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믿음] 경전 공부의 필요성
필자는 미국에 와서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달라이 라마 집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필라델피아에서 뉴욕까지 운전해서 공원에 도착했는데 공원 입구에서 기다리는 줄이 얼마나 길고 사람들이 많이 모였는지 입구에서 법회 장소로 들어가는데 3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직접 뉴욕에 오셔서 법문하신다고 생각해 봅시다. 예수님께서 직접 로마에 오셔서 법문하신다고 생각해 봅시다. 아마 세계 각처에서 뉴욕 혹은 로마로 가려는 사람이 많아 비행기 표를 구하기도 힘들지 모르겠습니다.우리는 뉴욕, 로마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부처님과 예수님의 말씀이 불경과 성경에 이미 다 들어있습니다. 경전을 펼치기만 하면 됩니다. 이렇게 좋은 시대 좋은 세상에 태어난 우리는 얼마나 행운아입니까?
저는 원불교 3대 종법사이신 대산종사님의 법문을 읽을 때 때론 그 법문들이 영혼의 양식이 되는 것을 느낍니다. 영적 영양분이 내 마음에 충만하게 됨을 느끼고 법문을 묵상하기 위해 때론 제 방에서 나와 제가 근무하는 뉴욕주 명상센터 원달마 입구까지 산책하고 돌아옵니다. 40분 걸립니다. 경전의 말씀은 우리 영혼의 영양소이며 묵상으로서 이를 소화해야 합니다.
경전은 영양소일 뿐 아니라 우리 마음 병을 치료하는 ‘약’입니다. 위가 그 역할을 못 하면 소화가 잘 안 되고, 신장이 역할을 잘하지 못하면 배뇨에 문제가 생깁니다. 우리 몸이기에 우리가 금방 압니다. 우리 마음에서 일어나는 상대심, 시기심, 우울감, 미움, 화, 나태심 등을 우리가 쉽게 없앨 수 있나요? 그 사람 용서하겠다고 마음먹는다고 금방 그렇게 되나요? 내일 시험 보는데 긴장 안 하겠다고 마음먹는다고 우리 마음이 금방 그렇게 작동하나요? 우리 마음이지만 우리 마음대로 하지 못합니다. 오른손을 올리고자 하면 오른손을 올릴 수 있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고자 하면 왼쪽으로 고개를 돌릴 수 있습니다. 즉 우리 육신은 우리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마음은 우리가 마음대로 잘 사용하지 못합니다. 그러기에 원불교 창시자이신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범인을 ‘마음 병 환자’라 하셨습니다. 마음이 온전하지 못하고 고장이 난 상태라는 뜻입니다.
육신 병 환자는 자기가 환자인 것을 알아서 치료에 노력하지만 마음 병 환자는 자기가 환자인 것도 모르고 그 치료에 정성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환자 가운데서 태어나 환자들과 더불어 살다가 환자들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데 어떻게 자기 모습을 정확히 알 수 있을까요? 원불교 초기에 선원에 입선하는 재가출가 교도들에게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대들이 선원에 입선하는 것은 마치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는 것과 같나니, 사람의 육신에 병이 생기면 병원에서 의약으로 치료하게 되고, 마음에 병이 생기면 도가에서 도덕으로 치료하게 되는지라, 그러므로 부처님을 의왕(醫王)이라 함과 같이 그 교법을 약재라 하고 그 교당을 병원이라 할 수 있나니라.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육신의 병은 병으로 알고 시간과 돈을 들여 치료에 힘쓰지마는 마음의 병은 병인 줄도 모르고 치료해 볼 생각을 내지 않나니 이 어찌 뜻 있는 이의 탄식할 바 아니리요. 육신의 병은 아무리 중하다 할지라도 그 고통이 일생에 그칠 것이요, 경하면 짧은 시일에 가히 치료할 수도 있으나 마음의 병은 치료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두면 영원한 장래에 죄고의 종자가 되나니, 마음에 병이 있으면 마음이 자유를 잃고 외경의 유혹에 끌리게 되어 아니할 말과 아니 할일과 아니 할 생각을 하게 되어 자기 스스로 죽을 땅에 들기도 하고, 자기 스스로 천대를 불러들이기도 하고, 자기 스스로 고통을 만들기도 하여, 죄에서 죄로 고에서 고로 빠져들어 가다 회복할 기약이 없게 되나니라. 그러나, 마음에 병이 없으면 시방세계 너른 국토에 능히 고락을 초월하고 거래에 자유로우며 모든 복락을 자기 마음대로 수용할 수 있나니, 그대들이여! 이 선기중에 각자의 마음 병을 잘 발견하여 그 치료에 정성을 다하여 보라.” (원불교 대종경수행품 56)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센터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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