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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흐르는 센강

나조차 바빴다. 땀 흘리며 큰 숨을 몰아쉬던 선수들처럼. 채널을 돌리며 올림픽 뉴스에 빠졌다. 206개국이 참가해 자유·평등·박애 정신으로 1세기 만에 파리는 흥분했다. 선수들이 보트를 타고 입장한 센강 개막식은 화려했고, 오륜기가 달린 에펠탑은 세계인의 로망이 되었다.   패기와 당당함으로 조준한 과녁은 신기록과 새 역사를 썼다. 자신의 한계를 넘기 위한 열정으로 심리적 압박과 부담감을 이겨내고 용기 있게 도전한 글로벌 인재들이 있다. 혼신을 기울인 레이스는 응원하는 우리 땀샘을 열어 무더위를 식혀주었다. 더욱이 승리 후 패한 선수를 포옹하며 위로해 준 품격 있는 행동이 세계 최강임을 증명하는 것이 아닐는지. 감동적이고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다.   특히 주목할 사항은 우리 선수들이 펜싱, 양궁, 사격 종목, 즉 칼, 활, 총을 들고 경쟁하는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아픈 역사 속에서 살아남은 불굴의 의지가 보이는 것은 당연할 터.   인류의 역사는 크고 작은 전쟁으로 이어졌다. 승패는 얼마나 좋은 무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좌우되었다. 멀리서 적을 공격할 수 있던 활은 휘어진 나무에 가는 밧줄을 걸고 화살촉을 끼워 목표를 맞추었다. 혁신적인 무기였지만, 총의 등장으로 그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런 무기들은 짜릿한 스포츠의 도구가 되었다. 집중과 영리한 판단으로 그것을 다루어 금빛 물결을 이룬 우리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특별히 ‘한국의 집’에서는 전통과 현대 감각이 조화된 한국의 미를 보여주었다. 문화 행사와 의류, 화장품, 예술, 음악, 음식 등에서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     올림픽이 어떻게 사람을 모으고 문화간 이해를 촉진하는가? 어떤 선수들은 출신 국가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모습도 보았다.     수질 문제로 논란도 많았지만, 개막식이 열렸던 센강을 통해 세계인의 화합을 기원하는 내 시의 일부를 소개한다.     ‘… 중략 … 생명을 잉태해 자라게 하고/ 고향을 떠나 어디론가 흘러간다/ 낮은 곳을 향해/ 다문화 틈으로 스며들어/ 겸손히 품어 관계를 맺는다//   남을 소유하지 않고/ 막힌 인종의 벽을 넘어/ 모든 민족 속에 두루 퍼져/이방의 경계에 머무르지 않고/ 혈연 언어 풍습 문화 역사/ 열방의 다름을 보듬는다//   단단한 모서리를 굴리고/ 버티는 바위도 뚫을 수 있다/넘쳐 솟아오르기도 하며/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도전으로 새역사를 쓴다//   자유로운 공동체들/ 작은 갈래의 민족들이 합쳐진/ 센강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   무지가 가져온 편견을 버리고 가능성으로 가득 찼다. 파리올림픽을 통해 문화 간에 다리를 잇는 변화된 세상을 발견한 듯했다. 열린 마음으로 발견하고 유지하는 여정은 시작되었다. 이희숙 / 시인·수필가이 아침에 센강 센강 개막식 문화 역사 올림픽 뉴스

2024-08-12

센강 4마일 수상 개회식…수백척 배로 선수 입장

26일 오전 10시(서부시간 기준) 개막하는 ‘2024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한인사회 관심도 커졌다. LA 등 도심 곳곳에서는 파리올림픽 개막식을 공동시청한다.       AP통신에 따르면 2024 파리올림픽은 역대 올림픽 사상 최초로 경기장이 아닌 곳에서 개회식을 진행한다. 개회식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 방식은 당일 공개된다.   각국 선수들은 파리의 상징인 센강 위를 배를 타고 유유히 지나가는 ‘선상 행진’ 방식으로 기존 ‘스타디움 입장’을 대신한다. 각국 선수단은 수백여척의 배에 나눠 타고 약 4마일 구간에서 센강을 가로지르는 장관을 펼친다.     선상 행진은 파리의 식물원 근처 오스테를리츠 다리를 출발해 에펠탑 인근 개막식 장소인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이어진다. 해당 구간에는 강의 양옆으로 노트르담 대성당과 파리 시청 건물,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콩코르드 광장, 그랑 팔레 등 프랑스의 명소들을 두루 지나 에펠탑까지 코스로 구성됐다.   스타디움이 아닌 개방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개회식이라서 관중 수도 역대 올림픽 중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장 규모는 최대 10만 명을 넘기기 어렵지만, 센강을 따라 진행되는 파리올림픽 개회식 선수단 입장은 30만 명이 넘는 인원이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이 가운데 10만 명은 강변에 설치된 관중석 등에서 유료로 개회식을 지켜보는 인원이다. 나머지 22만 명은 강변 주위에서 자유롭게 선수단 입장을 지켜볼 수 있다.     AP통신은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1896년 이후 128년이 지나 33회째 올림픽을 맞았지만, 올림픽이 여전히 신선하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라고 전했다.   선수단 입장 순서는 1896년 제1회 근대 올림픽 개최국인 그리스가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야니스 아데토쿤보를 기수로 앞세워 가장 먼저 들어온다. 난민팀이 그 뒤를 잇고 이후 프랑스 알파벳 순서로 나라별 입장이 이어진다. 한국은 우상혁(육상)과 김서영(수영)이 기수를 맡아 전체 206개 참가국 중 앞 순서에 입장할 예정이다.     파리올림픽 미국 중계는 NBC방송이 맡았다. NBC 방송 측은 ‘NBC, 피콕(Peacock), USA 네트워크, CNBC, E!, GOLF채널, 텔레문도, 유니버소, NBC 올림픽 디지털’ 등 자사 지상파·케이블·온라인·모바일 앱을 통해 개막식과 주요 경기를 중계한다고 밝혔다. 26일 오전 10시부터는 파리 현지 생방송을 통해 개막식 현장을 중계한다. 파리올림픽은 2주 동안  진행된 뒤 8월 11일 정오 폐막한다. NBC방송의 파리올림픽 주요 경기 중계 일정은 웹사이트(www.nbcolympics.com)를 참고하면 된다.   같은 시간 LA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 센터(이사장 신영신)와 헤더 허트 LA시의원(10지구)실은 공동으로 파리올림픽 개막식 응원전을 개최한다. 한인타운 주요 쇼핑몰 푸드코드에서도 대형 TV를 통해 개막식과 주요 경기를 볼 수 있다.       파리올림픽에 미국 국가대표로 나서는 한인 선수들도 눈길을 끈다. NBC 등에 따르면 미국 국가대표팀 600명에는 오드리 권(18·아티스틱 스위밍), 서니 최(35·브레이킹 댄스), 마커스 에데그란(30·포뮬라카이트) 등 한인 3명 이상이 포함됐다. LA 출신 오드리 권 선수는 2024 세계 수영선수권대회에서 미국 대표팀으로 참가해 동메달을 땄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파리올림픽 선상행진 파리올림픽 개막식 파리올림픽 각국 센강 선상행진

2024-07-24

데뷔 14개월 '점프 기계' 소녀, 얼마나 잘 뛰었을까

'피겨 여왕' 김연아(28.은퇴) 이후 은반을 다스릴 요정은 알리나 자기토바(16.러시아.사진)였다. 자기토바는 23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56.65점을 받아 총점 239.57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경기에서 자기토바보다 2.44점 높은 예술점수를 받은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러시아)를 꺾은 것이다. 자기토바는 역대 두 번째로 어린 여자 싱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자기토바는 2002년 5월 태어나 금메달을 딴 이날 만 15세281일이었다. 역대 최연소 여자 싱글 올림픽 챔피언은 1998년 나가노올림픽에서 15세255일 만에 여자 싱글 정상에 오른 타라 리핀스키(미국)다. 자기토바는 이번 대회 피겨 여자 싱글 선수 가운데 가장 어리기도 하다.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메드베데바는 총점 238.26점으로 은메달에 그쳤다. 동메달은 231.02점을 받은 케이틀린 오즈먼드(23.캐나다)가 가져갔다. 5세 때 피겨를 시작한 자기토바는 14개월 전인 2016년 12월 혜성처럼 등장했다.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른 2016~2017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도 제패했다. 세계 1위 메드베데바가 지난해 11월 발목 부상으로 쉬고 있는 사이 자기토바는 성인 무대도 접수했다. 메드베데바가 불참한 그랑프리 파이널과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메드베데바는 지난달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복귀했지만 자기토바를 이기지 못했다. 이번 올림픽 우승으로 자기토바는 김연아 이후 여자 싱글의 새 여왕으로 떠올랐다. 어린 나이에도 감정 표현에 인색한 자기토바는 우승을 확정한 후 잠시 고개를 숙이고 울먹였다. 자기토바는 경기 후 "우승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는 것을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1m56㎝로 작은 체구인 자기토바는 '점프 기계'다.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뛰어 가산점이 붙는 타노 점프를 주로 뛴다. 체력 소모가 큰 경기 후반부에 점프를 몰아넣는 게 특징이다. 피겨에선 연기를 시작한 지 2분이 지난 뒤에 점프하면 기본점이 1.1배가 된다. 자기토바는 이날도 2분30여 초부터 점프를 하기 시작했다. 첫 점프에서는 콤비네이션을 뛰지 못하고 트리플 러츠 싱글 점프를 뛰어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히 뛰었다. 레이백 스핀으로 숨을 돌린 자기토바는 트리플 러츠에 트리플 토루프를 붙여 실수를 만회했다. 이어 트리플 살코, 트리플 플립에 이어 더블 악셀로 점프 요소를 모두 마무리했다. 자기토바가 페어에서 뛴 모든 점프의 기초점은 46.1점이다. 후반부에 점프를 몰아쳐 얻은 가산점과 수행점수(GOE)를 받아 점프로만 총 59.18점을 얻었다. 역시 점프에 일가견이 있는 메드베데바의 점프 총점은 56.43점으로 자기토바보다 2.75점 낮았다. 현재 세계 피겨는 점프의 시대다. 남자 싱글에선 쿼드러플 점프(4회전 점프) 전쟁이 한창이고, 여자 싱글에선 후반부에 점프 몰아뛰기로 점수가 인플레이션됐다. 뉴욕타임스는 23일 "여자 싱글은 최근 러시아 선수들이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기본 11.1점)와 같은 어려운 점프 조합을 수행하면서 새로운 경쟁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김연아가 금메달을 땄던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수행한 가장 난도가 높은 점프 구성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당시 기본 10점)였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점프 점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크리스티 야마구치(미국)의 프리스케이팅 점프 기초점은 38.9점으로 역대 겨울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30점을 넘긴 점프 구성이었다. 98년 나가노올림픽에서 리핀스키가 40점(40.8점) 시대를 열었다. 이후 2010년 김연아가 43.3점,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가 44.4점으로 높였다. 평창올림픽에서 자기토바는 46.1점까지 끌어올렸다. 점프 수행 정도에 따라 감점 혹은 가점이 된다. 대부분의 금메달리스트는 점프를 잘 뛰어 점수를 더 얻는 편이다. 박소영 기자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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