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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신뢰 덕분에 42년간 운영” 강남회관 이상헌 대표

“좋은 고객이 많을수록 식당은 더 좋아집니다”   LA의 대표적인 노포이자 한인타운의 터줏대감 강남회관의 이상헌 대표가 밝힌 업소의 장수 비결이다.   그는 “42년간 영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전부 고객 덕분”이라며 “더 나은 한상을 차리고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좋은 재료를 선별하고 식사를 준비한다. 여기에다 정성을 더 하니 고객의 두터운 신뢰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직원 대부분이 20년 이상 일한 베테랑들이다. 그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강남회관을 3대가 찾는 단골이 많은 식당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만이 가진 경영철학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관계'와 '정성'이다.     그는 직원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 식당의 음식과 서비스는 자연스레 좋아진다 얘기했다. 실제로 강남회관의 직원들은 대부분 20년 이상 근무했다. 주방에는 35년째 근무하는 직원도 있다. 이 대표는 가족같이 대해주려는 자신의 마음을 직원들이 알아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객과의 관계도 소중히 여기며 다양한 손님들을 맞이했다. 전직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했을 때 직접 가서 요리한 적도 있다. 기관장, 은행장, 기업체 대표 등도 단골이다.   식당을 한 보람을 가장 크게 느끼게 해준 손님은 강남회관에서 결혼식을 올렸던 부부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식당에서 작게 결혼식을 했지만, 그 이후에는 다복한 가정을 꾸려서 이제는 손자와 함께 손을 잡고 식당을 찾는다고 한다. 이렇게 관계를 돈독히 한 것이 강남회관을 한인타운의 대표적인 장수 식당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키워드는 바로 그의 업을 대하는 자세다.     1968년 처음 요리를 시작할 때부터 음식에 정성을 다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는 당시 서울 3대 일식당 중 한 곳에서 일식 요리사로 교육을 받으며 55년이 넘는 요식업계 외길을 걷게 됐다.   그러던 그가 도미한 것은 1972년. 그는 일식요리사협회의 추천을 받아 뉴욕에서 일식 요리사를 교육하는 일을 하게 됐다. 이후 오하이오의 일식당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1981년에 LA로 왔다. 2년간 식당에서 일을 하면서 'LA시장 조사'를 마치고 개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당시 은행이 영업하다 나가서 비어있던 현재의 강남회관 건물(4103 W Olympic Blvd.)이 눈에 들어왔다.   이 대표는 “보자마자 너무 아름다워 반드시 내 가게로 만들어야겠고 생각했다”며 “식당 이름도 본인이 일하던 서울 유명 일식집 '남강'을 뒤집어서 '강남'으로 바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식당 규모가 커서 회관을 이름 뒤에 붙였고 1983년에 '강남회관'으로 자신만의 가게를 오픈할 수 있었다.     한식과 일식 중 하나만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그는 다양한 입맛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한식과 일식을 고루 아우르는 메뉴를 직접 구성했다.     그렇게 시작한 강남회관은 문을 열자마자 '대박'이 났다. 품질이 좋은 식재료를 써서 만드니 한인타운에서 찾아보기 힘든 고급 식당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나 은대구 조림이 효자 메뉴였다. 집에서 만들어 먹던 것을 메뉴에 추가했는데 입소문이나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덕에 1985년 임대로 영업하던 건물을 매입했고 이후 성공적인 영업을 이어와 지금에 이르렀다는 게 그의 설명.       그는 오늘 새벽에도 트럭을 탔다.     55년 식당을 운영하다 보니 당장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가 됐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새벽 6시에 트럭을 타고 가서 재료를 직접 사 오고 다양한 양념을 만들며 주방에서 일도 한다”며 본인은 아직도 현역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강남회관이 문을 닫으면 갈 곳이 없어진다는 손님들의 간곡한(?) 부탁에 은퇴계획도 접었다. 이 대표는 “강남회관을 최대한 오래 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으니 많은 분이 찾아와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원희 기자 cho.wonhee@koreadaily.com강남회관 이상헌 강남회관 이상헌 강남회관 건물 터줏대감 강남회관

2024-06-23

[3월5일 수퍼화요일 D-7] 하원 과반 민주냐 공화냐, 민심 어디로

2024년 대통령 선거의 예비 선거가 일주일 후인 3월5일 가주 전역에서 치러진다.   전국 16개주에서 함께 치러지는 ‘수퍼 화요일(Super Tuesday)’은 대선의 측면에서는 각당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되며 가주에서는 동시에 연방 상하원, 가주 상하원 등 주요 선출직 예선이 일제히 치러진다. 가주 연방 상원 선거의 결과는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으며, 52개의 연방 하원 의석은 민주 공화의 쟁탈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여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민심이 어느 당을 과반 정당으로 만들어 줄 것인가가 그 핵심이다.   지난해 다이앤 파인스타인의 유고로 공석이 된 연방 상원 선거에는 3명의 민주당 현역 연방 하원의원과 야구 선수 출신의 공화당 후보 1명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패서디나 출신인 애덤 쉬프 의원(민주·30지구)는 2001년부터 지금까지 총 11선을 지내며 줄곧 민주당 터줏대감 자리를 지켜온 인물이다. 트럼프 시기에는 그와 정면으로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바버러 리 의원(민주·12지구)도 북가주 오클랜드 지역에서 1998년 이후로 내리 의원직을 지킨 인물이자 진보적 성향을 강점으로 갖고 있다. 캐런 배스 LA시장 등 흑인계 주요 공직자들과도 관계가 두텁다.   신진에 속하는 케이티 포터(민주·47지구)도 진보 그룹에 속한다. 오렌지카운티 출신으로 올해 50세인 그는 2019년 초선(45지구)에 당선돼 3선 임기를 지내고 있다가 연방 상원에 도전장을 냈다.   유일한 공화당 출신이자 다저스 야구선수 출신인 스티브 가비는 선출직 경력은 없지만 보수 진영을 대변해 민주당을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번 가주 연방 상원 선거 전체에 투입된 돈은 총 2억6600만 달러에 달하며 이중 1억4600만 달러는 쉬프 진영이 모은 것이다. 핵심 관전 포인트는 상위 득표 2명에 가비 후보가 포함될 것인지 여부다. 선거는 2025년 1월 3일까지의 단기 의원직과 그 이후 6년짜리 장기 의원직을 선출한다.   연방 하원은 총 52개의 의원직을 두고 약 300여 명의 후보가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 민주당 소속이지만 공화당 현역 의원이 있는 11개 지역구의 수성, 민주당 내 경쟁을 포함한 8개 초경합 지역의 결과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남가주에서는 30지구, 31지구, 34지구, 45지구, 47지구의 예선 결과가 주목된다. 34지구(LA)에서는 현역인 지미 고메즈 의원에 데이비드 김 변호사가 세 번째 도전에 나선 상태다. 45지구(OC)에서는 미셸 스틸 현역 의원이 3선 도전에 나선 상태인데 450만 달러 넘게 모금해 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4명의 도전자는 모두 민주당 출신의 신예들이다. 47지구는 현역의 지지를 받고 있는 데이브 민 주상원의원(37지구)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선출직 이외에 큰 관심은 공채 발행으로 63억 달러를 마련해 홈리스 구제에 사용하자는 발의안 1번(Proposition 1)의 통과 여부이며, 남가주에서는 LA카운티 검사장의 재선 여부다. 현역 검사장에 맞서 9명의 후보가 예선에 나선 상태다.   관련기사 가주 예비선거 투표 이렇게…조기 투표소 오픈 35~38% 투표 예상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쟁탈전 상원 민주당 현역 상원 선거 민주당 터줏대감

2024-02-26

[이 아침에] 터줏대감

속담에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었다. 이웃에 있는 사람이 멀리 있는 친척이나 친구보다 더욱 가깝다는 의미인데 요즈음엔 이 말을 모르는 사람도 있고, 이웃이 더는 이웃이 아닌 경우가 많다. 한국 뉴스를 보면 이웃끼리 층간소음이니 주차문제로 다투고 소송을 하기도 한다니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한 시대를 사는 중이다.   우리 집엔 금귤나무 12그루가 있다. 흔히 낑깡이라 부르기도 하고 영어로는 쿰콰트(Kumquat)라고 한다. 껍질째로 먹는 새콤 달콤한 과일로 특히 비타민 C가 많고 칼슘도 많다. 쿰콰트를 뒷마당에 여섯 그루를 심고 차고 옆 울타리에 여섯 주를 심었다. 올해 낑깡이 풍작이라 울타리에 심은 것은 노란 전구가 무수히 달린 듯 상큼하고 보기에 좋다. 오며 가며 산책길의 사람들이 신기해하기도 하고 따먹기도 하니 동네 간식인 셈이다.   시큼해서 나는 잘 먹지 않아도 종종 신 것을 좋아하거나 감기 걸린 이에게 따서 주면 반가워한다. 지난주 예배시간에 메시지가 왔다. 앞집의 폴이 잼을 만드는 중인데 제스트(zest)가 필요해서 우리 울타리의 낑깡을 조금 따고 싶다고 한다. 제스트는 감귤류 껍질에 있는 펙틴인데 잼을 끈기 있게 하려면 껍질을 갈아 넣으면 유용하다. 아무 때나 필요한 만큼 따서 쓰라고 답장했다.   며칠간 계속된 비에 금귤이 많이 떨어졌기에 남은 걸 따려고 나가니 다른 앞집인 미오 할머니 손녀가 일부러 알려준다. 며칠 전에 어떤 이가 자루를 들고 와 따기에 다른 사람들 위해 남겨두라고 말했단다. 자기 집 2층 창밖으로 우리 울타리가 잘 보여 본의 아닌 보초를 선 모양이다. 나눠 먹는 이웃이 나무를 지켜주는 이웃이기도 해서 고마웠다.   낑깡을 따서 향긋한 술을 만들어 이웃과 나눠 먹기도 하고, 금귤청을 만들어 나누기도 하니 조그만 귤이 이웃 사이를 정답게 한다.   ‘격장지린(隔墻之隣)’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담을 사이에 둔 이웃이라는 뜻으로, 아주 가까운 이웃의 의미 곧 이웃사촌과 같은 뜻이다. 혹여 담이 증오나 미움의 담이 아니길 바란다. 사랑의 담이어서 그 담으로 별식도 넘나들고 도움도 나누는 담이었으면 좋겠다.   오래전 이 동네에 집을 사고 부모님께 알렸더니 아버지가 편지하셨다. “미국에서 첫 집을 사다니 기쁘다. 네가 먼저 좋은 이웃이 되어라.” 바로 그 집에서 37년째 살고 있다. 가장 젊은 주민이었는데 이젠 어른들은 다 돌아가시고 세대교체가 되면서 우리 집이 절로 동네 터줏대감이 되었다.   이왕에 터줏대감이 되었으니 이웃의 범위도 확장하여 앞 세집, 두 옆집과만 교제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이웃과 사랑을 나누며 여생을 푸근한 터줏대감으로 살고 싶다. 이정아 / 수필가이 아침에 터줏대감 동네 터줏대감 이웃 사이 금귤나무 12그루

2024-02-15

어원…30년 터줏대감, 백년가게를 꿈꾸다

"초밥 요리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에게 맛있는 것을 먹여주고 싶다는 진심이다."     만화 '미스터 초밥왕'에 나오는 명대사다. 셰프들뿐 아니라 먹는 것에 진심인 미식가들 심금을 울리는 이 한마디는 사실은 그리 새로울 것도 없어 보인다. 어찌 보면 뻔하다 못해 식상하게 느껴질지도. 그러나 이 뻔한 진심, 이 식상한 애티튜드 갖춘 식당을 찾아보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에 사람들은 이 뻔한 대사에 마음이 움직이는지도 모르겠다. 그리하여 우리가 맛집이라 부르는 대부분의 식당들은 이 '뻔한' 진심으로 정상에 올랐으리라. LA한인타운 대표 노포 중 하나인 '어원'도 이 정도를 따라 오늘에 이르렀다.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 푸짐하게 차린 식탁으로 한발 한발 걷다 보니 타운 대표 일식당으로 자리매김해 온 것이다.         어원의 시그니처 메뉴는 '어원 오마카세 코스'. 그날그날 가장 싱싱한 활어회가 코스로 나오는 이곳 오마카세는 맛도 맛이지만 다양한 스끼다시가 한 상 푸짐하게 나온다. 그래서 가족과 혹은 지인들과 특별한 날 들러 즐기기에 그만인 메뉴다. 만약 보다 저렴한 가격에 어원의 손맛을 즐기려면 '오마카세 스시 스페셜'이 좋다. 참치 뱃살, 하마치 뱃살, 연어알, 우니, 장어, 광어 지느러미 등 최고급 어종으로 만든 스시와 마끼가 제공된다. 또 '사시미 정식'도 인기인데 싱싱한 활어회는 물론 정갈한 스끼다시가 함께 나온다. 정윤재 대표는 "오랫동안 식당 비즈니스를 하다보니 좋은 음식 푸짐하게 주는 것만큼 확실한 마케팅이 없다는 걸 알기에 그저 원칙에 충실할 뿐"이라고 말한다.     보다 저렴하면서도 가볍게 일식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는 '어원 스페셜'이 제격이다. 이 메뉴엔 사시미, 스시, 롤, 알밥, 튀김 등이 제공된다. 또 이곳 단골 고객들의 원픽 중 하나인 '지라시 볼'도 인기 메뉴. 이외에 회덮밥과 내장탕 역시 시그니처 메뉴다. 세숫대야 크기의 그릇에 나오는 회덮밥은 이제 한인들뿐만 아니라 타인종 고객들에게까지 입소문이 난 베스트셀러다. 또 재료가 싱싱하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탓 하루 5~7그릇 정도만 제공되는 내장탕 역시 조미료없이 제대로 된 감칠맛을 맛볼 수 있어 단골 고객들이 애정하는 메뉴.     그러나 무엇보다 어원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LA에서는 맛보기 힘든 한국산 제철 생선을 맛볼 수 있다는 것. 겨울이면 한국산 도루묵 활어를 공수해 도루묵찌개와 조림을 한시적으로 판매한다. 또 과메기도 겨울철 인기 메뉴인데 현재 어원에서 이 둘 모두 판매를 시작했다. 특히 자박자박한 국물 맛이 일품인 도루묵찌개는 늦가을부터 목 빼고 기다리는 손님들이 있을 정도. 그리고 여름엔 한국산 생물 바다장어를 공수해 장어탕도 선보이고 있다.     ▶주소: 913 Vermont Ave, LA,          3680 Wilshire Blvd. #201, LA     ▶문의: (213) 389-6764, (213) 427-0288   어원은   LA한인타운 역사와 함께 노포들이 적지 않지만 '어원'은 좀 특별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어원의 첫 출발은 1995년 LA한인타운 버몬트 길에 문을 연 '송학'. 이후 현 '어원'으로 상호명이 바뀌었고 1998년 정윤재 대표가 인수했다. 그리고 2001년 정대표는 식당을 매각했다 2017년 재인수해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 대표에게 '어원'은 아주 특별할 수밖에. 정 대표는 "전 주인이 은퇴하면서 식당을 내놓는다고 하길래 타운에 제대로 된 일식당 한번 만들어 보자하고 다시 덤벼들었다"며 "무조건 질좋은 재료로 맛있는 식탁을 푸짐하게 차려보자는 심산이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오랜 단골은 물론 입맛 까다로운 고객들까지 사로잡으며 어원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정 대표가 그동안 LA와 OC에서 적잖은 식당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2018년 아로마센터에 2호점을 오픈했다. '어원'은 지금까지 '값싸고 푸짐하게'라는 장사 잘 되는 식당의 오랜 불문율, 그러나 가장 지키기 힘든 정도를 고집하고 있다. 정 대표는 "생선값이 갈수록 오르고 있어 일식당 사이에서는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그러나 어원은 2년 전 한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후 현재까지 이전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이곳이 일식당이 넘쳐나는 한인타운에서 30년간 그 명맥을 유지해왔는지 그 이유를 단박에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주현 객원기자터줏대감 백년가게 어원 오마카세 어원 스페셜 la한인타운 대표

2023-12-13

익숙한듯 낯선, 동네 나들이 어때요?…엣워터 빌리지(Atwater Village)

캘리포니아 햇살 따갑게 쏟아지는 엣워터 빌리지를 걷고 있노라면 일상 속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마음까지 제법 가벼워진다. 지난 주말 아침 찾은 이곳은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나온 젊은 부부부터 느긋하게 반려견과 산책 나온 동네 주민들로 북적였다. 카페 야외 테이블에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책을 읽는 노신사와 눈이 마주치자 반갑게 눈웃음을 건넨다. LA한인타운에서 글렌데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이곳은 역사적인 랜드마크와 트렌디한 가게들이 공존해 동네 주민뿐만 아니라 LA 주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작은 타운이다. 반나절 산책 삼아 친구와 수다도 떨고 쇼핑도 즐길 수 있는 엣워터 빌리지의 놀거리, 먹거리, 볼거리를 소개한다.     ▶엣워터 빌리지 100% 즐기기   LA한인타운에서 차로 20~30분 거리에 있는 엣워터 빌리지는 젊은 주민들이 많은 동네답게 식당부터 편집숍에 이르기까지 거리 전체가 힙함 그 자체다. 일단 이곳에 도착했다면 무조건 동네 명물 프루프 베이커리(proofbakery.com)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2010년 한인 마나영씨가 오픈한 이곳은 작은 가게로 출발했음에도 몇 년 안가 LA 최고의 베이커리로 등극한 명실상부 LA 대표 베이커리다. 아메리카노 한 잔과 크로와상을 들고 창가에 앉아 행인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여유로워 진다. 가게를 나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주스 가게와 홈메이드 유기농 전문 식당 둔(Dune)이 보이는데 이 식당 테이크아웃 전용 윈도는 점심시간 전임에도 포장 손님들로 붐볐다. 글렌데일 방면으로 걷다보면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숍, 서점, 선물가게, 카드 가게, 옷가게들을 구경한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워진다. 요즘 보기 드문 동네 책방인 아리아스 북이스트(Alias Books East)와 LP판과 카세트 테이프를 판매하는 잭나이프(Jacknife Records & Tapes)는 꼭 들러보길. 또 유명 브랜드 샘플을 세일가에 판매하는 더런웨이(The Runway)도 패셔니스타라면 눈여겨 볼 가게다. 이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윈도 쇼핑을 하다보니 어느새 점심시간. 점심 메뉴는 이 동네 터줏대감 헤일메리 피자(hailmarypizzala.com)에서 마가리타 한 판(17달러)을 주문해 찹샐러드와 함께 먹었다. 그리고 블랙 엘리펀트 커피(Black Elephant Coffee)에서 카페모카 한 잔 주문해 야외 테이블에 앉아 수다를 떨다보면 일상 속 스트레스가 훌훌 날아간다.       ▶쇼핑   젊은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네답게 빈티지 옷가게, 아동용품 전문점, 액세서리 숍부터 식당, 카페, 바, 아이스크림 전문점에 이르기까지 트렌디한 숍들은 이 거리에 다 모여있다. 북유럽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면 가구및 인테리어 소품을 판매하는 드코르(dekorliving.com)를 방문해 보길. 이날 가게에 들어서니 동네 주민들은 물론 멀리서 원정 온 인테리어 덕후들로 북적였는데 운좋으면 가끔 절반 값에 인테리어 소품을 건질 수 있다고.     또 트리하우스(treehausla.com), 드림스LA(dreamslosangeles.com), 구디(goodies.la), 요크(shopyolk.com) 등에서도 엣지있고 특색있는 소품들과 의류들을 만나볼 수 있다.     ▶식당   거리를 걷다 당충전이 필요할 땐 LA 대표 아이스크림 전문점으로 자리매김한 원더러스틱(wanderlustcreamery.com)에서 이곳 시그니처 메뉴인 '스티키 라이스 망고' 아이스크림을 맛볼 만하다. 홈메이드 쌀우유를 베이스로 코코넛 크림과 망고가 들어간 이 메뉴는 유당불내증이 있는 이들도 맘놓고 즐길 수 있는 메뉴. 멕시칸 푸드 매니아라면 타코스 빌라 코로나(Tacos Villa Corona)에서 개당 3~7달러짜리 타코도 먹어볼 만하다. 오전 6시부터 오픈하는 이곳은 브랙퍼스트 부리토(6달러)가 유명하다. 점심무렵엔 대기줄이 있을 만큼 인기.   또 둔(dunekitchen.com)에서는 프라이드 치킨으로 만든 샤와마 샌드위치와 후무스 플레이트 등을 주문해 일행과 나눠 먹으면 좋다.     ▶파머스 마켓   2005년 오픈한 파머스 마켓은 매주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글렌데일 블러바드 선상 라가 애비뉴(Larga Ave) 주차장에서 열린다.   유기농 야채와 허브 등을 판매하는 남가주 유기농 농장 24곳이 참가하며 이외에도 빵,육류, 해산물, 치즈 등을 판매하는 전문 식품업체부터 꽃가게, 비누, 액세서리숍 등이 있다.     오이스터 바, 스무디 가게, 주스바 등도 입점해 있어 쇼핑하다 출출하다 싶으면 신선한 요리를 즉석에서 즐길 수 있다. 마켓에서는 EBT, 마켓매치, FMNP를 이용해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다.       ▶주소: 3528 Larga Ave, LA, CA 90039   ▶문의: seela.org/markets-atwater-village 글·사진=이주현 객원기자atwater village 동네 주민들 동네 터줏대감 동네 명물

2023-05-04

“평면계 터줏대감, 4BAY 판상형” 실용성 우수하니 가치도 높아 굳건한 ‘인기

        주택 시장에서 평면계의 터줏대감 4BAY 판상형 인기가 굳건하다. 최근 실거주 위주로 재편되며 실용성과 가치가 모두 높은 평면으로서 수요층이 탄탄하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4BAY 판상형은 2BAY, 3BAY에 비해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이 많아 채광이 우수하다. 일조량이 풍부해 겨울철에는 따뜻하고 통풍성이 우수해 환기가 잘 되는 만큼 여름철에는 시원하며, 계절에 따른 에너지 절감 효과도 있다. 전면 발코니 면적도 많아 내부 확장 시 실사용 면적이 증가해 알파룸, 펜트리 등으로 공간 활용도도 높은 편이다.     이러한 4BAY 판상형은 주거만족도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알려져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 공급된 단지의 상위 20개 중 4BAY 판상형은 16개로 나타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같은 단지 내에서도 4BAY 판상형의 인기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달 11월 경기도 파주시 동패동에서 공급한 ‘파주운정A49시티프라디움’의 4BAY 판상형 전용 84㎡A타입(23.33대 1)과 전용 59㎡A타입(10.63대 1)이 타워형 전용 84㎡B타입(17.13대 1)과 전용 59㎡B(4.14대 1)타입보다 경쟁률이 높았다.     지난 7월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읍에서 공급한 ‘더샵거창포르시엘2차’에서도 4BAY 판상형 전용 84㎡A타입(13.88대 1)과 전용 84㎡C타입(16.87대 1)이 타워형 전용 84㎡B타입(6.75대 1)에 비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에 자리한 ‘광교중흥에스클래스’는 올해 9월 4BAY 판상형인 전용 84㎡A타입이 1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타워형인 전용 84㎡C타입은 13억 7,500만원에 거래가 이루어진 점과 비교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최근 1년간(‘21년 10월~’22년 9월) 경상남도 진주시 충무공동에 위치한 ‘진주혁신도시대방노블랜드더캐슬’의 거래를 보면, 4BAY 판상형인 전용 84㎡A타입은 6%(6억8,500만원→6억 4,200만원) 내려갔으나 타워형인 전용 84㎡B타입은 10%(6억 6,200만원→5억9,500만원) 내려갔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4BAY 판상형이 실제로 실용성이 높아 수요자층이 탄탄하다”면서 “호황에는 상승력이 좋고 불황에는 방어력이 높은 편이다”라고 했다.     최근 선보이는 4BAY 판상형 신규 아파트를 보면,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에 들어서는 ‘용봉 한국아델리움 디어반’도 150세대 중 120세대의 조합원을 선착순 모집 중에 있다. 현재 1차 조합원 모집 마감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단지는 지하 1층~지상 26층, 3개동, 전 세대 전용 84㎡, 총 150세대 규모로 이루어진다. 특히, 전 세대 모두 4BAY 판상형 구조로 채광 및 통풍을 극대화했고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도보권 내에 광주도시철도 2호선 오치역이 개통(2029년) 예정으로 역세권을 갖추게 되며 광주도시철도 2호선 2단계(2029년)도 개통 예정이다. 단지 인근으로 호남고속도로가 인접해 용봉IC, 서광주IC를 통해 광주광역시 및 타 지역으로의 이동도 편리하고 용봉IC 진입로 설치 계획으로 교통망이 더욱 개선될 예정이다.   도보권 내에 용주초가 맞닿아 있고 반경 1.5km 이내로는 서산초, 오치초, 전남대학교 사범대부설중·고, 전남대학교 광주캠퍼스까지 교육환경이 우수하다.   (가칭)용봉전대지역주택조합이 사업을 진행하며 한국건설이 시공 예정, 자금 관리는 코리아신탁이다. 2026년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11월,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천안역 스카이움’을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49층, 6개동, 아파트 전용면적 59~114㎡ 총 999세대, 오피스텔 전용면적 84㎡ 총 80실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는 도보권에 수도권 지하철1호선, 경부선 천안역이 있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으로 출퇴근이 용이하고 타 지역으로의 이동이 편리하다. 천안역 일대에서 진행 중인 천안역세권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표 수혜 단지로 꼽히기도 한다.   도보로 이용 가능한 거리에 와촌초, 계광중, 천안고교 등 학군이 있고 이마트, 신세계 백화점,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천안시청 등 시설 이용도 편리하다. 여기에 바로 앞에 천안천과 스마트친수공원이 있어 주거환경도 쾌적하다.      김진우 기자 (kim.jinwoo.ja@gmail.com)판상형 터줏대감 4bay 판상형 터줏대감 4bay 판상형 구조

2022-11-14

[이 아침에] ‘반려식물’이 된 소철나무

 우리 집 뒷마당 수영장 옆에 늙고 듬직한 소철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녀석이 우리 집으로 이사 온 지 40년이 넘었다.     내가 소철나무를 처음 만난 때는 60년 초 대학 시절이었다. 혜화동 사는 친구 집 한옥 현관 앞 화분에 키가 조그만 소철나무가 고급스러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품위 있는 부잣집 기풍을 자랑하듯, 친구를 생각하면 집 앞 그 소철나무가 마음속에 선명한 한 폭의 그림으로 남아있다.     이민 초창기에 화원을 운영했다. 화원 구석진 자리에 아무도 사 가지 않은 작고 초라한 소철나무가 있었다. 이파리 서너 개를 달고 오랫동안 주인을 기다렸다. 혼자 남아 있는 모습이 어미 잃은 강아지처럼 안쓰럽고 가여웠다.     생각 끝에 녀석을 우리 집에 데려오기로 마음을 정했다. 뒤뜰에 심은 소철은 날이 갈수록 자리를 잡아갔다. 땅 냄새를 맡고 잘 자라 어느새 뒷마당 풍경을 바꾸어 놓았다. 옛날 친구 집 정원처럼 제법 의젓한 기품을 풍기기 시작했다.     어느덧 몸체는 처녀 허리만큼이나 커졌고 투실투실한 잎새는 뒷마당 터줏대감으로 제격이었다.     밑동에는 많은 새 새끼들을 내렸다. 예쁜 놈은 화분에 옮겨 친구가 새집을 장만할 때 선물했다. 소철나무는 내 마음을 초록빛으로 물들여 주었다. 녀석을 볼 때마다 뿌듯했다.   소철은 작지만 천년을 사는 살아있는 ‘화석’이라 했다. 철분을 좋아하는 식물이다.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식물로 많이 키운다. 수컷과 암컷이 있는데 암컷은 주홍색 열매를 맺고 직사광선과 건조한 곳을 좋아한다. 나무의 잎이 봉황새 꼬리를 닮아 ‘봉미초’라 불리운다. 백 년에 한 번 피는 꽃, 행운의 꽃이라고도 부른다.   어느 해, 나무에 허연 수염 같은 털에 싸여 주홍색 밤 같은 열매가 달려있기도 했다. 해가 갈수록 성숙해 보이지만 어쩐지 아름다움을 잃어가고 있었다. 어느 때는 새잎도 못 내고 볼품없이 보이기도 했다. 나이는 피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애들이 방학 때 집에 오면 소철나무가 너무 크고 늙어 보인다며 다른 나무를 심자는 제안도 했다. 나는 그때마다 반대했다.       소철나무는 우리 가족이다. 나와 함께 늙어가는 말 없는 ‘반려식물’이 됐다. 함께 사는 햇수가 늘면서 같이 늙어가는 녀석의 모습에 신경이 쓰인다. 사람이나 나무나 나이가 들면서 성숙해지고 익어간다. 녀석을 어떻게 관리해주는 게 좋은지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다.     아침저녁 제법 쌀쌀하다. 뒤뜰로 나와 소철과 대화를 나눈다. 우리 집 뒷마당을 녀석이 지키고 있다. 수문장처럼 당당하고 품위 있게, 꿋꿋이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이 든든하다. 살다 보면 백 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는 그 꽃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볼품없다고 밀쳐 두었던 나무였다. 녀석을 홀대했던 때가 있었다. 새삼 미안하고 부끄럽다.      낯선 땅에 뿌리 내려 사느라 힘들었던 삶을 돌아본다. 오늘도 우리 집 소철나무에 실바람이 살랑거린다. 푸른 잎 끝에 벌새 한 마리 앉아 쉬고 있다. 이미자 / 수필가이 아침에 반려식물 뒷마당 터줏대감 뒷마당 수영장 뒷마당 풍경

20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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