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한국어진흥재단, 한인타운 인근에 새 둥지

설립 30주년을 맞은 한국어진흥재단(이사장 모니카 류)이 한인타운 인근 베벌리 불러바드(3310 Beverly Blvd, LA) 소재 단독 건물로 입주해 지난 14일 개소식을 가졌다.     류 이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월세로 재단을 운영하다 단독 건물을 매입해 입주하게 돼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새 건물에서 “한국어 교사 및 예비 교사 연수 활동을 이어가고 저소득층의 비(非)한인들에게 무료로 한국어를 가르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인만이 아닌 더 많은 타인종에게 한국어를 전파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축사에서 ‘3D’를 강조했다. 헌신(Devotion) 전념(Dedication) 투지(Determination)를 갖고 앞으로 재단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이날 행사에는 최석호 가주 상원의원(37지구)도 참석해 축사했다. 그는 “미국으로 이주해 평화봉사단에서 한국어 교사로 활동했었기 때문에 한국어는 나의 존재의 의미와 같다”며 재단 활동을 격려했다.     최 의원은 이날 가주 상원 명의의 감사장을 류 이사장에게 전달했다. 최 의원은 감사장에서 “재단의 노력으로 지난 30년 동안 가주 고등학교 여러 곳에 한국어반이 개설됐다”며 “이같은 재단의 노력은 칭찬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LA 지역뿐 아니라 재단 소속으로 있는 뉴욕, 오하이오, 텍사스 등지에서 온 사람들도 참석했다.     재단 측은 LA통합교육구(LAUSD)의 공식 한국어 교재로 채택된 ‘에픽 코리안(Epic Korean)’의 판매 수익금과 한인들의 십시일반 기부가 모아져 자체 건물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류 이사장은 미국 정규 학교 등에 더 많은 한국어반을 개설하고 AP 한국어를 신설하는 활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어진흥재단은 미국 내 초중고등학교에 한국어반을 개설하고 이를 확장하는 노력을 가하고 있고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전파하는 일을 지난 30년간 진행해왔다. 한인 2세뿐만 아니라 타인종에게도 한국어 및 한국 문화를 알리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1995년 SAT2 한국어가 채택되는 것에 앞장섰으며 관련 시험 문제집 등을 발간한 것이 있다. 미국 내 한국어 교과서 ‘Epic Korean’을 2021년 발간했는데, 제작 기간은 3년이 걸렸다. 현재 미국 내 한국어 교사들의 한국 연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김영남 기자 [email protected]한국어진흥재단 한국어 한국어진흥재단 타운 한국어 전파 한국어 교사

2024-12-15

[아름다운 우리말] 맛을 번역하다

한국어의 번역에서 정말 어려운 어휘는 맛에 대한 표현이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한국어의 형용사가 가장 발달한 부분도 맛이나 색깔 관련 어휘로 보입니다. 아마 한국어의 맛을 다른 말로 번역한다면 금방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겁니다. 따라서 그 맛의 느낌을 구별하고 이해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래야 올바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번역은 어휘 대 어휘로 하는 것이 아니라 어휘 대 표현 혹은 표현 대 어휘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우리말에서는 한 단어인데 외국어에서는 설명해야만 알 수 있는 경우가 있는 겁니다. 이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죠.    한국어 단어를 외국어에서 문장으로 길게 설명할 수밖에 없는 게 바로 맛 관련 어휘입니다. 한국어의 맛에 관한 어휘를 볼까요? 달다, 쓰다, 맵다, 시다, 짜다 등이 있겠습니다. 물론 이 밖에도 세밀한 맛을 나타내는 어휘도 많습니다. 갑자기 ‘텁텁하다’가 떠오릅니다. 또한 우리말의 감각어는 서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국물이 시원하다고 하는데, 이는 맛을 나타내는 미각어도 될 수 있고, 날씨를 나타내는 촉각어도 될 수 있습니다. 종종은시각어나후각어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눈도 시원하고, 코도 시원하니 말입니다. 하긴 행동이 시원하기도 합니다.   달다의 경우에 외국어로 번역하면 한 단어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한국어는 정말 복잡합니다. 우선 달다라는 말은 안 좋다는 뜻이 될 수도 있습니다. 너무 달다는 말을 들으면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겁니다. 하지만 한국어 미각은 반복해서 사용하면 맛이 좋아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달달하다’가 바로 그 예입니다. 달달한 것은 좋은 겁니다. 사람들 사이에도 달달하다는 표현을 씁니다.     달다는 표현을 입맛 돌게 하려면 ‘-콤’을 붙이면 됩니다. 달콤이라는 말의 느낌을 한국인이 좋아하는 듯합니다. 상표에도 달콤은 자주 등장합니다. 아주 달지는 않고 약간 단 경우에는 달짝지근하다고 합니다. 단맛이 좀 덜한 경우에는 모음을 음성모음으로 바꾸어 들쩍지근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달다의 경우만 봐도 정말 복잡합니다. 들다라는 말이 달다는 뜻으로 쓰이지 않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쓰다의 경우도 한국어에서는 나쁜 맛이 아닙니다. 써도 좋은 맛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역시 달달하다처럼 쓰다를 반복하는 겁니다. 그런데 씁쓸하다고 하면 맛이 살아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모음을 바꾸어 쌉쌀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표현하면 맛있는 쓴맛이 되기도 합니다. 맵다의 경우는 반복해서 쓰지는 않고, 콤만 붙여서 사용합니다. 매콤하다는 표현입니다. 맛있게 매운 느낌입니다.     시다의 경우는 시큼하다는 표현이 있는데, 역시 모음 때문인지 맛있는 신맛의 느낌이 나지 않습니다. 이때도 모음을 ‘애’로 밝게 바꾸어줍니다. 새콤하다고 하면 맛있는 신맛의 느낌이 납니다. 짜다는 쓰다와 비슷합니다. 콤이 붙을 수는 없고 반복해서 짭짤하다고 합니다. 짭조름하고 찝찔한 맛으로 조금씩 느낌이 변화해 갑니다.    한국인의 입맛이 복잡하네요. 맛에 관한 말이 많다는 것은 맛에 관심이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맛은 달달하고, 쌉쌀하고, 짭짤한 맛입니다. 또한 달콤하고, 매콤하고, 새콤한 맛입니다. 정말 복잡하면서도 다양하네요. 그 밖에도 외국인이 어려워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맛의 표현이 있습니다. 얼큰한 국물과 칼칼한 맛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새콤달콤한 맛을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요? 만약 이런 말을 잘 번역하려면 설명을 더 해 주어야 할 겁니다. 번역을 맛있게 해야겠네요.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번역 한국어 단어 한국어 미각 색깔 관련

2024-12-08

내년 학기 FAFSA 신청…한국어 신청서, 통역, 가이드 새로 생겼다

미국 대학의 학비들이 1년에 최고 9만 달러가 넘는데 매년 수백만명의 학생이 대학을 다닐 수 있는 것은 사람을 키워서 사회를 발전시키겠다는 미국 교육 시스템 덕분이다. 특히 FAFSA로 대표되는 미국 대학 학자금 지원 시스템은 세계적인 성공 사례다. 학생마다 가정마다 지불할 수 있는 학자금을 계산해서 대학을 무사히 졸업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주거나 융자를 해주기 때문이다.   2024-2025년도 '연방 학비 지원 무료 신청서(FAFSA, Free Application for Federal Student Aid)'는  신청 접수 개시일까지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전체적인 접수진행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학생과 학부모, 심지어는 대학 당국조차도 원활하지 않은 신청으로 인해 제때 학자금 지원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를 우려했을 정도다. 결과적으로 2024년 11월 8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대학 신입생의 54%가 FAFSA를 신청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9%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갑작스러운 변경 사항을 반영하기 위해서 시스템을 수정하느라 신청 마감일을 연기했고 시스템 버그 같은 문제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교육부 관계자들은 현재 진행 중인 2025~2026년 FAFSA를 작성하는 데 있어 가정들이 더 원활하게 접수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재정 지원을 희망하는 학생은 누구나 FAFSA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를 근거로 대학과 주정부에서는 보조금 및 장학금을 결정한다. 대학생은 매년 재신청해 지원을 받아야 한다.     연방 교육부에서 정한 2025-2026년 FAFSA 제출 마감일은 2026년 6월 30일이지만, 대학과 주마다 마감일이 다르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3월2일이다.     연방 교육부에 의하면, 2020년 12월에 제정된 FAFSA 단순화법에 따라,  2025-2026년 양식은 원활한 신청 접수를 위해서 2024-2025년 버전과 일관성을 유지한다. 그럼에도 2025-2026년 FAFSA는 2024-2025년 FAFSA에 비해 일부 사항이 변경됐다.     ◆FAFSA 변경 사항   ▶지연된 오픈 날짜: FAFSA는 일반적으로 10월 1일에 시작되며, 이는 조기 전형 지원 마감일보다 훨씬 앞선 날짜다. 하지만 2024-2025년 양식에 큰 변경이 있었기 때문에 개시일이 2023년 12월 말로 연기되었다. 이러한 지연 접수 상황 때문에 많은 학생이 불안해했다.   지난해 겪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5-2026 FAFSA도 연기되었다. 원래 개시일인10월 1일부터 이 양식은 몇 차례의 테스트를 거쳤고, 일부 학생은 공식 발표일 전에 신청할 수 있었다. 올해 이 양식은 공식적으로 11월 21일에 모든 학생에게 공개됐다. 연방 교육부의 원래 목표가 12월 1일이었다는 점에서 보면 며칠 앞선 것이다.     ▶더 적어진 문항: 수년 동안 많은 가족이 FAFSA때문에 혼란스러워 했다. 이런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최대 질문 수가 100개 이상에서 대략 40개로 줄었다. 연방 교육부에 따르면 자산에 관한 문항은 특정 경우에 건너뛸 수 있는데 최대 펠 그랜트(연방 지원금) 자격이 있거나 가족의 '조정 총 소득'(Family's adjusted gross income)이 6만 달러 미만인 경우가 포함된다.     FAFSA는 이전에는 영어와 스페인어로만 제공되었지만, 이제 한국어를 포함해 11개 언어로 지원이 가능하다. 신청서에 사용되는 언어로는 만다린, 칸토니스(중국 광동어), 타갈로그(필리핀), 베트남어, 불어, 독일어, 아랍어, 러시아어, 크롤어(아이티) 등이다. 또한 통역이 제공되며 각 언어로 된 가이드가 제공된다.(11월26일 현재 한국어 가이드는 제작 중)     또한 학생들은 또한 FAFSA양식에 올려 놓을 수 있는 대학의 숫자가 이전 10개 대학에서 최대 20개 대학으로 늘어났다.     ▶FSA ID의 필수 생성: FAFSA 신청에 자신의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작성자(contributor)는 검증된 FSA ID를 가져야 한다. 승인에는 1~3일이 걸리므로 가족들은 미리 FSA ID를 만들어야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학생들은 FSA ID를 만들고 FAFSA 신청서에 바로 다음 학년도 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 소셜번호(SSN)가 없는 부모도 이제 FSA ID를 만들 수 있지만,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절차가 있다.   ▶필요성 기준 공식의 변경: 2024-2025년 수혜 연도부터 '예상 가족 기여금'(expected family contribution, 재정 지원 자격을 결정하는 공식)은 학생 지원 지수(student aid index)로 변경됐다. 새로운 필요성 기준 공식은 대학 재학중인 가족 구성원 숫자를 제외하고, 가족 농장과 소규모 사업을 고려하며 재정적 필요에 따른 연방 지원금인 펠그랜트에 대한 별도의 자격 기준을 만든다.   또한, 이혼 또는 별거한 부모를 둔 신청자의 경우, 가장 많은 재정 지원을 제공한 부모가 재정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전에는 학생이 지난 1년 동안 가장 많이 함께 살았던 부모가 재정 정보를 제공했었다.   ◆FAFSA 작성에서 꼭 알아야 할 것   교육 전문가들은 가정들이 고교, 대학 또는 훈련된 FAFSA 전문가와 함께 양식을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왜냐하면 양식이 바뀌었고 지난해 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는 것이다.     원래 FAFSA 지원은 무료이고 연방 교육부는 연방 학생 지원 정보 센터의 직원을 늘리고 주중 저녁과 토요일 연락 시간을 연장했다.   전문가들은 2025~2026년 FAFSA신청이 시작됨에 따라 가능한 한 빨리 신청할 것을 권고한다. 자격을 갖춘 학생이 신청하면 누구나 주정부와 대학에서 재정 지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일찍 양식을 작성해 신청하면 수정해야 할 사항이 있는 경우 약간의 지연 시간을 허용한다. 지원자는 자신이 다니려고 계획한 대학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 수 있게 된다.       ━   ▶ FAFSA 질문과 대답     -장학금을 포함한 재정 지원은 갱신 가능한가=일부 장학금은 특정 조건 하에 갱신이 가능하고, 다른 장학금은 한 번만 지원되며, 정부 지원은 일반적으로 매년 신청해야 하며 가족의 재정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외부 장학금을 어떻게 처리하나=외부 장학금은 용도가 제한적일 수 있고, 대출 금액을 줄이는 데 사용될 수 있으며 때로는 대학 지원이 감소할 수 있다.     -민간 대출과 연방 대출의 차이점은 무엇인가=민간 대출은 일반적으로 이자율, 연기 옵션 및 상환 벌금을 포함하여 다양한 면에서 다르다.     -졸업생 중 빚 없이 학교를 떠날 수 있는 학생의 비율은 얼마인가=많은 부모는 대부분 학생들이 극복할 수 없는 빚을 지고 대학을 졸업한다고 믿지만, 지난 10년 동안 학생들의 평균 빚이 감소했으며, 대부분이 졸업 시 빚이 3만 달러 미만이다. 대부분 학생과 가족들은 장기적으로는 차량을 구매하는 것보다 적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장병희 기자한국어 신청서 재신청해 지원 신청 마감일 재정 지원

2024-12-01

[네이티브 잉글리시] 한강은 ‘Han River’로 써야

지난 19일 서울시는 한강의 올바른 영문 표기를 ‘Han River’가 아닌 ‘Hangang River’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해당 영문 명칭을 사용하는 데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발표를 접하고 많은 영어권 출신 국내 거주자들은 당황스러웠다.     ‘Hangang River’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한강강’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언론 매체와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서 일관성 없게 사용되는 한강 영문 표기가 외국인 관광객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시 관계자는 명칭과 관련된 공식적인 민원은 없었다고 했다.   중앙그룹의 영자 신문인 코리아 중앙 데일리 (Korea JoongAng Daily)는 서울시의 요청을 따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코리아 중앙 데일리의 편집위원회 위원인 나는 이런 결정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신문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뉴스 전달의 핵심 요소로 뉘앙스까지 담겨 있다. 신문 기자는 사실 확인을 거친 심층적인 뉴스를 가장 효율적인 형태로 독자에게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 의무를 지키기 위한 도구가 바로 언어인 것이다. 기자는 단어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사용해 중복이나 혼동될 수 있는 사항을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Mount Halla’가 한라산의 정확한 영문 번역인 것과 같이 ‘Han River’는 한강의 정확한 번역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것처럼 한강을 ‘Hangang River’라고 표현하면 혼란을 없애기는 커녕 오히려 가중될 것이다.   말 그대로 ‘한강강’이 되어 ‘강’이라는 의미가 중복된다. 한국어 수준이 초급인 사람도 ‘강’이 ‘River’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한국에서 12년 이상 외국인으로 살면서 단 한 번도 한강을 영어로 표현할 때 ‘Hangang River’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한강’을 ‘Hangang River’로 표현하겠다는 것은 한국어에 대한 모욕으로도 볼 수 있다. 이는 한국어 ‘강’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어의 의미를 완전히 무시하고 불필요한 영어 단어를 추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외국인에게 어필하기 위해 스스로를 낮출 필요는 없다. ‘Han River’이나 ‘Hangang’을 사용해서 관광객들이 한국어로 ‘강(gang)’이 영어로 ‘River’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게 하면 된다. 미국과 멕시코를 관통하는 리오그란데 강은 ‘Rio Grande River’가 아닌 ‘Rio Grande’다. ‘Rio’가 스페인어로 강을 의미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짐 불리 /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네이티브 잉글리시 river 한강 han river 한강 영문 한국어 수준

2024-12-01

[아름다운 우리말] 사람을 번역하다

한국어 중에서 문화적 요소를 가득 담고 있는 것은 의외로 사람입니다. 사람을 부르는 말이나 가리키는 말만큼 문화를 담고 있는 게 없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문화인류학에서 언어를 조사할 때 가장 관심 있게 보는 것은 친족명입니다. 한국어는 세계적으로 특이한 친족어 체계를 보입니다. 한국어에서 사람에 해당하는 말만 잘 번역해도 번역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적으로 볼 때 어휘가 세분화된 것은 발달하였다는 의미이고, 관심이 많다는 뜻입니다. 한국어의 특징을 이야기할 때 ‘쌀’에 관한 어휘가 많다고 소개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국어에 쌀은 모, 벼, 쌀, 밥, 뫼 등으로 나타납니다. 뫼는 돌아가신 분께 바치는 밥입니다. 한국인은 쌀에 관심이 많고, 농경문화임을 보여줍니다.   한국어에서 친족명은 두 가지 특징을 보입니다. 하나는 위와 아래의 구별이 명확하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단어가 형, 언니, 누나, 오빠입니다. 많은 언어, 혹은 대부분의 언어에서는 위의 형제에 대하여 이렇게 자세한 구별이 없습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을 생각해 보시면 알 겁니다. 그런데 형제 중 아랫사람에 대한 구별은 지나치게 단순합니다. ‘동생’이면 끝입니다. 물론 여동생이나 남동생이라는 말도 가능합니다만, 동생이라고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른 언어 중에 이렇게 한 단어만 있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이런 표현의 차이는 위와 아래를 바라보는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남녀의 차이도 명확합니다. 아버지 쪽 남자 형제는 큰아버지, 작은아버지의 구별이 있는 반면 어머니 쪽 남자 형제는 그냥 위와 아래 상관없이 외삼촌이라고 합니다. 아버지의 여자 형제는 그저 고모입니다. 아버지의 누나인지 여동생인지는 상관이 없습니다. 큰아버지의 부인은 큰어머니, 작은아버지의 부인은 작은어머니라고 하는데, 외삼촌의 부인은 외숙모입니다. 어머니 오빠의 부인인데도 숙모라고 하는 것은 이상한 일입니다.   각 언어마다 친족어의 구별이 다르기 때문에 번역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외국인인 한국어 중에서 ‘내 동생’이라는 말이 가장 번역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일리가 있습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내 동생이라는 말을 번역해 보세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영어로 이모, 고모, 외숙모, 큰어머니, 작은어머니를 구별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죠. 번역에서 사람을 어떤 어휘로 번역할 것인가가 고통인 경우입니다.   선생님이라는 말도 번역이 어렵습니다. 한국에 오면 선생님이 너무 많다고 불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해가 갑니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선생님이라고 하니 말입니다. 예전에는 사장님이라고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직위를 모르면 무조건 사장님이라고 불렀던 겁니다. 요즘 가장 묘한 표현은 ‘언니’입니다. 언니라는 말은 나이 많은 사람에게 하는 말인데 나이 적은, 모르는 사람에게도 언니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외국인이 한국어 배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씨’를 높이는 말이라고 가르쳐서도 안 됩니다. ‘김 씨’라고 부르면 좋아하지 않습니다. 군이나 양은 이제 거의 쓰지 않는 말이 되었습니다. 누구를 존중에서 쓰는 말이라고도 하기 어렵습니다. 김 군이나 김 양은 오히려 무시하는 표현처럼 여겨집니다. 심지어 여사님이라는 말도 최근에는 일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되어 버렸습니다. 손님과 고객님은 어떤가요? 와이프나 서방님이라는 호칭어도 쉬운 말이 아닙니다.   한국어의 사람을 번역하는 게 정말 복잡합니다. 어쩌면 좋은 번역은 한국 사람을 잘 구별하여 표현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한국어 공부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에서 시작합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번역 큰어머니 작은아버지 한국어 배우기 한국어 공부

2024-12-01

"오산 미군 기지서 우리 한국어 교재 사용"

'젊은 할머니'로 보이는 모니카 류(한국명 전월화) 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은 1947년생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활력이 넘쳐 보인다. 아는 사람은 알지만 류 이사장은 이미 2019년 은퇴한 종양 방사선과 전문의다. 2007년 이전에는 의사와 관련된 활동, 가톨릭 봉사에만 참여했다. 그러다가 칼럼니스트가 된 것이 계기가 돼 자연스럽게 사회 활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더 활력이 넘치게 됐다.     최근에 창립 30주년을 맞은 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으로도 7년 째 활동하고 있으며 남가주 경기여고 동문회 회장 겸 이사장(2020-2022)을 역임했고 현재도 한국교육원 이사, 미주한인사연구위원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인생이라는 것이 한치 앞을 볼 수 없는데, 일상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새로운 무엇인가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꼭 무엇이 되겠다거나 무엇을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었죠."   2007년 중앙일보에 대중을 위한 건강 칼럼을 위해서 글을 주기적으로 쓴 덕분에 숨겨져 있던 재능이 나타나 미주 가톨릭 문인협회, 재미수필가협회, 재외동포재단에서 문학상을 받으면서 칠순이 넘어 '문인'이 됐다. 2011년에는 한국어진흥재단 이사에 선임됐다. 그러다가 3번의 거절 끝에 2017년 2년 임기의 재단 이사장이 됐다.     그는 "의대에 진학한 것도, 미국에 오게 된 것도, 종양 방사선 전문의가 된 것도 따지고 보면 꼭 무엇을 해보겠다는 생각은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럼 여기서 한가지 궁금한 것이 생긴다. 원대한 계획도 없고 시간에 쫓겨 살며, 두 딸의 엄마, 바쁜 전문직 종사자는  대단한 성공이 어려운 것인가.   최근 한국어진흥재단은 아담한 자체 사옥을 마련했다.   명칭에 '한국어'라는 이름이 들어 있으니 한국 정부에서 운영 자금이라도 받을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한국어 진흥 재단은 처음부터 한인 사회에 한국어,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고 발전시키자는 취지로 시작한 순수 민간 비영리단체이기에 미국에서 매우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자체 사옥을 마련하는데 단 1센트도 한국 정부나 한국 기업, 심지어 한인 사회의 어떠한 지원도 받지 않았다. 자체적인 사업 운영으로 자체 사옥을 마련한 첫 LA한인 단체가 됐다. 알려진 바로는 대한민국 정부가 없었던 일제 강점기에 이민 선조들이 힘을 모아 회관을 마련한 이후 첫 사례다.     자체 사옥 마련이라는 꿈의 실현에는 마침 사회 봉사활동에 열심이었던 모니카 류 이사장의 경험과 실력이 주효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전임 이사장의 속삭임에 속아서(?) 이사장이 됐는데 당면 과제가 있었습니다. 중고생 대상 한국어 교육을 위해서 훌륭한 한국어 교재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한국어를 쓰는 인구는 대략 8000만 명이 넘는다. 남북한만 해도 상당히 여러 종류의 교재가 있다. 그래서 미국 중고생용 한국어 교재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언뜻 납득하기가 어려운 얘기다. 미국 학교 정규 교재로 쓰기 위해서는 모국어로 쓰는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혹은 2세가 다니는 주말 한국 학교에서 사용하는 수준이 아닌 비한국인이 사용할 수 있는, 매우 엄격한 기준에 맞춰야 한다. 진짜 실력 있는 교육 전문가들이 만들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교과서 저술 위원회는 류 이사장의 진두 지휘 아래 시작됐다. 류 이사장이 역사 깊은 여학교인 말보로스쿨 재단 이사를 10년간 경험했던 것이 큰 밑거름이 됐다.     "투명하고 공정하고 공식적인 방법으로 발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우선 저자를 구하는 공고를 냈다. 미 전역을 대상으로 널리 알려 훌륭한 교재를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참여할 교육 전문가를 찾았다. 6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지원한 30명에 대해 철저하게 심사했다. 이들을 15명으로 줄이고 또 절반으로 줄이고 최종적으로 3명으로 좁혔다. 혹시라도 '원칙'과 '실력' 대신 '인정'과 '인맥'으로 저자를 선정하지 않기 위해서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방법을 선택했던 것이다. 이들 저자 3명은 원래 전혀 모르던 사이였는데 매주 토론하고 작업을 하면서 팀워크가 다져졌고 나중에는 서로 연락하는 친한 사이가 됐다.     엄격한 기준을 지키며 좋은 저자를 선정한 것은 물론 고액의 저자 원고료부터 제작 비용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부담하는 등 일종의 벤처(모험사업)는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를 불러왔다. '에픽 코리안'은 미국에서 2번째로 큰 LA통합교육구를 비롯해 남가주, 북가주, 텍사스, 오리건, 오하이오 등의 7곳 교육구에서 한국어 과목 정식 교재로 채택됐다. 심지어 한국 오산 미군 기지 안에 있는 중고교에서도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에픽 코리안'의 판매 대금이 이번 자체 사옥 구입의 종자돈이 됐음은 물론이다.   류 이사장은 인생 전성기에 경험했던 다양한 봉사 활동 덕분에 인생 후반기에 비영리 단체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2018년 류 이사장은 대한민국 문제부로부터 한국어진흥재단을 대표해서 대통령상 포상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서울 경기여고 동문회에서 시상하는 '제31회 자랑스러운 경기인'상을 받았다. 전세계에 한국어를 널리 알린 업적이 인정 받은 것이다.     류 이사장에게는 평생 후원자이며 카이저 퍼머넨테에서 산부인과 전문의로 함께 은퇴한 남편 류지선 박사와의 사이에서 큰 딸 조앤(종양방사성과 전문의)씨와 작은 딸 진(UCLA연구교수)씨가 있다.  장병희 기자한국어 교재 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 최근 한국어진흥재단 한국어 진흥

2024-11-24

어흥 문화축제서 한국어 실력 뽐내

어바인 세종학당(학당장 태미 김) 학생들이 지난 8~10일 풀러턴 다운타운 플라자에서 열린 어흥 문화축제의 마지막 날, 평소 갈고 닦은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찰스 버넷, 맬리사 콘로이의 사회로 진행된 한국어 말하기 잔치에서 대럴 호킨스, 베티 쇼, 토니 첸, 조슈아 미사, 카즈호 바바 등 5명 학생은 한국어, 한국 문화에 대한 열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국어로 진솔하게 전했다.   특히 지난 봄 열린 ‘한국어 말하기, 쓰기 대회’의 쓰기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쇼는 세종학당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경험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첸은 음악을 전공한 성우라는 자신의 특성을 살려 한국 문화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내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고 최우수상을 받았다. 쇼는 우수상을, 나머지 참가자는 참가상을 각각 받았다.   릭 김 어흥축제위원장은 시상식에서 “학생들의 뛰어난 한국어 실력과 열정에 감탄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바인 세종학당 관계자는 “학생들의 수준 높은 한국어 실력과 열정적인 발표가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행사에 참석한 많은 한인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타인종의 열정과 실력에 큰 박수를 보냈다”고 전했다. 또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어 교육의 성과를 입증하고 지역 사회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어바인 세종학당은 겨울 특강 등록을 접수 중이다.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koreanamericancenter.org)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문의는 전화(949-535-3355)로 하면 된다.문화축제 한국어 한국어 실력 한국어 교육 한국어 한국

2024-11-12

한인 유권자에 쏠린 눈 "보팅 파워 발휘할 때"

5일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거주하는 카운티의 지정된 투표소에 들러 투표할 수 있다.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1일까지 진행던 사전투표는 거주하는 카운티 투표소 아무데나 들러 투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선거 당일은 투표소가 지정돼 있기 때문에 온라인(mvp.sos.ga.gov/s/)으로 확인한 후 방문해야 한다. 이날 오후 7시까지 대기 줄에 서 있으면 투표할 수 있다.   투표를 위해서는 먼저 유권자 등록이 돼 있어야 하며, 온라인으로 먼저 확인해볼 수 있다. 투표소에서는 신분증을 제시하면 된다. 만약 부재자 투표용지를 신청했다면 이날 오후 7시까지 지정된 ‘드롭 박스’에 넣으면 된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귀넷 카운티는 2016년부터 조지아 최초로 스페인어로 된 공식 투표용지를 제공한다. 한국어로 된 공식 투표용지는 없지만, 온라인(gwinnettcounty.com/departments/elections/sampleballots)으로 ‘샘플 투표용지’를 볼 수 있어 투표소로 가기 전에 참고하면 된다.   특히 올해 투표용지에는 주민투표 질문 3건도 함께 묻는다. 영어가 서툴러 복잡한 질문이 헷갈릴 수 있어 미리 보고 가는 것이 좋다. 귀넷 카운티 주민의 경우 마지막 질문에 귀넷 대중교통 확장안을 위한 세금 부과 찬성 여부를 묻는 질문이 있다.   영어로 투표하기 어렵다면 통역사를 대동할 수 있다. 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협회(AAAJ) 애틀랜타 지부는 메트로 각지에 60여명의 통역사를 파견한다. 이 중 한국어 통역사는 10여명으로, 주요 투표소에 배치되거나 전화로 호출될 수 있다. 디캡 카운티의 한인 아파트, 둘루스 쇼티하웰공원 투표소 등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을 도울 예정이다.   제임스 우 AAAJ 대외협력부장은 “도움이 필요한 한인 유권자들은 404-955-7322로 전화해 통역사를 요청하거나 투표소까지 라이드를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지아 기자한국어 핫라인 샘플 투표용지 공식 투표용지 부재자 투표용지

2024-11-04

한글 보급 힘쓴 모니카 류 ‘자랑스러운 경기인’ 선정

  한국어진흥재단의 모니카 류(사진) 이사장이 최근 경기여고 동창회로부터 ‘자랑스러운 경기인’에 선정됐다. 이 상은 1994년부터 가정과 사회, 더 나아가 인류 발전에 공헌한 경기여고 출신들에게 주어지는 영예다. 조선 마지막 공주인 이혜경을 비롯한 삼성문화재단 홍라희, 배우 김혜자, 환경부 장관을 지낸 김명자 씨 등 내로라하는 여성들이 이 상을 받았다. 그는 2017년부터 재단 이사장으로서 한국어진흥재단이 미국내 260개 초중고등학교에 한국어반을 개설하고 한국어 교재를 출판·보급하는 등 미주동포의 뿌리 교육과 정체성 확립에 기여하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에게도 종양방사선학 전문의, 수필가, 동화 작가, 시인, 칼럼니스트 등 여러 직함이 붙는다. 다음은 류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그간 여러 일을 해왔는데.   “수많은 한국의 여성들이 그렇듯 나도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을 하며 반세기를 살아왔다. 그중 하나가 한국어진흥재단에서 해온 봉사다. 한국어 수업을 미국 내 정규 학교에 신설했다. 현재 200여 개 학교에 한국어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간접적으로 애국자가 됐다.”   -봉사의 원동력은.   “디아스포라인 나는 영어와 한국어권을 넘나들면서 두 세계 속에서 살아왔다. 음식, 예절, 언어, 문화 등이 모두 섞였다. 그러나 내 일상의 모든 것은 한글이라는 뿌리 위에 있었다. 삶이라는 세상의 바다를 떠돌다가 풍파에 밀려 허우적거릴 때도 침몰하지 않았던 건 한글이라는 토대 위에 세워진 정체성 때문이었다.”   -한글 보급이 왜 중요한가.   “한인들은 어느 곳에 정착하든 두 가지 일을 했다. 첫째는 한글을 가르치고, 둘째는 공동체를 이루었다는 점이다. 세계 어느 곳에 있어도 한글을 잊지 않았다. 이를 위해 달려온 선구자들이 많다. 나는 선구자는 아니지만 배턴을 이어받아 다음 주자에게 넘겨줄 때까지 열심히 뛰는 단거리 경주자다.”   -현재 한글 교육의 현황은.   “남가주에서만 80개 학교, 총 332개 학급에서 한국어 반이 운영 중이다. 8500여 명이 한글을 배우고 있다. 아직 할 일이 더 많다. 한국어와 영어로 된 이중언어 교과서가 필요하고, 교사 양성, 인프라 구축 등이 더 잘돼야 한다. 최근에는 한국어진흥재단이 비영리단체로는 최초로 사옥도 마련했다. 비혈통, 저소득층 학생에게도 한글을 가르치는 장소로도 쓰이게 될 것이다.”   -수상 소감은.   “나는 오늘도 한글 신문을 읽고, 한글로 글을 쓴다. 미국에 뿌리를 내리면서 나의 의식과 사고의 줄기를 키우고 있다. 이 상은 나를 더욱 겸손하게 만든다.”   ━       ☞ 모니카 류 이사장은   한국 이름은 전월화다. 경기여고 54회 졸업생이다. 졸업 후 이화여대 의과대학, 뉴욕주립대학에서 종양 방사선학을 전공했다. 이후 LA로 와서 카이저 병원에서 일했고 45년째 이곳에서 살고 있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경기인상 게시판 한글 보급 한국어 보급 한국어 수업

2024-10-22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UHC, 메디케어 혜택 개선

미국 최대 규모의 건강보험 회사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 헬스케어가 2025년 메디케어 가입 및 변경 기간(AEP)을 맞아 주요 혜택을 확대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2025년을 위한 메디케어의 연례 가입 기간은 10월 15일에 시작해 12월 7일에 종료된다. 이 기간 동안 가입된 메디케어 플랜은 2025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유나이티드 헬스케어는 “현재 2025년 메디케어의 주요 변경 사항을 분석하여 많은 분들이 2025년에 가장 적합한 메디케어 플랜을 이해하고 선택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다”며 “고객들을 위해 세 가지 사항을 변경했는데, 이들 변경 사항은 모든 독립형 메디케어 처방약 플랜과 처방약 혜택이 포함된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플랜에 영향을 미치기에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유나이티드 헬스케어의 첫 번째 변경 사항은 혜택 공백(Coverage Gap)을 없앤 것이다.   이로써 파트 D 처방약 혜택은 앞으로 ▶연간 회원부담액(deductible) 단계: 플랜에 처방약 회원부담액이 있는 경우, 회원은 이 금액에 도달할 때까지 약 비용 전액을 지불해야 할 책임이 있다 ▶최초 혜택 단계(Initial coverage stage): 최초 혜택 단계에서 회원은 코페이(co-pays) 또는 공동부담액(coinsurance)을 지불해야 한다 ▶위기 상황 혜택 단계(Catastrophic coverage stage): 회원과 회원의 담당기관이 메디케어 혜택이 제공되는 약품에 대해 총 2000달러(회원부담액에 대한 금액 포함)를 지불한 후, 회원은 위기 상황 혜택 단계로 바로 이동하여, 플랜 연도의 나머지 기간 메디케어 혜택이 제공되는 파트 D 약품에 대해 0달러를 지불하게 된다.   두 번째는 파트 D 처방약의 최대 회원 지출액이 더 낮아진다.     2024년에 모든 메디케어 회원의 경우 보험 회사와 관계없이 파트 D 최대 회원 지출액은 8000달러였다.   그러나 2025년의 최대 회원 지출액이 그 어느 때보다 낮아졌는데, 회원과 회원의 담당기관이 총 2000달러를 지불한 후,  회원은 플랜 연도의 나머지 기간 메디케어 혜택이 제공되는 파트 D 처방약에 대해 코페이먼트 또는 공동부담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세 번째는 새로운 처방약 지불 플랜(Medicare Prescription Payment Plan)이다.   메디케어 처방약 지불 플랜은 새롭게 선택하실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네트워크 약국에서 처방약을 받을 때 모든 회원 지출액 비용을 한 번에 지불하는 대신, 플랜 연도 동안 월별 청구서로 이러한 지불을 분산할 수 있다.   한편 메디케어 및 연례 가입기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한국어 전화번호(877-718-3682)로 문의하거나, 뉴욕·뉴저지 아시안 정보 센터(136-02 Roosevelt Avenue, Flushing, NY 11354/ 350 Broad Avenue, Palisades Park, NJ 07650)를 방문하면 친절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메디케어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메디케어 한국어 상담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새 처방약 플랜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파트 D

2024-10-16

“나는 한국말 못 해도, 내 아이는 배웠으면”

#. 뉴욕 롱아일랜드의 한인 2세 이 모 씨. 이 씨는 지난달부터 8살 딸을 데리고 매주 주말 한글학교로 향한다. 1970년대 미국으로 이민 온 이 씨의 부모님은 일하느라 바빠 이 씨에게 한국어를 가르치지 못했다. “성인이 된 후 나를 ‘코리안-아메리칸’이라고 소개했지만, 정작 한국어로는 인사 정도밖에 할 줄 모르는 스스로가 부끄러웠다”는 그는 “나는 한국말을 못 하지만, 내 아이는 제대로 배워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굳건히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K-팝 열풍, K-드라마의 선풍적인 인기 등에 힘입어 한국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과거와 달리 자녀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한인 부모들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예전에는 누가 물어보기 전까지는 한국에서 왔다는 말도 안했어요.”     1950~1970년대 미국에 도착한 이민 1세대들은 자녀에게 한글을 가르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생계 유지 때문에 여력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자녀가 주류 사회에 더 빨리 적응했으면 하는 마음에 의도적으로 한글을 가르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미주한국어재단 이광호 이사장은 “이민 초기에는 자녀를 빨리 적응시키기 위해 한국어를 쓰면 꾸중을 할 정도였다”며 “당시에는 한글학교도 몇 개 없어 멀리 사는 한인 자녀들은 의지가 있어도 한국어를 배우기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2024년 현재, 뉴욕 롱아일랜드시티에서 한글학교를 운영 중인 조이스 김씨는 “아이들 반은 물론, 부모와 함께 한국어를 배우는 클래스도 마감된 상태”라며 “어릴 때 한국어를 배우지 못한 한인 2세 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부끄럽게만 느껴져 사용을 지양했던 언어에서 자랑스러운 우리의 모국어로 탈바꿈하기까지 수십년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 김 씨는 “우리 어릴 때는 몇몇 교회에서 운영하는 한글학교를 제외하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지금은 기회가 훨씬 늘어나 많은 2세 부모들이 어릴 때부터 자녀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뉴욕한국교육원에 따르면 올해 뉴욕 일원에서 운영 중인 한글학교는 총 87개, 학생 수는 7268명에 달한다.     김 씨는 “한글학교 운영 초기에는 10명 중 3명 정도가 교포 학생이었으나, 현재는 절반 이상이 한인 2.5~3세 혹은 한국 혼혈 학생들”이라고 설명했다.   어릴 적 한글을 배운 2세 부모들 역시 자녀를 데리고 한글학교를 찾는다.     뉴저지 참지혜한글학교 권미숙 교감은 “한글학교에 오는 2세 부모들은 크게 세 가지”라며 “본인이 한국어를 못 배운 아쉬움에 자녀를 데리고 오는 경우, 어릴 적 한글학교에 가기 싫었지만 결국 배워 놓으니 성인 된 이후 취업에 도움이 되는 등 활용도가 높아 자녀도 가르치려는 경우, 배우자가 타민족이라 집에서 영어만 써서 외부 기관에서라도 한국어를 배우게 하려는 경우 등”이라고 전했다.     다만 한글학교에 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권 씨는 “20년 넘게 미국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지만, 예전에 비해 학생들의 한국어 수준은 떨어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한국어보다 영어 사용이 편한 부모들이 많아지다 보니, 주말에 잠깐 배운다고 해도 실력 향상이 더디다는 설명이다. 권 씨는 “2세 부모들도 한국어를 함께 배운다거나, 집에서도 한국어로 대화하는 비율이 높아져야 제대로 된 한글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윤지혜 기자한국말 훈민정음 미주한국어재단 이광호 한국어 교육 한국어 수준

2024-10-08

백인이 읊은 ‘즐거운 편지’<황동규 시인> 대상…578돌 한글날 기념 시낭송 대회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이 제578돌 한글날과 가주 한글날 선포를 기념하기 위한 ‘2024 미주 한국어 시낭송 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미국거점 세종학당, 세종특별자치시, 세종특별자치시 문화관광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대회는 한글의 아름다움, 한국 시와 문학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국어와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자 열렸다. 가주뿐만 아니라 콜로라도, 조지아, 뉴욕, 텍사스, 펜실베이니아 등 여러 지역에서 참여해 한국 시와 문학에 관심을 보였다.   이번 대회 대상은 USC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있는 블레이크 레빈스(사진)가 수상했다. 레빈스는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를 낭송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즐거운 편지’는 기다림의 고통스러운 감정을 사랑으로 표현한 시”라고 전했다. 이어 “가장 친한 한국인 친구와 그의 가족들과 잊을 수 없는 여름을 보낸 후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불확실했던 일련의 감정에 공감해 이 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총 10명이 입상했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를 낭송한 프리야 치터와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를 낭송한 오드리 메이어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정상원 LA한국문화원장은 “앞으로도 한글, 한국어, 한국 문화의 세계화를 지속 및 확대하겠다”며 “한국어에 대한 깊은 감성과 정서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경준 기자게시판 la한국문화원 한국어 la한국문화원 미주 정상원 la한국문화원장 미주 한국어

2024-10-08

애틀랜타 공항 한국인 추방 빈발

한국인이 애틀랜타의 하츠필드-잭슨 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강제 추방되는 사례가 최근 들어 이어지고 있다.     불법 파견 근로가 늘면서 공항 출입국 심사당국은 ‘한국인-사바나-전자여행허가제(ESTA)’라는 세 연결고리가 적발되면 우선 제동을 걸고 있다.   한국인 위모씨(42)는 지난 2일 오전 애틀랜타 하츠필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국토안보부 세관국경보호국(CBP)으로부터 입국 거절을 받고 본국으로 추방됐다.     양국간비자면제프로그램인 전자여행허가제를 이용해 입국한 그는 브라이언 카운티 엘라벨 시에 위치한 지인의 집에서 3주간 머무르며 남부 관광을 할 계획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CBP측은 “도심 명소 인근도 아닌 현대차 메타플랜트 공장이 있는 지역에 여행차 들른다는 것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체류 장소가 공장 근로자를 위한 공유숙박업 밀집지역인 점과 여권 발급일시가 얼마 되지 않은 점도 취업 목적 입국의 정황 근거로 해석됐다.     이날 당국은 위씨와 같은 항공편을 이용한 50대 한국인의 한식당 불법 취업 계획도 적발해 함께 강제 귀국시켰다.     위씨는 “CBP 심사를 도와준 한국어 통역사가 아시아권 입국자 중 일평균 3명은 본국 송환되는 추세라고 귀띔했다”고 전했다.     애틀랜타 총영사관의 성명환 경찰영사 역시 “불법 취업의 여파로 혼자 입국한 40~50대 한국인 남성이 앨라배마주 몽고메리를 목적지로 언급할 경우 입국이 까다롭다”고 말했다.     양국 간 왕복 항공권을 제시해 귀국 의도를 증명하고 심사관의 의심을 피해 가는 수법 역시 발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조지아 현지 한인여행사 관계자는 “현대차 공장 인근 협력업체들의 항공권 구매대행 문의가 많은데, 그중 70~80%는 입국 후 한 달여 뒤로 예약해뒀던 귀국편을 취소하거나 재발권해 최장 체류기간(90일)을 채운다”고 전했다.     문제는 CBP가 항공권 판매대행업체를 이용한 것 역시 불법 취업을 추정하는 근거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데려온 사람이 입국 거부돼 이중으로 항공편 비용을 지불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며 “항공편 발권시에 이용 목적을 알리지 않으니 여행사 입장에서는 입국의 합법성 여부를 알 길이 없다”고 밝혔다.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 기업들이 인건비와 인력 조달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정식 취업비자 없이 불법 취업을 조장하는 데 있다.     텍사스주 잭슨-워커 로펌 소속 신상민 기업이민 전문변호사는 “한국 기업과 만난 첫날부터 우리는 취업비자에 대한 설교를 늘어놓게 된다”며 “관련 업계 사람들을 만나 업무회의를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기술적 엔지니어링 일을 시작하는 순간 불법이 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얇은 차이를 무시하고 공장 안에 허가받지 않은 노동자를 두지 않겠다는 정부와의 약속을 어기는 순간 법적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채원 기자애틀랜타 빈발 공항 출입국 애틀랜타 총영사관 한국어 통역사

2024-10-07

[열린광장] 한국말은 까다로운가?

“교수님!  한글은 이 세상에서 가장 으뜸가는 글인 것 같은데 왜 한국말은 까다로운지 잘 모르겠어요.” “글쎄다.”     연세대학교에 다닐 때, 한글 맞춤법의 권위자였던 고 최현배 교수에게 한 질문과 그에 대한 최 교수님의 답이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한글은 두말할 것 없이 세계 최고의 글자다. 웬만한 소리는 모두 표현할 수 있는 우수한 글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한글에 대한 자부심이 별로 높지 않은 것 같다. 아마도 글자 때문이 아니라 까다로운 한국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첫째, 한국말은 말 자체가 무척 까다롭다. 높임말이 있고, 받침이 있는 낱말과 없는 낱말이 있고, 같은 글자도 띄어 쓰거나 붙여 쓰는 경우가 있다.     둘째, 한국말을 연구하는 학자들 탓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래전 최 교수님의 “글쎄다”란 답변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짐작이 간다. 한국어 학자들은 낱말을 더 쉽게 쓸 수 있도록 연구하는 것보다 낱말의 ‘유래나 과학적 구조’ 분석에 더 집중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한국어 낱말의 말본이 너무 까다로워 낱말의 옳고 그름이나 맞춤법에 대해서 일반 사람들은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나는 장교로 복무하며 군 교육기관에서 대한민국 헌법을 강의했고, 예편한 뒤에는 신학교에서 교회사를 강의했다. 20여 년 동안 목회를 하며 설교문을 썼고 책도 두 권 펴냈다. 그리고 요즘도 글을 쓰고 있지만  “어! 이게 맞는 말인가?” 할 때가 종종 있다. 맞춤법에 맞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하고 과거 공부했던 것과 달라진 것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국 기사의 제목을 보고 깜짝 놀랐다.  ‘英 프 獨’ 이란 낱말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소린가 하고 내용을 읽어 봤더니 ‘영국과 프랑스, 독일’ 세 나라를 줄여 이렇게 쓴 것이었다. 우리는 외국어 표기법에 따라 프랑스라고 쓰지만 과거 프랑스 친구가 내게 한 말이 생각났다. 그 친구는 “불어에는 프랑스란 낱말이 없다”는 것이었다.      한인들 모임에 가면 자주 듣는 것이 ‘파이팅’이라는 말이다. 아마 영어의 ‘fight’에서 유래한 말인 것 같다. 하지만 왜 하필이면 이런 말을 빌려다가 용기를 북돋워 준다는 말인가!     우리 한국말엔 훌륭한 격려의 말이 있지 않은가. 그것은 바로 “아자!”다. 파이팅에 비할 수 없는 아주 멋진 말이다.   끝으로 우리말로만 된 재미있는 글을 하나 소개한다. ‘넓은 들에 있는 콩밭의 콩들을 잘 훑은 뒤 집에 따 놓은 팥과 버무려 죽을 쑤어 핥아보니 그 맛이 기막히다. 이게 콩죽이냐 팥죽이냐?’            윤경중 / 목회학박사·연목회 창설위원열린광장 한국말 한국말 때문 우리 한국말 한국어 낱말

2024-10-06

럿거스대 한국 문화 행사…이달 18일 오후 5시 개최

뉴저지 주립 럿거스대학이 리빙스턴캠퍼스에서 오는 18일 한국 문화행사 ‘한국 문화의 밤: 코리안 나이트 마켓 쇼케이스’를 개최한다.   4일 유영미 럿거스대 한국학 프로그램 디렉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열리는 행사는 한국 관련 학생 동아리가 합심, 한국 문화를 알리고자 올해 처음 열린다. 학생 등의 재능 기부로 K팝 댄스·태권도 시범·전통무용·민요·해금 공연이 열리며 민화·보자기 선물 포장·서예·한복 체험도 즐길 수 있다.   1996년 시작된 이 대학 한국어 프로그램의 정규직 교원은 6명이며, 한국어 전공·부전공 외 ‘한영통번역인증과정’ 등도 개설해 한국어 전파에 힘쓰고 있다.   행사는 미리 QR코드 또는 홈페이지(docs.google.com/forms/d/e/1FAIpQLSdeGrTx0nLFSIyOJwX7CpRdGJIQrA1T5FU9Jic4lplrRVvnaA/viewform)에서 등록 절차를 밟은 사람에 한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주최 측이 기대하는 당일 참석자는 200여명이며, 이날 모든 방문객에게 한식이 제공된다.     유 디렉터는 “재능 기부로 무료로 이뤄지는 공연인 만큼 한국 지상사의 관심이 절실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행사는 럿거스대 연계기관 외에도 뉴욕한국교육원(원장 박창원)이 공동후원한다.   문의는 홈페이지(sca.rutgers.edu/student-centers/our-centers/livingston-student-center)나 전화(848-445-0405·3561)를 통하면 된다. 강민혜 기자럿거스대 행사 한국 문화행사 럿거스대 한국 한국어 전파

2024-10-06

알래스카 한글·영어 병행 주간지 주목

“알래스카에는 한인 이민 1세대와 영어권인 2세대가 살고 있습니다. 앵커리지 코리안 뉴스를 통해 한인끼리 더 뭉치고, 지역사회와 교류하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요.”   연방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알래스카 앵커리지에는 한인 4400여 명이 살고 있다. 1970~80년대 한인 이민 행렬이 시작됐고, 지금은 현지에서 태어난 2세들이 30~40대가 됐다. 대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한인사회를 형성해서일까. 앵커리지 한인사회는 한국어 주간지 두 매체를 통해 각종 소식을 주고받고 있다.   지난 25일 지역 매체 알래스카 퍼블릭미디어는 한국어 주간지가 2세 한인 대표 등장으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변화의 주인공은 30대인 조유진(사진) 대표다.   앵커리지 토박이인 조 대표는 얼마 전 한국어 주간지 중 한 곳인 앵커리지 코리안 뉴스를 인수했다. 조 대표는 곧바로 한국어로만 발행하던 주간지에 영어 기사를 추가했다. 1세대가 한국어 기사를 작성하면 영어 기사로 번역하고, 2세대가 영어 기사를 작성하면 한국어로 번역해 동시 발행하는 방식이다.     실제 앵커리지 코리안 뉴스 주간지 종이신문은 1면에는 한국어 ‘주요기사’와 영어 ‘HEADLINES’ 기사가 동시에 인쇄된다. 매주 700부씩 발행되는 주간지는 앵커리지 한인사회 100여 곳에 무료로 배부되고 있다. 이 주간지가 한영기사 동시 게재로 눈길을 끌자, 경쟁 주간지인 한인신문도 한영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조 대표는 종이신문 산업이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기회와 도전을 생각했다.     그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세대와 2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장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의 철학은 코리안 뉴스의 모토인 ‘한미 문화를 잇는다’에도 담겨있다.   조 대표는 “이곳 한인사회 미래를 이어 나갈 2세대는 한국어를 할 줄 모른다”면서 “동시에 1세대는 영어와 디지털 온라인 환경이 아직도 낯설다. 한국어와 영어를 통해 세대 및 한인사회 소통을 강화하고, 우리 이야기를 지역사회에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조 대표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이야기를 취재하는 등 2세대 한인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도 알리고 싶어한다. 미국에서 태어나 영어가 편한 코리안이지만 뿌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이다.     현재 조은진 대표는 앵커리지 코리안 뉴스 주간지 한영 동시 발행에 이어 온라인 웹사이트 홍보에도 한창이다. 조 대표는 앵커리지 등 알래스카 곳곳에 떨어져 사는 한인사회가 온라인 세상에서 소식을 주고받는 미래를 꿈꾸고 있다.   김형재 기자알래스카 주간지 한국어 주간지 알래스카 앵커리지 앵커리지 한인사회

2024-09-26

[독자 마당] 퀘벡 프랑스어와 LA 한국어

나는 프랑스에서 학위를 받고 캐나다에서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퀘벡에서 사용되고 있는 프랑스어가 현재 프랑스에서 쓰고 있는 프랑스어와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고 그 이유를 연구해 본 적이 있다.     현재의 프랑스어는 명사를 수식하는 형용사가 명사 뒤에 위치한다. 하지만 퀘벡의 프랑스어는 영어처럼 명사 앞에 형용사가 붙는다. 숫자 90의 경우 현재의 프랑스어는 ‘20X4+10=90’, 즉 분해해서 읽는다. 이것이 현재 표준어다. 그러나 퀘벡에서는 바로 ‘90(Noinante)’이라고 읽는다.     이런 차이가 있는 것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 아마 세월이 흐르면서 젊은이들이 재미로 사용하던 슬랭들이 지금의 말로 고착되었고, 옛날 퀘벡에 이민 온 프랑스인 후손들이 지금도 옛 표준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 프랑스어로 공부를 한 사람들은 퀘벡 사람들이 프랑스어를 말할 때 ‘저 사람은 퀘벡에서 왔군’하고 금방 알아차리게 된다.     이를 보면 현재 LA에서 사용되고 있는 한국어도 언젠가는 퀘벡의 불어처럼 ‘LA 한국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옛날식 표현이나 단어들을 LA에서 종종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 한인 라디오 방송에서 날짜를 알려주면서 “오늘이 8월 초아흐레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8월 9일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을 듣고  “오늘이 며칠이라는 거지?” 하며 고개를 갸우뚱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국 방송에서는 이제 잘 사용하지 않는 표현 방식이기 때문이다. 마치 현대 프랑스어와 퀘벡 프랑스어의 차이를 보는 것 같다. 세월이 더 흐르면 한국에서의 한국어와 LA에서의 한국어도 현대 프랑스와 퀘벡 프랑스어처럼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  박대원 / LA거주·전 외교부대사독자 마당 프랑스어 한국어 퀘벡 프랑스어 현대 프랑스어 la 한국어

2024-09-17

[중앙시론] 교토국제고와 친일 논란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가 일본 전역에 TV로 생중계되면서 난리가 났다. 일본 고교 야구 꿈의 무대로 불리는 고시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교토국제고등학교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일본 공영 방송인 NHK는 ‘동해’를 ‘동쪽 바다’, ‘한국의 학원’을 ‘한일의 학원’으로 표기해 그 의미를 축소했다고 한다.     교토국제고는 왜 ‘동해 바다’가 포함된 교가를 부르는가?  동해 바다 건너 혼슈 땅은 백제인들이 건너와 세운 대화 왜 왕조가 있던 곳이다. 즉, 옛 백제인 조상들이 건네온 땅이라는 의미다. 교토국제고는 1947년 재일 한인들이 교토조선중학교로 설립했다고 한다. 1951년 동방학원으로 개명했다가 1958 교토한국중학으로 변경했고, 2004년 교토국제중고교가 되었다. 한국 정부는 1961년 교토한국중학교를 정식으로 인가했다.     교토국제고의 학교 소개 웹사이트에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등 삼중언어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되어 있다. 또 한국 지리와 한국사, 그리고 재일 한국인 역사도 가르친다고 한다.  학급당 최대 20명으로 맞춤식 교육을 한다고 자랑한다. 고교 3학년이 되면 학생마다 전담 진로지도 교원을 배정해 담임과 마지막까지 진로 상담을 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2004년 정식 일본학교  인가를 받으면서 한일 양국에서 학력을 인정하는 정규 학교로 성장했다. 교장 인사말에는 지금까지 배출된 2600여 명의 졸업생은 한국과 일본 사회에서 훌륭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한국 대학에 진학한 학생도 있고,  한국 프로야구 선수도 배출했다.       최근 들어서는 한국의 10위권 대학과 일본 간사이 지역 명문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야구부는 교토부 내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 입상을 거듭하면서 야구 명문교로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교토국제고는 오래전부터 재일동포 학생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는 거듭된 친일 논란으로 한국인으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교토국제고 학생들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김형석 신임 관장이 취임한 독립기념관은 올해 자체 광복절 기념식을 취소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김 관장은 국회에서 “1945년 광복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멘트 안 하겠다”며 답변을 거부하기도 했다. 광복을 인정하지 않는 독립기념관장이 탄생한 것이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일제 치하, 우리 부모님들 국적은 일본” 이라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일제 강점기 일본은 한국인을 동등한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조선인은 ‘조선적’이거나 ‘무국적자’ 였다. 조선적은 일본인과는 차별을 두는 이등 시민을 의미한다. 당시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한인 이민자들은 ‘무국적자’로 분류되어 대한인국민회의 신원보증을 받은 후에야 미국 입국이 허락된 것 등 역사적 사실들도 부정하고 있다.     인천교통공사는 지역 내 간석오거리역에 ‘독도 테마역’을 조성했는데, 얼마 전 독도 관련 시설물과 ‘독도 포토존’을 모두 철거했다고 한다.     재일 한인 대부분은 일제 강점기 징용 등 강제로 일본으로 끌려갔거나 가난 때문에  건너간 일제 강점기의 피해자들이다. 그들은 일본에서 엄청난 차별을 경험했고 2,3세들은 지금도 차별을 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토국제고 학생들이 재일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를 당당히 부른 것이다.   재일동포의 용기를 북돋워 주기는커녕 오히려 역사적 사실조차 외면하려는 현 정부의 역행을 어떻게 이해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장태한 / UC 리버사이드 교수·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중앙시론 교토국제고 친일 한국어 교가가 한국어 영어 한국 프로야구

2024-09-11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