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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미국을 표현해 모두에게 사랑 받고파"

      떠오르는 차세대 패션 그래픽 디자이너 오라이언 박 씨       ‘텍스타일 디자이너, 섬유 디자이너, 홈 패션 디자이너.’ 우리가 집안에 걸고 덮고 바닥에 까는 모든 것을 디자인하는 사람들. 하지만, 그 어떤 디자이너들보다도 눈에 띄거나 유명해지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한국에서 현대홈쇼핑과 함께 ‘패리스 힐튼’의 호텔침구를 론칭 시킨 오라이언 박(한국명 박희승) 씨는 한양대학교 섬유디자인(Textile Design)을 전공하였고 졸업 후 다원물산에서 “패리스힐튼” 프로젝트 외 온라인 침구 브랜드 바자르(Bazzar)의 홈쇼핑 침구제품과 온라인 침구 제품을 디자인했다. 게임 굿즈 업계에 뛰어 들어 유명 FPS 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Battle Ground)”의 어패럴 굿즈 제작 그리고 구독자 100만명을 넘는 한국의 크리에이터 릴카, 군림보 등의 어패럴 굿즈 제작에도 참여하여 전제품 완판을 기록 했고, 데코뷰에서 두시즌 동안 침구 및 패브릭 패턴디자인을 담당 했다.     현재 미국의 유명 의류회사 콜로세음 애틀레틱(Colosseum Athletic Corp) 에서 액티브 아웃도어 웨어 담당 그래픽디자이너로 근무중에 있으며 유명 의류리테일 브랜드 벨크(Belk)에서 곧 그가 작업한 그래픽의류들이 론칭 될 예정이다. 특히, 그가 참여했던 패리스힐튼 침구 프로젝트는 삼성, LG등이 참여하는 대형 전시인 KOREA GOOD DESIGN AWARD에서 전시되었었고, 현대홈쇼핑에서 단 2번의 방송으로 약 90만 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한양대학교 연혜란 전 겸임교수는 그에 대해 “소재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 디자이너”라고 평가한다. 다원물산의 정근용 CEO의 경우, “소재 선택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고 디자인재능이 뛰어나다”고 밝혔으며, 데코뷰 “정미현 CEO”는 그를 “소재에 대한 이해와 트렌드 분석력이 뛰어나며 드로잉실력이 너무나도 훌륭한 디자이너”라고 칭찬 했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홈 패션이라는 분야에 뛰어들어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소재에 대한 어떤 이해를 바탕으로 홈패션 디자이너에서 또다시 기능성 의류의 그래픽디자이너로 변신할 수 있었을까?       -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한국에서 5년 동안 홈 패션디자이너로 다양한 색상의 원단과 패턴을 전문으로 하여  침실과 거실을 위해 디자인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박희성이라는 이름 대신 오라이언(Orion)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이름이 유니크 하다. 특별한 의미가 있나?   "제 본명 ‘희성’이라는 이름이 미국에서 너무도 다양한 스펠링과 발음으로 읽히고 있어서 현지인들에게 좀 더 쉽게 읽히고 제 본명이 가진 뜻 ‘밝은 별’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그래서 우주의 무언가에서 이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고 “시리우스"보다 더 심플한 이름을 찾다가 짓게 됐다."     - ‘홈 패션’이라는 영역이 ‘패션’이라는 영역에 비하여 유명하지 않은 분야이기도 하고, 남성적인 취향을 가지셨다면, 정말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였을 텐데.. 시작한 계기는? "한국에서는 피팅(FITTING)이 가능한 막내 디자이너를 많이 뽑는다. 일반 한국 남성들에 비해 키가 크고 한국 남성들이 입는 평균 사이즈보다 두 사이즈가 크다 보니, 아무도 나를 채용 안하더라.먹고 살아야 하기에 잠시 꿈을 접어두고 우연히 찾아 입사했던 침구 브랜드에서 디자인을 하는 재미를 느꼈고 그 업계에서 5년이라는 경력을 쌓게 됐다."     -홈 패션이라는 영역에 들어서면서 즐거움을 주었던 요소가 있었나? 그리고 성공까지 어떻게 이어졌나? "처음 입사했던 곳은 ‘다원 물산’이라는 당시 온라인과 홈쇼핑 침구 브랜드에서 1~3위를 하던 회사였다. CEO인 ‘정근용’ 대표님이 굉장히 좋은 스승이 돼 주셨다. 국내의 홈쇼핑사를 판매채널로 선정하고 타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통한 브랜드 고급화를 진행하셨다. 홈쇼핑에서 침구브랜드의 콜라보레이션 시장 경쟁은 그분이 만들어 주도하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GS홈쇼핑에서 론칭했던 ‘앙드레 김’ 침구 디자인이 대표작이다. 그 경험으로 내가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도록 큰 가르침을 주셨다.   입사한 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분은 저에게 큰 프로젝트를 맡기셨는데, 패리스 힐튼’의 홈쇼핑 제품을 디자인하여 론칭하는 프로젝트였다. 그녀의 삶을 모두 찾아보았고,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왜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했다. 그 제품에서 패리스 힐튼의 힐튼호텔과 상속녀라는 배경적인 이미지보다는 그녀가 성공시킨 비즈니스와 그녀 자체에 더 집중했었다. 제품에서는 힐튼 호텔이 생각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패리스 힐튼’이 생각 나야 했다. 그녀의 베스트셀러인 향수가 제일 인상적이었고, 거기에 영감을 받아 제품들을 디자인했다.   나의 첫 베스트 프로젝트였고 패리스의 제품이지만, 제가 아이를 낳는다는 마음으로 정말 열심히 소재와 색감에서 모든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아는 모든 지식들을 동원했다. 특히 홈쇼핑 런칭을 위해 기획된 제품의 경우, 고급 자수가 많이 들어가는 이태리 침구 제품에 비해 2배가 넘는 침수가 들어가다 보니, 60수와 40수를 혼방하여, 내구도를 유지시켜야만 했었다. 그리고 이불과 베개에 들어가는 자수의 경우, 아무래도 침수가 많다 보니 공장에서 무리를 해 불량이 생기는 확률을 줄여야 해서 디자인을 할 때 너무 복잡하거나 레이어가 겹친 느낌의 디자인을 피해서 드로잉 했고, 향수에서 컨셉을 가져온 제품이다 보니 패드에 들어가는 누빔(Quilting Stitch)의 경우 일부러 향수에 이끌려 날아와 보인 나비의 모양을 연상해서 나비문양으로 작업했다.   그렇게 무려 1년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제품을 디자인하고 중국출장도 다니면서 많은 시도를 했고 콘셉트 제품(자동차로 치면 콘셉트 카 같은 개념)과 홈쇼핑 론칭을 위한 제품을 디자인하여 현대홈쇼핑에 론칭 했다. 그 제품이 방송을 통해서 사람들이 구매하는 것을 바라보며, 이 일에 대해 사랑을 느꼈고 이것이 제 첫 대형 프로젝트 데뷔이자 디자인의 즐거움을 깨닫게 된 계기 그리고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단순한 디자이너가 아닌 소재에서부터 설계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 그 밖에 제일 기억에 남는 제품은? " ‘데코뷰’에서 기획 및 디자인했던 ‘소프트니스 모달침구’다. 그 제품은 스스로 따로 구매해서 사용할 정도로 너무나 사랑하는 월 메이드 제품이다. ‘데코뷰’ 회사의 제품 디자인 프로세스는  디자이너에게는 굉장한 고통과 행복을 함께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미현’ 대표님이 만든 프로세스라고 하는데, 해외브랜드가 가진 시장의 파이를 당당하게 경쟁하여 이기고 한국의 홈 패션 디자인의 레벨을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하신 장본인이자 한국에서 존경받는 홈 패션 브랜드의 CEO다. 그러한 그 분의 업무지시가 내게는 너무나도 큰 가르침이었다. 그에 따라 데코뷰에서는 제품 하나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오늘의 집’, ‘W컨셉’, ‘무신사’와 같은 대형 리테일 회사들의 제품판매 추이를 모두 분석하고, 각종 SNS와 작품과 같은 이미지를 10,000장 이상을 분석했다. 그 중에서 뽑히는 건 단 3~7장 정도인데, 그 이미지에 있는 모든 매력이 제품을 디자인하는 뼈대이자 길목이 됐다."       -작업에 특별한 과정이 있었나? "미니멀리즘의 이미지들을 모아 출시할 색상을 선별했다. 알맞은 색상을 찾기 위해서 판매추이와 SNS에 노출되는 색상들을 파악해서 그 색감을 찾아내서 제품을 디자인했다. 당시 미니멀리즘 인테리어가 계속 트렌드로 지속이 되어서, 차렵이불(Comforter)의 누빔(Quilting stitch)도 전부 없게 디자인을 했다. 정말 사람이 이불 안에 들어가면 그야말로 사람이 녹아내려 잠들게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소재를 선정했던 것이다. 평생 그 안에서 나오기 싫을 정도로 말이다. 오로지 색상과 소재만으로 승부를 봤다. 그 결과 저데니아솜이 가진 부드러움과 모달이라는 소재가 가진 부드러움이 만나 정말 말도 안 되게 촉감이 부드러운 이불이 됐다. 나도 그 이불 쓰고 평생 안 하던 지각을 했을 정도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말 자신의 디자인에 대한 애착이 느껴진다. 미국에서는 사냥용 의류의 그래픽디자이너로 변신 했는데, 현재의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 달라. "현재 콜로세움 사의 액티브 아웃도어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데, 여기서 제일 처음으로 맡은 작업이 여성용 상의에 들어갈 캘리그라피 그래픽이었다. 미국의 모든 도시의 이름을 필기체 느낌의 아트로 만들어야 했는데, 옷의 그래픽에 들어가는 캘리그라피도 작업한 경험이 있어서 무리 없이 작업할 수 있었다. 정말 좋았던 점은 총괄 매니저 등의 피드백이 빨라 방향을 쉽게 잡을 수 있었다. 또한 2024년 봄상품을 위해 티셔츠 그래픽 작업도 했다. 중부 지역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의 취향을 파악해야 했는데, 한국과의 작업 환경이 달라 그냥 묵묵히 자료들을 토대로 하나하나 그려야 했다. 가방 디자인 작업도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디지털 텍스타일 아트에 관심이 많다. 집에서도 개인작업을 게을리하지 않고 열심히 작업물을 모아서 전시회를 열어보고 싶다. 기왕이면 캘리포니아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힘을 모아서 LA에 있는 미술관에서 통합전시회를 열어 보는게 지금의 꿈이다. 캘리포니아의 자연경관은 정말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고, 여태까지 미국에 살면서 쌓은 모든 추억들 하나 하나가 너무 소중해서 전부 제 아트로 표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내 디자이너이자 작가로서 표어가 “Express your anything freely”다. 정말 자유롭게 표현하고 사랑받는 디자이너이자 작가가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할 것이다. 내가 자유롭게 사랑한 미국을 표현하게 되었을 때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   박세용 기자 spark.jdaily@gmail.com미국 표현 홈패션 디자이너 홈쇼핑 침구제품 담당 그래픽디자이너

2024-04-12

명품 브랜드 디자이너 세대 교체…패션이 바뀐다

최근 패션계에 세대교체의 거센 변화가 불고 있다. 드리스 반 노튼은 약 40년간 함께 해 온 의류 브랜드 ‘드리스반노튼’을 떠났고, 25년 동안 명품 패션 브랜드 ‘발렌티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를 맡았던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 역시 브랜드를 떠났다. ‘발렌티노’에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새로운 디자이너로 임명되었고, ‘구찌’는 미켈레의 뒤를 이어 39세의 신진 디자이너 사바토 데 사르노를 영입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미켈레는 70년대 ‘구찌’의 황금기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독특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선보이며 4년 만에 매출을 40% 이상 늘리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다만, 최근 그의 디자인이 유행에 지나치게 민감하고 화려하다는 지적이 일부 제기됐다. 이에 ‘구찌’는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39세의 차세대 디자이너인 사르노를 영입하며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사르노는 ‘발렌티노’와 ‘돌체앤가바나’에서 일하며 뛰어난 디자인 실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열렸던 ‘구찌 2024 가을.겨울 여성 패션쇼’에서 사르노는 과감한 단일 색깔, 심플한 상의, 날렵한 실루엣을 강조하며 미켈레의 화려하고 과감한 스타일과는 확연히 다른 방향성을 제시했다. 패션 업계가 올해 트렌드라고 지목한 하이패션 프린지(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요소가 추가된 패션 트렌드), 디스코 인페르노(화려하고 반짝이는 소재·과감한 색상과 패턴), 넌베이식 베이식(기본 아이템을 기반으로 개성을 드러내는 트렌드), 스카이블루 색상, 리치 버건디 색상 등을 적극 활용하며 트렌드에 민감하면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냈다. 사르노의 디자인은 ‘구찌’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동시에, 패션 업계 전체의 트렌드 변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과감하고 화려한 디자인에서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의 전환은 앞으로의 패션 트렌드를 예측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패션업계는 예측했다.     소비자들의 변화 또한 패션계의 변화를 가속화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패션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요즘 소비자들은 지속 가능한 패션, 윤리적 소비, 개인 맞춤형 디자인 등 새로운 패션 가치관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최근 영국 명품 전자 상거래 사이트 ‘매치스패션’이 파산을 했고 작년 말에는 런던 기반의 유명 전자 상거래 사이트 ‘파페치’가 파산 위기에 처했다. 과거에는 온라인 쇼핑의 성장으로 명품 브랜드의 매출이 증가했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자신이 가치 있다고 판단하는 브랜드와 제품에만 돈을 쓰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패션 미디어 또한 디지털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최근 주요 패션 잡지를 발행하는 콘데 나스트와 패션의 원조 바이블이라 불리는 잡지 회사 i-D는 대다수의 직원을 해고했다. 이는 종이 매체의 시장 침체와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을 반영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고급 백화점 체인 바니스 뉴욕의 장기 패션 디렉터이자 디지털 마케팅 회사 투모로그룹에서 신흥 패션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줄리 길하트는 패션은 항상 더 큰 세계의 불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은 너무 혼란스럽고 아무도 해답을 찾지 못했다”며 “기술이 발전했지만, 기술은 우리의 영혼을 채워주지 못한다”며 “우리는 변화를 모색하고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정하은 기자 chung.haeun@koreadaily.com디자이너 브랜드 패션 트렌드 신진 디자이너 패션 가치관

2024-04-10

"자유로운 미국을 표현해 모두에게 사랑 받고파"

        떠오르는 차세대 패션 그래픽 디자이너 오라이언 박 씨       ‘텍스타일 디자이너, 섬유 디자이너, 홈 패션 디자이너.’ 우리가 집안에 걸고 덮고 바닥에 까는 모든 것을 디자인하는 사람들. 하지만, 그 어떤 디자이너들보다도 눈에 띄거나 유명해지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한국에서 현대홈쇼핑과 함께 ‘패리스 힐튼’의 호텔침구를 론칭 시킨 오라이언 박(한국명 박희승) 씨는 한양대학교 섬유디자인(Textile Design)을 전공하였고 졸업 후 다원물산에서 “패리스힐튼” 프로젝트 외 온라인 침구 브랜드 바자르(Bazzar)의 홈쇼핑 침구제품과 온라인 침구 제품을 디자인했다. 게임 굿즈 업계에 뛰어 들어 유명 FPS 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Battle Ground)”의 어패럴 굿즈 제작 그리고 구독자 100만명을 넘는 한국의 크리에이터 릴카, 군림보 등의 어패럴 굿즈 제작에도 참여하여 전제품 완판을 기록 했고, 데코뷰에서 두시즌 동안 침구 및 패브릭 패턴디자인을 담당 했다.   현재 미국의 유명 의류회사 콜로세음 애틀레틱(Colosseum Athletic Corp) 에서 액티브 아웃도어 웨어 담당 그래픽디자이너로 근무중에 있으며 유명 의류리테일 브랜드 벨크(Belk)에서 곧 그가 작업한 그래픽의류들이 론칭 될 예정이다. 특히, 그가 참여했던 패리스힐튼 침구 프로젝트는 삼성, LG등이 참여하는 대형 전시인 KOREA GOOD DESIGN AWARD에서 전시되었었고, 현대홈쇼핑에서 단 2번의 방송으로 약 90만 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한양대학교 연혜란 전 겸임교수는 그에 대해 “소재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 디자이너”라고 평가한다. 다원물산의 정근용 CEO의 경우, “소재 선택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고 디자인재능이 뛰어나다”고 밝혔으며, 데코뷰 “정미현 CEO”는 그를 “소재에 대한 이해와 트렌드 분석력이 뛰어나며 드로잉실력이 너무나도 훌륭한 디자이너”라고 칭찬 했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홈 패션이라는 분야에 뛰어들어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소재에 대한 어떤 이해를 바탕으로 홈패션 디자이너에서 또다시 기능성 의류의 그래픽디자이너로 변신할 수 있었을까?       -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한국에서 5년 동안 홈 패션디자이너로 다양한 색상의 원단과 패턴을 전문으로 하여  침실과 거실을 위해 디자인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박희성이라는 이름 대신 오라이언(Orion)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이름이 유니크 하다. 특별한 의미가 있나?   "제 본명 ‘희성’이라는 이름이 미국에서 너무도 다양한 스펠링과 발음으로 읽히고 있어서 현지인들에게 좀 더 쉽게 읽히고 제 본명이 가진 뜻 ‘밝은 별’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그래서 우주의 무언가에서 이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고 “시리우스"보다 더 심플한 이름을 찾다가 짓게 됐다."     - ‘홈 패션’이라는 영역이 ‘패션’이라는 영역에 비하여 유명하지 않은 분야이기도 하고, 남성적인 취향을 가지셨다면, 정말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였을 텐데.. 시작한 계기는? "한국에서는 피팅(FITTING)이 가능한 막내 디자이너를 많이 뽑는다. 일반 한국 남성들에 비해 키가 크고 한국 남성들이 입는 평균 사이즈보다 두 사이즈가 크다 보니, 아무도 나를 채용 안하더라.먹고 살아야 하기에 잠시 꿈을 접어두고 우연히 찾아 입사했던 침구 브랜드에서 디자인을 하는 재미를 느꼈고 그 업계에서 5년이라는 경력을 쌓게 됐다."     -홈 패션이라는 영역에 들어서면서 즐거움을 주었던 요소가 있었나? 그리고 성공까지 어떻게 이어졌나? "처음 입사했던 곳은 ‘다원 물산’이라는 당시 온라인과 홈쇼핑 침구 브랜드에서 1~3위를 하던 회사였다. CEO인 ‘정근용’ 대표님이 굉장히 좋은 스승이 돼 주셨다. 국내의 홈쇼핑사를 판매채널로 선정하고 타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통한 브랜드 고급화를 진행하셨다. 홈쇼핑에서 침구브랜드의 콜라보레이션 시장 경쟁은 그분이 만들어 주도하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GS홈쇼핑에서 론칭했던 ‘앙드레 김’ 침구 디자인이 대표작이다. 그 경험으로 내가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도록 큰 가르침을 주셨다.   입사한 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분은 저에게 큰 프로젝트를 맡기셨는데, 패리스 힐튼’의 홈쇼핑 제품을 디자인하여 론칭하는 프로젝트였다. 그녀의 삶을 모두 찾아보았고,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왜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했다. 그 제품에서 패리스 힐튼의 힐튼호텔과 상속녀라는 배경적인 이미지보다는 그녀가 성공시킨 비즈니스와 그녀 자체에 더 집중했었다. 제품에서는 힐튼 호텔이 생각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패리스 힐튼’이 생각 나야 했다. 그녀의 베스트셀러인 향수가 제일 인상적이었고, 거기에 영감을 받아 제품들을 디자인했다.   나의 첫 베스트 프로젝트였고 패리스의 제품이지만, 제가 아이를 낳는다는 마음으로 정말 열심히 소재와 색감에서 모든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아는 모든 지식들을 동원했다. 특히 홈쇼핑 런칭을 위해 기획된 제품의 경우, 고급 자수가 많이 들어가는 이태리 침구 제품에 비해 2배가 넘는 침수가 들어가다 보니, 60수와 40수를 혼방하여, 내구도를 유지시켜야만 했었다. 그리고 이불과 베개에 들어가는 자수의 경우, 아무래도 침수가 많다 보니 공장에서 무리를 해 불량이 생기는 확률을 줄여야 해서 디자인을 할 때 너무 복잡하거나 레이어가 겹친 느낌의 디자인을 피해서 드로잉 했고, 향수에서 컨셉을 가져온 제품이다 보니 패드에 들어가는 누빔(Quilting Stitch)의 경우 일부러 향수에 이끌려 날아와 보인 나비의 모양을 연상해서 나비문양으로 작업했다.   그렇게 무려 1년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제품을 디자인하고 중국출장도 다니면서 많은 시도를 했고 콘셉트 제품(자동차로 치면 콘셉트 카 같은 개념)과 홈쇼핑 론칭을 위한 제품을 디자인하여 현대홈쇼핑에 론칭 했다. 그 제품이 방송을 통해서 사람들이 구매하는 것을 바라보며, 이 일에 대해 사랑을 느꼈고 이것이 제 첫 대형 프로젝트 데뷔이자 디자인의 즐거움을 깨닫게 된 계기 그리고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단순한 디자이너가 아닌 소재에서부터 설계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 그 밖에 제일 기억에 남는 제품은? " ‘데코뷰’에서 기획 및 디자인했던 ‘소프트니스 모달침구’다. 그 제품은 스스로 따로 구매해서 사용할 정도로 너무나 사랑하는 월 메이드 제품이다. ‘데코뷰’ 회사의 제품 디자인 프로세스는  디자이너에게는 굉장한 고통과 행복을 함께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미현’ 대표님이 만든 프로세스라고 하는데, 해외브랜드가 가진 시장의 파이를 당당하게 경쟁하여 이기고 한국의 홈 패션 디자인의 레벨을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하신 장본인이자 한국에서 존경받는 홈 패션 브랜드의 CEO다. 그러한 그 분의 업무지시가 내게는 너무나도 큰 가르침이었다. 그에 따라 데코뷰에서는 제품 하나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오늘의 집’, ‘W컨셉’, ‘무신사’와 같은 대형 리테일 회사들의 제품판매 추이를 모두 분석하고, 각종 SNS와 작품과 같은 이미지를 10,000장 이상을 분석했다. 그 중에서 뽑히는 건 단 3~7장 정도인데, 그 이미지에 있는 모든 매력이 제품을 디자인하는 뼈대이자 길목이 됐다."       -작업에 특별한 과정이 있었나? "미니멀리즘의 이미지들을 모아 출시할 색상을 선별했다. 알맞은 색상을 찾기 위해서 판매추이와 SNS에 노출되는 색상들을 파악해서 그 색감을 찾아내서 제품을 디자인했다. 당시 미니멀리즘 인테리어가 계속 트렌드로 지속이 되어서, 차렵이불(Comforter)의 누빔(Quilting stitch)도 전부 없게 디자인을 했다. 정말 사람이 이불 안에 들어가면 그야말로 사람이 녹아내려 잠들게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소재를 선정했던 것이다. 평생 그 안에서 나오기 싫을 정도로 말이다. 오로지 색상과 소재만으로 승부를 봤다. 그 결과 저데니아솜이 가진 부드러움과 모달이라는 소재가 가진 부드러움이 만나 정말 말도 안 되게 촉감이 부드러운 이불이 됐다. 나도 그 이불 쓰고 평생 안 하던 지각을 했을 정도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말 자신의 디자인에 대한 애착이 느껴진다. 미국에서는 사냥용 의류의 그래픽디자이너로 변신 했는데, 현재의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 달라. "현재 콜로세움 사의 액티브 아웃도어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데, 여기서 제일 처음으로 맡은 작업이 여성용 상의에 들어갈 캘리그라피 그래픽이었다. 미국의 모든 도시의 이름을 필기체 느낌의 아트로 만들어야 했는데, 옷의 그래픽에 들어가는 캘리그라피도 작업한 경험이 있어서 무리 없이 작업할 수 있었다. 정말 좋았던 점은 총괄 매니저 등의 피드백이 빨라 방향을 쉽게 잡을 수 있었다. 또한 2024년 봄상품을 위해 티셔츠 그래픽 작업도 했다. 중부 지역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의 취향을 파악해야 했는데, 한국과의 작업 환경이 달라 그냥 묵묵히 자료들을 토대로 하나하나 그려야 했다. 가방 디자인 작업도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디지털 텍스타일 아트에 관심이 많다. 집에서도 개인작업을 게을리하지 않고 열심히 작업물을 모아서 전시회를 열어보고 싶다. 기왕이면 캘리포니아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힘을 모아서 LA에 있는 미술관에서 통합전시회를 열어 보는게 지금의 꿈이다. 캘리포니아의 자연경관은 정말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고, 여태까지 미국에 살면서 쌓은 모든 추억들 하나 하나가 너무 소중해서 전부 제 아트로 표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내 디자이너이자 작가로서 표어가 “Express your anything freely”다. 정말 자유롭게 표현하고 사랑받는 디자이너이자 작가가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할 것이다. 내가 자유롭게 사랑한 미국을 표현하게 되었을 때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   박세용 기자 spark.jdaily@gmail.com미국 표현 홈패션 디자이너 홈쇼핑 침구제품 담당 그래픽디자이너

2024-04-03

공연지 디자이너, 코스메틱 업계서 주목

한국과 일본, 뉴욕의 코스메틱 업계를 중심으로 18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는 공연지(사진) 아트 디렉터 겸 수석 그래픽 디자이너의 활약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공연지 디렉터·디자이너는 현재 뉴욕에서 코스메틱 브랜드와 푸드 브랜드의 브랜딩 디자인, 패키징 디자인, 특히 이 중에서도 지속가능한 친환경 패키징의 가장 강력한 전문가 중 한 명으로 평가되고 있다.   공 디렉터·디자이너는 고교 졸업 후 일본 도쿄의 디자인 명문 다마미술대학(Tama Art University)에 유학해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일본의 광고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디자이너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패키징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한국의 SPC 그룹 디자인실에 입사해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 등 식품·신규 외식 브랜드의 브랜딩·패키징 프로젝트를 맡아 브랜드 패키징 디자이너로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한국의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에서 ‘제주 오리진 컨셉트’ 리브랜드 론칭 및 패키징 디자인 총괄(6년간 1000여 제품의 신제품과 리디자인 담당) ▶한국의 클린뷰티 대표 브랜드인 ‘아로마티카’의 리브랜딩과 패키지 리뉴얼 프로젝트의 성공을 이끌었다.     뉴욕으로 무대를 옮긴 공 디렉터·디자이너는 ▶맨해튼의 ‘CMYK+White’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새터데이스킨, 에스티로더 등 화장품 브랜드 패키징을 담당한 데 이어 ▶테크기업 ‘Adobe Inc.’의 소셜 미디어 콘텐트 리드 디자이너 ▶2022년 12월부터는 LVMH그룹의 화장품브랜드 인큐베이터 회사인 ‘Kendo Brands’에서 ‘OLEHENRIKSEN’ 브랜드의 패키징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공연지 공연지 디렉터 공연지 디자이너 뉴욕 공연지 디지어너 활약 공연지 패키징 디자인 공연지 뉴욕 활약

2024-03-19

그래픽 디자이너 성민지 씨 활동 주목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인 그래픽 디자이너 성민지씨(사진)가 독창적인 디자인 기술로 기업의 내재적 가치를 비주얼화하고 하이 퀄리티 브랜드로 재탄생시키는 신세대 브랜딩 디자이너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성 씨의 강점은 그래픽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모션 디자인 기술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브랜드를 최적화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 씨는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으로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Parsons School of Design)을 졸업한 뒤, 뉴욕의 브랜딩 에이전시 레드앤틀러(Red Antler), 퓨처브랜드(FutureBrand), 비비엠지(BBMG)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현재는 클라이언트였던 핀테크 스타트업 ‘연도(Yendo)’에 스카우트되어, ‘연도’의 브랜드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텍사스주 댈러스에 근거를 둔 ‘연도’는 신용카드를 만들 수 없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차량을 담보로 신용카드를 발급해 주는 신개념 기업이다.     성 씨가 설계한 ‘연도’의 브랜드 이미지는 자동차가 금융 자산으로 변환하는 개념을 임팩트 있게 표현해 각광을 받았다.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장착한 ‘연도’는 ‘시리즈 A(Series A)’ 펀딩으로 26만 달러의 자금 유치에 성공했고, 작년에만 700%의 성장률을 보여줬다.   성 씨는 ‘연도’ 내의 유일한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웹사이트·마케팅 이미지·e메일 템플릿 등의 디자인부터, ‘연도’만의 특징을 담은 소셜미디어 콘텐츠와 숏폼의 모션 애니메이션까지 모든 디자인을 총망라해서 제작하고 있다.   또 성 씨는 ‘연도’외에도 유명 기업인 페이스북(Facebook), AWS(Amazon Web Services), 버튼(Burton) 등과도 일한 경험이 있으며, 여러 스타트업 회사 업톱(Uptop), 로벨리(Lovelle), 리버(River) 등 많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디자인 작업에서 리드 디자이너로서 작업한 경험이 있다.     성 씨는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기업의 비전을 창조적인 비주얼 디자인으로 표현해,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성민지 성민지 그래픽 디자이너 연도 Yendo 파슨스 디자인스쿨

2024-03-03

주목할만한 디자이너: 복잡하고 어려운 정보들을 쉽고 아름답게 전달하는 디자이너

    인간공학과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던 박일희 씨는 학부 졸업 후 세계적인 디자인 스쿨인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 (RISD) 에서 그래픽 디자인 석사를 졸업하여 현재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다. 박일희 씨는 모든 디자인은 시각적으로 매력적임과 동시에, 누구나 쉽게 이용/접근 가능해야 한다는 그녀의 철학을 바탕으로, 디자이너로서 복잡한 정보들을 간단하고 아름답게 전달한다.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바이오테크 회사 Foundation Medicine에서 박일희 씨는 최근 런칭한 FoundationReport+ 프로젝트의 디자이너로서 기여하였다. FoundationReport+ 는 기존의 PDF 형식으로 제공되던 암 검사 결과를 웹사이트를 통해 제공해 의사들이 검사 결과 데이터를 좀 더 보기 쉽게 하고, 다음 검사나 치료법을 효과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웹사이트 플랫폼이다. 그래픽디자이너로서 박일희 씨는 의사가 복잡한 검사 결과를 직관적이고 빠르게 볼 수 있도록 그래프를 디자인하였고, 인터페이스 레이아웃, 색채, 타이포그래피, 아이콘 등 브랜드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하여 사용자가 웹사이트를 쉽게 이용하며 시각적인 만족과 일관적인 브랜드디자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가치를 더하였다.  또 다른 헬스케어 제품으로 박일희 씨는 초기치매 환자를 위한 앱과 보조 보행기구 ‘Connect Walker Assisted Navigation’을 디자인하였는데, 이 작품을 통해 국제적인 디자인 어워드인 The Iron A’ Design Award 의 Differently Abled and Senior's Assistance 부분에서 수상했고, Spark Design Awards 의 Health Design 부분에서 Finalist를 수상했다. 이 앱은 초기치매 환자가 단기기억에 어려움을 겪어 종종 길을 잃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혼자서도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방향, 남은 시간 정보 등 내비게이션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긴급상황에는 보호자와 쉽게 영상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하여 사용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앱에 짤막한 메모를 남기는 과정을 통해 초기치매 환자에게 효과적인 방법인 기억 회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박일희 씨는 앱의 사용자 경험 뿐만 아니라,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 전반에 관여하였으며, 특히 주요 사용자의 연령대를 고려하여 시각적으로 쉽게 정보 접근을 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디자인을 하였다. 그 결과 기능과 디자인 모두를 인정받아 특허와 디자인권까지 받게 되었다.  박일희 씨는 미국 정부 기관인 NASA S.U.I.T.S. 프로젝트에도 참여하여 NASA의 우주비행사가 미래에 달 착륙 과제에서 사용할 증강현실 (AR) 인터페이스를 디자인 하는 프로젝트에서도 활동하였다. 박일희 씨는 디자이너로서 인터페이스 레이아웃, 아이콘, 데이터 시각화 등을 디자인하여 우주비행사가 입고 있는 제한적인 가동 범위를 가진 우주복, 달의 환경 등 지구와 다른 조건에서도 편리하고 시각적인 만족을 하며 AR 인터페이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박일희 씨는 특정그룹의 사용자 뿐만 아니라, 모두를 아우르는 다양한 사용자를 위한 앱 디자인도 하였다. 그중 하나는 한국에서 가장 큰 영화관 기업인 CGV Cinema 프로젝트이다. 박일희 씨는 다양한 고객층을 가지고 있는 영화관에 그룹으로 영화를 보러 갈 때 영화를 정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GV Cinema 앱을 새롭게 디자인 하였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모든 연령층이 이용하기 쉬운 직관적인 정보전달, 인터랙션, 인터페이스 레이아웃 등에 기여하여 특허와 디자인권을 받으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또한 ‘어린아이부터 할머니,할아버지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책’을 컨셉으로 둔 ‘PaperMade New York City’책에서 박일희 씨는 비주얼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였다. 사용자가 풀과 가위 없이 종이로 장난감 모형을 만들 수 있는 PaperMade 책에 박일희 씨가 20개의 뉴욕의 주요 장소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려 넣어 사용자가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자유의 여신상, 지하철 등 뉴욕을 대표하는 관광지 종이모형을 만들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은 출판되어 현재 판매 중이다.    박일희 씨는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교육에도 기여하였다. 국제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에서 기존에 없었던 UI/UX 디자인 강의를 만들어 유명한 아이비리그 학교인 브라운 대학교와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의 학생들에게 UI/UX 디자인을 가르쳤다.  그녀는 자기의 철학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UI/UX 디자인을 함과 동시에 예술적인 가치를 더하여 비주얼 측면에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디자이너로 계속 활동하고 싶다고 한다.  박일희 박일희 디자이너 FoundationReport+ The Iron A’ Design Award Connect Walker Assisted Navigation

2023-11-26

박일희 디자이너 국제디자인대회 수상

  박일희 씨는 명문 디자인 스쿨인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에서 그래픽디자인 석사를 졸업한 후, 뉴욕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뉴욕에 위치한 GHD Partners 디자인 회사에서 구글을 고객으로 두어 미국 뉴욕, 산호세 등 미국에 위치한 구글사무실들을 디자인을 하며 구글 직원들이 보다 사무실을 재밌고 편리한 공간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또한 사용자 경험을 중요시 여겨 2D 그래픽 디자인 뿐만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의 UI/UX 디자인도 하는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의 그래픽과 UI/UX 디자인 작업물들은 다양하지만, 특히 초기 치매 환자를 위한 앱과 보행 보조기가 국제적인 디자인 대회 The Iron A’Design Award 와 Spark Design Award를 수상해 화제다.  그녀가 개발한 어플리케이션으로 The Iron A’ Design Award 의 Differently Abled and Senior's Assistance 부분에서 수상했고, Spark Design Awards 의 Health Design 부분에서 finalist를 수상했다.  박일희 씨가 개발한 앱 이름은 ‘Connect Walker Assisted Navigation’이며, 초기 치매 환자가 단기기억에 어려움을 겪어 혼자 길을 잃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플리케이션이다. 그녀는 사용자가 다가가기 어려울 수도 있는 앱을 시각 예술적인 가치를 더하여 사용자가 앱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앱은 블루투스로 보조 보행기구와 연결이 되어있으며, 주된 기능은 내비게이션, 여정 중 보호자와 통화, 집에 돌아와서 짧은 일기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박일희 씨는 주된 사용자의 연령대를 고려하여 전체적인 어플리케이션의 디자인은 크고 간단하게 되어있어 사용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앱은 사용자가 목적지에 닿을 때까지 앱의 내비게이션 기능을 사용하면서 혼자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사용자에게 힘을 실어주고, 긴급상황이 발생하거나 보호자와 이야기를 해야할 상황이 생길 때는 영상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연결된 보조 보행기구에는 카메라가 부착되어 있는데, 일정 시간마다 자동으로 길거리의 사진을 찍어 사용자가 나중에 돌아왔을 때 사진 밑에 짤막한 글을 남길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기억 회상이 일어나 단기기억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용자가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한다.  또한 박일희 씨는 보스턴에 위치한 Foundation Medicine 바이오테크 회사에서 ‘FoundationReport+’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기존의 PDF 종이 형식으로 하나의 결과만 제공하던 암 검사결과지를 디지털플랫폼으로 옮겨 의사가 그동안의 모든 암 검사 결과 추이를 보며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고, 다음 치료법을 쉽게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박일희 씨는 이 프로젝트에서 많은 환자들을 다루고 있는 바쁜 의사들이 빠르게 결과를 보고 분석 할 수 있도록 직관적이고 간단한 비주얼 언어를 디자인 했고, 데이터를 나타내는 그래프를 아름답게 디자인 하여 의사가 FoundationReport+ 사용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박일희 씨는 한국에서 지냈을 때는 한국에서 가장 큰 영화관 기업인 CGV Cinema 프로젝트에도 참여하였다. 서로 다른 영화 선호도 때문에 친구 또는 가족들과 영화를 정하기 불편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룹 내에서 쉽게 영화를 결정할 수 있는 새로운 CGV Cinema 앱을 디자인하였다. 이 프로젝트에서 특히 박일희 씨는 특히 앱의 사용자 경험, 비주얼 시스템, 아이콘 등을 디자인했으며, 이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디자인되어 특허와 디자인권을 출원하였다.  박일희 씨는 복잡한 정보들을 쉽고 아름답게 전달하는 그녀의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한가지 플랫폼에 갇히지 않고 여러 가지 매체에서 사용성과 심미성 모두를 고려한 디자인을 통해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한다.     박종원 기자박일희 박일희 디자이너 박일희 국제디자인대회 수상 Connect Walker Assisted Navigation GHD Partners 치매환자 앱

2023-11-21

밴쿠버패션위크, 일본 디자이너 열풍, 한류 시들

 아시아태평양에서 북미의 최대 패션쇼 행사 중 하나인 밴쿠버패션위크에 한인 디자이너의 위상이 점차 위축되고 있는 반면 일본 패션계의 참여도는 절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밴쿠버패션위크(Vancouver Fashion Week, VFW) 2024년도 춘하(S/S) 패션쇼가 지난 17일부터 오는 22일까지 밴쿠버 다운타운의 중국문화센터 데비드 램 홀(David Lam Hall, Chinese Cultural Centre of Greater Vancouver, 50 E. Pender Street, Vancouver)에서 진행 중이다.   이번 행사에는 한인 디자이너 브랜드로 Zagae 단 한 개만이 참가했다. 전체 50개 참가 디자이너 브랜드 중에 일본은 무려 21개로 거의 절반에 가깝게 차지했다. 캐나다 브랜드는 13개인 것과도 비교가 됐다.   올 봄에 있었던 VFW의 2023년 추동(A/W) 패션쇼에도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로 블루 탬버린(BLUE TAMBURIN)만 참가했었다.   하지만 봄 대회에서는 한국의 축구선수인 이동국의 자녀들이 2023년도 가을/겨울(F/W)와 함께 진행된 키즈 패션위크에 초청받아, 작년에 이어 올해 FW23 시즌 ‘블루템버린’ 모델로 런웨이를 장식했었다.     2024년 춘하 키즈 패션위크에는 한국 브랜드는 참가하지 않았다. 반면 일본 디자이너 브랜드는 대거 참가했다.   이번 패션쇼에 참가한 유일한 한국 브랜드인 Zagae의 패션쇼 타임은 4일차인 20일 오후 6시 10분으로 예정돼 있다.           표영태 기자일본 밴쿠버패션위크 밴쿠버패션위크 디자이너 참가 디자이너 한국 디자이너

2023-10-19

찻잔 속에서 살갑게 말 거는 태극기

휘청거릴 것 같던 미국이 여전히 잘 나간다. 비교적 공평한 기회, 엉뚱한 창의적 시도마저 존중해 주는 풍토가 바탕이다. 현재 미국의 10대 부자들 대부분은 당대에 부를 일군 이들이라고 한다. 시대를 읽는 눈과 실력으로 억만장자가 된 과정의 공통점이 눈에 띈다.   성공한 부자들에게 환호한다면 미국인, 왠지 거부감을 보인다면 한국인일 개연성이 높다. 부를 이룬 과정과 번 돈을 쓰는 모습에서 감정의 차이는 벌어지게 마련이다. 부자에게 품는 기대가 그들의 행동과 균형을 이룬다면 존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반대의 경우라면 당연한 비난과 불신의 눈총을 보내야 옳다. 성공의 기회가 누구에게나 정당하고 공평하게 펼쳐져야 좋은 나라다. 미국이 최강국으로 행세하는 바탕을 도덕성에서 찾는 이가 많다.   ‘아이리버’ 디자인한 김영세가 보여주는 한국적 디자인   미국식 가치의 실천으로 성공한 이가 이노(INNO) 디자인의 김영세다.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라는 수사가 공허하지 않다. 한때 전 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했던 MP3 플레이어 ‘아이리버’를 디자인한 주인공이다. 세계의 굵직한 디자인 상을 거머쥔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의 디자인이 주변 역할을 넘어 중심으로 다가서게 한 공로도 그의 몫이다.   멋진 성과를 남긴 이유에는 귀 기울여야 한다. 디지털 시대를 겪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나 똑같은 출발선에 있다는 말이다. 문화적 전통의 고리도 약해졌다. 과거에 없던 새로움에 반응하게 된 이유다. 김영세는 스스로 기회를 만들고 혁신의 노력을 더해 ‘이노베이터’가 되었다. 새로운 디자인에 세상이 반응했고 성공은 절로 찾아왔다.   성공의 현재는 속물적 기준의 잣대로 파악해야 실감난다. 바로 옆자리에서 확인할 기회가 생겼다. 격조의 승용차 벤츠 마이바흐에 동석한 영광이다. 널찍한 차는 마음껏 다리를 뻗어도 앞자리와 닿지 않았다. 차 속에서 들은 성공 비결은 결국 기회를 놓치지 않은 실천역량이었다. 정당한 성공의 과실에는 배 아파하지 말아야 한다. 속 모르고 사람 끌어내리는 하향 평준의 위안은 얄팍하고 씁쓸하다.   김영세는 세계에 통용되는 한국의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우선 스티브 잡스마저 당혹스럽게 했다는 MP3 플레이어와 가로 회전형 삼성 휴대폰이 떠오른다. LG 냉장고, 이동용 개스 버너, 전동 드릴에 이르는 생활용품들도 디자인했다. 디자인 혁신의 대상은 생활의 전 영역에 걸쳐 있다. 작업은 미국 실리콘 밸리와 분당 두 곳에 있는 이노 디자인에서 진행된다.   최근 용산 국립중앙박물관과 연결된 통로인 나들길을 걸어 보았는지, 광명시의 명물이 된 붉은색 쓰레기 소각장은? 밖으로 나다닐 시간이 없었다면 조선호텔에 묵거나 집기를 본 적은 있는지. 이들 공공장소와 공간 인테리어는 디자이너 김영세의 다른 면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이제 이노 디자인은 공공시설 프로젝트와 공간디자인 영역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려는 온갖 노력이 곧 디자인이다”는 말은 이노 디자인의 영역이 우리 삶의 전반으로 확장될 것임을 일러준다.   나의 관심은 이노가 디자인한 ‘물건’에 더 쏠려있다. 이노 디자인이란 이름값만으로 주목도는 높아진다. 제품엔 모두 ‘디자인 바이 김영세’가 찍혀있다. 디자이너 이름을 브랜드화하려는 의도가 읽혀진다. 대단한 자신감이거나 현시욕의 단면임을 알겠다. 지금까지 디자이너가 누구인지는 관심 있는 이들만의 이야깃거리로 충분했다. 써놓지 않아도 다 아는 김영세의 존재감은 이름의 남발로 외려 옅어지지 않을까.   순환·영원 상징하는 태극 문양 세련된 감각으로 녹여   최근 이노 디자인은 자체 브랜드 상품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디자인과 생산, 유통의 전 영역으로 확장된 변화다. 헤드폰, 블루투스 스피커 같은 스마트용품부터 가방·지갑·수첩·필기구·그릇·액세서리 같은 소품과 여행용품, 안경에 이른다. 대중적 취향의 상품 구성이다. 성격이 다른 물건들을 서로 꿰는 디자인 콘셉트가 필요해졌다. 이노의 제품에 태극기 문양이 들어가게 된 이유다.   십여 년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인상적인 모습과 마주쳤다. 성조기를 모티브로 한 옷과 생활용품을 아무렇지도 않게 입고 쓰는 사람들이다. 심지어 발싸개도 있었다. 우리식 기준이라면 국기 모독이라며 펄쩍 뛸 불경스러움이다. 그들은 “왜 안되냐?”고 반문했다. 나라가 개인의 발마저 감싸주는 자상하고 친근한 상징적 모습에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의 태극기도 이렇게 다가오길 진심으로 기대했었다. 근엄한 거리감 대신 부드럽고 가깝게 느껴지는 나라에 더 살가움을 느끼게 마련이다. 우리의 태극기는 그동안 표정없는 노인처럼 무거웠다. 친숙하고 만만하게 여겨졌던 사건이 드물게 있긴 했다. 2002년 월드컵 응원 현장의 태극 머리띠나 패션 디자이너 옷에 새겨진 태극 문양과 색채의 기억이다.   이것만으론 모자란다. 태극기에서 뽑아낼 정신과 형태가 많다면 일상의 물건에 쓰지못할 이유가 없다.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야 사랑도 우러난다.   이노 디자인 또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듯하다. 우연의 일치다. T 라인은 태극기의 머리글자에서 따와 이름지었다. 태극기가 생활 속에 파고들어 친숙하게 다가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을 것이다.   태극기에서 차용된 형태는 생각보다 다양했다. 순환의 영원을 상징하는 태극 문양은 세련된 형태와 감각으로 녹여졌다. 해와 달, 땅과 사람을 뜻하는 직선의 건곤감리(乾坤坎離) 4궤는 디자인 모티브로 활용된다. 누구나 떠올렸을 법한 생각을 실천해 완성한 디자인은 아름다웠다.   T 라인은 미국 애크미 스튜디오의 상품에도 채택됐다. 전세계 유명 아티스트와 디자이너의 작품들만으로 이루어진 애크미다. 세련된 기품으로 마무리된 태극 문양 그릇과 찻잔이 마음에 쏙 든다. 평소 흘려버렸던 태극기의 조형성에 디자이너의 감성이 더해져 근사하게 태어났다. 감탄은 이어진다. 제대로 알지 못했던 국기의 상징과 형태는 다채로운 표정으로 살아난다. 이토록 많은 이야기와 조형요소는 얼마든지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을 법 하다.   보기만 해도 좋은 찻잔과 그릇은 일상의 시간을 풍요롭게 만든다. 퍼즐을 맞추듯 건곤감리 4궤의 의미를 떠올려본다. 인간과 우주의 합일을 꾀했던 상생의 원리는 지금도 유용하다. 그릇의 바깥에 둘러진 태극은 꼬리가 머리이고 머리가 꼬리가 되는 순환의 질서를 일깨워준다. 멀리 있는 태극기는 펄럭이기만 할 뿐 의미까지 전달해 주진 못했다. 체온이 묻어 따뜻해진 찻잔 속 태극기는 살갑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디자인의 위력이다.   태극기를 보며 아쉬워했던 내 생각을 구체화 시켜준 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내야 예의다. 디자인된 물건의 가치를 알리고 사랑해 주는 일만 남았다. 한국의 아름다움이 세계에서 통용된다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뛰어난 디자이너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진다. 디자인은 저절로 판독되는 감각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이제 곧 아름다움이 권력을 지니는 시대가 온다. 아름다움엔 경계가 없다. 큰 것과 작은 것, 고정된 것과 움직이는 것, 남자와 여자, 낡음과 새로움 …. 대립된 내용의 사이쯤에 새로운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을지 모른다. 모두 이노베이터가 되어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써먹는 권력을 누려야 잘 사는 모습이다.   윤광준 글 쓰는 사진가. 일상의 소소함에서 재미와 가치를 찾고, 좋은 것을 볼 줄 아는 안목이 즐거운 삶의 바탕이란 지론을 펼치고 있다.  윤광준 / 사진가태극기 찻잔 한국적 디자인 디자인 혁신 디자이너 김영세

2023-10-16

“제약과 한계 없는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종범(사진) 디자이너 겸 아티스트가 뛰어난 활동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제약과 한계가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Utopia)를 구축하고, 패션 디자인과 텍스타일 작품에 이를 표현하며 손으로 그린 드로잉을 토대로 작품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그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런던의 패션 스쿨 센트럴 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tin)에서 패션 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뉴욕의 파슨스(Parsons)에서 텍스타일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뉴욕의 가먼트 디스트릭트(Garment District)에 위치한 New York Embroidery Studio에서 근무하며 세계적인 가수 프랭크 오션과 패션 디자이너 커비 장 레이몬드의 옷에 프린트와 자수 디자인에 참여했고, 이 의상들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열리는 메트갈라(Met Gala)에도 선보였다. 또한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마크 제이콥스의 가방에 자수 디자인을 해 뉴욕 패션쇼에도 출품되었다.     그는 또한 톰 브라운의 패션쇼에서 날개 모양의 의상을 제작해 무대를 장식했으며, 알렉산더 왕의 패션쇼에서는 의상에 비즈 장식을 해 성공적인 패션쇼를 선보였다. 또한 다양한 연예인들의 의상 디자인에도 참여했다.   아티스트로서의 김종범은 2022년부터 뉴욕의 유명 갤러리에서 꾸준한 전시 참여를 통해 성공을 거둬왔다. 최근에는 주목을 받고 있는 브루클린 덤보(Dumbo)의 A.I.R 갤러리에서 솔로쇼를 개최했고, 뉴욕의 부쉬윅(Bushwick)에 위치한 보더 프로젝트 갤러리(The Border Project Space)와 맨해튼 첼시(Chelsea)의 아틀랜틱(Atlantic) 갤러리에서도 전시를 선보였다. 또한 뉴욕 패션위크 기간 중 패션쇼장 앞에서 작품 전시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2023년에 접어들면서 그는 아티스트로서 이름을 점점 알리고 있다. 최근에는 필라델피아에서 러그 회사인 터프트 더 월드(Tuft The World)의 초청을 받아 작품 전시에 참여했고, 아티스트 토크(Artist Talks)에서 연설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필라델피아의 아시안 아트 이니셔티브(Asian Art Initiative)에서 2023년 8월까지 작품을 전시 중이며, 스멕 멜론(Smack Mellon) 갤러리에서도 오는 6월 23일에 전시 예정이다.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김종범 김종범 디자이너 겸 아티스트

2023-06-05

[우리말 바루기] ‘콜라보’ 대신 ‘협업’

많이 듣는 용어 가운데 하나가 ‘콜라보’다. 음악·미술·공연 등을 비롯, 다양한 분야에서 이 말이 쓰이고 있다. “콜라보한 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 디자이너와 콜라보한 제품을 선보였다” 등처럼 사용된다.   ‘콜라보’는 일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팀을 이루어 함께 작업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영어로는 ‘collabo’이며 ‘collaboration’의 줄임말이다. ‘콜라보’란 말을 많이 쓰고 있지만 외래어표기원칙에 따른 표기는 ‘컬래버’다. ‘collaboration’이 ‘컬래버레이션’으로 발음되므로 줄임말인 ‘collabo’ 역시 ‘컬래버’로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콜라보’든 ‘컬래버’든 문제를 안고 있다. 영미권에선 이 말을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영어사전에 ‘collabo’를 입력하면 대부분 속어(slang)라고 나온다. ‘collaboration’의 정확한 약어는 ‘컬래버(collabo)’가 아니라 ‘컬랩(collab)’이라고 돼 있다.   왜 ‘콜라보’란 말을 사용하게 됐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コラボ(콜라보)’라는 일본식 영어 표현에서 온 말이라 보는 사람이 있다. 일본에서도 이 말을 우리와 똑같은 용법으로 쓰고 있다고 한다.   정리하면 우선 ‘콜라보(collabo)’의 표기는 ‘컬래버’가 맞다. 그러나 이것은 영미권에서 쓰는 용어가 아니며 정확하게는 ‘컬랩(collab)’이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콜라보’나 ‘컬래버’를 ‘컬랩’으로 바꿔 쓰자고 하기도 뭣하다.   이러한 문제를 말끔히 해소하는 방법은 우리말을 쓰는 것이다. 국립국어원은 ‘합작’ ‘협업’ ‘공동작업’ 등의 대체어를 제시한 바 있다.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한 작품을 선보였다”처럼 우리말을 사용해도 의미를 전달하는 데 문제가 없다.우리말 바루기 협업 영어 표현 유명 디자이너 용어 가운데

2022-11-28

관점 디자이너!

 그분은 자기를 ‘관점 디자이너(Perspective Designer)’라고 소개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직함이었습니다. ‘박용후’라는 분입니다. 대한민국 제1호 관점 디자이너라고 했습니다. 제1호라면 자기가 직함을 만들었다는 의미입니다. 즉 지금까지 없던 직업을 새로 창직(創職)한 것입니다. 원래 그 분은 ‘뽀로로’, ‘카카오톡’, ‘애니팡’ 등을 흥행시킨 마케팅 전문가입니다. ‘카카오톡’ 홍보이사를 역임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 분을 홍보이사로 불렀습니다. 그 분은 ‘홍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넓을(홍) 알릴(보)’ 즉, 하는 일을 널리 알리는 사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분은 널리 알리는 것이 목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마침 영국의 ‘퍼플 페더(Purple Feather)’라는 회사에서 만든 동영상을 보았답니다. 앞을 못 보는 거지가 동냥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거지 앞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나는 시각장애인입니다. 도와주세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주지 않고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한 여성이 앞을 지나가다 발걸음을 멈추고 그 문구를 바꾸자 많은 사람들이 적선을 했습니다. 그 여성이 바꾼 문구는 “아름다운 날이네요. 나는 그걸 볼 수 없네요!” 이었습니다. 그 분은 이 동영상을 보고 무릎을 쳤답니다. 행동이 변한 것은 거지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다고 해석했습니다. 그 분은 자기의 직함을 ‘관점 디자이너’로 바꾸고 새롭게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ㅜ 일본의 ‘이세탄’ 이라는 유명한 백화점이 있습니다. 경영자는 ‘매장’에 대한 관점을 바꾸었습니다. 모든 직원들에게 같은 관점을 갖도록 교육을 했습니다. 이제까지 ‘매점’은 ‘물건을 파는 곳’ 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런데 이 경영인은 ‘고객님이 물건을 사는 곳’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매장은 물건을 파는 곳’이라는 관점을 가지면 파는 사람 중심의 마케팅에 주력합니다. 그러나 ‘매장은 고객이 물건을 사는 곳’이라는 관점을 가지면 사는 사람에 대한 서비스에 주력하게 됩니다. ‘마케팅은 짧고 서비스는 길다!’라는 제목의 책도 있습니다. 관점을 바꾸면 미래가 바꾸어집니다! ‘시나브로’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조금씩 변하는 세상에 살면서 변화를 느끼지 못하면 남을 추종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변화를 느끼면서 관점을 변화시키므로 미래를 변화시키는 삶을 사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1991년 일본 아오모리 현에 큰 태풍이 불어 평년대비 1/3의 사과만 남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농민들이 실의에 빠져서 바람에 떨어진 사과를 보며 절망하고 있을 때, 한 농부는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고 나무에 붙어있는 사과를 바라보며 희망을 찾았습니다. ‘쏟아지는 비바람에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 사과’를 '합격사과' 라는 브랜드로 판매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수험생의 소망을 담은 '절대로 떨어지는 않는' 사과는 10배의 가격을 받고 모두 판매되었습니다. 관점을 바꾸려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틀을 깨야 합니다. 한 청년이 친구를 만나려고 약속장소인 술집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술집 앞에서 꽃을 파는 할머니를 보았습니다. 늦은 시간에 꽃을 파는 할머니가 애처롭게 보였습니다. 왜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꽃을 파시느냐고 물었습니다. 할머니는 손녀의 치료비가 필요해서 꽃을 팔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청년은 많은 꽃을 사들고 술집에 들어갔습니다. 기다리고 있던 친구는 꽃을 들고 들어오는 청년을 보고 웃으면서 말합니다. “할머니에게 꽃을 샀지? 그 할머니 이 곳에서 오랫동안 꽃을 팔고 있지. 그리고 손녀가 아프다고 하는데 손녀가 없지. 너는 할머니에게 속은 거야. 바보같이!” 그러자 청년은 “아픈 손녀가 없다고! 정말 다행이다!” “OOO 맥주!” 맥주 광고였습니다. 그의 친구는 ‘할머니가 꽃을 팔기 위해 거짓말로 꽃을 파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런 할머니에게 속아서 꽃을 사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관점을 갖고 있었습니다. 반면에 청년은 ‘늦은 밤까지 꽃을 파는 할머니가 애처로웠으며, 거기에 아픈 손녀가 있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는데, 아픈 손녀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다행이다!’라는 관점을 갖고 있었습니다. OOO맥주 회사는 ‘이러한 관점 차이를 보여주면서 청년의 관점이 좋으며, 좋은 관점을 가진 사람은 OOO 맥주를 마신다!’ 라는 콘셉트로 광고를 했습니다. 이 광고로 광고 대상을 받았다는 외국 기사를 보았습니다. 신학대학은 하나님에 대해 공부하는 곳입니다. 하나님을 어떻게 보느냐(관점)를 가르치는 곳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들이 천국에 오기를 원하시는 분’이라는 관점을 갖는다면 미래가 기쁨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 목회칼럼디자이너 관점 관점 디자이너 관점 차이 ooo맥주 회사

2022-10-14

[이 아침에] ‘플랜 75’

‘플랜 75’. 동창 채팅방에서 읽은 일본 영화제목이다.   최근 일본에서 개봉한 하야카와 치에 감독의 데뷔작으로 칸 영화제에서 신인상에 해당하는 ‘카메라 도르 특별 언급상’을 수상했다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일본의 미래를 위해 고령의 노인들에게 죽음을 권장하는 이야기가 골자다. 즉, 75세 이상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국가에 죽음을 ‘신청’하면 ‘플랜 75’ 법에 의해 죽음을 허용해주는 제도가 도입되는 것이다.     2025년이 되면 일본 인구 5명중 1명이 ‘후기 고령자’가 되고 노인을 위한 의료비, 사회보장 비용 폭증과 노동력 부족으로 국가 경제가 흔들리고 노인으로 가득찬 일본은 활기를 잃은 국가로 낙후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플랜 75’는 이러한 일본의 사회문제 해결책으로 도입된다. 담당 공무원들이 공원으로 노인들을 찾아 ‘플랜 75’를 권유하러 다니고 가슴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콜센터까지 등장한다. 나아가 정부는 ‘플랜 75’를 선택한 이들에게 10만엔을 주어 마지막 온천여행을 즐기라는 여행상품까지 언급한다.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뉴스 멘트가 더욱 섬뜩하다, “정부는 ‘플랜 75’의 성공여부에 따라 ‘플랜 65’도 검토하고 있습니다”라는. 영화는 “당신은 살겠습니까?”라고 관객에게 물으며 끝을 맺는다.   아이러니한 것은 ‘플랜 75’가 실렸던 그 채팅방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올라오는 온갖 ‘건강식 및 100세 살기운동’에 관한 ‘퍼온 글’들이다. 이웃나라에선 노인들이 너무 오래 살아서 이제는 그만 죽어 달라고 법까지 제정한다는 내용의 영화를 만드는 판인데 75세를 넘긴 내 동창들은 만병통치 ‘퍼온 글’들을 지치지도 않고 퍼 올린다.   하루 들깻잎 10장이면 치매방지, 하루에 양파와 고구마 반개면 회춘, 스트레스엔 바나나,  구역질엔 생강, 위궤양엔 양배추, 혈압을 낮추는덴 건포도, 곰팡이 감염 억제엔 마늘 등등 리스트가 끝도 없다. 노인들이 이 건강식들을 다 챙겨 먹고 열심히 100세 살기 운동을 해서 모두 100살까지 산다고 상상해 보자. 끔찍한 그림이다.   불현듯 내가 처음 미국에 와서 영어를 배우러 다녔던 학원에서 만난 디자이너 마키코 생각이 난다. 그녀는 같은 아시안이었던 나를 동생처럼 챙겨주었다. 내가 오빠의 졸업연주회에 입고 갈 옷 걱정을 하자 마키코는 내 초록색 한복 치마로 놀랍도록 우아한 드레스를 만들어 주었었다. 그 후 마키코는 일본으로 돌아갔고 헤아려보니 그녀도 이 ‘플랜 75’에 족한 나이가 되었다.   그녀는 이 ‘플랜 75’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마키코와 일본 노인들의 바늘방석 같은 삶을 생각하다가 ‘아, 난 일본인이 아니지’, 화들짝 안심하는 내 이기심에 싸아 소름이 돋는다. 김찬옥 / 수필가이 아침에 플랜 디자이너 마키코 영화 후반부 동창 채팅방

2022-08-09

[아트 앤 테크놀로지] 현대미술에서 옷이란 무엇인가?

뮤지엄 오브 아트 앤 디자인은 뉴욕시 맨해튼의 콜럼버스 서클에 있는 디자인 전문 미술관이다. 뮤지엄 오브 모던 아트와 멀지 않은데 53가에서59가까지 조금만 걸어가면 있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미술관은 아니다. 주얼리 디자인, 가구 전시 등 많은 전시를 보았는데 비교적 인기가 많은 것은 역시나 패션 디자이너 중심의 전시였다. 아나 수이(Anna Sui) 전시를 2020년 2월 팬데믹으로 모든 것이 문을 닫기 전에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2년이 흘러서 ‘가먼팅: 현대미술로서의 코스튬(Garmenting: Costume as Contemporary Art)’이라는 대규모 기획전시가 2022년 3월 문을 열었다.     현대미술은 시각적인 매체를 넘어서서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것들과 의학적 영역, 환경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의상 혹은 의복은 인간의 신체에 맞닿은 직접적인 장식미술로서 고대 미술 혹은 고고학적 발굴에서 쉽게 접하는 것이다. 근대 산업혁명 등으로 의복 제작이 공장화, 기계화되면서 ‘디자인’이라는 개념과 시대에 따라 변해가는 ‘스타일’ 혹은 ‘패션’이라는 개념이 대두하면서 미술작가, 건축가, 산업 디자이너 못지않게 패션 디자이너의 지위도 재정립되었다. 21세기 소셜미디어 등의 시청각 매체가 여론 및 언론의 흐름을 지배하게 되면서 패션 정보 내지는 의복에 관한 자기표현은 더더욱 관심을 끌게 되었다. 이 때문에 패션이 본인의 정체성 혹은 브랜드 가치를 나타내는 중요한 도구가 되기도 하였다.     ‘가먼팅’ 전시는 35명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100점에 가까운 비디오, 조각, 행위예술, 설치미술 등의 장르를 보여준다. 패션 혹은 의복이 사회적으로 어떤 맥락에서 창조되고 소비되고 감상 되는지 그런 과정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날마다 옷을 입고 집을 나서는 과정들이 습관적으로 무의미한 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관람자들이 깨닫도록 한다. 1960년대 행위예술과 혼합매체 설치 작업이 대두하면서 의상 혹은 코스튬은 현대미술 창작 과정에서 필수적인 항목이 되었다. 전시를 기획한 알렉산드라 슈봐르츠(Alexandra Schwartz) 큐레이터는 의상이 나타내는 인종, 사회적 계급, 성 정체성, 민족성, 주관성 등을 주요 주제로 삼아서 전시의 내러티브를 구성하였다고 설명한다.     한국 출신의 현대미술 작가 아영 유(A Young Yu)는 한국의 무속신앙을 행위예술로 표현하는데 여기서 살풀이 의상과 춤사위가 핵심이다. 전시 기간 유 작가가 안무를 담당한 공연이 무용수 소혜 김(Sohye Kim)과 필 정(PilJeong)의 춤사위를 표현된다. 여기서 무당의 의상이 비단과 자수 조각, 세라믹 장식물 등으로 화려하게 제작되었다. 창조적인 의상은 행위예술의 필수요소인 것이다.     한편 작가들은 시각 미술로서의 의상과 일상복으로서 기능을 담당하는 의상 사이의 차이, 존재가치, 미의식 등을 탐구하기도 한다. 같은 시기에 열리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2부로 구성된 특별전, ‘미국에서: 패션의 편집본(In America: An Anthology of Fashion)’과‘미국에서: 패션의 낱말사전(In America: A Lexicon of Fashion)’은 현대미술작품으로 제작되지는 않고 누군가 입어서 ‘기능’을 담당하였던 의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들은 역사적 유물, 미술작품 등으로 간주할 만한 특별한 존재가치를 지닌 ‘작품’들이다. 한편 ‘가먼팅’ 전시에서 나오는 옷들은 현대미술작품으로 기획된 것이지 일상복으로 착용하도록 의도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 작품은 일반인들이 무심코 입고 다닌다고 생각하며 입는 옷 혹은 옷을 고르는 행위 자체를 심각하게 고민해보도록 촉구한다.     안드레아 지텔(Andrea Zittel)의 개념미술 프로젝트 A-Z Administrative Services는 가상의 회사이다. 여기서는 아방가르드 디자인 개념에 맞추어 대형 가구, 가정용 기구부터 소형 문구류 등까지 만든다. 또한 이 회사의 직원들이 입어야 하는 작업복(smock)도 마련되었다. 지텔이 디자인한 작업복은 몬드리안의 기하학적 도형으로 구성된 회화작품을 마치 의상으로 옮겨놓은 듯하다. 여기에는 효율성, 합리성, 유닛이라고 부르는 기본단위를 바탕으로 한 작업체계, 디자인 구성 등을 암시하는 듯한 직선 위주의 디자인이 돋보인다. 여기에 나타나지는 않지만 이런 작업복, 기성복을 제작하는 공장 또한 근대 산업화에 부응하여 탄생한 것이다. 공장의 기계들은 유닛에 따라서 줄지어 늘어서서 부서별로 맡은 바 업무를 완성한다. 여기 전시된 지텔의 옷은 규격화된 인체를 상징하듯 같은 사이즈로 제작되어 있지만 전시장의 다른 작품들은 성별, 인체 타입 등에 따라서 의상 표현의 다양화를 강조하였다. 패션산업은 현재 개개인의 신체 치수와 체형의 다양함을 반영하는 ‘맞춤형 의상’을 제작하도록 클라우드 데이터 저장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예를 들면, 원하는 디자인을 골라서 선택하면 키와 팔다리 길이, 체형에 맞도록 실시간으로 제작되어 소비자에게 배송된다. 한편 또 다른 극단적인 예는 유전자 조작이나 다른 방법을 통하여 인간의 체형을 규격화하면 의상의 치수가 똑같아진다. 지텔의 작업복 디자인은 이러한 ‘규격화된 사회구성원’을 암시하는 듯하다. 변경희 / 뉴욕주립대 교수·미술사 전공아트 앤 테크놀로지 현대미술 현대미술 창작 현대미술 작가들 패션 디자이너

2022-07-29

[창립 25주년 CPL 크리스티나 정 대표] 신뢰를 낳는 고객 만족이 장수 비결

2020년 팬데믹 시작으로 급락했던 광고 시장이 점차 회복되고 디지털 광고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미디어, 소셜네트워크, 유튜브 등 소비자가 이용하는 모든 플랫폼에는 광고가 쏟아지고 있다. 광고 없이는 콘텐츠를 소비할 수 없는 시대다. 광고대행사들은 디지털 광고 영역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디지털 사업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디지털 광고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광고대행사들도 빠르게 사세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한인타운 업계 수많은 장수 기업이 있지만 유독 광고대행사 업계는 생명력이 길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주류보다 제한된 커뮤니티에서 광고대행 비즈니스가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광고대행사 CPL 애드버타이징(대표 크리스티나 정)은 한인 광고대행사의 한계를 넘었다.     1990년대 말 드물었던 주류기업의 한인 대상 광고마케팅을 도우면서 주류 기업과 한인 소비자 간의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했다.     올해 25주년을 맞이한 CPL은 한인타운에서 대표적인 시니어 기업이다. 그동안 금융위기, 경기침체 등을 겪었지만, 경기에 상관없이 수십년 동안 광고주의 변함없는 신뢰를 받으며 내실이 튼튼한 회사로 성장해왔다.     CPL은 창의력(Creative), 과학적인 계획(Planning), 트렌드를 파악하는 라이프 스타일(Lifestyle)의 약자다.     크리스티나 정 CPL 대표는 “광고주의 목표 및 시장을 날카롭게 분석해야 하고 상품과 브랜드가 지닌 차별화를 끄집어내야 한다”며 “동시대의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고, 공감할 수 있도록 가공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창의적으로 실현해내는 것은 매우 전문적인 훈련과 경험을 필요로한다. 정 대표는 CPL에 종합적인 창작의 일을 해내는 회사라는 의미를 담았다.     정 대표는 텍사스대학(UT)에서 비주얼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다. 졸업 후 광고대행사 디자이너로 일하다 1997년 독립해 CPL을 설립했다.   정 대표는 “시각적으로 의사를 소통하는 광고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5년 동안 CPL의 클라이언트는 40여개 업체에 이른다.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비자카드 US뱅크, 할리우드 차병원, 굿사마리탄 병원, 웅진코웨이, 파이낸스원, 뱅크카드서비스, CBB뱅크, 중앙은행, 나라은행 이지초이스 케어퍼스트, 바이탈리티 등 금융, 병원, 건강 보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성을 강화해왔다.     CGV를 비롯해 한국에서 미주시장을 공략하려는 기업들과의 협업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CPL이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비자카드 US뱅크와 일한 지는 20년, 굿사마리탄 병원과도 19년이다. 주류 기업과 오랜 세월 비즈니스 릴레이션을 이어온 노하우는 창의력이다.     정 대표는 “광고대행사를 몇 년마다 공개 입찰을 통해 바꾸는 기업의 관행에도 CPL이 매번 선정된 것은 참신한 아이디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비결은 ‘고객 만족’이다. 정 대표는 “광고 대행 프로젝트가 작더라도 항상 최선을 다했다”며 “만족한 클라이언트들이 계속 ‘리퍼’를 하면서 특히 금융, 병원, 건강보험 업계가 가장 선호하는 광고대행사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광고는 소비자에게 홍보를 넘어 마음을 건드려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며 “비주얼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커뮤니티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광고 전문회사로서 소명”이라고 말했다.     이은영 기자창립 25주년 CPL 크리스티나 정 대표 신뢰 고객 한인 광고대행사 광고대행사 업계 광고대행사 디자이너

2022-07-21

세계 패션계 휘어잡는 밴쿠버 디자이너 파리 패션위크를 빛내다

 밴쿠버패션위크(VANCOUVER FASHION WEEK)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는 Global Fashion Collective가 지난 6일 전세계 주요 패션 중심지인 파리에서 런웨이 쇼를 개최하였다. 이번 F/W(겨울/여름) GFC 2022에는 Blue Tamburin, Muvement, IANN DEY과 Philippe Perisse 등 한국, 멕시코, 프랑스의 글로벌 디자이너들의 패션들이 선보였다.     김보민 디자이너의 Blue Tamburin은 한국 패션업계 최초로 4대 패션위크에 모두 초청된 브랜드다. Blue Tamburin은 패션 산업에 사회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목표로 "내면의 아름다움을 지지하고 세계에 그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것”이 브랜드의 철학이다. Blue Tamburin은 개개인의 독특함, 자기 표현, 자유로움, 대담함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컬렉션으로 사회와 조화를 이룬다. 지난 토요일 밤, 디자이너는 클래식한 스타일과 함께 모피, 반짝임, 시간을 초월한 패턴과 같은 대담한 의상들로 패션 위크의 품격을 높였다.     이선무 디자이너의 MUVEMENT의 기하학적이고 활기차며 예측할 수 없는 컬렉션은 파리 패션 위크를 깜짝 놀라게 했다. 디자이너는 3D 패턴을 통해 건축적 형태와 실루엣을 사용하여 신체의 움직임을 표현하고자 했다. 런웨이의 화사한 컬러는 기하학적인 패턴과 밴드, 나일론, 저지 등으로 포인트를 주어 눈길을 끌었다. 디자이너는 "편안함과 자신감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컬렉션을 목표로 하였다고 한다.     이외에 멕시코 오뜨 꾸뛰르 디자이너인 IANNDEY는 아름답고 우아하며 세심한 디자인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Philippe Périssé는 강하고 대담하며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에게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Global Fashion Collective는 이미 지난 2월 12일에도 뉴욕 패션위크를 개최했다. 여기에는 Fromwhere의 이영은 디자이너님께서 참가했다.   표영태 기자디자이너 패션위크 밴쿠버 디자이너 뉴욕 패션위크 세계 패션계

2022-03-10

[뉴욕의 맛과 멋] 꿈의 디자이너 디올

지난 12월부터 브루클린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크리스찬 디올: 꿈의 디자이너’(Christian Dior: Designers of Dreams) 전시회에 다녀왔다. 브루클린 뮤지엄은 그 크기와 보유 예술품 규모도 압도적이지만, 예술작품을 통해 세상을 보고 자극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획전시를 해서 내가 좋아하는 미술관이다. 오래전의 바스키아 전시도 그렇고, 이번의 디올 전시도 그러하다.     원래 디올은 순수미술 쪽이었지만, 그래서 갤러리도 열었지만, 세계 대공황으로 갤러리를 접고, 생계를 위해 패션 일러스트로 활동을 시작한 게 패션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전시는 1946년, 디올의 첫 오트 쿠튀르 하우스 시절의 허리가 잘록하고 밑으로 갈수록 퍼지는 드레스들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1952년, 디올이 이탈리아에서 사고로 사망한 이후 크리스찬 디올 브랜드를 거쳐 간이브 생 로랑, 마르크 보앙, 지안프랑코 페레, 존 갈리아노, 라프 시몬스, 현재의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에 이르기까지 7명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의 작업이 연대기적으로 펼쳐진다. 이들 모두 디올의 전통을 유지하면서 여성·꽃·예술·역사·문화 등 디올 브랜드를 대표하는 다양한 테마를 자신들만의 철학으로 재해석했다. 대규모 전시임에도 절묘한 구성과 드라마틱한 연출은 패션을 통해 고전과 현대의 예술적 조화까지 창출해주는 서사를 담았다.     전시의 압권은 ‘아름다운 18세기’ 전시관이다. 베르사유 궁전 내부 거울의 방을 본떠 제작된 전시장은 까마득히 높은 거울 벽면에 고전 회화의 무도회장에 등장하는 클래식한 디올의 의상들이 거울에 반사돼 환상, 그 자체였다. 사람들 모두 입을 벌리고 선 자리에서 그저 빙글빙글 돈다.   여기서 패션과 미술의 관계를 생각하게 된다. 많은 디자이너가 화가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는다. 여성성을 강조한 디올의 패션 철학 역시 18세기 프랑스 화가 엘리자베스 르 브런(Elisabeth Vigee Le Brun)의 초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의복, 스타일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한다. 신고전주의 양식인 베르사유 궁전의 건축 양식은 물론 궁전 내부의 루이 15, 16세가 사용하던 장식적인 가구들도 그의 디자인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는 건 익히 알고 있는 바다.   그러나 가장 역사적인 콜라보는이브 생 로랑과 몬드리안의 만남일 것이다. 1965년 발표돼 몬드리안 룩이라고 명명된 몬드리안 드레스는 생 로랑의 대명사가 되었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매혹적이고 퇴폐적인 화려함은 로렌 스캇의 옷에서,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도 땡땡이 그림으로 세계 미술계를 평정한 쿠사마 야요이는 루이 비통과 함께, 그리고 마크 제이콥스와 무라카미 다카시, 리바이스와 데미안 허스트, 유니클로와 키스 해링 등 너무 많다.     크리스찬 디올(1905-1952)은 자기의 드레스가 모든  여성을 공주님으로 만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그의 말이 아니더라도 모든 여성에게 패션은 자신을 공주님으로 착각하고 싶은 욕구의 발현이다.     디올의 이름 크리스찬은 내 둘째 사위와 같다. 둘째 사위 크리스찬은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인데, 내가 만든 쌈장을 아주 좋아하는 진짜 한국의 맛을 아는 친구다. 그의 패션도 현재의 트렌드를 리드하는 패셔니스타라고 할 만큼 핫하다. 친구들은 그런 크리스찬이 미남 사위라고 부러워하는데 내 눈엔 글쎄… 크리스찬이란 이름이 좋은 건가? 같은 이름의 두 사람을 감히 견주는 건 어불성설(語不成說)인가? 이영주 / 수필가뉴욕의 맛과 멋 디자이너 디올 크리스찬 디올 디올 전시 디올 브랜드

2022-02-11

[업소탐방] 베테랑 디자이너들이 모인 미용실 K헤어살롱

  최근 알렉스 홍, 애나 양, 준호 박, 에스더 김 한인 디자이너 4명이 모여 스와니 H마트 옆에 'K헤어살롱'을 새롭게 오픈 했다.   기자가 방문한 3000스퀘어피트(sqft)규모의 'K헤어살롱'은 15개의 좌석이 마련돼 있었고 새로운 인테리어로 더 많은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알렉스 홍 공동대표는 지난 14일 기자에게 미용실을 보여주면서 "어느 한인 미용실을 가던 실력은 기본인 것 같아요"라며 "우리는 좋은 제품과 최고의 서비스로 손님들을 모시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홍 대표를 포함한 디자이너들 모두 20년에서 30년간 헤어 컷 경험을 갖고 있는 '베테랑' 디자이너들이다. 이들 4명이 함께 일한 지는 10년이 다 되어간다.   이름처럼 'K헤어살롱'은 K팝(K-pop)스타일의 헤어스타일도 자신있다고 했다. 오픈한지 얼마 안됐지만 한인은 물론 외국인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홍 대표는 "K팝 스타일을 선호하는 외국인 손님들도 많다"면서 "유행에 민감한 한인들을 위해 새로운 헤어스타일 공부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성 헤어컷 기본료는 20달러, 여성 헤어컷은 30달러로 샴푸는 옵션이고 5불을 추가하면 된다. 오픈시간은 매일 오전 10시~ 오후7시까지이다.   ▶문의=678-786-2777, 2790 Lawrenceville Suwanee Rd., #110 Suwanee, GA 30024  박재우 기자헤어살롱 스와니 한인 디자이너 헤어스타일 공부 한인 미용실

202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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