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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 부르고 행진하며 3·1 정신 기려

오렌지카운티 한인회(회장 조봉남)가 개최한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한인 단체 관계자와 정치인, 교계 인사 등 약 200명 참석하는 성황 속에 열렸다.   지난 1일 오전 11시 가든그로브의 OC한인회관에서 열린 기념식 참석자들은 법왕사 현일 스님의 선창에 따라 태극기를 높이 들고 만세 삼창을 하며 선조들의 저항과 희생을 떠올렸다. 참석자들은 행사를 마친 뒤 태극기를 흔들며 한인회관이 있는 US메트로뱅크 몰 내를 도는 ‘태극기 대행진’도 벌였다.   이날 기념식은 조봉남 회장의 환영사, 성공회 가든그로브 교회 토머스 이 신부의 기도, OC원불교당 이정길 교무의 독립선언문 낭독, 권성환 LA총영사관 부총영사의 대통령 기념사 대독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조 회장은 “일제에 항거한 선조들의 용기와 희생을 기억하자”라고 말했다.   설증혁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오렌지샌디에이고협의회장, 박굉정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미 남서부지회장, 권석대 OC한우회장, 태미 김 어바인 시의원, 프레드 정 풀러턴 부시장, 조이스 안 부에나파크 부시장 등은 선조의 숭고한 희생을 차세대에 전해 대한민국의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하자는 취지의 축사를 했다.   독립유공자 후손인 장미라 미주광복회장은 상해임시정부를 위해 활동한 조부 장현근, 광복군으로 활약한 조모 신정숙 부부의 이야기를 소개한 뒤 “대한민국 만세”란 말로 연설을 마쳐 듣는 이를 숙연하게 했다.   지경 소프라노는 특별 찬양을 했다. 기념식에 이어 열린 2부 순서에선 무궁화합창단(단장 강성희), 샬롬합창단(단장 조영원), 실비치합창단(단장 김형구)이 기념 공연을 선보였다. 임상환 기자만세 행진 태극기 대행진도 만세 삼창 기념식 참석자들

2024-03-03

[기고] 태극기와 트럼프

“당신이 이곳에서 보고 듣는 것은 미국을 대표하지 않는다.” 하버드대에서 만난 한 일본 학자의 말이다. 필자가 거주하는 보스턴이 속한 매사추세츠주는 정치적으로 ‘친(親) 민주당’ 지역으로 여겨진다.   이곳에 있는 하버드대 역시 진보적 성향의 대학이다. 한 지인은 1970년대 하버드 영문과가 마오주의(Maoism)의 요람으로 불렸다는 사실을 귀띔해 주었다. 미·중 갈등이 이념 대립으로까지 번진 현 상황에서 들으면 놀랄 일이지만 당시에는 별 일도 아니었다고 한다. 영문학 세미나 중에 마오쩌둥을 인용하면 뭔가 고상해 보이는 분위기였다고도 했다.   필자는 일본 학자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유학 6년을 포함해 10여 년 미국 생활을 했지만, 내가 보고 들은 것이 얼마나 ‘대표성’이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따로 해볼 여유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저 ‘내가 보고 듣는 것이 다 진짜 미국’이란 식의 자동인식에 안주한 것은 아니었던가. 라디오 대담 프로그램에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발언이 나왔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내 아파트 이웃인 베로니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에 대해 약간의 우월감을 갖고 있다. “공화당이 득세하는 텍사스주를 봐라. 치안이 안 좋으니 다들 호신용으로 총을 차고 다니며 카우보이 짓을 하고 있다. 우리 매사추세츠는 안전하다”는 식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주위에 이런 사람들과 살고 있으면 나도 정서적으로 ‘친 민주당’파가 되기 싶다. 그게 ‘정상적인 미국 사회’라고 나의 뇌는 간단하게 ‘상황 정리’를 하고 은연중에 주입시킨다. 그런데 큰일이다. 지금 민주당이 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의 트럼프가 우세하다. 주변 미국인들도 ‘트럼프 시즌 2’ 가능성을 서서히 현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건 정상이 아니지.” 요즘 주변 미국인들로부터 듣는 말이다.   ‘정상이 아닌 미국’을 실제로 볼 기회가 있었다. 지난해 5월 미국 중서부 아이오와주 시골을 방문했다. 시골길을 지루하게 운전하는데 뭔가 익숙한 것이 눈에 띄었다. 차를 후진해 확인해 보았다. 태극기였다. 미국 시골 마을 집 정원에 태극기가 꽂혀 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짠해졌다. 아마 6·25 참전용사 가족일 것이라고 속으로 짐작하면서, 동행한 가족이 말리는 것도 뿌리치고 집 주인에게 인사나 할 작정으로 내렸다. 내려보니 정원에 태극기 이외에 다른 깃발이 하나 더 꽂혀 있었다. 트럼프 이름이 적힌 깃발이었다. 발이 얼어 붙었다. 미국 시골 마을에서 목격한 태극기와 트럼프기의 조합이 만들어낸 생경함은 그날 하루 종일 나의 마음에 혼란을 주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이 순박한 미국 노인은 트럼프에게서 무슨 희망을 발견했을까. 나름대로 상상과 유추를 해 보았지만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시 온 미국은 20여 년 전 유학생활을 했을 때 알던 미국 사회가 분명히 아니다. 이런 형용하기 어려운 이질감과 불안감은 미국 대선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금 더욱 확연히 느껴진다. 그래서 최근 지인의 권유로 전직 의원, 백악관 관리, 교수, 언론인, 여론조사 전문가가 참여하는 대선 스터디 모임에 참석했다. 여러 차례 모임에 나가면서 얻게 된 결론은 이번 선거가 역대급 ‘비호감’ 선거가 될 것이란 점이다. 시중에는 이런 자조적 농담이 돌고 있다. “민주당 후보 중에서 트럼프에게 질 수 있는 유일한 후보가 바이든이다. 공화당 후보 중에서 바이든에게 질 수 있는 유일한 후보가 트럼프다. 그런데 이번에 이 둘이 맞붙게 되었다.” 민주주의 모범국이라는 미국에 와서까지 ‘비호감’ 선거를 보게 될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지만 눈 앞에서 펼쳐지는 현실이 그렇다.   미국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모임에 나가면서도 아이오와 시골 마을에서 부닥쳤던 생경함의 근원에 대해서는 속시원한 답을 얻지 못했다. 알고보니 그들 역시 현 상황에 대한 불안과 불만을 갖고 있었고, 이성적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 현실에 대한 답답함을 풀어보려는 장으로 이런 모임을 활용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버드에 와서 새삼 절실하게 느끼는 건 미국 사회의 다양성과 복잡성이다.   ‘진짜 미국’을 찾는 여정은 하버드의 강의실을 넘어 아이오와의 시골길을 찾아갈 때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성현 / 조지HW부시기금회 선임연구위원기고 미국 태극기 트럼프 이름 트럼프 시즌 태극기 이외

2024-02-23

찻잔 속에서 살갑게 말 거는 태극기

휘청거릴 것 같던 미국이 여전히 잘 나간다. 비교적 공평한 기회, 엉뚱한 창의적 시도마저 존중해 주는 풍토가 바탕이다. 현재 미국의 10대 부자들 대부분은 당대에 부를 일군 이들이라고 한다. 시대를 읽는 눈과 실력으로 억만장자가 된 과정의 공통점이 눈에 띈다.   성공한 부자들에게 환호한다면 미국인, 왠지 거부감을 보인다면 한국인일 개연성이 높다. 부를 이룬 과정과 번 돈을 쓰는 모습에서 감정의 차이는 벌어지게 마련이다. 부자에게 품는 기대가 그들의 행동과 균형을 이룬다면 존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반대의 경우라면 당연한 비난과 불신의 눈총을 보내야 옳다. 성공의 기회가 누구에게나 정당하고 공평하게 펼쳐져야 좋은 나라다. 미국이 최강국으로 행세하는 바탕을 도덕성에서 찾는 이가 많다.   ‘아이리버’ 디자인한 김영세가 보여주는 한국적 디자인   미국식 가치의 실천으로 성공한 이가 이노(INNO) 디자인의 김영세다.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라는 수사가 공허하지 않다. 한때 전 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했던 MP3 플레이어 ‘아이리버’를 디자인한 주인공이다. 세계의 굵직한 디자인 상을 거머쥔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의 디자인이 주변 역할을 넘어 중심으로 다가서게 한 공로도 그의 몫이다.   멋진 성과를 남긴 이유에는 귀 기울여야 한다. 디지털 시대를 겪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나 똑같은 출발선에 있다는 말이다. 문화적 전통의 고리도 약해졌다. 과거에 없던 새로움에 반응하게 된 이유다. 김영세는 스스로 기회를 만들고 혁신의 노력을 더해 ‘이노베이터’가 되었다. 새로운 디자인에 세상이 반응했고 성공은 절로 찾아왔다.   성공의 현재는 속물적 기준의 잣대로 파악해야 실감난다. 바로 옆자리에서 확인할 기회가 생겼다. 격조의 승용차 벤츠 마이바흐에 동석한 영광이다. 널찍한 차는 마음껏 다리를 뻗어도 앞자리와 닿지 않았다. 차 속에서 들은 성공 비결은 결국 기회를 놓치지 않은 실천역량이었다. 정당한 성공의 과실에는 배 아파하지 말아야 한다. 속 모르고 사람 끌어내리는 하향 평준의 위안은 얄팍하고 씁쓸하다.   김영세는 세계에 통용되는 한국의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우선 스티브 잡스마저 당혹스럽게 했다는 MP3 플레이어와 가로 회전형 삼성 휴대폰이 떠오른다. LG 냉장고, 이동용 개스 버너, 전동 드릴에 이르는 생활용품들도 디자인했다. 디자인 혁신의 대상은 생활의 전 영역에 걸쳐 있다. 작업은 미국 실리콘 밸리와 분당 두 곳에 있는 이노 디자인에서 진행된다.   최근 용산 국립중앙박물관과 연결된 통로인 나들길을 걸어 보았는지, 광명시의 명물이 된 붉은색 쓰레기 소각장은? 밖으로 나다닐 시간이 없었다면 조선호텔에 묵거나 집기를 본 적은 있는지. 이들 공공장소와 공간 인테리어는 디자이너 김영세의 다른 면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이제 이노 디자인은 공공시설 프로젝트와 공간디자인 영역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려는 온갖 노력이 곧 디자인이다”는 말은 이노 디자인의 영역이 우리 삶의 전반으로 확장될 것임을 일러준다.   나의 관심은 이노가 디자인한 ‘물건’에 더 쏠려있다. 이노 디자인이란 이름값만으로 주목도는 높아진다. 제품엔 모두 ‘디자인 바이 김영세’가 찍혀있다. 디자이너 이름을 브랜드화하려는 의도가 읽혀진다. 대단한 자신감이거나 현시욕의 단면임을 알겠다. 지금까지 디자이너가 누구인지는 관심 있는 이들만의 이야깃거리로 충분했다. 써놓지 않아도 다 아는 김영세의 존재감은 이름의 남발로 외려 옅어지지 않을까.   순환·영원 상징하는 태극 문양 세련된 감각으로 녹여   최근 이노 디자인은 자체 브랜드 상품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디자인과 생산, 유통의 전 영역으로 확장된 변화다. 헤드폰, 블루투스 스피커 같은 스마트용품부터 가방·지갑·수첩·필기구·그릇·액세서리 같은 소품과 여행용품, 안경에 이른다. 대중적 취향의 상품 구성이다. 성격이 다른 물건들을 서로 꿰는 디자인 콘셉트가 필요해졌다. 이노의 제품에 태극기 문양이 들어가게 된 이유다.   십여 년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인상적인 모습과 마주쳤다. 성조기를 모티브로 한 옷과 생활용품을 아무렇지도 않게 입고 쓰는 사람들이다. 심지어 발싸개도 있었다. 우리식 기준이라면 국기 모독이라며 펄쩍 뛸 불경스러움이다. 그들은 “왜 안되냐?”고 반문했다. 나라가 개인의 발마저 감싸주는 자상하고 친근한 상징적 모습에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의 태극기도 이렇게 다가오길 진심으로 기대했었다. 근엄한 거리감 대신 부드럽고 가깝게 느껴지는 나라에 더 살가움을 느끼게 마련이다. 우리의 태극기는 그동안 표정없는 노인처럼 무거웠다. 친숙하고 만만하게 여겨졌던 사건이 드물게 있긴 했다. 2002년 월드컵 응원 현장의 태극 머리띠나 패션 디자이너 옷에 새겨진 태극 문양과 색채의 기억이다.   이것만으론 모자란다. 태극기에서 뽑아낼 정신과 형태가 많다면 일상의 물건에 쓰지못할 이유가 없다.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야 사랑도 우러난다.   이노 디자인 또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듯하다. 우연의 일치다. T 라인은 태극기의 머리글자에서 따와 이름지었다. 태극기가 생활 속에 파고들어 친숙하게 다가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을 것이다.   태극기에서 차용된 형태는 생각보다 다양했다. 순환의 영원을 상징하는 태극 문양은 세련된 형태와 감각으로 녹여졌다. 해와 달, 땅과 사람을 뜻하는 직선의 건곤감리(乾坤坎離) 4궤는 디자인 모티브로 활용된다. 누구나 떠올렸을 법한 생각을 실천해 완성한 디자인은 아름다웠다.   T 라인은 미국 애크미 스튜디오의 상품에도 채택됐다. 전세계 유명 아티스트와 디자이너의 작품들만으로 이루어진 애크미다. 세련된 기품으로 마무리된 태극 문양 그릇과 찻잔이 마음에 쏙 든다. 평소 흘려버렸던 태극기의 조형성에 디자이너의 감성이 더해져 근사하게 태어났다. 감탄은 이어진다. 제대로 알지 못했던 국기의 상징과 형태는 다채로운 표정으로 살아난다. 이토록 많은 이야기와 조형요소는 얼마든지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을 법 하다.   보기만 해도 좋은 찻잔과 그릇은 일상의 시간을 풍요롭게 만든다. 퍼즐을 맞추듯 건곤감리 4궤의 의미를 떠올려본다. 인간과 우주의 합일을 꾀했던 상생의 원리는 지금도 유용하다. 그릇의 바깥에 둘러진 태극은 꼬리가 머리이고 머리가 꼬리가 되는 순환의 질서를 일깨워준다. 멀리 있는 태극기는 펄럭이기만 할 뿐 의미까지 전달해 주진 못했다. 체온이 묻어 따뜻해진 찻잔 속 태극기는 살갑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디자인의 위력이다.   태극기를 보며 아쉬워했던 내 생각을 구체화 시켜준 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내야 예의다. 디자인된 물건의 가치를 알리고 사랑해 주는 일만 남았다. 한국의 아름다움이 세계에서 통용된다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뛰어난 디자이너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진다. 디자인은 저절로 판독되는 감각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이제 곧 아름다움이 권력을 지니는 시대가 온다. 아름다움엔 경계가 없다. 큰 것과 작은 것, 고정된 것과 움직이는 것, 남자와 여자, 낡음과 새로움 …. 대립된 내용의 사이쯤에 새로운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을지 모른다. 모두 이노베이터가 되어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써먹는 권력을 누려야 잘 사는 모습이다.   윤광준 글 쓰는 사진가. 일상의 소소함에서 재미와 가치를 찾고, 좋은 것을 볼 줄 아는 안목이 즐거운 삶의 바탕이란 지론을 펼치고 있다.  윤광준 / 사진가태극기 찻잔 한국적 디자인 디자인 혁신 디자이너 김영세

2023-10-16

[뉴스 포커스] 토미 현수 에드먼의 태극기

야구 월드컵이라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출전 선수 자격은 독특하다. 부모는 물론 조부모 출신 국가의 대표 선수로도 참가할 수 있다.  미국 국적의 메이저리그 선수가 다른 국가 대표팀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덕에 야구 불모지인 이스라엘이나 이탈리아, 영국 등도 내달 개막하는 2023 WBC에 참가한다.     여기에는 속사정이 있다. 우선 야구를 하는 나라의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프로를 포함 자체 리그 운영 국가는 손에 꼽을 정도다. 미국과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3국, 호주와 중남미의 몇 개국 정도가 고작이다. 당연히 국가별 실력 차도 클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축구 등 다른 종목처럼 국가 대표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면 결과가 뻔한 게임이 많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국가대표 자격의 완화다. 야구팬의 관심 유도를 위해 실력을 평준화하고 참가국 숫자도 늘리자는 의도다. 초기에는 부모의 출신 국가까지든 것이 이젠 조부모의 출신국까지로 확대했다.      대회를 주도하는 미국다운 발상이다. 미국은 이민자들이 세운 이민자의 나라다. 자연히 구성원의 출신 국가나 인종이 다양할 수밖에 없다. 주요 인물의 프로필에 꼭 나오는 것 중 한가지가  ‘어디계 미국인’ 이라는 내용이다. 미국은 출신 배경의 다양성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사회다. 그러다 보니 ‘대표 자격 확장’이 흥행을 위한 선택이었지만 부수 효과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모 출신 국가의 대표로 활약하는 선수나 응원하는 팬 모두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달 개막하는 WBC에도 많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다양한 국가의 대표로 참가한다. 한국팀에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주전 2루수 토미 현수 에드먼 선수가 있다. 그는 어머니의 나라를 위해 달콤한 휴식도 반납했다. 에드먼 선수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게 돼 영광”이라며 “다양한 방법으로 팀 승리에 기여할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에드먼 선수는 ‘한국 국적자가 아닌 최초의 한국 대표팀 선수’라는 타이틀도 갖게 됐다.     더 많은 한인계 선수들이 뽑히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초기에는 데인 더닝(텍사스 레인저스 투수), 미치 화이트(토론토 블루제이스 투수), 롭 레프스나이더(한국명 김정태·보스턴 레드삭스 내야수) 선수 등의 이름도 오르내렸다. 하지만 이들은 부상과 팀 내 주전 경쟁 등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에드먼의 한국 대표팀 합류는 큰 의미를 갖는다. 한국사회에 한인 또는 한인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할 가능성 때문이다. 우리는 하인즈 워드의 기억을 갖고 있다. 지난 2006년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라는 수퍼보울 경기에서 MVP(최우수선수)를 받았던 하인즈 워드는 그해 한국을 방문해 엄청난 환영을 받았다. 그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한인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미지도 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 변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소재는 계속 있었지만 불씨를 살려가려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한인 또는 한국인의 구분 기준은 여전히 엄격해 보인다. 아직도 폐쇄적이라는 의미다. 국제화·세계화를 강조하지만 이 부분에서의 인식 발전 속도는 상당히 더딘 듯하다. 인종적 폐쇄성에 갇힌 사회는 발전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야구위원회의 WBC 대표팀 문호 개방은 전향적인 신호다. 앞으로 이런 시도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어야 한다.     마침 한국 정부의 재외동포청 신설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새 정부조직법이 내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상반기 중 시행된다고 한다. 동포청 출범을 계기로 ‘재외동포’라는 개념의 재정립과 정책의 변화도 기대해 본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태극기 토미 메이저리그 선수들 한국 대표팀 국가대표 자격

2023-02-16

일부 한인들 응원전 식당서 먹튀

4년 만에 붉은 티셔츠를 꺼내입은 한인들은 한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치며 새벽을 깨웠다. 여러모로 아쉬움도 많이 남지만 팽팽한 승부 속 열띤 응원으로 하나가 되는 응원전이었다.   ○…코리아타운플라자 옥상 응원전에는 원래 예정됐던 240인치 대형 스크린이 설치 과정에서 고장이 나면서 100인치의 작은 스크린이 설치됐다. LA한인회측은 행사 몇 시간 전에야 이 사실을 알았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먼 거리에서는 시청이 불가능해지면서 300여명의 한인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넓은 주차장에서 스크린이 설치된 곳에 조명은 가로등 하나밖에 없어 동이 트기 전까지 어두컴컴해 안전 사고의 우려가 제기됐다. 앞이 잘 안 보이는 통에 사람들이 주차 블록에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한 상황들이 이어졌다.   ○…응원객들에게 소형 태극기를 판매하려던 잡상인 3명이 저지됐다. 이들은 현장에 참석한 한인들에게 응원용 태극기를 판매하던 중 경비원에게 발견됐다. 제임스 안 LA한인회장은 "이번 행사에 어떤 업소든 판매 부스를 허용한 적이 없다. 여기서 아무것도 팔아선 안 된다"며 경고했다.   ○…LA10지구 사무실과 메트로 맥도날드 LA한인회 등 다양한 부스들이 설치됐다. 선착순 200명에게는 농심라면과 맥도날드의 햄버거 해시 브라운 그리고 담요 털모자가 제공됐으며 LA한인회에서도 기념 티셔츠를 제공했다.   ○…진 발레스쿨의 다양한 무대로 월드컵 응원에 흥을 돋웠다. 북팀 4명이 경기 상황에 따라 북을 치며 박진감을 더했고 전반전 후 하프타임때 댄스팀 '리바운드'의 공연으로 응원 열기를 이어갔다.   ○…응원객들의 추위를 피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이었다. 차가운 바닥을 피할 수단으로 돗자리는 물론 낚시 의자와 플라스틱 페인트통 쓰레기통까지 등장했다. 보온병에 담아온 뜨거운 음료로 몸을 녹이는 가하면 주머니에 핫팩을 챙겨오기도 했다. 또한 이날 맥도날드에서 나눠준 빨간 줄무늬 털모자와 담요는 배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동이 날 정도로 인기 상품이었다.   ○…LAFC 한인 서포터즈 그룹 'Tigers Supporters Group(TSG)'에서도 20여명이 함께했다. TSG 멤버 조슈아 이(31)씨는 "5년 전 창설된 이후 2번째 월드컵으로 기대가 크다"면서 "원래 60명 정도 함께하려고 했지만 입구에서 저지되면서 더 많은 멤버들이 함께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관람 행사를 진행한 해마루측은 참석한 일부 한인들의 무례함과 무질서에 실망을 금치 못했다. 해마루에서는 200명에 가까운 인원이 몰리면서 입장을 통제해야 했다. 하지만 일부 한인들이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와 다른 고객의 좌석을 차지하고 앉거나 식비를 지불하지 않고 나가는 '먹튀' 등 개념 없는 행동들을 한 것이다. 해마루의 황경원 사장은 "타운 활성화를 위한 선한 의도로 만든 행사인데 수준 낮은 행동들에 충격을 받았다"며 "2차전 때부터는 예약제로 변경해 응원전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응원전 한인 맥도날드 la한인회 한인 서포터즈 응원용 태극기

2022-11-24

광복절 정신이 깃든 국가 보물 진관사 태극기

  지난 2009년 서울 은평구 소재 사찰 진관사의 칠성각을 해체 보수하는 과정에서 태극기가 발견됐다. 여러군데 손상된 태극기는 1919년 3·1독립운동 이후에 발행된 ‘신대한’,’독립신문’,조선독립신문’,’자유신종보’를 감싸고 있어 독립운동과 관련이 깊은 유물임이 분명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가로 89cm와 세로70cm 크기의 일장기에  지름 32 cm의 원형 안에 흑색으로 태극 무늬를 그려놓았고 건·곤·감·리의 사괘를 4군데의 가장자리에 그려서 제작된 일장기를 덮어버린 태극기였다.   태극기가 진관사에서 발견된 이유에 대해 학계에서는 그 당시 진관사 승려이면서 독립운동가였던 백초월 스님과 연관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승려 백초월은 1919년 10월 3일 개천절을 맞이해 독립만세 시위를 계획하고 독립운동 단체로부터 행사에 사용할 자료들을 배포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는데 12월경 일본 경찰의 체포가 임박하자 자료들을 태극기에 감싸 숨겼다가 2009년 드디어 세상에 그 모습이 드러났다.   진관사에서 발견된 태극기는 국내 사찰에서 최초로 발견된 태극기로 일제강점기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그린 유일한 실물 태극기다. 이러한 이유로 진관사 태극기는 독립에 대한 우리 민족의 강한 의지와 염원이 담겨있다는 가치를 인정받아 2021년 10월 보물로 지정됐다.    이제 2주 후면 77주년 8·15광복절을 맞이한다. 진관사 태극기를 직접볼 수는 없지만 독립운동가들의  ‘그 날의 함성’을 기리는  LA 경축예술제 행사에 진관사 태극기 대형 복사본이 전시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진관사 태극기 전시는 현재 미주예총과 광복회 그리고 재미독립투사유족회 이사장 맡고 있는 김준배회장이 보물로 지정된 진관사 태극기를 직접  HD 퀄리티로 사진촬영 한 후 인쇄한 제작물로 진관사 태극기의 영혼이 살아 숨쉰다. 특히 행사장인 남가주 새누리교회에 전시될 진관사 태극기 복사본은 가로 5m,세로 3m의 대형사이즈로 가운데 태극 원형 위에 ‘대한이 살았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더욱더 눈길을 끌 전망이다.   김준배 회장은 독립유공자인 외조부 장성순 옹의 손자이면서 어머니 장일선 여사의 독립유공자 헌정을 위해 독립 운동의 흔적을 찾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바쁜 시간을 보내는 독립유공자 유족이다.   오는 8월 13일 남가주새누리교회에서 경축예술제를 개최하는 김준배 회장은 “ 특히 이번 행사에는 진관사 태극기의 영혼을 고스란히 담아 내려고 노력을 했다” 고 말하며 “ 자신의 목숨도 불사하며 지키려고 한 진관사 태극기의 소중함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인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한의 정신이 깃들여 있다” 라고 강조했다.        진관사 태극기 진관사 태극기 태극기로 일제강점기 사찰 진관사

202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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