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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쉐드 수족관

박춘호

박춘호

시카고 쉐드 수족관은 지난 1930년 개장했다. 앞으로 7년만 있으면 개장 100주년을 맞게 되니 지난 한 세기 동안 시카고의 명소로 자리잡은 셈이다. 인근에 위치한 필드 자연사 박물관과 애들러 천문대와 함께 시카고 다운타운 호변에 자리잡고 있으며 풋볼구장인 솔저필드와 함께 이 곳을 통틀어 뮤지엄 캠퍼스라고 불린다. 보통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사진을 찍으면 가장 포토제닉하게 나오는 곳으로 뮤지엄 캠퍼스가 꼽히는데 쉐드수족관이 한쪽에 나오고 뒷편으로 멋진 시카고의 마천루가 자리하는 사진은 언제 찍어도 기억에 남을 만한 시카고 사진이 된다.
 
타지에서 시카고를 찾은 사람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하면 누구 하나 멋지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없었다. 뮤지엄 캠퍼스와 함께 네이비 피어도 있고 비교적 최근 조성된 밀레니엄 파크와 그랜트 파크도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사랑 받고 있지만 박물관과 수족관, 천문대가 한 곳에 집중돼 있는 뮤지엄 캠퍼스 역시 시카고가 자랑하는 공간인 것은 분명하다. 참고로 뮤지엄 캠퍼스는 자연적이 아니라 인공적으로 조성된 지역이다. 현재의 그랜트파크 지역이 1871년 발생한 시카고 대화재로 인해 호수를 일부 매립해 만들어진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손길로 만들어졌다.  
 
현재 쉐드 수족관은 보수 공사가 한창이다. 일부 공사는 올해 초에 이미 시작됐고 단계별로 진행되다가 모든 공사가 끝나는 시기는 개장 100주년을 맞이하는 2030년이다. 보수 공사를 진행중인 쉐드수족관측이 어떻게 수족관이 변모할 지를 설명하는 이벤트가 1일 열렸다. 이번 공사의 기본 목적은 수족관의 수중 생물에 대한 연구는 전문적으로 이어가면서 대중을 위한 교육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시설을 다시 정리하는 것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정문과 측면에 위치한 출입구를 방문객들이 편리하도록 동선을 다시 짜고 기존에 지역별로 나뉘어 구분됐던 수조를 수중 생물들이 어떻게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고 있는지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방식으로 바꾼다. 아울러 40피트 길이의 수중 터널을 만들어 관람객들이 이곳을 지나가면서 터널 바깥을 볼 수 있는 투명 유리를 통해 수중 환경을 더욱 실감나게 볼 수 있게 만든다. 지금까지는 지하에 위치했던 레이크사이드 학습 센터를 1층으로 옮겨 연간 18만명에서 23만명 이상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할 수 있도록 확장할 계획이다.  
 


사실 쉐드 수족관은 해안가가 아니라 호변에 위치하면서 바다 생물을 볼 수 있었던 미국 최초의 수족관이다. 이를 위해 수족관 개장을 앞두고 플로리다 키 웨스트 지역에서 바닷물을 떠서 화물 열차를 통해 막대한 양의 소금물을 수족관으로 운반한 일화는 유명하다. 지난 세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수족관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잡았고 무엇보다 시카고를 찾으면 꼭 방문해야 하는 관광 명소로 유명했다. 팬데믹 이전에는 연간 방문객 숫자가 200만명을 넘길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쉐드 수족관이 명성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미시간호수라는 자연적인 입지 조건도 있었지만 시카고에서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는 기부 문화도 한 몫을 했다. 이는 쉐드 수족관의 이름에서 찾아볼 수도 있는데 수족관의 공식 명칭은 지금은 사라진 마샬 필드 백화점의 두번째 사장 존 쉐드의 이름에서 따왔다. 존 쉐드는 수족관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1920년대 당시로는 엄청난 금액인 300만달러를 기부해 현재의 수족관이 들어설 수 있도록 했다. 마샬 필드 뿐만 아니라 애들러 천문대 역시 시어스 백화점 중역 출신의 맥스 애들러에서 이름이 연유했고 필드 자연사 박물관 역시 마샬 필드 백화점의 창업주 이름에서 따왔다. 마샬 필드는 시카고 대학이 창설될 당시 캠퍼스 부지를 기부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시카고 미술관의 각 갤러리에는 기부자의 이름을 따 갤러리 이름이 붙여졌다. 인상파 화가들의 유명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가 로스차일드 가문 이름이 붙은 이유다. 아마도 시카고가 짧은 기간 동안 대도시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1800년대 후반, 1900년대 초반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웠고 이를 이끌었던 재계에서도 부의 사회환원이라는 기여를 통해 도시가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이렇게 시카고를 상징하는 공공시설에는 도시가 현재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주민들의 영혼이 살아 숨쉬고 있다.    
 
쉐드 수족관 개장 100주년을 맞아 진행하는 보수 공사 역시 5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역시 기업이나 개인의 기부금으로 충당된다고 한다. 쉐드 수족관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돌고래 쇼나 가오리를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체험 시설, 북극 펭귄과 흰돌고래 벨루가 등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끈다. 이와 함께 이런 공공 시설물들이 어떻게 세워질 수 있었고 100년 동안 유지될 수 있었으며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보수 공사에도 시민들의 지원과 기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도 중요한 점이다. 그렇게 시카고는 현재까지 역사가 쓰여졌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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