포한 경관은 총격 전력자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한인 남성 양용씨를 총격 살해〈본지 5월 3일자 A-1면〉한 경관의 신원이 밝혀진 가운데, 해당 경관은 불과 3년 전에도 정신질환자에 총격을 가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LA경찰국(LAPD)이 지난 9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양용씨를 총격 사살한 경관은 올림픽 경찰서 소속 안드레스 로페즈(Andres Lopez·시리얼 넘버 43137·사진) 경관이다. 이날 당국은 도미니크 최 국장이 지난 2일 경찰 총격으로 숨진 양용씨 사건에 연루된 경관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채용된 로페즈 경관은 올해 7년 차로, 현재 2급 경관(Police Officer II)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페즈 경관은 3년 전인 지난 2021년 3월 23일에도 정신질환이 있던 용의자에게 총을 발포해 검찰 수사를 받은 적이 있다.     LAPD가 당시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올림픽 경찰서 정문 밖에서 시민을 돕고 있던 한 경관은 한 흑인 남성이 총으로 보이는 물건을 갖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지원을 요청했다.     순찰차를 타고 경찰서에 도착한 로페즈 경관은 용의자에게 총을 내려놓을 것을 명령했다.     그때 용의자는 손가락으로 본인의 머리를 가리키며 “그들은 내 머리에 있다. 그들이 내 머리를 다치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당시 다른 경관은 “그것(총)이 네 손에 있으면 우리가 도와줄 수 없다”고 말했지만, 용의자는 “나를 쏴라”고 말했다.     곧이어 이 용의자는 경관들을 향해 총구를 겨눴고 그 순간 로페즈 경관은 총을 발포했다.     용의자는 하반신에 총상을 입고 지역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으며 목숨은 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나키에아 브라운(35)으로 신원이 밝혀진 이 용의자가 갖고 있던 총은 ‘모조 총기’로 밝혀졌다. 특히 용의자는 사건 이전에도 정신질환 문제로 LAPD의 정신평가부서(Mental Evaluation Unit) 및 다른 외부 기관과 수차례 접촉한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사건을 수사한 LA카운티 검찰은 지난해 10월 보고서를 통해 로페즈가 자신 및 타인을 방어하기 위한 정당방위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의 발표와 별개로 로페즈 경관은 그 뒤로 강등 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총격 사건 당시 서전트 바로 아래 계급인 3급 경관(Police Officer III)이었지만 지난 9일 발표된 바에 따르면 현재는 2급 경관으로 근무 중이다.     당시 총격 사건이 LAPD 내부적인 행정 조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LAPD에서 강등 조치는 위법 행위, 실적 부진, 부서 정책 혹은 절차 위반, 승진 요건 미충족 등 다양한 요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는 이에 대해 11일 올림픽 경찰서 에런 폰세 경찰서장에게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전력자 경관 로페즈 경관 경찰 총격 총격 살해

2024-05-12

시의회, ‘성역도시’ 유지 주민투표 추진

시카고 시는 ‘성역도시’(sanctuary city) 방침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시카고 시의회가 내년 3월 실시될 프라이머리 선거에서 시카고 시의 ‘성역도시’ 유지 여부를 주민들에게 묻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5명의 시의원들은 2일 시의회에 특별회기를 요청, ‘시카고가 ‘성역도시’ 방침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를 두고 유권자들의 뜻을 확인하는 투표를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해당 5명의 시의원 중 한 명인 15지구 시의원 레이 로페즈는 “2만명이 넘는 불법입국 망명신청자들을 관리하고 이들을 위해 올해만 2억5500만 달러의 예산을 사용할 것이라면 당연히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하고 주민들이 목소리를 낼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985년부터 ‘성역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시카고 시에 대해 로페즈 시의원은 “지금까지 ‘성역도시’를 내세운 것은 박애주의의 일부로, 현실적인 부분보다 의미에 더 큰 뜻을 뒀다”며 “하지만 지난 13개월 사이 ‘성역도시’의 의미가 크게 바뀌면서 모두에게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고 시카고는 다시 한번 이에 대해 고려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고 설명했다.     시카고에는 현재 2만 명에 가까운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가 있으며 이 가운데 2000여 명은 경찰서와 공항에서 지내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브랜든 존슨 시장은 “시카고는 그들을 수용할 한계가 지났다. 주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 시는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다양한 장소를 물색 중이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높다.     시카고 시의 ‘성역도시’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주민투표는 시의회서 통과되면 내년 3월 실시될 예정이다.   Kevin Rho 기자성역도시 주민투표 유지 주민투표 시카고 시의회 로페즈 시의원

2023-11-02

기자·경찰·공무원 거쳐 방송 진행자로

걸어온 삶 자체가 다양성과 포용성을 담아낸다.   이러한 배경이 한인 여성을 TV쇼 진행자의 자리로 이끌었다.   온라인 뉴스 매체 패치닷컴은 현재 라구나힐스, 다나포인트 지역 등의 수도 시스템을 관리하는 몰턴니구엘수도국 최고경영자(CEO)인 한인 준 김 로페즈씨가 오렌지카운티 지역 비영리 방송사인 ‘OC월드’의 프로듀서이자 진행자로 선임됐다고 14일 보도했다.   김 로페즈씨의 이력은 화려하다. 신문 기자, 공무원, 경찰관 등으로도 활동했다. 이민자의 딸로서 LA 폭동을 경험했고, 경관으로 활동하면서 마약 단속반에서 훈장까지 받았다.   김 로페즈씨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성장기에 겪은 많은 어려움 때문에 연민을 느끼고 어떤 일에 공감하기를 좋아했다”며 “나, 타인, 그리고 주변 세계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면서 사람들을 돕는 것을 즐거워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인 1979년에 가족과 함께 미국에 왔다. 영어를 한마디도 할 줄 몰라서 학교에서 괴롭힘도 당했다.     김 로페즈씨는 “그때는 ESL 수업도, K팝도 없었기 때문에 언어와 미국 문화를 모른 채 학교에 다니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며 “그때 부모님이 LA에서 히스패닉 거주 지역에 신발 가게를 운영했는데 그때부터 어린 나이에 신발을 팔며 영어와 스패니시를 익혔다”고 말했다.   그는 본래 꿈이 언론인이었다. UC샌디에이고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스페인 문학을 부전공으로 선택했다.   결국 희망대로 졸업 후 한 지역 신문사에서 기자로 채용돼 펜을 잡았다. 현장을 누비고 싶어했던 그는 곧 펜을 내려놓아야 했다.   김 로페즈씨는 “부모님이 LA 폭동으로 신발 가게를 잃게 됐고 나는 순식간에 가족을 부양해야 하기 위해 돈을 더 벌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야 했다”며 “그때 패서디나시의 정부 보조금 관리자로 채용돼 공무원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 가게에서 일했던 경험 때문에 친절하고 근면했다. 당시 보조금 지원 부서 옆에서 함께 근무하던 경찰관들이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하던 김 로페즈씨를 눈여겨보다가 경관직을 권유했다.   그는 또 한 번 길을 바꾸기로 했다. 경찰학교로 진학한 그는 우수한 성적으로 경관이 됐다.     김 로페즈씨는 짧은 경력에도 곧바로 현장 훈련 교관으로 선임됐고 이후 패서디나 경찰국 최초의 여성 총기 교관을 역임한 뒤 마약단속반에서 수사관으로 활동했다. 그 당시 마약밀매 조직원들과 총격전 도중 총상을 입으면서도 용의자를 체포, 은성용맹훈장까지 받았다.   경관 생활은 7년 만에 마무리됐다. 당시 결혼 때문에 경관을 그만두고 수도국에 입사했다. 센트럴 시립수도국(매니저), 애플밸리랜초스수도국(부국장), 칼라베라스카운티수도국(국장)을 거친 뒤 현재까지 몰턴니구엘수도국 최고경영자로 활동 중이다.   OC월드의 TV쇼 진행자를 맡게 된 건 우연이었다.     친구들과 함께한 레스토랑에서 예약 좌석을 기다리던 중 팟캐스트에 대해 한 낯선 남성과 대화를 나누게 됐다. OC월드의 총괄 프로듀서이자 설립자인 스콧 헤이스였다.   스콧 헤이스 프로듀서는 “수도국에서 일해서 그런지 물에 대한 이야기도 너무 재미있었고 정말 흥미진진하며 역동적인 사람이었다”며 “이후 점심에 김 로페즈씨를 초대했고 방송 진행자 자리를 제의했다”고 말했다.   김 로페즈씨는 “방송을 통해 오렌지카운티의 가치를 다시 한번 일깨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그는 정치인, 기업가, 자선사업가 등 할 것 없이 다양한 이들을 인터뷰하며 의료 문제, 수질 문제, 가정 폭력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논한다. 김 로페즈씨의 방송은 벌써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가운데 최근에는 ‘제73회 골든 마이크 어워드’에서 최우수 프로그램 상도 받았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로페즈 오렌지카운티 지역 tv쇼 진행자 지역 신문사

2023-09-17

조지아서 매달 3~5건...갈색 은둔 독거미 조심

디캡 카운티 남성이 독거미에 물려 다리를 절단할 뻔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로컬 가수로 활동 중인 게이브러스트맨 씨는 정확히 언제 어디서 거미에게 물린지 알 수 없었지만, 몇 주 전부터 다리 색이 변하고 극심한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러스트맨은 지역매체채널2액션뉴스에 "(다리가) 빨간색, 보라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역겨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급히 병원으로 이송, 5일간 입원해서 강력한 진통제를 처방받았다. 의사들은 그가 조금만 늦었다면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고 전했다.     조지아 독극물 통제센터의 게일러로페즈 박사에 따르면 러스트맨 씨를 문 것은 갈색은둔거미( brown recluse spider)로, 작지만 한번 물리면 인간에게 피해가 큰 종이다. 매달 평균 3~5건의 사례가 발생하는데, 대부분 사람이 거미의 서식지를 어지럽힐 때 물린다.   로페즈 박사는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거미에 물린지 모른다. 가렵거나 변색, 발열,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서 감염 치료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팔다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자신이 독거미 또는 다른 독성이 강한 곤충에게 물렸다고 생각되면 조지아 독극물센터(Georgia Poison Center)에 전화해 24시간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한편 갈색은둔거미는 더운 날씨에 더 활발하고 눈이 8개 달린 일단 거미와 달리 눈이 6개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 물리면 고통이 커서 특히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이름처럼 숨어있을 수 있는 어두운 공간을 좋아하기 때문에 집 안을 깨끗이 치우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윤지아 기자갈색은둔독거미 갈색은둔독거미 주의 조지아 독극물센터 로페즈 박사

2023-09-12

[중앙 칼럼] 대입 지원자들이 부르는 ‘렛 잇 고’

수년 전 영화관을 강타했던 ‘겨울왕국(Frozen)’은 지금도 디즈니 채널의 인기 영화 상위권으로 꼽힌다. 주제곡 ‘렛 잇 고(Let It Go)’는 지금도 아이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다. 영화를 보고 나면 모든 여자아이들은 자신이 주인공이 된 듯한 표정으로 이 노래를 부른다.   겨울왕국은 두 자매의 이야기다. 적극적이고 활달한 공주 안나가 영원히 겨울 상태가 된 자신의 왕국을 구하고자 얼음 장수와 그의 충성스러운 애완 순록, 눈사람과 함께 헤어진 언니 엘사 여왕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다.   ‘렛 잇 고’는 언니 엘사의 노래다. 눈과 얼음을 만드는 초능력을 갖고 태어난 엘사는 동생 안나와 놀다 실수로 자신의 초능력 때문에 안나에게 상처를 입힌 후 동생과 떨어져 외롭게 성장한다. 몇 년 후 폭풍우로 목숨을 잃은 부모를 대신해 여왕이 되지만 첫눈에 반한 이웃나라의 왕자와 결혼하겠다고 조르는 동생과 다투다가 실수로 왕국에 영원한 겨울을 가져온다.     공황 상태에 빠진 엘사는 북쪽 산으로 달아난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자유로운 자신의 모습을 깨달은 엘사는 얼음 궁전을 만들면서 ‘렛 잇 고’를 부른다.   이 노래는 부부가 작사, 작곡했다. 토니상을 휩쓴 뮤지컬 ‘애비뉴 Q’, 풍자극인 ‘모르몬경’을 만든 작가 로버트 로페즈와 크리스틴 앤더슨-로페즈 부부다. 두 자녀를 두고 있는 이들은 영화 사운드트랙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우연히 들은 이들의 인터뷰에서 이 노래가 탄생한 계기를 들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사는 로페즈 부부는 주제곡에 대한 느낌이 떠오르지 않아 집 근처에 있는 프로스펙트 공원을 산책하면서 엘사의 기분이 어땠을까 느끼기 위해 피크닉 테이블에 올라가 보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단다.   부인 크리스틴 앤더슨-로페즈는 “디즈니 만화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공주의 노래로 만들기 싫었다. 좀 더 다른 방식, 다른 스타일의 노래를 만들고 싶어 에이미 맨이나 토리 아모스 같은 싱어송 라이터들의 노래를 매일 들었다”고 말했다.     쉽게 악상이 떠오르지 않자 남편 로버트 로페즈는 어느 날 아내에게 이렇게 투덜거렸단다. “꼭 고등학생이 된 것 같아.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시험 결과는 좋지 않은 것처럼 말야….”   크리스틴 앤더슨-로페즈는 “그 말을 들으니 비로소 엘사의 마음이 느껴졌다. 우린 그 자리에서 머리를 맞대고 곡을 써 나갔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인터뷰 끝에 틀어준 노래를 들어보니 요즘 대입지원 결과를 기다리는 고등학생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코로나를 이겨내고 최선을 다해 대학에 지원했는데 좋지 않은 결과를 받은 학생들은 누구보다도 심경이 복잡할 것이다. 자녀가 기대한 곳 이상의 좋은 대학에 합격해 기쁜 학부모도 있겠고, 원하던 대학에 떨어져 실망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아직 오지 않은 대학 결과를 기다리며 초조해하는 학생들, 받아든 통지를 보고 침울한 학생들에게 로버트 로페즈의 마지막 인터뷰 내용을 전해주고 싶다.   “사람들은 나를 성공한 작사, 작곡가라고 하지만 나 역시 어떤 때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무조건 곡을 써야 할 때가 있어요. 누구나 삶에 창피한 순간이 있고 두려움도 있지 않나요? 나도 그래요. 그때 그 순간을 영화 주인공인 엘사처럼 ‘렛 잇 고’ 노래를 부르면서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2021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마스크를 쓰고 공부하며 힘들었던 마음을 다 털어내고 희망으로 대학의 문을 열고 들어가길 바란다.  장연화 / 사회부 부국장중앙 칼럼 지원자 대입 로버트 로페즈 로페즈 부부 크리스틴 앤더슨

202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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