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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꾸’ <셀폰·가방·신발 등 꾸미기> 열풍…257억불 시장 성장

최근 MZ세대(1981년생~2010년생) 사이에서 스마트폰, 가방, 신발, 텀블러, 노트북, 다이어리 등에 자신만의 개성을 담아 꾸미는 소위 ‘N꾸’ 열풍이 불고 있다.     ‘N꾸’ 트렌드의 시작은 ‘폰꾸(휴대폰 꾸미기)’다. 최근 Y2K(2000년대 전후 세기말 감성)가 유행하면서, 2000년대 초반 휴대폰을 스티커, 리본, 비즈, 캐릭터 인형 휴대폰 고리 등으로 꾸미던 문화가 다시 부상한 것이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을 보호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던 휴대폰 케이스가 이제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분석업체 코그니티브 마켓 리서치는 스마트폰 케이스 시장이 2023년 257억 달러에서 2033년까지 44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단순히 예쁜 케이스를 구매하는 것도 트렌드지만 장식 없는 케이스를 구매해서 스티커, 비즈 등으로 개인 맞춤형으로 꾸미고 독특한 휴대폰 스트랩으로 자신의 개성을 더 부각시킨다.     휴대폰 케이스, 체인, 캐릭터 스트랩 등을 판매하는 베럴투마로의 한 관계자는 “사진을 들고 오거나 본인이 생각한 디자인으로 본인 맞춤형 케이스 제작을 요구하는 타인종을 포함한 젊은층 고객들이 꽤 늘었다”고 말했다.     평범했던 가방에 리본, 인형키체인, 배지 등을 달아서 나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백꾸’(가방 꾸미기)도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다.     그래서인지 아마존, 테무, 쉬인 등 젊은 세대들이 자주 사용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캐릭터 인형, 비즈체인, 리본, 접착식 패치, 키체인 등 자신의 취향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제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영어 알파벳으로 본인 이름의 이니셜을 새기는 것도 유행이다.   한 틱톡 이용자는 자신의 게시물에 “가방을 꾸미는 것은 새로운 가방을 사는 것보다 저렴하면서 새로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MZ세대는 비싼 명품백도 본인 취향에 맞게 원하는 장식으로 꾸미고 키체인으로 디자인의 포인트를 주기도 한다. 2023년 글로벌 키체인 팬던트 시장 매출은 185억 달러에 달한다고 코그니티브 마켓 리서치는 전했다.     액세서리 업체 클레멘의 박지영 대표는 “최근 인형체인, 비즈체인 등의 매출이 20% 정도 늘었다”며 “한 고객은 우리 매장 곰돌이 인형 체인을 착용한 행인을 보고 어디서 구매했는지 물어본 후 직접 매장에 방문해 구매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신발을 꾸미는 ‘신꾸(신발꾸미기)’ 트렌드도 핫하다. 신발에 직접 그림을 그려 꾸민다든가 요즘 유행하는 ‘발레코어(발레와 놈코어의 합성어)’ 신발을 연출하기 위해 평범한 운동화의 끈만 리본으로 바꿔 발레슈즈 느낌을 내는 등 다양한 방법이 젊은층에서 핫하다. 'N꾸' 열풍을 타고 꾸미기 워크숍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클레스벤토, 버킷리스터즈, 코스호스 등 강좌 플랫폼에서 다양한 신발 꾸미기 워크숍을 접할 수 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텀블러 브랜드 ‘스탠리’도 ‘N꾸’ 트렌드의 대표적인 예다. 스티커, 체인, 캐릭터 빨대덮개 등을 사용하여 자신만의 텀블러를 만드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비즈를 이용해 소비자의 니즈에 맞게 텀블러를 직접 꾸며주는 업체들도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상품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특징과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메세지를 담은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미닝아웃’ 소비가 만나면서 ‘N꾸’가 MZ세대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하은 기자 chung.haeun@koreadaily.com가방 신발 리본 인형키체인 휴대폰 케이스 스마트폰 가방

2024-03-31

휴대폰 하나로 신원확인에서 탑승까지…LAX, '모바일 면허증' 회견

이제 휴대폰만 있으면 신분증을 꺼낼 필요 없이 비행기까지 탑승할 수 있다.       LA국제공항(LAX) 측은 14일 터미널7 TSA 보안검색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주차량국(DMV)의 디지털 신분증인 ‘모바일 운전면허증(MDL)’을 소개했다.     LAX 관계자들은 인파가 몰리는 연말 시즌, 공항 이용객들에게 MDL을 적극 사용할 것을 독려했다.   LAX 측은 연방교통안정청(TSA) 검색대에서도 휴대폰으로 신분을 확인할 수 있고, 또 디지털 형식으로 티켓을 보관했을 때 비행기 탑승까지 휴대폰 하나로 모든 절차를 통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최근 스마트폰 생체인식 기능 등 ‘다중요소 인증(multi-factor authentication)’ 기술로 휴대폰을 통한 신원 확인 및 보안상의 문제가 해결되면서 가능해진 것이다.     이날 LAX는 실제 사용되고 있는 MDL 신원 확인 장치를 공개했다. 기존에 신분증을 보여주는 TSA 검색대에 설치된 이 장치는 얼굴을 촬영하는 카메라와 QR코드 스캐너가 탑재됐다.     이용객들은 MDL의 QR코드를 스캐너에 입력시키고 앞에 카메라를 통해 얼굴을 촬영하면 된다. 그러면 이 장치가 DMV에 등록된 사진과 승객의 얼굴을 대조해 신원을 확인한다.     LA공항공사(LAWA)의 이안 로 디지털전환국 국장은 “이제 얼굴 확인을 실제 요원들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다”며 “바이오메트릭 기술이 운전면허증에 있는 사진과 승객의 얼굴을 알아서 맞춰 줄 것. 이러한 디지털 매치를 통해 승객들의 이동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단, MDL이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행 중인 만큼, 현재 LAX의 터미널 3번과 7번에 프리체크(PreCheck) 레인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며 각 터미널당 3개씩 설치돼있다.     로 국장은 “지난여름부터 이 신원 확인 장치를 도입했고 여행객이 많은 유나이티드 항공(터미널 7)과 델타 항공(터미널 3)이 있는 곳에 우선적으로 설치했다”며 “새해부터는 미전역에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우리 역시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에 한국을 방문할 계획인 김지수(27) 씨는 “미리 다운받아 사용해보고 있는데 지갑에서 따로 신분증을 꺼낼 필요도 없이 너무 간편하다”며 “이번 여행 때 공항에서도 사용할 계획이다. 앞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LAX 이외에도 샌프란시스코와 샌호세 국제공항, 새크라멘토에 있는 4개 대형 할인매장 등에서 신원확인용으로 MDL을 사용하고 있다.     MDL은 신분증이나 운전면허가 있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휴대폰에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다운받는 법도 간단하다. ▶앱스토어 혹은 구글 플레이에서 ‘CA DMV Wallet’를 입력한 뒤 다운을 받고 ▶앱을 시행한 뒤 ‘MyDMV’ 계정에 로그인하고 ▶실제 면허증이나 신분증 카드를 스캔한 뒤 본인 얼굴로 사진으로 인증하면 완성이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신원확인 면허증 모바일 운전면허증 휴대폰 하나 비행기 탑승

2023-12-14

BC주민 휴대폰 통신비 비싸다는 생각 지배적

 BC주민들이 대체적으로 휴대폰 통신비가 비싸고, 연방정부나 주정부도 통신비 인하를 위해 제대로 역할을 못했다고 봤다.   조사설문전문기업 Research Co.가 29일 발표한 BC주민대상 휴대폰 통신비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신비가 매우 비싸다는 의견이 23%, 대체로 비싸다가 49%로 합해서 72%가 나왔다. 대체로 싸다가 19%, 매우 싸다가 8%로 합해 27%인 것에 비해 훨등히 높았다.   다른 나라와 비교 관련 설문에서 미국이 더 비싸다는 13%, 같다는 17%, 그리고 덜 비싸다는 대답은 58%였다. 이탈리아와 비교할 때 더 비싸다나 같다가 11%, 덜 비싸다가 43%였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비교할 때도 12%가 더 비싸다, 14%가 같다, 그리고 덜 비싸다가 41%로 상대적으로 BC주민이 불리하다고 생각했다.   자유당 현 연방정부가 선거공약으로 휴대폰 비용을 내리겠다고 했는데, 제대로 이 약속이 지켜졌는지에 대해 아니다라는 대답이 66%로 그렇다는 24%에 비해 3배 가량 높았다.   BC주 정부가 봅 드에스(Bob D’Eith) 주의원을 연방정부와 함께 저렴하고 투명한 통신요금 옵션을 협조할 담당자로 지명했는데 성공적으로 일을 했는지에 대해 아니다가 60%, 그렇다가 26%로 나왔다.   이번 조사는 11월 9일부터 11일까지 800명의 BC주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준오차는 +/- 3.5% 포인트이다.   표영태 기자통신비 휴대폰 휴대폰 통신비 bc주민대상 휴대폰 bc주민 휴대폰

2023-11-29

한국 휴대폰 없이 본인 인증…카카오 앱 등으로 확인 추진

한국 재외동포청(청장 이기철)은 한국 인터넷 본인인증 등 디지털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운 재외동포가 전자여권과 민간전자인증 앱을 활용해 신원확인을 쉽게 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2일 재외동포청을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재외동포 비대면 신원확인 체계 도입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그동안 재외동포가 불만으로 제기했던 디지털 비대면 서비스 편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재외동포인증센터(가칭) 설치 ▶재외동포 비대면 신원확인 법제도 마련 ▶신원확인 안정성 및 신뢰성 제고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재외동포청은 전자여권, 카카오와 네이버 민간전자인증 앱을 활용, 재외동포가 재외공관이나 한국 방문 없이 비대면으로 디지털 신원확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 인터넷 디지털 서비스는 내국인용으로 ‘휴대폰 인증, 신용카드 인증, 아이핀, 전저사명인증서’ 등을 요구해 재외동포는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일부 재외동포는 이런 불편을 덜기 위해 한국 휴대전화 가입유지, 한국 신용카드 보유, 재외공관 방문을 통한 공동인증서 발급 등에 나서고 있다.   재외동포청은 재외동포인증센터를 설치해 위와 같은 불편을 해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은 “비대면 신원확인 체계 분야에 전문역량을 가진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협업함으로써 기존의 불편하고 어려운 본인확인으로 국내 각종 디지털 서비스를 실질적으로 누리지 못한 재외동포들의 숙원을 해결해줌과 동시에 전세계 재외동포 사회와 모국을 더욱더 촘촘하게 연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월 한국 행정안전부와 재외동포청은 재외국민이 한국 통신사 유심 없이도 여권 등을 활용해 본인인증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년 하반기부터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휴대폰 카카오 한국 재외동포청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협업함 이기철 재외동포청장

2023-11-02

자율주행차에 여성 깔려 중상 입는 사고 발생

    운전자 없이 운행하는 자율주행차의 안전 사고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샌프란시스코 한 여성이 자율주행차에 치이고 차 밑에 깔리며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2일 오후 9시 31분경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지역에서 일어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크루즈 자율주행차 밑에 깔려 신음하는 여성을 발견했다.   소방 관계자들에 따르면 피해 여성을 구하기 위해 '생명의 턱'으로 불리는 유압식 구조 장비를 동원해 차체를 들어올렸다.   피해 여성은 신체 곳곳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와 관련된 자율주행차 업체인 크루즈는 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서를 통해 피해 여성은 다른 차량에 먼저 받친 뒤 자신들의 자율주행차 밑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사고 당시가 녹화된 동영상에는 다른 차량이 피해 여성을 먼저 치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샌프란시스코 경찰 측은 현재 사고와 관련한 목격자와 주변 감시 카메라 녹화 영상, 개인 휴대폰 동영상, 자율주행차 자체 동영상 등 모든 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 측은 이번과 같이 자율주행차가 연계돼 중상자가 나온 사고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자율주행차 여성 피해 여성 샌프란시스코 경찰 휴대폰 동영상

2023-10-03

NYPD, 퀸즈 소매치기 주의보

퀸즈에서 버스 승객을 대상으로 한 소매치기가 다수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뉴욕시경(NYPD)은 퀸즈 지역에서 비슷한 절도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고 밝혔다.   첫 사건은 8월 23일 신고됐다. 범인은 우든헤이븐불러바드와 자메이카애비뉴에서 Q52 버스를 기다리던 15세 남성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훔쳐 달아났다.   이와 비슷한 사건이 8월 25일~9월 20일간 8건 더 신고됐다. 피해자는 대부분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범인은 주머니나 가방에 있던 지갑과 휴대폰 등을 훔쳤다.   범죄 대상이 된 버스는 Q52(앰허스트~아번), Q53(우드사이드~로커웨이파크), Q7(이스트 뉴욕~로커웨이불러바드) 등이다.   최근 발생한 사건에선 피해자들이 모두 버스에 탄 상태로 지갑과 휴대폰을 도둑맞았다. 범인은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버스에서 내려 사라졌다.   범인은 주로 혼자 활동했지만 9월 1일 리버티애비뉴와 크로스베이불러바드에서 발생한 사건의 경우 공범이 있었다. 이들 중 한 명이 버스를 타려는 피해자를 가로막았고, 그 사이 나머지 한 명이 피해자의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NYPD는 이 사건과 관련해 아는 정보가 있다면 핫라인(800-577-8477)으로 신고를 부탁했다. 모든 신고는 익명으로 보호된다. 이하은 기자소매치기 주의보 퀸즈 소매치기 퀸즈 지역 지갑과 휴대폰

2023-09-26

[중국읽기] 화웨이 최신 휴대폰의 결정적 ‘하자’

“화웨이 5G폰, 드디어 샀어. 그립감 좋고, 대만족~ 근데 하나 문제가 있어. 통화할 때 잡음이 들려. ‘야오야오링씨엔~’이라는 소리가 반복돼….”   화웨이 신제품 ‘메이트 60 프로’의 불량 신고다. 중국 인터넷에는 지금 이 같은 불만이 쏟아진다. “자동차 운전 중 전화를 받았는데 내 폰에서도 ‘야오야오링씨엔’ 잡음이 들려, 불량품인가 봐….” 심지어 X(옛 트위터)에서도 하자 불만이 분출한다.   화웨이폰에서 잡음이 들린다고? 물론 아니다. 언어유희다.   화웨이 이사회 멤버 중 한 명인 위청둥(余承東)은 소비자 사업군 CEO다. 핸드폰 신제품 발표회 때 꼭 그가 무대에 오른다. ‘화웨이의 스티브 잡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신제품 설명회에서 위청둥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바로 ‘야오야오링씨엔(遙遙領先)’이다. ‘화웨이 제품이 경쟁 제품을 멀리 따돌리고 앞서간다’라는 뜻이다.   ‘메이트 60 프로’에서 ‘야오야오링씨엔’이 잡음처럼 들린다는 건 풍자다. ‘상대를 압도할 만한 품질’이라는 위청둥의 표현을 꼬아 만든 중국 특유의 말장난이다. 애국심에 불타는 청년들이 ‘하자 놀이’에 동참하고 있다. 그들은 ‘미국의 제재를 뚫고 이뤄낸 쾌거’를 그렇게 표현한다.   우리는 ‘메이트 60 프로’를 얘기할 때 7나노칩에만 관심을 둔다. 중국이 어떻게 미국 제재를 뚫고 기술을 확보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더 주목해야 할 건 중국 자급률이 90%를 넘는다는 점이다. 그러고도 아이폰과 갤럭시를 능가하는 5G 다운로드 속도를 구현하고, 최고 수준의 사진·동영상·3D 인식기술을 갖췄다.(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의 실제 측정) 핸드폰에 관한 한 중국은 이제 완결된 자국 내 서플라이 체인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 바로 ‘기술 블록(bloc)화’다. 그들만의 표준을 구축하고, 공정 기술을 완성하는 자립 구도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운영체제(OS)로 자체 개발한 ‘하모니(鴻蒙)’를 쓴다. 일찌감치 구글 안드로이드를 버렸다. ‘하모니’는 핸드폰뿐 아니라 자동차, 공장기계 등과 연계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메이트 60 프로’가 그렇듯 거대 ‘애국 시장’이 이 블록을 받쳐준다.   우리와 직결된 얘기다. 블록은 외부와의 단절과 배제의 다른 표현이다. 블록이 높아질수록 중국 시장은 우리와 단절될 수밖에 없다. 중간재로 얽힌 중국 기업과의 협력에 새로운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잡음 ‘야오야오링씨엔’은 그 흐름을 속삭이듯 말해준다. 한우덕 / 한국 중앙일보 차이나랩 선임기자중국읽기 화웨이 휴대폰 화웨이 신제품 화웨이 제품 화웨이 이사회

2023-09-18

[기고] 당신은 어떤 메일을 보내시나요

작가 류는 e메일을 보낼 때 완벽한 구조로 짜인 글을 쓴다. 형식에 흠이 없으면 수신자는 그것을 정보로 받아들이지 않고 오브제로서 ‘감상’하게 된다. 단어와 문장 길이가 음률을 띠고 있고, 편지 속에서 시적 언어가 돌출해 이것을 받는 이는 갑자기 자기 자신을 낯설게 느낀다.   그 이유는 첫째, 이 글을 쓴 사람이 생각하는 나와 진짜 내가 합치하는가. 둘째, 이 글에 부응할 만한 답신을 쓸 능력이 내게 있는가에 대해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상대가 보는 나와 내가 아는 자신의 자질은 종종 불일치한다. 평가절하된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을 테고, 그 반대도 많을 것이다. 나는 후자에 속하는데, 나와 같은 부류는 상대가 실망하지 않게 답장을 공들여 써야 한다.   본모습보다 부풀려진 이미지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실제와 이미지의 간극을 좁히도록 동기 부여를 받기 때문이다. 나는 류의 메일을 받으면 보도자료나 칼럼보다 잘 써야겠다는 부담을 느껴 이야기가 뻔히 전개되지 않도록 근간을 되짚다가 자세를 고쳐 앉는다. 그러곤 머릿속 생각을 정교하게 다듬고자 애쓰는데, 이 모든 행동은 고작 메일 한 통에서 비롯된 것이다. 거기서 관계의 윤리성이 새롭게 솟아난다. 따라서 요즘 문자생활의 대세가 된 e메일, 휴대폰 메시지, 댓글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   번역가 K의 메일에서는 단풍이 들거나, 구름이 흘러가거나, 비가 내린다. ‘좋은 봄날 되세요’ 정도가 안부의 대세인 요즘, 그의 메일은 주로 유럽의 예술과 사조의 숲길을 걷다가, 곁길로 나는 오솔길에서는 그 자신의 욕망 쇠퇴, 삐걱거리는 마음, 젊은이를 향한 애정 등을 내비친다. 그가 주로 먹는 음식은 두부이고 그걸 사러 자전거 타고 마트에 다녀온다는 얘기도 듣는데, 한 편의 스냅숏 같다. 그는 일상을 감각적으로 환기하는 능력을 지녔는데, 이런 이들은 편지함을 별도로 만들게 된다.   한편 이런 부류도 있다. 둘 사이에 생성되는 사적 언어들을 끊임없이 공문서 문장으로 되돌리는 사람. 김과 나는 일로 만난 사이가 아니어서 친구처럼 문자를 주고받아도 문제없다. 하지만 그는 회사 임원이고 조직생활을 오래 해서인지 사적인 문자도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쓰듯 한다. 그런 문장에 맞닥뜨리면 난 경직된 언어를 이완시키려 노력하는데, 한두 달 뒤 연락할 때 어투는 원위치 되어 있다. 관계에서 겪는 언어적 좌절감은 사고의 정지를 가져오고, 관계의 진전을 가로막는다.   물론 사적인 언어, 친근감 있는 언어가 꼭 우월하다는 뜻은 아니다. 이를테면 우정을 참된 공동체의 개념과 연관시켰던 발터 벤야민은 평생 거의 모든 인간관계에서 정교한 거리두기 전략을 취했는데, 편지나 대화에서도 사적인 문제를 엄격하게 회피해 친구 몇몇은 그 점을 못마땅해했다. 하지만 벤야민의 수많은 편지는 마치 한 편의 논문을 쓰듯 하거나, 자신의 독서 목록과 그에 대한 감상을 심지어 패러디 기법까지 동원해 담는 의기충천한 내용이었다.   몇몇 지인은 메일과 함께 음악을 보내온다. 음악으로 문자를 대신하는 것은 꽤 괜찮다. 다른 감각의 매개를 통해 관계를 확장하고 너와 내가 동일한 취향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이런 관계를 통해 한때나마 내가 전혀 듣지 않을 음악을 들었고, 그 가사나 곡조는 발신자와 단단히 결부돼 세월이 지나도 잘 잊히지 않는다.   반면 요즘 범람하는 이모티콘은 아무 느낌도 전달 못 할 때가 있다. 이모티콘은 반복 재생산되고, A에게서 받은 것을 B에게서도 받기에 고유한 느낌이 없는 데다, 고정된 이미지 속에서는 상대의 진짜 언어를 찾기 힘들며 긴 문자를 이미지로 땜빵하는 느낌도 들기 때문이다(물론 어떤 이모티콘은 정말 귀엽다).   우린 요즘 책이나 종이신문은 읽지 않지만, 오히려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문자를 쓰고 읽는다. 나와 내 동료들도 업무 시간에 교정지를 들여다보는 것보다 메일과 카톡과 메신저를 쓰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기도 한다. 이렇게 대량 생산된 문자들이 휴지통에 처박히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이데거는 야스퍼스와 한때 철학하는 동료로서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 그러던 중 하이데거 철학이 전진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고 실력이 앞서나가 그들은 결국 갈림길에 선다. 만약 내가 잘 쓰인 문장을 보낸다면 상대도 뒤처지지 않는 속도로 부합하고자 자기 삶을 돌아볼 테고, 그걸 문장으로 잘 직조해낼 것이다.   편지를 쓰는 나는 자신을 포장한다. 하지만 그 포장 속에는 상대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고 그에 맞춰 변하려 하기에 절반은 진실이다. 때론 꾸밈과 치장이 먼저 오고 그 틀에 맞춰 현실도 변해나가는 것이다. 그러니 폭주하는 문자의 세계에서 좀 더 그럴듯한 언어로 관계의 탁월함을 꿈꿔보는 건 어떨까. 이은혜 / 글항아리 편집장기고 메일 e메일 휴대폰 사적 언어들 언어적 좌절감

2023-05-05

[긴급진단 타운 안전한가] “순찰 활동 80시간 늘려…치안불안 해소 기대”

11일 LA한인타운 한복판에서 강도 사건이 발생해 10대 피해자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한인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LA지역에서 총격과 살인, 강도 등 강력범죄가 증가한 가운데 한인타운의 치안도 여전히 불안하다는 분위기다.     본지는 LA한인타운의 안전을 책임지는 올림픽 경찰서 에런 폰세(사진) 서장과의 긴급 인터뷰를 통해 최근 강도 및 범죄 유형과 치안 강화 노력 등을 들어봤다.     -올해 올림픽 경찰서 관내 강도 사건은.   “지난 3월 8일까지 총 11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45건에서 20.7% 감소한 것으로 좋은 신호다.”   -자주 보이는 범죄 수법이 있나.   “길거리에서 휴대폰을 노린 사건이 최근 매우 많다. 휴대폰을 강탈하거나 잡아채 가는 경우인데 사람들에게 지속해서 경고하지만, 여전히 피해가 크다. 길거리를 걸을 땐 꼭 주머니나 가방 속에 휴대폰을 넣고 꺼내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그들에게 범죄를 시작할 빌미를 주지 마라. 또한 길을 걸으며 문자를 하거나 영상을 보면 주위를 살피지 못하게 되고, 이는 범죄뿐만이 아니라 안전사고로부터도 취약하게 만든다.”     -강도와 절도의 차이는 무엇인가.   “예를 들어 휴대폰을 뺏는 상황이라고 가정하자. 무력(force)이나 두려움을 이용한다면 강도 사건이다. 협박하거나 총을 겨냥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경우가 포함된다. 반면 절도는 다르다. 두 가지가 있는데, 범행 과정에서 다치게 하거나 겁을 주지 않았지만, 갑자기 와서 채가는 경우는 ‘대형 절도(grand theft)’다. 피해를 본 직후에 겁이 나겠지만, 순식간에 벌어져 경황없이 당한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커피숍 등에서 자리에 놔둔 휴대폰을 한눈판 새 누가 가져갔다면 그 경우는 ‘일반 절도(regular theft)’다.”     -강도 사건의 체포율은 어떤가.     “다른 범죄에 비해 높은 편이다. 강도 사건의 경우 정확한 피해자가 있고 언제, 어디서 발생한 사건인지 실마리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걸 근거로 CCTV 영상을 확보하거나 잠재적 목격자를 찾기가 쉽다. 반면 차량 탈취나 빈집털이 등의 경우 피해자가 사건 당시 현장에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사건 발생 시각이나 용의자에 관한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치안 강화를 위한 노력은.   “몇 주 전부터 순찰 오버타임을 확대했다. 한주에 3~4일을 늘렸는데, 시간으로 따지면 한 주에 80시간 늘어났다. 8개의 시프트가 각각 10시간씩 더 근무하는 셈이다. 특히 순찰팀은 라디오 콜을 받지 않는다. 온전히 거리에 경찰 가시성을 높이고 안전 순찰을 위한 팀이다. 도보나 차로 다니면서 비즈니스 업주들과 소통하며 치안에 대한 애로사항을 살핀다. 법 집행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참여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다.”  장수아 jang.suah@koreadaily.com휴대폰 올림픽 치안 강화 올림픽 경찰 la한인타운 한복판

2023-04-12

[글로벌 아이] 삼성 휴대폰 직영 판매, 중국 벽 넘을까

중국인이 휴대폰을 사려고 할 때 가장 먼저 열어보는 앱(APP)이 ‘징둥(京東)’이다. 알리바바의 티몰(Tmall)이 다양한 제품을 앞세운데 반해 징둥은 믿을 수 있는 제품과 빠른 배송으로 신뢰를 얻었다. 가품(假品)이 많은 중국에서 징둥이 브랜드사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관방점’(官方店)이 대표적이다.   삼성 휴대폰을 파는 대리상은 많지만 징둥의 ‘삼성관방점’은 매장에서 사는 것과 차이가 없다. 현재 삼성 휴대폰 중국 매출의 60~70%가 징둥에서 나온다. 삼성 입장에선 징둥에 상당한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이를 배제하긴 쉽지 않은 이유다.   최근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영에서 D2C(Direct to Customer) 전략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자체 이스토어망을 통해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다. 소비자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브랜드 가치도 제고하겠다는 취지에서다. 1등 브랜드로서 중간 플랫폼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자신감도 묻어난다.   그룹 차원의 전략에 따라 삼성전자중국법인이 지난 1월부터 온라인 중국 삼성몰부터 직영에 나섰다. 갤럭시 커뮤니티와 VIP 고객을 위한 1대1 전문상담, AS 2년 보장 등 차별화한 서비스가 돋보인다. 장기적으로 징둥을 제외한 티몰·더우인 내 중국 온라인 판매망까지 직영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하지만 이같은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자체 판매망 구축보다 중국에서 삼성 휴대폰이 외면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가격에선 중국 현지폰에, 고가폰 시장에선 애플이 밀린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삼성폰이 왜 중국에선 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지에선 2016년 삼성 갤럭시 노트7 폭발 사고 당시 중국만 피해 보상국에서 제외한 것을 삼성의 큰 패착으로 꼽는다. 이후에도 삼성이 중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어떤 노력을 했었는지 묻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인을 상대하는 판매망 구축이 얼마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징둥이 삼성과 판매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경우 몰에서 삼성을 배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 시장에선 삼성이 아니라 징둥이 ‘갑’이다. 삼성이 징둥을 통해 판매하던 시장을 잃을 경우 타격은 오롯이 삼성의 몫으로 돌아간다.   삼성의 D2C 전략은 글로벌 시장으로 볼 때 유효하다. 다만 소비자 장악력이 높지 않은 1%대의 중국 시장에서 삼성의 소비자 직접 공략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박성훈 / 베이징특파원글로벌 아이 삼성 중국 휴대폰 직영 온라인 판매망 판매망 구축

2023-04-03

[이 아침에] 아들과 마마보이

한국을 다녀온 지 3개월 만에 또 비행기를 탔다. 2개월 사이로 모친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기 때문이다. 지팡이를 짚지 않고 다니는 걸 자랑스러워하던 엄마는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해 두 번이나 갈비뼈 골절상을 당했다. 갈비뼈가 붙으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빨리 낫고 싶은 욕심에 어혈을 푼다고 피를 뽑기도 하며 여기저기 병원 순례를 한 모양이다. 결국 피부에 괴사 증상이 보여 입원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요양사 센터장이 연락을 해주었다. 남동생이 아니고.   엄마 휴대폰으로 연락했으나 신호는 가는데 연결이 되지 않는다. 태평양 건너에 있으니 병원으로 뛰어갈 수도 없어서 마음만 애가 탔다. 혹, 경황이 없어 휴대폰을 집에 두고 가셨나? 별의별 생각을 하다가 입원한 병실 번호를 알게 되었다. 간호사에게 어찌 된 상황인지 물었더니 간호사 왈, 가족 중 한 사람만 통화를 하라고. 버스 타면 세 정거장 거리에 있는 동생 내외는 방문을 하지 않고 왜 전화만 거는 걸까? 화가 스멀거리며 밀려온다.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리턴 콜이 없다. 재가복지 센터장이 유일한 연락창구다. 간신히 엄마랑 통화하게 됐다. 한국에 갈 테니 조금만 참으라고. 수화기 너머 음성이 좋지 않다. 섬망 증상이 나타나는 듯싶다. 섬망은 노약자나 장기간 입원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한국에 간다는 소식을 들은 남동생에게 연락이 왔다. ‘엄마가 누나가 오길 원치 않는다’고. 병원 보호자는 자기라고. 형제간 분쟁이 시작될 모양이다.   갈비뼈 골절 후 하루 3시간 돌봄 서비스로는 충분하지 않아 모친 집에서 5분 거리에 사는 남동생이 밤에만 같이 기거하기로 했다. 모친은 동생의 요구대로 일정의 수고비를 매달 지불한 모양이다. 정리되지 않은 동생과의 갈등을 어떻게 교통정리를 해야 할지. 나는 깊이 잠들지 못했고 소스라치게 잠에서 깨어났다. 엄마를 돌본다는 조건으로 간병비를 받아가다니. 엄마를 퇴원시키기 위해 나는 페널티를 물어가며 예정보다 일주일 앞당겨 한국으로 향했다.   오래전 짓지 못했던 매듭을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 왔고 그 과정이 순조롭지 않을 거라고 여기니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냈다. 20년 전 부모님 살던 21평 단독주택이 재개발지역이 되어 팔리게 됐다. 그런데 나중에 남동생이 벌써 집 판 돈의 일부를 가져가 아파트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국제전화로 왜 나와 상의를 안 하고 결정했냐고 화를 내봐야 소용없는 일이 되었고 훗날 나대신 엄마를 잘 돌봐줄 거라는 기대만이 위로였다. 모친은 반 지하방에서 혼자 기거하며 생활했다. 내 몫으로 할당된 돈은 은행에 넣어놓고 그이자는 모친의 생활비에 보태게 했다. 하지만 은행이자율은 1%에 머물렀다. 동생의 아파트는 점점 가격이 올라갔고 내 몫으로 남겨진 현금의 가치는 점점 떨어졌다.   한국도 복지시설이 좋아져 독거노인에게 도시락이 제공됐다. 영양가를 고려한 도시락은 고기나 생선, 채소 반찬으로 균형 있게 짜여졌다. 그런데 요양사 말로는 남동생이 기거하게 된 후로는 엄마가 영양가 있는 반찬을 아들용으로 남기고 당신은 거의 맨밥을 드셨단다.   지금 가족의 허물을 드러내려는 게 아니다. 한때 아들에 편중되었던 시대의 말로를 말하고 싶은 거다. 얼마 전 결혼한 친구 딸이 1년 반 만에 이혼했다. 사위가 마마보이였다고. 권소희 / 소설가이 아침에 마마보이 아들 엄마 휴대폰 갈비뼈 골절상 한때 아들

2023-03-06

[이 아침에] 아들과 마마보이

한국을 다녀온 지 3개월 만에 또 비행기를 탔다. 2개월 사이로 모친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기 때문이다. 지팡이를 짚지 않고 다니는 걸 자랑스러워하던 엄마는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해 두 번이나 갈비뼈 골절상을 당했다. 갈비뼈가 붙으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빨리 낫고 싶은 욕심에 어혈을 푼다고 피를 뽑기도 하며 여기저기 병원 순례를 한 모양이다. 결국 피부에 괴사 증상이 보여 입원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요양사 센터장이 연락을 해주었다. 남동생이 아니고.   엄마 휴대폰으로 연락했으나 신호는 가는데 연결이 되지 않는다. 태평양 건너에 있으니 병원으로 뛰어갈 수도 없어서 마음만 애가 탔다. 혹, 경황이 없어 휴대폰을 집에 두고 가셨나? 별의별 생각을 하다가 입원한 병실 번호를 알게 되었다. 간호사에게 어찌 된 상황인지 물었더니 간호사 왈, 가족 중 한 사람만 통화를 하라고. 버스 타면 세 정거장 거리에 있는 동생 내외는 방문을 하지 않고 왜 전화만 거는 걸까? 화가 스멀거리며 밀려온다.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리턴 콜이 없다. 재가복지 센터장이 유일한 연락창구다. 간신히 엄마랑 통화하게 됐다. 한국에 갈 테니 조금만 참으라고. 수화기 너머 음성이 좋지 않다. 섬망 증상이 나타나는 듯싶다. 섬망은 노약자나 장기간 입원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한국에 간다는 소식을 들은 남동생에게 연락이 왔다. ‘엄마가 누나가 오길 원치 않는다’고. 병원 보호자는 자기라고. 형제간 분쟁이 시작될 모양이다.   갈비뼈 골절 후 하루 3시간 돌봄 서비스로는 충분하지 않아 모친 집에서 5분 거리에 사는 남동생이 밤에만 같이 기거하기로 했다. 모친은 동생의 요구대로 일정의 수고비를 매달 지불한 모양이다. 정리되지 않은 동생과의 갈등을 어떻게 교통정리를 해야 할지. 나는 깊이 잠들지 못했고 소스라치게 잠에서 깨어났다. 엄마를 돌본다는 조건으로 간병비를 받아가다니. 엄마를 퇴원시키기 위해 나는 페널티를 물어가며 예정보다 일주일 앞당겨 한국으로 향했다.   오래전 짓지 못했던 매듭을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 왔고 그 과정이 순조롭지 않을 거라고 여기니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냈다. 20년 전 부모님 살던 21평 단독주택이 재개발지역이 되어 팔리게 됐다. 그런데 나중에 남동생이 벌써 집 판 돈의 일부를 가져가 아파트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국제전화로 왜 나와 상의를 안 하고 결정했냐고 화를 내봐야 소용없는 일이 되었고 훗날 나대신 엄마를 잘 돌봐줄 거라는 기대만이 위로였다. 모친은 반 지하방에서 혼자 기거하며 생활했다. 내 몫으로 할당된 돈은 은행에 넣어놓고 그이자는 모친의 생활비에 보태게 했다. 하지만 은행이자율은 1%에 머물렀다. 동생의 아파트는 점점 가격이 올라갔고 내 몫으로 남겨진 현금의 가치는 점점 떨어졌다.   한국도 복지시설이 좋아져 독거노인에게 도시락이 제공됐다. 영양가를 고려한 도시락은 고기나 생선, 채소 반찬으로 균형 있게 짜여졌다. 그런데 요양사 말로는 남동생이 기거하게 된 후로는 엄마가 영양가 있는 반찬을 아들용으로 남기고 당신은 거의 맨밥을 드셨단다.   지금 가족의 허물을 드러내려는 게 아니다. 한때 아들에 편중되었던 시대의 말로를 말하고 싶은 거다. 얼마 전 결혼한 친구 딸이 1년 반 만에 이혼했다. 사위가 마마보이였다고. 권소희 / 소설가이 아침에 마마보이 아들 엄마 휴대폰 갈비뼈 골절상 한때 아들

2023-03-01

“민물고기 한 마리 먹으면 오염수 한 달 마시는 셈”

미국 전역의 개울, 강, 호수 등지에서 잡은 민물고기에 쉽게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이라고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 함량이 높아 민물고기를 한번 먹을 때마다 오염된 물을 한 달간 마신 양과 같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 환경보호청(EPA) 발표에 따르면 연방 정부가 사용을 금지한 합성 물질인 과불화옥탄설펀산(PFOS)이 개울, 강, 호수 등에서 잡은 물고기에 위험할 정도로 많이 포함돼 있다. 한 달에 단 1마리의 민물고기만 먹어도 0.048ppt(ppt는 1조분의 1)의 PFOS가 함유된 오염된 물을 한 달 동안 마시는 것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EPA는 지난해 PFOS의 식수 안전 기준을 0.02ppt로 낮췄다. 또 민물고기의 총 PFAS 수치는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물고기들보다도 278배 더 높은 것으로 연구 결과는 밝혔다.     PFOS는 수천 종에 이르는 PFAS 중 가장 흔하고 위험한 제조 첨가제 제품군의 일종이다. 눌음방지(non-stick) 요리기구, 휴대폰, 화장품, 식품 포장 등 수천가지 제품에 PFAS가 사용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PFAS를 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비교적 최근인 2020년에도 패스트푸드 포장지와 ‘환경친화적’이라고 홍보하던 섬유 용기에서 PFAS가 검출된 바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19년 데이터에 의하면 미국인 98%의 혈청에서 PFAS 화학물질이 검출됐다.     국립과학공학의학아카데미(NASEM)에 따르면 PFAS 계열은 고콜레스테롤, 간 손상, 면역저하, 암 등의 다양한 만성질환과 관련 있을 뿐만 아니라 성인과 어린이 모두 백신에 대한 항체 반응 저하를 초래한다.민물고기 오염수 패스트푸드 포장지 손상 면역저하 요리기구 휴대폰

2023-01-17

[열린광장] 온고지신

매번 반갑다. 조용하게 홀로 앉아 신문과 함께 하는 시간은 나의 빼놓을 수 없는 아침 일과다. 여기서 말하는 신문은 물론 전자신문이 아닌 종이신문이다.     요즘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 없이는 잠시도 견디지 못한다. 친구인 듯한 젊은 남녀 넷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아무런 대화도 없이 각자 열심히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는 장면을 얼마 전 한 식당에서 보고 삭막함을 넘어서 왠지 서글픈 생각마저 들었다.     몇 해 전 유럽 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사뭇 다른 모습을 보면서 내심 놀란 적이 있었다. 유럽 사람들은 그 당시 휴대폰 없이도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휴대폰 통화가 원활하게 연결되지 않아도 전혀 불안해하지 않았다.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을 보고도 놀랐다. 대신 그들의 손에는 신문이나 책이 들려 있었다. 간혹 전자책(E. BOOK)도 보였다. 미국 대도시에서 봤던 것과는 많이 다른 것이었다.      요즘 웬만한 것은 이메일로 주고받기 때문에 우체국에 갈 일도 많지 않다. 우표조차도 인터넷으로 주문하다 보니 우체국에는 소포를 보낼 때나 가게 된다. 그래도 우체부가 다녀가면 습관처럼 얼른 우체통을 열어 보게 되고 어쩌다가 혹 손으로 쓴 글씨라도 발견하게 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가슴이 두근거리기까지 한다.     스마트폰의 출현은 대화와 독서 시간을 빼앗아 갔다. 전자책과 종이책을 읽을 때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내용을 이해하는 깊이와 집중력에서 차이가 있음을 밝혀냈다. 전자책보다 종이책을 읽을 때, 다소 느린 감은 있으나 독자로 하여금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아냈다. 홀로 종이신문이나 종이책을 읽으면서 가지게 되는 사색의 시간은, 인간의 소통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가 된다.     매일 인터넷에 들어가 필요한 정보를 얻고 지인들과 이메일을 통해 소통하고는 있지만, 어쩐지 아직도 이메일보다는 자필 편지가,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이, 전자신문보다는 종이신문이 편하고 더 좋다. 더 정겹게 느껴진다.     부모의 강요에 못 이겨 마음에 없는 남자와 사랑 없는 결혼을 했지만, 끝내 옛 애인을 잊지 못하는 소설 속의 여주인공을 떠올린다. 때로는 편지 부치러 우체국에 가던 시절의 추억이 낭만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병 주고 약 주고 하는 세태에 실증을 느낄 때가 있다고 하면 꼰대의 푸념으로 들릴까.     세월 따라 살다 보니 나도 이제는 웬만한 소통을 인터넷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외출 시 응급상황에 대비하여 지니고 다닌다. 용도가 매우 제한적이고 텍스팅이나 통화 시간도 길지 않다. 집에서는 유선 전화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와도 가까운 편이 아니다. 될 수 있는 대로 옛것을 간직하고 싶은 심정이다.     굳이 온고지신(溫故知新)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옛것을 지켜가며 그것으로 미루어 새것을 익혀 가는 태도가 마음에 든다고 항변한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태를 따라가기에 벅찬 한 낙오자의 변(辨)인지도 모르겠다.    라만섭 / 전 회계사열린광장 온고지신 통화 시간 휴대폰 통화 독서 시간

202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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