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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존 맥아더 목사의 일침…변한 건 없다

본지 기사 미국 최대 포털서
댓글 1200여 개 달리며 관심

기독교 현실 개탄하는 댓글
젊은 세대 교회 떠나는 현실

신앙 유지, 교회 떠나는 이들
교인들 사이 자성의 목소리도

기독교의 교세 감소는 각종 문제로 인한 사회적 신뢰도 하락과 젊은층의 이탈과도 맞물린다. 사진은 LA지역 한 주류교회의 예배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김상진 기자

기독교의 교세 감소는 각종 문제로 인한 사회적 신뢰도 하락과 젊은층의 이탈과도 맞물린다. 사진은 LA지역 한 주류교회의 예배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김상진 기자

존 맥아더 목사는 미국 교계와 언론이 꼽는 '21세기 영향력 있는 목회자 중 하나다.  
 
10년 전 본지는 맥아더 목사와 한인 언론 최초로 단독 인터뷰를 했다. 〈본지 2014년 3월4일자 A-22ㆍ23면〉
 
그때 이미 미국을 비롯한 한국에서도 기독교 교세가 감소하고 젊은층이 교회를 외면하는 현실 등이 심각했다.  
 
맥아더 목사는 인터뷰에서 교계를 향해 "교회가 교회로서 목소리를 잃었다"며 일침을 가했었다.
 
당시 맥아더 목사의 인터뷰 기사는 본지 웹사이트(koreadaily.com)에서 조회 수 7만 회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파급 효과가 컸다.  
 
10년이 지난 지금 교계는 어떤가. 최근 본지가 보도한 '수십만 명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본지 4월22일자 A-16면〉가 미국 최대 영문 뉴스포털 앱인 '뉴스 브레이크(News Break)'에서 조회 수 3만 회에 이르며 댓글만 무려 1200여 개가 달릴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미디어는 여론을 반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독교계의 현주소를 가감 없이 짚어본다.
 
10년 전 교계를 향해 일침을 가했던 존 맥아더 목사 단독 인터뷰 기사. 당시 이 기사는 미주중앙일보 웹사이트(koreadaily.com)에서 7만 4580회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10년 전 교계를 향해 일침을 가했던 존 맥아더 목사 단독 인터뷰 기사. 당시 이 기사는 미주중앙일보 웹사이트(koreadaily.com)에서 7만 4580회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Have you ever heard of hillsong church?(힐송 교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나요?)"
 
이 한마디로 시작하는 영상은 지난 2022년 디스커버리 플러스가 제작한'힐송 대형교회의 실체(Hillsong: A Megachurch Exposed)'라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기독교계에서 힐송 교회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힐송에서 만드는 현대복음성가(CCM) 등은 전 세계적으로 각 교회에서 불리고 있다.
 
이 영상은 힐송 뉴욕 교회의 칼 렌츠 목사가 불륜 등으로 해임되기까지의 전말을 심층적으로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오늘날 현대 교회의 문제를 직간접적으로 함축한 영상물이다.
 
당시 전체 버전에 앞서 디스커버리 플러스가 2분짜리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무려 조회 수 303만 회 댓글은 1300여 개가 달렸다.
 
이는 단순히 힐송교회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교인 비교인할 것 없이 힐송 교회를 통해 기독교계의 현실을 개탄했다.
 
댓글만 봐도 이러한 여론을 엿볼 수 있었다.
 
'하나님이 아닌 교회를 우상화하면 이런 일이 일어난다(아이디 thecp)' '이런 문제는 대형교회뿐만 아니라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다(kevini5043)' '그냥 '나'를 믿는 것이 가장 좋겠다(usuck1883)' '나는 교회를 떠난 후 신앙을 되찾았다(carlac4160)'.
 
교회가 흔들리면 사회적 신뢰도 역시 덩달아 하락한다. 특히 이러한 현실은 젊은 세대가 교회를 외면하는 원인이다.
 
교계에서는 젊은 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현상을 '조용한 탈출(silent exodus)'이라 일컫는다. 오늘날 교회의 연령 구조를 보면 사회적으로 저출산 현상까지 맞물리면서 기독교 신앙의 계승이 쉽지 않을 정도다.
 
송정훈씨는 가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며 한인 2세들을 위한 기독교 단체인 JC브릿지미니스트리의 대표를 맡고 있다.  
 
송 변호사는 "중고등학교 때는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지만 대학 진학 후 기독교 신앙을 버리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기독교 신앙이 계승돼야 하는데 다음 세대가 교회 내에서 사라져 간다"고 말했다.
 
기독교 내부에서는 성경적 가치관이 약화하고 교회들이 점점 자본 중심적이 되면서 본질을 잃어가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존 맥아더 목사도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물질주의에 기반한 소비자 적 개념과 상대적 가치를 바탕으로 개인이 신념을 선택적으로 취하는 시대가 됐다며 "결국 교회는 그 흐름을 좇다가 세상과 구별되지 못했다"고 지적했었다.
 
미국 최대 영문 뉴스포털 앱인 '뉴스 브레이크 (News Break)'에 게재된 본지 기사에 댓글만 1200개 이상이 달렸다. 이 기사는 기독교 교세 감소의 원인을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뉴스 브레이크 화면 캡쳐〉

미국 최대 영문 뉴스포털 앱인 '뉴스 브레이크 (News Break)'에 게재된 본지 기사에 댓글만 1200개 이상이 달렸다. 이 기사는 기독교 교세 감소의 원인을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뉴스 브레이크 화면 캡쳐〉

 
이번에 뉴스 브레이크에 게재된 본지 기사에 달린 1200여 개의 댓글도 기독교의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들로 가득하다.
 
댓글을 살펴보면 '교회는 이제 사업이다. 사람들이 이러한 점을 보기 시작했다(louis dandridge)' '사람들은 위선과 정치화된 교회를 떠나고 있다(phillip knight)' '교회는 그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잃어버렸다(ordinary citizen)' 등 자성의 목소리가 많다.
 
한인 교계에서는 수년 전부터 '가나안 성도'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가나안'은 성경에 나오는 땅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한국어로 이를 거꾸로 말하면 '안나가'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는 신앙은 있지만 교회를 '안 나가'는 교인을 일컫는 용어다.
 
교계에서는 이러한 부류를 어떻게 포용할 것인지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본지 기사가 뉴스 브레이크에 게재된 후 한 미국인 독자가 편집국에 이메일을 보냈다.
 
수잔 브래드버리는 본지 기사를 접한 뒤 "나도 교회를 떠난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브래드버리는 "기독교인들이 조직화된 종교를 떠나고 있지만 이것이 기독교의 쇠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그러한 종교를 떠났지만 그 어떤 기독교인보다 더 기독교인"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제도권 종교를 떠나는 현상은 'SBNR(Spiritual But Not Religiousㆍ영적이지만 종교적 이지는 않다)'이라는 용어로 규정된다. 영적인 개념에 관심은 분명 있지만 제도권 종교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교계내 가나안 성도와 어느 정도 결을 같이하는 부류다.
 
개신교인 우현성(40.풀러턴)씨는 "교인들이 교회를 떠난다고 해서 그들이 신앙을 완전히 버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교인이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서는 원인 분석과 보다 본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며 외부 유입이 감소하고 기독교계 내에서 교인 간 수평이동 등으로 교세가 유지되는 현실은 분명 직시해야 할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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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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