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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갑 교수, 사회학회 페미니스트 학자상 수상

이번 달을 끝으로 은퇴하는 민병갑 퀸즈칼리지 석좌교수가 미국사회학협회(ASA)로부터 ‘페미니스트 학자-활동가 어워드’를 수상했다. 남성 사회학자로서는 드문 일로, 협회는 민 교수가 오랜 시간 동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연구하고 논문으로 발표한 점을 인정해 ‘성과 젠더 사회학상’ 분야에서 민 교수에게 상을 줬다.     15일 뉴욕중앙일보를 방문한 민 교수는 “1996년부터 지금까지 28년간 위안부 문제에 대해 꾸준히 연구했고, 다양한 방식으로 학계에 이 문제를 알리려 노력했다”며 “영광스럽게도 협회에서 주는 평생공로상을, 그것도 성과 젠더 사회학상 분야에서 받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사회학협회는 최근 성과 젠더 분야에서 ▶생물의학적 성별 논리 ▶유색인종 이민자 여학생이 교실을 경험하는 방식 ▶미국의 구조적 성차별과 건강 ▶성별에 따른 취업과 학업 성취도 등을 연구한 학자들에게 관련 상을 수여했다. 성차별과 젠더 문제, 미국에서 이민자들이 겪는 젠더 이슈 연구자들에게 주로 상을 줬던 것에서 벗어나 위안부 문제를 연구한 민 교수가 상을 받아 의미가 크다. 그는 앞서 미국사회학협회 이민 분야에서도 한인 이민사 연구에 공헌한 업적을 인정받아 공로상을 받은 바 있다.   민 교수는 다음 달에는 신간 ‘역사 부정론에 대한 반박: 위안부 여성 진실에 대한 공격’(Countering History Denialism: The Assault on Truth about Comfort Women)도 내놓을 예정이다. 월드사이언티픽(World Scientific)이 출판을 맡는다.     이번 신간은 2021년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도발에 민 교수 등 연구진들이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을 정리해 펴낸 책이다.     민 교수는 “위안부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루면서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실은 첫 번째 책, 2017년 위안부 컨퍼런스에서의 발표 내용을 정리한 두 번째 책에 이어 이번에는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는 사람들에게 반박하는 내용을 정리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갈수록 위안부 피해자 이슈를 다루는 학자들이 줄고 있어 걱정이 크다”며 “위안부 문제는 절대 잊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미국 위안부 페미니스트 학자상 민병갑 교수 민병갑 퀸즈칼리지

2024-08-18

[문장으로 읽는 책] 페미니스트 라이프스타일

초남성적 발전주의 아래 보상 수준이 높은 자리가 많은 조직일수록 남성 동성사회가 강화됩니다. 남성 동성사회란 남성이 사회나 공적인 영역을 장악하여 여성을 배제하는 경향을 의미합니다. 남성 동성사회 안에서 ‘사나이’ 들은 과시와 경쟁을 하면서 지위와 신분을 높이고자 합니다. 자신의 지위를 표현하고 인정받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여성에 대한 성적 접근’이 너무 쉽고 늘 가능하다는 것을 과시합니다.   김현미 『페미니스트 라이프스타일』   글은 이렇게 이어진다. “남성 동성사회는 끊임없이 여자 얘기, 섹스 얘기를 하는 남자들을 양산하지만… 여성인 ‘인간’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나 관심이 없거든요.… 멀쩡해 보이는 남자도 끼리끼리 모이면 여성을 성적으로 모욕하고 희화화하면서 다른 목소리를 전혀 내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김현미 교수가 ‘페미니스트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강연을 책으로 묶었다. 그에게 페미니스트 라이프스타일은 “소비에 의지하지 않고, 지속가능함을 고민하며, 나의 권리가 모든 사람의 권리로 확장되는 과정”이다.   “여성이 어떻게 자식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느냐의 문제는 사회의 성평등을 구성해 가는 데 핵심적인 사안” “신자유주의 체제는 여성을 돌봄 영역으로 불러들여 영리를 취하지만 돌봄의 가치는 저평가한다” “한국은 재생산 미래주의의 관점이 너무 강력하게 작동하는 나라. 아이들에 대한 관심보다 인구에 대한 강박이 심하다” 등 여러 통찰을 들려준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라이프스타일 페미니스트 페미니스트 라이프스타일 남성 동성사회 초남성적 발전주

2023-07-05

[살며 생각하며] 한국 페미니즘의 허허실실

갈등(葛藤)은 칡 갈(葛)에 등나무 등(騰)으로 쓴다. 칡넝쿨이 등나무를 얽고 있다는 말로 목표나 이해관계의 차이로 인해 인과관계가 적대시 또는 충돌하는 형태의 부정적인 의미다.   며칠 전 어느 TV에서 초청 강사 왈, 한국은 OECD 가운데 갈등 항목 10개 중 무려 7개가 최상위국이다. 그러나 희한한 것은 이로 인한 폭동이 없는 국가로 더 유명하다는 것이다. 이유를 묻는 청중의 질문에, 한국인의 내 탓 문화가 아닐까라고 답했다. 한국 사람은 문제가 생기면 “내가 못나서, 내가 못 배워서, 내가 워낙 가진 게 없어서!” 하며 자기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갈등이 원천적으로 봉쇄를 당한 채 표출되지 않고 삭여진다 뭐 이런 논리다. 맞는 말 같았지만 까맣게 타들어 갔을 조상들의 심정을 생각하니 씁쓸했다.   페미니즘(Feminism, 여성운동)이란? 여성이란 이유로 겪는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견해로 사회 약자이자 피해자인 여성의 인권을 높이고 보살피자는 성평등 운동이다. 그런데 요즘 한국의 2030 사이에 페미니즘이 젠더 갈등으로회자하면서 50일도 채 못 남긴 대선 표심을 제대로 흔들고 있다는 보도다.   등나무에 칡넝쿨이 너무 많이 얽히다 보면 등나무인지 칡인지 분간이 어렵다. 페미니즘도 마찬가지다. 혼탁한 대선을 앞두고 여성들이 페미니즘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약자 또는 차별 일변도의 코스플레이로 간다면 오히려 남성들의 메일리즘(Malelism)을 지나치게 자극하여 등나무 대신 칡만 울창한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를 범할 수 있음도 계산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사는 미국은 인종, 성별, 나이, 차별을 법적으로 엄격하게 금하므로 표면적으로는 남녀가 평등한 나라다. 그러나 미국 또한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남녀 간 갈등이 엄청 심했다. 미 감리교단(UMC) 여선교회 잡지 ‘변화를 위해 연합한 여성들’을 보면, 1900년도 이전까지는 “여성은 오직 경건하고 순결하며 순종적이어야 하며 ‘가정을 여자의 장소’로 알고 지킬 때 하나님에게 받아들여진다”고 교육받고 훈련되었다고 적혀 있다. 반면 남성은 폭군처럼 행세하였다. 자고 나면 술에 취해 흥청댔고 밤낮 번 돈을 살롱에 탕진한 뒤 고주망태로 귀가, 아내들을 구타했다. 결국 1900년 초 감리교 여인들은 아예 백악관 인근의 건물을 산 뒤 합숙하며 타 여성들과 연합하여 “살롱을 몰아내자”고 밤낮 외쳤다. 술! 자체를 없애자 하면폭군 남성들의 반발심을 너무 자극해 대의를 그르칠 수도 있어 살롱이란 술을 담는 그릇을 없애자는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을 펼친 것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1920년 루스벨트 대통령으로부터 헌법상 유일하게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수정헌법 18조, 금주법을 여성의 참정권과 함께 끌어냈다. 이를 두고 영국의 유명 블로거이자 에세이스트 마크 포사이스도는 저서 ‘술 취한 세계사’에서 금주법은 미국 여성들이 이룬 성공한 페미니스트 운동이라 정의했다.   그렇다. 한국의 페미니즘 또한 여가부 폐지, 장병 봉급 200만원 같은 소탐에 너무 진 뺏기지 말고 후손들이 여성이란 이유로 약자가 되어 차별과 고통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거대 담론을 통해 뭉칠 때 한국 페미니스트의 승리로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살며 생각하며 페미니즘 허허실실 한국 페미니즘 한국 페미니스트 feminism 여성운동

202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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