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개최, 경북 도약 계기 삼겠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지난 2018년 경북지사 당선 직후였다. 도청 지사실 왼쪽 문에 ‘변해야 산다’는 문구를 붙이라고 지시했다. 이 지사는 “변하자는 문구를 써서 붙이라고 하니까 ‘지사님 권위가 있지 어떻게 그러느냐’며 직원들이 안 붙이더라”며 “두 달 동안 사정한 뒤에야 붙일 수 있었다”고 했다. 경직됐던 공무원 문화를 이 도지사가 바꾼 셈이다. 그는 변화와 혁신의 기치를 내세워 7년째 경북을 바꾸고 있다. 공무원 사회도 크게 달라졌다. 이 지사는 “최근 ‘저출생과 전쟁’문구를 지사실 오른쪽 문에 써서 붙이라고 하니 2시간밖에 안 걸렸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이 지사는 LA를 방문했다. 내년 10월 경북 경주에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이하 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를 위해 지난 15~16일 페루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현장을 찾아 내년 개최지인 경주를 알리느라 열심히 뛰었다. 18일 본지를 방문한 이 지사는 “한류의 본산인 경주와 경북에서 ‘문화 APEC’을 열고, 기술강국의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페루 APEC 정상회의 대통령 특별수행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나. “지방자치단체장의 대통령 특별수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경북지사가 APEC 진행상황을 직접 보고 준비해야 한다며 함께 가자고 했다. 현지 정상회의 장소, 미디어센터, 만찬장을 다 돌아보고,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할지 아웃라인을 정했다. 주낙영 경주시장, 지역구 의원인 김석기 의원(국민의힘)과 미디어센터를 찾아 설명회를 했다. 전 세계 미디어가 큰 관심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여러 언론이 관심을 보이는 모습에서 한국의 달라진 위상도 느꼈다.” -2025 경주 APEC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바람은. “경주는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있다. 정상회의 때 ‘지붕없는 박물관’ 경주에 많이 오시라 했다. APEC은 경제 협력이 중요하다. 각국 정상과 기업 CEO가 최대한 많이 참석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APEC CEO 서밋 의장으로서 세계 500대 기업 CEO 초청 계획을 세웠다. 윤 대통령도 일론 머스크에게 초청 전화를 하겠다고 했다. 12월쯤 대통령 및 재계회장단과 APEC 준비회의를 하려고 한다.” -페루APEC에서 눈에 띈 점은. “페루는 APEC을 3회나 개최했다. 컨벤션센터, 미디어센터를 크게 준비했지만, 약간 타성에 젖은 듯한 모습도 있었다. 우리는 충분히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2005 부산APEC 이후 20년 만에 한국이 의장국이 됐다. “부산APEC 이후 관광객이 3배 늘었다. 경주APEC은 취지에 맞게 각국 기업의 CEO를 최대한 많이 초청해 실질적인 경제 도약을 이루고자 한다. 경북에는 로봇, 소형모듈원자로(SMR)연구소, AI, 수소에너지, 2차전지 등 4차산업 기업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의 현대중공업 방문도 기대하겠다. 우리의 기술을 충분히 보여주고 경제협력 효과를 얻어야 한다. 또한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소개해 경주를 세계 10대 관광지로 만들겠다.” -경주APEC의 장점을 꼽는다면. “경주는 1975년부터 관광도시를 선언했다. 내년 10월 말 APEC 정상회의 만찬장은 단풍이 절정인 첨성대 또는 동궁월지(안압지)에서 할 예정이다. 경주는 도심에 능이 있는 유서깊은 고도다. 한국 문화와 첨단 과학기술을 선보여 세계인이 놀라도록 하겠다. 또한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21개국 현지 대학생 자원봉사자를 선발해 한국을 체험하고 배우도록 할 예정이다. APEC을 계기로 다보스포럼처럼 기술과 문화를 중심으로 다루는 경주포럼도 만들고자 한다.” -APEC 기간에 2만 명 이상을 수용해야 한다. “APEC 정상회의 유치전 때 인천이 숙박 등 시설면에서는 앞섰다. 하지만 APEC은 각국 정상이 잠을 잘 자려고 오는 것이 아닌, 한국의 문화와 발전상을 직접 보고 느끼는 행사라는 점을 강조해 경주 유치에 성공했다. 개최지 선정 위원들 앞에서도 'APEC 정상들이 잠자러 옵니까'라고 했더니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또한 APEC 하루 유동 인구는 6000명 정도다. 경주 보문단지에 1만 객실을 이미 갖추고 있다. 정상들이 묵는 80평 이상 최고급 숙소(PRS)도 16개가 있다. 6개를 더 만들고 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중요한 이유는. “대구경북을 통합하면 500만 인구로 수도권, 세계와 경쟁할 수 있다. 국가 발전을 위해 구심력과 원심력이 작용해야 한다. 현재 한국은 지방자치지만 모든 운영은 사실상 중앙정부에서 다한다. 낙동강을 정비하려고 해도, 산업단지를 개발하려고 해도 중앙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지사가 중앙정부 공직자를 만나 ‘사업 허가’ 등 사정하는 일이 많다. 미국 주정부처럼 지방자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 5000년 동안 중앙집권에 익숙했던 우리의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지방분권이 되면 국민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시대를 열 수 있다.” -경상북도 LA사무소의 중요한 역할은. “한인사회 애로사항을 듣고 기업체의 경북 진출을 이끌어야 한다. 미국 연구소 내 한인 인재들이 경북에 오면 연구사업 추진 등을 적극 돕겠다. 우리가 실험과 도전에 필요한 일을 지원하겠다.” -한인사회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한인사회가 열심히 노력해 대한민국도 성장했다. 한인사회가 남을 위해 봉사하고 베풀면 존경받고 그만큼 한국 위상도 커진다. 동포사회 화합도 중요하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1955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다. 지난 2018년 경북지사에 당선, 2022년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도지사로 활동하기 전까지 경북 김천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의정발전 분야 대상(2017년), 제3회 대한민국 위대한 국민대상 행정혁신부문 대상(2021년) 등을 수상했다. 경북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경북지사 이철우 이철우 경북지사 경북지사 당선 apec 정상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