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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文산업부, 탈원전과 안 맞는 법률자문 숨기거나 조작"

산업통상자원부가 문재인 정부 당시 '탈원전' 관련 법률 자문을 조작·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일시 중단 시 별도 심의가 필요하다는 공문이 누락된 한편, 탈원전 정책 강행의 위법 소지를 알린 외부 자문 결과는 숨겼다는 주장이다. 3일 산업부가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이후 정부법무공단으로부터 10건의 원전 정책 법률자문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문 정부 시절인 지난해까지 탈원전 추진 관련으로만 7건의 자문을 받았다. 반대로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등 '탈(脫) 탈원전'을 위한 세 차례 자문이 이뤄졌다. 각 부처가 새로운 정책을 진행할 땐 일반적으로 정부법무공단 측에 법적 책임 여부, 적절한 추진 절차 등을 사전 확인한다. 현재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담당 공무원들은 문 정부 당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위법성과 관련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한무경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정부 법률 자문 과정에서도 문제가 될 만한 정황이 추가로 나왔다. 공단 측에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 이에 따른 한국전력공사(한전) 주주의 손해배상 청구 여부 등을 각각 물어본 뒤 답변받은 문건 4개 중 2개(2017년 6월, 7월)가 누락된 게 대표적이다. 특히 신고리 공사 중단 권고 주체와 절차 등을 의뢰한 법률자문 결과는 2017년 6월 29일 하루 동안 두 번 연달아 받았다. 이날은 문 전 대통령이 탈원전을 선언한 지 열흘 뒤다. 그런데 한무경 의원실에 따르면 산업부는 첫 자문 결과는 없고, 뒤에 받은 최종 파일만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실이 사라진 원본을 입수해 대조했더니 문서번호를 달리 붙여 관리해야 할 두 문건은 마치 하나만 받은 것처럼 번호가 똑같았다. 내용을 들여다보니 둘의 법률 자문 결과가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법무공단은 정부조직법과 에너지법에 따라 "산업부 장관은 에너지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사 정지를 권고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자문했다. 하지만 그날 추가로 보낸 공문에선 에너지법 4조를 새로 끌어와 "(위원회 심의 없이) 산업부 장관도 공사 정지를 권고할 수 있다"고 변경했다. 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장관이 알아서 정책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쪽으로 유권 해석을 완전히 뒤집은 셈이다. 공식 절차를 따르지 않고 최초 공문을 무단 폐기했다면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새로운 자문을 받은 직후 산업부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공문을 보내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멈추라고 권고했고, 7월부터 공사는 일시 중단됐다. 이에 문 정부가 구성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3개월간 숙의 과정을 거친 뒤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다시 진행됐지만, 그만큼 준공이 늦어지고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부작용이 있었다. 한무경 의원은 "산업부가 심의 없이 공사를 중단하려 법률을 끼워 맞추고 내용 변경도 은폐한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사라진 한전 주주 손배 관련 문건도 내용을 수정한 뒤 폐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신고리 관련 법률 자문 두 건의 내용이 서로 달라진 건 맞다. 하지만 첫 공문 내용을 삭제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산업부는 같은 해 9월 로펌 두 곳에 신규 원전을 취소·철회하는 처분이 적법한지 외부 법률 자문을 의뢰했다. 신한울 3·4호기 등 신규 원전 6기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한다는 내용을 담은 '탈원전 로드맵' 발표(10월) 직전이었다. 외부 법률 자문 결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존 추진·운영 중이던) 행정행위를 철회할 사정 변경이 있다고 인정받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받았다. 문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만으로는 적법 절차에 따른 원전 사업을 철회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또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가동 운영 중인 월성 1호기의 폐쇄는 법적 타당성이 결여된다는 자문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산업부는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 사항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탈원전 정책을 강행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외부 법률 자문을 받긴 했지만 그 결과를 따로 공개하는 시스템이 없고, 일부러 감춘 건 아니다. 또한 법률 자문은 참고용이지 정책에 무조건 반영하진 않는다"라고 밝혔다. 한무경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위법성 등을 인지하고도 정치 이념에 따라 탈원전 정책을 강행했다. 법률 자문을 조작·은폐했다면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으로 심각한 국기 문란"이라고 주장했다. 정종훈(sakehoon@joongang.co.kr)

2022-10-03

OPEC+ 감산 움직임…셈법 복잡해진 중앙은행

‘인플레 파이터’로 나선 각국 중앙은행의 계산이 다시 복잡해지게 됐다. 주춤하는 듯했던 국제 유가가 다시 들썩여서다. 산유국이 감산에 나서 국제 유가가 오르면 물가 상승 압력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로이터는 2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오는 5일(현지시간) OPEC 본부에 모여 하루 원유 생산량을 100만 배럴 이상 줄이는 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최근 유가가 하락하고 시장 변동성이 심해지자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회원국들은 하루 50만~100만 배럴 감산을 검토하고 있는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일방적으로 추가 감산을 할 수도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OPEC+는 OPEC과 러시아·베네수엘라 등 비OPEC 국가가 만든 협의체로 코로나19 확산 속 경기 둔화세가 이어지자 일일 원유 생산량을 3320만 배럴까지 줄였다. 세계 경기 회복 조짐에 원유 생산을 늘려 지난 8월 말 OPEC+의 일일 생산량은 4020만 배럴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이 수치는 증산 합의 목표치인 4390만 배럴보다는 적다. 블룸버그는 이번 감산이 세계 경기 침체 우려와 달러화 강세 영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산유국 감산 가능성에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3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3% 넘게 급등한 배럴당 83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초 배럴당 76달러선이던 WTI 가격은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배럴당 123.7달러까지 치솟았다가, 경기 침체 우려로 지난달 말에는 배럴당 79달러선까지 내려왔다. 감산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OPEC+의 움직임은 긴축의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린 각국 중앙은행에는 골치 아픈 일이다. 물가 상승 압력을 다시 키울 수 있어서다. 물가 잡기에 혈안이 돼 있는 각국 중앙은행이 가속 페달을 더 세게 밟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8월 1일 국회에서 “한은이 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유가가 될 것”이라며 “10월 이후에 유가가 크게 올라간다면 예상보다 물가가 오르게 되고, 정책 기조(점진적 금리 인상)는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이 지난 6월(9.1%) 이후 7월(8.5%)과 8월(8.3%)에 연속 하락한 건 에너지 가격이 크게 하락한 영향이 컸다. 국제 유가가 다시 뛰면 물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의미다. 유가 이외에도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지난 8월 식품과 재화, 서비스, 주거비 등이 일제히 오르며 물가 피크 아웃(정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진 상태다. 국제 유가가 물가 급등의 불쏘시개가 된다면 긴축의 강도는 더 세질 수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공개한 점도표에서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최대 1.25%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 달 FOMC에서 Fed가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거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페드와치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 중 54.6%는 다음 달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유럽의 에너지 대란도 국제 유가를 끌어올릴 요인으로 꼽힌다.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무기화하며 대체재인 원유로 수요가 몰릴 수 있어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는 올해 4분기(10~12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98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수브로 사카르 DBS은행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3일 AFP에 “연말 수급이 타이트해지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로 돌아오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승환.서유진(song.seunghwan@joongang.co.kr)

2022-10-03

1인 가구는 욜로족? 그건 옛말…42%가 N잡러, 소득 반은 저축

지갑은 닫고 저축은 늘리며 똑똑하게 돈 관리를 하는 ‘스마트 싱글’족이 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여유자금 마련을 위해 자발적으로 부업이나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 한국 1인가구 보고서’를 3일 발표했다. 6개월 이상 혼자 거주하며 독립적인 경제 활동을 하는 25~59세의 1인 가구 2200명을 지난 5월 20일간 설문 조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1인 가구는 지난해 기준 720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3.4%를 차지했다. 전통적인 가족 형태인 4인 이상 가구(400만 가구)의 1.8배 수준이다. 2016년부터 5년 동안 1인 가구는 연평균 5.8% 늘어난 반면, 4인 이상 가구는 연평균 3.2% 감소했다. 1인 가구가 불확실한 미래보다 현재에 투자하는 ‘욜로족’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요즘 싱글족은 계획적으로 소비하고 저축을 늘린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월 소득 중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4.2%로 코로나19가 시작된 2년 전(57.6%)보다 13.4%포인트 감소했다. 저축은 같은 기간 34.3%에서 44.1%로 증가했다. 황원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장은 “(요즘 1인 가구는) 정기적으로 자산을 점검하고, 매달 소비와 저축금액을 정하는 등 계획적으로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발적 ‘N잡러’도 크게 증가했다. 1인 가구 중 42%가 다양한 부업으로 수입을 다변화하고 있다. N잡러는 2개 이상의 복수를 의미하는 N과 직업을 뜻한 잡(job)이 합쳐진 신조어다. 1인 가구가 부업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데는 생활비 부족(14.1%)보다는 여유자금·비상금 마련(31.5%)이나 시간적 여유(19.4%) 같은 자발적 이유가 컸다. 특히 배달 라이더와 앱테크, 블로거 등 신생 부업 활동(86.2%, 복수응답)이 서비스 아르바이트 같은 전통 부업(31%)대비 2.8배 높았다. 1인 가구가 예상하는 노후 대비를 위한 최소한의 자금은 2년 전(5억7000만원)보다 2억원 늘어난 7억7000만원이었다. 보다 풍요로운 노후 생활에 드는 자금은 이보다 1.3배 많은 11억원으로 예상했다. 1인 가구의 은퇴 예상 연령은 평균 63.2세다. 노후 자금 운용 방식도 달라졌다. 개인연금과 금융투자상품 등 투자 비중이 늘었다는 게 특징이다. 은퇴 대비 방법 1위는 개인연금(62.5%, 복수응답)을 꼽았다. 이어 퇴직금·퇴직연금(46.4%), 보험·투자상품(41%), 공적연금(34.7%) 순이었다. 기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예·적금(29.3%)은 5위로 밀려났다. 특히 1인 가구 중 소득 상위 10%인 ‘리치 싱글’은 저축과 여유자금 운용에 더 적극적이었다. 월 소득 중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1%로 일반 싱글(40.8%)보다 낮았다. 이들의 평균 한 달 저축액은 204만원으로 일반 싱글(82만원)의 약 2.5배다. 리치 싱글의 52.4%가 5000만원 이상 3억원 미만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다양한 금융상품에 분산해 저축하는 것도 특징이다. 리치 싱글의 월 저축 포트폴리오를 따져보면 예·적금 등 현금성 자산에 저축하는 비율은 62.6%로 일반 싱글(74.7%)보다 낮았다. 대신 주식을 비롯해 상장주식펀드(ETF)와 펀드, 채권, 보험 등에 투자하는 비율(37.4%)은 일반 싱글(25.1%)보다 높았다. 염지현(yjh@joongang.co.kr)

2022-10-03

100대 기업 사내 유보금 1000조 돌파…10년새 395조 늘었다

국내 100대 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1000조원을 넘어섰다. 10년 사이 395조원 늘었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상위 100대 기업의 사내 유보금은 1025조원을 기록했다. 2020년 938조원에서 87조원(9.3%) 증가하며 처음 1000조원을 돌파했다. 2012년 630조원과 비교하면 증가 폭은 395조원(62.7%)에 이른다. 상위 10대 기업의 사내 유보금은 2012년 260조원에서 지난해 448조원으로 불어났다.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상황 탓에 기업이 투자하기보다는 돈을 쌓아두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최근 10년간 기업 매출액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사내 유보금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0대 기업 매출 증가율은 연평균 2.3%였는데, 유보금의 연평균 증가율은 그보다 높은 5.5%였다. 10대 기업으로 범위를 좁히면 이 기간 사내 유보금 연평균 증가율은 6.3%로, 매출 연평균 증가율 1.6%를 크게 웃돌았다. 사내 유보금은 자본 잉여금(주주와 거래에서 발생)과 이익 잉여금(영업 활동에서 발생)을 합한 개념이다. 기업이 쓰지 않고 쌓아둔 현금은 유보금의 일부분이다. 유보금으로 잡히는 것 중엔 설비·토지·건물 같은 실물 자산도 있다. 다만 매출 증가 속도보다 사내 유보금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는 건 국내 기업이 공격적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기업이 과도하게 돈을 쌓아두지 않도록 사내 유보금에 세금을 매기는 제도가 2015년 기업소득환류세제란 이름으로 도입됐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지금은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란 이름으로 운용되고 있다. 투자나 임금, 상생 협력 등에 쓰이지 않고 기업이 쌓아둔 돈(미환류 유보 소득)에 20% 세금을 물리는 제도다. 자기자본이 500억원을 넘거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대기업이 주 대상이다. 기획재정부는 “기업의 경영 활동을 제약하는 규제적 성격의 제도”라며 올해가 끝인 이 제도의 효력(일몰)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정부 입장과 달리 야권에선 사내 유보금을 투자로 끌어내려면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홍성국 의원은 “경제가 위기 상황일수록 더욱 불확실성이 가중된다”며 “정부가 무턱대고 기업에 투자를 강요할 게 아니라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확실한 여건부터 만들어 줘야 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어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 역시 폐지할 게 아니라 목적에 맞게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현숙(newear@joongang.co.kr)

2022-10-03

문턱 높은 유턴기업 보조금, 올해는 한 곳만 받았다

미국·일본 등 주요국이 해외에 진출했던 기업을 자국으로 회귀시키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곳곳에 구멍이 뚫려있어 정책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노용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국내로 돌아온 기업 10곳 중 3곳(28.9%)만 투자·고용 관련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18년 ‘유턴기업 종합 지원대책’을 발표하면서 리쇼어링 정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유턴기업에 대해 입지·설비 마련을 위한 투자보조금을, 고용노동부는 고용창출장려금을 각각 지원한다. 다만 입지·고용 계획 등과 관련해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KOTRA에 따르면 이 기간에 유턴기업으로 선정된 90개 기업 중 투자보조금이나 고용창출장려금 중 한 개 이상의 지원을 받은 기업은 26개(28.9%)에 그쳤다. 지원 규모는 각각 1656억원, 8억원이었다. 특히 올해는 보조금을 신청한 19개 기업 중 한 곳에만 보조금이 집행됐다. 노용호 의원은 “정부는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기업의 유턴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현장에서는 이처럼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들은 제출해야 서류가 복잡하고, 사업장 유지 조건 등이 까다로워 보조금 지원 신청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 보조금의 경우 지원 액수도 턱없이 적다. 유턴기업에게 지원하는 고용장려금은 인당 연 360만~720만원인데, 이는 ▶일자리함께하기(연 480만~1200만원) ▶청년채용특별장려금(연 900만원) 등 다른 보조금보다 규모가 작다. 사정이 이러니 정책 효과가 예상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 기간 중 고용장려금을 받은 기업 12곳은 5년간 총 188명을 고용하는데 그쳤다. 정부는 2018년 대책 발표 시 “2022년까지 100개 유턴기업이 2000여 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노 의원은 “그런데 정작 지원이 필요한 유턴기업엔 거의 효과가 없는 ‘헛방 정책’”이라며 “제도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 지원 절차와 평가 기준 등을 낮추고 지원 효과를 꾸준히 점검하는 등 정교한 정책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에 대해 “보조금 지급 외 세제 혜택이나 연구개발 지원 등 유턴기업에 대한 다양한 혜택이 있다”고 말했다. 최은경(choi.eunkyung@joongang.co.kr)

2022-10-03

편의점·빵·치킨…해외 영토 확장하는 ‘K프랜차이즈’

편의점부터 베이커리, 치킨까지 ‘K-프랜차이즈’가 해외에서 확산 일로다. 3일 편의점 GS25는 몽골에 100호점을 열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몽골 재계 2위인 숀콜라이그룹과 손잡고 현지에 진출한 지 16개월 만이다. GS25 측은 “K-푸드 열풍을 융합한 현지화 전략과 편의점 인프라를 활용해 몽골 내 부족한 식당·카페·쉼터 등을 대신하는 다목적 기능을 강화한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카페25 등 원두커피 PB(자체 브랜드) 상품과 몽골 전통 만두를 편의점 상품으로 개발한 ‘호쇼르’ 메뉴는 각각 하루 2만여 개가 판매되는 인기 상품으로 꼽힌다. 이번에 테를지 국립공원 초입에 문을 연 100호점은 91평 규모로 일반 편의점 대비 세 배 정도 되는 8000여 개 상품을 판매한다. 테를지는 연간 30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는 명승지다. GS25는 2018년 베트남에도 진출해 현재 186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내년 초 말레이시아에 점포를 열 예정이다. 국내 편의점 중 가장 먼저 2018년 몽골에 진출한 BGF리테일의 CU는 현재 260여 개 현지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몽골 편의점 업계에서 70%가 넘는 점유율을 자랑한다. 몽골 CU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30%는 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PB상품이어서 중소기업 40여 곳이 CU를 통해 간접적으로 몽골 시장에 진출했다. CU는 말레이시아 시장에도 지난해 진출해 현재 120여 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베이커리 브랜드의 해외 진출세도 만만치 않다. SPC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미국 ‘프랜차이즈 타임즈’가 선정하는 ‘2022 프랜차이즈 기업 톱 500’에서 25위에 올랐다고 이날 밝혔다. 프랜차이즈 타임즈는 1999년부터 미국 내에서 운영되는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매출 등을 분석해 브랜드 순위를 공개한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전년도 순위인 38위보다 13계단 상승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다. 파리바게뜨는 2005년 미국에 진출해 올 상반기 100호점을 열었다. 주류 상권인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미드타운, 어퍼웨스트사이드 등에 매장을 열었다. 파리바게뜨는 캐나다에서도 2030년까지 100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77년간 쌓아온 제빵 기술과 베이커리 운영 노하우로 프랜차이즈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며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다양한 형태로 글로벌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 그룹도 미국 중남부 지역인 오클라호마주에 1호 매장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열어 미국 내 진출 지역을 20개 주로 확대했다. K-치킨뿐 아니라 치맥(치킨+맥주) 문화, 떡볶이, 김치볶음밥 등도 선보인다. BBQ 오클라호마시티 가맹점주는 “K-치킨은 한류 덕분에 한인과 미국인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BBQ는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독일·대만·말레이시아·베트남·일본 등 57개국에서 5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교촌치킨은 말레이시아·중동 등 6개국에 70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bhc그룹은 홍콩에 이어 말레이시아(11월)와 싱가포르(내년)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 백일현(baek.ilhyun@joongang.co.kr)

2022-10-03

레버리지 ETF ‘반토막’…상승장에 베팅한 ‘불개미’ 눈물

지수 하락에 두 배 베팅하는 종목은 팔고(순매도 1위), 지수 상승에 두 배 베팅하는 종목은 사고(순매수 1위). 연초부터 지금까지 개인투자자의 ETF(상장지수펀드) 투자 흐름을 요약한 결과다. 개인은 시장의 흐름과 반대되는 상황에 베팅하면서 ‘레버리지(수익률 2배)’까지 노려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ETF 시장이 ‘불개미(공격적인 개인투자자)의 무덤’이 된 셈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올 초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순매수한 ETF 상위 10위 종목 가운데 4개 종목이 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코스피200 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로 순매수액이 1조5206억원에 달했다. 이어 코스닥150 지수를 두 배 따르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8880억원)’가 2위를 차지했다. 미국 달러 가치 하락에 두 배로 베팅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에 1849억원, 미국 나스닥100 지수를 두 배로 따르는 ‘KODEX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 H)’에 1607억원의 순매수가 몰렸다. 하지만 개인이 순매수에 나선 ‘레버리지 4종’의 수익률 평균은 ‘반 토막(-50.8%)’ 수준이었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의 수익률이 -62%로 가장 낮았고, KODEX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의 수익률이 -58%였다. 이어 KODEX 레버리지(-49.9%)와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33%) 순이었다. 이 기간 코스피200(-28.4%)과 코스닥150(-37%), 나스닥100(-33.5%) 지수 등의 하락률과 비교해 손실 폭이 컸다.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20.8% 하락(환율 상승)했다.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2.9%였다. 개인은 레버리지 상품 외에도 반도체·나스닥·중국 전기차·미국 테크 업종 등의 상승에 베팅했다. 이승원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 본부장은 “레버리지에 순매수가 몰려 있는 이유는 단기로 상승에 베팅했다가 예기치 않게 지수가 계속 하락하면서 팔지 못한 경우”라며 “기관의 경우 지수 하단과 상단을 예측해 중장기 투자에 나서는 반면 개인은 어제 떨어지면 오늘 상방에 베팅하는 형태의 투자 패턴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올해 들어 개인이 가장 많이 판 ETF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였다. 코스피200 지수 하락에 두 배로 베팅하는 ‘곱버스’(곱하기와 인버스의 합성어로 하락시 두 배 이익) 상품이다. 개인은 이 종목을 1조275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종목은 올해 가장 많은 거래량(31조좌)을 기록하며 거래대금만 87조9496억원에 달했다. 이어 개인은 코스피 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KODEX 인버스(2856억원)’, 코스닥150 지수 선물을 역으로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1761억원)’를 순매도했다. 하지만 개인이 매도한 상품은 올 들어 수익률이 높았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가 77.6%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KODEX 인버스(35.3%),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42.5%) 등도 높은 수익을 냈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 팀장은 “개인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인버스’ 상품을 일찌감치 정리하고 증시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으로 이동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은혜(jeong.eunhye1@joongang.co.kr)

2022-10-03

특허청 “AI를 발명자로 낸 특허 출원은 무효”

인공지능(AI)을 발명자로 한 특허출원이 한국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허청은 미국 AI 개발자 스티븐 테일러가 ‘다부스(DABUS)’라는 이름의 AI를 발명자로 낸 특허 출원에 대해 무효 처분했다고 3일 밝혔다. 특허출원 무효 처분은 해당 출원이 처음부터 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테일러는 지난해 5월 프랙탈(fractal·부분의 구조가 전체의 구조를 반복하는 형태) 형태의 식품 용기와 신경 동작을 모방해 주의를 끌 수 있는 램프 장치 등 2가지 특허를 한국을 비롯해 11개국에 출원했다. 그는 “본인(테일러)은 해당 출원과 관련한 전문지식이 전혀 없고 AI 다부스가 일반적 지식을 학습한 뒤 이 발명을 독자적으로 창작했기 때문에 다부스는 정당한 발명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특허청은 이에 대해 “자연인이 아닌 AI를 발명자로 한 특허 출원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처분했다. 특허청은 지난 2월 해당 특허에 대해 ‘AI를 발명자로 한 출원을 자연인(Natural Person)으로 수정하라’는 보정 요구서를 통지했지만 출원인이 응하지 않아 이번에 최종 출원 무효 처분했다. 한국 특허법과 관련 판례는 자연인만 발명자로 인정하고 있으며, 미국·영국·독일 등 주요 국가 특허법도 마찬가지다. 법률상 ‘자연인’은 ‘법이 권리 능력을 인정하는 자연적 생활체로서의 인간’을 말한다. 법적으로 자연인은 순수한 개인만 의미한다. 테일러가 다른 나라에 낸 특허도 비슷한 결론이 났다. 특허법과 판례에 ‘발명자는 자연인에 한정한다(Inventorship limited to natural persons)’고 규정한 미국을 비롯해 영국·일본 등이 한국처럼 특허 출원을 거절했다. 독일은 연방특허법원에서는 ‘자연인만 발명자로 인정하되 그 성명을 기재할 때 AI에 대한 정보를 병기하는 것도 허용한다’는 판결이 나왔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호주에서는 연방 1심법원에서 AI를 발명자로 인정했지만 항소심에서 결론이 뒤집혔다. 이동현(offramp@joongang.co.kr)

2022-10-03

네안데르탈인 게놈 분석해 진화 연구…노벨 생리의학상에 스반테 페보

고대 인류의 유전체에서 현대인과의 연결 관계를 발견해 인류의 진화 과정을 밝혀낸 스웨덴 출신의 유전학자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202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스반테 페보(67)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박사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페보 박사는 멸종한 호미닌(인간의 조상 종족)과 인간 진화에 관한 비밀이 담긴 게놈(유전체)에 대해 중요한 발견을 했다고 평가받았다. 페보 박사는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7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중동으로, 다시 세계 곳곳으로 이주하면서 호미닌과 만나 유전자를 교환했다는 사실을 처음 밝혔다. 그는 4만 년 된 네안데르탈인의 뼈에서 나온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후 ‘원시게놈학(paleogenomics)’이라는 새로운 과학 분야가 탄생했다.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호미닌인 ‘데니소바인’의 DNA를 바탕으로 해당 고대인의 유전자 지도를 해독하기도 했다. 데니소바인은 시베리아 알타이산맥의 데니소바 동굴에서 처음 발견된 고대 인류다. 김성수 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보 박사는 스웨덴 웁살라대 박사과정 시절부터 이집트 등을 다니며 네안데르탈인의 뼛속 DNA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네이처 같은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며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과 피가 섞였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낸 것이 대표적인 업적”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런 유전학적 사실이 현생 인류의 만성 질병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도 알아냈다”고 덧붙였다. 박웅양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장은 “2020년 초에 페보 박사는 ‘인간 게놈의 0.002%(약 50KB) 정도 부위가 코로나19 감염 및 입원과 연관성이 있다. 특히 이 부위를 네안데르탈인에게서 물려받았다’는 견해를 내놨다”며 “이는 진화생물학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보 박사는 123년 노벨상 역사상 7번째로 ‘부자(父子) 수상’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그는 2014년 출간한 저서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에서 자신이 수네 베리스트룀 전 세계보건기구 의학연구협의위원회 위원장의 혼외자임을 고백했다. 베리스트룀(1916~2004)은 지방산 연구 업적으로 198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바 있다. 부자가 나란히 노벨상을 받는 기록이 나온 것은 아서 콘버그(1959년)-로저 콘버그(2006년) 이후 16년 만이다. 그의 어머니는 에스토니아 출신의 화학자 카린 페보다. 올해 노벨상은 이날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4일 물리학상, 5일 화학상, 6일 문학상, 7일 평화상, 10일 경제학상 순서로 발표된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 크로나(약 13억원)를 준다.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이 낀 ‘노벨 주간’에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다. 최은경(choi.eunkyung@joongang.co.kr)

2022-10-03

전세대출 6억 이자 133만→259만원…월급 남는 게 없다

금리 인상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금리 인하와 자산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2020~21년 폭발적으로 늘어난 신용대출 등 변동금리형 가계대출의 금리 상승이 본격화하고 있다. 변동금리 대출자가 매달 갚아야 할 돈이 2배로 뛴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3일 한 시중은행이 시뮬레이션한 A씨의 사례를 보면 충격이 여실히 드러난다.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을 받았던 2020년 10월의 월 상환액은 132만6000원이었는데, 2년이 지난 이번 달 상환액은 259만3000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2020년 10월 서울 서초구 래미안서초에스티지 전용면적 59.99㎡에 8억1500만원의 보증금을 내고 전세로 들어갔고, 전세대출 5억원(SGI서울보증, 신규취급액 코픽스 6개월 연동금리)와 신용대출 1억원(1년, 금융채 6개월 연동금리)을 받은 것으로 가정했다. 이런 상황 속 A씨의 상환 부담이 커진 건 금리 상승의 영향 탓이 크다. 2년 사이에 A씨의 대출금리는 전세대출 연 2.45%→4.89%, 신용대출 연 3.66%→6.67% 등으로 배로 뛰었다. 전세대출 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4월 연 3.35%로 오른 뒤 10월 연 4.89%가 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 사상 초유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는 등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변동금리 대출은 6개월, 1년 단위로 금리를 바뀐다. 올해 상반기부터 한은의 긴축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한은도 지난달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금리 상승 파급 영향은 파급 시차를 고려할 때 올해 하반기부터 점차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은행권의 잔액 기준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연 3.8%로 지난해 말(3.01%)보다 0.79%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신용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 8월 연 5.01%로 지난해 말(3.77%)보다 1.24%포인트 뛰었다. 신용대출 금리의 전달 대비 상승 폭은 5월(0.12%포인트), 6월(0.18%포인트), 7월(0.23%포인트), 8월(0.26%포인트) 등 매달 커지고 있다. 신규 대출금리도 높아지고 있다.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연 4%대 금리가 사라졌다. 지난달 30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5.108~6.81% 수준이다. 1주일 전인 지난달 23일(연 4.903~6.47%)과 비교하면 금리 상단이 0.34%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전세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 금리는 연 3.95~6.318%에서 연 4.26~6.565%로 뛰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4.73~7.281%로 이미 7%를 넘었다. 주담대 변동형(신규 코픽스 연동)의 금리는 연 4.51~6.813%이지만, 이달 중순 신규 코픽스가 인상될 경우 금리 상단이 연 7%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이자 부담도 늘 수밖에 없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경우 가구당 연간 이자수지(이자수익-이자비용) 적자 규모가 50만2000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적자 규모가 554만원에서 604만원으로 커진다. 대출자가 부담해야 할 이자가 늘어나는 건 가계가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민간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경우 금리 인상 첫해 민간소비가 0.04~0.15%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안효성(hyoza@joongang.co.kr)

2022-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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