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주 비타민C 결핍 '괴혈병' 환자 10년간 700명 발생
복지국가 캐나다의 민낯…취약계층 건강 적신호
의료진 "21세기 캐나다서 이런 일이 벌어져선 안 돼"
BC주 보건부가 1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연속 매년 10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했고, 2021-22 회계연도에는 156명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사스카츄완주 북부 라롱주 원주민 마을에서는 51명을 검사한 결과 27명이 괴혈병 확진 판정을 받아 충격을 주고 있다. 현지 의료진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 특성상 더 많은 환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항해 시대 선원들의 질병으로 알려진 괴혈병은 비타민C 부족이 8~12주 이상 지속되면 발병한다. 주요 증상은 피로, 멍, 잇몸 출혈 등이며, 방치하면 내부 출혈과 적혈구 파괴로 사망할 수 있다.
BC주 보건부는 괴혈병이 전염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직접적인 통계를 내지 않고 있으나, 비타민C 결핍 수치로 간접적인 실태 파악에 나섰다. 올해 11월 말까지 4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의료계에서는 비타민C 수치 검사의 기술적 어려움을 지적하고 있다. 혈액 검사는 채혈 즉시 빛을 차단하고 영하 70도로 급속 냉동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요구된다.
지난 10월 캐나다의사협회지에서는 토론토의 한 65세 여성의 괴혈병 사례를 보고했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 여성은 가족의 도움 없이 통조림 수프, 참치, 흰 빵, 가공 치즈로만 식사를 해결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에서도 올해 유사한 사례가 발견되면서 선진국의 영양 불평등 문제가 국제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의료계는 빈곤으로 인한 신선식품 접근성 제한이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현장 의료진들은 발견된 환자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며, 전국적인 실태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원주민 마을과 같은 취약 지역과 고립된 노인층을 중심으로 영양 결핍 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분석했다.
BC주 보건부는 비타민C 수치 검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환자 발견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전체 검사 건수에 대한 정보는 집계되지 않아 정확한 발병률 파악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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