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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한인 어르신과 청소년들의 만남

민권센터에서 일하다 보면 때때로 한인 어르신들과 청소년들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최근 한인 이민자 모임에서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민자 모임 다수가 어르신들이라 민권센터 권익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소년들과 50년 이상 나이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이런 모임이 열릴 때마다 왜 그런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설날 때 함께 송편도 만들고, 각자의 이민 이야기를 전하는 모임도 함께 열었다. 언어 소통도 다소 힘들고, 다른 배경 속에서 살아왔는데도 쉽게 어울릴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어르신과 젊은이들이 모두 이민자라는 공통점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민권센터의 청소년 권익 프로그램(Youth Empowerment Program-YEP)은 젊은이들이 신념을 갖고 사회 변화의 주체가 되도록 돕는다. YEP에는 해마다 13~18세 청소년 150~200여 명이 참여한다. 청소년들이 서로 협력해 풀뿌리 활동 경험을 쌓고, 커뮤니티 변화를 위한 힘을 기른다. YEP는 한인, 아시안, 이민자, 저소득 커뮤니티 젊은이들을 모집한다. 지난해 YEP 참가자는 5명 가운데 3명이 여성, 10명 중 9명이 저소득층 가정 청소년들이었다. 5명 중 4명은 뉴욕 플러싱에 살고, 3명 중 2명은 일반 공립 중학생, 고등학생이었다. YEP는 청소년들이 이민 신분 문제 등 어려움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8주간 프로그램 중 일부는 이민자 권리를 일깨우는 데 중점을 둔다. 청소년들은 민권센터와 함께하면서 자신이 서류미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학 지원 뒤 장학금을 받을 수 없는 과정을 겪거나, 다른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부모와 대화하면서 자신의 상황을 알게 된다. 민권센터는 상담, 장학금 지급, 청소년들간의 교류 등으로 이들의 버팀목이 되어준다. 지난해부터 성소수자 청소년들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성소수자 정체성과 관련 한인사회는 아직 많은 도전과 장벽을 겪고 있다. 지난해 YEP 참가자 7명 가운데 한 명은 서류미비 신분을, 그리고 10명 가운데 한 명은 성소수자 정체성을 밝혔다.
 
YEP 졸업생들로 구성되는 청년조직위원회는 이민자와 세입자 권익 활동 등 캠페인에 참여하며 민권센터 활동에 앞장선다. 지난 39년의 역사 속에서 민권센터의 많은 전·현직 스태프들이 YEP을 통해 성장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민권센터 청소년들은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플러싱에 커뮤니티 냉장고를 설치했다. 이민 유권자 권익 운동, 서류미비자 합법화 전국 캠페인, 플러싱 증오범죄 방지구역 활동 등에도 열심히 참여했다.
 


결국 이런 활동을 통해 ‘이민자’ 인식이 확고해진 젊은이들이기에 어르신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다. 한인 이민자 모임의 어르신들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민자 모임은 (1) 한인 이민자를 위한 유익한 정보 제공 (2) 민권센터 활동 지지와 후원 (3) 이웃 한인 이민자와의 교류와 소통을 목적으로 운영된다. 특히 이민 신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이 함께하면 많은 힘을 얻는다. 이렇게 ‘이민자’ 의식을 가진 어르신과 젊은이들이 함께 모이는 까닭에 오랜 그리고 새로운 리더들이 함께 내일을 일구는 흐뭇한 마당이 펼쳐지고 있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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