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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미국 대선에 대한 기대

미국의 건국 이념에는 개신교 일파인 청교도 정신이 담겨 있다. 청교도는 신앙의 자유를 위해 신대륙인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일상생활에서 엄격한 교리를 지키며, 개인의 자유와 권리,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는 생활신앙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청교도 정신은 자유, 평등, 행복추구권 등 인간의 천부적 권리를 중시하는 미국의 건국 이념에 담겨 있다.  미국이 자유 민주주의 체제로 발전하는 데 청교도 정신이 시발점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광대한 영토와 풍부한 부존자원을 가진 것은 물론 지정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여기에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한 건실하고 진취적인 국민의 노력 덕에 최근 한 세기 동안 세계 최강국의 위상을 지켜오고 있다.     미국은 청교도의 정착 이후 유럽 여러 곳에서 다양한 민족이 이주해 왔다. 이들은 영국의 식민지배를 거부하고 하나로 뭉쳐 대항하며, 마침내 독립을 이뤘다. 이후 광활한 국토를 개발하기 위해 세계 각지로부터 이민을 받아들였다. 이를 통해 미국은 다민족 국가로 발전하게 됐다. 미국의 법과 제도는 신앙을 바탕으로 한 사랑,용서,포용을 강조하고 자유,평등,정의,양심을 근간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법과 규정의 공정하고 엄격한 시행은 건실한 미국적 가치를 만들어 내며 미국을 세계 최고의 국가로 만들었다.     다민족 국가인 미국은 미국적 가치 안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것들을 한 용광로에 넣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멜팅팟’ 정책이 중요성을 갖는다. 국민의 이해와 공감을 한 흐름으로 모으기 위한 교육과 지도층의 노력이 필요하다.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유능한 인물이 당선돼  미국의 앞날이 더욱 밝아지기를 기대한다. 윤천모·풀러턴독자 마당 미국 대선 청교도 정신 다민족 국가 자유 민주주의

2024-08-27

[브리프] '탈달러화, 역효과 우려' 외

탈달러화, 역효과 우려   달러화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하는 국가들의 움직임이 곧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CPM 그룹의 설립자인 제프리 크리스찬은 “달러화에서 벗어나려는 러시아와 중국, 인도 등의 국가에서 탈달러를 추진하면 역효과가 나타나 해당 국가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탈달러가 다국적 통화 체제로 전환하자는 아이디어라는 점에서 좋은 생각”이라면서도 “현실화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진단했다.   달러화가 세계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중앙은행들도 이를 보유한 만큼 탈달러화 국가는 ‘결제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더 크다. 탈달러화를 시도하는 국가는 무역 파트너의 범위가 제한될 수 있고 이는 경제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수입과 수출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달러가 우월한 가치 저장 수단인 만큼 다른 통화를 보유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나쁜 투자’를 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치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     크리스찬은 “중앙은행들이 달러 보유고를 줄이기로 결정한 것은 잘못된 투자”라며 “러시아 등 예외를 제외하면 대규모 탈달러에 나서는 국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 IFA 파트너 국가로 선정   오는 9월 독일에서 개최되는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에 한국이 스타트업 플랫폼 혁신 파트너 국가로 참여한다.   IFA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IFA에서 스타트업과 혁신기업의 차세대 기술을 집중 조명하는 스타트업 플랫폼 ‘IFA 넥스트(NEXT)’의 혁신 파트너 국가로 한국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올해 전시회 IFA 넥스트에서 한국관을 자체 운영하며 인공지능(AI), 디지털 헬스, 사물인터넷(IoT), 가전 등 분야의 잠재력이 있는 한국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20곳을 소개할 예정이다.     라스베이거스의 CES,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MWC와 함께 세계 3대 전자·IT 전시회로 꼽히는 IFA는 오는 9월 6∼10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다.브리프 탈달러화 역효과 탈달러화 역효과 탈달러화 국가 한국 스타트업

2024-07-29

[기고] 중국의 북극 진출 야망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국가다. 그런데 최근의 불안정한 국제정세로 인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장 큰 원인이다. 전쟁 전 러시아는 대한민국과 과학이나 경제 분야에서 중요한 우호 국가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모든 국제정세 패턴이 바뀌었다. 그 와중에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국가가 중국이다.     중국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원유를 저렴한 가격에 수입하고 있다. 사실 중국은 대한민국처럼 북극 국가는 아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과는 중국에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예를 들어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에 중국 기업이 새로 문을 열게 되었고, 북극 지역에서 양국의 협력도 더욱 활발해졌다.   특히 러시아는 에너지 시장에서 유럽의 고객을 대체할 수 있는 판매처로 중국이 필요해 양국의 북극 에너지 협력에 대한 관심도 높다. 중국은 현재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북극에서 러시아 항로를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확고한 북극 강국이자 북극권 위에 영토를 보유한 세계 8개 국가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북극 해안선의 약 절반이 러시아에 속해 있다.   중국과 러시아 모두 최근 북극 정책의 초점은 북극에서 약 650km 떨어진 노르웨이의 외딴 지역인 스발바르 군도다. 이 섬의 인구는 약 2000명으로 세계 최북단의 인류 거주지다.     양국이 스발바르 군도에 관심을 갖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일련의 국제 협정으로 이 섬은 비무장화되었고, 1920년 스발바르 조약에 따라 노르웨이에 주권이 부여되었다. 그러나 조약에 참여한 모든 서명국은 어업, 사냥 및 천연자원 개발에 차별 없이 접근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들 서명국은 과학 및 연구 목적으로 스발바르 군도를 사용할 수도 있다. 즉,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해 총 46개국이 스발바르의 천연 자원에 동등한 접근권을 갖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1920년대부터 조약이 제공하는 기회를 활용해 왔다. 냉전 기간 구소련은 스발바르 군도 세 곳에 정착지를 유지해 왔다. 오늘날에는 작은 탄광 마을인 바렌츠버그(Barentsburg)만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바렌츠버그는 멀리 떨어져 있고 인구도 수백 명에 불과하다. 석탄도 마을에 필요한 양만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도 러시아가 그곳에 정착지를 유지하려는 주된 이유는 상징적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도 스발바르 군도에 적극적이다. 2004년부터 니알슨(Ny-Alesund)의 ‘아크틱 옐로우 리버 스테이션(Arctic Yellow River Station)’에서 스발바르 군도에 대한 과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중국은 최근 스발바르 군도의 마지막 개인 소유 토지 구매를 시도하기도 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스발바르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노르웨이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토지의 중국 판매를 차단했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뒷마당인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에서 토지 매입을 시도했던 것을 연상시킨다.     현재 북극 지역은 안정되고 평화롭게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서방과 러시아의 관계가 계속 악화하고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이 증가하는 상황이라 이 지역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스발바르 군도에는 대한민국의 다산기지가 있어 극지 연구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년도 대한민국 국가 R&D(연구개발) 예산 중 극지 연구 예산은 올해 삭감된 것에서 더 줄어든다고 한다. 한국의 극지 연구 투자 역행은 국제적 위상뿐만 아니라 극지 및 지구 온난화 연구의 퇴보 등으로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중국 북극 스발바르 군도 북극 국가 북극 지역

2024-07-29

식당서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 관람하던 시민들 '집단 난투극'

14일 밤 LA의 한 지역에서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을 관람하는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과음 등의 이유로 폭력사태가 발생, 여러 명이 병원에 이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KTLA 방송에 따르면 이날 사건은 피코 유니언 지역에 위치한 콜롬비아 식당 인근 주차장에서 일어났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등 수백 명의 팬들이 대회 결승전인 콜롬비아와 아르헨티나의 경기를 보기 위해 모인 상황이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경기가 끝난 후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한 목격자는 “많은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며 “그러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셨고 결국 폭력사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현재까지의 보도에 따르면 유리병이 던져졌고 최소 한 명이 칼에 찔렸다. LA 경찰국(LAPD)은 자상 환자를 포함한 여러 명이 병원에 이송됐고 여러 건의 폭행 신고가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15일 오전 7시 현재까지 해당 사건으로 체포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결승전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연장 승부 끝에 콜롬비아를 1대 0으로 꺾었다. 아르헨티나는 통산 16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15번 우승한 우루과이를 제치고 코파 아메리카 최다 우승 국가가 됐다. 김영남 기자 [kim.youngnam@koreadaily.com]아메리카 폭력사태 코파 아메리카 콜롬비아 식당 우승 국가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결승전

2024-07-15

[열린광장] 신뢰가 가벼워지는 한국사회

신뢰는 공기이고, 물이다. 인간이 물리·화학적으로 공기와 물 없이는 살지 못하듯이 영혼은 신뢰 없이 어찌 살겠는가? 가족의 신뢰, 친지들의 신뢰, 단체와 기관들의 신뢰, 거래의 신뢰, 국가와 사회의 신뢰가 무너지면 얼마나 살벌할까? 심하면 카오스가 될 것이다.     그런데 요즘 한국 사회에서는 그런 신뢰를 헌신짝처럼 저버리고, 더구나 신뢰 체계 자체를 파괴하려는 시도마저 벌어지고 있다.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정치는 신뢰사회를 규범으로 지키려는 사법을 무너뜨리려 안달이고, 정치세력 간의 난투극은 국민의 신뢰를 난도질하고 있다. 의사들은 주머니를 챙기려 생트집을 잡으며 환자를 떠나 정부를 이기려 하고 있다. 이기심에 절어 친구와 동료를 배신하는 행위도 벌어지고 있다.            신뢰를 깨는 주범은 욕심이고, 욕심은 이기주의에서 비롯되니 결국 인성의 문제 아닌가? 선량한 인품은 불가항력이 아니면 손해를 보더라도 약속이나 기대를 버리거나 상식을 벗어난 공격으로 상대에게 누를 끼치지 않는다. 누구나 기분이 상하기만 해도 신뢰에 금이 갈 수 있다.     신뢰는 생물이어서 권력과 재력, 위계에 의해 상처를 입기도 하고 순위에서 밀리기도 하지만, 가꾸지 않으면 퇴화하기도 한다. 우정이 그렇고, 조직생활이 그렇고, 사회의 모든 기능 속에 살아있는 믿음이 그렇다. 멀리 있으면 희미해지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금이 가기도 한다.  반대로 벽돌 쌓기처럼 차곡차곡 쌓아 올리면 높은 경지의 신뢰가 믿음직스럽고, 야무지게 다지면 무쇠보다 더 단단해지기 마련이다.     고금을 막론하고 자신을 희생하면서 우의를 지킨 사례는 수없이 많고, 목숨 바쳐 충성한 지사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일상적인 대인관계에서 신뢰 증진은 상호존중과 양보, 희생에서 나온다. 진심으로 존중하는 얼굴에 감동과 신뢰가 붙고, 웬만한 실수도 톨레랑스, 양해와 포용으로 품으면 신뢰는 깊어진다.     어찌 보면 세상은 서로 인정하고 공존함으로써 순기능으로 돌아가는 메커니즘이다. 작게는 일대일 관계에서부터 크고 작은 모임이나 조직, 더 넓게는 공동체와 사회 전체, 국가가 신뢰의 얼개로 엮이어 있으며, 그 신뢰 속에서 구성원들은 안심하면서 생존하고 행복할 수 있다. 그런 체제에 유해한 인물이나 행위는 멀리해야 할 독소가 아닐 수 없다. 신뢰가 차곡차곡 쌓이고 다져지는 세상은 건전하고 발전한다는 원리가 요즈음 한국에서 더없이 절실하다.  송장길 / 언론인·수필가열린광장 한국사회 신뢰 신뢰 국가 신뢰 친지들 신뢰 체계

2024-07-11

[문예 마당] 내가 노래하는 국가<國歌>

  ‘숙녀, 신사 여러분! 모두 모자를 벗으시고, 기립해 주십시오. 오늘은 OOO-미준-류-OO 양이 국가를 부를 것입니다.’   지난 5월 초 LA를 떠나, 뉴멕시코로 이사 간 손주들을 만나러 갔을 때 마침 ‘아시안·태평양 문화유산의 달’을 기념하는 야구 경기가 아이소토프 (동위원소라는 뜻) 경기장에서 열렸다. 야구 경기를 보러 갔다기보다는 손녀가 미국 국가를 독창하는 모습을 관람하기 위한 참석이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운동 경기를 직접 관람한 경험이 많지 않고, 관심도 없었던 편이다. 그렇기는 해도 선수들이 온 힘을 다해서 팀을 위해 뛰는 모습은 그들이 하늘로 쏘아 올리는 정열의 함성과 함께 희망을 약속하는 것 같아 흥분된다. 그뿐 아니라 관중석에 앉아서 내 아이든, 남의 아이든 간에 선수들을 응원해 주는 정서가 부럽고, 아름답다.  야구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아시안·태평양 문화유산의 달’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태평양계 여성들이 빨간 꽃으로 머리단장을 하고, 하와이안 훌라 춤을 추었다.     5월이 아태 문화유산의 달이 된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일본인이 미국에 첫발을 디딘 것이 5월(1843년)이었고, 동부와 서부로 나누어져 있던 대륙횡단철도가 연결되어 완성된 것이 5월(1869년)이었는데, 이 공사에 중국인 노동자들이 투입되어 7년에 걸쳐 일 한 것을 기리는 의미도 있다. 1978년 카터 대통령 때 일주일 동안 축하하는 것에서 시작했던 것이 1992년에 한 달로 연장되었다. 아태계는 아시아, 폴리네시아 등 광범위한 지역을 포함한다.     경기가 시작된다고 방송이 울리자, 아이는 투수판에 섰다. 가족들이 있는 곳을 향해 돌아서서, 손 키스를 날린 후, 제가 선 자리에서 400피트는 족히 넘을 듯한 경기장 다른 쪽 끄트머리에서 늠름하게 휘날리는 미국 국기, 뉴멕시코 주기를 향해 반듯하게 차렷 자세로 섰다. 두 옥타브를 아우르는 미국 국가가 아이의 약간 굵고 부드럽지만, 확신에 찬 음성을 타고 편안하게 마이크를 통해서 야구장과 객석을 넘어 세상으로 퍼졌다.     우리 가족을 비롯한 남녀노소 관중들, 자리를 찾아 이동 중이던 사람들, 솜사탕과 초록색 드링크를 팔러 다니던 상인들도 모두 멈추어 섰다. 객석에서 내려다보이는 경기장 잔디 위 곳곳에는 팀별로 모여 선 선수들이 우리처럼 차렷 자세로 펄럭이는 국기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우리와 다른 점은 그들은 심장 위에 손을 얹고 국기를 향해 경의를 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국기에 대한 경의, 국가를 부를 때의 경건함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지켜지는 에티켓이다. 공식적인 자국 행사나 국제 행사 때에 관련 나라의 국기를 게양하고, 해당 국가의 국가를 제창한다. 이 때, 남자는 모자를 벗어서 오른손으로 심장이 있는 왼쪽 가슴에 모자와 오른손을 얹는다. 제복을 입은 경우, 거수경례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여자는 모자를 벗지 않아도 된다.   나는 어린 시설을 서울 용산구에서 보냈는데, 근방에 미군 부대가 있었다. 오후 5시, 혹은 6시쯤에는 미국 국가와 애국가가 들렸다. 어린이들도 놀이를 멈추고, 경의를 표하는 어른들을 본떠 엄숙하게 차렷 자세를 취하곤 했다.   그런데, 만약, 국가를 합창으로 무대에서 부른다면  이때도 관객은 기립해야 할까? 실제로 합창단이 무대에서 국가를 부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때, 관객의 절반 정도는 기립했고, 나머지는 어정쩡하게 결단을 못 내리고 있었다. 객석에 있던 우리 가족의 의견도 갈렸다. 애국이라는 의미를 갖고 부른 것이 아니고, 아름다운 음악 작품의 하나로 불렀던 4부 합창곡이었다. 기립해서 경의를 표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강세였다.   야구장이 있는 공원에 아이소토프라는 이름이 붙여진 내막은 TV 시리즈 ‘심프슨 가족’시즌 2와 관련이 깊다고 한다. 그 외에도 역사적, 정치적으로 그 지역에는 핵 연구소가 있기에, 아이소토프라는 이름을 밑받침하기도 한다. 아이소토프는 과학과 의학 연구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이번 방문으로 ‘핵’, ‘과학’, ‘실험’이라는 말들은 서로 줄 긋기를 하면서,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종점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모든 치료의 공정성, 전쟁 방어의 정당성, 그 외에도 전쟁 종결을 유도하는 역사적 타당성도 보여 주었다.     나의 전공인 종양 방사선학은 ‘동위원소’에 대한 이해가 기본적이다. 그래서 암을 완치할 수 있는 동위원소를 발견했던 과학자들에게 감사하다. 핵 때문에 인류가 고통을 당했다는 말도지만, 반대로 핵 때문에, 집단적인 고통이 종결된 예도 있다. 세계 2차대전 당시 나가사키,히로시마에 핵폭탄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조선인, 중국인들의 고통은 얼마나 더 오랫동안 지속하였을 것인가?     아이소토프 공원, 국기와 국가에 관한 이야기가 나의 숨겨진 세상에서 잠자고 있다가 안개를 걷고 모습을 드러내었다. 동위원소들과 에너지, 핵, 암 치료 기계들을 세상 밖으로 초대해 주지 않았던 과거 수십 년 동안, 우리 대중은 파편적으로만 알았을 것이다.     손녀는 별들이 장식된 국기를 칭송하는 국가를 부르고, 나는 내 아버지의 나라, 내 모국의 애국가를 손녀의 국가에 덧붙여 부른다. 그리고 더는 새로운 전쟁이 없기를, 지금 진행 중인 전쟁들이 빨리 종식되기를 기원한다.   류 모니카 / 수필가문예 마당 국가 노래 경의 국가 해당 국가 경기장 잔디

2024-06-20

[네이티브 잉글리시] ‘배설물’ 표현은 신중하게

최근 북한이 한국으로 폐전선, 거름, 폐지, 담배꽁초 등 쓰레기와 배설물 등이 담긴 오물 풍선을 날렸을 때 전 세계 언론사 뉴스룸에서는 표현 방법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오물에 포함된 ‘쓰레기’를 표현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미국 영어권 국가에서는 ‘trash’로, 영국 영어권 국가에서는 ‘rubbish’라고 표기하면 됐다. 문제는 배설물에 대한 표현이었다. ‘배설물’을 그나마 격식있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excrement’다. 사람 배설물인 경우 ‘human excrement’, 동물 배설물은 ‘excrement’ 또는 ‘feces’를 쓴다.   물론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쓰는 표현은 전혀 다르다. 실제 생활에선 ‘excrement’라는 말은 거의 듣기 힘들다. 대신 보다 비격식적인 ‘poop’ 또는 ‘poo’를 흔히 접하게 된다. ‘poop’은 미국 영어에서, ‘poo’는 영국 영어에서 더 자주 쓰인다. 지난주 풍선 사건 이후 일부 해외 신문에서는 배설물을 칭하는 ‘poop’과 선전을 뜻하는 ‘propaganda’을 합친 ‘poopaganda’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배설물을 뜻하는 또 다른 단어는 ‘shit’이다. 이 단어는 흔히 비격식적으로 쓰인다. 부정적이고 화가 나는 상황에서 욕설 비슷한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shit’이 다른 욕설에 비해 비교적 심하지 않다고 해도 상황과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사용을 피해야 한다.   사실 아기나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다면 일상 대화에서는 배설물과 관련된 단어가 쓰일 경우는 거의 없다. 대신 화장실에 관한 표현은 자주 사용하게 된다. 여기서도 미국 영어와 영국 영어 간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영어에서는 “Excuse me, do you know where the restroom is?(실례합니다,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 또는 “I’m just popping to the bathroom.(화장실에 잠깐 들렀어요)”와 같이 화장실이라는 단어에 ‘room’이 들어가는 ‘restroom’ 혹은 ‘bathroom’ 등의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반면 영국인은 “I’m just going to find the toilet.(화장실 좀 찾아볼게요)”와 같이 직접적으로 화장실을 가리키는 ‘toilet’ 이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한다.   반려동물 관련 용변에 대해 이야기할 때 완곡한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어로 ‘볼일’ 정도로 해석될 수 있는데 ‘business’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반려견이 용변을 봤는지를 영어로 표현할 때 “Did he handle his business?” 등을 쓸 수 있다. 짐 불리 /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네이티브 잉글리시 배설물 표현 동물 배설물 표현 방법 영어권 국가

2024-06-16

[기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칠 것인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미국에 주어진 선택지는 더는 좌우가 아니라 ‘위아래’임을 역설했다. ‘개인의 자유’라는 최상의 높은 길과 전체주의라는 최하의 바닥 길 중 하나를 선택할 시간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면서 “‘평화냐 전쟁이냐’라는 기만적 말장난이 아니라, 공격하는 적에 맞서 ‘싸우느냐 항복하느냐’를 선택하는 ‘운명과의 조우’를 직시하라”고 했다. 자유민주주의 쟁취는 보수(우파)와 진보(좌파)의 문제가 아니라 싸워 이겨야 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것이 자유민주주의 가치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는 단지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닌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와 싸우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사상적 이념에 함몰된 것이 아니라 강력한 군사력으로 사회주의보다 월등한 국가로 세워가는 것이다. 미국은 보편타당한 자유민주주의 국가요, 그러기에 어느 국가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국가가 됐다.   그러나 한국은 통상 보수(우파)와 진보(좌파)가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이념적 색채까지 덧입혀진 이분법으로 나뉘었다. 해방 전후의 역사가 말해 주듯이 사상적 이념에 의해 남북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사회주의 국가로 나뉘어 세워졌다. 대다수의 국민은 사상적 이념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분단이 되었고, 남한은 해방 후에도 계속되는 이념 논쟁에 좌파 성향이 뿌리내리며 대학가에선 북한을 추종하는 주사파까지 등장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이 오늘날 이념과 함께 보수와 진보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역대 진보 정권을 보면 북한에 유화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럴 때마다 ‘평화냐 전쟁이냐’는 말로 평화를 앞세우며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쟁을 겪어본 어느 누가 전쟁을 원하겠는가. 그러나 지금은 안보라는 이념적 사상도 보수와 진보로 엮어버렸다. 결국 대화 중에서 보수를 향해 ‘꼴통’, 진보를 향해서는 ‘빨갱이’란 말이 서슴없이 나오며 국민 분열에 한몫했다고 본다.     남북한은 분단국가로 북한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남한을 공격할지 모른다. 북한은 올해 들어 수차례에 걸쳐 동서해로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했다. 김정은은 이미 남한을 적대국으로 간주하고, 핵과 미사일로 호전적인 군사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더 부담하지 않으면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아주 부유한 나라를 미군의 자산으로 방어할 필요가 없다며 한국에 미군 주둔 비용 분담 확대를 압박한 것이다.     여기까지는 협상을 통해 해결할 수 있기에 이해가 된다. 그러나 지난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되는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는 돈으로 해결될 한미안보 관계가 아님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6일 한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는 한반도에 미군을 인질로 붙잡아둬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이다. ‘인질’이라는 말은 한반도에 전쟁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은 아닌지 내심 불안하다.     주한미군이 ‘인질’이 된다면 한국 국민은 어떻게 되겠는가. 한국이 북한을 상대로 압도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무슨 말이며, 또 그만큼 희생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것은 대체 무슨 의미인가.     더 위험한 발언은 핵까지 언급한 것이기에 한반도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걷잡을 수 없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또한 미국이 자국 도시들을 희생하면서까지 한국을 북한 핵 공격에서 보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그의 말은 또 무엇인가. 그것이 북한 핵시설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면 위험천만이다.   이처럼 국제정세는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한국 정치는 정쟁에만 매여 긴급한 안보에는 관심도 없는 모습이다. 특검에 대통령 탄핵까지 주장하는 야당이나 남 탓만 하는 여당을 보면 나라의 희망을 어디서 찾아야 할 것인지. 한마음이 되어도 부족한 마당에 긴급한 안보정책은 뒷전이니 서글퍼진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 쟁취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싸워 이겨야 하는 것”이라고 한 말을 상기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칠 것인가. 박철웅 / 일사회 회장기고 외양간 자유민주주의 국가 자유민주주의 쟁취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2024-05-08

[기고] ‘틱톡 매각법’과 미국 안보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에 대한 ‘강제 매각법’이 발효됐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4월 24일부터 270일 이내에(대통령이 90일 연장 가능) 틱톡을 매각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 내에서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이 금지된다. 이는 미국이 개방적 인터넷 정책에서 벗어나 국가 안보 차원에서 선택적으로 인터넷 사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틱톡은 2016년 중국에서 창업됐고, 2018년엔 미국 자회사가 설립됐다. 틱톡은 미국 내 주요 정보 전달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사용자의 일일 평균 사용 시간은 54분, 틱톡 덕에 700만 개의 비즈니스가 생겼고 연간 경제적 효과는 약 240억 달러에 달한다. 틱톡의 최대 강점은 지속해서 사용자의 관심을 끄는 동영상 알고리즘에 있다.   틱톡은 방대한 데이터 축적으로 인해 위험성이 제기됐었다. 그동안 여러 주정부 차원 등에서 금지가 추진됐다. 하지만 특정 시스템 안에서는 금지됐지만, 주나 연방의회를 통과한 규제안들은 수정 헌법 1조인 ‘표현의 자유’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모두 제동이 걸렸다.   2020년에는 트럼프 정부가 외국의 특별한 위협에 대응해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후 국제 상거래를 규제할 수 있도록 한 ‘국가 비상 경제권력법’을 활용해 틱톡을 금지했지만 역시 위헌 결정이 났다.  또한, 지난 3월엔 연방하원이 ‘적대국이 통제하는 앱으로부터의 미국인 보호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 흐지부지됐다.     블룸버그 뉴스는 “데이터의 잠재적 악용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라는 측면에서 틱톡 매각법은 중국을 의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미국은 틱톡이 보유한 미국인 1억 7000만명에 대한 데이터에 중국 정부가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중국 국가 안보법에 따르면 중국 기업은 정부의 정보 수집에 협조해야 한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연방수사국) 국장도 의회 증언에서 중국 정부의 틱톡 통제 우려를 밝힌 바 있다.   ‘틱톡 매각법’이 시행되자 예상대로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선언했다. 틱톡 최고경영자인 추쇼우즈는 “승소에 자신 있다. 사실과 헌법은 우리 편”이라고 말했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 헌법 1조는 정부의 언론 자유 제한법 시행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송이 진행될 경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틱톡이 국가 안보에 절대적으로 위협이 되고 있음을 입증해야 하고, 또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기본권 침해가 허용될는지도 미지수라는 것이다. 또한 법원이 외교 정책 문제에 관여하는 것을 꺼릴 가능성도 있다는 이유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화웨이 제품 사용 금지 때와는 달리 비교적 조용한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의 인터넷 규제 기관은 바이트댄스에 매각 대신 철수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비공개로 전달했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 내부적으로는 공산당 선전부가 언론사들에 국민의 반미 감정을 조장하도록 지침을 내렸다는 것이다.     틱톡이 금지되더라도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에서만 사라질 뿐 전화기에 있는 앱은 그대로 남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업데이트, 보안 패치 및 버그 수정이 불가능해서 쓸모없는 앱으로 전락하고 보안 위험성도 커진다. 결국 사용자들은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것이다. 인스타그램의 릴스(Reels), 유튜브 쇼츠(Shorts), 스냅의 스포트라이트(Spotlight) 등이 모두 대안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틱톡법’은 국민의 데이터 보안이 국가 안보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주는 첫 번째 사례가 됐다. 정 레지나기고 미국 매각법 국가 안보법 틱톡 매각법 틱톡 통제

2024-05-07

[FOCUS] 나랏빚 100일에 1조불 증가, 눈덩이 이자 경고음

국가 부채 증가와 이로 인한 이자 부담에 대한 경고음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연방정부의 부채는 지난 2월 29일 현재 34조4710억 달러를 기록했다. 국가 부채는 지난해 6월 15일 32조 달러 돌파한 뒤 9월 15일 33조 달러를 돌파했고 지난 1월 4일에는 34조 달러를 넘었다. 32조에서 33조로 증가할 때는 91일이, 33조에서 34조로 뛸 때는 110일이 걸렸다.     100여일 간격으로 1조 달러씩 부채가 증가하자 앞으로도 100여일마다 1조 달러가 늘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수석 투자전략가 마이클 하트넷은 34조 달러에서 35조 달러로 증가할 때도 100일 간격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연방 재무부는 이미 지난 3월 말 국가부채가 35조 달러에 이르렀다고 추산했다.   의회예산국(CBO)도 부채 증가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최근 CBO는 2029년이면 국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07%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다. 지금의 추세라면 부채는 2054년 GDP의 166%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국가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자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지난달 투자자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핑크 회장은 “더 많은 리더가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부채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경고음을 울렸다. 그는 “미국 경제가 국가 부채가 GDP를 웃돌면서 긴축과 침체의 시기로 이어지던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의 일본처럼 보이기 시작한다”라고 경고했다.   핑크 회장은 국가 부채 증가에 따른 이자 규모도 경고했다. 그는 이자 부담은 사회보장기금의 비용 상승과 맞물리면서 부채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정부 지출을 줄이거나 세율을 올리는 것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시타델의 켄 그리핀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일 국가 부채의 이자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우려 사항”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월가의 헤지펀드 제왕인 그리핀 CEO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투자자 서한을 공개하고 국가부채에 대한 순이자 지출이 2023년 GDP의 3.1%에 이른다고 우려했다.     그리핀 CEO는 “미래 세대를 희생시키는 차입을 중단해야만 한다”고 비판했다. CBO가 제시한 전망에 따르면 이자 비용은 2054년까지 GDP의 6.3%로 높아진다.   고금리 등으로 인해 국가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이 빠르게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에는 국채의 이자 지급 규모가 1조 달러를 돌파했다. 피터 G. 피터슨재단의 마이클 피터슨은 “지난 3년간 이자 비용이 2배 이상 상승했고 올해는 하루에 20억 달러 이상으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피터슨은 “내년에는 이자 지급이 국방은 물론 거의 모든 국가적 우선순위에 지급하는 예산보다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방 상무부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이자 지급액은 8700억 달러를 기록해 국방비 822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10월엔 이마저도 1조 달러를 돌파해 이자 부담이 새로운 영역에 들어섰다는 위기감을 낳았다.     정부 부채와 이자 지급 규모가 커지면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 때문에 재정정책의 안정성이 약화한다. 재정 부담이 늘면서 연방의회가 부채한도를 늘려야 하는 일이 잦아지고 연방정부의 셧다운이나 국가부도 리스크 노출도가 높아진다.     지난달 CBO는 국가 채무 증가가 채권시장 위기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CBO의 필립 스와젤 이사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전례 없는 정부 부채가 2022년 영국의 금융시장 혼란과 같은 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해 9월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대규모 감세를 통해 경제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며 재원 마련 대책에 대한 설명 없이 대규모 감세안을 내놓았다. 긴축이 필요한 시기에 감세안이 나오자 감세 비용을 마련하려면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고 본 채권 시장에는 매물이 쏟아졌다. 금리는 급등하고 파운드화 가치가 역대 최저로 추락했다. 영국 정부는 감세안을 철회하고 트러스 총리는 취임 50일 만에 사임했지만 국채의 위험성을 드러낸 사례로 꼽힌다.     스와젤 이사는 미국이 “아직 그 상황에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영국의 사례는 정부의 국채 발행을 투자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미국도 부채가 위험 수준을 향하고 있다는 전문가 경고가 이어지지만 부채는 계속 늘고 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감세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법인세율을 21%에서 15%로 낮추겠다고도 했다. 감세는 추가 국채 발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안유회 에디터FOCUS 경고음 눈덩이 부채 증가 이자 비용 국가 부채

2024-04-22

[기고] 이민자의 경제적 역할

미국 경제의 호조가 이민자들의 기여 덕분이라고 분석하는 경제학자가 많다. 지난해 미국 경제는 3%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4% 미만의 실업률을 유지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40년 만에 가장 공격적으로 금리 정책을 시행했음에도 경제가 호조를 보일 수 있었던 것에는 이민자의 역할도 컸다는 시각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달 초 스탠퍼드대학 연설에서 “작년 미국 경제의 놀라운 성과에는 이민자의 기여도 많았다”고 밝혔다.   팬데믹 이후 새로운 이민자 유입으로 고용주들은 노동 시장을 과열시키지 않으면서도 신속한 고용이 가능했고 이는 경제 연착륙에 기여했다. 이민자는 단기적으로 국가적 도전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제의 잠재력을 키우는 원동력이 된다.   예일 법대의 어니 테데스키 교수는 “합법과 불법을 막론하고 이민자가 없었다면, 인구 고령화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노동 인구는 약 120만 명 감소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민자 덕에 실제로는 약 200만 명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도 미국에 이민자가 없다면 2015년부터 2035년까지 노동 인구 1800만 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현상에 주목해 뉴욕타임스의 비주얼 저널리스트인 로렌 레더비는 ‘2030~2050년, 세계 각지의 노동 인구 수 변화 그래프’를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경제가 발전한 국가일수록  출산율이 낮은 현실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많은 이민을 받아들이는 미국, 캐나다, 호주는 노동 인구의 감소가 적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한국, 일본, 중국, 영국, 러시아, 동유럽, 이탈리아, 독일의 경우 노동 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전망된다.      ‘이민과 통합의 정치’를 연구하는 프린스턴대의 정치학자 라파엘라 덴시기어는 유럽 극우 정치 세력의 부상 배경을 연구했다. 그녀는 유럽에서 반이민 극우 정치 세력이 부상한 지역들은 인구 고령화와 노동인구 감소, 낮은 출산율 등의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어떤 지역에 인구가 감소하면 지역 서비스가 축소되고 은퇴자를 지원할 자원이 부족해진다. 이에 따라 주민의 삶은 피폐해지고 그들은 정치적으로 방치됐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극우 정당은 이러한 문제를 감지하고 지역 주민의 불만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 하지만 이들 정당은 인구 고령화와 노동 인구 부족에 대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고 이민자를 희생양으로 삼을 뿐이라는 것이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이민 법원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신규 이민자의 90%가 젊은 성인이다. 그런데 이들의 노동시장 참여율도 높지만, 실업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기술 숙련도가 낮은 이민자들은 기존 노동 인구의 일자리를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다른 이민자들과 경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는 대륙 간 경제적 격차가 줄어들면서 이민 인구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이들 국가에서의 미국 이민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과거에는 멕시코가 미국 이민의 주요 근원지였지만 멕시코의 경제 발전으로 인해 멕시코로부터의 이민도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민은 노동 인구 감소의 부분적 해결책에 불과하다. 앞으로 몇십년 동안 미국의 국가 경제력은 이민자의 유치와 통합과 깊은 관계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민자에 대한 두려움과 편견을 줄이기 위해 주택과 공공 서비스에 투자하고, 이민자 통합을 돕는 정책을 채택하며, 이민자의 지역사회에 대한 경제적 기여를 공개해야 한다.     또한, 이민이 미래의 복지와 경제 성장의 중요한 요소임이 더욱 홍보되어야 한다.   정 레지나기고 이민자 경제 이민자 유입 노동인구 감소 국가 경제

2024-04-18

[독자 마당] 투표는 반드시 하자

투표는 국민의 의무이며, 기권하는 것은 국민의 수치다.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이번 선거를 바라보는 국민의 걱정이 과거와는 다른 듯하다. 우선 비례대표를 뽑는 방식이 이해하기 어렵다. 또 두 거대 정당의 후보 공천 과정에서도 논란이 많았다. 선거 과정도 네거티브 공방만 치열하다. 국민을 위한 건설적인 공약과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은 대통령 중심제 국가지만 입법부인 국회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국회가 다루는 법안들 대부분이 민생과 직결된 것이 많기 때문이다. 법안 심사 과정에서는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한다.  하지만 국회에서 주요 현안들에 대한 논의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양대 정당이 본인들의 의무는 잊는 채 상호 비방에만 골몰하는 탓이다. 이는 국민과 유권자를 무시하는 행태라고 생각한다.   정치 혁명은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각성에서 시작된다. 한국은 다른 분야의 발전에 비해 아직 정치적 성숙도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자주 받는다. 따라서 ‘성숙한 정치 문화’가 정착된다면 강대국 대열에 빠르게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스웨덴 쇠데르턴 대학의 최연혁 교수는 “이상적인 국가의 모습은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뿌리를 두면서 약자를 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도 그런 국가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 확정된 후보들을 보니 정말 믿고 찍어주고 싶은 인물이 많지 않아 보인다.  그러니 내가 던지는 한 표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는 국민의 의무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도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줘야 잘했다고 스스로 칭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임순·LA독자 마당 투표 국회의원 선거 선거 과정 민주주의 국가

2024-03-26

[콜로라도 덴버] 60대 한인, NBA서 국가 열창…개인 사업체 운영 최건영씨

지난 14일 덴버의 ‘볼 아레나(Ball Arena)’에서 열린 덴버 너기츠와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경기 오프닝 세리머니에서 평범한 60대 한인 남성이 미국 국가를 불러 화제다.   최건영씨는 이날 수많은 관중 앞에서 미국 국가‘The Star Spangled Banner’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미국 국가는 고음인데다 가사도 어려워서 성악을 전공한 사람들도 부르기 힘들다. 하지만 최씨는 담담하게 곡을 소화했다. 이 장면은 공중파를 타고 전국에 생중계됐다.     그가 미국 국가를 독창하게 된 데에는 재미있는 배경이 숨겨져 있다.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는 최씨는 “한 고객이 미국 프로 스포츠팀들의 행사 스케줄을 짜는 사람이었는데, 대화중에 그가 너기츠의 행사 디렉터와 연결되어 있다는 말을 듣게 됐다”면서 “그래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연결을 부탁했는데, 놀랍게도 곧 연락을 받게됐다”고 설명했다.   리넷 리켈슨이라는 너기츠 뮤직 디렉터가 데모 동영상을 보내달라고 했고 영상을 보낸 다음날 바로 승인을 받았다.     “마침 음력설 기간이어서 구단측에서 동양인을 원했던 것 같기도 하고,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그는 일상에서 노래를 통해 소소한 행복을 찾아왔다. 그래서 지난 4개월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매일 10차례 이상 연습했어요. 반주 없이 불러야 해서 첫 음 잡는 연습을 많이 했고, 오후 7시 경기 당일 독창 시간에 맞춰서 연습하기도 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그는 다소 의외지만 공학도 출신이다. 인하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타이어 재료연구소에서 근무하다 1977년에 도미했다. 2000년에 다시 공부를 시작해 뉴욕유니버시티(NYU) 공과대학(폴리테크닉 대학)에서 고분자 공학 박사를 취득했다. 그리고 뉴멕시코 임산물(forest products) 리서치 센터, 루이지애나 주립대학 소속 헬스사이언스 센터를 거쳐 콜로라도 레인보우 리서치 옵틱스에서 2015년까지 근무했다.     지금은 개인 사업을 하면서, 뉴라이프 교회 성가대 테너와 시무장로로서 교회를 섬기고 있다.   최씨는 “4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을 위해 준비하면서,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을 의미하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경진 기자콜로라도 덴버 사업체 최건영 개인 사업체 국가 열창 인하대학교 화학공학과

2024-02-23

"차별에 맞서 소수계는 집단행동 펼쳐야" 윤미 햄튼 전 릴번 시의원

비영리단체 캐털리스트 코울리션(대표 진 리)이 지난 8일 노크로스 사무실에서 연  '아시아계 미국인의 정체성과 인종차별, 신념과 정신건강'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차별에 대응해 질서있는 집단행동(Flocking)으로 맞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대담에 나선 윤미 햄튼 전 릴번 시의원은 "어린 시절 친구와 잡은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해 먹은 것, 봄이 되면 동네 어른이 다같이 모내기를 한 것"을 떠올리며 "팀워크의 힘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별을 이겨낸 승리자로서 소수인종의 자부심을 공유하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인 어머니와 흑인 미군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유년기에 미국으로 입양됐다.     그는 학대와 소외의 경험이 어떻게 소수계의 정체성 위에 포개졌는지 설명했다. 10세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그토록 기다리던 양부모를 미국에서 만났지만, 계모로부터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오래 받았다. 한국과 아프리카계의 이중적 정체성을 지녔지만 어느 집단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소외감을 크게 느꼈다. 피부색, 머릿결, 눈의 모양으로 인종을 구분하는 사회에서 그는 "누구와도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톱 AAPI 헤이트’ 공동설립자이자 중국계 이민 3세대인 러셀 정 샌프란시스코 주립대 교수는 개인사 외에도 '트라우마의 사회적 유전' 문제를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남부 항구도시에서 어업에 종사했던 그의 조부는 백인의 집단 약탈과 방화를 겪어야 했다. 이후 아버지는 고향을 떠나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 정착했다. 어린 시절에는 윗세대의 아픔을 몰랐지만 그들이 겪은 차별에 대한 무력감과 분노는 자신의 삶에 깊은 영향을 줬다고 그는 털어놨다. 아버지를 비롯한 많은 아시안 남성이 그렇듯, 돌연 버럭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는 식으로 의견을 표출하는 자신을 최근 발견했기 때문이다.   식민 지배부터 전쟁까지 질곡 깊은 근현대사를 거쳐온 아시아 국가나 노예제와 같은 제도적 폭력을 겪은 흑인의 경우 '집단 트라우마'가 한 가족 내에 세대를 거쳐 이어진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같은 트라우마는 정 교수처럼 소리를 지르는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여성의 경우 말수가 줄고 조용해지는 대응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차별 경험과 그 영향을 서로 공유하는 것은 개인 상담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햄튼 전 의원은 "어릴 때부터 소수인종을 향한 혐오적 표현에 반복 노출되면 브레인 워싱(세뇌) 효과가 나타난다"며 "학습된 차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선 흑백의 이분법적 인종 분류 자체를 문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 역시 "인종차별에 맞서는 집단행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아시아 햄튼 아시아 혐오 아시아 국가 아동기부터 소수인종

2024-02-09

[경제 안테나] 해외 증시에도 관심 필요한 이유

미국 증시의 강세가 지속하면서 다른 주요 국가들 증시보다 고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미국 증시는 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고 있다. 앞으로 12개월간의 예상 주가순익비율(PER)을 보면 미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S&P500은 20배 수준이지만, 일본 증시는 14배, 유로존은 12.4배, 중국 증시는 9.3배 수준이다.  S&P500의 주가순익비율이 다른 국가 증시에 비해 월등히 높다.  하지만 현재 증시가 고평가됐다고 해서 미래 성적은 부진할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는 강세를 이어가는 경우도 많다.       미국 증시는 지난 수십년간 대부분의 주요국 증시보다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주가가 높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기업들의 강한 순익 증가가 이를 상쇄했다. 지난해에도 미국 증시 3대 지수 가운데 S&P 500은 24%, 나스닥은 무려 43%나 급등했다.      다만 투자자들이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할 것이 달러화 가치의 변화다. 달러화는 2022년 이후 지속해서 강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로 인해 해외 기업들은 순익을 달러화로 환산할 경우 오히려 불리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가 앞으로도 강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한다. 심지어 달러화 강세는 이미 정점에 도달했으며, 이러한 달러화의 약세 전환이 해외 기업들의 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런데 달러화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미국의 경제 성장률과 기준 금리 수준이다. 앞으로 미국 경제는 성장률이 둔화 될 가능성은 있지만 불황에 빠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유럽과 일본, 중국, 그리고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의 경제 성장률 역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 금리는 미국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달러화가 당분간 강세를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증시가 지속해서 강세를 유지하는 비결은 견고한 수익성과 다른 국가 증시들이 따라올 수 없는 역사다. 미국 증시는 굉장히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거래되는 주식과 채권 가치 등을 합할 경우 그 규모가 71조 달러에 달한다. 이는 일본의 10조 달러, 영국의 5조 달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지난 2009년 이후 미국 중시의 연평균 수익률은 16%로 유로존의 10%, 중국의 6%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최근 워싱턴 정가가 조금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정치적 안정과 신뢰할만한 금융감독기관들의 존재도 미국 증시에 큰 강점이 되고 있다. 미국은 대서양과 태평양이라는 큰 대양 사이에 있다.  그리고 북쪽으로는 캐나다, 남쪽으로는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동유럽이나 중동지역처럼 국경 분쟁이 발생할 소지도 거의 없다. 증시에 영향을 미칠 지정학적 위험성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명한 투자자라면 해외 증시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투자는 위험 분산의 효과도 있다. 또 투자 대상 통화의 다양화를 통해 달러화가 약세를 보여도 수익은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지정학적 사태의 충격은 국가마다 다를 수 있다. 이머징 마켓은 많은 위험 요소가 있지만 그만큼 수익률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일부 산업 분야의 경우 해외 기업이 미국 기업보다 가능성이 더 큰 것도 현실이다.     해외 시장은 미국과는 다른 경제 사이클로 더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전략적인 투자자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해외 시장을 통한 투자 다양화는 미국 내 투자 위험성을 분산하는 의미도 있다. 아울러 세금 혜택과 함께 글로벌 경제와 비즈니스 움직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도 된다.       미국 증시가 최고의 투자처이기는 하지만 효과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해외 증시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손성원 / 로욜라 매리마운트대 교수·SS이코노믹스 대표경제 안테나 해외 증시 중국 증시 국가 증시들 해외 증시

2024-01-24

흥사단 단소·국민회관, 연방사적지 추진…한인 이민사 건물로는 최초

LA흥사단 단소와 대한인 국민회관을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국가 사적지(National Registry)로 올리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어 주목된다.   초창기 한인 이민자 커뮤니티의 터전이자 한국 독립운동 활동의 거점이었던 LA흥사단 단소와 국민회관은 이미 LA시 사적지로 등록돼 있지만 연방 차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장소가 국가 사적지로 등록되면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한인 독립운동 기관의 건물이 사적지로 지정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국가 사적지 등재는 연방 정부가 미주 한인 이민자들의 시민 활동을 통한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공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을 의미해 앞으로 미주 한인 이민사를 전국의 주류 사회에 알리고 보존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건물 보존에 필요한 지원금을 연방 정부에 신청하고 세금 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게 돼 건물 관리와 운영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국가 사적지 등재를 진행하는 기관은 한국 국가보훈부로, 흥사단이 한인 이민사회에서 최초로 설립한 시민단체로서 한국 독립운동 활동을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초창기 한인 이민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는 점에서 국가 사적지로 지정해도 무리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보훈부 관계자들은 오는 28일부터 나흘 동안 LA를 방문해 사적지를 둘러보고 관련 기관을 만날 예정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LA흥사단 단소의 단독 등재를 원칙으로 필요시 대한인국민회관 등 도산 안창호와 관련된 다른 사적지도 함께 묶어 신청하는 안도 고려중이다. 등재 일정은 LA흥사단 단소가 내부 단장을 마치고 재개방하는 일자에 맞춘다는 계획이다. 승인 절차는 약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종현 헤리티지 스마트 컨설팅 그룹 대표는 "흥사단과 관련된 검증된 영문 학술 자료들이 등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도) 이런 노력에 일조하기 위해 저명한 미국 역사보존 국제저널에 국외 사적지 및 단소 관련 학술자료가 실릴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이어 “단소와 국민회관이 LA시 사적지로 지정된 건 한인 이민사회가 시민 단체로 설립한 비영리 단체라는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며 “이들 단체의 활동은 연방 사적지 등재 조건에도 부합되는 만큼 추진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임 대표에 따르면 국가 사적지 등재 절차는 주 정부의 인정을 받아야 하는 만큼 가주 사적지에도 자동으로 이름이 올라간다.   한편 LA시가 사적지로 지정한 한인사 관련 건물은 LA흥사단 단소와 대한인국민회관 외에 도산패밀리하우스(현 USC 한국학 연구소), 템플사이나이이스트, 우정의 종각, LA한인연합감리교회가 있다. 연방 국가 사적지에는 일본 이민사 관련된 사적지가 50여 개, 중국 이민사 관련은 30여 개가 등재돼 있지만 한국 관련 사적지는 없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흥사단 사적지 국가 사적지 la흥사단 단소 한국 국가보훈부

2024-01-22

한인 학생, 대학농구 경기서 휘파람 미국 국가…국제 대회 어린이 부문 3등도

한인 소녀가 미국 대학 농구 최대 토너먼트인 Pac-12 NCAA 남자 농구 경기에서 휘파람으로 미국 국가 공연을 선보여 화제다.     주인공은 북가주에 거주하는 김태인(8·루실 닉슨 초등학교)양.   앞서 지난 9월 할리우드에서 열린 국제 ‘휘파람’ 대회에서 어린이 부문 3등을 차지해 본지에 보도된 바 있다. 〈본지 11월 29일자 A-30면〉   김양은 지난달 29일 스탠퍼드와 애리조나가 격돌하는 메이플스 파빌리온 경기장에서 농구 경기 전 휘파람으로 미국가 공연을 펼쳐 관중의 큰 호응을 받았다.     이날 김양은 앞뒤로 키 큰 농구선수들 사이로 경기장 중앙에서 서서 당돌하게 휘파람을 내뱉었다. 거침없는 고음 처리와 청아한 음색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무대에 관중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날 김양의 공연은 ESPN2에 생중계됐다.       어머니 최정유씨는 “미국의 큰 스포츠 경기에서 한국 국적의 아이가 미국 국가 공연을 선보이는 것은 이례적인 일.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김양은 오는 19일에 같은 경기장에서 열리는 NCAA 여자 농구 경기에서도 공연을 펼친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미국 대학농구 휘파람 국가 어린이 부문 파빌리온 경기장

20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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