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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200번째 기고

본인이 가진 지식이나 능력을 활용해 필요한 것을 얻어가는 것이 삶의 과정이다. 그리고 우리는 삶에 필요한 정신적, 물질적 요소들을 얻기 위해 본인의 역량을 최대한 쏟아 붓는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각자의 가치관이 작용하게 된다.     필요한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마땅히 있어야 할 것이 없으면 찾아내거나 새로 만들어야 하고, 있어도 불편하거나 온전치 못하면 고치거나 채워서 완결시켜야 하는 경우도 있다. 삶의 과정에서 겪게 되는 이 모든 과제는 각 개인이 해결해야 할 것이지만, 또한 사회 공동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공동의 과제이기도 한 것이다.     사회 공동체에서 개인의 삶은 다른 사람과도 연관을 맺고 있다. 따라서 구성원 모두 이해와 화합으로 최선의 방향을 찾고 함께 나아가는 것이 필요한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 생각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표현 방식의 대표적인 것이 말과 글이기는 하지만 다른 방법으로도 가능하다.  나는 그중에서 글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내 생각을 짧은 글로 정리하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다.     그렇게 중앙일보 오피니언면의 ‘독자 마당’ 코너에  글을 보내기 시작했고 올해로 벌써 12년째가 됐다. 그리고 이 글은 내가 200번째 보내는 것이다. 내 나름의 노력으로 쌓인 횟수다. 주변의 격려에 힘을 얻어, 틈틈이 써 온 것이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매번 “이 글이 신문에 게재될만한 것인가”하는 조바심이 들었고 그런 생각은 지금도 여전하다.     세상의 모든 일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나의 글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천모·풀러턴독자 마당 사회 공동체 사회 구성원 중앙일보 오피니언면

2024-04-23

[독자 마당] 면회 장소

나는 한국공군에서 3년을 근무하고 만기 제대했다. 지금의 김포공항은 과거 한국공군 제11 전투비행단이 주둔했던 곳이다. 다른 부대처럼 정문에서 가까운 곳에 면회실이 있었다. 군 복무 중인 병사와 민간인이 만나는 곳이다. 면회 오는 사람 중에는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고, 애인도 있었다. 그렇게 짧은 시간이지만 서로의 그리움을 나눌 수 있었다.     샌디에이고 인근에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이 있다. 양국을 오가는 차량과 사람들로 종일 붐비는 곳이다. 그러나 미국과 멕시코에 사는 사람 누구나 국경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는 없다. 서류미비자들은 출입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미국에 사는 서류미비자와 멕시코에 사는 가족이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국경 출입국 사무소 옆 담장은 철조망으로 되어 있다. 이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양국의 가족이 만나는 것이다. 다만 철조망 구멍은 겨우 손가락 하나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작다. 이쪽에서 손가락을 넣으면 저쪽에서 만져보고, 저쪽에서 손가락을 넣으면 이쪽에서 만져보는 방법밖에 없다. 때로는 엄마가 갓난아기의 손가락을 잡아 철조망 구멍 사이로 넣으면 반대편에 있는 할머니,할아버지가 손주의 손가를 만져보는 식이다.      그런데 헤어진 가족의 손가락을 만지기는커녕 생사조차 알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한국 이산가족들이다. 한반도는 이제 분단 80년이 되어 간다. 그 긴 시간 이산가족들은 많은 고통을 겪었다. 연방의회도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이산가족들이 북한의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     나는 왜 남북으로 흩어진 가족이 만날 수 없는지 지금도 의아하다. 휴전선 부근에 면회소를 하나 마련하거나 아니면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서라도 남북한 사람들이 만날 수 있게 하는 방법은 불가능한 것인가?   서효원·LA독자 마당 면회 시간 이산가족들 한인 이산가족들 철조망 구멍

2024-04-16

[독자 마당] 한국 의료계 의식

한국에서 의대생 정원 확대 문제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환자들이 볼모가 되는 듯한 상황이다. 정부는 의료 수요 증가에 대비해 의대생 입학생 수를 지금보다 2000명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의사들은 오히려 ‘의사 과잉’이 예상된다며 이에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의 자유와 안전, 복리 증진을 위한 정책들은 만들고 추진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국민 또한 정부 정책에 따르고 협력해야 한다. 그런데 의료계가 정부 정책에 극렬히 반대하며 환자마저 저버리는 것은 심각한 일탈 행위다.     어떤 직업이든 본인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이지만 아울러 사회 구성원의 역할도 있기 마련이다. 이런 공공의식을 갖고 일하는 것이 결국 자신은 물론 사회 전체를 위하는 것이 된다. 하지만 한국 의료계는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듯하다. 의료인의 기본자세인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제쳐놓고, 본인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어느 분야든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공급을 늘려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의료 분야 또한 마찬가지다. 의료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 공급 또한 그에 대비해 확대해야 한다.   한국도 시니어 인구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시니어 인구의 증가는 의료 수요의 증가를 의미한다. 그런데도 앞으로 지난 수십 년 동안 유지되는 의대 입학생 숫자를 그대로 둔다면, 의사 부족으로 인한 의료 재앙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수요, 공급의 관계에서 어떤 경우에나 주체는 수요다. 따라서 객체인 공급을 수요에 맞추는 게 순리다.  마땅히 의료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면 의사 숫자도 확대해야 한다. 의료계가 이를 외면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설명될 수 없고, 합리화할 수 없는 일이다.  윤천모·풀러턴독자 마당 의료계 한국 한국 의료계 의료 수요 수요 공급

2024-04-09

[독자 마당] 실버 아카데미

마음이 설렌다. 따스한 봄의 기운을 느끼며 실버 아카데미가 열리는 곳으로 향한다. 벌써 많은 시니어가 모여 활기찬 모습으로 담소를 나누고 있다.   본당에 모여 경건의 시간으로 시작한다. 나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점검하는 귀한 시간이 끝나면 각자 선택한 강좌로 향한다.   나는 노래와 요가 교실을 선택했다. 음악은 신이 주신 귀한 선물이다. 노래 교실은 성악을 전공했고 미소가 아름다운 사모님이 강사다. 수강생 연령층이 60~80대로 다양해 곡 선정부터 어려움이 있을 텐데 매번 주제를 잘 정해 선곡을 하신다. 노래를 부르는 마음 깊은 곳에 행복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음을 느낀다. 오늘 점심 메뉴는 맛있는 해물순두부. 육의 양식에 새로운 기운을 느낀다. 잘 먹고 내 힘으로 강좌에 참석하는 것만도  감사할 뿐이다.   작년 여름 유방암 진단을 받고 정말 놀랐다. 암이라는 병은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었다. 그 후 힘든 시간을 보내며 건강의 중요성을 더 느끼게 됐다. 그동안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잘 끝냈고 이제 항호르몬제 치료를 시작하며 몸 상태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요가 수업에서는 잔잔한 음악 속에 몸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한 스트레칭을 한다. 늘 온유한 목소리로 수업을 이끄는 간호사 출신 강사님께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곳 아카데미 강사 대부분은 재능기부를 하는 분들이다. 또 뒤에서 수고하는 스태프분들에도 감사할 따름이다. 서로 따스한 위로와 격려의 정이 있어 행복을 느낀다.     이민 1세들은 어떻게든 잘살아 보려고 열심히 일하면서 아이들을 키웠다. 그러다 보니 본인의 건강은 제대로 챙기질 못했다.   이제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본인의 건강과 행복을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사랑하는 시니어 여러분 모두 ‘화이팅’ 하세요.”  김선애·부에나파크독자 마당 아카데미 실버 실버 아카데미 이곳 아카데미 행복 바이러스

2024-04-02

[독자 마당] 투표는 반드시 하자

투표는 국민의 의무이며, 기권하는 것은 국민의 수치다.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이번 선거를 바라보는 국민의 걱정이 과거와는 다른 듯하다. 우선 비례대표를 뽑는 방식이 이해하기 어렵다. 또 두 거대 정당의 후보 공천 과정에서도 논란이 많았다. 선거 과정도 네거티브 공방만 치열하다. 국민을 위한 건설적인 공약과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은 대통령 중심제 국가지만 입법부인 국회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국회가 다루는 법안들 대부분이 민생과 직결된 것이 많기 때문이다. 법안 심사 과정에서는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한다.  하지만 국회에서 주요 현안들에 대한 논의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양대 정당이 본인들의 의무는 잊는 채 상호 비방에만 골몰하는 탓이다. 이는 국민과 유권자를 무시하는 행태라고 생각한다.   정치 혁명은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각성에서 시작된다. 한국은 다른 분야의 발전에 비해 아직 정치적 성숙도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자주 받는다. 따라서 ‘성숙한 정치 문화’가 정착된다면 강대국 대열에 빠르게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스웨덴 쇠데르턴 대학의 최연혁 교수는 “이상적인 국가의 모습은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뿌리를 두면서 약자를 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도 그런 국가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 확정된 후보들을 보니 정말 믿고 찍어주고 싶은 인물이 많지 않아 보인다.  그러니 내가 던지는 한 표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는 국민의 의무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도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줘야 잘했다고 스스로 칭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임순·LA독자 마당 투표 국회의원 선거 선거 과정 민주주의 국가

2024-03-26

[독자 마당] 치매

걸리면 안 되는 병, 그러나 누구라도 가능성이 있는 병, 그것이 치매다.     얼마 전 한국에 있는 친구가 치매 초기 증세라 약을 먹고 있다는 전언을 들었다. 그리고 통화를 했으나 별다른 증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겨우 몇 달이 지나 안부 전화를 했더니 대화가 되질 않는다. 친구는 50여 년 전 내가 살았던 곳의 지명을 대며 거기서 왔느냐고 한다. 분명 전화를 바꿔준 가족이 미국에 있는 누가 전화했다고 했는데….   가슴이 탁 막힌다. 친구는 같은 말만 반복한다. 치매가 무섭다고들 하지만 실감하지 못했는데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실제 경험을 하니 가슴이 저린다. 80세가 넘으면 50~60%는 치매에 걸린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공공기관이 많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생각도, 기억도 모두 사라져 버리고 마지막엔 음식을 삼키는 것조차도 잊어버린다고 하니 얼마나 무섭고 잔인한 병인가. 의학이 발달했다고 해도 아직 치매를 고칠 수 있는 약은 나오지 않았다.     오늘은 병원 검진이 있는 날이다. 담당 의사는 인사가 끝나자 동전, 노트, 구름의  3가지 단어를 말하며 “조금 후에 다시 물을 것이니 기억해 두세요” 라고 한다. (지난번 검진 때는 단어가 5개였는데 오늘은 3개만 말한다.)   의사가 이것저것 진찰하는 동안 단어 3개를 잊어버릴까 전전긍긍하며 질문엔 건성으로 답을 했다. 속으로는 “빨리 물어 보세요. 그 단어 잊어버릴까 봐 계속 외우느라 신경이 쓰여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의사는 “걱정하지 마세요. 치매는 아닙니다”라고 말한다. 알려준 단어를 잊어버릴까 봐 걱정하면서 외우려는 것이 치매가 아니라는 증거라고 설명한다. 의사는 “치매가 있는 분은 무엇을 질문했는지도 모르거든요”하며 웃는다. 나는 그 한마디에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노영자·풋힐랜치독자 마당 치매 치매 환자 치매 초기 안부 전화

2024-03-19

[독자 마당] 50년 된 조끼

술과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는 말이 있다. 세월이 흘러야 그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진가가 드러나는 것이 이 두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소중하게 생각되는 존재들이 있을 것이다.       내게는 구입한 지 50년이 된 조끼가 있다. 여태껏 버리지 않고 보관하는 게 신기할 정도다. 그런데 반세기가 넘은 옷이지만 지금도 입을 수 있을 만큼 상태가 좋다. 이 조끼는 내가 30대 초반 나이에 미국에 첫 출장을 올 당시 입었던 옷이다. 당시 미국 출장 기회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그만큼 준비 과정부터 설레는 일이었다.     미국 출장을 앞두고 들뜬 기분에 감색 양복 한 벌을 맞췄다. 동네 양복점에 가 당시 가장 좋은 원단으로 조끼까지 포함된 최고급 양복이었다. 조끼에는 내 30대 초반의 추억이 담겨있는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사진 정리를 하다 그 양복을 입고 미녀들과 찍은 사진을 발견했다. 나이아가라 폭포가 배경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출장 중에 유명 관광지인 나이아가라 폭포를 방문했다 촬영한 것이었다. 당시 그곳에서는 미스아메리카 선발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어떻게 대회에 참가한 미녀들과 함께 사진을 찍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지금 양복은 없어지고 조끼만 보관하고 있다. 옷장에 많은 조끼가 있지만 올겨울에는 유난히 그 감색 조끼를 애용했다. 지금도 입으면 따듯하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조끼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셈이다.    그러고 보니 내겐 조끼보다 더 오랜 동반자가 있다. 결혼한 지 50년이 넘은 아내다. 지금 한국에 있는 아내가 무척 그립다. 서효원·LA독자 마당 조끼 감색 조끼 나이아가라 폭포 동네 양복점

2024-03-12

[독자 마당] 자매들의 여행

해가 갈수록 평범한 것들이 큰 의미로 다가온다. 훗날엔 지금 이 순간도 몹시 그리워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부터다.   십여년 전 푸르던 시절을 공유하는 네 자매와의 해외여행은 축제처럼 들뜨고 설레었다. 아침에 눈 뜨며 시작된 우리의 수다는 잠자리에 들 때까지 이어졌다.   저마다의 말투, 표정, 몸짓을 보니 아득히 먼 어린 시절의 온갖 추억이 떠오르고 잊었던 젊은 날의 꿈이 되살아났다. 중년 이후에는 사람 속에 있으면서도 사람이 그리워진다는데 그것은 서로 공명할 수 있는 추억이 없기 때문 아닐까?   어느새 50 전후의 나이들이 되어 흰머리와 얼굴 주름이 생겼지만 부모와 자식, 남편보다 더 긴 세월 함께 가는 깊고 질긴 인연이 아닌가 싶다.   미풍이 부는 해변, 밀려오는 파도, 길게 뻗은 야자수, 이국적 음식들…. 함께했던 모든 시간은 내 가슴에 바닷속만큼이나 깊고 아름다운 흔적을 남겼다.   세월은 가도 추억은 남는다 하였다. 요즘도 자매들은 카톡방에 그때 사진을 올리며 그리워한다. 지금보다 풋풋하고 팽팽했던 얼굴들이다. 반가움에 문자 주고받으며 추억에 잠긴다.     얼굴을 간질이는 바람의 촉감, 살랑거리는 나뭇잎, 물속에서 공놀이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겨울에 먹는 야채와 과일을 햇볕에 말리면 맛과 풍미가 더해지듯 옛 기억들도 되돌아보니 몸과 마음이 훈훈해진다. 나이 들수록 몸은 사막처럼 건조해지고, 땅이 갈라지듯 주름이 지고, 건망증은 심해지지만 아직 또렷하게 남아 있는 기억들이  많다.     ‘희로애락 생로병사’의 고달픈 인생길, 반복되는 단조로운 일상에 짜증 나고 의욕 상실에 빠졌을 때 자매들과의 동행은 무척이나 즐거운 힐링의 시간이었다.     그때 충전했던 힘과 생기가 점점 약해지고 있어 또 한 번의 타임아웃이 하고 싶어진다. 손선애 / 리버사이드독자 마당 자매 여행 얼굴 주름 가도 추억 희로애락 생로병사

2024-03-05

[독자 마당] 인공지능 시대

20년 전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시점을 2045년으로 예측한 바 있다. 커즈와일의 예상까지는 아직 20년가량 남았지만, 지금의 인공지능 개발 상황이나 발전 속도를 보면 그 시기가 빨라질 수도 있어 보인다. 새로운 시대나 미래 과학기술은 먼저 공상과학소설 작가들이나 미래학자들이 그려내고, 그 후 사회 전체의 역량으로 이를 구체화하는 사례가 많다.   어떤 일에나 양면성이 있듯, 인공지능 또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은 유익한 일이지만, 이로 인해 인간 삶의 가치가 부분적으로라도 훼손된다면 이는 역효과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인간의 인공지능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질 것이다.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인공지능에 의존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이 오면 인간지능은 더 오를 곳, 추구할 것이 없어질 수도 있다.     이런 시점이 오면 인간의 모든 기능은 진보를 멈추고 오히려 상대적인 퇴화로 인해 자신이 만든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는 일어 벌어지지는 않을까. 반면 인공지능은 스스로 점점 더 진화하며 자기복제를 통해 인간의 영역마저 자신들의 세계로 만들고, 인간을 자신의 아바타로 종속시키지 않을까.     창조주에 의해 만물의 영장으로 만들어진 인간이 자신보다 더 우수한 피조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창조주의 능력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것이고, 인간은 단지 기존의 것을 조합해 형태를 바꾸고, 특정 기능의 도구를 만들어 낼 뿐이다. 이는 창조가 아니라 개량, 개선일 뿐이다. 결국 인간은 창조주를 넘어설 수 없다. 따라서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도 인간보다 뛰어날 수 없으며 단지 유용한 도구로 사용될 것이다. 윤천모·풀러턴독자 마당 인공지능 인공지능 개발 인공지능 시대 반면 인공지능

2024-02-27

[독자 마당] 행복한 나날

매일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시간은 24시간으로 동일하다. 이런 소중한 시간에  불평 대신 감사를, 부정 대신 긍정적인 마음을, 비난 대신 칭찬을, 절망 대신 희망을 갖는다면 행복한 하루가 되는 것이 아닐까. 서로 사랑을 나누며 매일 행복한 날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행복이란 본인의 마음가짐에 따라 차이가 있다. 어떤 사람은 많은 재산을, 어떤 사람은 많은 배움을, 또 어떤 사람은 높은 위치에 올라야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행복이 ‘존재의 최종 목적’ 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연세대 심리학 교수이며 행복학자인 서은국 교수는 “행복은 존재의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그리하여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행복이라고 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복 지침은 공생공존의 이론이다. 즉, “함께 살고 남을 존중하고 타인의 삶도 자신의 삶처럼 생각하며, 그들을 비판하지 말고 귀 기울여 들어라”는 지극히 평범한 내용이다. 한마디로 행복이란 함께하는 삶이란 것이다.     어떤 상황이나 조건에 따라서만 행복과 불행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 마음가짐에 따라 작은 행복도 크게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이란 결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우리 주변에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또 행복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버릴 때 행복은 우리를 찾아온다. 무엇 때문이 아닌, 무엇 덕분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욕심과 집념을 버리고 사랑으로 지날 때 행복은 시작된다. 그리고 매사에 감사할수록 행복은 더 커지는 것이다.     평범한 일상생활에서도 언제나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고 밝게 사는 것보다 더 좋은 게 또 있을까. 이보다 더 좋은 것은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행복해하는 것이다.   임순·LA독자 마당 행복 나날 행복 지침 우리 마음가짐 서은국 교수

2024-02-20

[독자 마당] 그리운 공원 친구들

매일 새벽이면 아무 부담감 없이 서둘러 동네 공원으로 향하곤 했다. 그곳에서 느끼는 신선한 공기도 좋았지만 공원 친구들을 만난다는 즐거움도 있었다.       한인이 없어 아쉽긴 했지만 공원에서 만나는 친구들 대부분은 현직에서 물러나 은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다 행복한 은퇴 생활을 즐기는 모습들이었다.     그중에는 군 장성 출신도 있었고, 미술가, 음악가 등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은 공원에서 만나면 서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항상 필요한 예의는 지키는 모습이었다.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한 기본 소양이 몸에 밴 듯했다.     어느 날 조금 늦게 공원엘 갔더니 다들 돌아가고 켄과 엘렌 부부만 남아 있었다. 우리는 언제나처럼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웠고 어느덧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엘렌이 공원을 떠나며 우리에게 “See you tomorrow(내일 만나요)” 라고 인사말을 건네자 옆에 있던 그녀의 남편 켄은 곧장 “If  the Lord will (주님의 뜻이라면)”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정말 크리스천 다운 말이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 켄의 말대로 우리는 내일 일을 알지 못한다.     공원에서의 이런 인사말이 오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켄의 말은 현실이 됐다.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고 만 것이다. “금방 괜찮아지겠지”하며 기다렸지만 팬데믹은 우리 생각보다 오래 지속됐다. 그렇게 오랜 시간 공원엘 가지 못했고, 이제 팬데믹은 끝났지만 새벽 공원 산책은 다시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그때 공원에서 헤어지면서 켄이 “If the Lord will”이라고 했던 말이 요즘도 종종 떠오르곤 한다.   이제는 그들과 만났던 행복한 기억이 머릿속에 아름다운 그림으로 남아 있다.   이영순·샌타클라리타독자 마당 공원 친구 공원 친구들 시간 공원 새벽 공원

2024-02-13

[독자 마당] 95세의 삶

우리 부부는 고령에도 크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게 해 주신 은혜에 감사했다. 또 아들에 이어 손자도 치과의사가 되었고, 증손자를 만나는 기쁨을 주신 것에도 감사했다. 몸의 움직임이 자유스럽지 못한 아내가 하루 세끼를 꼬박 챙겨준 것도 감사할 일이었다.       그런데 호사다마라 했던가. 이런 감사 고백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내가 응급실을 거쳐 양로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회복이 어려워 존엄사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까지 악화됐다. 나를 비롯한 가족 모두가 큰 충격과 슬픔을 겪었다.     돌이켜 보면 아내와 오랜 세월 동고동락했다. 특히 아내와 함께했던 이민생활 40여 년은 만만치 않은 시간이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리커스토어, 마켓도 운영했고, 친구의 원단공장에서 야간 근무도 했었다.     우리 부부는 고생스러웠지만 잘 성장해 가는 아이들이 큰 보람이었다. 건강하게 자란 아이들은 이제 사업가, 전문직 종사자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 부부에게 이보다 더 큰 기쁨은 없었다. 전국의 유명 대학에 진학한 자손들의 졸업식에 참석하는 것도 우리 부부에게는 큰 기쁨이었다.     은퇴 후에는 미국의 유명 관광지를 두루 여행했고, 한국의 가족을 만나러 가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90세 생일에는 자녀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감사예배에 많은 지인을 초대해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인명은 재천이라 했던가. 아내가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내가 먼저 떠나야지” 했던 소망이 허사가 되었다. 인생사가 내 뜻대로만 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먼저 간 아내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 세상에서 못다 한 정과 사랑, 하늘나라에서 만나 마음껏 나눕시다. 사랑합니다.”      이승원·요바린다독자 마당 감사 고백 사랑 하늘나라 우리 부부

2024-02-06

[독자 마당] 자연의 한계

우주 만물은 저마다 정해진 한계 내에서만 존속할 수 있기에 이를 넘어서면 기존의 상태가 보존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본질 그대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경계를 넘어서지 말아야 한다. 이는 전체를 망라하는 물리적 법칙에 의한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태양계의 일정한 궤도를 따라 운행하면서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낸다. 지구 환경은 이런 운행 원리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과 지상의 여러 요소의 상호작용으로 더 복잡, 다양해진다.     인류는 이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현상들에 적절히 대처하면서 생존하고 있다.  즉, 자연에 얹혀 그 안에서 자연이 만들어 내는 갖가지 필요한 것들을 취하면서, 생로병사의 여정을 이어간다.      자연은 우리를 낳고 기르며, 또 후대로 이어주는 생명과 삶의 근원이고 터전이 된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인구가 늘고, 산업이 발전하면서 자연을 크게 훼손하고 오염시키고 있다. 또 과소비로 인한 자원 고갈 등으로 인해 자연계의 부정적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자연의 훼손 정도가 크면 클수록 물리학의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처럼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하려는 기전 또한 강하게 작동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이 거대한 자연의 몸부림을 인류나 여타 생명체들이 감당하며 견뎌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근래에 들어 전례 없는 기상 이변 현상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폭우·폭설·혹서·혹한 현상이 급증하고 있다. 인류는 이미 그 재앙의 범주에 에워 쌓인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최근의 기상 이변이 곧 우리 앞에 밀어닥칠 재앙의 전조와도 같아 두려움을 갖게 한다.     이제는 지체할 시간이 많지 않아 보인다. 우리 모두 지구의 자연 회복을 위한 모든 조치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때이다. 윤천모·풀러턴독자 마당 자연 한계 자연 회복 여타 생명체들 지구 환경

2024-01-30

[독자 마당] 시카고 여행

얼마 전 20여일간 시카고 여행을 다녀왔다. 저가 항공사를 이용했더니 항공료는 많이 들지 않았다.   시카고의 별명은 ‘바람의 도시(Windy City)’다. 시카고는 미시간호를 따라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호숫가에는 나무를 심어 공원을 조성했고 이 나무들이 방풍림 역할도 하는 듯했다.  공원을 따라 길게 대로가 있는데 미시간 애비뉴였다. 이 도로를 따라 고층 빌딩들이 들어섰고 차츰 건물이 낮아지면서 서쪽으로 도시가 뻗어 나간 형태였다.   시카고의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높은 건물이 있었는데 윌리스타워(구 시어스타워)였다. 이 빌딩 꼭대기에는 시카고 시내를 360도로 관람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     시카고는 지난 1871년 300명이 숨지고 1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대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건물 대부분이 목재로 지어진 것이어서 피해가 더 컸다. 이후 도시 재건에 사용된 건축 자재는 주로 돌과 시멘트였다.     시카고는 마피아들의 활동 무대로도 유명했다. 1929년 밸런타인데이에는 악명 높은 알 카포네 부하들이 반대파 갱단 조직원 7명을 링컨 공원 근처로 유인해 총격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범인들은 끝내 체포하지 못했다. 당시 범행 장소는 지금은 아파트 주차장이 되어 있었다.     시카고에는 박물관이 많다. 가장 먼저 찾았던 곳은 예술박물관(Institute of Arts). 때마침 세계 유명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다양한 불상과 함께 한국의 도자기들도 볼 수 있었다.     장거리 여행을 다녀와서 그런지 몸 컨디션이 좋지 않다. 한 친구는 80대 중반이나 된 사람이 사서 고생한다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 세상의 삶이 힘들면 힘들수록 내세에는 더 편안한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서효원·LA독자 마당 시카고 여행 시카고 여행 시카고 시내 20여일간 시카고

2024-01-23

[독자 마당] 더 나은 새해이기를

자신의 능력으로 원하는 것을 얻거나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면 우리 인생엔 아무 문제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능력 밖의 장애물들을 만나게 되고 이를 돌파하기 위해 여러 해결책을 찾게 된다. 해당 문제에 대해 잘 알만한 사람을 찾아 도움을 구하기도 한다.  낯선 곳을 찾아갈 때는 그곳 지리를 잘 아는 사람에게, 건강 문제는 의사에게 도움을 청한다.     지금의 우리는 잡다한 삶의 과제들을 직접, 또는 누구로부터 도움을 받아 가며 가능한 한 최선의 방도를 찾아 헤쳐온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본인의 목표 성취를 전적으로 자신의 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안팎의 여러 요소가 직·간접으로 작용한 결과다. 오로지 혼자만의 성과라고 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신앙인이라면 자신이 믿는 절대자의 도움이라 여길 수도 있다.   예상치 못한 일을 만나 의외의 결과에 이르게 되면 흔히 이를 운으로 돌리기도 한다. 그러나 한 줄기 풀잎도 땅과 대기의 여러 성분이 합쳐져 만들어지는 것이다. 인간도 다양한 사회관계 속에서 적절히 취하고 피하면서 존속해 가는 존재다. 어떤 다른 힘이 더해진다 하더라도, 결국 누구나 심고 가꾸는 대로 거둠이 세상 진리이다.     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지나간 날들을 돌아보며 만족했던 일, 아쉬웠던 일들을 떠올려보고 새로운 미래도 계획한다. 이는 과거를 정리하고 앞날을 더 발전적으로 이루어 가기 위한 마음가짐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어떤 결과든지 상응하는 요소와 그에 맞춰진 다양한 작용 때문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새해엔 더 넓은 세상을 보며 최선의 노력으로 이전보다 더 유익하고 보람된 결실을 거둘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윤천모·풀러턴독자 마당 새해 건강 문제 해당 문제 줄기 풀잎

2024-01-16

[독자 마당] 엄마의 일기

막내가 6년째 투병 중이다. 외국 여행을 갔다 쓰러져 의사의 소생 불능 진단을 받았지만 형제들이 지극 정성으로 미국에 데려왔고 1년여의 재활을 거쳐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후유증은 심각하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호전될 기미는 없다. 더 큰 문제는 내가 90세를 바라보는 고령이다 보니 그 아이를 보살피기가 점점 힘에 부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내의 투정은 여전하다.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은 먹지 않고 몸에 해로운 것만 찾는다. 약도 먹기 싫은 것은 골라내 놓는다. 야단도 쳐보고 달래도 보지만 효과가 없다. 당뇨가 심해 저혈당이 올까 봐 굶겨서는 안 되니 식사 때면 아기 다루듯 애가 탄다.   그러나 형제들은 입장이 다르다. 아이 비위만 맞추니 점점 더 버릇이 나빠져 엄마만 고생한다고 도리어 타박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무능한 엄마의 행색이다.     며칠 전부터 어깻죽지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점점 심해져 온 등으로 퍼지고, 이어 목과 머리까지 올라왔다. 서 있기도 힘들고 어지럽기도 하다. 혈압도 높아졌다.     결국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X레이부터 온갖 검사를 다 했다. 그런데 심장도 폐도 머리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 결론은 스트레스성 신경 근육통이라고 했다.  주치의는 힘든 일 하지 말고, 좀 쉬면 회복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내가 하는 일은 소소한 집안  일 정도다.  빨래는 세탁기가, 밥은 전기밥솥이 해 주고 집 청소는 일주일에 한 번씩 사람이 온다. 내 일은 막내 돌보고 화단에 물 주는 정도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 마음과 생각은 온통 막내 곁에 맴돌고 있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임을 깨달았다. 아무리 생활 환경이 편안하고 편리해도 마음에 짐이 있다면 어깨를 짓누르는 그 무게감이 스트레스라는 강적으로 다가온다.  노영자·풋힐랜치독자 마당 엄마 일기 스트레스성 신경 심해 저혈당 병원 응급실

2024-01-09

[독자 마당] 90 고개를 넘으면서

요즘 연령에 따른 시간 변화의 느낌을 자동차 속도에 비교하기도 한다. 세월이 60대는 60마일, 70대는 70마일, 80대는 80마일, 90대는 90마일로 달린다며 삶의 종착지가 다가옴을 아쉬워한다.     2024년 갑진년 푸른 용의 해가 시작된 시점에 희망의 날개를 펼 준비를 해 본다. 올해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거창한 결심은 접어두고 남들에겐 대수롭지 않게 보이겠지만 내게는 중요한 결심을 해보려 한다.     요즘은 백세시대라 죽음은 다른 사람의 문제지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 착각하고 살았다. 하지만 삶과 죽음은 결국 분리될 수 없는 것. 나는 30여년 전 사랑하는 남편의 죽음을 겪으며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배웠다. 배우자의 죽음을 통해 삶의 매 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죽음의 확실성도 알았다.   인생의 종착지에 다가가는 시점에 ‘웰다잉(Well Dying)’ 연습을 빼놓을 순 없다. 인생의 즐거움은 죽음을 아는 순간부터 더욱 절실해지며 삶을 사랑한다면 그만큼 죽음에 대해서도 잘 준비해야 한다. 결코 삶은 무한하지 않으니 말이다.   나는 지금까지 자기중심적 삶을 살았다. 이젠 소유와 자기만족에 매달렸던 삶을 내려놓고 교만의 착각도 버려야겠다. 이웃과 나누며 함께함이 행복하다는 지혜도 터득했다. 앞으론 작은 일에도 감사하면서 남을 원망하기 전 용서하고 하루하루를 사랑하면서 남을 배려하고 나누는 삶을 살아야겠다. 이것이야말로 죽음을 잘 준비하는 자세가 아닌가 싶다. 옛 성인들은 이 세상 떠날 때 모든 번민을 훌훌 벗어버리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떠났다니 얼마나 행복할까 싶다.     하지만 괴테가 파우스트를 완성한 것은 80세가 넘어서였다고 한다. 나도 열정과 의욕까지 잊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인생에서 늦은 때란 없다’고 하니…. 임순·LA독자 마당 고개 종착지가 다가옴 자동차 속도 시간 변화

20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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