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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하모니카 부는 100세 할아버지

100세에 88하게 사는 할아버지가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실버레이크 지역에 사는 그는 하루건너 그리피스 천문대와 할리우드산을 한 바퀴 돌아가는 2마일 코스를 하이킹한다. 그는 언젠가 신을 신다가 몸이 무겁고 거북한 것을 느낀 다음 체중 감량을 위하여 하이킹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할아버지는 이탈리아 태생으로 1930년대 가족이 펜실베이니아로 이주했다. 그는 2차 대전 때 미군으로 유럽, 아프리카, 태평양 전쟁에 참전했고, 제대 후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해  USC에서 미술 석사 학위를 받고 미술 교사로 50년을 재직했다.   그가 조용히 하이킹만 했으면 유명한 사람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하이킹 도중 가끔 벤치에 앉아 쉬면서 하모니카를 연주한다.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 벤치의 연주자가 됐다. 그는 남들이 즐거워하니 자기도 즐겁단다.       이 노인은 지난해 11월 26일, 100세가 되었다. 그의 장수 비결은 무엇인가. 첫째, 몸을 움직인다. 그는 모든 근심 걱정을 로스앤젤레스시의 고층 건물과 주택에 놓아두고 그리피스 천문대 하이킹을 하며 자연을 즐기고 친구를 사귄다고 한다.  또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인류는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투쟁하며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악순환을 거듭하지 않았느냐며 태연자약한 태도다.   그는 하이킹뿐 아니라 두뇌 활동도 열심히 한다. 집에서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한다. 바이올린도 두 개나 만들었다. 컴퓨터로 애니메이션을 만든다. 100세 노인이 컴퓨터로 만화를 만들다니 놀라운 일이다. 그는 어릴 때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어느 목공소에 들러 가구 만드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데, 주인이 그에게 도구를 주면서 한번 만들어 보라고 했다고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을 만들어 본 것이 미술가의 씨앗이 되었다고 한다.   이 할아버지보다 10년 아래인 이 젊은이도 그를 따라서 하이킹을 할 계획이다. 우리 주변에는 하이킹 코스가 널려있다. 내가 사는 부에나파크에서 가까운 롱비치에는 여름에도 시원한 울창한 숲, 네이처 센터가 있다.     나는 두뇌 활동을 보강하기 위하여 올해부터는 영어 신문도 구독했다. 노인들은 신문을 읽어야 한다. 치매 예방의 한 방편으로 신문을 읽고 글을 쓴다. 글을 쓰려면 많이 읽고(多讀), 많이 쓰고(多作), 많이 생각해야(多商量) 한다. 활발한 육체와 두뇌 활동의 병행이 필요하다.   윤재현 / 전 연방정부 공무원열린광장 하모니카 할아버지 하이킹 코스 하이킹 도중 그리피스 천문대

2024-01-09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쉐드 수족관

시카고 쉐드 수족관은 지난 1930년 개장했다. 앞으로 7년만 있으면 개장 100주년을 맞게 되니 지난 한 세기 동안 시카고의 명소로 자리잡은 셈이다. 인근에 위치한 필드 자연사 박물관과 애들러 천문대와 함께 시카고 다운타운 호변에 자리잡고 있으며 풋볼구장인 솔저필드와 함께 이 곳을 통틀어 뮤지엄 캠퍼스라고 불린다. 보통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사진을 찍으면 가장 포토제닉하게 나오는 곳으로 뮤지엄 캠퍼스가 꼽히는데 쉐드수족관이 한쪽에 나오고 뒷편으로 멋진 시카고의 마천루가 자리하는 사진은 언제 찍어도 기억에 남을 만한 시카고 사진이 된다.   타지에서 시카고를 찾은 사람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하면 누구 하나 멋지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없었다. 뮤지엄 캠퍼스와 함께 네이비 피어도 있고 비교적 최근 조성된 밀레니엄 파크와 그랜트 파크도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사랑 받고 있지만 박물관과 수족관, 천문대가 한 곳에 집중돼 있는 뮤지엄 캠퍼스 역시 시카고가 자랑하는 공간인 것은 분명하다. 참고로 뮤지엄 캠퍼스는 자연적이 아니라 인공적으로 조성된 지역이다. 현재의 그랜트파크 지역이 1871년 발생한 시카고 대화재로 인해 호수를 일부 매립해 만들어진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손길로 만들어졌다.     현재 쉐드 수족관은 보수 공사가 한창이다. 일부 공사는 올해 초에 이미 시작됐고 단계별로 진행되다가 모든 공사가 끝나는 시기는 개장 100주년을 맞이하는 2030년이다. 보수 공사를 진행중인 쉐드수족관측이 어떻게 수족관이 변모할 지를 설명하는 이벤트가 1일 열렸다. 이번 공사의 기본 목적은 수족관의 수중 생물에 대한 연구는 전문적으로 이어가면서 대중을 위한 교육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시설을 다시 정리하는 것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정문과 측면에 위치한 출입구를 방문객들이 편리하도록 동선을 다시 짜고 기존에 지역별로 나뉘어 구분됐던 수조를 수중 생물들이 어떻게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고 있는지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방식으로 바꾼다. 아울러 40피트 길이의 수중 터널을 만들어 관람객들이 이곳을 지나가면서 터널 바깥을 볼 수 있는 투명 유리를 통해 수중 환경을 더욱 실감나게 볼 수 있게 만든다. 지금까지는 지하에 위치했던 레이크사이드 학습 센터를 1층으로 옮겨 연간 18만명에서 23만명 이상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할 수 있도록 확장할 계획이다.     사실 쉐드 수족관은 해안가가 아니라 호변에 위치하면서 바다 생물을 볼 수 있었던 미국 최초의 수족관이다. 이를 위해 수족관 개장을 앞두고 플로리다 키 웨스트 지역에서 바닷물을 떠서 화물 열차를 통해 막대한 양의 소금물을 수족관으로 운반한 일화는 유명하다. 지난 세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수족관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잡았고 무엇보다 시카고를 찾으면 꼭 방문해야 하는 관광 명소로 유명했다. 팬데믹 이전에는 연간 방문객 숫자가 200만명을 넘길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쉐드 수족관이 명성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미시간호수라는 자연적인 입지 조건도 있었지만 시카고에서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는 기부 문화도 한 몫을 했다. 이는 쉐드 수족관의 이름에서 찾아볼 수도 있는데 수족관의 공식 명칭은 지금은 사라진 마샬 필드 백화점의 두번째 사장 존 쉐드의 이름에서 따왔다. 존 쉐드는 수족관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1920년대 당시로는 엄청난 금액인 300만달러를 기부해 현재의 수족관이 들어설 수 있도록 했다. 마샬 필드 뿐만 아니라 애들러 천문대 역시 시어스 백화점 중역 출신의 맥스 애들러에서 이름이 연유했고 필드 자연사 박물관 역시 마샬 필드 백화점의 창업주 이름에서 따왔다. 마샬 필드는 시카고 대학이 창설될 당시 캠퍼스 부지를 기부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시카고 미술관의 각 갤러리에는 기부자의 이름을 따 갤러리 이름이 붙여졌다. 인상파 화가들의 유명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가 로스차일드 가문 이름이 붙은 이유다. 아마도 시카고가 짧은 기간 동안 대도시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1800년대 후반, 1900년대 초반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웠고 이를 이끌었던 재계에서도 부의 사회환원이라는 기여를 통해 도시가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이렇게 시카고를 상징하는 공공시설에는 도시가 현재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주민들의 영혼이 살아 숨쉬고 있다.       쉐드 수족관 개장 100주년을 맞아 진행하는 보수 공사 역시 5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역시 기업이나 개인의 기부금으로 충당된다고 한다. 쉐드 수족관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돌고래 쇼나 가오리를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체험 시설, 북극 펭귄과 흰돌고래 벨루가 등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끈다. 이와 함께 이런 공공 시설물들이 어떻게 세워질 수 있었고 100년 동안 유지될 수 있었으며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보수 공사에도 시민들의 지원과 기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도 중요한 점이다. 그렇게 시카고는 현재까지 역사가 쓰여졌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수족관 수족관 천문대 수중 생물들 시카고 다운타운

2023-08-02

“추운 겨울, 미술관- 천문대 가볼까”

시카고 지역은 박물관, 미술관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 시설들이 있다. 추운 겨울 동안 즐길 수 있는 이들 시설들의 1월 한 달 간 무료 방문일을 모아봤다.    ▶애들러 천문대: 일리노이 주민들은 매주 수요일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교사, 군인, 시카고 박물관/공원국 직원들은 언제든지 무료 이용 가능하다.     ▶필드 자연사박물관: 일리노이 주민들은 1월 10일, 11일, 16일, 17일, 18일, 24일, 25일, 그리고 31일 무료로 박물관을 방문할 수 있다. LINK와 WIC 베네핏 프로그램 카드 소지자들은 언제든지 할인된 입장권을 예매할 수 있다.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일리노이 주민들은 오는 9일부터 매주 월요일, 목요일, 그리고 금요일, 미술관을 무료로 찾을 수 있다. 미술관은 18세 이하, 군인, 대학생, 교사, LINK, WIC 카드 소지자 등에게는 무료 입장권도 제공한다.   ▶쉐드 수족관: 일리노이 주민들은 오는 12일부터 16일까지 무료로 수족관을 방문할 수 있다. SNAP 베네핏 프로그램 참가자, 응급요원, 군인, 교사 등은 무료 또는 할인된 입장권을 받을 수 있다.     ▶시카고 현대 미술관(MCA): 매주 화요일 모든 일리노이 주민들은 위한 무료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일리노이 주 내 교사, 장애인과 보호자, 군인, 응급요원, 베테랑 등도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듀세이블 흑인 역사 박물관: 일리노이 주민들은 매주 수요일 무료 입장이 가능하며 군인, 응급요원 등은 언제든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시카고의 멕시칸 미술박물관, 가필드파크 온실, 링컨파크 온실, 시카고 컬츄럴 센터 등은 1년 내내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Kevin Rho 기자미술관 천문대 박물관 미술관 금요일 미술관 애들러 천문대

2023-01-06

[등불 아래서] 새해에는 춤을 춥시다

새로운 해요 새로운 달이다. 새해에도 첫 해돋이를 맞으려는 인파로 그리피스 천문대가 붐볐다. 도무지 변할 것 같지 않은 일상도 새해 첫 아침 소리를 듣고 깨어나기를 소원하는 우리들 마음일 것이다. 바다에 홀로 떠오르는 해도 장관이지만 어둠을 걷어내고 빌딩을 이겨내며 천지를 물들이는 도시의 일출도 못지않은 감동이다.   콘크리트 더미로만 보였던 도시는 안개 속에 빛으로 춤을 춘다. 새로운 시간이 흐른다.     밤새 세상을 감추며 펼쳐놓았던 검은 보자기는 주황빛 손이 되어 꼼지락거리는 빛에게 묶여버린다. 숨 쉬듯 아침 차 시동 소리가 들리고, 햇살은 벌써 줄을 서서 커피를 기다리고 있는 차들을 스치며 가게들의 화장기 없는 얼굴마저 드러내 버린다. 어둠을 빠져나온 도로에는 차들이 흐른다.     흐르는 것이 차뿐이랴. 벽두부터 가족을 위해 일터로 나서는 가장의 마음도 흐르고, 가뜩이나 움츠린 경기에 하루라도 문을 열어야 하는 주인들의 기대도 흐른다. 운전대를 잡은 손 위에는 올해는 그래도 나아지려나 하는 마음이 내려앉는다. 이렇게 새해의 도시는 흐르고 변하고 춤을 춘다.   그런데 모든 것을 춤추게 만든 태양은 담담하게 새벽 공기를 가르며 솟아오를 뿐이다. 변하지 않고 떠오르는 아침 해가 있기에 세월은 흐를 수 있고, 세상은 춤출 수 있다. 물은 급하게 흘러도 여울에 비친 달은 그 물에 떠내려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도 많은 것이 흐른다. 코로나 속보로 보기 싫은 숫자들이 도표 위에 흐르고, 아침부터 전화기에는 좋건 싫건 문자 메시지가 화면 위를 흐른다.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하는 세월이 흐르고 무심한 마음도 함께 흐른다. 급하게 흐른다. 자칫 물만 쳐다보다가 나도 몰래 나 자신을 무심한 마음과 함께 퍼다 버릴 정도로 쏜살같이 흐른다.     그래서 우리 인생에 치고 들어온 물살에 빠져 놀라기보다, 흐르는 모든 것을 춤추게 하시는 변하지 않는 하나님을 바라본다. 물결이 요란할수록 아침 햇살은 바다와 도시를 황홀하게 춤추게 한다. 잔잔하다면 고요하고 평화롭게 물들게 한다. 인생과 세상이 혼탁하게 흘러도 하나님은 담담히 여기 계시며 말씀하신다.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     당신의 운전대는, 문을 연 가게는, 땀을 흘리는 일터는 흘러갈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변하지 않는 사랑은 당신을 물들일 것이다. 아름답고 황홀하게. 담담하고 열렬하게. 자, 이제 우리가 춤출 때다. 하나님의 따스한 마음으로 나와 이웃의 삶을 물 들이며 물결을 타고 춤을 출 때다.   [email protected] 한성윤 / 목사·나성남포교회등불 아래서 새해 일상도 새해 그리피스 천문대 시동 소리

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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