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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다

한 공동체 안에서 구성원 각자의 필요를 추구함에서 얽힘을 조정하고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정치라 한다면, 이를 행사하는 사람이 정치인이다.  
 
사람들의 삶에서 필요로 하고 추구하는 바가 각기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욕구를 채워 가려함이 누구나의 성정이다.
 
그러나 한정된 장소에서 한정된 필요자원을 얻으려할 때, 서로 경쟁하며 부딪치게 됨에,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안에서 최대한의 권리를 얻어 누릴 수 있도록 경계를 그어 제한하고 조정함이 필요하다.  
 
이로써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실현코자함이 정치의 역할이고, 또한 한계이기도 하다. 이 한계를 최대한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치인과 제도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사적 욕구에 앞서 다 같이 가고자 하는 공공의식으로 힘을 기울임이 필요하다.  
 
하지만 작금의 한국정치계를 보면, 그 본질을 벗어나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함으로, 국정의 많은 부분들이 끝없는 난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가정치의 보루인 국회에서의 행태들은 정상적 임무와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삼권분립의 목적인 공공을 위한 적절한 견제와 협력을 저버리고, 자기 진영만의 이익을 위해 반대와 왜곡을 일삼고 있다.  
 
이렇게 뒤틀어진 정치 때문에 사회안정과 국민행복이 저해되고 국가발전이 가로막히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정치계의 이 모든 부조리 파행들이 국민의 불신, 불만을 고조시키고 사회, 국가 전반에 부정적 파장들이 쌓이고 쌓여 임계점을 넘어 마침내 비상계엄으로 폭발했다. 이후 자유민주주의와 이에 기반한 일상들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이어진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새해를 맞았다. 이제는 각계 모두가 대오각성하면서 뒤틀어진 과제들을 바로잡아 더 나은 공고한 국가재건을 위해 온 힘을 모아야할 때이다.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다.

윤천모 / 풀러턴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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