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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뇌 건강 지키는 영어공부

요즘 생활영어를 공부해야겠다는 분위기가 많이 시들해진 것 같다. 아마 은퇴하는 1세들이 늘고, 번역이나 통역 앱이 많이 등장한 영향인 것 같다. 그런데 번역 앱 사용은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통역 앱 사용은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로 바라보며 의사를 전달하기에는 적절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 여행의 재미를 더하고  삶의 활력을 위해서도 생활영어 배우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가끔 영어공부를 하고 싶다며 방법을 묻는 분들의 전화를 받는다. 이런 분들에게 공부  방법을 설명해 주고 교재도 소개해 준다. 어떤 교재라도 열심히 공부하면 되겠지만 영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말하는 것을 연습하려면 교재 선택이 중요하다. 다음은 공부하려는 마음가짐이다. 대부분이 중도에 포기하는데, 계속 공부하려는 노력은 본인의 몫이다.     최근 은퇴 후 첼로를 배우기 시작한 경험담을 소재로 한 수필을 읽었다. 연주회에 갔다 첼리스트의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여러 번 포기를 결심했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한다. 이 수필가는 대학교수기도 한 한 유명 첼리스트가 “나이가 들어서도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해야 하는 줄 알았더라면 첼로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본인도 같은 심정이었다고 했다.   첼로의 거장 파블로 카잘스는 90세가 넘어서도 쉬지 않고 연습해 유명한 연주곡을 많이 남겼다. 한국의 한 젊은 유명 첼리스트도 하루 10시간 이상 연습할 때가 많다고 했다. 이 수필가는 포기하고 싶은 상황이 올 때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용기를 얻어 계속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악기를 배우든 영어를 배우든 이런 도전을 극복해야 한다.     최근 서울대 뇌인지과학과의 이인아 교수가 ‘기억하는 뇌, 망각하는 뇌’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 교수는 학습과 기억을 관장하는 뇌 해마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그는 이 책에서 계속 학습하지 않으면 뇌의 생명도 끝난다고 강조하며,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습관화하면 뇌가 새로운 것을 기억하고 무의식적인 기억 상태로 옮겨가게 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그는 지속해서 반복 연습하는 방법으로 학습할 것을 권한다. 반복 연습의 효과는 금방 나타나지 않아도 뇌가 이를 기억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표현하게 된다는 것이다.     악기나 스포츠 연습도 이런 방법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지속적인 학습은 뇌를 건강하게 하고 뇌의 작용을 활성화해 준다.   영어공부는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미국문화를 배우고 미국인들의 생각을 알 수 있게 하는 역할도 한다.  언어에는 그 민족의 혼이 담겨 있어 그들의 세계를 볼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반복 학습을 통해 영어를 배우고 뇌 건강도 지키는 생활영어 공부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장열린 광장 영어공부 건강 생활영어 공부 생활영어 배우 공부 방법

2024-04-22

[오늘의 생활영어] hit the books; 공부하다

(Paul is talking to his classmate Matthew … )   (폴이 학교 친구 매튜와 얘기한다 …)   Paul: What are you doing tonight? Do you want to see a movie?   폴: 오늘 저녁에 뭐해? 영화볼래?   Matthew: I can‘t. I have to hit the books.   매튜: 아니. 공부해야 돼.   Paul: But our exams aren’t until another two weeks.   폴: 하지만 시험 보려면 2주나 더 있어야 하는데.   Matthew: I know but I missed a lot of classes when I was laid up in bed for a week.   매튜: 그래 알지만 아파서 일주일을 누워있는 동안 수업을 많이 빠져서.   Paul: We could study together. I have all the notes from those classes you missed.   폴: 나랑 같이 공부해도 돼. 네가 빠진 수업들 내가 필기해놓은 게 있으니까.   Matthew: That‘s a good idea.     매튜: 그게 좋겠네.   Paul: Do you want to study at my place?   폴: 우리 집에서 공부할래?   Matthew: No, your apartment is too noisy.   매튜: 아니, 너희 아파트는 너무 시끄러워서.   Paul: Okay. Do you want to study at your house?   폴: 알았어. 너희 집에서 하고 싶어?   Matthew: Yes. It’s much quieter.   매튜: 응. 훨씬 조용하잖아.   Paul: What time do you want to start?   폴: 언제 시작할까?   Matthew: Let‘s start a little after 6:00.   매튜: 6시 조금 지나서 시작하자.   Paul: Okay. I’ll see you then.   폴: 알았어. 그 때 보자.     ━   기억할만한 표현       * laid up in bed: (병이나 부상으로) 침대에 누워있다     “She was laid up in bed with a broken leg.” (그녀는 다리 골절로 침대에 누워있습니다.)   * (one‘s) place: ~의 집     “Let’s meet at my place before we go to the park.” (공원에 가기 전에 우리 집에서 만나자.)   * a little after (time): ~ 조금 후   “The meeting started a little after 7:00.” (회의는 7시 조금 지난 후 시작했습니다.)오늘의 생활영어 books 공부 you want study at doing tonight

2024-04-09

[삶의 향기] 참는 것도 공부다

'참을 인(忍)'자가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이 있다. 혹자는 여석압초(如石壓草, 돌로 풀을 누르는 것)라 하며, 임시방편인 참는 것을 바람직한 수행법으로 여기지 않기도 한다. 참는 것도 마음을 닦는 방법이 될 수 있을까.   대중목욕탕 사우나에 가면 시간을 재기 위한 모래시계가 놓여 있다. 보통은 명상이나 경을 암송하지만, 때로는 모래시계 안의 모래가 흘러내리는 모습을 관찰하기도 한다. 나름 재미가 있어 지루함을 달래기에 좋다. 모래가 반쯤 차 있는 초반에는 감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래표면이 서서히 내려간다. 그러던 모래 표면이 마지막 1cm 정도를 남기고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모래가 흘러내리는 양은 일정하지만, 체감 속도가 그렇다는 말이다.   영어, 그림, 서예, 자전거를 배울 때도 비슷했던 것 같다. 초반의 지루함과 어려움을 어느 정도 감내하고서야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배우는 속도도 빨라졌다. 만약 초반의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사우나를 나와 버렸거나 영어, 그림, 서예, 자전거를 포기했다면 아무것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대종사께서는 좌선 수행을 '오래오래' 하라고 하셨고, 계율 수행은 '죽기로써' 하라고 하셨다. 몸과 마음을 정신없이 사용하는 현대인들에게 '가만히 앉아서 생각을 멈추는' 명상은 1시간은 고사하고, 10분, 아니 1분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몸과 마음을 제멋대로 사용하던 일반인들이 이런저런 계문들을 정해서 지키는 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 수십 생을 거쳐 형성된 습관을 바꾸고 업(業)에서 자유로워지는 일이 간단할 까닭이 없다. 산술적으로는 그만큼의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고도 볼 수 있다.   제자가 물었다. "예로부터 대개 계율(戒律)을 말하였으나 그것이 도리어 사람의 순진한 천성을 억압하고 자유의 정신을 속박하여 사람을 교화하는데 지장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종사께서는 "사람이 혼자만 생활한다면 별 관계가 없을지 모르나 세상은 모든 법과 규칙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부당한 행동을 한다면 사회는 물론 개인도 편안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세상에 나면 일동일정을 조심하여 엷은 얼음 밟는 것 같이 하여야 인도에 탈선됨이 없을 것이며, 그러므로 수행자에게 계율을 주지 않을 수 없다" 하셨다. 참 자유는 방종(放縱)을 절제하는 데에서 오기 때문에 참 자유를 원하는 사람은 먼저 계율을 잘 지켜야 한다.     수행이라는 것은 처음에는 자유를 구속하는 것처럼 보이나, 궁극에는 진정한 자유를 얻게 하기 위함이다. 유가에서 70세를 이르는 종심(從心)은 종심소욕 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좇았으되 법도에 어긋나지 않다)의 준말이다.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진리와 도덕에 벗어남이 없다? 생각만 해도 설레는 이야기이다. 불가에서 추구하는 해탈(解脫, 마음의 자유)에 다름 아니다.     부처님께서도 여섯 가지 수행덕목의 하나로 인욕을 말씀하셨다. 인욕(忍辱)이나 금욕(禁慾)은 마음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참는 것도 공부 맞다.   drongiandy@gmail.com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공부 종심소욕불유구 마음 계율 수행 해탈 마음

2024-04-08

[문장으로 읽는 책] 최재천의 공부

동물 세계에는 선생님이 없는 것 같아요. 선생님이 있어도 적극적으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그냥 거기 있고 아이들이 보고 배웁니다. 저는 우리가 약간 동물스러운 교육을 하면 좋겠어요. 선생님은 먼저 가르치려고 덤벼들지 말고, 아이들이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일종의 촉진자가 되어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최재천·안희경 『최재천의 공부』   “엄마 침팬지는 실패하는 새끼 옆에서 자기 열매만 깨 먹고 있습니다. 가끔은 새끼가 엄마 침팬지 걸 뺏어 먹어요. 뺏기면 할 수 없지만 ‘배고프지? 엄마가 까줄게’ 그러지는 않습니다. 새끼는 배고프니까 어떻게든 기술을 익혀서 먹으려고 엄마 침팬지를 더 세심하게 관찰하겠죠. 마침내 자기가 혼자서 탁! 깨 먹는 순간이 오는 거예요.”   자식의 실패를 안타까워하는 조급증이 결국 자식에게 독이 됐더란 얘기는 주변에서 흔히 듣는 얘기다. 생태학자인 최재천 이대 석좌교수가 대담 형식을 통해 ‘공부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는 결국 교육 문제로 귀결된다는 결론. “사회의 고통은 과목별로 오지 않는데 아직도 교실에서는 20세기 방식으로 과목별로 가르친다”는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도 인용한다. 20대 초반에 배운 것으로 평생 우려먹고 살 수 없는 평생교육 시대, ‘취미 독서’의 나이브함도 경고한다. “책은 우리 인간이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낸 발명품인데, 그 책을 취미로 읽는다? (…) 취미 독서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독서는 기획해서 씨름하는 ‘일’입니다. 빡세게 하는 겁니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최재천 공부 최재천 이대 엄마 침팬지 취미 독서

2024-03-27

[리얼 시니어 스토리] '공부하면 모두 해결될 것'이란 환상 깨야

지난 1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4에 한국의 많은 스타트업이 참가해 화제가 됐다. 그만큼 스타트업의 열기가 엄청나다는 얘기다. 중요한 자원도 없고 특별한 기술도 많지 않은 한국이지만 인적 자원이 풍부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스타트업 세상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미주에 거주하는 한국계 인재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미 전역 곳곳에서 스타트업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열심히 뛰고 있다. 이들을 돕는 유명한 멘토가 한기용(UpZen 대표ㆍ55)씨다. 그가 최근 자신의 경험을 한 권의 책으로 내놨다. 스타트업을 2개나 성공시킨 그의 스토리는 관심을 끌고 있다. 이제 막 시니어가 돼 은퇴는 이르지만 2모작에 나선 그의 스토리를 들어봤다.     실리콘밸리에 거주하며 주류 사회에서 스타트업 멘토로 활약하고 있는 커리어 코칭 기업인 업젠의 한기용 대표가 지난 2월 '실패는 나침반이다'(부제 50대 개발자의 실리콘밸리 회고록)라는 책을 한국에서 출간했다. 지난 30년 간 스타트업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써온 글을 정리했다. 멘토가 많지 않은 한국 스타트업 분야에서 많이 읽히는 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스타트업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이론까지 겸비한 잘 알려진 멘토다. 그에게 멘토링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굳이 IT업계가 아니어도 매우 다양하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직장인들의 SNS인 링크드인(linkedin.com/in/keeyonghan/)에서 '멘토링 이야기'라는 100회짜리 연재 글을 시작해서 여기저기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 멘토로 멘티그룹을 지도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전공을 살려 데이터 엔지니어링 라이브 강의도 했다.     가만히 그의 얘기를 듣다 보면 90년대 초반 한국의 IT업계는 물론 이후 미국의 IT업계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이해가 된다. 또한 그의 데이타베이스 하둡에 관한 책은 대학 전공 교과서가 될 정도였다는 사실도 인상적이다.     한기용 대표가 서울대에 입학한 해는 1989년이다. 당시에는 의예과, 물리학과, 컴퓨터공학과 등 세 학과가 이과계열에서 톱을 다투던 시절이다. 의대에 가라는 부모의 뜻을 거스르며 재수 끝에 컴퓨터 공학과에 입학했다.     "관심도 없는 의대를 가지 않은 것이 개인적으로 다행이었습니다. 사실 학교보다 일을 하면서 더 많은 것을 배웠으니까요. 다른 분야도 모두 그렇습니다."   오히려 2학년에 시작한 아르바이트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우연한 기회에 대학원 박사과정 연구실에 드나들면서 업계에서 실무 경험을 갖고 학위를 위해서 돌아온 선배들과 컴퓨터 바이오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배운 것이 많았다. 선배들의 박사 논문 주제인 인공신경망을 익혔고 영문 윈도에서 구동되는 한글 워드프로세서 개발에도 참여했다. 결국 이것이 인연이 돼 서울대 석사 과정에 진학했고 거기서 윈도 프로그래밍을 개발하다가 삼성전자까지 취직해 5년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다. 병역도 특례로 마쳤다.   지금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나 대기업을 다닌다면 1등 신랑감이라서 주위의 부러움을 살만한 데도 그는 꼭 좋았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돌아간다면 7년을 낭비하지 않고 다른 선택을 했을 지도 모른다"면서 "미국에 빨리 왔거나 중소기업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멘티들과 나누는 조언은 이런 경험에서 나온다.     '대기업이 네 커리어를 완성시켜줄 것이라 생각하지 말아라.'   그의 조언은 계속된다. '네가 도대체 원하는 게 뭐냐'라고 묻는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안전한 선택을 강요 받는다는 것이 그의 이론이다. 이는 기성세대가 저지르는 잘못이라고 규정했다. 필요하지도 않은 공부를 어렸을 때부터 차세대에게 시키는데 결과적으로 젊은이들이 무조건 모든 것을 공부로 해결하려는 습관이 든다는 것이다. 무언가 막히면 공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는 뜻이다.   "멘토링을 하면 첫 번째 질문이 무엇을 공부하면 미래가 준비가 되냐고 물어옵니다. 그런데 세상이 항상 공부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고 수능이나 학력고사처럼 주제와 과정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시험 날짜가 정해진 것도 아니죠. 또한 성공한다고 해서 인생의 행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요즘 젊은이들은 대부분 시험 공부하듯이 몇 년간 취업 준비해서 네이버나 삼성전자에 갈 수 있고 그러면 자신의  커리어가 완성될 것이라는 판단을 한다는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기성세대가 그렇게 가르치고 있는데 한 단계 더 나가면 결국 의사가 되면 된다고 결론 짓기 쉽다"며 "간혹 40대 중반인 똑똑한 의사나 변호사들로부터 멘토링 신청을 받는다. 자신들이 해보니까 재미가 없고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어서 크게 방황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한번도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현장 교육이 문제라는  결론이다.   한 대표도 31세에 미국에 왔는데 처음에는 이런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고생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은 다양성이 있고 질문을 장려한다는 것은 수평적인 관계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도착한 후 작은 회사 중심으로 '남의 행복 신경 쓰지 말고 내가 원하는 거 하면서 살자'는 생각으로 일했고 2곳의 스타트업 성공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한 곳은 폴리보어(Polyvore)로 야후에 M&A로 팔렸고 다른 한 곳은 온라인 강의 사이트인 유데미(udemy)로 나스닥에 상장됐다. 물론 그 전에 참여했던 스타트업 3곳은 망했는데 그래서 안목도 생기고 결국은 확률 싸움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5곳의 스타트업에서 일해보니 계속해서 도전하는 게 중요하고, 결국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사람과 문화가 좋은 회사를 골라야 됩니다." 덕분에 40대 후반이 되면서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생겼고 정신적으로도 여유가 생겼다. 가진 경험을 후배들하고 공유해야겠다고 싶었고 특히 한인계들과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실리콘 밸리지역 한인 과학기술창업자 모임인 베이에어리어K그룹에 참여해 이사장까지 맡았다.  인생 후반기에 들어선 그는 이제 다른 의미의 2모작을 통해 또 다른 모멘텀을 보며 새로운 것을 찾고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1인 기업인 업젠을 창업했고 앞으로 10년이나 20년은 무엇을 하고 살아야 되는지 고민 중이다. 그의 커리어가 첫 10년은 윈도 프로그래밍, 다음 10년은 검색, 최근 10년은 데이터 일에 몰두했기에 이제까지 했던 것과는 다른 것을 해 볼 생각이다.  "사실 저는 꿈이 없던 사람입니다. 50세가 넘어서 생긴 꿈은 선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겁니다."   지금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 일단은 누가 됐건 만난다. 그가 얻을 게 없는 것이 분명한 상황이라고 해도 예를 들어 한국에서 대학생이 와서 만나자고 해도 응한다. 사람이 괜찮고 이야기했을 때 무엇인가 배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계속 만난다.     한 대표는 이미 IT분야에서 많은 책을 출간한 바 있다. 컴퓨터공학과 석사 과정을 밟으며 이미  비트교육센터에서 강의했는데 소프트웨어 지식을 쉽게 설명해 풀어가는 스킬이 이때부터 시작돼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면서도 '비주얼 C++'과 '윈도우 프로그래밍'을 집필했다. 당시 방대한 윈도 프로그래밍 방법을 쉽고 간단하게 풀어쓴 덕분에 많은 컴퓨터 공학 관련 학부의 대표적인 교재로 채택되기도 했다. 이외 저서로 '한번 더 생각한 비주얼 C++와 MFC 프로그래밍 집필 (대림)', '한번 더 생각한 윈도우 프로그래밍 집필 (대림)', '클릭하세요 닷넷 API 프로그래밍 집필 (대림)', '프로그래머 그들만의 이야기 집필 (영진)', 'Do it! 직접 해보는 하둡 프로그래밍(이지스퍼블리싱)' 등이 있다.   장병희 기자리얼 시니어 스토리 공부 환상 한국 스타트업 스타트업 멘토 윈도 프로그래밍

2024-03-03

"100세 시대엔 노년 공부가 필수"…은혜 평생교육 대학

풀러턴 은혜한인교회 부설 은혜평생교육대학(이하 은평대, 학장 한기홍 담임목사)이 내달 6일(수) 봄 학기를 시작한다.   봄 학기 강좌는 이날부터 5월 15일까지 총 11주 동안 매주 수요일 오전 9시~11시50분까지 교회 내 비전센터에서 진행된다.   서성남 학감은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걸 계속 배워야 치매를 예방하며 젊게 살 수 있다. 100세 시대엔 노년 공부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동철 교목은 “은평대에서 친구를 사귀는 행복과 새로운 걸 배우는 설렘을 느낄 수 있다”라며 등록을 권유했다.   은평대 측은 올해 새로 마련한 탁구(코치 김명수), 우쿨렐레(강사 최진희), 쉬운 성경영어(강사 리처드 문)를 포함, 총 19개 과목을 선보인다.   문 강사는 “영화 장면을 활용해 이해하기 쉽게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과목은 ▶아이폰 ▶스마트폰 ▶컴퓨터 ▶수채화 ▶사군자 ▶서예 ▶캘리그래피 ▶사진 ▶색소폰 1, 2 ▶키보드 ▶드럼 ▶크로마하프 ▶기타 ▶건강(라인) 댄스 ▶성악(노래 교실) ▶골프 등이다. 은평대 측은 때때로 다양한 주제의 특강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성춘 교무처장은 “학기 말엔 각 과목 수강생이 11주 간 익힌 솜씨를 자랑하는 종강 발표회와 작품 전시회가 열린다. 이 때 큰 성취감을 느낀 수강생들이 학기 후에도 만나 동호인 활동을 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수강생 다수는 시니어지만, 연령 제한은 따로 없다. 은혜한인교회 교인 여부, 기독교인 여부 등에 관계 없이 누구나 등록할 수 있다. 등록금은 양질의 점심과 간식 포함, 200달러다. 첫째 주와 마지막 주 점심엔 한식 뷔페가 제공된다.   은평대 측은 오는 21일(수) 오전 10시30분~11시30분, 일요일인 25일과 내달 3일 오전 10시30분~정오에 교회 본당인 비전센터 로비에서 사전 등록을 접수한다.   문의는 이성춘 교무처장(714-863-7373)이나 서성남 학감(714-496-1646)에게 하면 된다. 글·사진=임상환 기자노년 공부 노년 공부 은평대 측은 은혜한인교회 부설

2024-02-15

[삶과 믿음] 미리 준비하기의 중요성

사탄들이 어느 날 모임을 가졌습니다. 많은 사람이 최근 신앙을 가지고 명상에 관심을 가지며 각 교회와 사찰에서 신앙 수행 생활을 하기에 자기들 영역이 계속 침범당하니 어떻게 해야 흑암 세력을 잘 지킬 수 있을까 하는 것을 토의하기 위해 모임을 가졌습니다. 한 사탄이 제안합니다. “진리와 영적인데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을 다 죽이는 것이 어떠하겠냐?” 다른 사탄이 반대했습니다. “과거 기독교 역사를 보라. 한 순교자가 나오면 다른 순교자가 따라 나오며… 이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한 사탄이 제안하기를 “그러면 그들을 다 감옥에 가두는 것이 어떨까?” 다른 사탄이 말했습니다. “그것도 소용없다. 감옥 속에도 그들은 경전을 읽고, 명상과 기도를 하니….” 한 나이 많은 사탄이 다음을 제안했습니다. “단지 그들 마음에 한 생각만을 심어주자.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 혹은 다음으로 미루어도 된다고….” 다들 경험 많은 그 사탄 말에 동의했고, 그 계획은 크게 성공했다고 합니다.   어떤 일을 미루지 않고 미리 잘 연마하고 준비한다면 우리 인생이 얼마나 달라질까요? 우리 부모가, 아내 혹은 남편이, 혹은 우리 자식들이 그렇게 산다고 하면 얼마나 그들 인생이 달라질까요? 성공하는 사람과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가 미리 연마하고 준비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원불교 경전을 보면 다음이 아주 주요한 주의사항으로 되어 있습니다. “응용하기 전에 응용의 형세를 보아 미리 연마하기를 주의할 것이요.”   미리 연마하고 준비하는 것이 모든 일을 성공으로 이끄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알지만, 왜 사람들은 이 습관을 잘 고치지 못하는 것일까요? 사람들은 자기가 선천적으로 게으르기 때문에 미리 연마하고 준비하는 것이 잘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미루는 습관의 주된 이유가 단지 게으르기 때문이 아니라고 합니다. 게으르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을 미룬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어떤 취미 혹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 (관심 있는 책의 독서, 혹은 주식 혹은 암호화폐 공부, 힘든 산행)에는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서 하고 이런 일은 전혀 미루지 않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미루는 습관을 지니고 이유는 사람들의 결과에 ‘염려’ ‘공포’ 때문이라 합니다. 내가 이를 성취하지 못하면 어쩌나, 실패해서 망신을 당하면 어떻게 하나, 만족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하지 등의 많은 생각과 염려와 공포가 미루는 습관을 야기시킨다는 것입니다.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는 사람일수록, 자존심이 강할 사람일수록, 기대가 지나치게 큰 사람일수록 이런 불안과 염려 공포감이 커져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미루다가 당일에 닥쳐서 하거나 (당연히 성공할 가능성이 작아집니다) 아니면 마지막 단계에서 포기해 버리기도 합니다. All or nothing의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야 미리 준비하는 것을 습관화할 수 있을까요?   내가 미리 준비하지 않는 습관이 있다면, 우선 내 마음을 잘 살펴서 미루는 성향의 정확한 원인, 뿌리를 아는 것이 주요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완벽주의 성향이 있고 결과에 대한 염려와 불안 때문에 미루는 성향이 있다면, 어떤 일의 성공을 위해 아주 ‘조금씩’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책 전체를 다 외우고 공부하는 것이 힘들기에 미리미리 한 장씩 공부해서 준비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시험에 닥쳐서 책 전체를 공부하려면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고 염려와 공포가 심해져서 미루고 싶은 혹은 포기해 버리고 싶은 마음이 더 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준비가 잘 되었건 못 되었건 막상 일을 당해서는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의 자세로 ‘놓는 공부’를 잘해야 합니다. 내가 진리적 일을 하면, 내가 놓아도 진리가 이를 채워주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편히 놓는 공부를 하여야 합니다.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대종사께서 다음을 말씀하셨습니다. “일이 없을 때는 항상 일 있을 때 할 것을 준비하고 일이 있을 때는 항상 일없을 때의 심경을 가질지니, 만일 일없을 때에 일 있을 때의 준비가 없으면 일을 당하여 창황 전도(蒼惶顚倒)함을 면하지 못할 것이요, 일 있을 때일없을 때의 심경을 가지지 못한다면 마침내 판국에 얽매인 사람이 되고 마나니라.”(원불교 경전 수행품 10)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센터 교무삶과 믿음 중요성 염려 공포감 완벽주의 성향 암호화폐 공부

2024-02-15

[미러클 러닝] 알아서 공부하고 잘하는 방법 '마인드 세팅'

무엇이든 마음먹기에 달렸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미러클 러닝(MIRACLE LEARNING.대표 이민구)'은 '마인드가 전부다'라는 교육 철학을 통해 학생들의 마인드를 변화시켜 동기를 부여하는 것에 역점을 둔다. 일단 학생들의 마인드가 변화되면 공부의 목적과 이유가 분명해진다는 것. 그다음부터는 학생들 스스로 알아서 잘하게 된다.     미러클 러닝에는 하버드, 스탠포드 출신 세 명의 멘토들이 포진해 있고 이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주 1회 90분씩 4주간 강의를 진행한다.   세 명의 멘토들은 모두 대단한 이력을 갖고 있다. 앤젤라 이 씨는 사이프레스 하이스쿨을 졸업했고 2015년 입시에서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스탠포드, 유펜 등 13개 최고 명문대에 합격하여 큰 화제가 되었다.     레브 마무야 씨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사립학교인 록스베리 라틴 스쿨 출신으로 명문 사립학교 시스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국내 최상급 첼로 연주자로서 음악에 대해서도 상당한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다. 또한 유명 다큐멘터리 작가이기도 해서 글 쓰는 일과 마케팅 관련 일도 병행하고 있다.   스탠포드 출신 진 이 씨는 학업 성취에서 큰 성과가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다양성이 부족한 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취약함을 극복한 경험과 노하우가 멘토로서의 강점이 됐다.     미러클 러닝의 이민구 대표는 "국내 탑스쿨 출신들의 학창 시절에 대해서도 생생하게 들음으로써 학생들에게 강한 동기부여를 심어줄 수 있다. 또한 인생 선배로서 다양한 사회 경험을 공유, 한인 부모들이 할 수 없는 역할을 통해 큰 도움이 된다"라며 "좋은 만남이 인생을 바꾼다는 생각이 미러클 러닝의 믿음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강의는 목표 설정, 마인드 세팅, 시간 관리 그리고 이를 정리하는 것, 구체적인 스터디 스킬과 자신만의 전략 수립, 어려움 극복, 동기부여 유지법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클래스는 정원이 10명으로 제한되어 있어 알찬 수업이 가능하다. 또한 질의응답을 통해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짚어보고 부족한 부분은 이메일로도 소통할 수 있다. 수강료는 4회 500달러다.     한편, 미러클 러닝은 멘토들과 직접 소통하며 클래스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부에나파크 소스몰에 위치한 미러클 러닝 오피스에서 3월 3일 일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다. 사전 예약은 필수.     더 자세한 내용 및 문의는 전화로 가능하다.     ▶문의: (213)292-0032(한국어),            (657)319-6715(영어)   ▶주소: 6940 Beach Bl. D-708,            Buena Park  미러클 러닝 마인드 공부 세팅 시간 스탠포드 출신

2024-02-08

[삶의 향기] 마음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전자레인지를 사오셨다. 병에 든 음료수를 데우려고 뚜껑을 닫은 채로 전자레인지에 넣고 스위치를 눌렀다. "펑!" 소리와 함께 음료수는 물론 전자레인지도 산산 조각이 났다. 전자레인지가 흔하지 않던 시절이라 사용법에 익숙지 않았던 탓이다.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설명서를 통해 사용법을 공부해야 한다.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원리에 맞게 사용하지 않으면 사고가 날날 수밖에없다. 마음도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내 마음 나도 몰라'가 제목인 가요가 있다. '내 마음'이라고들 하지만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또한 우리의 마음이다. 마음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더 있다.   첫째, 마음은 행불행을 좌우한다. 팬데믹 시기에 한국에 갈 일이 생겼다. 비행기를 타고 보니 옆의 한 좌석이 비었다. '아, 편하게 갈 수 있겠구나!' 생각에 행복했던 마음도 잠시.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보니, 대부분 누워 가고 있었다. 행복했던 마음은 순식간에 불평으로 바뀌었다. 옆의 한 좌석이 비었다는 물리적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비교하는 마음 때문에 행복은 순식간에 불평으로 바뀐 것이다.   대종사께서는, "마음이 선하면 모든 선이 이에 따라 일어나고, 마음이 악하면 모든 악이 이에 따라 일어나나니, 그러므로 마음은 모든 선악의 근본이 된다." 하셨다. 모든 것(행복과 불행)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일체유심조'가 불법의 핵심인 이유이다.   둘째, 마음은 늘 사용한다. 7~8년 전에 샤워꼭지가 고장이 났다. 부품만 간단히 교체하면 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복잡했다. 겨우 고치긴 했지만, 지금은 어떻게 고쳤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샤워꼭지 수리하는 법은 몰라도 치명적이지 않다. 왜냐면 자주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음은 하루에 몇 시간이나 사용할까? 수면 중에도 무의식이 작용한다고는 하지만, 수면시간을 제외하더라도 최소 16시간은 사용한다. '마음 사용하는 법'은 일생에 샤워꼭지 고치는 법과는 달리 모르면 피해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잘 알면 이익도 그만큼 크다는 말이 된다.   셋째,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칼이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돈, 지식, 권력은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마찬가지이다. 돈, 지식, 권력이 있는 사람이 훌륭한 일도 많이 하지만, 나쁜 일로 뉴스와 신문 지면을 장식하는 사람도 그들이다.   "이 세상에서 어떠한 공부가 제일 근본 되는 공부입니까?" 제자의 질문에 대종사께서는, "마음공부가 제일 근본 되는 공부이다. 마음공부는 모든 공부의 기본이니, 마음공부가 없으면 모든 공부가 다 바른 활용을 얻지 못할 것이다." 하셨다. 마음공부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우리가 애써 얻은 재주와 능력도 무용지물일 뿐 아니라 개인은 물론 인류에게 해악만 끼치게 된다.     내 마음이지만 마음의 주인이 되지 못해 늘 희로애락에 끌려다닌다. 마음을 제대로 '공부' 해서 희로애락을 부려 쓰는 진정한 마음의 주인이 되자.     drongiandy@gmail.com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마음 공부 마음 때문 지식 권력 제일 근본

2024-01-08

[아름다운 우리말] 무엇을 배우고 있나

2023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2024년입니다. 갑진년이라는 말도 한참 동안 들릴 겁니다. 용띠라는 말도 들리겠죠. 한동안은 올해와 작년이 헷갈릴 겁니다. 연도도 헷갈리고 나이도 헷갈릴 겁니다. 그렇게 한 해가 가고 옵니다. 저는 새해를 시작하면서 지난해를 돌아보았습니다. 즐겁게 공부하고, 배운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학자(學者)라는 말은 참 좋습니다. 학자는 늘 배우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봐도 저는 교수(敎授)라는 말보다는 학자라는 말이 좋습니다. 늘 배우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작년을 돌아보니 여러 가지 일이 있었습니다만, 매주 공부하는 모임은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매주 수요일에는 수요언어문화교육 연구모임을 온라인으로 몇 년째 하고 있습니다. 7개국(미얀마, 태국, 베트남, 중국, 일본, 미국, 한국)에서 참여하는 수요 모임은 이제 연구의 모습이 자리잡히는 듯합니다. 올해 수요 모임 선생들은 20편의 논문을 등재학술지에 게재하였습니다. 열심히 공부한 우리의 생각을 세상에 나누는 것은 기쁨입니다. 또한 두 권의 저서와 두 권의 번역서도 출간하였습니다. 저서는 청소년 우수도서와 세종도서에 각각 선정되었습니다.   앞으로 수요 모임에서 우리가 다루고 있는 ‘언어교육과 치유’의 문제, ‘상호문화교육과 시민교육’의 문제, ‘북한의 조선어교육’ 문제에 대한 연구가 더 깊어질 겁니다. 저는 우리 모임이 언어교육의 미래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 시대에 언어교육은 치유여야 합니다. 한국어를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 기쁘고, 마음에 힐링이 되기 바랍니다. 또한 문화교육은 서로를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이 성장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을 시민교육이라고 하였습니다. 북한의 조선어교육은 장막 속에 가려진 느낌입니다. 하지만 서로의 모습을 더 잘 알고 소통해야 가까워질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북한에서 하는 외국인을 위한 조선어교육을 연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더 공부가 재미있기 바라고, 더 즐거운 성과가 있기 바랍니다.     저는 월요일에는 옛글 읽기 모임을, 금요일에는 한문공부를 하였습니다. 월요일에 읽은 부처님의 이야기인 ‘월인석보’와 최초의 한글 신약성경 ‘예수셩교젼서’는 옛말뿐 아니라 불교와 기독교 공부도 되었습니다. 금요일에 박재양 선생님과 둘이서 공부하는 한문공부에서는‘갑골문’, ‘천자문’, ‘맹자’를 일본책으로 공부했습니다. 한자의 기원과 한문 공부, 고전 공부를 통해서 사람을 배웁니다. 사실 언어 공부는 사람 공부이고 그대로 인간학입니다. 일본어와 한문 공부가 깊어지기 바라고, 저도 깊고 넓어지기 바랍니다. 배울수록 그릇이 커지고 남을 더 받아들이게 됩니다.     매주 일요일 오후에 세 시간 동안 고경자 선생님께 배우는 국악은 ‘국악치유 연구’와 이어집니다. 아내와 둘이 배우고 있는데, 벌써 5년이 지났습니다. 민요, 사물놀이, 춤을 배우면서 한국문화와 치유를 느낍니다. 월 1회 요양원에 국악치유 공연을 갑니다. 공연은 하는 사람, 보는 사람, 듣는 사람이 모두 치유되는 시간입니다. ‘판굿, 아리랑, 회심곡, 사랑가’ 등과 치유에 대한 논문을 고경자 선생님과 썼습니다. 저는 논문도 치유의 길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류시화 선생의 글이 있습니다. ‘오늘은 뭘 배웠나?’라는 질문이 담긴 글입니다. 스스로에게도 묻습니다. 오늘은 무엇을 배우고 깨달았는지. 날마다 배울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배우는 것이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이왕이면 함께 배우면 더 좋고, 이왕이면 배운 것을 나누면 더 좋겠습니다. 2024년도 기쁘게 배우고, 공부하겠습니다. 그리고 즐겁게 나누겠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배우고 계신가요? 오늘은 무엇을 배웠나요? 즐겁게 배우는 한 해가 되기 바랍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수요언어문화교육 연구모임 국악치유 연구 한문 공부

2024-01-07

[종교와 트렌드] 몰입이 어려운 시대 속 영성

최근 실시한 리서치에 따르면 사람들은 스마트폰 화면을 하루 평균 2617번 터치한다. 사용 빈도가 높은 사람들은 5427번이나 된다고 한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스마트폰을 30초 이내로 사용하며, 이런 시간은 하루 전체에 걸쳐 분포한다.     요즘은 몰입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으로 인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하루종일 전화기를 들여다 보고 있다. 그래서 몰입의 시간도 점점 짧아진다. 예전에 '쿼터리즘'이라고 하여 사람의 집중력이 15분을 넘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이제는 15초 조차 넘기기 힘들다. 너무나 많은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유튜브는 끊임없이 알고리즘의 세계로 인도한다.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필자 역시 집중력과 몰입도가 떨어지는 것을 경험한다. 요즘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대화 중 내용을 잊어버리고 또 묻곤 한다. 분명히 대화 중에 다른 생각을 한 것이다.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현재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인간의 관심을 끌 것인가다. 이것을 '관심 경제(Attention Business)'라고 한다. 넷플릭스, 영화관, 핸드폰, 스포츠 등 분야에 상관없이 어떻게 하면 사람의 시간을 뺏어오느냐가 핵심이며 이것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인간의 깊은 사고도 이로 인해서 방해를 받는다. 마약처럼 인간의 뇌는 전화기의 알고리즘에 도파민 중독으로 빠져든다.     강단에서 목사님의 설교 역시 집중하기 어려운 시대이다. 점점 사색과 묵상이 없어지고 단편적이고 파편적이고 말초적인 사고만 하다 보니 깊은 영성을 잃어간다. 그리고 점점 사람들의 문해력도 떨어진다. 무슨 말을 하는지 맥락을 잡고 이해하기가 어렵다. 점점 젊은 세대일수록 짧은 쇼츠 영상에 길들여져 긴 설교나 성경공부는 지루해한다.   인간들은 '몰입'을 해킹당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누가 더 몰입하느냐에 따라 성공이 달려있다. 일론 머스크나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은 초단시간에 집중력을 발휘해서 목적을 이루어내는 사람들이다. 기업들이나 알고리즘은 앞으로 더욱 치밀하게 우리의 관심을 빼앗을 것이다.     몰입도 훈련이다. 시험 전날 벼락치기 하는 것처럼 이런 몰입의 시간을 훈련을 통해 습관화할 수 있다. 필자는 출장시 비행기 안에서 책을 쓴다. 초집중의 시간이다. 하루 중 일정 시간은 아무 방해받지 않는 몰입의 시간을 정하는 것이 좋다. 일정 시간은 사색과 묵상의 시간이다. 이제는 몰입의 능력이 영성과 공부, 비즈니스, 자기개발등의 삶을 좌우할 것이다.   jay@jnbfoodconsulting.com 이종찬 / J&B 푸드 컨설팅 대표종교와 트렌드 몰입 영성 영성과 공부 일정 시간 스마트폰 화면

2023-12-25

[열린광장] 평생 공부하는 사람들

영어 관련 세미나에 참석했다. 외국어를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교재와 사용법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 크지 않은 교실이지만 예비 학생들로 가득 찼다. 대부분이 60,70대로 보였다. 수십 년을 미국에 살면서도 영어 때문에 아쉬움이 많은 사람들이 혹시나 해서 왔을 것이다.   둘러 보니 맨 앞자리 한가운데에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단정한 옷차림에 머리를 깨끗이 빗어 넘긴 그는 강사의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K 선생이었다. 그는 지금 아마 95세일 것이다. K 선생을 처음 만난 것은 교회의 공부하는 모임에서였다. 본인보다 젊은 사람과 어울리고 싶다며 억지로 들어온 분이었다. 그는 비록 한쪽 팔에 당뇨 측정기를 달고 다니지만, 매일 한 시간 이상 걷기 운동을 한다. 이런 자기관리 덕에 90세가 넘어서도 중국 등 여러 곳을 혼자 여행하는 분이다. 간혹 내 칼럼을 잘 읽었다며 연락을 주시곤 했다.     세미나가 끝나고 인사를 하자 “아니 최 원장이 왜 여기를…” 하며 반갑게 잡는 손에 전과 같은 힘이 느껴졌다. 계속 공부하는 자세,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등등이 K 선생을 젊게 살게 하는 원동력일 것이다.   토요일 오후 봉사하는 교회의 문화학교에서 영어를 공부하는 학생들도 60, 70대가 많다. 어떤 분은 강의 참석을 위해 한 시간 이상 운전을 하고 온다. 이것 저것 질문하는 자세가 아주 진지하다. 새로운 것을 공부하겠다는 마음이 그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지금은 시니어의 연륜과 지혜가 과거만큼 존중받는 사회가 아니다. 도리어 ‘노인 폄훼’ 모습까지 심심찮게 나타난다. 이런 상황에서 자긍심을 갖고 떳떳하게 사는 방법은 계속 공부하며 세상을 보는 균형감각을 유지하고 자신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이다.   여성 기업인 이상숙씨는  92세에 성공회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년 전 석사 학위에 이어 한국 최고령 박사가 됐다. 이 박사는 아침 7시부터 자정까지 공부했고 “알아가는 즐거움이 너무 커 계속 공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작가이자 강연가인 조지 도슨은 뉴올리언스의 가난한 흑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많은 동생을 부양하느라 글도 배우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에게서 배운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고, 점점 나아지는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살았다. 그는 나이가 들어 고향으로 돌아와 낚시로 소일하며 살다가 성인학교에서 글을 가르친다는 말을 듣고 매일 가서 공부를 했다. 그의 나이 98세였다. 그는 “공부하고 책을 읽는 즐거움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101세 때 글을 가르쳐준 교사의 도움으로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책을 발간했고, 지금은 여러 곳을 다니며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전하는 강연을 하고 있다.      사도 바울은 “우리의 겉 사람은 낡아지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진다”고 말했다. 새로운 세상은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 배우고, 새롭게 알아가는 즐거움도, 시도해야 얻을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날로 새로워지는 방법일 것이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장열린광장 공부 예비 학생들 영어 때문 영어 관련

2023-12-06

[문장으로 읽는 책] 적은 생활 작은 철학 낮은 공부

내가 존재, 그러니까 무(無)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체감한 것은, 아득한 옛날의 어느 날 밤이었다. 그날은 내가 ‘사람’이 된 날이었다. 무의 아우라가 없는 것은 아직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학령기 전인 것은 확실하지만, 4살이었는지 혹은 6살이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나는 내 어머니의 손을 잡고 어느 곳을 걷고 있었고, 그 사이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게 되었다. 청명한 야밤으로 별들이 많았다. 죄다 익숙한 존재물로, 바로 이 ‘존재라는 틈’의 틈입이 아니라면 아예 언급할 일이 없는 범상한 것들이었다. 나는 별(들)을 쳐다보았는데, 그 순간, 무엇인가가 내 마음을 단숨에 휘어잡았다. 이상한 말이지만 그것은 ‘무’, 무의 가능성이었다.  나와 내 어머니와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없었을 수도 있었고, 없어질 수도 있으리라는 절절하고 공포스러운 체감이었다, 존재의 틈으로 무가 번개처럼 찾아들던 순간이었다. 내가 비로소 사람이 된 날이었다. 내게 ‘영혼’이 생긴 날이었다.   김영민 『적은 생활 작은 철학 낮은 공부』   제도권 대학을 떠나 30년 가까이 인문학 공동체와 공부 모임을 이끌고 있는 철학자·시인 김영민의 책이다. ‘무가 찾아온 날, 영혼이 생긴 날’이라는 제목의 윗글에 저자는 “이 무한한 공간의 영원한 침묵이 나를 두렵게 한다”는 『팡세』의 문장을 달았다. ‘공부의 철학자’로 유명한 저자는 수행자처럼 공부하고 실천하는 삶을 강조한다. 그에게 공부란 “매사에 진짜를 구하는 애씀” 혹은 “스스로 밝아지는 것이고, 그 덕으로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게 사는 일”이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생활 철학 공부 모임 시인 김영민 무가 번개

2023-11-29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초등 자녀에게 공부 기술 가르쳐야 하나

초등학생 자녀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고 답답해 하는 학부모도 종종 보인다. 초등학생이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는 공부하는 만큼 성적 향상 효과가 쉽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공부한다고 무조건 책상 앞에 앉아있는다고 해도 성적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부모의 역할은 되도록 어린 나이부터 제대로 된 공부 방법을 알려 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은 공부를 무조건 외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많은 학생이 암기력에 의존하여 수업에 실패를 한다. 암기(memorizing)가 아닌 이해력(understand)이 학교 수업의 기초임을 알아야 한다. 내용을 이해하려고 연구를 하고 다음 순서가 중요한 부분을 외우는 것이다. 이해를 먼저 쉽게 시작하는 것은 교과서다. 공부는 책을 읽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일반적인 독서와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신문이나 요리 책, 소설 책을 읽으면서 필요한 정보를 얻거나 재미를 느낀다. 이와 달리 공부하기 위해서 하는 책 읽기는 정신을 집중하여 지식을 습득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아울러 공부하는 데는 교과서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요령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대개의 학교에서는 학습 방법 또는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     첫째, 자녀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공부하는 일정한 장소를 제공해야 한다. 이상적인 장소는 자녀 방에 있는 책상이다. 자녀는 그 곳이 가장 자유롭고 편안한 곳이다. 공부를 위한 조용한 곳은 TV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 요즘 많은 아이들이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는 방법을 택하지만 공부할 때는 배경 음악은 피해야 집중력이 좋고 오래 기억을 할 수 있다. 둘째, 자녀는 규칙적인 공부 시간을 가져야 한다. 먼저 공부하고 다른 것은 나중에 하게 한다. 직장에서 일하는 것 같이 공부 시간표를 만들어 보자. 공부는 집중을 하는 어려운 일이므로 에너지가 많은 시간에 할 수 있도록 스케줄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당연히 TV를 시청한 후 공부하는 것보다는 공부를 마친 후 TV를 보는 것이 좋다.   셋째, 자녀에게 책을 읽는 것과 책을 공부하는 것과의 차이를 가르쳐라. 독서할 때는 한 번만 읽으면 되지만 공부할 때는 책을 여러 번 읽어야 한다. 공부의 목적은 책을 잘 읽고 책에 있는 내용을 확실히 기억하는 일이라고 설명해주자. 상당수 학생은 한번만 읽고 공부했다고 믿는다.   넷째, 가장 중요한 공부 방법은 교과서를 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기가 시작하면 교과서를 새로운 물건처럼 조사해 봐야 한다. 각 장(chapter)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각 단원은 도입 전개를 어떻게 하였는가 살펴야 한다. 교과서를 새로 구입한 가전 기기와 같이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교과서를 이루는 장은 기본적인 구성 단위다. 효율적인 공부를 하기 위하여 각 장을 훑어보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하여야 한다. 첫번째 단계는 장 전체를 대충 훑은 다음 굵은 글씨로 표시한 중요 부분을 읽고 요약한다. 그 장에 나오는 골자를 2~3개 주제로 생각해 본 다음 적어 놓아라. 이 질문들은 장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스스로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장병희 기자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초등 자녀 공부 시간표 공부 기술 공부 방법

2023-11-26

[아름다운 우리말] 어떤 말하기가 제일 어려울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쓰기가 어렵다는 사람도 많지만, 사실 쓸 일은 많지 않습니다. 쓸 일이 있을 때 도움을 받는 것도 쉬운 일입니다. 그러니 쓰기보다는 말하기가 어려운 일일 겁니다. 말하기는 즉각적이어서 준비가 아니라 그 순간에 말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히 실수가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실수는 회복하기도 어렵습니다. 외국인도 그렇습니다만, 내국인은 더 심각합니다. 외국인이라면 실력 부족이지만, 내국인이라면 단순히 실수로 보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태도의 문제로 보기도 합니다.   말하는 행위에 대하여 연구하는 것을 언어학에서는 화행(話行)이라고 합니다. 화행은 화용론(話用論)의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용론은 영어로는 ‘pragmatics’라고 합니다. 실용적이라는 말입니다. 문법적으로는 틀리지만, 상황으로 보면 맞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화용론에서는 상황이 중요합니다.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표현이 달라집니다. 같은 말이라고 해도 상황에 따라서는 오류가 됩니다. 말하기가 어렵다는 말은 바로 이 화행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주로 연구되는 화행의 종류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감사, 사과, 요청, 거절, 수락, 불평, 칭찬, 축하, 인사 화행 등이 대표적입니다. 살아가면서 수없이 맞닥뜨리는 상황의 화행입니다. 저는 화행을 공부하면서 문화에 따라 화행이 달라지는 것이 무척이나 재미있습니다. 문화에 따라 사과의 방식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문화는 구체적으로 자기 잘못을 설명해야 하고, 어떤 문화에서는 단순히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 구구절절 이야기하면 변명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종종 ‘차가 막혀서 늦었다.’는 사과에 더 화가 나는 경우도 있죠.   저는 화행을 공부하면서 어떤 화행이 인간으로서 가장 하기 어려울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일단 인사화행은 쉬워 보입니다. 그러나 인사가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바뀌면 진정한 인사는 아닌 겁니다. 상대의 건강이나 행운을 빌어주는 인사를 할 때, 자신의 마음 자세를 돌아볼 일입니다. 그렇게 보면 인사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의 인사에도 수많은 거짓이 있습니다. 그의 행운이나 행복에는 관심이 없지만 그저 마무리 인사말로 그렇게 표현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감사화행은 비교적 쉽지 않을까요? 고마운 마음을 나타내는 것이니 그다지 거짓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은 늘 고민해야 합니다. 사과는 어떤가요? 잘못했으니 사과를 하는 것은 당연할 겁니다. 하지만 사과의 순간에도 이게 정말 내 잘못인가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형식적인 사과는 상대의 마음에도 닿지 않습니다. 그런 사과의 말을 우리는 방송에서도 엄청나게 봅니다. 어쩌면 제일 솔직한 화행은 불평일 수 있겠습니다. 화가 나서 하는 화행이니 거짓이 숨을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화가 난다고 다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불평을 잘못하면 인생이 꼬이기도 합니다. 인간관계에서 제일 조심해야 하는 말하기이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할 때 제일 어려운 화행은 바로 칭찬과 축하입니다. 칭찬화행에는 상대의 장점을 살피는 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형식적인 칭찬은 상대를 기쁘게 하지 못합니다. 즉, 고래를 춤추게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고래를 춤추게 하려면 관심과 표현력이 있어야 합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칭찬받을 부분이 있다는 생각은 불교 보현행원품의 ‘칭찬여래원’에도 나옵니다. 부처님을 칭찬할 수 있기 바란다는 말인데, 뭇 중생이 부처이니 모든 중생을 칭찬해야 하는 겁니다. 쉬운 일이 아니죠. 그래서 칭찬여래원은 수행의 언어입니다.   칭찬보다 더 어려운 것은 축하입니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축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진정으로 축하할 수 있는 사람은 부모뿐이라는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형제간의 축하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축하는커녕 질투가 생기기도 합니다. 오죽하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을까요? 물론 저는 이러한 속담은 반성을 전제로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형제간의 질투가 정상은 아닐 겁니다.     저는 말하기를 공부하면서 모든 말하기는 수행이라고 느낍니다. 감사도 쉽지 않습니다. 사과도 어렵습니다. 사람 사이의 요청이나 거절, 불평이나 칭찬은 모두 수행의 과정입니다. 내가 입 밖으로 낸 말들이 진심이었는지, 상대에게 상처가 된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합니다. 진정으로 칭찬하지 못하고, 사과하지 못하고, 고마워하지 못하고, 진심으로 축하하지 못하는 자신을 날마다 반성해야 하는 겁니다. 화행 공부는 언어학 공부이지만, 화행 공부는 결국 수행이기도 합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화행 공부 감사 사과 마무리 인사말

2023-11-26

잠 자는 시간 줄이며 공부하면 안돼 [ASK미국 교육/대학입시-지나김 대표]

▶문=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고교생 중 상당수는 최고의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밤늦게까지 교과서를 읽으며 공부하고 시험 준비를 한다. 이게 바람직한 일인가?     ▶답= 요즘 고교생들은 정말 바쁘다. 학교 공부, 각종 과외 및 봉사활동, 시험 준비, 시니어일 경우 대학 입시 등 여러 가지 일들을 처리하는데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들은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밤늦게 또는 다음날 새벽까지 책상에 앉아서 시간을 보낸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15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 고교생 10명 중 7명은 밤잠을 충분히 못 잔다. 명문 스탠퍼드 의대는 이런 현상을 전염병으로 부를 정도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매일 8~10시간은 자녀 한다고 강조한다. 이렇게 하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더 좋은 성적을 받는다는 것이다. 밤에 잠을 충분히 자지 않고 등교하는 학생들은 교실에서 집중하기가 어렵고, 결국 저조한 성적으로 이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많은 학생들은 공부를 더 많이 하면, 더 좋은 성적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단기적으로는 그럴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된다. 평소에 맑은 정신으로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배우는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고, 나중에 내용을 기억하기도 쉽지 않다.     사람의 뇌(brain)는 하루 종일 취득한 메모리와 정보를 처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잠을 자는 시간에 이런 작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잠 안 자고 밤을 새워 학기말 시험을 준비하면 뇌가 정보를 기억하는데 문제가 생겨 배운 내용을 까먹을 가능성이 크다.     공부는 ‘스마트’ 하게 해야 한다. 몇 시부터 몇 시까지 공부를 할지 미리 계획을 짠다. 정신을 집중해서 오래 공부를 하면 뇌가 피로해진다. 중간에 15~20분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쉬는 시간에 가벼운 스낵을 먹거나, 전화 통화를 하거나, 가만히 앉아서 쉬는 등 어떤 방식으로든 머리를 식히는 게 바람직하다. 플래시 카드, 차트, 그래프 등 다양한 툴을 활용하면 정해진 시간 동안 공부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부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을 적절하게 조절하며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문의: (855) 466-2783 / www.theadmissionmasters.com학교 공부 하루 24시간 시간 동안

2023-11-14

학교 공부만큼 중요한 지혜 키우려면 가정에서 교감 나누고 책임감 키워야

‘교육’하면 유대인의 탈무드와 하브루타, 하버드 대학에서도 가르치는 공자, 지혜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성경 말씀 등 지식을 넘어 지혜를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잘 안다. 하지만 한국교육 혹은 미국에 사는 한국인 학부모들은 학교 공부에 밀려서 지혜 교육을 잊어버릴 때가 많다. 지혜란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이다.     아이비리그 학생의 25%, 미국 억만장자의 40%, 노벨상 수상자의 30%를 차지하는 유대인들은 단지 학습진도와 학교 성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전세계 어디에 살든지 ‘탈무드’ 교육으로 민족의 역사와 정체성을 가르치는 일과 토론으로 성경을 공부하는 ‘하브루타’식 교육을 하며 지혜를 가르치고 있다.     어떤 교육이 탁월한 지혜를 지닌 성공자를 만들 수 있는 교육이 될까?   1. 정체성 교육   우리 한민족은 뛰어난 역사적 우수성을 지니고 있다. 이제 전세계로 흩어져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우리 한국인 디아스포라가 주목받고 있다. K pop, K drama, K food 등 한류 문화가 확장되면서 이제 우리의 뛰어난 민족 정체성을 깨달아가는 시점을 기점으로 우리의  명절과 같은 전통, 역사, 고난을 배움으로 민족의 자긍심을 심어주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꿈을 세울 수 있도록 할 수 있으면 좋겠다.     2. 가정에서의 지혜교육   가정에서의 대화가 공부에 제한되기보다는 세상을 배울 수 있는 지혜를 나누는 대화가 필요하다. 저녁식사 시간 세상을 배우는 시간으로 서로 많은 대화를 통해 가족 간에 교감을 나누고, 가정 내에서 어린 자녀들에게도 각자의 책임을 주고 성취하도록 하는 책임감 훈련도 이뤄질 수 있다. 유대인들은 일찍부터 재정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시키기로 유명하다. 시간의 중요성과 약속의 중요성도 어릴 적부터 그 가치와 방법을 훈련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매일의 음식, 부모님 혹은 다른 아이들로부터 받은 것들에 대한 감사를 가정에서 배워야 한다. 감사가 없는 사람은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실제로 우울감에 시달리는 학생들을 보면 그들은 부모로 받은 사랑과 지원에 대해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감사할 줄 모른다. 이 외에도 친절과 자선 또한 가정에서 배우므로 학교나 사회에서 환영받는 인성을 지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3. 세상을 이해하고 내다보는 인재가 갖출 지혜   ‘EBS 부모특강 0.1%의 비밀지식’에서 김경일 교수는 지식에서 지혜로 옮겨져 발달해 가야 하는 당위성과 방법을 설명했다. 지식과 지혜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우리 아이는 지금 지식을 쌓고 있을까 지혜를 얻고 있을까? 지식을 학습하는 속도는 이제 AI를 따라갈 수 없다.   이타적인 아이가 점점 더 지혜로워지는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최고의 교육학자, 심리학자들이 제시하는 우리 아이 교육법! 50%의 지식과 50%의 설득으로 부모의 마음을 움직이고,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업을 운영할 때, 혹은 인생을 살아갈 때 어렵고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이때 지식만 쌓아온 사람은 새로운 것을 대할 때 지식 관념 속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나은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 해결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지식을 넘어선 지혜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래서 미국 대학에서도 학문적 호기심, 창의적 사고력,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본 인재들을 뽑기 원한다.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라지는 직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인공지능보다는 사람이 더 우수성을 나타낼 수 있는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술발달로 인한 사회 및 산업 분야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계속적으로 생겨나는 이때 효율적인 혁신 방안이 필요한 것은 단지 지식으로만 해결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문제를 해결할 사람들은 지식의 한계를 넘어 지혜를 가진 사람이 이타적인 인성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문의:(323)938-0300   www.a1collegeprep.com 새라 박 원장 / A1칼리지프렙책임감 학교 지혜 교육 학교 공부 공자 지혜

2023-11-05

“한인 의사·환자 대변해 보험사와 싸우겠다”

서울메디칼그룹(SMG) 대주주가 된 헬스케어 투자전문 회사 어센드 파트너스(Ascend Partners, 공동설립자 황인선·리처드 박)가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뉴욕에 기반을 둔 어센드 파트너스는 7개 메디컬그룹 및 관련 기술회사 지분을 보유해 헬스케어 업계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지난 3일 어센드 파트너스는 서울메디칼그룹 인수합병을 통한 파트너십 체결을 공식 발표했다. 〈본지 10월 2일자 A-1면〉     양측은 파트너십 체결 후 서울메디칼그룹을 이끌 신임 이사장으로 의사(MD)인 의학박사 리처드 박(51.한국명 박준) 공동설립자를 선임했다. 현재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 중인 박 신임 이사장은 “대규모 투자를 통한 자본의 힘으로 서울메디칼그룹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는 한인사회 1세대 이민자가 미국 정착 과정에서 쏟은 노력과 헌신에 경의를 표했다.     박 이사장은 “한인을 위한 메디컬그룹이 있어야 제대로 된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서울메디칼그룹을 성장시켜 한인 여러분께 더 나은 의료서비스와 다양한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이사장은 “세대교체와 도약을 원하는 다른 메디컬그룹과 파트너십 논의도 언제든 환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리처드 박 이사장과 일문일답.   -어센드 파트너스는 어떤 회사인가.   “친구이자 동료인 황인선과 내가 지난 2019년 설립했다. 지역사회 약자와 소수계가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누리도록 하고 싶다. 특히 한인사회를 여러분의 ‘진료와 치료에 관한 권리’를 대변하고자 한다. 인선과 나는 ‘코리안 아메리칸’이다.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고 싶다.”   -의사가 된 계기는.   “부모님은 1960년대 서류미비자로 미국에 와 여행가이드, 가발 및 가방 도매점 일을 하셨다. 고등학교 졸업 직후 가난해서 대학 진학은 포기하고 사진관을 열었다. 하지만 가난한 이민자가 제대로 된 치료도 못 받는다는 말에 의사 공부를 시작했다.”   -뉴욕과 뉴저지 어전케어 ‘시티MD(CityMD)’를 설립해 성공했다.   “의사가 된 후 10년 동안 진료 현장에서 한인 등 이민자는 아파도 병·의원 가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봤다. 의사가 환자를 대하는 권위의식도 지나쳤다. 누구나 아플 때 바로 의사를 만나는 어전케어를 만들고 싶었다. 2010년 12월 시작한 시티MD어전케어(당시 의료진 4명)는 현재 200곳(현재 의료진 6000명)으로 성장했다. 팬데믹 기간 한 해 800만 명이 진료를 받았다. 시티MD는 89억 달러 매각이라는 의료계 역사상 가장 큰 딜이란 기록도 세웠다.”   -의사로서 뉴욕 어전케어 역사에 획을 그은 비결은.   “시티MD어전케어 설립 전부터 진료소(2005년 STATMD, 2007년 PREMIERE CARE)를 열어 하나하나 경험을 쌓았다. 나는 한인 소상공인의 도전정신을 어릴 때부터 몸으로 배웠다. 한인 델리, 가발 및 가방 가게 등 잡화점 운영방식 노하우를 도입했다. 어전케어는 체류신분, 피부색, 가진 것에 상관없이 환자를 똑같이 진료하고 치료한다. 누구나 아프면 예약 없이 와서 경증부터 중증까지 빠르게 치료받도록 했다. 진료시스템은 손님이 잡화점을 둘러보듯 환자가 바로바로 의사에게 진료와 치료를 받도록 구축했다. 환자가 의사를 만날 때 어려워했던 진입장벽을 허문 것이 주효했다.”   -서울메디칼그룹 인수합병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나는 의사다. 어센드 파트너스를 설립할 때 그동안 쌓은 특별한 경험과 노하우를 살리고 싶었다. 의사로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비즈니스 분야가 메디컬그룹 참여다. 이미 뉴욕에서 중국계 메디컬그룹(RENDR, 뜻 ‘인덕’)을 성장시켰다. 친구들과 어센드 파트너스를 만들 때 ‘한인사회를 위한 일을 하자’고 뜻을 모았다.”   -인수합병 후 가장 큰 변화를 꼽는다면.   “서울메디칼그룹은 세대교체를 한 셈이다. 관련 분야의 체계적인 시스템과 충분한 자본을 확보하게 됐다. 한인 의사와 환자를 위한 시스템 개선과 더 큰 꿈을 꿀 수 있다.”   -서울메디칼그룹 경영 방침은.   “1세대 의사분들 노력 덕에 서울메디칼그룹이 존재한다. 우리 모두 자랑스러워할, 한인사회를 위한 메디컬그룹이다. 나는 한인이라는 애착이 강하다. 한인 의사가 주축이 된 서울메디칼그룹이 동부와 서부 전역을 커버하도록 투자하고자 한다. 자본과 노하우가 충분해야 보험사 계약에서 동등한 위치에 선다. 환자를 위한 다양한 혜택을 받아낼 수 있다. 또한 유능한 한인 의사들이 한인사회로 돌아오도록 힘쓰겠다.”   -한인 의료진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은.   “최상의 진료환경을 제공하고자 한다. 역량이 뛰어난 한인 의사가 다 같이 힘을 합쳐 일하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확실한 인센티브와 보상, 데이터 공개 등을 통한 투명성과 정확성 확보, 의사 개개인 리더십 구축 지원 등에 나서겠다.”   -서울메디칼그룹 환자를 위한 혜택은.   “보험사를 상대로 더 나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 그동안 한인 의사와 환자는 (보험사로부터)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고 이는 억울한 일이다. 보험사와 더 나은 계약을 할 것이다. 한인 의사와 환자를 대변해 싸우겠다. 쾌적한 진료시설과 여러 훌륭한 한인 의사 참여를 기대해도 좋다. 한인 2세대로서 한인 이민자의 삶과 경험, 힘들게 일하신 헌신을 안다. 가장 자랑스러운 여러분이 제대로 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함께 일하자.”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서울메디칼그룹 파트너스 시티md어전케어 설립 의사 공부 뉴욕 어전케어

2023-10-25

[이 아침에] 그림 공부

40년 만에 대학(LAVC) 캠퍼스로 돌아갔다. 팬데믹 동안 온라인 강의를 들었는데, 가을 학기부터는 거의 모든 미술 클래스가 오프라인으로 바뀌었다. 내가 듣는 과목은 ‘수채화 I’이다.     첫날 수업에 들어가니, 작년에 온라인 수업을 가르쳤던 교수가 나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 학생들의 연령대는 20대 초반에서 60대 중반. 대충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1) 미술을 전공하기 위해서, (2) 교양과목 학점이 필요해서, (3) 그림을 배우고 싶어서.   그림을 배우고 싶어서 수업을 듣는 이들은 대개 나이가 든 사람들이다. 이들은 나처럼 정식으로 등록해서 과제물도 제출하고 시험도 보아 학점을 이수하려는 사람과 그냥 수업에 들어와 성적 스트레스 없이 그림만 배우려는 사람으로 나뉜다.     늦은 나이에 미술 공부를 하게 된 것은 10대에 접었던 그림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한 탓이다. 10대 중반 무렵의 일이다. 하루는 아버지가 외가에 있는 나를 찾아와 시계 고치는 기술과 미술 중 하나를 배워 보라고 했다. 장애인 아들의 커리어를 걱정한 아버지의 배려였던 셈이다.   내가 정말 배우고 싶었던 것은 그림이었다. 눈치를 보니 아버지는 내가 시계 고치는 기술을 배웠으면 하는 것 같았고, 어디선가 들었던 “그림쟁이는 배고프다”는 말도 떠올랐다. 시계 고치는 기술을 배워 보겠노라고 답했다. 그 후 나는 두고두고 그 결정을 후회했다.     길 건너에 있던 시계방 주인에게서 시계 수리를 배웠다. 도무지 모르겠고 재미도 없어 기술을 익히지 못했다. 그 무렵 이런 공부는 가게에 들어가 심부름을 하며 매일 어깨너머로 보고 들으며 배우는 것이었다. 나처럼 일주일에 3-4시간 설명을 듣고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어른이 된 후에도 그림 공부를 할 여유는 없었다. 영어를 배워야 했고, 먹고살고, 아이들 키우기 위해 남들처럼 치열하게 살았다. 그림 공부는 버킷 리스트에 담아 두었다.     어느새 버킷 리스트를 꺼내야 할 나이가 되었다. 이제 더 이상 차일피일 미루다가는 꿈은 이루지도 못하고 가게 생겼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미술 공부다.     수채화나 유화를 듣기 위해서는 기초적으로 들어야 하는 미술 클래스들이 있어 팬데믹 기간에 온라인으로 이수를 했다. 수채화를 할 것인가 유화를 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을 하는데, 이미 두 과목을 모두 들었던 아내가 수채화를 권했다. 화폭의 크기나 물감을 사용하는 것이 수채화가 수월할 것이라고 했다.     수채화는 물과의 싸움이다. 물을 잘 써야 좋은 색과 질감이 나온다. 덧칠해서 수정이 가능한 유화와 달리, 붓이 지나간 자국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새로 물감을 칠하면 덧칠한 것이 그대로 보인다. 붓질을 너무 많이 하면 말랐던 안료가 떨어져 나와 떡칠한 표가 난다.     수채화를 배우며 우리 인생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채화는 한 번 쓱 지나가고 나면 그만이다. 물 자국이 남으면 남은 대로, 선이 고르지 않으면 고르지 않은 대로,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그러하지 않던가. 지난 것을 바꾸어 보겠노라고 다시 들추고 되새기다 보면 상처가 드러나고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수채화 같은 가을 하늘이 아름다운 아침이다. 당신이 잊고 있는 꿈은 무엇인가요.  고동운 / 전 가주공무원이 아침에 공부 미술 클래스들 미술 공부 기술과 미술

202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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