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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딛고 아시안 연대로' 한인들이 주도

아시안증오범죄 예방프로젝트
되풀이된 혐오, 댈러스 <3·끝>
15일 댈러스서 촛불 집회
한인 입양여성이 행사 주도
아시아계 수백명 참가 예정
친지 등 참석 장례식 엄수
한인회 등 아들 돕기 나서

지난 8일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공간이 마련된 앨런 아웃렛 입구에 숨진 한인 일가족의 이름이 새겨진 십자가들이 세워져 있다. 고인과 비슷한 또래의 소년이 조모군의 십자가에 추모의 글을 적고 있다. 앨런·텍사스=장열 기자

지난 8일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공간이 마련된 앨런 아웃렛 입구에 숨진 한인 일가족의 이름이 새겨진 십자가들이 세워져 있다. 고인과 비슷한 또래의 소년이 조모군의 십자가에 추모의 글을 적고 있다. 앨런·텍사스=장열 기자

 
 
영원히 흐르는 눈물은 없다. 앨런 아웃렛 총기 난사 사건이 빚어낸 슬픔은 지금 연대로 이어지고 있다. 결속이 눈물을 닦는다. 구심점에는 한인들이 있다.
 
지난 10일 오후 6시, 한인 일가족의 장례 예배가 진행 중인 캐롤튼 지역 뉴송 교회로 갔다. 캐롤튼 경찰국 소속 경관 10여 명이 나서 교회 인근 도로를 통제할 정도로 추모객이 몰리고 있다.  
 
이 교회 본당은 예배가 시작된 오후 6시부터 만석이 됐다. 교회 측은 추가로 체육관까지 열어 추모객을 맞았다. 생존한 6살 장남 조군도 예배에 참석했다. 조부모 중 한명인 강창호씨가 조사를 맡았다.
 


장례예배에 온 한 교인은 “아이의 안정을 위해 유가족과 추모객 간의 인사 시간은 갖지 않았다”며 “조군은 다행히 건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댈러스아시아계미국인역사협회(DAAHS)와 연락이 닿았다.  DAAHS을 창립한 스테파니 드렌카(한국 이름·신경선) 대표는 한인 입양인이다.  
 
DAAHS는 오는 15일 오후 7시 댈러스 지역 유니언 커피 앞 광장에서 이번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를 위한 촛불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댈러스 지역 한인 2세를 비롯한 아시아계 청년 수백 명이 모여 목소리를 높인다.
 
드렌카 대표는 “이번 사건은 텍사스 지역 아시안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며 “아시안 증오의 역사는 이곳에서도 뿌리가 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문 기사들을 근거 자료로 제시했다. 일례로 댈러스 해럴드(1870년 7월 30일자)는 아시안이 북텍사스의 백인 노동력을 대체한다는 이유로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댈러스모닝뉴스(1889년 10월 31일자)는 세탁소를 운영하는 중국인 업주가 댈러스에서 질병을 퍼뜨린다는 사설까지 실었다.
 
드렌카 대표는 “역사에 비추어보면 이번 앨런 총기 난사 사건은 아무 원인 없이 발생한 게 아니다”라며 “특히 앨런은 주민 5명 중 1명이 아시아계로 최근 들어 아시안 인구가 급증하던 도시”라고 지적했다.
 
글쓰기는 그에게 또 하나의 목소리다. 워싱턴포스트, 텍사스 트리뷴, 허핑턴포스트 등 주류 언론에 아시아계 민권을 위한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소수계 등을 위한 온라인 잡지(Visible Magazine)도 창간했다.  
 
분향소가 마련된 댈러스한인회에는 추모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방명록을 보니 지금까지 100여 명이 분향소를 찾아 조화를 놓고 갔다. 인근 한인 다수 거주 지역인 캐롤튼시의 스티브 바빅 시장도 이곳을 찾았다.
 
댈러스한인회 유성주 회장은 “이곳을 찾아 조화를 놓는 것부터가 회복의 시작 아니겠는가”라며 “생존한 아이가 슬픔을 극복하고 나중에 성장했을 때 ‘한인들 모두가 내 가족이었구나’라는 좋은 기억을 남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인회 박신민 이사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여러 한인 단체들과 함께 생존자를 돕기 위해 한인회가 준비하는 부분이 있다”며 “주류 사회단체들도 동참해서 함께 힘을 모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댈러스 한인상공회의소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상공회의소 이상윤 회장은 “현재 텍사스주의회, 댈러스시, 경찰국 등과 면담을 하며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젊은 한인 2세들이 정치권에 진출해야 우리의 목소리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판단에 정치 지망생을 발굴해 주류 사회와 연결하는 작업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오의 피해가 자아낸 눈물은 그렇게 말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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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스=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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