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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읽기] 남미 오징어와 땅 위의 김

매년 4월과 5월은 오징어 어획이 불가능한 금어기(禁漁期)다. 그렇지만 이 시기에도 우리는 짬뽕과 진미채를 먹는다. 연간 4만t 정도 수입되는 냉동 오징어 덕분이다. 흔히 ‘대왕오징어’라 불리는 훔볼트오징어는 남미 페루 연안에서 주로 잡힌다. 과거 울릉도가 그랬듯 적도에서 내려오는 난류와 남극에서 올라가는 한류가 만나, 오징어가 살기 최적인 조경수역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페루도 울릉도가 겪은 것과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수온 상승으로 조경수역이 형성되는 위치가 점점 남극에 가까운 곳으로 이동해, 훔볼트 오징어가 잘 잡히는 어장이 칠레 인근으로 조금씩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어장(漁場) 변화는 국내에서도 오래 관찰되고 있다. 30년 전인 1994년에는 오징어 어획량이 연간 20만t에 달했다. 동해에서 한류성 어종인 명태가 7600t씩 잡히던 시기다. 그러다 15년 정도가 지나자 명태 어획량은 사라졌고, 다시 15년이 흐른 지금은 오징어 어획량이 난류성 어종인 방어 어획량에 추월당한 상태가 됐다. 제주대 정석근 교수가 『되짚어보는 수산학』에서 짚었듯, 금어기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어민의 탓도 아니고, 중국 어선의 남획만이 원인인 것도 아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그간 우리가 익숙하게 알던 한반도 주변의 해양 생태계가 전반적으로 바뀐 탓이다. 어민들이 금어기를 아무리 잘 지켜도, 기후변화로 오징어는 영영 돌아오지 못한다.   차라리 수입이라도 되는 오징어와 달리, 수입할 곳도 마뜩잖은 해산물도 있다. 최근 미국 시장에 진출해 K-푸드 열풍을 이끌고 있는 김과 같은 해조류다. 김은 통상 15℃ 아래의 차가운 물에서 재배되므로, 국내에서는 겨울철과 이른 봄 정도까지만 양식이 된다. 수온이 오르면 김 생산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2023년에 발표된 부경대 김봉태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바다의 표층 수온이 1℃ 증가할 때 김 생산량은 960t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온 변화로 김 양식업이 초토화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육상에서 김을 양식하는 기술을 상용화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 풀무원 같은 기업이 앞장서서 나름 절박한 시도를 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오징어 대신 방어가 잡히니, 그것대로 괜찮은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연근해 어획량은 계속 곤두박질치는 중이다. 2016년엔 통계 작성 이후 40년여 만에 처음으로 100만t의 어획량이 깨지더니, 2022년에는 89만t까지 줄었다. 조명 달고 오징어 잡던 배가 하루아침에 방어잡이 배로 바뀔 수가 없고, 고령화된 어촌에서 새 어족에 대한 정보를 얻고 기술을 습득하는 데도 어려움이 커서다. 제대로 된 어민 지원 없이 우리 어업이 기후변화의 여파를 제대로 넘길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박한슬 / 약사·작가숫자읽기 오징어 남미 오징어 어획량 훔볼트 오징어 냉동 오징어

2024-05-13

[삶의 뜨락에서] 자신의 잘못 앞에서 딱 한 마디 “Sorry”

내게는 누군가를 판단할 때 이 사람이 괜찮은 사람인지 별로인 사람인지를 구분하는 기본적인 판단 기준이 하나 있다. 자신이 잘못했을 때 상대방에게 곧바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지다. 나는 아무리 평소에 친절하고 살갑게 구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명확한 잘못이나 실수 앞에서 뒤로 숨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을 결코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그렇게 자신의 잘못으로 벌어진 문제 앞에서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고 뒤로 숨는 사람들은 직장인 혹은 사회인 더 나아가 어른으로서의 기본 소양인 책임감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자신의 실수 앞에 인정은커녕 다짜고짜 화를 내거나 울며불며 징징대거나 묵묵부답으로 가만히 있는 사람을 발견하게 되면 별다른 말 없이 조금씩 그 사람과의 관계에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것은 참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받았을 상대방에 대한 배려 자기 책임으로 잘못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 잘잘못을 빨리 판단하고 그에 대한 행동을 취하는 순발력. 상대방의 화를 가라앉혀 상대방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사회성까지 그 사람의 인격적인 요소들을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모습을 통해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정말 강한 사람은 잘못했으면 자기 잘못을 곧바로 인정하고 그것을 수습한다. 그것이 사람들에게 숙이고 들어가면서도 결국에는 남을 위해 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한국 마켓에 가면 쇼핑 카트를 이용한다. 가끔 간장이나 된장, 김치 같은 것은 상당히 무겁다. 카트를 끌고 가다 보면 무거워 옆으로 비틀어지는 일도 생긴다. 카트에 물건을 가득 싣고 좁은 계산대에 물건을 올려놓으면 점원이 계산한다. 계산된 물건을 백에 담아 카트에 넣어주는 남미계 종업원이 있다. 무거운 카트를 끌고 나오면서 그 종업원 발을 다치는 사고 광경을 목격했다. 얼마나 아프겠는가. 무거운 물건을 실은 카트가 발을 쳤으니 아파서 아 소리를 내면서 쓰러지는 듯 움츠렸다. 그런데 그 손님은 아무 일 아닌 듯 그냥 카트를 끌고 가버렸다. 그 손님 뒤에 서 있던 내가 달려가 물었다. 그 종업원은 화를 내면서 여러 번 경험했지만 “Sorry”라고 말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힐난했다. 내가 그 남미 종업원에게 매우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미국 사람들은 옷깃만 스쳐도 “Excuse me” 한다. “Sorry, Excuse me”를 입에 달고 산다. 우리는 왜 그 흔하고 쉬운 Sorry나 Excuse me를 말하지 않는가. 그 말을 하면 자존심이 상하는가 아니면 부끄러운가. 미국 사람들에게도 무뢰한 짓을 하고 그냥 모르는 척하며 지나가는지 몹시 궁금하다.   어떤 상황이 펼쳐졌을 때 그 상황에 대한 사람들의 판단은 크게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누가 얼마만큼 잘못해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누구의 잘못이 더 큰지 누가 사과를 해야 하고 누가 사과를 받아줘야 하는지 대강의 정황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그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다만 섣부르게 참견했다가 불똥이 자신에게 튈까 봐 다들 쉬쉬하며 자기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지 않고 있을 뿐이다. 그런 긴장된 상황 속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고개를 숙이는 사람을 주변 사람들은 결코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이미 자신의 잘못을 명확히 인지하고 기꺼이 사과까지 하는 사람에게 누가 구태여 무엇을 더 보태어 말할 수 있을까. 끝내 이기고 남의 위에 설 수 있는 사람은 당장의 알량한 자존심을 버리고 기꺼이 상대에게 먼저 고개를 숙일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양주희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마디 남미계 종업원 쇼핑 카트 남미 종업원

2023-08-21

[글마당] 나는 또다시

나리꽃이 나오기 시작할 즈음 떠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벚꽃이 살랑대는 바람에 맥없이 쏟아져 내렸다. 따끈한 뉴욕이 사랑스럽다.     여행 떠나기 전 나는 집 청소를 한다. 장을 보지 않고 깨끗이 먹어 치우며 냉장고를 비운다. 깍두기와 포기김치를 담가 냉장고에 모셔놓는다. 라면을 사다 놓는다. 밥을 냉동 칸에 넣어놓는다. 가끔은 잊고 준비하지 않을 적도 있지만 맥주도 쟁여 놓는다.       여행은 피곤하다. 특히나 비행기 타는 것은 고역이다. 피곤한 몸을 끌고 돌아와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왜 이렇게 포근한 집을 놔두고 떠돌다 왔을까? 후회한다. 옷도 갈아입지 않고 부엌에서 라면을 끓인다. 계란은 없다. 라면에 밥을 말아 김치를 먹고 여행을 마무리한다.     다음 날, 남편이 그동안 쌓인 먼지를 쓸고 터는 동안 나는 된장찌개를 진하게 끓인다. 김치와 된장찌개를 입으로 가져가는 순간, 왜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두고 떠돌았을까? 또 후회한다. 미국에 오래 살수록 한식을 더 찾는다. 여행 중에는 생각나지 않다가도 집에 오려고 비행기에 앉으면 그때부터 한식을 먹고 싶어서 안달이다.     뉴저지에 사는 지인이 한 말이 떠오른다.   “북적거리는 서울을 방문해서 바삐 지내다 어두운 밤 사막 같은 외곽 동네에 들어서는 순간 적막강산에 들어선 듯 썰렁하고 막막한 느낌을 견딜 수 없어서 또 짐을 꾸려 떠나나 봐.”   맨해튼에 사는 나는 그런 느낌은 별로 없다. 적적하면 아파트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활보한다. 교외에 나가고 싶으면 리버사이드나 센트럴파크를 거닌다. 북적거리는 사람들이 싫어 아파트에 들어와 문을 잠그는 순간부터 나만의 세상이 된다. 문이 관 뚜껑 같다. 관을 열고 들어가 누우면 세상과 단절된, 문을 열고 나가면 세상과 연결된 느낌이다.   나는 뉴욕을 너무나 사랑한다. 아무리 이곳저곳 여기저기 돌아다녀도 뉴욕시티만 한 곳은 없다. 남미 여행에서 먼지 쌓인 쓰레기 더미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 나무 하나 없는 산 중턱에 천막치고 사는 난민들이 많다. 빈부 차가 심하다. 세상 곳곳의 관광지에는 미국 관광객이 흘리는 팁에 의존하는 사람들도 많다.     “여행이 피곤하지만 자주 하자고. 우리가 여행으로 돈을 풀어야 조금이나마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거 좋은 생각이에요. 투명성 없는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보다는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 손에 직접 팁을 쥐여주는 것이 더 낫지”     팁 받는 사람들이 기뻐할 때 나도 생물학적으로 기쁨을 얻는다. 결국엔 나에게 이득이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남미 여행 쓰레기 더미 외곽 동네

2023-06-16

“한인업계 최고의 남미 전문 투어 제공” 동서남북투어 유니스 조 대표

백팩 메고 남미 구석구석을 여행 다닌 경험을 바탕으로 남미 전문 여행사 동서남북투어를 개업한 유니스 조 대표.  ‘한인 여행업계 최고의 남미 소그룹 투어’를 자부하는 조 대표로부터 회사 소개와 향후 포부 등을 들어봤다.   -동서남북투어는.   “15세에 볼리비아로 이주한 후 남미부터 유럽, 아프리카대륙까지 나의 백팩 여행 라이프가 시작됐다. 그러던 중 안데스 산맥의 매력에 푹 빠져 최남단 파타고니아까지 섭렵했다. 1989년부터 30년간 LA지역 로펌서 법무사로 재직하면서 남미여행을 계속 이어갔고 자연스럽게 친지, 가족 단위 투어 디자인 부탁이 들어왔다. 로펌 대표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은퇴를 결심하고 가족 8명과 남미 일주에 나섰다. 여행을 마치고 가족 평가회를 열었는데 형부의 '지금까지 160여 개국을 여행하면서 이번처럼 인상에 남는 호텔 숙박은 처음이다. 너만의 노하우를 살려 남미전문 여행사를 창업해봐라'는 권유에 고무됐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어 2019년 동서남북투어를 개업했다. 상담은 전화나 카톡(ID: ewsntour), 영상으로 가능하고 대면 상담은 예약해야 한다.”   -팬데믹이 어떤 영향을 줬나.   “첫 투어에서 돌아오자마자 팬데믹으로 여행이 중단됐다. 두 달 후부터 6명의 직원과 1년간 하루 10시간 이상씩 콘텐츠 제작에 몰두했다. 덕분에 유튜브 채널과 웹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었다. 남미 현지 업체들과 협력하며 여행 일정 디자인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주요 투어상품은.   “시그니처 상품으로 20박 22일 일정의 파타고니아 일주가 있다. 이밖에 45일간 남미 7개국 5개 지역과 갈라파고스 등을 투어하는 남미여행 마스터플랜 등 7개 남미 특화 투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이킹 투어 프로그램도 론칭했다. 파타고니아를 7박 9일 또는 9박 11일 동안 돌아볼 수 있다. 만남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싱글 여행, 커피 투어 여행, 안데스산 식목 여행 등도 해보고 싶다.”   -동서남북투어만의 특징은.   “남미는 항공 직항편, 연결편이 부족하고 철도·도로 상황도 지역에 따라 열악하다. 투어 적기도 다르고 고산지대 여행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또한 지역별로 인종, 문화, 정치, 경제, 치안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남미는 역사뿐만 아니라 현지 상황과 여건에 정통한 전문가가 필요하다. 이런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여행사가 동서남북투어다. 지역 특성상 비상 상황 발생 시 헬기로 안전지역으로 대피해 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회사의 모토가 ‘Mindful of People Nature’다. 여행자와 현지인, 자연을 소중히 여긴다는 뜻으로 수익 중 일부를 현지 원주민 자녀 교육과 싱글맘 지원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여행객들에게 손수건 지참을 당부하며 아마존 및 파타고니아 지역 식목에도 동참하고 있다.”   -향후 계획, 포부는.   “어디에서도 찾아올 수 있도록 웹사이트, 유튜브, 인터넷폰을 통한 온라인 영업을 추구한다. 5년 후에는 고객 니즈에 따라 여행 패키지 구성을 비롯해 호텔 예약, 항공권 예매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컨시어지 역할을 할 것이다.” 박낙희 기자 naki@koreadaily.com동서남북투어 한인업계 남미전문 여행사 남미 전문 주요 투어상품

2023-03-12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남미의 붉은 보석

아르헨티나를 보석에 비유한다면 열정을 상징하는 붉은 루비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축구 경기장, 숨이 막힐 듯 정열적인 마성의 탱고는 아르헨티나 하면 흔히 떠올리게 되는 것들이다. 또 아르헨티나는 '남미의 보석'이라 불릴 만큼 볼거리가 풍부한 나라다.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이과수 폭포를 위시하여 호수의 도시 바릴로체, 빙하국립공원을 품은 갈라파테, 거대한 초원 지대 팜파스, 세상의 끝인 남극으로 향하는 우수아이아 항구, 미의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 등은 아르헨티나에서 주목해야 할 면면이다.   먼저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국경에 걸친 이과수 폭포는 세계에서 가장 장엄하고 아름다운 폭포로 통한다. 이과수의 275개 폭포 중 대부분이 아르헨티나 쪽에 위치하며 특히 '악마의 목구멍(Devil's Throat)'이라 불리는 폭포의 하이라이트 부분도 이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과수 폭포 줄기 가운데 최대 수량을 자랑하는 악마의 목구멍은 이과수강을 통째로 삼키기라도 하듯 초당 6만여 톤의 물이 거대한 절벽으로 빨려 들어간다. '쉭' '쉭' 거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가 다시 하늘로 솟구치며 온몸에 짜릿한 전율을 일으키고 감각들을 일제히 깨운다.   또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예부터 '남미의 파리'라고 불렸다. 100여 개에 달하는 미술관과 박물관, 극장 등이 몰려 있어 문화 중심지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고풍스러우면서도 화려한 장식의 콜론 극장은 세계 3대 오페라 극장으로 유명하다. 1908년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 개관 무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도 세계 정상급 오페라와 오케스트라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극장을 나와 가볼 곳은 세계에서 도로 폭이 제일 넓은 것으로 알려진 '7월 9일 대로'. 아르헨티나의 독립과 통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거리이며, 도로 가운데 부에노스아이레스시 제정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거대한 오벨리스크가 우뚝 서 있다. 분홍빛 외벽이 인상적인 대통령궁도 명물이다. '핑크 궁전'으로 유명한 이곳은 본래 요새로 지어졌으나 지금은 대통령궁으로서 아르헨티나 대통령들의 초상화와 역사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아르헨티나에 왔다면 반드시 보고 가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동남쪽 항구도시이자, 탱고의 발상지인 보카(Boca) 지구다. 벽과 지붕을 원색으로 칠한 건물이 많아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대부분의 레스토랑과 카페에서는 탱고 공연이 펼쳐져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이곳에는 또한 보카 주니어팀 축구장도 위치해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삶 자체이며 자랑이자, 자부심인 축구 문화도 엿볼 수 있다.   아르헨티나 거리에서는 음악을 틀어놓고 탱고를 추는 남녀를 쉽게 볼 수 있다. 강렬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열정적으로 추는 탱고 춤사위는 전 세계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2023년, 루비같이 강렬하고 정열적인 에너지를 회복하고 싶다면 여기다, 아르헨티나!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남미 보석 아르헨티나 대통령들 이과수 폭포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

2023-01-26

남미 상대 첫 승리로 12년만에 16강 시동…한국, 남미팀에 1무 4패

4년여를 달려온 벤투호가 드디어 12년 만의 월드컵 16강행의 시동을 건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오전 5시(서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를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치른다.   가나, 포르투갈과도 한 조인 우리나라는 카타르에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한국 축구는 2002년 한일 대회에서 4강 신화도 썼지만, 원정 월드컵에서 최고 성적은 남아공 대회 16강이다.     카타르 대회에서 다시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첫 경기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는 H조에서 1위 후보로 거론되는 만만찮은 상대다. 게다가 한국 축구에는 ‘남미 징크스’가 있다.  한국은 그동안 월드컵 본선에 10번 출전해 34경기를 치렀고 6승을 수확했다.   이 중 유럽 팀을 상대로 5승(2002년 스페인과 8강전 승부차기 승리는 무승부 간주)을 거두고 아프리카 팀에 1승을 따냈다.   반면, 남미와 북중미 팀에는 지금까지 8전 2무 6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남미 팀과 성적은 1무 4패다.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에 2패씩을 당했고, 볼리비아와 한 차례 비겼다.   공교롭게도 마지막으로 남미팀과 맞붙은 게 바로 우루과이와 치른 2010년 남아공 대회 16강전에서였다.   당시 허정무 감독이 이끈 한국은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으나 루이스 수아레스의 멀티골에 1-2로 져 더는 나아가지 못했다.   이른바 사우디가 보여준 ‘루사일의 기적’은 이번 대회를 시작하는 태극전사들에게도 큰 자극이 됐다.   수비수 김진수(전북)는 “축구는 강팀이 질 수 있고, 약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라면서 “아시아 국가로서 사우디가 이겼으니,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이제 많은 분이 원하는 것처럼 우리가 잘 준비해서 (우루과이에) 이기는 것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미드필더 손준호(산둥 타이산)도 “같은 아시아 국가로서 경기에 임하는 자세나 선수들의 이기고 싶어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우리가 준비하는 데 있어 사우디의 승리가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우루과이와 역대 대표팀 간 전적에서 1승 1무 6패로 뒤져 있다.   다만, 유일한 1승이 벤투 감독 지휘 아래 이룬 것이다.   벤투 감독 부임 후 세 번째 A매치로 2018년 10월 서울에서 치른 친선경기에서 우루과이를 2-1로 누르고 처음 승리를 맛봤다.   당시 골을 넣은 선수가 현재 대표팀의 주축인 황의조(올림피아코스)와 정우영(알사드)이다.남미팀 남미 한국 축구대표팀 경기 승리 카타르 월드컵

2022-11-22

한인 여행사, 남미 힐링 여행 봇물

전국 히스패닉 유산의 달(9월 15일~10월 15일)을 맞아 남미 지역이 주목을 받는 가운데 한인 여행사들도 남미투어 특선 상품을 출시하고 모객에 나서고 있다.   남미 완전일주 13일 상품을 항공료 포함 5999달러에 선보이고 있는 삼호관광 신영임 부사장은 “비행기 티켓값이 올라도 고객 부담이 없도록 항공료를 포함시켰다. 모국방문과 유럽여행 붐을 이어받아 남미도 문의, 예약이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페루 6일 3099달러(항공료 포함) 상품은 수시로 출발한다.   US아주투어는 박평식 대표가 동행하는 파타고니아-칠레/아르헨티나 16일 상품을 VIP 특가로 1만1999달러(여행자보험 포함, 항공료 별도)에 출시하고 모객 중이다. 서유진 홍보담당은 “남가주가 가을, 겨울이면 남미는 꽃피는 봄, 여름 날씨가 돼 여행 적기다. 유네스코 자연 유산인 남미의 대표 명소들을 둘러볼 수 있어 6좌석만 남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래관광은 남미 일주 13일 6599달러(항공료 별도)와 파타고니아 10일 7499달러(항공료 별도) 상품을 내걸고 모객하고 있다. 조응명 부사장은 “문의가 많이 몰리고 있는데 부담되는 장기 상품보다 10일 일정을 선호한다. 소규모 인원이라도 출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에나파크에 본사를 둔 춘추여행사는 남미 3개국 11일 (3299달러), 페루 일주 7일(1999달러), 브라질/아르헨티나 7일(1799달러) 상품을 각각 항공료 별도로 판매 중이다. 마이클 이 담당은 “남미 여행 적기는 9~12월 사이기 때문에 항공편이 가장 저렴한 날짜로 안내해 2명 이상 수시로 출발하고 있다. 현지서 가이드가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해 지금까지 12가족이 안전하게 투어를 마쳤다”고 말했다.   코스타리카를 다녀온 애플밸리 거주 제임스 장씨 부부는 “대도시 소음에서 벗어나 풍성한 자연과 다양한 토속 풍물을 경험할 수 있어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손녀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어 가족 동반으로 다시 갈까 한다”고 밝혔다.   한편, 관광정보분석업체 포워드키스에 따르면 멕시코, 아르헨티나,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도미니카 등은 백신 접종 여부에 상관없이 관광할 수 있으며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등은 접종 완료 시 PCR 테스트가 면제된다. 이 같은 규제 완화로 올해 들어 중남미 지역 국제선 항공편이 2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낙희 기자여행사 여행 남미 여행 남미투어 특선 남미 완전일주

2022-09-26

텍사스 망명 신청자들 뉴욕 도착

텍사스주에서 보낸 망명 신청자들을 태운 버스가 뉴욕시에 속속 도착하고 있는 가운데, 뉴욕시가 연방정부에 자금 등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남미 국경을 넘어 텍사스주로 유입된 망명 신청자들을 강제로 뉴욕시로 보낸 텍사스 주정부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7일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은 맨해튼 포트오소리티 버스터미널을 방문, 망명 신청자들을 싣고 텍사스주에서 출발해 도착한 버스를 맞이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의 행태는 부끄러운 행위”라며 “뉴욕은 언제나처럼 망명 신청자들을 환영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아담스 시장은 연방정부의 자금과 정보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텍사스주에서 어떤 사람들이 탑승했는지, 어떤 버스가 언제 출발했는지 등 전혀 정보가 없었다”며 “일부 망명 신청자들은 다른 지역으로 가고 싶어했는데 선택권도 주어지지 않고 강제로 버스에 탑승해야만 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텍사스주를 출발, 뉴욕시에 도착한 망명 신청자들은 지난 5일 50명, 7일 40명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7일 도착한 버스 탑승자들의 경우 뉴욕시에서 이목이 쏠리는 것을 우려해 중간에 상당수 내려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팬데믹 초반 발동했던 ‘타이틀 42’(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불법 이주자를 국경에서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한 조치)를 조 바이든 행정부가 철회하겠다고 하자 강하게 반발해 왔다. 올해 4월부터 연방정부 이민방침에 항의하기 위해 약 6000명을 워싱턴DC로 보냈으며, 이번엔 뉴욕시로 보낸 것이다. 애벗 주지사는 “지역 안전을 위한 조치로, 뉴욕시는 풍부한 도시 서비스와 주택이 있어 이민자들에게 이상적인 목적지”라고 비꼬았다.   뉴욕시에는 최근 몇 달간 약 4000명의 망명 신청자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셸터 거주자는 지난 5월 말 약 4만6000명에서 이달 초 5만명 수준으로 늘었다. 아담스 시장은 “맨해튼에 도착한 망명 신청자 중 뉴욕시에 머물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셸터로 이동시키겠다”며 “다른 도시로 이동하고 싶은 이들은 자원봉사단체 들이 돕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에릭아담스 아담스시장 뉴욕시 뉴욕 망명 이민자 불법 남미

2022-08-07

남미서 온 원정절도단 설친다

주택절도 등을 목적으로 남미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는 원정도둑이 등장했다. 이들은 빈집과 거리에 주차된 차를 노린 뒤 귀중품을 훔치고 있다.   abc7뉴스는 최근 칠레 등 남미에서 LA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원정 도둑이 체포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실제 벤투라 카운티 셰리프국은 이달 초 카마리오 주택가를 돌며 절도 행각을 벌이던 용의자 4명을 체포했다. 경찰 심문 결과 이들은 대부분 칠레에서 날아온 원정도둑으로 드러났다. 벤투라 카운티 셰리프국은 최근 1년 동안 원정도둑 피해사례가 100건에 달한다고 전했다.   벤투라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남미 출신 원정도둑은 주로 칠레에서 비행기를 타고 LA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칠레에서는 인터넷 신청으로 미국 관광비자를 쉽게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원정도둑은 남가주 등에 도착한 뒤 범행 장소인 집과 차를 노린다. 그들은 범행 장소 주변을 맴돌며 인기척이 없을 때까지 몇 시간이고 기다린다고 한다.   에릭 부쵸 커맨더는 “이런 행태는 일종의 범죄관광”이라며 “그들의 목적은 주택가 빈집이나 주차된 차다. 그들은 폭력범죄는 벌이지 않지만 금전적 이득을 챙긴 뒤 (온 곳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원정도둑은 캘리포니아주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최근 북가주 힐즈버러 경찰국은 남미 출신 원정도둑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들 영상을 공개했다.  김형재 기자사설 강도단 남미 출신

2022-03-18

"지진…LA한인타운 1180채 위험"

19일 멕시코에서 규모 7.1의 강진으로 2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LA 인근 지진 취약 건물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LA타임스는 20일 '지진 발생시 당신이 있는 건물은 무너질 수 있나?'라는 제목 아래 LA내 지진 취약 건물이 1만5000여 채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인터넷판 기사에는 취약 건물들의 주소를 알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도 공개했다. 이 데이터베이스에 LA한인타운을 포함하는 5개 집코드를 입력한 결과 보강 공사가 필요한 아파트는 1180채였다. 집코드별로 90004는 310채, 90005는 127채, 90006은 195채, 90019는 373채, 90020은 175채다. 타운내 지진 취약 아파트 중 유닛수가 가장 많은 건물은 4가와 아드모어 인근 84 유닛 아파트다. 매체에 따르면 타운내 1180채를 포함해 LA시 전역에 내진 공사가 필요한 아파트는 1만3500채다. 모두 목조 연성층 건물(soft-story building)로 지상 1층에 외부로 노출된 주차장을 짓고 2층에 아파트 유닛을 올린 형태다. 목조 연성층 건물은 1층 주차장 지지 기둥들이 심하게 흔들릴 경우 무너지기 쉽다. 1989년 로마 프리에타 지진과 1994년 노스리지 지진 당시 무너진 아파트들이 모두 목조 연성층 건물이었다. 시정부는 해당 건물들에 내진 공사를 명령해 몇몇 건물들은 이미 진행 중이다. 그러나 내진 공사비용은 최대 13만 달러 정도에 달해 아파트 소유주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또 세입자들 역시 공사비용이 렌트비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콘크리트 건물도 안전하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내진 공사가 의무화된 1976년 이전에 지어진 오래된 콘크리트 건물 1500여 채도 잠재적으로 위험하다. 건물의 각 열을 지탱하는 콘크리트 기둥 안에 박아넣은 철근 숫자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매체는 UC계 대학 학자들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특히 이중 75채는 강진 시 즉시 붕괴돼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진 공사가 필요한 건물들은 LA타임스 홈페이지(graphics.latimes.com/soft-story-apartments-needing-retrofit/)에서 확인할 수 있다. 거주지 도로명과 집코드를 입력하면 지진 취약 건물들의 주소들이 검색된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chung.koohyun@koreadaily.com

2017-09-20

샌안드레아스 규모 8 지진나면…주택 350만 채, 붕괴 남·북가주 동시 피해

캘리포니아 남북을 관통하는 샌안드레아스 지진대를 따라 규모 8의 강진이 발생하면, 캘리포니아 전역에 걸쳐 350만 채의 주택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새로운 보고서가 발표됐다. 부동산 관련 자료 전문분석업체 코어로직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샌안드레아스 지진대에서 강진이 발생할 경우 남가주와 북가주가 동시에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고 LA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이는 샌안드레아스 단층이 각각 분리된 2개의 섹션으로 이뤄져 있어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진 남가주와 북가주가 동시에 지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없다는 기존 연구결과와는 상반된 내용이다. 규모 8 지진 발생으로 350만 채 이상의 주택이 파괴될 경우 이를 복구하는데 드는 재건축 비용은 30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샌안드레아스 지진대 전역의 동시 대형 지진 발생보다는 남쪽 지역 중에서도 솔턴시 호수에서부터 인랜드 엠파이어와 LA카운티에 이르는 지역에 발생할 규모 7.8 지진에 대한 시나리오가 더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셰이크아웃(ShakeOut)'으로 알려진 이 시나리오는 해당 지진 발생시 2000명 이상 사망, 5만 명 부상, 2000억 달러의 재산피해를 산정하고 있다. 한편 샌안드레아스 지진대는 LA카운티부터 북가주 베이지역을 포함해 약 800마일에 걸쳐 뻗어 있다. 남쪽으로는 멕시코 국경 인근 임페리얼 카운티, 북쪽으로는 유레카의 태평양 남쪽까지 포함된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2016-11-23

남가주에 '빅원' 오나…하루새 지진 200여 차례

정말 빅원이 올까. 캘리포니아에서 지난주 연쇄 지진이 발생해 규모 7의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LA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연방지질조사국(USGS)은 지난달 26일 샌안드레아스 단층에 향후 7일간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최소 3000분의 1에서 최대 100분의 1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다. 평균적으로 이 수치는 6000분의 1이다. USGS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4시쯤 솔튼 호수 인근 봄베이 해변 지점을 진원으로 하는 지진이 발생한 후 같은 지역에서 24시간 동안 1.4~4.3의 지진이 총 200여 차례 발생했다. 하루 만에 수백 차례 지진이 기록된 것은 해당 지역에 지진계가 설치된 1932년 이후 세 번째다. 또 이 가운데 세 차례가 규모 4.1~4.3을 기록했다. 솔튼 호수는 샌안드레아스 단층 남단에서 약 800마일 떨어진 샌디에이고 북부에 있다. 지진학자들은 이 연쇄 지진이 샌안드레아스 단층의 활동을 촉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당 단층 부분은 1680년 대형 지진이 일어난 뒤 330년 동안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연쇄 지진으로 캘리포니아 긴급재난서비스국(OES)은 오는 4일까지 벤투라, 샌디에이고, 샌버나디노, 리버사이드, 오렌지, LA, 컨, 임페리얼 카운티 등 남가주 8개 지역에 지진주의보를 발령했다. USGS 추산에 따르면 이 지역에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1800여 명이 사망하고 5만여 명이 부상하며 피해액은 2000억 달러에 달한다. 토마스 조던 캘리포니아 지진센터장은 "샌안드레아스 단층 인근에서 심각한 지진활동이 관측되면 우리 지질학자들은 매우 긴장한다"면서 "강진 확률이 높아진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명 지질학자 루시 존스도 "이번에 나타난 수치들은 걱정스러운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원용석 기자

2016-10-02

심상찮은 수백 차례 지진 '빅원' 전조인가

캘리포니아 긴급사태 처리반이 30일 남가주에 지진 경보를 발령했다. 이 같은 조치는 이번 주 초 남가주 솔턴 호수(Salton Sea) 인근을 중심으로 200여 차례의 지진이 연달아 발생한 데 따른 결과이다. 지진 경보 해당지역은 벤투라, 샌디에이고, 샌버나디노, 리버사이드, 오렌지, 로스앤젤레스, 컨, 임페리얼 카운티 등 샌안드레아스 지진대 남쪽지역에 있는 모든 카운티가 해당된다. 이 지역 주민은 지진 발생에 대비한 피난 요령을 숙지하고 비상 식량 등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LA에서 남동쪽으로 165마일 떨어진 솔턴 호수 인근에서는 지난 26일 오전 3차례의 규모 4 이상의 지진을 포함해 200회 넘게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주로 봄베이 비치였다. 솔턴 호수 일대 주민은 일상생활에서 계속 진동을 느끼며 불안해하고 있다. 솔턴 호수는 북미판과 태평양판의 경계가 만나는 지역으로 샌안드레아스 지진 단층을 포함한 수십여 개의 단층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지역이다. 지난 2009년에도 200회 이상의 여진을 겪은 바 있다. 연방지질연구소와 전문가들은 남가주에서 오는 10월 4일까지 추가로 규모 4.3 이상의 지진이 다시 발생할 확률이 최소 3000분의 1, 최고 100분의 1이 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진학자 루시 존스는 이번에 샌안드레아스 단층 주변에서 규모 4.0이 넘는 지진이 발생한 것은 캘리포니아에서 빅원 발생의 가능성을 한층 높여준 것으로 해석했다. 샌안드레아스 지진대의 남쪽 끝 부분 지역은 1680년에 대형 지진이 일어난 뒤 330년 이상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큰 지진이 없다는 사실에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평균 150~200년 마다 한번 정도는 이 지역에서 대규모 지진이 일어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조만간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캘리포니아 긴급사태 처리반의 마크 기라두치 디렉터는 발표문에서 "캘리포니아는 지진의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방심하지 말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샌안드레아스 지진대의 지진 위협은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이 비상사태 대처 방안을 재확인하고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을 때 단계별 대처 방식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연방지질연구소는 2008년 솔턴 호수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했을 경우 인근 지역에 미치는 피해 규모를 조사했는데 LA는 약 1분 동안 진동을 느낄 것으로 분석됐다. 1994년 노스리지 지진은 당시 7초 동안 흔들렸었다. 수백 채 이상의 브릭과 콘크리트 빌딩이 무너지고 심지어 철제 빔을 넣은 신축 고층 빌딩도 서너 채 무너질 것으로 예상됐다. 또 인명피해는 사상자 1800명, 부상자 5만 명, 재산피해 규모는 2000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2016-09-30

[프리즘] 오클라호마 지진과 인간세

오클라호마주에서 지난 3일 규모 5.6의 지진이 발생했다. 오클라호마에서 규모 5.6 지진은 기록상 가장 강력한 것으로 2011년에 이어 두번째다. 자연재해하면 토네이도가 떠오르는 오클라호마에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 자체만으로도 사안은 중대했다. 동시에 주정부의 첫 조치 중 하나가 3200개에 달하는 지하 폐수정(Disposal Well) 가운데 37곳에 대해 폐쇄 명령을 내린 것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졌다. 행정부가 지진과 폐수정 사이의 연관성을 인정한 첫번째 사례로 꼽아도 무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폐수정은 셰일개스와 연관이 깊다. 셰일개스는 물과 화학물질을 섞은 액체를 지하에서 고압 분사해 퇴적층에 쌓인 성분을 뽑아올린 것이다. 이 때 애초한 분사한 액체와 함께 퇴적층에 갇혀있던 원시 유독물질도 함께 나온다. 폐수 정화 비용이 비싸다는 이유로 이 폐수를 다시 고압으로 지하에 주입해 버리기 때문에 폐수를 버리는 지하 우물이라는 의미에서 폐수정이라고 부른다.  현재 전국적으로 폐수정은 4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세계 유가를 낮출 정도로 엄청난 양의 셰일개스를 개발한 만큼 폐수정도 그만큼 많을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셰일개스 채취 과정의 충격보다 폐수정이 지진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과학자들은 폐수가 지하의 압력을 바꾸면서 오클라호마의 경우 수백만년 동안 잠들어 있던 단층을 깨워 지진을 유발한다고 주장한다. 펜실베이니아주가 지하에 버린 폐수가 인근 오하이오주에서 108건의 지진을 유발했다거나 2005년 가주 베이커스필드 지진이 폐수정과 관련됐다고 주장은 인위적 지진의 심각한 사례의 하나로 꼽힌다.  폐수정은 오클라호마의 문제만은 아니다. 가주의 경우 오클라호마보다 지하에 버린 폐수가 더 많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한 집계에 따르면 2012년에만 가주에서 30억 배럴의 폐수가 나왔다. 같은 해 가주 원유 생산량의 16배에 달한다. 원유 1배럴 생산에 12~15배럴의 원시 지하수가 나오기 때문이다.  사실상 지진과 무관했던 오클라호마의 경우 지난 몇 년 사이 전세계에서 지진 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의 하나가 됐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15년 오클라호마에서는 6000건에 육박하는 지진이 발생했고 이 중 900건은 규모 3.0 이상이었다. 오클라호마대학은 지난해 4월 2008년 이전 1년에 평균 1.5건이던 규모 3.0 이상 지진 발생건수가 현재 하루 평균 2.5건으로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매달 5억 갤런의 폐수가 지하로 주사돼 매달 11건의 지진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오클라호마 지진은 자연현상이 아니라 전적으로 인간이 유발한 것이라는 USGS의 의견은 최근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인간세라는 새로운 지질시대 구분 시도와 연결될 수 있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파울 크뤼천은 2000년 충적세에 이어 인간세가 시작됐다고 주장했고 최근 이에 동의하는 학자들이 늘고 있다.  인간세의 특징은 인간의 자연파괴로 지구의 환경체제가 급격하게 변하는 것이다. 인간이 지질의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면에서 인간세라는 이름이 붙었다.  인간세의 특징은 크게 1940년대부터 시작된 핵실험과 산업화로 인한 환경 파괴와 가축류의 폭발적 증가가 특징으로 꼽힌다. 지층에 엄청나게 퇴적된 방사능 등은 생물종 멸종 속도를 100배나 빠르게 하는 한편 지금까지와 다른 기후를 만들어 지구의 환경체계 자체를 바꾼다는 것이다. 가축류의 폭발은 인간의 탐욕이다.특히 닭고기 소비의 폭증으로 닭뼈는 인간세의 대표적 화석이 될전망이다. 석유에 대한 탐욕이 멈추지 않으면 인위적 지진도 인간세의 지질 변화 요인 리스트에 오를 것이다.

201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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