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진단] 이민자의 날 행사에 참여하자
시·주·연방 단위의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은 결국 예산 편성의 문제로 귀결된다. 교육, 공공 보건 등 주요 부문에 집행되는 예산의 내역은 해당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과 철학을 반영한다. 최근 패터슨 뉴욕 주지사는 2009 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했고 주의회와의 협의를 앞두고 있다. 이제 이민자 커뮤니티 앞에는 주정부와 의회의 예산 협의 과정에 개입해 최대한의 권익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이런 정황 속에 오는10일 뉴욕주도 올바니에선 뜻 깊은 행사가 개최된다. 뉴욕이민자연맹(NYIC)과 회원 단체인 청년학교를 비롯한 뉴욕주 일원의 이민자, 사회단체가 주최하는 연례 올바니 이민자의 날 행사가 그것이다. 이날 행사에선 정부관계자와 주의원들이 참석한 이슈 설명회 및 이민자 행진, 의원 방문 로비활동이 펼쳐진다. 지난 십 여 년간 개최되온 올바니 이민자의 날 행사를 통해 뉴욕주의 이민자 단체는 여러 정책 현안에서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전달해 왔다. 금년에도 뉴욕한인봉사센터, 퀸즈 YWCA, 원광사회복지관, 뉴욕가정상담소 등 우리 한인 커뮤니티 주요 단체들은 연대하여 버스 1대를 대절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이민자의 날 행사에서 주정부 정책과 관련해 이민자 커뮤니티가 요구할 사안은 다양하다. 가장 중요한 핵심 정책사안은 역시 사회복지예산 삭감 문제다. 경제위기로 인해 세입이 줄어들면서 주정부는 교육, 보건, 이민 서비스 등 사회복지 전부분에 걸쳐 대폭적인 예산삭감과 프로그램의 폐지, 축소를 예고하고 있다. 만약 주정부의 계획대로 서비스 예산이 대폭 삭감된다면 청소년, 노인, 이민자 등 사회적 약자 계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안그래도 경제불황으로 생활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마당에 사회복지의 혜택마저 줄어든다면 이들의 삶의 질은 더욱 나빠지게 된다. 주정부의 역할은 위기상황에서 사회적 소외계층을 보살피는 것이다. 재정형편을 이유로 주민들을 복지의 사각지대로 내모는 행동은 정부의 책임을 스스로 방기하는 짓이다. 주정부는 예산이 모자라기 때문에 복지예산을 삭감할 수 밖에 없다고 강변한다. 이는 절반의 진실이다. 만약 예산이 부족하다면 합리적인 재정계획으로 충당하면 된다. 구체적으로 현재의 세금제도를 개혁해 세입을 늘려 재정의 부족분을 채우면 된다. 뉴욕주는 지난 40년간 고소득자의 세금을 지속적으로 감면해 왔다. 지금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세금 정책을 원래대로 되돌려 세입을 늘리는 정책변화가 필요하다. 아울러 연방 정부에서 각 주에 지급될 경기부양 재정지원과 주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재난 대비 예비예산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밖에도 이번 올바니 이민자의 날 행사에선 이민자의 교육문제를 비롯해 공공보건, 주택과 관련된 주요 이민자 현안이 다뤄질 예정이다. 뉴욕주 각지에서 모인 약 1000명에 달할 참가자들은 행진과 집회를 하고 뉴욕주의원과 주정부 관계자들을 면담하여 주요 정책 현안에 대한 이민자 커뮤니티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다. 권리는 요구하는 자의 몫이다. 주정부의 예산 입안과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이민자의 권리는 보장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우리 한인들은 추운 겨울에 새벽부터 버스를 타고 알바니까지 원정 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아메리칸 드림이 성취되기 위해선 커뮤니티의 권익 확대를 위해 단결하고 참여하는 행동도 수반돼야 한다. 2009년 올바니 이민자의 날 행사에 한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