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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원래 있는 것을 찾는 게 깨달음

깨우침을 얻으려면 계정혜(戒定慧)와 팔정도(八正道)를 우선 공부하고, 제행무상(諸行無常)과 제법무아(諸法無我)를 깨달으면 탐진치(貪瞋痴, 욕심, 분노,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해탈하고 열반에 든다고 불교에서 가르친다. 결국,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라는 것이다.     그런데 깨달음은 인간의 수행과 지혜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이니 인간의 육체가 없이는 깨달음의 수단이 없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제행무상과 제법무아를 깨달으면 자아(自我)란 존재는 원래 없는 것이다. 나란 존재는 육체에 의존해서가 아니라 늘 여(如如)히 그 자리에 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깨달은 분들은 깨달음이란 없는 것에서 무언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는 것을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으로 태어났기에 육체가 있는 것이고, 욕망도 있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의지도 생기는 것이다. 그것이 있기에 '깨달음' 공부에 매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욕심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버리라고 가르친다. 언뜻 이해가 안 된다. 서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은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의지란 욕망 내지 욕심이다. 이것이 있어야 에너지가 생기고, 목표가 생기고, 인간다운 삶을 산다는 것이다.     니체도 비슷한 사상으로 욕망의 순기능을 주장한다. 훨씬 전의 스피노자도 이성을 가진 욕망을 주장했다. 이처럼 욕망이 있어야 생기가 넘치고, 삶의 원천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욕망을 도덕주의에서는 숨기라고 가르친다.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지 말라는 것이다. 이것이 지나치면 억압이 돼 꿈에서 왜곡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프로이트는 설명한다. 그것을 풀지 않으면 히스테리나 신경증, 심하면 조현병에 걸린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깨우침의 세계는 무의식의 세계와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실제로 깨우친 분들의 뇌파를 보면 세타파가 많다고 한다. 수면 중의 뇌파가 델타파인데, 이것 다음으로 조용한 뇌파가 세타파인 것이다. 거의 몰입의 경지에 들어서는 순간,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문제들이 풀리고, 도파민과 같은 행복의 신경전달물질이 솟아난다.   만약, 그것이 화두였다면 불교에서 말하는 깨우침의 경지를 맛본 것일 테고, 과학자였다면 노벨상을 받을만한 연구의 결과를 맛볼 것이다. 그러므로 불교를 너무 깨달음을 얻기 위한 종교로만 이해하기보다는 몰입을 통하여 또 다른 정신세계와 만난다는 수단으로 수행을 하면 좋겠다.   몰입을 통해 뭔가의 깨달음을 얻으면 분명히 뉴런의 접속과 연결이 바뀌고 새로운 시냅스들이 생성될 것이다. 이런 것이 쌓이고 쌓이면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될 것이다. 아마도 앞으로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될 것이다. 대뇌피질이 변하여 마치 도통한 사람처럼 행동할 것이다. 이것이 깨우침이 아니고 무엇이랴.     그들의 몸에서는 알 수 없는 도인(道人)의 향기가 날 것이다. 인간의 몸은 화학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니 특유의 화학적 냄새를 풍길 것이다. 이런 것을 찾아서 후각을 활성화하는 물질을 개발한다면, 누구나 깊은 연구에 몰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세계가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 실례로 미국 병원의 한 간호사는 파킨슨병 환자의 환자복에서 특유의 냄새를 식별했고, 자기의 남편에게도 같은 냄새가 나는 것을 느끼고, 파킨슨병임을 확신했고, 진료의 결과 정말 그녀의 남편이 파킨슨병에 걸렸다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에 의료진은 냄새로 병을 인지한 사실에 경악했다고 한다. 가령, 반려견들도 자신이 암에 걸리면 냄새로 알고, 우울증세를 보인다고 한다. 앞으로 후각은 중요한 연구 분야가 될 것이다.    ◆박검진 단국대 전자공학과 졸업. 한국기술교육대에서 기술경영학(MOT)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반도체 특허협상팀 팀장, 하이닉스반도체 특허분석팀 차장, 호서대 특허관리어드바이저, 한국기술교육대 산학협력단 교수를 거쳐 현재 콜라보기술경영연구소 대표.    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깨달음 신경세포 파킨슨병 환자 하이닉스반도체 특허분석팀 화학적 냄새

2025-01-20

[문예마당] 의사가 환자가 되어 시작한 새해

십여 년 전에 ‘환자가 싫어하는 의사’, ‘의사가 싫어하는 환자’, 작년 이맘때는 ‘의료 방해와 의료사고 예방’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썼다. 글의 요점은 환자들과 의사, 의사들과 환자들 사이의 간격 좁히기와 도움이 되기 어려운 높은 기대치 허물기에 대한 것이었다. 서로 간의 관념과 관점을 이해하면 의사는 환자가 원하는 것을, 환자는 의사들이 알리고자 하는 것을 쉽게 이해하게 된다.   의사라는 직업은 밥벌이를 위한 것이 아니고 타고난 직업, 천직(天職)으로 분리된다. 즉 하늘이 준 일, 영어로는 vocation(보케이션)이라 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직업(occupation)과 구분하는데, 여기에는 봉사의 뜻이 내포되어 있다. 간호사, 교사, 종교인, 변호사도 직업인이라기보다는 천직을 가진 사람이라고 본다.   천직을 가진 사람들, 특히 질병을 다루는 의사들이 매일 천직의 관념을 잊지 않고 살아가기는 어렵다. 물질 만능주의가 강세인 현대를 살아가는 의사들은 학자금 대출 때문에 쌓인 빚을 잊고 살 수는 없다.     의과대학 학자금 빚은 탕감해 주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드물다. 2024년 1월 포브스 잡지는 의과대학생들의 평균 빚이 20만6924달러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졸업하는 시점부터 빚을 갚기 시작해야 한다. 빚에는 이자까지 포함되어 있다. 가정도 꾸려야 할 나이이다.   그런데 환자들이 기대하는 의사는 어떤가? ‘마르코스 웰비, M.D.’의 주인공 의사처럼 인자하고, 인정 많고, 한사람의 환자를 위해서 충분한 시간을 써 주는 의사가 주치의이기를 바란다.     ‘마르코스 웰비 박사’ 텔레비전 시리즈는 1970년대 ABC에서 방영되었던 인기 있었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천천히 움직이는 한가한 세상에서나 볼 수 있는 실화일 것이다.   얼마전 의사인 내가 환자가 되어 외래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받은 곳은 내가 의사로서 젊음을 보냈고, 그곳에서 은퇴한 메디컬 그룹이 운영하는 큰 병원이었다. 내가 활동하던 시기보다 수술프로토콜이 더 많이 세분되어 있었다. 병원의 운영과 의사 중심에서 환자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체재로 많이 변해 있었다. 내가 전직 의사라서 특별대우를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어느 정도 맞을지도 모르겠다.   수술은 오른쪽 어깨 근대의 파열을 보수하는 것이었다. 담당하는 가정의에게 어깨가 아프다고 알렸을 때, 진단에 필요한 엑스레이, 초음파, MRI 검사와 함께 물리치료 전문의에게도 의뢰되었다. 이어서 정형외과의사, 물리치료와 정형외과 보조 의사와도 몇 번 만나는 바쁜 한 달을 지났다.     수술을 하면 좋은 점, 나쁠 수 있는 점, 부작용 등등 세심한 설명과 내용이 적힌 팸플릿, 영상까지도 제공되었다. 옵션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어떠한 질병 치료에도, 좋든 나쁘든, 옵션이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옵션은 환자가 수술을 거부할 수 있는 옵션이다.   참고로 어깨 근대 파열은 테니스나 골프를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흔하다. 또는 무거운 것을 들어야 하는 직종을 가진 경우에도 발생한다. 나의 근대 파열 문제는 오랫동안 써서 생긴, 나이와 관련된 것이었다.     치료로는 수술 대신 운동을 하라고 권하기도 하는데, 운동은 근대 주위의 근육들을 튼튼하게 만들어서 병난 부위의 대치 역할을 시키는 방법일 뿐, 운동으로 잘린 근대가 이어지지는 않는다.   수술로 일단 단절되어 있는 부위를 연결해 주기로 했다. 요즘은 환부를 크게 오픈하지 않고 관절경(arthroscopy) 방법을 쓴다. 끄트머리에 꼬마 카메라가 달린 관절경을 관절에 집어넣고, 관절경이 실시간으로 보내 주는 정보를 TV 스크린을 통해서 본다. 외과의사는 환자의 확대된 환부를 스크린에서 보면서 수술한다. 참 좋은 세상이다.   수술하는 날, 새벽 5시 30분까지 입원 대기실에 도착했다. 미래 의료 동향서와 휴대폰만 갖고 갔다. 수술은 전신 마취였고, 하루 전날 밤부터 공복이어야 하였다. 입원 대기실에 도착한 후, 나와 보호자인 남편을 동석시키고, 자세한 개인 정보를 확인하고, 팔에 ID 팔찌를 끼워 주었다.     미래의료동향서를 건네니까, 이를 스캔하는 부서로 일단 보내고, 스캔 된 부분은 전자기록에 첨가된다고 친절히 알려주었다. 직원은 만약 의료사고가 생기거나, 전신 마취 중에 연락이 필요한 경우, 일 순위부터 가족들의 이름, 연락처가 정리되어 있는지도 확인하였다.   수술 대기실로 옮겨지고, 친절하고 명랑한 마취전문의, 마취 전문 간호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맥주사가 연결되었다. ‘잠깐 주무세요!’라는 속삭임 이후의 해프닝은 전혀 알 수도 기억나지도 않는다.   이론적으로만 이해하였던 내 환자들의 ‘육체적 아픔’을 경험하고 있다. 참을성의 문턱이 꽤 높은 나 자신에게, 실상 진통제가 필요할 만큼 심한 이 아픔은 적극적으로 침범해 온다. 시간이 약이라던 어른들의 말씀을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삼각기 팔걸이 슬링을 하고 다니면, 동정도 많이 받을 것 같다.   환자로 시작한 의사의 2025년이다. 아프지만 의미 깊은, 그래서 겸손하게 시작하는 새해이다. 그래서 그런지, 2025년은 힐링의 새해, 겸손과 나눔의 새해가 될 것 같은 좋은 느낌이 든다. 모니카 류 / 종양방사선학 전문의문예마당 의사 환자 정형외과의사 물리치료 주인공 의사 의사 의사들

2025-01-16

요실금 걱정 없이 자유로운 삶, 이렇게 시작하세요!

 요즘 요실금(urinary incontinence)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샌다고 하시고 소변이 새어서 속옷에 묻기도 하며 기침을 하거나 운동을 하고, 하품을 할 때도 간혹 소변이 샌다고 하신다. 건강에 심각한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생활을 매우 불편하게 하는 요실금은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창피해서든지 귀찮아서든지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든지 이 요실금이란 병을 방치할 경우 나중에는 악화되어 더욱 불편함을 느끼고 살 수도 있다.  그렇기에 요실금에 대해 알아보고 자연적으로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우선 방광과 요실금에 관하여 알아보자.   하루 정상 소변횟수는 7회 이하 정상 성인의 방광부피는 500cc 정도인데 보통 200-300cc에서 소변 마렵다 신호를 느끼게 된다. 소변이 좀 마렵네 라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좀 더 소변이 방광에 차게 되면 300-400cc 정도가 되고 이 때는 요의감이 상당히 강해진다. 보통 이때 소변을 보게 되는데 그 이하인 200-300cc에서도 소변을 보는 것이 무리가 없지만 그 이하인 100cc 미만에서 별로 소변양이 차지도 않았는데 소변을 보는 건 문제를 유발할 소지가 다분하다. 방광의 용적이 적어지고 탄성 또한 약해지면서 갈수록 소변을 참는게 어려워지는 악순환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방광조절기능에 장애가 오게 되면서 과민성 방광증세를 갖게 되며 불안하니까 소변이 조금만 방광에 차도 느낌이 심하게 오면서 하루 10-20회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 전두엽과 뇌줄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의도적으로 이성의 힘으로 조금씩이라도 참고 버텨서 방광에 소변이 100에서 200, 300cc로 되었을 때 소변을 방출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주간엔 보통 소변을 4-7회 보는게 정상인데 8회 이상을 넘기면 이때부터 비정상이다. 야간에도 소변을 한번이라도 보면 정상은 아니다. 무작정 참는게 좋은 것은 아니나 요실금 환자 본인이 1분-2분-3분이라도 좀더 시간을 끌고 소변을 늦게 볼 수 있을수록 우리의 방광은 적응하고 능력이 생긴다. 3분 또는 5분 10분 더 나아가 1시간이고 2시간이고 소변 보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방광 및 하부요로계(LUS) 기능장애의 증상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첫째 저장(storage) 증상에는 ▲  급박뇨(요의가 갑작스럽고 강하게 발생) ▲ 요실금(소변이 새는 증상)이 포함된다. 둘째 배뇨(voiding) 증상에는 ▲ 배뇨지연(소변을 보려 할 때 시작이 어려움) ▲ 간헐적 또는 약한 소변 줄기 ▲ 방광 비워짐의 불완전감(소변을 다 보지 못한 느낌) ▲ 야간뇨(밤에 자주 일어나 소변을 봄) ▲ 빈뇨(소변을 자주 봄) ▲ 이중배뇨(한 번에 소변을 다 보지 못하고 다시 봐야 함) 등이 포함된다.   요실금 원인 갈수록 고령자에게서 요실금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남성인 경우엔 전립선 비대증이나 전립선 암 치료 중인 경우에 요실금으로 고생하시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요실금이 방광 자체의 문제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만 그 외에도 환경에 의한 영향도 있고 평소 정신활동, 정신건강이 좋은지, 그 외에 질병상태, 건강상태가 어떤지, 운동 및 활동성이 좋은지에 따라 소변보는 능력도 영향을 받는다. 평소 당뇨병이 있거나 심장질환, 만성퇴행성관절염, 수면장애, 심각한 변비가 있는 분들도 요실금이 오기 쉽상이며 중풍후유증이나 파킨슨병, 우울증, 기억력저하 및 치매 환자들도 소변을 조절하는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요실금을 피해 나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요실금의 원인 중 또 다른 큰 문제는 약물과다 복용이다. 고혈압약으로 대표적인 안지오텐신2 억제제와 칼슘채널억제제, 소염진통제와 신경통에 쓰이는 가바펜틴 계열의 약물들, 그리고 변비약과 항콜린제 약물들이 과다하거나 혹은 어떤 체질에겐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보고가 되고있다. 향정신성약물들, 항우울제와 항불안제, 항콜린제 등은 몸과 마음을 모두 다운시켜서 일시적으로 편안해지지만 근본적으론 요실금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요실금 자가진단과 설문은 다음과 같다. ▲ 내가 요실금인지 확인하려면? ▲ 65세 이상이라면 1) 방광이나 소변문제가 있나요? 2) 원치 않는데 소변이 새는 일이 있었나요? 등이다. 이 두 가지에 예스라면 요실금 또는 방광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나이와 상관없이 과민성방광 증세가 있는지 확인하는 간단한 4가지 질문이 있다. 본 설문지의 특징은 비교적 간단한 4개 문항(빈뇨, 야간뇨, 요절박, 요실금)으로 이루어져 임상 적용에 용이한 장점이 있는데 아래의 증상이 어느정도의 횟수로 있었습니까? 최근 1주일간 당신의 상태에 가장 가까운 것을 하나만 골라서 점수의 숫자에 0표 해주세요. 진단기준은 ‘세번째 질문의 점수가 2점 이상이면서 총점이 3점 이상’을  과민성 방광으로 진단한다. 증상 중증도 판정은 ▲ 5점 이하: 경증 ▲ 6-11점: 중등도 ▲ 12점 이상: 중증 등이다.   과민성 방광 설문지 Overactive Bladder Symptom Score(OABSS)   한국에 대한배뇨장애요실금 학회에서 나온 좀 더 자세한 설문조항이 있다. ▲ 하루에 소변을 8번 이상 본다 ▲ 소변이 일단 마려우면 참지 못한다 ▲ 어느 장소에 가더라도 화장실 위치부터 알아둔다 ▲ 화장실이 없을 것 같은 장소에는 잘 가지 않는다 ▲ 화장실에서 옷을 내리기 전에 소변이 나온다 ▲ 소변이 샐까봐 물이나 음료수 마시는 것을 삼간다 ▲ 화장실을 너무 자주 다녀 일을 하는데 방해가 된다 ▲ 패드나 기저귀를 착용한다 ▲ 수면 중에 2번 이상 화장실을 간다. 이 중에서 한 개라도 해당되면 과민성 방광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빈뇨는 무엇인가?   대한비뇨의학회에 따르면 정상 성인이 1회 300ml 정도의 양으로 하루 5-6회 배뇨를 하는데 비해서 빈뇨는 배뇨횟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여 하루 8회 이상으로 증가하는 경우라고 정의하고 있다. 야간뇨는 정상 성인이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일어나지 않는 반면에 야간에 소변을 보는 현상을 정의 내리며 통상적으로 2회 이상 야간에 소변을 볼 때를 의미한다.   당신이 요실금이라면 네 가지(절박-요실금, 스트레스-요실금, 혼합형 요실금, 범람성 요실금) 중 어디에 속할까요? 요실금도 종류가 있는데 절박-요실금과 스트레스-요실금이 대표적이다. ▲ 절박 요실금은 화장실을 자주 가고 급하고 못참는 경우로서 과민성 방광(overactive bladder)으로 인해 발생하며, 방광근육의 과도한 수축이 원인이 되며 파킨슨병이나 뇌졸중, 또는 요로감염에 의해 악화되기도 한다. ▲ 스트레스 요실금은 기침, 재채기, 웃음, 운동 등으로 소변이 새는 경우다. 여성에게도 많이 보며 여성호르몬의 부족, 갱년기 장애, 골반근육, 음부근육 등이 약할 때 주로 오는 경우다. ▲ 혼합형 요실금은 이 두 가지가 모두 한꺼번에 있는 요실금이며 ▲ 범람성 요실금은 방광이 꽉 차 소변이 넘쳐 새는 증상으로서 당뇨병, 전립선 비대증, 척추에 문제가 있는 경우로 볼 수 있다.   필자는 4가지 중에서 절박+스트레스 요실금이 혼합된 환자를 제일 많이 보며 연령적으론 50-60대 갱년기, 폐경기 여성에게서 많이 본다. 다음 칼럼에서는 요실금을 약없이 자연 치료하는 운동과 그 외 좋은 음식, 피해야할 음식 등을 살펴보겠다.요실금 걱정 요실금 환자 요실금 자가진단 요실금 원인

2025-01-16

[열린광장] 본인만 모르는 병, 치매

고희가 갓 지나면서 건망증이 잦아졌다. 혈압약과 당뇨약을 복용했는지 긴가민가할 때가 가끔 있다. 그리고 아침에 잰 체온 수치가 저녁때쯤이면 얼마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마켓에서 누가 내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낯익은 사람이었지만 그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민망하고 당황해 한 적이 있었다.    건망증이 심화하면 치매로 발전한다는데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기우라 하기엔 자못 심각하다. 그 누구보다도 치매의 폐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15년째 양로보건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약 200여 명의 한인 노인들이 회원으로 참가하는 곳인데 대부분이 80~90대 시니어들이다. 이 연령대에서는 증상에 경중은 있으나 대부분 치매기가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치매 환자가 많은 편이다. 5~6년 전만 해도 두 달에 한 번 꼴로 신경정신과 의사를 초빙하여 치매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서 정보를 제공했는데 그때마다 나도 메모를 해가며 주의 깊게 경청하였다.   치매의 주요 증상은 기억력 저하, 혼란, 의사소통의 불편, 방향 감각 상실, 성격 및 감정 변화로 일상 생활 능력이 저하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진다. 65세 이상에서 발생하는 노인성 치매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 질환은 알츠하이머로 전체 치매의 약 70%를 차지한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으로는 오늘이 몇월, 며칠, 무슨 요일인지 모르고 자기가 놔둔 물건을 찾지 못하거나 똑같은 질문을 계속 반복해서 묻는다. 또는 돈이나 소지품이 없어졌는데 아무개가 훔쳐 갔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80대 초반의 한 시니어의 치매 사례는 서글프다. 본인이 용변을 보는 걸 아내가 도와줬는데 아내에게 사례를 하겠다며 20달러 지폐 한 장을 꺼내 줬다고 한다. 아내가 깜짝 놀라 손사래 치자 이 시니어는 “댁이 누구신데 내게 이런 친절을 베푸느냐”고 물었단다. 그 장면을 목격한 딸이 대성통곡했다고 한다.   모든 병은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한데 본인 자신은 치매에 걸렸는지 모르기 때문에 보호자나 가족이 조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치매는 병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어도 인지기능 개선제를 투여하면 그 경과를 늦추는 것은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치료 방법으로서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장병 등을 잘 조절하여야 하고 과음과 흡연을 금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고 될수록 두뇌를 많이 써서 인지 능력을 향상시켜야 하고 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은 필수적이란다. 특히 스트레스 받는 일은 절대 피하여야 한다고 했다.   학창 시절에 나는 암기력만큼은 남보다 뛰어나 암기 과목은 자신이 있었다. 지금도 국민교육헌장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끝까지 외울 수 있고 우리 회원 200여 명의 생년월일, 띠를 모두 기억하고 있다. 남들은 내 두뇌가 컴퓨터라고 부러워 하지만 가는 세월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되고 있다.   최근 치매 자가 진단법으로 내 자신을 검사해 보았다. 15개 항목 중 6개 이상 문항이 해당되는 경우,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치매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데 나는 3개 항목이 해당되었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 내가 치매 초기인지 확인하기 위하여 전문의를 찾아가 서둘러 검사를 받아야겠다.   치매에 걸려 장수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치매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지는, 100세까지 사는 것보다 지금이라도 자다가 고통 없이 죽는 편이 훨씬 낫다고 입버릇처럼 곱씹고 있다. 이진용 / 수필가열린광장 치매 노인성 치매 대부분 치매기 치매 환자

2025-01-09

남가주 의사 부부, 메디케어·메디캘 사기로 1천만불 벌금

메디케어 및 메디캘 사기 혐의로 적발된 남가주 의사 부부에게 거액의 벌금이 부과됐다.     가주 법무부는  롱비치, 엘몬티, 포모나, 밴너이스 지역 등에서 의료 사업체를 운영하는 모하마드 라세키 박사와 그의 아내 쉴라 부세리가 1000만 달러 벌금 납부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가주 법무부에 따르면 이들은 R&B 메디컬 그룹, 유니버설 다이애그노스틱 랩, 서든 캘리포니아 메디컬 센터 등을 운영하며 7년간이나 메디케어 및 메디캘을 허위로 청구했다.     이들이 납부할 벌금 중 400만 달러는 가주 정부에, 600만 달러는 연방 정부로 돌아갈 예정이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이들의 사기 행각은 지난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이뤄졌다. 부부는 환자 유치 업체를 선정,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킥백(kickback)’ 방식을 통해 영업해온 혐의를 받아왔다.   연방 정부는 ‘킥백금지법(Anti-Kickback Statute)’을 통해 병원에서 환자 유치를 위해 뇌물성 리베이트를 권유하거나 시도, 혹은 이를 수수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부부는 또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소유 중인 의료 검사 시설 이용을 권유하고, 검사 비용을 허위 청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주 법무부는 이들이 ‘스타크 법(Stark Law)’도 위반했다고 밝혔다. 스타크법은 의사가 재정적 이해관계가 있는 의료 시설에 메디케어 또는 메디케이드 환자를 추천 및 의뢰하는 것을 금지하는 연방법이다.   한편, 라세키는 지난해 12월 여성 환자 3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가주 의료위원회로부터 고발당했으며 이미 의사 면허를 반납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준 기자메디케어 메디 사기 의사 메디케이드 환자 캘리포니아 메디컬

2025-01-07

개인정보 유출 병원 '줄소송' 위기…굿사마리탄 등 소유 'PIH'

LA 한인타운 인근 굿사마리탄 병원을 비롯해 남가주에 여러 개의 병원을 소유하고 있는 ‘PIH 헬스 호스피털’이 환자 개인정보 관리 소홀로 피소됐다.  ‘PIH 헬스 호스피털’은 지난해 12월 랜섬웨어 공격으로 환자 1700만 명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번 소송은 피해자 중 한 명이 제기한 것이다.     LA 데일리뉴스는 위티어 지역 거주자 페르디난드 리베라가 본인의 민감한 개인정보 보호를 소홀히 했다며 PIH 헬스 호스피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지난 5일 보도했다.   리베라는 소장에서 PIH 헬스 호스피털이 환자 개인정보 관리, 사생활 침해 보호 등에 실패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신문은 리베라 케이스가 첫 소송이며, LA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에는 PIH 헬스 호스피털과 관련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12건 이상 접수됐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1일 해커들은 PIH 헬스 호스피털 환자들의 개인정보를 탈취했다며 요구 조건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해커들은 PIH 헬스 호스피털이 요구 조건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환자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 〈본지 2024년 12월 16일 A-4면〉   유출된 정보는 환자의 정밀진단 및 검진 기록 810만 건 이상이 담긴 개인정보로 알려졌다.   해킹 사건 직후 PIH 헬스 호스피털 소유의 LA 굿사마리탄 병원, 다우니, 위티어 병원은 랜섬웨어 공격으로 환자 진료 및 예약 등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병원은 환자와의 연락, 메시지 관리, 스케줄 확인 등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수술 일정도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한편 PIH 헬스 호스피털이 해커들의 요구 조건을 수용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데일리뉴스는 PIH 헬스 호스피털 측이 리베라의 소송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PIH 헬스 호스피털 아만다 엔리쿠에즈 대변인은 “우리는 커뮤니케이션, 임상 신청 및 기술 등을 온라인 상태로 안전하게 되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재 기자개인정보 줄소송 개인정보 유출 환자 개인정보 개인정보 보호

2025-01-07

애틀랜타 지역 독감 환자 급증

최근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병원을 방문하는 독감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매체 채널2 액션뉴스는 로즈웰 소재 병원의 루크 라트롭 박사의 말을 인용, “병원을 찾는 독감 환자가 500%나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A형 독감은 매년 겨울 미국을 강타하는데, 어린아이와 노인의 경우 폐렴과 같은 더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국적으로도 독감 사례가 증가세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 파악된 독감 환자는 전 주보다 12% 늘었으며, 조지아를 비롯한 동남부 지역에서의 독감 감염률이 ‘높음’으로 나타났다.   라스톱 의사는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몸이 안 좋아도 병원에 오는 경우가 드물다”면서도 "요즘 환자들이 많이 증가하면서 심한 증상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그는 새해 모임이 많은 1월까지 독감 환자들이 병원에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조지아 보건부(DPH)는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서 같은 기간 104명이 독감 증상 때문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독감 증상으로 몸살, 두통, 인후통, 발열 등이 있다. 독감에 걸리지 않고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주 손을 씻고, 아플 때는 마스크를 쓰며, 기침이 나올 때는 손바닥으로 입을 가리지 말고 팔을 굽혀서 막는 것이 좋다.   윤지아 기자애틀랜타 지역 독감 환자들 애틀랜타 지역 환자 급증

2025-01-02

[우리말 바루기] 감기 낳으세요?

인터넷에는 이런 그림이 올라 있다. “당신이 낳으라고 하신 우리 아들 감기예요” “아니 제가 언제…”라고 남녀가 대화하는 장면이다. 남자가 “감기 빨리 낳으세요”라고 인사한 것을 비꼬는 그림으로 생각된다.   주변에 감기 환자가 많은 요즘 혹여나 이처럼 “감기 빨리 낳으세요”라고 카톡이나 문자를 보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감기 빨리 낳으세요”는 구직 포털인 알바몬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충격적인 맞춤법 실수 1위에 오른 적도 있다.   ‘낳으세요’는 ‘낳다’의 어간 ‘낳’에 공손한 요청을 나타내는 ‘-으세요’가 붙은 형태다. ‘낳다’는 배 속의 아이를 몸 밖으로 내놓는 행위, 즉 출산을 의미한다. 따라서 “감기 빨리 낳으세요”는 감기를 빨리 출산하라는 얘기가 된다.   병이 원래대로 회복되는 것은 ‘낳다’가 아니라 ‘낫다’다. ‘낫다’는 ‘나아, 나으니, 낫는’ 등으로 활용된다. ‘-으세요’라는 어미가 붙을 때는 ‘ㅅ’이 탈락해 ‘나으세요’가 된다. 따라서 감기에서 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면 “빨리 나으세요”라고 해야 한다. 간혹 ‘낫으세요’라고 쓰는 사람도 있는데 이 역시 잘못된 말이다.   물론 ‘나으세요’를 ‘낳으세요’로 쓰는 건 단순한 실수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실수가 나오면 아무래도 체면이 깎이게 마련이다.우리말 바루기 감기 감기 환자 맞춤법 실수 우리 아들

2024-12-24

[열린광장] 본인만 모르는 병, 치매

고희가 갓 지나면서 건망증이 잦아졌다. 혈압약과 당뇨약을 복용했는지 긴가민가할 때가 가끔 있다. 그리고 아침에 잰 체온 수치가 저녁때쯤이면 얼마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마켓에서 누가 내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낯익은 사람이었지만 그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민망하고 당황해 한 적이 있었다. 같은 직장에서 친하게 지냈던 옛 동료였다.   건망증이 심화하면 치매로 발전한다는데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기우라 하기엔 자못 심각하다. 그 누구보다도 치매의 폐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15년째 양로보건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약 200여 명의 한인 노인들이 회원으로 참가하는 곳인데 대부분이 80~90대 시니어들이다. 이 연령대에서는 증상에 경중은 있으나 대부분 치매기가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치매 환자가 많은 편이다. 5~6년 전만 해도 두 달에 한 번 꼴로 신경정신과 의사를 초빙하여 치매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서 정보를 제공했는데 그때마다 나도 메모를 해가며 주의 깊게 경청하였다.   치매의 주요 증상은 기억력 저하, 혼란, 의사소통의 불편, 방향 감각 상실, 성격 및 감정 변화로 일상 생활 능력이 저하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진다. 65세 이상에서 발생하는 노인성 치매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 질환은 알츠하이머로 전체 치매의 약 70%를 차지한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으로는 오늘이 몇월, 며칠, 무슨 요일인지 모르고 자기가 놔둔 물건을 찾지 못하거나 똑같은 질문을 계속 반복해서 묻는다. 또는 돈이나 소지품이 없어졌는데 아무개가 훔쳐 갔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80대 초반의 한 시니어의 치매 사례는 서글프다. 본인이 용변을 보는 걸 아내가 도와줬는데 아내에게 사례를 하겠다며 20달러 지폐 한 장을 꺼내 줬다고 한다. 아내가 깜짝 놀라 손사래 치자 이 시니어는 “댁이 누구신데 내게 이런 친절을 베푸느냐”고 물었단다. 그 장면을 목격한 딸이 대성통곡했다고 한다.   모든 병은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한데 본인 자신은 치매에 걸렸는지 모르기 때문에 보호자나 가족이 조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치매는 병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어도 인지기능 개선제를 투여하면 그 경과를 늦추는 것은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치료 방법으로서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장병 등을 잘 조절하여야 하고 과음과 흡연을 금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고 될수록 두뇌를 많이 써서 인지 능력을 향상시켜야 하고 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은 필수적이란다. 특히 스트레스 받는 일은 절대 피하여야 한다고 했다.   학창 시절에 나는 암기력만큼은 남보다 뛰어나 암기 과목은 자신이 있었다. 지금도 국민교육헌장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끝까지 외울 수 있고 우리 회원 200여 명의 생년월일, 띠를 모두 기억하고 있다. 남들은 내 두뇌가 컴퓨터라고 부러워 하지만 가는 세월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되고 있다.   최근 치매 자가 진단법으로 내 자신을 검사해 보았다. 15개 항목 중 6개 이상 문항이 해당되는 경우,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치매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데 나는 3개 항목이 해당되었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 내가 치매 초기인지 확인하기 위하여 전문의를 찾아가 서둘러 검사를 받아야겠다.   치매에 걸려 장수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치매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지는, 100세까지 사는 것보다 지금이라도 자다가 고통 없이 죽는 편이 훨씬 낫다고 입버릇처럼 곱씹고 있다.   내 여생의 삶에서 자식과 주위 사람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진용 / 수필가열린광장 치매 노인성 치매 대부분 치매기 치매 환자

2024-12-24

BC주 비타민C 결핍 '괴혈병' 환자 10년간 700명 발생

 BC주에서 지난 10년간 700명에 달하는 비타민C 결핍 환자가 발생한 사실이 밝혀졌다.       BC주 보건부가 1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연속 매년 10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했고, 2021-22 회계연도에는 156명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사스카츄완주 북부 라롱주 원주민 마을에서는 51명을 검사한 결과 27명이 괴혈병 확진 판정을 받아 충격을 주고 있다. 현지 의료진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 특성상 더 많은 환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항해 시대 선원들의 질병으로 알려진 괴혈병은 비타민C 부족이 8~12주 이상 지속되면 발병한다. 주요 증상은 피로, 멍, 잇몸 출혈 등이며, 방치하면 내부 출혈과 적혈구 파괴로 사망할 수 있다.       BC주 보건부는 괴혈병이 전염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직접적인 통계를 내지 않고 있으나, 비타민C 결핍 수치로 간접적인 실태 파악에 나섰다. 올해 11월 말까지 4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의료계에서는 비타민C 수치 검사의 기술적 어려움을 지적하고 있다. 혈액 검사는 채혈 즉시 빛을 차단하고 영하 70도로 급속 냉동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요구된다.       지난 10월 캐나다의사협회지에서는 토론토의 한 65세 여성의 괴혈병 사례를 보고했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 여성은 가족의 도움 없이 통조림 수프, 참치, 흰 빵, 가공 치즈로만 식사를 해결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에서도 올해 유사한 사례가 발견되면서 선진국의 영양 불평등 문제가 국제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의료계는 빈곤으로 인한 신선식품 접근성 제한이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현장 의료진들은 발견된 환자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며, 전국적인 실태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원주민 마을과 같은 취약 지역과 고립된 노인층을 중심으로 영양 결핍 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분석했다.       BC주 보건부는 비타민C 수치 검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환자 발견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전체 검사 건수에 대한 정보는 집계되지 않아 정확한 발병률 파악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밴쿠버 중앙일보비타민 괴혈병 결핍 환자 괴혈병 확진 괴혈병 사례

2024-12-19

[잠망경] 주삿바늘과 아메리칸 치즈

내가 전 병원의 ‘lunch coverage’를 맡는 날, 점심시간 끝 무렵. ‘Code Green’, 위기상황을 알리는 확성기에서 명시하는 장소가 3층 식당이다. 어느 병동 환자가 무슨 일을 터뜨렸을까.   나이가 스물 안짝으로 뵈면서 좀 뚱뚱한 여자환자가 식당 앞 복도 벽에 등을 대고 바닥에 다리를 뻗은 채 ‘L-shaped’, 니은(ㄴ)자로 앉아있다. 병동직원 서넛이 그녀를 둘러싸고 무언지 큰 목소리로 설득하고 있는 상황. 환자는 눈을 아래로 깐 채 딴생각을 하고 있는 기색.   무슨 일입니까? 글쎄, 식사를 끝내고 다들 병동으로 돌아갔는데 이 환자 혼자서만 벽에 기대앉아 한마디 말도 없이 꼼짝달싹하지 않고 있는 거예요. 얘는 평소에 남들과 의사소통을 곧잘 하는 편입니까? 암, 그렇고 말고요.   이름이 뭐니? 도로시. 무엇을 원하는지 말해 보거라. 음, 치즈 샌드위치요. 금방 점심을 먹지 않았니? 그런데도 또 그게 먹고 싶어요. 직원에게 물어본다. 혹시 지금 식당에 치즈 샌드위치가 있습니까? 오늘 메뉴에 없었으니까 없을 겁니다. 얘는 늘 뭘 달라고 하는 버릇이 있어요. 우리가 오냐오냐, 하니까 다른 환자들도 따라 합니다.   주위에 다른 환자들은 없고 ‘Code Green’에 응수한 병원 직원들이 열 명이 넘는다. 환자는 얼른 자기의 소망이 이뤄지지 않을 것을 예감하고 복도 바닥에 드러눕는다. 간호사가 ‘주사’ 오더를 내려달라고 속삭이자마자 환자가 소리친다. 주사를 놔주세요. 나는 주사 맞기를 좋아해요.   도로시는 잠시 후 주사를 맞지 않고 물약을 마신다. 그리고 고분고분하게 병동으로 귀환한다. 몇 살이냐? 19살이요. 이마와 뺨에 여드름이 무성한 그녀가 기억에 남을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이내 대망의 치즈 샌드위치가 병동에 도착한다. 그녀가 빵의 겉 부분을 조심스럽게 떼어내는 도중 빵 두 쪽 사이에서 샛노란 치즈가 노출된다. 아, 저 사각형의 치즈. 오늘 새벽 내가 부엌 냉장고에서 꺼내 서서 먹던 바로 그 아메리칸 치즈.   대부분의 사람은 주사 맞기를 싫어한다. 더구나 왁자지껄한 가운데 여럿이 지켜보는 ‘Code Green’ 현장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우두커니 서서 날카로운 주삿바늘이 엉덩이에 꽂히는 상황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 도로시야, 너는 왜 주사 맞기를 좋아하느냐? 주삿바늘이 따끔해서 좋아요.   ‘injection, 주사’의 동사형 ‘inject, 주사를 놓다’는 어원학적으로 ‘안으로 던지다’라는 뜻. ‘~ject’로 끝나는 말로 ‘project, 투사하다’는 앞으로 던진다는 뜻. ‘reject, 거절하다’는 뒤로 던진다는 뜻. 이렇듯 ‘ject’는 기하학적이면서 다이나믹한 말이다. ‘deject, 낙담시키다’의 아래로 던진다는 뜻도 흥미롭다. 낙망이 희망의 반대말일까.   도로시는 치즈 샌드위치를 깡그리 먹어치운다. 병동직원들이 너에게 또 스페셜 트리트먼트를 해줬구나. 기분이 어떠냐? 좋아요. 그런데 그들이 왜 너에게 그러기를 꺼려하는지 알고 있니? 몰라요. 다른 환자들이 너를 질투하면 알게 모르게 큰 혼란이 일어난단다. 그녀는 뽀로퉁해서 나를 한참 째려본다.   다음 날 아침 그녀의 담당 의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간다. 그는 내게 고맙다고 말한 후 도로시가 자주 ‘Code Green’을 일으킨다고 투덜댄다. 그리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이렇게 덧붙인다. 그녀는 ‘IQ’가 약간 낮은 편이에요. 70 좀 아래랍니다.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아메리칸 치즈 아메리칸 치즈 치즈 샌드위치 병동 환자

2024-12-10

로컬 독감·폐렴 환자 급증…샌디에이고 보건당국 비상

샌디에이고 카운티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독감에 걸려 병원을 찾는 로컬 주민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집계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카운티 보건국에 따르면 지난주에만 독감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주민들은 300명 선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초만 하더라도 매주 50명 정도의 환자가 독감증세로 병원을 찾았지만 11월 중순에는 200여 명으로 늘었고 급기야 지난주에는 이보다 100여 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 들어 폐렴에 걸려 병원을 찾는 주민들도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운티 보건국은 지난해 11월에는 폐렴으로 종합병원을 찾은 환자는 거의 없었지만 지난달에는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서 폐렴 증세로 고통을 받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기침이 10일 이상 지속된다면 폐렴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른 질병도 마찬가지 이지만 폐렴도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샌디에이고 지역 주민들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률은 최근 크게 감소하고 있다고 카운티 보건국 관계자는 밝혔다.샌디에이고 보건당국 샌디에이고 보건당국 폐렴 환자 샌디에이고 카운티

2024-12-05

송판 격파 이벤트로 소아암 환자 후원

어바인의 탤리움 태권도장(관장 이승형)이 오렌지카운티 아동병원(CHOC)에 1만3814달러를 기부했다.   탤리움 태권도장 사범과 관원 등 9명은 지난 15일 오렌지 시의 CHOC를 방문해 CHOC 재단 측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이 돈은 소아암 환자 치료비 지원에 사용된다.   탤리움 태권도장은 지난 2일 어바인의 커널 빌 바버 공원에서 개최한 ‘2024 탤리움 헬스킥(HealthKick)’ 행사를 통해 기부금을 마련했다.     헬스킥은 태권도를 수련하는 학생 관원이 송판을 격파할 때마다 이들의 부모와 이벤트 참가자가 일정액을 기부하는 이벤트다. 탤리움 측은 지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헬스킥 행사를 열었으며, 총 13만 달러를 CHOC에 전달했다.   탤리움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공백이 길어졌지만 올해 탤리움 자원봉사위원회의 노력으로 헬스킥 행사가 부활했다. 올해 행사엔 150여 명의 주민이 참여해 태권도 시범과 송판 격파, 줄다리기, 바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며 나눔을 실천했다”고 설명했다.   관원들은 암 환자 어린이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이들이 암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길 기원하며 암(Cancer)이란 단어가 적힌 송판을 격파했다.   어바인 시와 태미 김 어바인 시의원, 조스 떡볶이, JHC 브랜드, 인튜이트, 세종 카피&프린팅, 치폴레 등은 이 행사를 후원했다.   이승형 관장은 “행사 전에 기부금 모금 대회, 온라인 기부 캠페인을 펼쳤고 행사 당일엔 음식과 각종 물품을 판매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행사 준비를 도우며 커뮤니티 봉사의 참 의미를 되새겼다”고 말했다.   또 “다시 시작된 헬스킥 행사를 통해 탤리움 가족 모두 하나 되어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이 매우 기쁘다. 앞으로도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나눔을 실천하는 태권도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탤리움 태권도장은 어바인에 본원, 터스틴에 분원을 두고 있다. 헬스킥 행사엔 본원과 분원 사범, 학생, 학부모 등이 모두 참가했다. 임상환 기자이벤트 소아암 송판 격파 소아암 환자 이벤트 참가자

2024-11-20

[주우진 내과] '소리 없는 살인자' 당뇨병 관리하는 획기적 방법

당뇨병은 흔히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린다. 사전 증상과 징후가 없어 위험 감지가 어려운 반면, 그대로 방치하면 눈이 보이지 않게 된다거나 발이 썩는 등 무서운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최근 자신의 혈당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한 '연속 혈당 측정기(CGM)'가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69세의 장거리 트럭 운전사 A씨는 직업 특성상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졸릴 때마다 당분이 많은 탄산음료나 에너지 드링크를 자주 마셨는데, 이것들이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그러나 CGM 사용 이후, 이 음료들이 혈당을 매번 300 이상으로 치솟게 만든다는 것을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눈에 바로 보이는 데이터는 A씨에게 큰 자극이 되었고, 결국 당분이 많은 음료를 완전히 끊을 수 있었다.   주우진 내과 전문의는 "현재 환자분은 체중이 많이 감량됐고, 무릎 통증도 줄어들었으며, 위산 역류 증상 역시 개선됐다"라며 "또 하나의 희소식은 이제 CGM이 더 많은 분들에게 접근 가능해졌다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에 따르면 메디케어를 포함한 여러 보험이 당뇨병 환자에게 CGM 비용을 지원하며, 보험 적용이 되지 않더라도 약 99달러로 3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두 개의 센서를 구입할 수 있다. 의사의 처방이 있으면 CGM을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맞춤형 식단 조정이 가능하다.   CGM은 사용법도 간단하여 보통 팔 뒤쪽에 붙이고 10일에서 14일 동안 유지된다. 샤워와 일상 활동에 지장이 없고, 만료되면 손쉽게 제거하여 폐기할 수 있다.   주 내과 전문의는 "당뇨병을 앓고 계시고 CGM이 도움이 될지 궁금하시다면, 주치의와 상의해 보실 것을 권한다. 저희 병원에 오신다면 성심성의껏 도와드리겠다. 의료진의 도움을 통해 CGM 데이터를 해석하고 식단 및 약물 계획을 최적화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모든 치료 방법은 개인에 따라 다르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당뇨병이 심각하거나 여러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에게 급격한 식이 변화가 필요할 경우 반드시 의사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주우진내과(Solid Primary Care)'는 환자 상황에 맞춘 당뇨관리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당뇨 외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골다공증, 심장병, 신장병 등 만성질환과 비만, 암, 심장병, 치매 등 예방의학이 전문이다. 가나안 메디칼센터 1층 복지약국 옆에 위치한다.   ▶문의: (310)294-8090     ▶주소: 903 Crenshaw Blvd,    #101, Los Angeles 주우진 내과 살인자 당뇨병 살인자 당뇨병 당뇨병 환자 획기적 방법

2024-11-18

"치매 환자 자산관리사 책임소재가 법적 쟁점"

남편의 치매 증상에도 은행 측이 부적절한 투자를 종용해 수천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한 한인 여성이 패소한 것〈본지 11월 12일자 A-1면〉은 향후 관련 법적 분쟁이 잦아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고객의 인지 능력 저하와 자산을 관리하는 금융 기관 사이 책임 소재가 고령화 시대를 맞아 새로운 법적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재판 기록을 보면, 치매 증상이 있는 남편 피터 돌저(87)씨는 법정에서 증언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양측 변호인단은 재판 진행 과정에서 돌저씨의 상태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할 정도였다.   그만큼 치매 증상이 명백함에도 법원은 은행 측의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데이브 노 변호사는 “부를 축적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를 하고 있고 동시에 치매 환자 역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시니어 자산 관리에 대한 명확한 규정 등을 고객이나 금융 기관이 명확히 인지하고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소송”이라고 전했다.   실제 재판 과정에서는 남편 피터 돌저씨가 2015년경 자신의 차에서 911에 전화하여 미행을 당하고 있다고 신고한 자료도 제출됐다. 2015년은 돌저씨가 JP모건에 투자 관련 자문을 구한 시기다.   당시 돌저씨를 진찰한 의료인은 “그는 3분 후에 ‘빨간색’, ‘컵’, ‘바닥’이라는 세 단어를 기억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그런 상황에서 돌저씨는 은행 측과 비공개 정보에 대해 고소하지 않겠다는 일명 ‘빅 보이 레터(Big Boy Letter)’에 서명했다.   재판 기록에 따르면, JP모건의 투자 상담가는 돌저씨가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여러 번 요구했고 ▶중동의 석유 생산량과 중국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자주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결국 아내인 윤씨의 증언만으로는 은행 측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하기 어렵다는 게 법원의 판결이었다. 또한, 돌저씨의 진단 결과 등이 은행 측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 병원에서 퇴원 후 빅 보이 레터에 서명이 이루어진 점 등도 판결의 요인이 됐다.   소비자 금융보호국 분석가이자 시니어 법률 정책 컨설턴트인 나오미 카프는 “이 소송은 인지 능력 저하가 시니어의 재정적 의사 결정과 독립적인 재정 관리 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더 많은 관심을 촉구하는 사례”라며 “금융 기관도 고객의 경고 신호를 감지하기 위해 더 많은 책임감을 갖고 교육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고령층의 금융 거래를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실제 인출 급증, 거래 처리 과정에서 이상 징후 포착 등을 탐지하고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금융 거래를 지연 또는 거절할 수 있도록 신고하는 시스템이 강화되고 있다.   한편, JP모건 측은 승소 이후 법적 다툼으로 인한 변호사 비용 등을 윤씨 부부에게 청구한 상태다. 윤씨 부부는 은퇴 자금 마련을 위해 JP모건에 3700만 달러를 투자했고, 약 5년 후 포트폴리오 손실로 150만 달러만 남게 됐다. 관련기사 한인 여성, 대형 은행과 자산 손배소 패소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자산관리사 책임소재 치매 환자 법적 쟁점 치매 증상

2024-11-12

[열린 광장] 월드시리즈와 의료 사고

1981년 10월24일,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 간의 월드시리즈 TV 중계를 보고 있을 때 중환자실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했다. 양키스의 강타자 레지 잭슨이 수비도중 강한 햇빛 탓에 공을 놓쳐 다저스 팬들이 즐거워하던 시점이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중환자실에선 의료 사고가 발생했다. 담당자인 신경내과 전문의의 잘못이었지만 치료에 관여했던 다른 전문의 4명도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한 사고였다.    대형 의료 사고가 발생하면 주치의뿐 아니라 치료에 참여한 다른 의사들에게도 책임을 묻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억울함을 느끼는 의사도 있지만 피해자에게 최대의 보상을 해주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생각한다.     당시 흉곽내과의로 치료에 참여했던 나도 꼼짝없이 몇십만 달러를 보상해야 할 처지였다. 그런데 환자 부모의 특별한 배려로 나는 소송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신 환자 측 변호사로부터 시간당 1000달러를 줄 테니 법정 증인을 해달라는 권유를 받았다.   하지만 나는 제안을 거절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솔직하게 설명했다. 법원에서 소환장이 오면 어쩔 수 없이 증인대에 서야 하겠지만 같은 지역에서 진료를 하는 동료 의사들에게 불리한 증언은 할 수 없다며 이해를 구했다. 다행히 환자 측 변호사는 나의 요구를 들어줬다.     이 사건은 두 가지 측면에서 내게 큰 전환점이 됐다. 첫째, 전문 치료 분야를 바꾼 것이다. 긴박하게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흉곽내과 대신 가정 주치의 역할을 하는 일반 내과의로 진료를 시작했다. 1982년의 일이다.     다른 하나는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인 미국에도 돈에 연연하지 않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확신이었다. 그 당시 환자 가족은 나도 소송에 포함했으면 보상금으로 몇십만 달러를 더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소송 대상에서 나를 제외했다. 평소 환자에게 친절하게 정성을 다한 결과의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그 후로 사람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됐다.     의사를 지망하는 후배 의학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환자 치료를 비롯해 모든 일에 정성과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큰 복이 온다는 사실이다.     이번 다저스와 양키스의 월드시리즈는 그래서 감회가 남다르다. “레츠 고 다저스(Lets go Dodgers!)”  최청원 / 내과 의사열린 광장 월드시리즈 의료 월드시리즈 tv 환자 치료 의료 사고

2024-10-27

[열린 광장] ‘영적사전치료지시서’(SCAD)란 무엇인가

임상목회자(Clinical Pastor)로서 ‘영적사전치료지시서(Spiritual Care Advance Directive)’라는 것을 자주 사용한다. 이는 환자의 ‘영적 돌봄(Spiritual Care)’에 대한 필요성을 담당 의료팀에 알리는 양식이다.       전국적으로 사용되는 ‘의료사전치료지시서(AHCD)’가 있는데 이는 의료상의 선택을 다룬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사용되는 ‘의료사전치료지시서{California Advance Health Care Directive}'는 2000년 7월 1일부터 AB 891 법에 의하여 공식 양식으로 병용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의 양식은, 환자가 의료결정위임자(DPOA)를 선임할 때 지정해 둔 가족이나 친지의 우선 서열이 없는 것이 특이하다.     아무튼 '영적사전치료지시서'의 배경을 알아두면 유익하다. 이는 환자 각자의 삶의 여정과 영적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이 다르다는 데서 시작한다. 환자들은 투병과 회복에 대한 관점, 그리고  삶의 단계에서 가지는 목표도 다양하다. 이에 따라 투병 목표를 표현하고 치료 과정에서 자신의 영적 돌봄 선택을 담당 의료팀에 미리 알리기 위한 양식이다.     이 양식의 작성에는 열네 가지 주제가 제시된다. 이에는 삶의 존엄성과 관련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내용은 무엇인가, 투병과 아픔의 의미와 소망은 무엇인가, 완전한 회복이 가능하지 않다면 당신에게 의미 있는 회복의 정도는 어떤 것인가, 삶의 시간 가운데 무엇보다 감사한 순간이 있었다면 무엇인가 등이다.     '영적사전치료지시서'는 참으로 소중하다. 환자 각자에게 심적·영적 가치관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병원 의료팀(IDT)의 특성상 환자 개인의 삶의 품위까지 돌보는데 시간을 할애하기는 어렵다.   이 SCAD양식은, 병원뿐 아니라 호스피스 케어, 팰리어티브 케어, SNF 와 같은 인가된 헬스케어 기관에서도 사용된다. 다만 이 양식은 환자의 삶의 질(QOL)을 향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지만 동시에 의료계의 스탠다드에 분명하게 상반되는 예외적 요청은 재작성을 요구할 수 있다. (CPC 4735)   내일(12일),  정신의학전문의 수잔 정 박사, 그리고 다수의 의료계 관계자자 공동으로 주관하는 '커뮤니티 헬스 페어(Community Health Fair)' 가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 열린다. 이 행사에 '영적사전치료지시서'에 대한 강의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영혼의 존엄성'에 관한 설명을 듣고 직접 작성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김효남 / HCMA 디렉터·미주장신 교수열린 광장 영적사전치료지시 scad 투병과 회복 헬스케어 기관 환자 각자

2024-10-10

[건강 칼럼] 얼굴에 갑자기 벼락 통증…‘3차신경통’

흔히 칼로 얼굴을 찌르는 것 같은 예리한 통증, 전기에 감전된 것 같은 통증으로 묘사되는 3차신경통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극심한 통증 중 하나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극심한 통증은 환자의 심신을 매우 쇠약하게 하며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3차신경은 얼굴의 감각과 음식의 저작 운동에 관여하는 제5 뇌신경으로, 가장 큰 뇌신경에 해당한다. 주로 뇌간 주변을 지나가는 혈관이 3차신경을 압박하여 발생한다. 여성의 발병률이 더 높으며, 발병 시점은 80% 이상이 50세 이상이다. 5~8%는 뇌종양이나 혹 등이 3차신경에 직접적으로 압박을 가해 발생하며, 2~9%는 다발성경화증이 원인이 된다. 다발성경화증이나 뇌 병변이 없는 환자들의 대다수는 노화로 인한 경미한 뇌의 늘어짐, 혈관의 경화, 확장 등 변형으로 인해 근처 혈관이 3차신경을 압박하게 되면서 발생한다.     3차신경통의 가장 큰 특징은 얼굴에 나타나는 반복적, 발작성 통증이다. 갑자기 나타나서 60-90초간 지속되다 사라지며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간혹 여러 차례 반복적인 통증이 나타난 후, 수 분에서 수 시간 타는 듯한 극심한 고통이 지속되기도 한다.       3차신경통의 치료는 일차적으로 약물요법이 우선돼야 한다. 많은 환자들이 약물에 잘 반응하기 때문이다. 특히 항경련제인 테그레톨이 많이 쓰이며, 통증 초기 환자의 약 60%가 통증 완화를 경험할 정도로 효과를 보인다. 테그레톨을 복용할 때는 간과 골수 기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해야한다. 간혹 한 종류의 약물로 적절히 치료가 되지 않을 때는 다른 약물을 추가로 사용해 통증을 조절하기도 한다.       약물 치료가 3차신경통을 적절히 제어하지 못하거나, 환자가 약물의 부작용을 견디지 못하거나, 또는 장기 약물 복용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우선 독성 물질을 통해 3차신경의 손상을 유발하여 통증을 조절하는 절제술(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 풍선압박술, 알코올블록술, 글리세롤을 이용한 신경차단술, 고주파열응고술 등)과 3차신경통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비절제 수술인 미세혈관 감압술(MVD)이 있다. MVD는 수술 전 MRI에서 명확한 혈관 압박이 확인되고, 1시간 전신 마취를 견딜 수 있는 환자들에게 시행이 가능하다. 이때는 성공률도 매우 높으며, 영구적인 얼굴 마비 위험이 낮고, 숙련된 외과의가 수술할 경우 합병증이 적으며, 45분의 수술 시간, 빠른 회복 등의 장점이 있다. 모든 옵션에는 장단점이 있으므로, 환자의 상태나 연령, 방사선 소견 등을 고려해 담당 외과 의사와 철저히 논의하고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안타까운 점은 3차신경통 환자의 대다수가 수년 혹은 수십년 동안 극심한 고통을 감내하다 결국 수술을 고려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통증은 통증대로, 또 약물로 인한 부작용까지 더해져 오랜 기간 고통받다 병원을 찾는 것이다. 따라서 약물 치료를 우선으로 하되, 효과가 없는 경우, 적극적으로 다른 방법을 찾아보고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것을 당부한다.     ▶문의:(323)913-4356 이정훈 / 신경외과 전문의·할리우드 차병원건강 칼럼 신경통 얼굴 3차신경통 환자 통증 초기 통증 전기

2024-10-08

[기고] 기록적인 열대야

지난해와 올해 여름 기온은 1850년대 기온 측정이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최장의 열대야(tropical night) 현상도 나타났다. 열대야의 정의는 밤(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의 최저 기온이 섭씨 25도(화씨 77도) 이상을 유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열대야라는 말은 일본의 한 기상 수필가가 1966년도에 출간한 ‘일본의 기후’라는 책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열대야 때는 후텁지근한 한증막 속에서 잠을 자는 것 같아 숙면을 취하기가 어렵다. 올해 한국에서는 추석에도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라 많은 사람이 적지 않게 놀랐다고 한다. 그 후에는 태풍의 진로 변경으로 인한 집중강우로 큰 피해도 발생했다.   열대야는 폭염(heatwave)과 관련성이 뚜렷하다. 지구의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폭염 및 열대야를 비롯한 이상 고온 현상이 일상화되어 가고 있다. 폭염은 인체 내의 생리적 변화와 연관되어 있어 인간의 유병률과 사망률 증가와도 직접적인 관련성을 갖는다.  또 폭염은 범죄 발생률과도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폭염이 지속하면 범죄 발생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여름철 범죄가 증가하는 것은 폭염과 관련성이 깊다고 한다.     폭염은 같은 강도라 할지라도 개인의 적응 능력과 지역적 기후 특성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심각한 것이 열 스트레스에 의한 온열 환자의 발생이다. 운동하면 체온이 오르고 땀도 난다. 하지만 이는 체내의 지방을 소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열 스트레스에 의한 온열 증상은 특히 노약자에게 치명적이다. 그만큼 시니어는 열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폭염 발생 일수가 증가할수록 시니어 등 인명피해가 늘어나게 된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 폭염에 의한 사망자 수는 태풍에 의한 사망자보다 3.6배나 많다고 한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9년간 한국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493명이나 됐다.       폭염에 의한 열 스트레스는 정신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즉, 폭염이 길어지면 정신질환 환자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낮에는 폭염으로, 밤에는 열대야로 인해 체력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폭염은 인간은 물론 동식물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 알래스카에서 야생 블루베리는 겨울철 원주민에게 필수 영양소를 공급하는 중요한 과일인데 폭염이 길어지면 야생 블루베리 수확량이 줄게 된다. 블루베리가 흉작이면 겨울철 알래스카 원주민의 비타민 D 섭취가 어렵게 된다. 블루베리에는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이 많이 함유돼 있어 섭취하면 체내에 비타민 D를 공급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체내에서 비타민 D를 생성할 수 없기에 외부로부터 공급받아야 한다.   알래스카의 의사들이 겨울철에 비타민 D 복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타민 D 결핍은 정신질환과도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폭염으로 인한 문제는 지구촌 한 곳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폭염이 발생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 폭우가 내리는 곳도 있다. 지구 전체적으로 보면 균형을 이루는 듯 보이지만, 기온 상승만큼은 막을 수 없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열대야 기록 폭염과 관련성 야생 블루베리 정신질환 환자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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