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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국적자 기초연금 개편안.... "실질적 재외동포 차별인가"

      한국정부가 최근 연금 개편안 발표를 통해 65세 이상 복수국적자의 기초연금 지급요건을 크게 강화해 다시한번 재외동포 차별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현재 65세 이상의 하위 70% 이하 소득자라면 복수국적자에게도 똑같이 기초연금(매월  33만4810원)을 지급했으나, 복수국적자의 경우 앞으로는 해외 소득 및 재산 신고를 의무화하고, 국내 거주 5년 이상 거주해야만 기초연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이같은 방침에 대해 재외동포청은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아 재외동포 권익 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됐다는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한국은  2011년부터 65세 이상의 외국 국적자에게 ‘외국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한국 국적을 허용함으로써 제한적인 복수 국적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해외에 장기 거주해 국내 세수 및 경제 등에 기여한 것이 거의 없음에도 기초연금을 수령해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작년 복수 국적자가 수령한 기초연금액은 212억원으로 2024년에 비해 9배 증가했다. 수령자도 1047명에서 5699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복수 국적자에게 주는 기초연금액은 전체 지급액의 0.1%에 불과해, 해외동포 혐오 정서에 기댄 정치적 정책판단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복수 국적자가 상대적으로 고소득자여도 기초연금을 받기가 더 쉽다고 밝혔으나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복수국적자의 소득계층 및 경제적 성향에 대한 분석은 전무한 실정이다.    한국정부는 복수 국적자의 현지 부동산, 연금 등 해외 재산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들의 소득인정액이 단일 국적자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어 좀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재외동포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정부는 올초부터 재외국민의 경우 한국에 6개월 이상 체류해야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자격을 부여했다. 기존에는 한국에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가족을 둔 경우 해외 거주자가 피부양자로 등록돼 한국 입국 즉시 건강보험 혜택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복수국적자가 아닌 미국 시민권자의 경우 6개월 이상 체류 기간을 거쳐야 한국 건강보험 가입과 피부양자 등록이 가능해졌다.    복수국적자 등이 건강보험을 적용 받더라도 실재 재산 및 소득이 아닌 한국정부의 임의적인 산정 방식에 의해 보험료가 부과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복수국적자 등은 매년 11월 전체 지역가입자 세대의 보험료와 직장가입자의 보험료의 합을 지역가입자 세대수와 직장가입자 수의 합으로 나눈 평균보험료가 부과된다. 올해 평균 보험료는 15만990원이다.     한국인은 건강보험료를 6회 체납했을 경우에만 혜택이 중지되지만, 재외동포는 1회만 체납해도 즉각 혜택이 중단된다.   김옥채 기자 kimokchae04@gmail.com연금 복수국적자 이상 복수국적자 재외동포 권익 복수 국적자

2024-09-05

[커뮤니티 액션] 드리머스 장학금 신청하세요

올해도 민권센터가 드리머스 장학생을 뽑는다. 3년째를 맞는 드리머스 장학생은 16~28살 사이의 서류미비 청년 추방유예(DACA) 신분을 포함한 서류미비 청년들이 신청할 수 있다. 모두 6명을 뽑는데 세 종류의 장학생을 선정한다.   첫째는 이경희 장학생이다. 큰 기부를 통해 드리머스 장학금의 씨앗을 뿌린 민권센터 후원자 이경희 선생님의 이름을 붙였다. 커뮤니티의 발전을 위한 봉사 경력이 있는 서류미비 청년 두 명을 뽑는다.   둘째는 수잔 이 장학생이다. 옛 민권센터 스태프였으며 현재 서류미비 청년 권익 단체인 ‘유나이티드 위 드림’ 공동의장으로 활동하는 수잔 이 변호사의 이름을 붙인 장학금이다. 이 변호사는 청년 때부터 이민자 권익 운동에 앞장서면서 법대로 진학해 변호사가 됐으며, 이후에도 민권센터 이사를 맡는 등 계속 서류미비자 권익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법대 진학을 앞두거나 현재 법대에 재학 중인 서류미비 학생 두 명을 뽑는다.   셋째는 민권센터 청소년 장학생이다. 민권센터 청소년 권익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 중에서 가장 열심히 활동한 청소년 두 명을 선정한다.   장학금은 각각 2000달러씩 모두 1만2000달러가 지급된다. 신청마감은 9월 23일(월) 오전 10시. 신청서 접수 사이트(https://bit.ly/mkDREAMERS24)에서 등록을 하면 된다. 9월 27일(금)까지 장학생을 선발해 알리고, 10월 4일(금) 민권센터에서 수여식을 개최한다. 민권센터 청소년 프로그램 활동가 그웬 파그나세이(gwen.phagnasay@minkwon.org)에게 이메일로 문의할 수 있다.   민권센터가 드리머스 장학금을 만들게 된 것은 전적으로 기금을 마련해 주신 이경희 선생님의 덕분이다. 이 선생님은 지난 2022년 두 학생에게 전달된 4000달러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장학금으로만 5만 달러 이상을 내놓으셨다. 이 선생님은 민권센터 한인 이민자 모임 회원이고 모든 활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원봉사자이기도 하다. 이 선생님은 2022년 5만 달러를 기부하시며 이렇게 말씀했다.   “민권센터가 서류미비자 권익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것에 감사드린다. 서류미비 학생과 청소년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고 돕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 그래서 장학금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이를 위해 민권센터에 기부를 결심했다. 이를 토대로 더 많은 기금이 모여 많은 서류미비 학생과 청소년들이 장학금을 받기를 기대한다.”   민권센터는 이 뜻을 이어받아 오랜 기간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더 많은 드리머스 장학금이 모여야 한다. 올해 민권센터 설립 40주년을 맞아 ‘40주간, 40만 달러 모금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것도 드리머스 장학금의 규모를 키우려는 노력이다. 오는 10월 17일(목)에는 맨해튼에서 40주년 기념 기금 마련 갈라도 개최한다. 모인 기금은 민권센터가 한인사회와 아시안, 이민자 커뮤니티를 위해 펼치는 이민자 권익, 정치력 신장, 사회봉사, 청소년 교육, 문화 활동에 알차게 쓰인다. 특히 서류미비 청년들처럼 어려운 처지의 한인들이 앞날의 꿈을 꾸고 계획을 세우는 데 큰 힘이 된다. 민권센터는 드리머스들과 함께 한인사회의 앞날을 개척하여 나갈 계획이다. 김갑송 / 민권센터·미주한인평화재단 국장커뮤니티 액션 드리머 장학금 서류미비 청년들 민권센터 청소년 서류미비자 권익

2024-08-29

[커뮤니티 액션] 세입자 권익 침해 소송에 맞선다

지난 2월 세입자의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는 소송이 뉴욕시 법원 행정처를 상대로 제기됐다. 16개 건물주가 모인 파트너십 회사의 이름으로 제기된 이 소송은 주택법원이 세입자의 신속한 퇴거 절차를 가로막고 있다며 재산권 위배라고 주장했다. 건물주들은 퇴거 소송 재판 날짜를 3~8일 이내로 묶어달라 요구했다.   이 소송에서 건물주들이 승소하면 퇴거 위기에 놓인 수많은 세입자 가정들이 법적 대응을 하지 못하고 길바닥으로 쫓겨난다. 지난 2022년 1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세입자 퇴거 유예 조치가 끝났다. 이후 뉴욕시에서 8만8000여 가정을 상대로 퇴거 소송이 제기됐으며 제 발로 나간 경우를 제외하고도 1만5000여 가정이 쫓겨났다. 이 가운데 변호사가 세입자를 도운 경우는 3만6430여 건에 그쳤으며 5만1570여 건은 변호사가 없다. 퇴거 소송은 사안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많이 다른데 빠르면 35일, 길면 1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   건물주들이 이번 소송에서 이기면 세입자들은 변호사 지원을 받을 기회도 없이 무더기로 쫓겨나게 된다는 것이 법률 단체들의 주장이다. 이에 법률구조협회(Legal Aid Society)와 뉴욕시법률서비스(Legal Services NYC) 등 비영리 법률 단체들이 소송 기각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리고 이에 커뮤니티 단체들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주택법원해답(Housing Court Answers), 라틴계 권익단체 ‘메이크 더 로드’와 함께 민권센터도 소송에 개입하는 단체로 가담했다.   주택법 변호사가 활동하며 세입자 권익 활동을 펼쳐온 민권센터도 수많은 한인과 아시안 그리고 이민자 세입 가정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나섰다. 민권센터 장소라 변호사는 “건물주들이 주장하는 기한이 너무 짧아 시정부의 변호사 선임 프로그램을 무력화시키고 세입자가 자신을 변호할 기본적인 기회를 박탈당한다”며 “법정 통역을 구하거나,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거나, 증거를 수집할 시간 또한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145년 역사를 가진 비영리 법률 지원 단체인 법률구조협회는 “주택법원이 세입자를 위해 퇴거 절차를 연기하거나 중지하는 재량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법원이 이 근거 없는 소송을 신속히 기각하고, 세입자의 이익이 충분히 대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시법률서비스도 “이미 취약한 상태에 놓인 세입자들로부터 최소한의 권리조차 빼앗아 거리로 내모는 시도”라며 “법원은 이 소송이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치솟는 렌트에도 불구하고 임금은 오르지 않고, 복지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인 한인 이민자와 시니어들이 수없이 많다. 민권센터는 지난해에만 한인 224가정에 주택 법률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가운데 49가정이 강제 퇴거를 맞은 경우였다. 노인과 장애인 렌트 인상 면제 58건, 렌트 계약 갱신 28건, 신규 렌트 신청 23건, 렌트 계약 조정 24건, 주거 환경 관련 19건 등 한인 가정들에게 무료 법률 지원을 했다. 물론 5만 가정 이상이 변호사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퇴거 소송을 당하고 있다는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무료 법률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런데 이 권리마저도 박탈하려는 건물주들의 소송에 맞설 수밖에 없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세입자 권익 세입자 권익 세입자 퇴거 퇴거 소송

2024-05-23

[커뮤니티 액션] 이민자 권익 외쳐야 찾는다

앞으로 1주일 동안 뉴욕주와 뉴욕시 이민자 권익을 찾기 위한 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11일 오전 11시~오후 1시 퀸즈잭슨하이츠 다이버시티 플라자(73-19 37로드)에서는 뉴욕시 이민자 투표권을 위한 집회가 열린다. 민권센터가 이끄는 아태계정치력신장연맹(APA VOICE) 주최로 뉴욕시 선거에 시민권자가 아닌 영주권자와 합법 취업자의 참여를 허용하는 이른바 ‘아워시티아워보트’를 지지하는 행사다. 뉴욕시 이민자 투표권 조례는 지난 2022년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서류미비 청년 추방유예(DACA) 신분을 포함한 100만 명에 달하는 합법취업 이민자와 영주권자들이 뉴욕시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소송을 제기해 뉴욕주 항소법원에서 제동을 걸었다. 이에 이민자 권익 단체들은 시장과 시의회에 자신들이 제정한 조례의 시행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14일에는 이민자 단체들이 또 뉴욕 주도 올바니로 올라간다. 뉴욕이민자연맹과 민권센터 등은 현재 ‘모두를 위한 뉴욕(NY4All)’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캠페인을 통해 주정부에 요구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민자 정책은 경찰 등 모든 지방 공권력이 이민자 단속 기관과 협력해 서류미비자 단속을 벌이지 못 하게 하는 것이다.   16일 뉴욕 시청 앞에서는 오전 9시~오후 1시 모든 뉴욕시 이민자 가정을 위한 로비 데이 행사와 집회가 열린다. 양질의 교육, 경제적 권리와 일자리, 정치력 향상과 민권을 요구하며 시정부의 이민자 대규모 감금, 추방 반대 입장을 촉구한다. 참가자들이 사는 지역의 시의원 사무실을 방문해 이민자 커뮤니티의 입장을 밝힌 뒤 모두 모여 시청 앞에서 목소리를 높인다.   최근 연방정부는 DACA 수혜자들의 건강보험(오바마케어) 가입을 허용하는 조치를 밝혔다. 이에 따라 뉴욕 등 일부 지역에서만 허용하던 DACA 수혜자 건강보험 가입이 전국으로 넓혀졌다. 이 조치는 올해 건강보험 가입 절차가 시작되는 11월 1일부터 적용된다. DACA 수혜자 58만 명 가운데 10만여 명이 보험에 가입할 전망이다.   이민자 단체들 이 조치를 일단 환영한다. 하지만 여전히 연방정부는 이민법 개혁을 뒤로 미루고 반창고를 붙이고 있다. 우리는 모든 이민자의 존엄과 권리를 보호하는 정책을 요구한다. 모든 이민자에게 시민권 취득 기회를 제공하고, 건강보험 가입 권리를 보장하는 포괄적인 이민법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미국사회를 더욱 정의롭고 배려하는 사회로 만드는 길이다.   물론 연방정부의 이민법 개혁만 쳐다볼 수 없다. 뉴욕주와 뉴욕시 지방 정부 차원에서 이뤄내야 할 것들도 많다. 그래서 뉴욕시 이민자 투표권 지지, 이민자 단속 협조 금지, 이민자 대규모 감금과 추방 반대 등을 주와 시정부에 촉구하는 행사들을 이어가는 것이다. 이미 뉴욕주에서는 서류미비자 운전면허 취득(그린라이트법-2019년), 서류미비 학생 학자금 지원(드림법-2020년) 등을 이뤄낸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 하지만 법 제정에 이르기까지 과정은 험난했다. 수십년간 이민자 커뮤니티가 싸워서 얻어낸 것이다. 이민자 권익은 외치지 않으면 찾을 수 없다. 주정부 청사, 뉴욕시청 앞에서 그리고 곳곳의 커뮤니티 모임 장소에서 끊임없이 외쳐야 한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이민자 권익 이민자 권익 뉴욕시 이민자 이민자 커뮤니티

2024-05-09

[커뮤니티 액션] 기괴한 연방의회 안보 예산안

연방상원이 지난 13일 우크라이나(601억 달러), 이스라엘(141억 달러), 대만 및 인도태평양 지역(48억3000만 달러) 등에 대한 추가 안보 지원 예산안(953억 달러)을 통과시켰다.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 주민 지원에도 91억5000만 달러를 배정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주도하고 공화당 의원들은 49명 가운데 22명만 지지해 찬성 70표, 반대 29표로 통과됐다. 국경과 이민자 단속 예산이 포함될 계획이었으나 막판에 없어졌다.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초 규정보다 더 강력한 이민자 단속 예산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예산안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반대한다. 트럼프와 정반대 정치 지형에 서 있는 사람이지만 다른 이유로 반대한다. 그는 극우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상대로 끔찍한 전쟁을 이어가도록 지원하는 예산안에는 계속 반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민자 권익 단체들도 합세했다. 서류미비자 청년 단체인 ‘유나이티드 위 드림(UWD)’은 최근 항의문을 발표했다. “지난 몇 달은 정말 끔찍했다. 세계는 가자 지구에서의 헤아릴 수 없는 폭력과 죽음을 목격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과 공화당은 추가 예산안을 논의하며 반이민 정책 협상을 벌였다. 이 협상은 난민 지위를 파괴하고, 이주민을 구금하고 추방하는데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 것이다. 그리고 1100만 서류미비 이민자에 대한 해결책 없이 이민법 개혁을 또다시 수년간 뒤로 미루는 것이 목표였다.”   전국 한인 권익단체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도 ‘이민자를 무시하는 예산안에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외국인 이주자들이 늘어나는 근본 원인인 전쟁에 740억 달러 이상을 제공하고 미국 내에는 아무것도 지원하지 않는 예산안은 누구에게도 안전과 보안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가족이민 대기자가 600만 명에 달하는데 이들에 대한 구제책은 없이 이민자 단속만 시도하는 반이민 예산안”이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살펴봐도 이 예산안은 이스라엘에 전쟁 군비 지원을 하며 팔레스타인에 인도적 지원도 하는 ‘병 주고 약 주는’ 짓이다. 더 크게 보면 세계 곳곳의 전쟁으로 인해 난민이 늘어나고 이는 집단 이주로 이어지는데 해결책은 찾지 않고 전쟁만 부추기는 짓이다. 상원에서 이민자 단속 조항은 빠졌지만 하원에서 다시 더 강력한 규정이 추진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예산안은 기괴하다. 더 강력한 이민자 단속을 지지하는 측(트럼프와 공화당 의원들)과 이스라엘 지원, 이민자 단속 강화를 반대하는 측(샌더스와 이민자 권익 단체들) 양쪽이 모두 반대한다.   첫째, 연방의회는 예산안에 이민 이슈를 끼워 넣어 이민자들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짓을 그만둬야 한다. 둘째, 전쟁을 끝내는 방법을 찾지 않고 계속 군비 지원만 하면 난민 사태는 더 심각해지고 그 영향은 미국도 겪는다. 셋째, 합법 이민을 늘려야 한다. 정부는 늘 신규 이민 문호를 넓히고, 난민들을 지원할 돈과 여력이 없다고 한다. 거짓말이다.  전쟁 후원에는 무한대로 쓸 돈이 있다. 우리가 낸 세금이다. 전쟁은 멈추고, 이민자는 보호하라! 해결책은 그것뿐이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연방의회 기괴 반이민 예산안 이민자 단속 이민자 권익

2024-02-21

[커뮤니티 액션] 기괴한 연방의회 안보 예산안

연방상원이 지난 13일 우크라이나(601억 달러), 이스라엘(141억 달러), 대만 및 인도태평양 지역(48억3000만 달러) 등에 대한 추가 안보 지원 예산안(953억 달러)을 통과시켰다.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 주민 지원에도 91억5000만 달러를 배정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주도하고 공화당 의원들은 49명 가운데 22명만 지지해 찬성 70표, 반대 29표로 통과됐다. 국경과 이민자 단속 예산이 포함될 계획이었으나 막판에 없어졌다.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초 규정보다 더 강력한 이민자 단속 예산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예산안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반대한다. 트럼프와 정반대 정치 지형에 서 있는 사람이지만 다른 이유로 반대한다. 그는 극우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상대로 끔찍한 전쟁을 이어가도록 지원하는 예산안에는 계속 반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민자 권익 단체들도 합세했다. 서류미비자 청년 단체인 ‘유나이티드 위 드림(UWD)’은 최근 이와 같이 발표했다. “지난 몇 달은 정말 끔찍했다. 세계는 가자 지구에서의 헤아릴 수 없는 폭력과 죽음을 목격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과 공화당은 추가 예산안을 논의하며 반이민 정책 협상을 벌였다. 이 협상은 난민 지위를 파괴하고, 이주민을 구금하고 추방하는데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 것이다. 그리고 1100만 서류미비 이민자에 대한 해결책 없이 이민법 개혁을 또다시 수년간 뒤로 미루는 것이 목표였다.”   민권센터가 함께 활동하는 전국 한인 권익단체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도 성명을 냈다. NAKASEC은 ‘이민자를 무시하는 예산안에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외국인 이주자들이 늘어나는 근본 원인인 전쟁에 740억 달러 이상을 제공하고 미국 내에는 아무것도 지원하지 않는 예산안은 어느 누구에게도 안전과 보안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가족이민 신청 뒤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600만 명에 달하는데 이들에 대한 구제책은 없이 이민자 단속만 시도하는 반이민 예산안”이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살펴봐도 이 예산안은 이스라엘에 전쟁 군비 지원을 하며 팔레스타인에 인도적 지원도 하는 ‘병 주고 약 주는’ 짓이다. 더 크게 보면 세계 곳곳의 전쟁으로 인해 난민이 늘어나고 이는 집단 이주로 이어지는데 해결책은 찾지 않고 전쟁만 부추기는 짓이다. 상원에서 이민자 단속 조항은 빠졌지만 하원에서 다시 더 강력한 규정이 추진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예산안은 기괴하다. 더 강력한 이민자 단속을 지지하는 측(트럼프와 공화당 의원들)과 이스라엘 지원, 이민자 단속 강화를 반대하는 측(샌더스와 이민자 권익 단체들) 양쪽이 모두 반대한다.   첫째, 연방의회는 예산안에 이민 이슈를 끼워 넣어 이민자들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짓을 그만둬야 한다. 둘째, 전쟁을 끝내는 방법을 찾지 않고 계속 군비 지원만 하면 온 누리의 난민 사태는 더 심각해지고 그 영향은 미국도 겪는다. 셋째, 합법 이민을 늘려야 한다. 정부는 늘 신규 이민 문호를 넓히고, 난민들을 지원할 돈과 여력이 없다고 한다. 거짓말이다. 언제나 전쟁 후원에는 무한대로 쓸 돈이 있다. 우리가 낸 세금이다. 전쟁은 멈추고, 이민자는 보호하라! 해결책은 그것뿐이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연방의회 기괴 반이민 예산안 이민자 단속 이민자 권익

2024-02-15

[커뮤니티 액션] 앤디 김 의원의 도전과 시민운동

앤디 김 뉴저지주 연방하원의원이 연방상원 선거에 나선다. 최근 그가 회견을 열고 포부를 밝혔다. 민권센터도 이 자리에 함께하며 한인 커뮤니티의 요구를 전했다. 비영리 시민운동 단체인 민권센터는 한인 후보를 비롯해 그 어느 선거의 후보도 지지할 수 없다. 하지만 정책에 대한 의견은 맘껏 낼 수 있다. 그리고 선거 참여 캠페인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이 투표를 하도록 이끄는 역할도 할 수 있다. 후보들의 정책을 커뮤니티에 알리는 것도 시민단체의 역할이다.   그런 뜻에서 회견에 함께한 민권센터는 ①1100만 서류미비자 합법화 ②입양인 시민권법 제정 ③서류미비자 건강보험 확대 등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다행히 김 의원은 이들 정책을 모두 지지한다. 그리고 상원의원에 당선되면 법 제정에 더욱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하원에 있을 때보다 상원으로 가면 더 영향력이 커질 것은 분명하다.   흔히 한인 후보라면 한인들이 무조건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는 그다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한인 의원 당선은 한인사회 권익 신장으로 연결돼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를 우리는 많이 봐왔다. 최초의 한인 연방의원은 1990년대 반이민법 제정에 앞장선 잘못을 저질렀다. 현재 의정 활동 중인 한인 연방하원의원 4명은 한인사회 그리고 한국과 관련된 정책에서 서로 다른 입장을 갖고 활동을 펼친다. 2명은 서류미비자 합법화와 한반도 평화법안을 지지하고, 2명은 반대한다. 모두 한국 출신 이민 1세이거나 1.5세, 2세인데 이민자 정책과 한반도 평화 정책에 대한 입장이 완전히 다르다. 입양인 시민권법과 북미 이산가족 상봉 정도에만 같은 뜻을 밝힌다. 입장에 따라 절반의 한인 의원들은 오히려 한인사회에 해를 끼치고 있는 셈이다.   앤디 김 의원은 회견에서 “내가 한인이라는 까닭 하나로 한인들이 나에게 표를 던지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의 정책을 보고 투표하라는 것이다. 첫 한인 연방상원의원 당선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의원으로서 한인사회를 위해 무언가를 이뤄냈을 때이다. 그때가 ‘새 역사’를 쓰는 날이다.   최근 엘렌 박 뉴저지주 하원의원은 ‘새 역사’를 썼다. 뉴저지 주정부가 이민자 커뮤니티를 위해 한국어를 비롯해 7개 언어로 공문과 양식 등을 번역해 제공하는 언어 서비스 법안을 공동 발의해 법 제정까지 이뤄냈다. 또 설날 결의안도 발의해 주지사의 서명으로 공식화됐다. 지난해 박 의원이 재선에 성공한 것뿐만 아니라 이런 성과도 이뤄냈기에 한인사회 모두의 박수를 받아야 한다. 뉴저지 민권센터도 지난해 뉴저지이민자정의연맹 등과 함께 주의원들을 만나고, 공청회 참가 등으로 언어 서비스 법 제정을 촉구하는 활동을 펼치면서 힘을 보탰다.   뉴저지 민권센터는 올해 본격적으로 유권자 등록과 선거 참여 캠페인을 팰리세이즈파크에서 펼칠 계획이다. 누구를 지지하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한인과 아시안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명이라도 더 선거에 참여하도록 애쓸 것이다. 물론 후보들의 서로 다른 정책에 대해서도 알리면서 선택을 돕겠다.     올해는 주의원, 연방의원 뿐 아니라 대통령 예비선거와 본선거가 열리는 뜨거운 한 해다. 투표를 안 하면 ‘벌’ 받는다. 꼭 시민권자들은 유권자 등록을 하고 투표소로 가자.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시민운동 도전 한인사회 권익 한인 의원들 한인 연방상원의원

2024-01-18

[커뮤니티 액션] 한흑연대 ‘우리 우지마’

지난 10월 말 콜로라도 덴버에서 한인과 흑인 커뮤니티 활동가 20여 명이 모였다. 민권센터에서도 스태프 두 명이 함께했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와언다큐블랙네트워크(UBN)가 마련한 전국 회의였다. NAKASEC과UBN은 지난 2018년부터 6년째 ‘우리 우지마’라고 불리는 전국 회의를 열고 있다. ‘우리 우지마’는 우리말 ‘우리’와 아프리카 스와힐리어 ‘우지마’를 붙인 말로 ‘우리가 함께하는 일과 책임’이라는 뜻이다. 팬데믹 기간에는 온라인으로 만났고, 지난해 다시 LA에서 70여 명이 얼굴을 보며 만났다. 올해는 일부러 규모를 대폭 줄여 함께하는 사람들이 보다 가깝게 다가설 기회를 만들었다.   전국 한인 권익 단체인 NAKASEC과 뉴욕 지역 가입단체인 민권센터는 언제나 다른 인종, 민족과 함께 살아가는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땀 흘리고 있다. UBN은 흑인 이민자 권익 단체로 NAKASEC과 민권센터가 펼치는 서류미비자 합법화 등 이민자 권익 운동에 언제나 함께하고 있다. 지난 LA 모임에서는 주로 백인우월주의 범죄와 폭력에 맞서는 토론을 벌였지만 이번 모임에서는 고국을 방문하지 못하는 서류미비자들의 처지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 마련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 대처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서류미비 청년 추방유예(DACA) 신분인 한 흑인 참가자는 자신이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동안 가족 세 명이 생을 마쳤다며 눈물을 흘렸다. 같은 처지에 있는 한인 참가자들도 모두 함께 겪고 있는 ‘이산가족’ 현실에 가슴 아파하며 서로를 위로했다. 출신국과 인종의 다름을 넘어 모두가 이민자 가정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를 이야기하며 고통을 겪고 있을 사람들과 연대하고 그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데 더 힘을 쓰자고 다짐했다. 우리도 어렵지만 지금 우리보다 더 많은 슬픔을 맞고 있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지난 10월 16일 일리노이 주에서 팔레스타인계 6살 아이가 단지 무슬림이라는 까닭에 26번이나 칼에 찔려 숨졌다. 그의 어머니도 10여 차례 이상 칼에 찔려 크게 다친 탓에 아이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웨스트뱅크 출신인 이 팔레스타인 가정은 12년 전 미국에 왔으며 목숨을 잃은 아이는 미국에서 태어났다. 칼을 휘두른 사람은 이들이 사는 집 주인이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혐오범죄 혐의를 받는 집 주인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일어난 후 이 가족이 위협될 수 있으니 집에서 쫓아내야 한다는 말을 했다.   누구에게도 이와 같은 비극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민자 가정들은 이와 같은 경험을 집단으로 겪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차이니스 바이러스’라고 불리면서 반아시안 폭력 범죄가 급증한 시대를 우리도 살아오고 있다. 혐오와 폭력의 칼날은 끊임없이 이민자들을 노리고 있다. 내년엔 다시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안타깝게도 대선을 앞두고는 표를 바라는 증오의 언어가 활개를 친다. 내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이민자들은 인종과 출신국을 넘어서 연대하고 함께 불의에 맞서야 한다. ‘우리 우지마’는 그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한흑연대 이민자 가정들 이민자 권익 흑인 이민자

2023-11-02

고물가에…“소셜연금 더 많이 올려라”

수년간 고물가가 지속하면서 사회보장연금(소셜연금)의 물가조정분(COLA)을 매년 더 큰 폭으로 올려야 한다는 시니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니어 권익 옹호 단체 시니어시티즌스리그(TSCL)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니어 중 80%는 사회보장연금의 물가조정분(COLA)이 시니어의 체감 인플레이션을 반영해서 더 큰 폭으로 인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매년 10월 사회보장국(SSA)은 3분기 도시 및 사무직 근로자 소비자물가지수(CPI-W)를 기반으로 연금 인상 폭을 결정한다. 최근 SSA가 발표한 2024년 적용되는 COLA는 3.2%다. 지난 20년간의 COLA 평균치인 2.6%보다는 높지만 지난해 가파른 물가 상승을 반영한 올해 8.7%보다는 현저히 낮은 수치다.   이에 TSCL은 COLA를 결정할 때 CPI-W 대신 의료 서비스 등 시니어에 영향이 큰 분야의 물가 상승을 반영한 CPI-E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시니어의 소비를 분석했을 때 CPI-W 기반 사회보장연금의 실질적인 구매력이 2000년 대비 36% 감소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는 62세 시니어 소비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거주비와 의료비가 최근 일반적인 물가 대비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다.     또 일반적인 젊은층의 경우 의료 비용이 생활비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시니어들은 더 자주, 더 큰 돈을 의료비로 지불하기 때문에 시니어의 소비 패턴에 맞춘 인플레이션 조정분이 연금 상향 조정 시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CPI-E를 도입할 경우 2024년의 COLA는 3.2%보다 0.8%포인트 높은 4.0%가 적용된다.     연방 의회에서도 이같이 새로운 COLA 산정법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존 라슨 하원의원(민주·코네티컷)은 매년 COLA를 결정할 때 CPI-W와 CPI-E 중 더 높은 인상 폭을 채택해 적용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TSCL이 CPI-W와 CPI-E를 각각 10년 전 소셜연금 월수령에 적용했을 때와 둘 중 더 큰 인상 폭을 반영해서 산출한 결과를 비교하면 월 수령액에 차이를 한 번에 확인 할 수 있다.     10년 전인 2014년 사회보장연금은 월 1294달러였다. 이를 기존 방법인 CPI-W로 인상 폭을 산정하면 2024년 월 수령액은 월 1692달러가 된다.     이 대신 CPI-E를 적용하면 월 수령액은 1720달러로 기존 방식보다 은퇴자들은 월 28달러를 더 수령할 수 있다. 연방 하원 추진 안에 따라 CPI-W와 CPI-E 중 더 높은 것을 택해서 산정한다면 월 61달러 증가한 1753달러로 늘어난다는 게 TSCL의 설명이다. 10년간 받게 되는 사회보장연금의 금액 차이를 산출하면 기존(CPI-W) 대비 CPI-E의 경우, 2689달러, 라슨 의원이 제시한 방법은 3788달러가 더 많다.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시행되면 그동안 연금 수령액과 실제 물가 사이 벌어진 격차가 좁혀지고 시니어들의 구매력이 향상될 것으로 봤다. 우훈식 기자 woo.hoonsik@koreadaily.com사회보장보호 시니어 사회보장보호 요구 시니어 소비 시니어 권익

2023-10-23

[커뮤니티 액션] 한인 어르신과 청소년들의 만남

민권센터에서 일하다 보면 때때로 한인 어르신들과 청소년들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최근 한인 이민자 모임에서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민자 모임 다수가 어르신들이라 민권센터 권익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소년들과 50년 이상 나이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이런 모임이 열릴 때마다 왜 그런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설날 때 함께 송편도 만들고, 각자의 이민 이야기를 전하는 모임도 함께 열었다. 언어 소통도 다소 힘들고, 다른 배경 속에서 살아왔는데도 쉽게 어울릴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어르신과 젊은이들이 모두 이민자라는 공통점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민권센터의 청소년 권익 프로그램(Youth Empowerment Program-YEP)은 젊은이들이 신념을 갖고 사회 변화의 주체가 되도록 돕는다. YEP에는 해마다 13~18세 청소년 150~200여 명이 참여한다. 청소년들이 서로 협력해 풀뿌리 활동 경험을 쌓고, 커뮤니티 변화를 위한 힘을 기른다. YEP는 한인, 아시안, 이민자, 저소득 커뮤니티 젊은이들을 모집한다. 지난해 YEP 참가자는 5명 가운데 3명이 여성, 10명 중 9명이 저소득층 가정 청소년들이었다. 5명 중 4명은 뉴욕 플러싱에 살고, 3명 중 2명은 일반 공립 중학생, 고등학생이었다. YEP는 청소년들이 이민 신분 문제 등 어려움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8주간 프로그램 중 일부는 이민자 권리를 일깨우는 데 중점을 둔다. 청소년들은 민권센터와 함께하면서 자신이 서류미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학 지원 뒤 장학금을 받을 수 없는 과정을 겪거나, 다른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부모와 대화하면서 자신의 상황을 알게 된다. 민권센터는 상담, 장학금 지급, 청소년들간의 교류 등으로 이들의 버팀목이 되어준다. 지난해부터 성소수자 청소년들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성소수자 정체성과 관련 한인사회는 아직 많은 도전과 장벽을 겪고 있다. 지난해 YEP 참가자 7명 가운데 한 명은 서류미비 신분을, 그리고 10명 가운데 한 명은 성소수자 정체성을 밝혔다.   YEP 졸업생들로 구성되는 청년조직위원회는 이민자와 세입자 권익 활동 등 캠페인에 참여하며 민권센터 활동에 앞장선다. 지난 39년의 역사 속에서 민권센터의 많은 전·현직 스태프들이 YEP을 통해 성장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민권센터 청소년들은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플러싱에 커뮤니티 냉장고를 설치했다. 이민 유권자 권익 운동, 서류미비자 합법화 전국 캠페인, 플러싱 증오범죄 방지구역 활동 등에도 열심히 참여했다.   결국 이런 활동을 통해 ‘이민자’ 인식이 확고해진 젊은이들이기에 어르신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다. 한인 이민자 모임의 어르신들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민자 모임은 (1) 한인 이민자를 위한 유익한 정보 제공 (2) 민권센터 활동 지지와 후원 (3) 이웃 한인 이민자와의 교류와 소통을 목적으로 운영된다. 특히 이민 신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이 함께하면 많은 힘을 얻는다. 이렇게 ‘이민자’ 의식을 가진 어르신과 젊은이들이 함께 모이는 까닭에 오랜 그리고 새로운 리더들이 함께 내일을 일구는 흐뭇한 마당이 펼쳐지고 있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어르신과 청소년 성소수자 청소년들 청소년 권익 한인 어르신들

2023-07-13

[커뮤니티 액션] 민권센터 38살 생일 잔치

민권센터가 오는 11월 17일(목)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와 함께 38주년 기금 마련 온라인 갈라 ‘커뮤니티 운동 뿌리를 내린다’를 개최한다.   올해 민권센터와 NAKASEC은 저소득층 이민자들의 권익을 위해 땀 흘리며 한인과 아시안 아메리칸 커뮤니티를 이끌었다. 뉴욕(민권센터)과 일리노이(하나센터), 텍사스(우리훈또스), 버지니아(함께센터), 펜실베이니아(우리센터) 등 5개 주 NAKASEC 네트워크를 통해 한인과 아시아 이민자 5만5000여 명이 실업보험, 세입자 지원, 서류미비자 현금 지원과 같은 정부 프로그램을 찾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올해 민권센터는 정부와 기업, 후원자들로부터 기금을 마련해 뉴욕시에서만 커뮤니티에 600만 달러 이상의 재정 지원을 했다. 이는 민권센터가 영주권과 시민권, 서류미비 청년 추방유예(DACA), 푸드스탬프, 건강보험, 실업보험, 세입자 지원 신청 등 이민자와 저소득층을 위해 이미 제공하고 있는 250만 달러 규모의 법률, 사회 봉사 서비스 혜택에 더해진 것이다. 모든 지원 규모를 합하면 민권센터가 올해 커뮤니티에 기여한 금액은 850만 달러에 이른다.   전국적으로 민권센터와 NAKASEC은 커뮤니티를 하나로 묶으며, 권익 옹호와 정치력 신장 캠페인 등에 한인과 아시안, 이민자들을 참여시켰다. ‘모두를 위한 시민권(Citizenship for All)’ 캠페인을 통해 DACA 프로그램을 보호하고 모든 서류미비자의 합법 신분 취득을 위해 노력하고, 시민권이 없는 국제 입양인까지 포함해 커뮤니티 권익을 위해 끊임없이 활동하고 있다.     NAKASEC 네트워크는 5개 주 모두에서 강력한 지역 기반 시민참여 활동을 펼쳐 유권자 등록과 교육, 선거 참여 등에 30만 명이 넘는 아시안 아메리칸들과 함께 했다.   우리 커뮤니티는 코로나19의 영향 아래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저소득층 이민자 커뮤니티는 팬데믹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뉴욕과 미 전역에서 우리는 늘어나는 반아시아 증오 범죄의 비극을 계속 목격하고 있다. 민권센터와 NAKASEC은 가장 어려운 사람들의 요구에 대응하고 그들을 옹호하며 커뮤니티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10여 명의 한인 청년들이 1984년 10월 21일 퀸즈 잭슨하이츠에 ‘한인청년교육봉사원’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던 민권센터였다. 돈도, 경험도 없었지만 오직 한인사회의 앞날을 위해 힘쓰겠다는 열정으로 뭉친 젊은이들이었다.   오랜 길을 달려왔다. 1997년까지 유급 직원 단 한 명도 없이 자원봉사자들이 뛰었다. 헌 옷 등을 모아 창고 세일을 하고, 밸런타인스데이에는 꽃을 팔고, 겨울에는 장난감과 크리스마스 나무를 팔고, 살아 남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랬던 단체가 이제는 풀타임 유급 스태프 25명과 임시 직원과 인턴 10여 명 그리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사회, 경제 정의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로 컸다. ‘뿌리를 알자’고 외치며 38년을 버틴 민권센터는 많은 성장을 했지만 아직 부족하다. 풀뿌리 커뮤니티의 힘을 키우려는 민권센터의 활동에 참여하고 후원해주기 바란다.  갈라에 대한 정보는 웹사이트(http://minkwon.org/gala2022/), 전화(917-488-0325, 201-546-4657).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민권센터 잔치 올해 민권센터 아시안 아메리칸들 커뮤니티 권익

2022-11-03

[커뮤니티 액션] 뉴욕한인문화패 ‘비나리’

민권센터가 뉴욕한인문화패 ‘비나리’를 되살린다. 권익, 봉사단체에 웬 ‘문화패’라고 묻겠지만 ‘비나리’는 민권센터가 1984년 설립되고 1년 만인 37년 전 창립된 오랜 역사의 뉴욕의 한인 문화 단체다.   ‘비나리’는 1985년 민권센터가 문화활동을 기획하면서 마당극 ‘청산을 소리쳐 부르거든’을 공연하며 만들어졌다. 그 뒤 해마다 플러싱과 맨해튼에서 ‘지신밟기’ 행사를 펼치는 등 우리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또 민권센터가 펼치는 이민자 권익 집회와 시위, 행진 등에 참가해 신명 나는 풍물놀이로 참가자들의 힘을 북돋워 왔다. 하지만 팬데믹 기간 등을 거치면서 활동이 줄어 새롭게 힘을 키워야 했다. 그리고 기회를 잡았다.   민권센터는 국악인 박봉구 씨와 힘을 합해 뉴욕주 문화 비영리 재단 ‘크리에이티브 리빌드 뉴욕 아티스트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비나리’ 재건 작업에 나선다. CRNY가 앞으로 2년간 23만6000달러를 지원한다. CRNY는 예술인 지원 예산 499만 달러, 단체 지원 예산 117만 달러를 뉴욕주 300여 예술인과 98개 단체에 제공하며 이 가운데 한인 예술인과 단체로 박 씨와 민권센터가 선정됐다. CRNY 사라 칼데론 사무국장은 “뉴욕을 진정으로 재건하려면 경제뿐만 아니라 예술인들의 기여를 도모해야 한다”며 “CRNY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 예술가들과 단체들을 함께 후원한다”고 밝혔다. CRNY는 2700여 신청 단체 가운데 167개를 골라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이 가운데 98개 단체를 뽑았다. 민권센터와 박씨가 치열한 경쟁을 뚫은 것이다.   민권센터와 박 씨는 한인사회 청소년과 장년 등을 위한 풍물 교실을 열고, ‘증오범죄 방지구역(Hate Free Zone)’ 등 반아시안 증오범죄 대처 활동에 여러 민족 커뮤니티가 참여할 수 있도록 다문화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박씨는 한국에서 대학 시절부터 전국 방방곡곡의 풍물놀이 대가들에게 악기를 배웠다. 미국에 온 뒤로는 뉴욕 지하철 공연가들의 연합체인 ‘뮤직언더 뉴욕(MUNY)’에 소속된 최초의 한인으로 거리 공연에 나섰으며 다양한 공연을 기획해 무대에 올렸다. 그리고 뉴욕 일대 여러 대학 풍물패의 선생으로도 활약했다. 지금도 맨해튼 음악학교 등에서 국악을 가르치고 있다.   이제 민권센터의 한인문화패 ‘비나리’가 새롭게 도약해 한인과 아시안, 이민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기대를 할 수 있게 됐다. 첫 문화활동은 10월부터 무료 기초반 풍물 강습으로 시작한다. 풍물 강습은 10월 12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6시에 시작하는 고등학생 이상 청년반과 10월 13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4시 30분에 시작하는 중장년반으로 나뉘어 개최되며 총 9회 진행된다(문의와 등록 718-460-5600 내선 304, jubum.cha@minkwon.org).   민권센터 존 박 사무총장은 “우리는 수년간 팬데믹 확산 시기를 거치며 커뮤니티가 위축되고 활력을 잃었다”며 “민권센터의 문화 프로그램이 커뮤니티의 회복과 다민족 문화 교류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씨는 “풍물은 단순한 음악 양식을 넘어 삶의 기운을 불어넣고 커뮤니티의 화합을 끌어내는 훌륭한 정신을 담고 있다”며 “한민족의 신명 나는 풍물로 진행하는 강습에 동포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뉴욕한인문화패 비나리 뉴욕주 문화 권익 봉사단체 단체 지원

2022-09-22

[사설] 존재 이유 망각한 ‘미주총연’

얼마 전 통합을 발표했던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가 또 내분에 휩싸였다. 일부 회원들이 현 회장단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며 새 회장 선출 작업에 나섰다. 통합 절차와 공동회장 임명 과정에서 회칙을 위반했다는 게 이유다. 이미 자체 선거관리위원회까지 구성해 후보 등록을 받았으며 내달 총회를 열어 새 회장을 뽑겠다는 입장이다.  7년간의 분규 사태를 겨우 봉합했던 미주총연이 다시 혼란에 빠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미주총연의 분란 사태는 2015년부터 시작됐다. 회장 선출 방식을 둘러싼 마찰이 발단이었다. 이후 내분은 7년간이나 지속했고, 단체가 3개로 쪼개지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러다 지난 2월 가까스로 통합을 발표했고, 이어 5월 초 임시총회를 열어 공동회장 체제로의 출범을 알렸다. 지난달에는 한국 외교부로부터 분규단체의 오명도 벗었다. 이제 겨우 제 역할을 하나 싶은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미주총연은 스스로를 한인사회 대표 단체라고 주장한다. 미국 내 170개로 추산되는 각 지역 한인회의 전·현직 회장단이 회원이라는 이유다.  단체 설립 목적도 미국 내 한인사회 권익 신장이다. 그러나 내분 사태 원인과 이후의 수습 과정을 보면 ‘대표단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다. 내부 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한인들의 권익을 위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내분 사태의 본질을 따지고 보면 회장직을 둘러싼 자리싸움에 지나지 않았다. 한인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 이유다. 결국 ‘그들만의 단체’로 전락하고 있는 셈이다.   미주총연은 한인사회의 명예만 실추시키고 있다. 감투싸움에 매몰돼 단체의 존재 이유조차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사설 존재 망각 한인사회 권익 한인사회 대표 내분 사태

2022-08-24

[커뮤니티 액션] 이민자 원죄의식을 버리자

“미국에 와서 이렇게 살게 해줬으면 조용히 말 잘 듣고 열심히 살기나 해야지 어디서 감히 데모질이냐!”     1990년대 초 민권센터가 이민자 권익 운동을 시작하면서 많은 한인으로부터 들었던 말이다. 물론 세월이 많이 바뀌어 이제는 그런 말을 듣는 경우가 드물다. 열심히 응원해주는 분들이 훨씬 더 많다. 그래도 가끔은 가슴이 꽉 막히는 말을 하는 이들이 아직도 있다.     최근 민권센터가 ‘7년 이상 미국 거주 서류미비자 합법화’ 법 제정을 추진하는 활동을 펼치는 기사가 인터넷으로 나가자 이런 댓글들이 달렸다.     “너도나도 불쌍한 척하며 자신들의 잘못을 인권과 존엄성이라는 억지 감성으로 늘 법을 무시해 왔었다. 그러니 지금도 온갖 불법을 자행하며 국경이고 어디고 닥치는 대로 몰려드는데 법적으로 조금만 틈을 한번 보여봐라. 아마 남의 집 안방까지 차고 들어와 내 집이라고 할 것이다.”     “스패니시 잘살고 있는 모습이 참 배가 너무 아프던데요? 불법체류자이면서 비즈니스 할 거 다 하던데. 불법은 말 그대로 조용히 살아야지 이러면 안 돼요.”     최근 민권센터가 뉴욕시 영주권자와 합법 취업자의 선거권을 위해 법정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도 불편한 마음을 전하는 분들이 있다. 시민권자만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여기서 이민사회에 안고 있는 뿌리 깊은 ‘원죄의식’이 나타난다. 우리는 이민자인데 조용히 말 잘 듣고 살아야 한다는 노예근성에 가까운 생각이다.     국제사회의 불평등한 구조 속에 전 세계적으로 집단 이주 현상이 나타나는 현실까지 따지지 않아도, 서류미비자 합법화와 뉴욕시 영주권자 투표권은 정당하고 정의로운 요구다. 특히 팬데믹 상황 속에서 서류미비자를 포함한 이민자들은 미국사회를 위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이민자가 우리의 안전을 위해 목숨을 걸고 도시를 살렸다. 필수 업종 노동자 절반이 이민자였다. 그리고 5명 가운데 1명은 서류미비자가 대다수인 비시민권자였다. 그로서리와 약국 노동자의 53%(비시민권자 27%), 보건 노동자의 53%(비시민권자 16%), 건설 청소 노동자의 70%(비시민권자 36%)가 이민자였다.     20여 년 전부터 서류미비자가 없어지면 뉴욕이나 LA 같은 대도시는 하루 만에 마비된다고 했다. 이제는 반나절이면 망한다.     이미 서류미비자는 미국 경제에 녹아들어 있다. 일할 사람이 필요한 까닭이다. 그렇다면 합법 신분을 줘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류미비자들은 해마다 주정부와 지방정부에 117억4000만 달러의 세금을 낸다. 사회보장국은 체류 신분 때문에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서류미비자들의 납세 덕분에 해마다 120억 달러 가까이 이득을 본다. 2015년에만 서류미비자 440만 명이 납세자 번호로 세금 236억 달러를 냈다. 합법 취업자인 서류미비 청년 추방유예(DACA) 신분 청년들은 2018년 주세와 지방세 17억 달러를 냈다. 일하고, 세금도 내라고 하면서 합법 신분 취득은 허용하지 않는 현 상태가 어이없다.     그리고 선거권은 정하기 나름이다. 시의회와 시장이 선거권을 넓혔는데 법원이 가로막으면 도대체 입법부와 행정부는 무슨 소용이 있나? 법도 판사가 만들겠다는 것인가?     이민자 원죄의식을 버리고 당당하게 살자. 우리가 미국 땅의 주인이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원죄의식 이민자 이민자 원죄의식 서류미비자 합법화 이민자 권익

2022-07-28

고물가에 시니어들 비상금까지 쓴다

고물가의 직격탄을 맞은 시니어 중 일부는 저축을 헐고 빚까지 지면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니어 권익 옹호 단체 ‘시니어시티즌리그’(SCL)에 따르면, 2명 중 1명은 지난 12개월 동안 고물가 때문에 비상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했다. 이런 비율은 작년 조사치인 36%보다 14%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이는 SCL 측이 55세 이상 시니어 305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다. 응답자의 96%는 소셜 연금이 유일한 소득원이었다.   고물가로 생활비에 쪼들린 시니어들은 푸드스탬프(SNAP)와 같은 공적 부조 프로그램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다. 응답자의 47%는 무료식품 배급소나 푸드스탬프(SNAP) 지원을 받고 있었다. 2021년의 22%와 비교하면 무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지난해보다 약값과 의료비 보조를 찾으려는 시니어도 크게 늘었다. 비싼 약값 때문에 약품보조 프로그램에 지원했다고 밝힌 비율도 지난해의 9%에서 6%포인트 많은 15%나 됐다.   10명 중 2명은 메디케어 절약프로그램이나 메디케어 추가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작년(11%)보다 9%포인트가 높았다. 일부 시니어는 생활고에 다시 일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렌트 보조 신청 비율이 지난해의 5%에서 배 이상 늘어난 13%였으며 4명 중 1명은 냉난방비 보조도 신청했다. 2021년엔 10%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2.5배가 증가한 것이다.     특히, 43%는 크레딧카드에 90일이 넘는 채무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다시 말해서, 생활비를 감당하려고 크레딧카드 빚이 늘고 있다는 말이다.     문제는 크레딧카드 연체 시 적용되는 이자율(APR)이 변동 금리라는 점이다. 월가는 연말까지 금리가 3.5%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 현재 APR이 16.61% 수준임을 고려하면 올 연말 크레딧카드 이자율이 18.61%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럴 경우, 평균 미납 잔액이 5525달러이고 매달 최소 상환(minimum payment)만 하는 시니어는 빚을 모두 갚을 때까지 832달러의 이자 부담이 추가된다.   전문가들은 “수입이 매우 제한된 시니어들이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면 저금에 손을 댄다. 이마저 떨어지면 크레딧카드로 생활비를 감당하기 때문에 카드 빚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응답자의 10명 중 4명이 넘는 시니어가 90일 이상의 크레딧카드 채무를 지고 있다는 의미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시니어가 많다는 걸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라고 덧붙였다.   SCL 측은 고물가로 내년 소셜연금이 8.6% 정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메디케어 파트B 보험료 인상 폭도 시니어의 재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성철 기자시니어 고물가 시니어들 비상금 시니어 권익 일부 시니어

202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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