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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값 또 뛴다…두 달 연속 상승, 5년간 28%↑

식료품 가격이 다시 가파르게 오르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2월 식료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8%, 전월 대비 0.3%가 상승했다. 전월 대비 0.4%가 상승한 11월에 이어서 두 달 연속 오름세가 이어졌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식료품 가격은 약 28% 급등했다. 이는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불안정, 인건비 및 운송비 상승 등 구조적 요인에 더해 조류독감이나 극단적 기상 이변 등으로 인한 원자재 부족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품목별로 보면, 계란의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12월 기준 계란은 전년 동월 대비 37% 비싸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2022년부터 농장에 발생한 조류독감으로 인해 닭이 대거 살처분됐고 이에 따라 계란 공급량이 줄어든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연말 제과·제빵 수요가 몰리는 12월에 맞물려 계란 가격이 더욱 올랐다.     계란 외에도 여러 품목이 동시에 오르고 있다. 소시지·베이컨 등 육류 제품은 11월 대비 2%가량 상승했으며, 커피와 초콜릿 원료 가격이 올라 스낵 제품 전반의 가격도 올랐다. 기상예보업체 어큐웨더는 극심한 기온 상승과 건조 기후로 인한 커피 산지 생산량 감소가 올 한 해 내내 커피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식품 대기업들은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추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육류 가공식품과 냉동식품을 제조하는 기업 코나그라의 션 코놀리 최고경영자(CEO)는 WSJ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격상승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생산 비용이 올라가면 가격은 자연스럽게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초콜릿 생산 업체 허쉬는 카카오 원가 상승을 최근 있던 가격 인상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취임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위기는 엄청난 과소비와 급등하는 에너지 가격으로 발생했다”며 에너지 개발을 통해 식품을 포함한 전체 물가 안정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조류독감 진정세가 나타나거나 기상 조건이 완화되지 않는 한, 올해도 식료품 물가가 안정세로 돌아서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업계는 수요 부진을 우려해 소비자 체감물가를 억제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생산 비용이 계속 오를 경우 기업들이 추가로 가격을 올리는 건 시간문제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조원희 기자식료품값 상승 운송비 상승 기온 상승 커피 제품

2025-01-21

[이 아침에] ‘아보하’를 누리는 새해가 되길

밸리에 삽니다. 하루는 코리아타운에 가려고 프리웨이를 탔습니다. 습관대로 앞차를 따라가며 운전하는데, 늘 보던 주위 환경이 왠지 낯설어 보였습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어서 그런가. 그래도 삼십 년을 지나다닌 길인데. ‘그래. 익숙했던 풍경도 때론 낯설게 보일 수도 있어’라고 위로하며, 그렇게 한참을 가다가 깨달았죠. 길을 잘못 들은 것을. 118번 프리웨이에서 5번 사우스로 갈아타야 하는 데 405번 사우스를 탄 것입니다. 이런 날도 지나고 보니, 여태껏 살아온 날 중의 하나였습니다.   트렌드 코리아에서 뽑은 2018년 키워드는 ‘소확행’이었습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개인적으로 ‘소확행’을 좋아했습니다. 그 단체는 2025년 키워드 중의 하나로 ‘아보하’를 선정했습니다. 아주 보통의 하루. 무탈하고 안온한 일상을 일컫는다고 합니다.   내일이 불안한 시대에서 아무 일이 생기지 않는 오늘을 사는 것이 기적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불가능한 일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잔잔하고 평범한 일상에 만족해도 괜찮으냐는 물음에, 그래도 괜찮다는 대답이겠죠. ‘아보하’는 평범한 날도 나쁘지 않다는 위로입니다.   마음에 여유가 없는데, ‘아보하’가 주는 평온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자문해 봅니다. 딸들이 어렸을 때는 하루가 빨리 지나가길 바랐어요. 아이들이 어서 자라서 저 혼자 걸어다니고, 스스로 숟가락질해서 먹고, 혼자 옷 입고 신발 신고, 아이스크림 흘리지 않고 먹어서, 닦아주지 않아도 되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다렸죠. 그리고, 그런 날이 왔습니다. 이제는 다 커서 더는 나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가끔 그때가 그립습니다. 어제와 오늘이 같아서 지루했던 그 ‘아보하’가.   우리가 사는 하루하루가 늘 특별할 수는 없겠지요. 오히려 지금은 멋진 한순간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상에 만족합니다. 여행 가서도 유명한 맛집에서 먹는 한 끼 식사보다, 온 가족이 호텔 방의 커피 메이커에서 빼어낸 뜨거운 물로 만들어 먹던 덜 익은 컵라면이 더 좋습니다. 이제는 여유를 갖고 ‘아보하’를 제대로 즐기려 합니다.   김종서가 부른 ‘아름다운 구속’의 가사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살아있는 오늘이 아름다워’.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에는 살아있는 오늘이 아름다운 날들의 연속이기를 기원합니다. 아주 보통의 하루를 누리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더불어 가끔 좋은 일이, 밤나무에서 잘 익은 밤이 툭툭 떨어지듯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한 해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하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리나 / 수필가이 아침에 누리 새해 트렌드 코리아 커피 메이커 주위 환경

2025-01-02

이젠 미국도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아이스 커피 열풍

  한국에서는 아무리 추워도 아이스 커피만 마신다는 ‘얼죽아’ 트렌드가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아이스 커피가 붐을 이루고 있다.     CNBC는 15일 요식업 조사업체인 테크노믹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아이스 커피의 매출 규모가 177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85억 달러였던 2016년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게 뛴 것이다. 아이스 커피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 얼음과 함께 마시는 커피뿐만 아니라 얼음과 함께 갈아서 만드는 ‘프로즌 커피’와 냉침을 해 만드는 ‘콜드브루’도 포함된다.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에서도 아이스 커피 인기는 높다. 스타벅스가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차가운 음료는 2024년 3분기 전체 매출의 75%를 차지했다. 10여년 전인 2013년의 비율은 37%였다. 10년 사이에 차가운 음료 매출 비율이 2배 이상 늘었다.     아이스 커피 트렌드를 이끄는 것은 Z세대다. 전국커피협회(NCA)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18세에서 24세 사이 소비자 중 45%가 매일 아이스 커피를 마신다고 답했다.     Z세대가 아이스 커피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달콤함’이 꼽혔다. 커피의 향과 씁쓸한 맛이 강조되는 뜨거운 커피가 아닌 시럽과 토핑 등으로 달콤하게 만들어지는 아이스 커피에 반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커피 프랜차이즈 더치브로스의 프로즌 모카커피에는 100g 이상의 설탕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2온스 콜라 한 캔의 2.5배가 넘는 양이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민텔’의 켈시올슨 식음료 부분 애널리스트는 “어린 세대는 달콤한 아이스 커피를 통해서 커피에 입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편의점이나 수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커피 제품, 이른바 RTD(Ready To Drink) 커피도 많은 소비자가 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019년에서 2023년 사이 RTD 커피의 판매는 43%나 증가했다. RTD 커피 제품 대부분이 차갑게 마시는 것을 고려하면 아이스 커피의 인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Z세대가 성장하면 아이스 커피의 시장은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테크노믹의 데이비드 헨크스 선임 수석은 “장년층이 평생 뜨거운 커피를 선호하듯이 Z세대는 나이가 들어도 아이스 커피를 마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조원희 기자미국 아이스아메리카노 아이스 커피 프로즌 모카커피 커피 프랜차이즈

2024-11-17

"커피 전문가 양성합니다" GCU, 커피 교육과정 개설

조지아센추럴대학교(GCU·총장 김창환)가 다음달 4일 외식경영학과 커피 전문교육과정을 개설한다.   GCU는 최성일, 정은경 교수 지도 하에 총 5회(20시간)의 커피 전문교육과정을 개설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과정은 커피를 볶거나 우려내는 로스팅과 브루잉 단계부터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비교해보는 센서리, 카페 신규 창업을 위한 메뉴개발 및 경영관리까지 800달러선의 교육비로 배울 수 있는 실용적인 직업교육이다.   최성일 교수는 "한국을 비롯해 캘리포니아주, 시애틀, 뉴욕 등지에서 통용되는 최신 커피맛 트렌드는 약한 로스팅을 통해 신맛의 풍미를 살리는 것"이라며 "원두맛을 살리는 건강한 커피 제조법을 알려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전했다. 카페 산업은 초기 자금 부담이 적어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이민자들이 커피 기술을 익힌다면 빠른 정착 수단이 되기 쉽다.   GCU 커피 전문교육과정의 특징은 20시간의 압축 훈련을 통해 즉시 실무 투입이 가능할 정도의 실력을 키워낸다는 점이다. 최 교수는 "한국은 산업인력공단과 교육부, 노동부간 연계사업을 통해 직업훈련이 체계적으로 잘 짜여있다"며 "선진 전문교육을 미국에 도입해 외식문화 질을 높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의=www.gcuniv.edu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조지아센추럴대 커피교육과정 조지아센추럴대 내달 카페 수출 커피 전문교육과정

2024-10-23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출렁이는 바다로 간 호리병

출렁이는 바다로 간 호리병       그가 문을 열고   숲으로 날아갔어   문이 닫히고   어두워진 사방이 쓰러지는 밤   숨소리 같은, 이어지는 초침   그의 모든 시간이   목이 좁은 호리병에 담겨   출렁이며 바다로 갔어       사막의 긴 그림자를 안았지   온기가 남아있는 모래 톱으로   두발을 재촉하는 손짓을 보았어   떼어지지 않는 발이 천근이었어   긴 그림자의 아침을 깨우는 노래   마주 보는 하나로 다 가진 빈들   그의 목소리가 귓전에 들렸어       한땀 한땀 수놓은 퀼트 조각 펼치고 / 삼층천을 품은 비밀의 정원에서 / 소리없는 울음 후 찿아온 한줌의 햇살 / 난생 처음 가진 소박한 꿈 / 빈들의 기적은 이렇게 시작되었지 / 비우고서야, 내려 놓은 후에야 / 들을 수 있는 바람의 소리, / 별들이 내려앉은 꿈의 들꽃 / 바람따라 흔들리는 들풀의 춤 사위 / 주고만 싶은 들녘의 가슴은 타오르는데 / 지친 허리를 펴서라도 너를 안아야했어 / 언제, 어디에서, 어디쯤 우린 기억될까 / 한잎 단풍속으로 가을 발자국 들려 오는데       그가 문을 열고   숲으로 날아갔어   문이 닫히고   어두워진 사방이 쓰러지고   사라져 가는 그의 숨소리 같은   그의 모든 시간이 목이 좁은   호리병에 담겨 출렁이는   바다로 갔어       계피향 가득한 Oat creamer를 잔뜩 넣은 커피 한모금에 온몸이 따뜻해진다. 하루가 밝아오는 새벽은 늘 다시 세상을 맞이하는 조용한 기대감에 눈이 번쩍 뜨인다. 이층 계단을 내려오며 먼저 눈이 가는 곳은 하늘이다. 구름이 덮혀 있나? 아니면 한점 떠 있지 않나? 밝아오는 하늘색을 살핀다. 아직은 붉은 먼동이 번진다. 커피 한잔 들고 덱크로 나와 뒤란을 걷는다. 눈이 마주친 꽃들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씨를 뿌려 모종부터 키운 백일홍이며, 스스로 도생한 과꽃도 살랑 흔들며 눈맞춤을 한다.   하루가 지고 하루가 열리는 것. 아직 아무도 다녀가지 않은 빈들에 문이 열리고, 지나간 시간들의 아득한 기억으로 문이 닫힌다. 일상 맞이 하는 하루라는 시간. 무심한 초침의 기계음처럼 반복해 오고, 눈을 감으면 다른 세상, 꿈속에서 맞이하는 또 다른 하루의 시간이 열린다. 덱크의 문을 열고 나오면 하루가 열리듯, 부지런한 새가 숲속으로 날아가 숲이 되어진다.     나의 어깨에도 날개가 자라나 깊은 숲으로 간다. 그곳에서 나도 숲이 되고 싶다. 바람의 소리며, 바닥까지 눕는 들풀의 순종을 배우고 싶다. 한땀 한땀 수놓은 퀼트 조각을 이어 빈들은 거대한 켄버스가 된다. 햇살의 따스함으로 생명이 자라 각색의 들꽃이 피고 나무가 자라고 울창한 숲을 이룬다.     우리의 날들도 그러했다. 빈들에 뿌려진 씨앗이었다. 문을 열고 나가지 않으면 자랄 수 없는 한줌의 씨앗이었다. 제 일어나라는 바람의 소리와 햇살의 따뜻한 위로가 없었다면 빈들로 문을 열고 빈들로 문을 닫아야 했다. 보상이 없는 선물은 하루로 끝나지 않았다. 기대하지 않은 시간, 생각하지 못한 장소에서 매일 매일 감춰진 행복의 두루마리를 내려주었다. 눈을 뜨고, 귀를 열고 이끄는 그곳으로 손을 잡기만 하면 비밀의 정원과 손짓하는 호수를 만나게 된다. 행복하여야 하리. 그리하여 들꽃이 되고, 붉은 노을 언덕이 되고, 출렁이는 바다가 되어야 하리.       문이 닫히고 한밤이 될 때 / 서로의 손을 잡을 수 없을 때 / 아무도 우리의 시간을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아 / 선물로 받은 그 시간을 빠짐없이 기억해내 / 목이 좁은 호리병에 넣어 바다로 갈꺼야 / 거기서, 흔들리는 파도에 떠내려 / 작은 오두막, 당신의 손에 닿을꺼야 / 나는 다시 빈들에 뿌려진 씨앗이 되어, / 작고 하얀 들꽃이 되어 / 당신의 손에 드리워진 선물이 될꺼야 / 출렁이는 파도에 내려 앉은 붉은 노을이 될꺼야 (시인, 화가)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호리병 바다 퀼트 조각 커피 한모금 노을 언덕

2024-09-16

가격 급등에 이젠 커피도 사치품…원두값 13년래 최고치

패스트푸드에 이어 커피도 사치품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페스트푸드 체인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리며 사치품이 됐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가운데 대체재가 거의 없는 커피의 원두 가격이 덩달아 상승하면서 커피도 사치품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7월 커피 원두 가격은 파운드당 2.27달러에 근접하면서 지난 13년 사이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후 악화로 인한 공급 감소와 인건비 증가 등이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라비카 원두의 경우, 브라질이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한다. 지난 2021년 브라질에서 가뭄과 서리 한파 등 악천후로 공급이 크게 줄었다. 이에 미국의 아라비카 커피 원두 선물은 같은 해 최고점인 파운드당 2.6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예년 가격인 1~1.4달러를 한참 웃도는 가격대로 굳어졌다.   아라비카보다 저렴한 로부스타 원두도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이에 더해 로부스타 주요 생산국인 베트남의 기후 악화로 공급이 위축되며 상승세를 부추겼다.   다만, 한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스타벅스의 커피 값 인상 가능성은 희박하다. 스타벅스는 고정된 가격으로 원두를 대량으로 사전구매하기 때문이다. 서재선 기자 [email protected]사치품 원두값 아라비카 커피 커피 원두 사치품 대열

2024-08-01

시카고 캔커피 시장은 계속 성장

시카고 유명 커피샵들이 경쟁적으로 캔 커피를 내놓고 있다. 최근 몇년 동안 식품점이나 커피샵에서 개성 있는 캔 커피를 구입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시카고에서는 인텔리젠시아, 라 콜롬브와 같은 스페셜티 커피샵과 소규모 캔 커피 전문점들이 캔이나 병에 든 커피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 커피는 일반적으로 뜨거운 물에 커피를 내린 뒤 식히는 아이스 커피나 찬 물로 커피를 내리는 콜드 브루 등으로 나눠지지만 기본적으로 내려 먹는 커피에 비해 가지고 다니면서 마시기 편하고 식품점 등에서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수년 동안 큰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형 커피 체인점인 스타벅스 역시 병에 든 커피를 판매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콜드 브루가 블랙 커피인 점과 다르게 다른 첨가제가 들어간다는 점이 다르다.     캔 커피 시장은 1960년대 일본의 UCC가 대중화를 시작한 이후 스타벅스가 1996년 프라푸치노 병커피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구입하고 있다. 아직까지 커피는 내려서 마시거나 큐리그와 같은 싱글컵이 가장 흔한 소비 방식이지만 캔 커피와 같은 바로 마실 수 있는 커피 시장은 올해 기준 전체 시장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작년의 8%에 비하면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시카고 캔커피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자료로도 나타난다. 시카고 다운타운을 비롯해 5개의 매장을 가진 라 콜롬브가 대표적인데 이 회사의 콜드 브루 판매의 57%를 시카고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라 콜롬브는 작년 요거트 생산업체인 조바니가 인수한 뒤 시카고에서 처음으로 자사의 대표적인 드래프트 라떼 커피를 출시했는데 큰 성공을 거뒀다.     라 콜롬브 뿐만 아니라 시카고에서 시작된 인텔리젠시아 역시 캔에 들어간 콜드 브루 커피를 생산해 로컬에서 판매하고 있다. 인텔리젠시아는 다운타운과 밀레니엄파크 인근에 지점을 둔 커피 전문샵으로 시카고 스페셜티 커피점의 대명사격이다. 이밖에도 시카고 로컬 커피샵이나 로스터리 등이 경쟁적으로 콜드 브루를 내놓고 있는데 각자 개성이 분명하고 소규모 생산에 로컬 판매를 전문으로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시카고 지역의 로컬 식당 체인인 레튜스 엔터테인 유의 경우 베아트릭스 커피 로스터스에서 작년 12월부터 12온즈 캔커피를 생산하고 있고 교토 블랙, 다크 매터, 빅 숄더, 메트릭, 매트로폴리스 등도 자체 캔커피를 시카고에서 생산하고 판매 중이다.     Nathan Park 기자시카고 캔커피 시카고 캔커피 자체 캔커피 커피 시장

2024-07-29

치솟는 커피값 부담에 ‘홈카페’ 인기몰이

#. 매일 커피 2~3잔을 사먹는 직장인 K씨는 한 달 커피값이 400달러나 나가는 것을 보고 최근 커피 머신을 구입했다. 캡슐만 넣고 내려 먹으면 되는 데다가 한 달에 25달러면 20잔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 LA한인타운에서 회사에 다니는 J씨는 개인용 커피 머신을 사무실에 두고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커피를 내려 마시면서 돈도 절약할 수 있고 동료들과도 나눠 먹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커피 가격 급등으로 소비자들이 집이나 사무실에서 원두나 캡슐커피로 직접 만든 커피를 즐기는 홈카페 시장이 활황을 누리고 있다.   최근 NBC뉴스에 따르면 국내 주요 커피 체인점의 커피 가격은 2021년 대비 올해 약 23% 인상됐고, 이는 소비자들이 집에서 직접 커피를 즐기는 추세를 촉진하고 있다. 실제로 매장에서 판매되는 커피의 양은 4년 전 대비 8%가 감소했다. 팬데믹 이후 홈카페의 보급 확대, 커피값의 가파른 상승 등으로 소비가 줄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요 체인점의 커피 한 잔의 평균 가격은 4.76달러로 3년 전 3.97달러에 비하면 0.79달러나 비싸졌다. 콜드브루 한 잔의 평균 가격은  3년 전보다 1.24달러가 오른 4.41달러로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라떼 한 잔의 평균 가격은 5.50달러로 2021년에 비해 23%가 뛰었다. 2~3달러면 사 마실 수 있었던 블랙 커피의 경우 현재 3.50달러~4달러로 두배 가까이 급증했다. 주요 원두 생산국의 기상악화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공급망 차질, 운송비용 증가, 노동 부족, 인플레이션 압박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보도했다.     이로 인해, 홈카페 관련 업체들이 앞다퉈 신제품을 내놓고 관련 서비스 또한 인기를 끌고 있다. 가정용 커피 머신 시장의 규모는 올해 30억6000만 달러에서 2029년 41억8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시장 조사 업체 모르도 인텔리전스는 내다봤다.     4월 인스턴트 커피 제조업체 네스카페는 차가운 액체에 녹는 커피(7.39달러)를 출시했다. 업체는 “카페에서 사 먹는 음료 한 잔 가격으로 빠르고 간편하게 수십잔의 커피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피 머신 제조회사 큐리그는 올해 집에서 아이스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커피머신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뜨거운 커피를 추출한 후 3분 이내에 아이스 커피로 냉각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가격은 약 200달러다. 제품 관리 수석 부사장 조쉬 휠렛은 최근 홍보 영상에서 “집에서도 카페 수준의 음료를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했다”고 제품을 소개했다.     커피를 직접 만드는 강좌 또한 인기를 끌고 있다. 핸드드립과 라떼 아트 강좌를 운영하는 데이브 워드씨는 “최근 모든 클래스가 매진될 정도로 예약이 급증했다”고 말하며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하는 것을 보면, 직접 만든 커피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학습 플랫폼 코스히어로가 LA지역에서 진행하는 전문적인 바리스타 강좌는 한 클래스당 180달러대이며, 간단한 커피 추출법과 로스팅을 배우는 코스는 90달러대다.   정하은 기자 [email protected]커피 급등 국내 커피 커피숍 방문 아이스 커피 박낙희

2024-07-21

H마트 ‘Grand BK’, F&B 프랜차이즈 사업 확대

미주 최대 아시안 슈퍼마켓 체인 H마트의 구매 본부인 ‘Grand BK’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인 ‘Ten Thousand’의 FDD(Franchise Disclosure Document) 승인을 받아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판매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Ten Thousand’는 창업 초보자들도 쉽게 전문가 수준의 맛을 내고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으며, 한 명의 가맹주가 여러 개의 프랜차이즈 점포를 운영할 수 있는 ‘Area Development’ 계약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Ten Thousand’는 2020년 7월 호주 시드니를 기점으로 현재 미국, 대만, 베트남에 매장을 운영 중이며, 홍콩과 일본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다.   ‘Grand BK’는 2022년 미국 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후 뉴욕시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와 브로드웨이에 첫 매장을 성공적으로 오픈했고, 현재는 맨해튼 내에서 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매장들은 엄선된 고품질 원두를 사용하여 핸드드립 커피, 아인슈페너, 에스프레소 크림 라떼와 같은 시그니처 메뉴를 제공하며 젊은 소비자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또한 카페형 베이커리 브랜드인 ‘L’AMI‘와 연계해 커피 외에도 시그니처 베이커리와 디저트 라인을 강화해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힐 예정으로, 특히 ’L‘AMI’의 FDD 승인은 올해 안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Ten Thousand’ 창업 문의는 웹사이트 혹은 e메일로 문의하면 된다.     ◆Ten Thousand  ▶웹사이트: www.10000coffeeusa.com/franchise ▶e메일: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H마트 H 마트 Grand BK H마트 'Grand BK' Ten Thousand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Ten Thousand’ L’AMI ‘Ten Thousand’ 창업 문의

2024-07-03

"여름철 차량 침입 범죄 늘어 주의" 귀넷 경찰 ‘커피 위드캅’ 행사

  귀넷 카운티 경찰은 11일 오전 9시 둘루스 카페 블루에서 지역 주민들과 만나서 대화하는 ‘커피 위드캅’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다양한 연령대의 참석자들은 경찰이 되는 팁, 최근 동네 치안에 관한 고민 등을 경찰관에 직접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기승을 부린 ‘차량털이’에 대한 것이었다. 리차드 아세베도 경관은 “차량이 털려 신고한 후 수사관으로부터 연락이 없는 것은 일반적이다. 만약 수사 경과가 궁금하다면 케이스 넘버를 가지고 경찰에 문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500대 가까운 차를 턴 조직이 체포된 가운데(본지 6월 7일자 A1면 참고), 피해자들이 도난당한 물건을 찾을 수 있냐는 질문에 그는 “범인들이 훔친 물건을 팔아치우기 때문에 (본거지에) 남아있을 확률은 낮다”면서도 시리얼넘버를 제출하고 그에 맞는 물건을 경찰이 발견하면 연락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단, 재판에 증거물로 쓰일 수 있어 돌려받는 데 오래 걸릴 수 있다.   귀넷 경찰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차량 침입 범죄가 늘고 있다"며 차 문과 창문이 모두 잠겨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갑, 핸드폰, 귀중품 등을 차량에 눈에 띄게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만약 가지고 내릴 수 없는 경우 트렁크에 보관하는 것이 낫다. 누군가가 자신을 따라오고 있다고 의심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하라고 조언했다. 윤지아 기자커피 위드 커피 위드 카운티 경찰 차량 침입

2024-06-11

[음식과 약] 아침 커피 언제 마시는 게 좋은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커피를 마시면 해롭다는 주장이 있다. 잠에서 깬 후 한두 시간 동안은 커피를 피하라는 이야기이다. 카페인의 작용방식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낮 시간에 인체는 수면-각성 주기를 조절하는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을 생성한다.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데노신이 증가하여 결국에는 졸음이 쏟아진다. 카페인은 아데노신 수용체를 차단하여 우리가 잠에서 깬 상태를 유지하게 해준다. 반면 밤에 자고 있을 때는 뇌의 아데노신 수치가 감소하므로 기상 직후는 아데노신 수치가 하루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카페인이 차단할 아데노신이 최저점을 찍을 때 커피를 마시면 효율이 떨어진다.   너무 이른 커피는 코티솔 수치를 증가시키니 좋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코티솔은 우리가 위험한 상황에 처할 때 분비되어 주의력, 집중력을 강화하여 인체를 더 기민하게 만들어주는 호르몬이다. 하루 중 혈중 코티솔 수치는 아침에 최고치, 한밤중에 자고 있을 때 최저치이다. 카페인은 코티솔 분비를 자극한다. 아침에 이미 코티솔 수치가 높은데 커피를 마셔서 카페인까지 작용하면 코티솔 과잉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론상으로만 그렇다.     코티솔 수치가 높아질까 봐 걱정하여 커피를 늦게 마실 필요는 없다. 커피를 매일 마시는 경우에는 인체가 적응하여 카페인이 코티솔 분비를 자극하는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2005년 미국 연구에서 카페인을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사람들의 경우 아침 코티솔 수치에 거의 영향이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집에서 쉬는 사람이라면 시험 삼아 아침 커피를 한두 시간 늦춰 본다 해도 나쁠 게 없다. 하지만 건강에 좋다는 말에 무리해서 아침 커피를 미루면 위험한 경우도 있다. 직접 운전하여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 아침 일찍부터 중장비나 기계를 조작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카페인 섭취를 미루는 것은 사고 유발 위험을 높여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건강 비결에 대해 방송, 유튜브에서 누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무작정 따르면 곤란하다.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고려해봐야 한다.   유전적으로 카페인 대사가 느린 사람은 아침에 커피 한 잔만 마셔도 온종일 정신이 또렷할 수 있다. 하지만 카페인을 더 빨리 대사하는 사람은 점심에 한 잔을 더 마셔야 오후에 나른해지지 않는다. 카페인에 너무 예민한 사람이라면 커피는 아예 마시지 않는 게 나을 수 있고 전에는 커피를 잘 마시던 사람이 나이 들면서 카페인 대사 능력이 줄어들어서 커피양을 조절해야 할 수도 있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 지구력이 향상되어 운동을 더 잘할 수 있기도 하지만, 앉아있으면서 커피만 너무 많이 마시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 증상이 악화할 수도 있다. 아침 커피는 언제 마시는 게 제일 좋을까? 답은 내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커피 아침 커피 아데노신 수치 카페인 대사

2024-06-10

당, 칼로리 걱정 없는 '사카 커피' 한 잔 어때요?

나른한 오후만 되면 달달한 믹스커피가 당기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건강에 해롭지 않을까 걱정이었던 이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제로 혈당' '제로 콜레스테롤' '제로 당' 칼로리의 커피 믹스가 중앙일보 '핫딜'에 상륙했다.     타이거 사카린의 '사카 커피 믹스(Saccha Coffee mix)'는 당뇨나 비만 환자들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믹스커피다. 설탕의 300배나 되는 단맛을 내지만 인체에 무해한 설탕 대체제 사카린을 함유해 달달한 커피를 건강하고 날씬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사카린은 무설탕 성분으로 당질 반응이 전혀 없고 체내에서 흡수나 대사작용 없이 모두 배출돼 당뇨 환자들에게 유용하다.   더욱이 사카 커피 믹스는 식물성 프림이 아닌, 1등급 한국산 원유로 만들었으며 베트남의 풍부한 햇볕을 받고 자란 엄선된 원두를 사용하여 한층 부드러운 맛과 풍미를 자랑한다.   마시는 방법도 일반 믹스커피와 다르지 않다. 컵에 사카 커피 믹스 1스틱과 뜨거운 물 80~100ml을 넣고 녹이기만 하면 된다.     당, 혈당, 콜레스테롤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사카 커피 믹스는 미주 최대 한인 쇼핑몰 '핫딜'에 입점돼 있다. 1박스 30개입이 25달러에 판매되고 있고 2박스 이상 구입 시 20% 할인, 4박스 구입 시 1박스를 무료로 증정하는 혜택이 주어진다.     ▶웹사이트: hotdeal.koreadaily.com   ▶문의:(213)368-2611핫딜 걱정 커피

2024-03-17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1   늘 놓아두었던 자리   그 물건이 없으면 여간 불편하지 않다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의도하였든 그렇지 않든   그 장소, 그 시간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기적 같은 행복이 아닐까 싶다   다만 새벽만이 아니다   사람도 그렇다     2 깊은 어둠으로부터 깨어나는 새벽 알지 못하는 이야기로 새벽은 깨어나고 마른 가지에 살이 붇고 먼동은 새벽을 당겨 온다     동트기 전 새벽은 깊은 물 속과 같아서 물속 떠오는 비늘 같아서 가득한 물고기 집 같아서 새벽하늘에 빠져 깊이 잠기다 보면 보이지 않는 곳까지 잠기다 보면 어둠 속 보이지 않던 것들에게 찾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흔들 수 없는 어둠 속엔 단단한 껍질을 벗는 하루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고 깨어난 생명이 내쉬는 숨 허리를 세운 직립의 나무   흔들 수 없는 어둠이 옷을 벗고 하늘의 밑동을 채우는 허락된 하루의 축복이 온다     버려야 할 것이 있고, 담아야 할 일이 있기에 걸어야 할 길이 있고, 주워야 할 이삭이 있기에 나만을 위한 하루가 아니기에 기대가 된다는 것은 사랑하기 때문이다 깊은 곳에서 깨어나는 새벽 내 안에서 매일 눈을 뜨는 사람도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옷깃을 여미게 한다     3 시를 쓰듯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그릴 때 시를 쓰는 마음을 가지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언제부터인가 멀어졌던 그림이 그리고 싶었다 잃어버린 마음을 찾고 싶었다 정한수를 떠놓고 소원을 빌듯 새벽 커피를 내리고 마음을 다잡을 때처럼 맨발로 꽃피는 뒤란을 걸을 때처럼 그런 마음으로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면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부자가 된다 가진 자의 행복이 부럽지 않다 그 자리에 그가 있었다는 것만으로 그 시간에 그 풍경이 내 옆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시를 쓰듯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그림을 그리듯 시를 쓸 수 있을까? 물음 후엔 늘 치열한 삶에서 피하려는 비겁한 내가 보이기에 충분히 사랑받았다는 의미가 새롭다 처음 그가 내밀었던 따뜻한 손의 체온이 그립다 내 옆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4 그의 시간은 나의 시간이기도 했다 같은 하늘, 같은 계절을 보내었기에 시간 속에 녹아든 그만의 일상을 추정해 볼 때 그의 일상 안으로 나의 시간이 저물기도 했다 그 자리에 있었단 해프닝만으로 그 자리를 채웠던 사람들 사이엔 먼 나라로부터 밀려왔다던 이방인의 숨 먼 곳으로부터 내게로 오는 별빛이 그렇고 쉼 없이 밀려왔다 되돌아가는 파도가 그랬다 그리고 그가 내게로 온 것이 그랬다 다른 어떤 것을 말하지 않아도 그가 내 곁에 내어준 그 시간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시인, 화가)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새벽 커피 시인 화가 자의 행복

2024-03-11

[삶의 뜨락에서] 아침밥과 커피

가게 철문을 열려고 줄을 잡아당겼다. 햇볕이 따스하게 창문으로 스며든다. 가게 문 옆으로 아파트 출입구가 있는데 움푹 들어간 곳에 홈리스가 앉아 아침을 먹고 있다. 내가 가게 문에 열쇠를 집어넣는 순간 불쑥 포장이 잘 되어있는 아침밥을 내민다. 왜 나에게 줄까 눈치를 보면서 아침밥을 가지고 왔다고 했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이 가게 문 옆에 매일 아침 앉아서 구걸하는 모습을 보고 누군가 아침밥을 주고 간 것이다. 아침밥을 슬쩍 곁눈질하여 보니 감자, 계란, 햄, 빵 가득 담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정성껏 집에서 직접 만들어 도시락 그릇에 담아 포장했다. 그는 인성도 착하다. 그리고 가끔 우리 가게 호위무사도 자처한다. 가게 문이 열려있으면 닫아주고 가게 앞에 쓰레기가 나풀거리면 주어서 쓰레기통에 넣어주고 손님이 시끄럽게 굴면 가게 앞에 서서 나가라고 소리친다. 그는 60대 초반 이집트 사람이다. 정신도 말짱하고 건강하다. 두 발로 걷고 어디서 배달받는지는 모르지만 매일 깨끗한 다른 옷을 입는다. 가끔 여자 코트와 잠바를 입는 것 외에는 이상하지 않고 무조건 자기 몸에 맞으면 입는 것 같다. 구걸하는 돈으로 담배를 사는 것 같고 지나가면 담배 냄새가 코를 찌른다. 항상 큰 비닐봉지를 가지고 다니면서 과일이나 포테이토칩 같은 먹거리를 봉지에 받아 넣는다.   대충 오늘 꼭 세탁해야 하는 옷들을 세탁기에 집어넣고 급하게 찾으러 오는 손님 옷을 구별하여 한쪽으로 정리해 놓는 사이 커피가 내려졌다. 신문을 펼쳐놓고 먹을 빵과 고구마, 계란을 나열해놓고 커피를 따라왔다. 신문을 읽으면서 아침을 먹다가 갑자기 밖에 앉아서 아침을 먹는 홈리스가 생각났다. 맨입으로 먹는 그에게 따뜻한 커피 한 잔이 그립지 않을까 생각하고 커피잔을 채워 밖으로 나가 커피를 내밀었더니 사양한다.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진즉 밥 먹을 때 곁들여 마셨으면 좋았을 걸 한발 늦은 나의 행동이 싫었다.   순발력이 부족해 뒤늦은 후회를 남기는 내 굼뜬 선의가 언제쯤 빠릿빠릿 움직여줄까. 그날 아침 내 가슴팍 앞으로 쑥 들어오던 아침밥의 재빠름처럼 나의 호의는 왜 빠르지 못할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이내 습관이라는 두 글자가 떠올랐다. 타인에게 선의를 베푸는 것도 일종의 습관이어서 몸에 배어 있지 않으면 그것이 적당한 타이밍에 순발력 있게 발휘되기는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주저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홈리스는 자동으로 아침밥을 내민 것은 그가 살아온 날들을 보여주는 습관이었고 그 습관이 풍족한 환경 속에서 꽃핀 것은 아닐 거라는 추측이 더해져 한층 더 고귀하게 여겨졌다. 많이 가져서 베푸는 게 아니라는 말 맞는 말 같다.   선의란 건 별다른 조건이 필요하지 않은 인간의 단순한 습관 내지 태도일 뿐 아닐까. 타인에게 친절 하라.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당신이 모르는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플라톤이 한 말이라고도 작가 미상의 말이라고도 전해지는 이 문구는 대체 왜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친절해야 하고 왜 모르는 사람에게도 선의를 베풀 수 있어야 하는지를 힘 있게 설득하고 있다.     홈리스에게 실례가 될 수도 있지만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 가게 옆에서 아침을 먹는 홈리스가 가여웠다. 의자나 깔 거라도 깔고 앉아 먹었으면 싶었다. 나만 아는 내 힘겨운 싸움이 홈리스에게 보였을까. 그 내민 아침밥을 받아 주었으면 홈리스 마음이 나에게 조금 더 가까워질 기회를 내던진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양주희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아침밥 커피 홈리스 마음 사이 커피 가게 철문

2024-02-29

“비행 중 다쳤다” 대한항공 피소…“승무원 커피 쏟아 화상”

대한항공이 비행 중 뜨거운 커피가 쏟아져 화상을 입었다고 주장하는 여성 승객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온라인매체 데일리비스트닷컴은 뉴욕 퀸스 카운티에 거주하는 옌링 유가 비행 중 입은 화상에 대해 치료비와 정신적, 육체적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대한항공과 승무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9일 보도했다.     지난 5일 뉴욕주 퀸스 카운티 대법원에 접수된 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8일 JFK공항발인천행 대한항공 KE85편 33B석에 탑승한 유씨가 비행 중 승무원이 “끓는 뜨거운 커피를 무릎에 쏟아 생식기 부위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측은 항공사와 승무원의 “과실, 부주의, 무모함”을 비난하며 “통증과 절뚝거리는 장애가 생겼다. 많은 비용을 치료비로 지출했으며 영구적이 될 것으로 보이는 부상 치료를 위해 앞으로 추가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씨의 변호사 빅터 보타는 “유씨의 부상이 심각하다. 몬트리올 협약에 따라 국제선을 운항하는 항공사는 탑승객의 부상에 대해 엄격히 책임져야 한다. 유씨가 승무원의 과실로 입은 부상에 대해 항공사에 책임을 묻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유씨측은 이번 소송에서 법정에서 정해지는 손해배상금과 이자, 법률 비용과 함께 법원이 적절하고 정당하다고 판단하는 기타 추가 구제안을 요구하고 있다.   데일리비스트는 대한항공측이 이날 논평 요청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4년 대한항공 인천발 뉴욕행 항공편에 탑승했던 한인 승객이 승무원이 실수로 쏟은 커피에 화상을 입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2016년에도 대한항공 인천발 런던행 항공편에 탑승한 40대 한인 여성이 승무원으로부터 건네받은 커피가 쏟아져 화상을 입고 9일간 입원 치료를 받은 바 있다.  박낙희 기자대한항공 승무원 승무원 커피 대한항공 피소 커피

2024-02-11

[이 아침에] 오병이어

코로나 펜데믹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성당에서는 주일 미사가 끝나고 나면 다과를 나누는 친교 시간이 있었다. 다과는 순번에 따라 구역들이 돌아가며 준비했다. 코로나 펜데믹이 시작되며 미사도 친교도 모두 중단이 되었다. 그 후, 백신이 보급되고 코로나 사태가 진정국면에 들어서자 성당의 미사는 마스크를 쓰고 다시 시작되었지만 친교는 할 수 없었다.     세상사 무슨 일이건 끝내기는 쉽고 다시 시작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마스크 의무 착용이 없어지고 펜데믹도 종료되었지만, 친교 시간은 돌아오지 않았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얼굴들인데 그냥 헤어지기 섭섭해 우리 구역은 미사가 끝난 후 주차장 한편 나무그늘 아래에 모여 잠시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다. 얼마 후부터는 신부님도 들려가는 자리가 되었다.     몇 번인가 신부님이 지나가는 말처럼 커피라도 나누어 마시면 좋겠다고 했지만 들은 듯 못 들은 듯 아무도 선뜻 그럽시다 하고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내게 화살이 날아왔다. 지난여름, 신부님이 내게 당신이 연장자이니 다음 주에 커피를 마련해 오라는 것이었다. (참고로 나는 이 그룹의 연장자가 아니다. 나보다 6달 먼저 태어난 친구가 있다.)     일복 많은 아내는 나이 든 남편 덕에 그다음 주 커피를 끓여갔고, 우리 구역의 커피 타임은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큰 보온병 두 개를 끓여가는데 1/3 파운드 정도의 커피콩이 들어간다. 평소 우리가 마시는 스타벅스 원두를 사다 커피를 끓여갔다. 몇 주가 지난 후, K 씨가 커피 3파운드를 주더니, 얼마 후에는 Y 씨가 던킨도너츠 커피를 주고, 또 다른 K 씨와 W 씨가, 그리고 신부님까지 커피를 주는 것이 아닌가. 가끔은 빵이나 과자를 구워오는 자매님들까지 있어 메뉴가 풍요로워졌다.     끓여가는 커피는 보온병 두 개지만 이걸로 10잔도, 20잔도 만들 수 있다. 그날 인원수에 따라 또는 지나가다 들르는 교우들의 수에 맞추어 양을 조절해서 따라주면 된다. 지난주, 비 오던 주일에는 처마 밑에 올망졸망 모여 뜨거운 커피를 나누어 마셨다. 비 오는 날 마시는 커피의 맛이라니.     그동안은 커피를 일회용 컵에 따라 마셨는데, 얼마 전 이것도 환경오염이라는 의견이 모여 각자 머그잔을 가져오기로 했다. 첫 주에는 한 가정만 기억하고 잔을 가져와 용두사미가 되는 것이 아닌가 했는데 그다음 주에는 Y 씨네가 잔을 잔뜩 가지고 와, 모두 그 잔에 커피를 마셨다.     이를 보며 나는 문득 한 아이에게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받아 5000명의 군중을 먹이고도 열두 광주리가 남았다는 예수님의 ‘오병이어’의 기적을 생각했다. 기적이라는 것은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별것이 아닌 일이 될 수도 있고, 놀라운 일이 될 수도 있다.     내가 우리 구역의 커피 나눔을 오병이어에 비교할만한 일이 하나 더 생겨났다. 지난달,  또 다른 구역이 친교를 시작했다. 그 구역의 메뉴는 대추차와 과자다. 인심도 좋아 남은 다과는 우리에게 주고 간다.     시민운동, 더 나아가 혁명의 힘도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시작이 반이며, 비우면 채워지고, 좋은 것은 따라 하기 마련이다. 고동운 / 전 가주 공무원이 아침에 오병이어 던킨도너츠 커피 커피 타임 커피 나눔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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