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의 북극 진출 야망
중국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원유를 저렴한 가격에 수입하고 있다. 사실 중국은 대한민국처럼 북극 국가는 아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과는 중국에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예를 들어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에 중국 기업이 새로 문을 열게 되었고, 북극 지역에서 양국의 협력도 더욱 활발해졌다.
특히 러시아는 에너지 시장에서 유럽의 고객을 대체할 수 있는 판매처로 중국이 필요해 양국의 북극 에너지 협력에 대한 관심도 높다. 중국은 현재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북극에서 러시아 항로를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확고한 북극 강국이자 북극권 위에 영토를 보유한 세계 8개 국가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북극 해안선의 약 절반이 러시아에 속해 있다.
중국과 러시아 모두 최근 북극 정책의 초점은 북극에서 약 650km 떨어진 노르웨이의 외딴 지역인 스발바르 군도다. 이 섬의 인구는 약 2000명으로 세계 최북단의 인류 거주지다.
양국이 스발바르 군도에 관심을 갖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일련의 국제 협정으로 이 섬은 비무장화되었고, 1920년 스발바르 조약에 따라 노르웨이에 주권이 부여되었다. 그러나 조약에 참여한 모든 서명국은 어업, 사냥 및 천연자원 개발에 차별 없이 접근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들 서명국은 과학 및 연구 목적으로 스발바르 군도를 사용할 수도 있다. 즉,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해 총 46개국이 스발바르의 천연 자원에 동등한 접근권을 갖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1920년대부터 조약이 제공하는 기회를 활용해 왔다. 냉전 기간 구소련은 스발바르 군도 세 곳에 정착지를 유지해 왔다. 오늘날에는 작은 탄광 마을인 바렌츠버그(Barentsburg)만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바렌츠버그는 멀리 떨어져 있고 인구도 수백 명에 불과하다. 석탄도 마을에 필요한 양만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도 러시아가 그곳에 정착지를 유지하려는 주된 이유는 상징적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도 스발바르 군도에 적극적이다. 2004년부터 니알슨(Ny-Alesund)의 ‘아크틱 옐로우 리버 스테이션(Arctic Yellow River Station)’에서 스발바르 군도에 대한 과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중국은 최근 스발바르 군도의 마지막 개인 소유 토지 구매를 시도하기도 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스발바르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노르웨이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토지의 중국 판매를 차단했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뒷마당인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에서 토지 매입을 시도했던 것을 연상시킨다.
현재 북극 지역은 안정되고 평화롭게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서방과 러시아의 관계가 계속 악화하고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이 증가하는 상황이라 이 지역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스발바르 군도에는 대한민국의 다산기지가 있어 극지 연구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년도 대한민국 국가 R&D(연구개발) 예산 중 극지 연구 예산은 올해 삭감된 것에서 더 줄어든다고 한다. 한국의 극지 연구 투자 역행은 국제적 위상뿐만 아니라 극지 및 지구 온난화 연구의 퇴보 등으로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