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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원한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세계적 명성을 얻기까지는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종신 상임 지휘자를 비롯한 거장 지휘자들의 덕이 크다. 그들의 재능과 열정, 그리고 뛰어난 리더십이 청중들을 사로잡아 감히 넘볼 수 없는 베를린 필의 아성을 쌓은 것이다.     오케스트라는 현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 타악기 등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유명 오케스트라의 단원은 모두 세계적인 연주자들이다. 그들이 각자의 개성은 죽이고 지휘자의 지휘봉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하모니를 이루며, 연주하는 모습은 예술의 극치다. 한 사람의 지휘에 의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지휘자의 뛰어난 곡 이해와 강력한 리더십, 그리고 지휘자의 지시에 따라 절제된 최고 기량을 발휘하는 연주자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정치도 오케스트라가 아닐까. 대통령이 국정철학과 비전을 갖고 청중인 국민을 위한 최고의 연주를 할 수 있다면 위대한 지휘자의 칭호를 받지 않을까. 그러한 지휘자를 갖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모두에게 만족감을 줄 수는 없더라도 애쓴 흔적은 있어야 한다. 지휘자는 한 파트의 음에 오류가 있다면 이에 신속히 대처해 오케스트라 전체가 엉망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다. 그 책임은 전적으로 지휘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청중들은 완벽하지 못한 연주에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낸다. 왜냐하면 청중들은 온전한 하모니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지휘자나 각 파트의 연주자들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듣는 귀는 그들보다 더 높이 있기에 말이다.   이번 한국 총선 결과를 봐도 그렇다. 집권여당의 대승이 마땅한데 어처구니 없게도 참패를 했으니 막말로 여당은 완전히 스타일 구긴 꼴이 되었다. 결국 지휘자인 대통령에게 책임이 전가되어 버렸다. 지휘자가 청중인 국민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청중은 지휘자를 향해 무엇을 원했을까. 지휘자에 의해 연주자가 하나 된 아름다운 선율의 하모니를 기대했다. 청중이 오케스트라에 동화되어 감동하는 그런 것을 원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왜 그럴까? 보수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 얻은 것도 있었지만 잃은 것도 많았다. 그것도 막판에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과연 보수의 가치란 무엇일까? 보수의어학적 의미는 보존, 유지를 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수주의자는 무엇을 지키고 유지하고 싶어 할까? 그  보존의 대상은 대개 가족, 전통, 신앙, 사유재산, 법, 질서, 도덕 등을 의미한다. 그러니 사상적 이념도 보수의 가치다. 왜냐하면 보존의 대상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남북한이 분단되어 있기에 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이념만을 고집하는 것이 보수라고 생각한다면 그것도 잘못됐다. 진보보다 앞서 국민의 삶을 헤아려야 한다.   한국은 개발도상국 단계를 지났지만 여전히 빈부 격차가 심하다. 그것도 수도권 중심으로 더 심각하다. 그런데 개념에 대한 오해로 보수는 부자들을 위한 것으로 잘못 이해되고 있다.  그래서 서민층에서는 보수에 대한 적대감이 있다고 본다.     선거 때가 되면 진보는 포퓰리즘을 앞세워 표를 모은다. 어떻게 보면 국민이 보는 시각에서 보수는 먹는 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이고, 진보는 이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에 진보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생활고를 겪게 되면 정부의 정책에 민감해진다. 그런데 서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 미흡하니 어느 누가 여당에 표를 주겠는가.   이번 총선에선 보수가 주장한 범죄자 문제 보다 먹고사는 문제가 표심을 갈랐다고 본다. 특히 수도권은 이런 문제에 민감한 지역이다. 그러니 포플리즘적 공약에 더 관심이 가는 것 아니겠는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어려운 역할이다. 그래도 청중에게 감동을 주는 오케스트라를 만드는 게 임무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기고 오케스트라 지휘자 오케스트라 지휘자 상임 지휘자 거장 지휘자들

2024-04-22

[음악으로 읽는 세상] 인생을 바꾼 음악

“한 편의 비디오. 당신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 비디오를 틀면 불량, 불법 비디오를 퇴치하자는 캠페인과 함께 이 멘트가 나왔다. 그런데 비단 비디오만 그런 것이 아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이렇게 인생을 바꾸어놓을 정도로 극적이고 강렬한 영향을 주는 대상을 만날 때가 있다. 그것이 사람일 수도 있고 책이나 영화, 음악, 그림일 수도 있다.   여기 음악 한 곡을 듣고 인생이 완전히 바뀐 사람이 있다. 1965년, 당시 23살의 경영학도였던 길버트 카플란은 뉴욕의 카네기 홀에서 아메리칸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말러의 교향곡 제2번 ‘부활’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세상의 소리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크고 장대한 음향이 카네기 홀을 가득 메우는 순간 그는 수만 볼트의 번개가 온몸을 뚫고 지나가는 듯한 전율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순간 이 음악이 앞으로 평생 자기를 잡고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부활’의 열렬한 추종자가 되고 난 후, 카플란은 스스로 이 곡을 지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마흔이 넘은 나이에 지휘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는 1982년 아메리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평생의 소원이던 ‘부활’을 지휘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것으로 끝낼 생각이었다. 어쨌든 소원을 풀었으니까. 그런데 그 후 여기저기서 제의가 들어왔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그는 그 후 ‘부활’만 전문적으로 지휘하는 아마추어 지휘자로 활동하게 되었다.   카플란은 금융전문지의 발행인이자 월스트리트에서 성공한 사업가였다. 아마 별일 없었으면 그는 평생 금융맨으로 세상을 살다 갔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들었던 음악 한 곡으로 완전히 인생이 바뀌게 되었다. 그 곡이 바로 말러의 ‘부활’이다. 궁금한 사람은 한 번 들어 보시라. 그러면 카플란이 느꼈던 전율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인생 음악 영화 음악 여기 음악 아마추어 지휘자

2024-04-15

[문예마당] 금난새 지휘자와 음악회

지난달 초 지휘자 금난새가 UC어바인(UCI)으로 날아왔다.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안고서. 그는 작곡가 금수현의 둘째 아들이다. 문득, 여학교 때 즐겨 불렀던 아름다운 가곡 ‘그네’가 떠오르며 목청 높여 부르고 싶어진다.   ‘세모시 옥색 치마 금박물린 저 댕기가 창공을 차고 날아 구름 속에 나부낀다.…제비도 놀란 양 나래 쉬고 가더라.’     해방 직후인 1948년 발표된 이 곡은 금수현 작곡, 김말봉(금난새의 외할머니) 작사다. 금난새의 아들도 음악대학 교수라니 3대가 음악가인 집안이다.     연주회 전날 남편과 딸에게 금난새 지휘자 관련 유튜브를 보여줬더니 반응이 매우 좋았다. 대중에게 클래식 음악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훌륭한 지휘자인 그가 미국에 온다는 소식에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이민 올 때  ‘우리 가곡전집’ LP판을 들고 왔지만, 여전히 미국생활은 삭막하다. 그래서인지 이런 음악회가 더욱 고맙다. 샌디에이고에서 두 시간 운전해 처음 가보는 UC어바인은 생각보다 넓었다. 음악회가 열리는 바클레이 (Baclay)극장 주차장에 막 주차를 하려는데 전화가 왔다. 이 행사를 알려주고 내 딸의 이름으로 등록까지 해준 동문이었다. 어디쯤 왔느냐며 묻는 전화였다. 그가 여기서 15년 넘게 살았다는데, 우린 서로 모르고 지냈다. 지난해인가 우연히 연결되어 전화로나마 대화를 자주 나누게 되었다. 지금은 긴 세월의 친구 같은 사이가 되었다. 우리의 삶은 때론 이처럼 경이롭다.   음악회는 성황을 이뤘다. 음악회 안내 인쇄물에는 한글과 영문으로 된 연주자의 경력과 후원자 소개로 빼곡했다. 드디어 무대에 오른 금난새 지휘자가 서곡 음악을 짧게 들려준 후 설명을 해주었다. 그리고는 다시 들어보라며 서곡을 연주했다. 그는 특유의 온화한 미소와 함께 마치 대화를 하듯 악보의 가락을 쉽게 설명해주었다. 그의 유머 있는 말로 우리를 계속 웃게 하였다.   비발디(Vivald)의 사계절 중 ‘겨울’로 음악회를 시작했다. 이어 무디(Moody)의 스페인 환상곡 ‘톨레도’는 하모니카와 협연했다. 작곡과에 진학했지만 하모니카 공부만 했다는 연주자(이윤석명지대 객원교수)와 함께였다. 그는 앙코르곡으로 ‘문 리버(Moon River)’를 들려주었다. 하모니카와 오케스트라, 정말 멋지다. 문득 친정아버지가 긴 호흡으로 멋진 베이스를 붕붕 넣으면서 연주했던 하모니카 소리를 듣던 어린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두 번째 연주자 피아니스트 김기경은 베를린 국립음악대학에서 석사를 마치고 서울대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한 젊은 연주자다.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재능과 경력으로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덕분에 우린 영화 ‘닥터 지바고’의 주제곡인 ‘섬 웨어 마이 러브(Some where my love)’를 생음악으로 피아노의 연주와 함께 들었다.   그는 또 신청곡인 ‘러브 스토리’를 아름다운 변주곡으로 연주해 우리의 말라붙은 심장을 잠시 사랑에 빠지게도 해주었다.     지휘자는 재치 있는 대화로 연주자와 청중을 웃음 속으로 몰아넣는 마력이 있었다.     다음은 기타리스트와 함께 디앙(Dyens)의 탱고 엔 스카이 연주가 이어졌다. 출연자 중 막내인 지익환도 경력을 보니 대단한 음악가였다. 이들 독주자 모두가 금난새 지휘자의 눈에 발굴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며 연습했을까.   금 지휘자는 병역을 마치고 이십 대 후반에 독일로가 어렵게 공부를 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로벤스타인이라는 교수의 따뜻한 배려로 6년 동안 독일에서 사사했다고 한다. 그는 본인이 받았던 은혜를 고국의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KBS 교향악단 최연소 지휘자로 부임해 12년간 근무한 후에도 도전을 계속한 지휘자다. 그가 백발의 나이에도 이렇게 건장함을 보여줄 수 있는 저력은 가족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음악회의 마지막은 청중과 함께한 ‘고향의 봄’ 합창이었다. 이날 음악회는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아름다운 음악회가 자주 열린다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돌아오는 차 안에서 딸은 ‘Moon River’를 들을 때는 무대로 달려가 노래를 부르고 싶은 충동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작 18명의 단원이 어떻게 대규모 오케스트라처럼 소리를 낼 수 있느냐고! 모처럼의 행복한 시간에 감동의 연속이었노라고 말했다. 올해는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밤길을 달렸다.  최미자 / 수필가문예마당 금난새 지휘자 지휘자 금난새 금난새 지휘자 음악회 안내

2024-02-22

[음악으로 읽는 세상] 기회를 잡은 지휘자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오는 법이다. 우리가 잘 아는 음악가 중에는 그 기회를 잘 잡아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 이탈리아 출신 지휘의 거장 토스카니니가 그렇다. 토스카니니는 ‘무대 위의 독재자’로 불렸다. 자신이 원하는 완벽한 소리를 얻기 위해 연주자들을 혹독하게 다루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전횡도 서슴지 않았다. 불같은 성격을 주체하지 못해 늘 사람들과 마찰을 빚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나는 노인이다. 그런데 신은 왜 열일곱 소년의 피로 나를 괴롭히는 걸까?”라고 한탄했다고 한다.   토스카니니의 원래 전공은 지휘가 아닌 첼로였다. 이런 그가 지휘자로 데뷔하게 된 데는 재미있는 사연이 숨어 있다. 1886년, 당시 19살이었던 토스카니니는 이탈리아의 흥행사 클라우디오 롯시가 조직한 오페라단의 첼리스트 겸 부합창지휘자로 브라질 공연에 참여했다. 공연작은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였다. 그런데 공연 직전에 오페라단 측과 마찰을 빚은 지휘자가 무책임하게 지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당황한 주최 측은 서둘러 다른 사람을 물색했다.   이때 단원들이 토스카니니를 추천했다. 평소 지휘에 대해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아이다’를 비롯한 여러 편의 오페라를 통째로 외우고 있었다. 리허설도 없이 당장 공연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악보를 모두 외우고 있는 그가 지휘자로 낙점된 것이다. 관객들은 19살짜리 애송이가 지휘대에 오르자 큰 소리로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다. 하지만 리허설 한 번 하지 못한 이 젊은 지휘자는 ‘아이다’를 모두 외워서 한 치의 실수도 없이 공연을 이끌어나갔다. 그러는 사이 청중의 웅성거림은 감탄으로 바뀌었다. 공연이 끝났을 때,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휘의 거장 토스카니니의 신화가 막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지휘자 기회 부합창지휘자로 브라질 거장 토스카니니 이탈리아 출신

2024-02-19

금난새 신년음악회 열린다…1월 7일 UCI 바클레이 극장

마에스트로 금난새가 이끄는 ‘2024 남가주 신년 음악회’가 오는 1월 7일 오후 4시 UC어바인 캠퍼스의 바클레이 극장(Barclay Theater)에서 개최된다.   지진과 전쟁 난민 구호 모금을 위해 마련된 이 날 행사에는 금난새 지휘자가 ‘코리아-LA 체임버오케스트라’와 3명의 솔로이스트와 함께 새롭고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행사를 전액 후원·주최하는 서울대 총동창회 김종섭 회장은 14일 기자회견에서 “2024년 새해를 나눔으로 열고 싶다”며 “함께 복을 나누며 덕을 쌓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취지를 알렸다.     김 회장은 이어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피난민들이 많이 발생했다”며 “세계적으로 어려운 시대에 서울대 동문 모임이 단순한 친교나 오락에 그치지 않고  난민 지원과 평화운동에 나서는 단체 활동에 앞장서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미주동창회(회장 이상강)와 남가주동창회(회장 김경무)도 음악회 행사 지원에 나선다.     음악회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유니스 김, 하모니카 이윤석, 기타리스트 지익환 등이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무디의 ‘톨레도’, 롤랑 디앙의 ‘탱고앤스카이’ 등을 연주한다.   UC어바인의 바클레이 극장에서 진행하는 음악회는 총 750석으로 현재 900명 이상이 신청한 상태다.     주최 측에 따르면 티켓 비용은 무료지만 음악회를 통해 재난 구호 성금 모금을 펼칠 예정으로 기금의 100%는 유엔난민기구 및 적십자에 전달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공연은 오는 1월 9일 라스베이거스 컨트리골프클럽에서도 개최되며, 이달 말부터 음악회 티켓 신청을 받는다.     ▶문의: snuaaconert2024@gmail.com 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신년음악회 기자회견 금난새 신년음악회 이번 신년음악회 지휘자 금난새

2023-12-14

김진홍 지휘자, 카네기홀서 공연

젊은 한국인 지휘자 김진홍(사진)이 정명훈도 한때 지휘봉을 잡았던 청소년 교향악단 연주자들을 이끌고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처음 데뷔했다.   19일 카네기홀과 뉴욕유스심포니(NYYS)에 따르면 NYYS는 이날 오후 뉴욕 카네기홀 아이작 스턴 오디토리움에서 60주년 기념 연주회를 열었다.   1963년 설립된 NYYS는 12∼22세 나이의 재능있는 음악가들이 참여하는 청소년 음악교육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매년 정기적으로 카네기홀 공연을 열어왔다.   팬데믹 기간에는 카네기홀 정기 공연이 중단됐는데, 그 대안으로 제작한 음반이 베를린필 등 세계 유수 교향악단의 앨범을 제치고 지난해 그래미상 ‘클래식 부문상’을 수상해 음악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도 20대 청년 시절인 1976년 NYYS에서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이날 카네기홀 공연의 지휘봉은 최근 NYYS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김진홍이 잡았다.   미네소타대, 이타카대 등에서 마크 러셀 스미스, 옥타비오 마스-아로카스 등을 사사(師事)한 김진홍은 매년 세 차례씩 카네기홀에서 NYYS의 공연을 지휘할 예정이다.   이날 공연에선 그의 지휘로 작곡가 크리스티안 키뇨네스의 작품 초연을 비롯해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이 무대에 올랐다.  게시판 지휘자 한인지휘자 김진홍 한인 지휘자 지휘자 정명훈

2023-11-20

금난새, LA서 신년음악회 연다

한국의 금난새(사진) 지휘자가 연출 지휘하는 '코리아-LA 챔버 오케스트라'의 남가주 신년음악회가 내년 1월 7일 오후 4시 UC어바인 캠퍼스의 바클레이 극장(Barclay Theater)에서 개최된다.   이번 음악회는 지난 6월 디즈니 홀 콘서트에서 열린 서울대총동창회(회장 김종섭.삼익악기 회장) 기획 '마에스트로 금난새와 함께하는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평화음악회'의 앵콜 공연이다.   이번 공연도 한국의 서울대 총동창회와 서울대 남가주 동창회가 지원하며 김종섭 서울대 총동창회 회장이 행사를 후원한다.   '평화와 화합의 콘서트'라는 타이틀로 진행될 이 날 공연은 한미문화 교류의 시간이자 전쟁과 지진 등 세계적 재난으로 고통받고 난민이 된 이웃들을 위해 구호 성금을 모금하는 위로의 공연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유니스 김이 그리그 '홀베르크', 비발디 사계 중 '겨울'을 연주하고, 하모니카 이윤석과 색소폰 더글러스 메이섹이 각각 무디의 '톨레도'와 젠킨스의 '팔라디오'를, 기타리스트 지익환이 롤랑 디앙의 '탱고앤스카이'를 연주한다.   이 밖에 금난새의 지휘 아래 신선하고 다양한 레퍼토리들이 선보인다. 이번 행사의 미주 쪽 진행을 맡은 서울대 남가주 동창회(회장 김경무) 측은 "지난번 디즈니 홀에서의 성남시 교향악단과 금난새 지휘자의 공연에 대한 호평, 그리고 세계적 재난에 대한 평화운동의 필요성으로 새로운 타이틀과 레퍼토리로 추진하게 됐다"며 "아울러 국제적인 전쟁과 지진 등의 재난으로 고통받는 난민들을 위한 성금 모금도 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종섭 서울대 총동창회장이자 삼익악기 회장은 한미문화교류와 미주 교포를 위로하는 취지를 포함한 이런 공연이 연례행사로자리 잡을 수 있는지 시도해 보는 의미도 있다며 미주 사회의 많은 동포와 유수한 기업들의 참여와 후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후원 기업이나 단체의 예약 위주로 표 배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평화와 화합의 신년콘서트'는 1월 9일 오후 5시 라스베이거스 컨트리클럽에서도 개최될 예정이다.   ▶문의: snuaaconert2024@gmail.com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서울대동창회 신년공연 금난새 지휘자 마에스트로 금난새 서울대 총동창회

2023-11-13

제2회 뉴욕 대한민국음악제 성황

음악을 통해 조국을 생각하고, 감동을 통해 조국을 느끼는 매머드 음악행사가 뉴욕에서 열렸다.   대한민국음악제 재단과 이승만건국대통령 기념사업회 미주총회·뉴욕지회는 8일 뉴욕시 퀸즈 프라미스교회 메인홀에서 미국 속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행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제2회 뉴욕 대한민국음악제’를 개최했다. 행사 대회장은 이승만건국대통령 기념사업회 김남수 미주총회장(프라미스교회 원로목사)과 대한민국음악제 재단 김영덕 이사장.     ‘한국 환상곡(코리아 판타지 : Korea Fantasy), 나의 조국 나의 노래’를 주제로 열린 이날 공연에는 세계 정상급 소프라노 신영옥과 피아니스트 한동일, 미 주류 음악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터네 칼튼 모, 80명의 단원으로 이뤄진 뉴욕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박동명), 150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뉴욕심포니코럴그룹(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공연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에게 가을 밤의 감동을 선사했다.   출연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소프라노 신영옥은 이날 ▶가고파(김동진) ▶동심초(김성태), 피아니스트 한동일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5번 Op. 73 황제, 뉴욕심포니오케스트라는 ▶베토벤의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중 서곡, Op 43, 뉴욕심포니코럴그룹은 ▶모짜르트의 대관식 미사 다장조 K.317 합창을 절정의 기량으로 펼쳐냈다.     특히 마지막 순서는 하이라이트로 우리나라 애국가를 작곡한 세계적인 거장 고 안익태 선생의 ‘한국 환상곡’이 연주돼 피날레를 장식했다.   또 이번 공연은 뉴욕한인회 김광석 회장과 김의환 뉴욕총영사 등이 축사를 전해 뉴욕 일원 한인사회의 열띤 성원을 반영했다.   한편 지난해 가을에 열린 뉴욕 대한민국음악제 제1회 공연에서는 미국은 물론 세계 음악계에서도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으로 평가되는 데이빗 김(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 뉴욕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주역 성악가인 바리톤 리처드 젤러, 소프라노 민한별, 바리톤 이준희 등이 출연했다.  김은별 기자뉴욕 대한민국음악제 제2회 뉴욕 대한민국음악제 대한민국음악제 재단 김남수 목사 김영덕 이사장 소프라노 신영옥 피아니스트 한동일 박동명 지휘자 뉴욕심포니오케스트라 뉴욕심포니코럴그룹 안익태 한국환상곡

2023-10-09

[열린광장] LA 여름밤을 수놓은 피아노 선율

지난 8월1일 LA의 대표적 공연장인 할리우드 보울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성시연 객원 지휘자가 이끄는 LA필하모닉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했다. 그가 지난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할 때 연주한 곡이다. 유튜브 조회 수가 벌써 1200만 회를 넘어섰고, 지금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들과 연주회를 하고 있다.     할리우드 보울은 엔젤리노들이 사랑하고 자랑하는 꿈의 무대다. 그동안 프랭크 시내트라,루치아노 파바로티, 비틀스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다녀갔다.   여러 번 와본 곳이지만 이날은 주차장부터 전쟁터 같았다. 1만8000석이나 되는 좌석에 빈 곳이 있으면 어쩌나 했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한인들도 많이 보였다. 우리 부부는 두 딸과 함께 4인 칸막이 좌석에 앉았다. 모두 와인과 간식거리를 탁자에 놓고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딸이 와인과 간식을 내놓는 동안 2023년 할리우드 볼 공연 일정 소개 책자를 펼쳤다. 그 한가운데 4페이지에 걸쳐 임윤찬 피아니스트와 성시연 지휘자가 소개되어 있었다.   이제 겨우 19세인 임윤찬은 예술가다운 모습이었다. 이런 그의 모습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의 인터뷰 내용 중에 답이 있을 것 같다.   “중학생 시절 호르비치와 뉴욕 필하모닉이 녹음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을 1000번 정도 들었다. 리스트의 단테 소나타를 연주하기 위해 단테의 신곡을 외울 만큼 여러 번 읽었다. 아직도 배울 게 많다. 가장 영감을 준 음악가는 신라의 가야금 연주자 우륵이다. 야망은 1%도 없다. 산에 들어가 피아노만 치고 살고 싶다. 음악은 세상에서 몇 안 되는 진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인간에게 음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새 임윤찬과 성시연이 나와 인사하고 자리를 잡는다. 관중들은 기립 박수로 그들을 맞았다. 와인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서쪽 하늘에 노을이 물들기 시작하면서 임윤찬의 힘차고 신들린듯한 연주가 시작됐다.     지휘자인 성시연은 현재 뉴질랜드의 최대 도시 오클랜드 필하모닉의 수석 객원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뒤로 질끈 동여맨 긴 머리카락이 그녀의 정열적인 지휘에 따라 같이 춤을 췄다. 그녀의 지휘도 예술이었다.   한 시간이 조금 안 되는 연주가 끝나자 청중들은 열렬한 기립 박수를 보냈다. 무대에서 퇴장했던 그가 여러 번 나와 인사를 했지만 박수는 그치지 않았다. 그의 앙코르 곡은 쇼팽의 에튀드10-3 ‘이별의 노래’ 였다. 예술가곡으로 널리 알려진 곡이다. 성시연이 이끄는 LA 필하모닉은 한 시간 가량 더 라흐마니노프의 ‘심포니 댄스’를 연주했다.   최근 한국은 세계적인 젊은 피아니스트를 세 명이나 배출했다. 조성진,선우예권, 임윤찬이 그들이다. 우리에게는 도도히 흐르는 예술혼이 있음을 보여준다. 진주의 촉석루,밀양의 영남루, 평양의 부벽루에서 자연과 어울려 시문을 노래하던 선비들이 물려준 것들이다.   평범한 우리에게도 숨겨진 예술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찾을 기회가 없었고,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것일 뿐이다. 누구라도 이것을 찾아내어 생활화한다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답게 보이고, 우리 속에 숨어있을 희망의 불빛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장열린광장 여름밤 피아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성시연 지휘자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023-08-17

“10년 만의 LA 공연, ‘금난새 스타일’ 보여줄 것”

24일 오후 LA한인타운 북쪽 새생명비전교회 본당에서 금난새(75) 지휘자는 60여 명 단원과 함께 리허설을 진행했다.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클라이맥스를 합주하는 순간 그의 지적이 터져 나왔다. “이 부분은 심장마비, 영어로 거 뭐꼬, ‘하트 어택’에 걸릴 듯이 해야지.”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디렉팅하는 모습이 열정적이었다.   그는 오는 28일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서울대총동창회(회장 김종섭·삼익악기 회장)가 기획해 열리는 ‘마에스트로 금난새와 함께하는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평화음악회’를 위해 이틀 전 LA를 찾았다. 〈4월 12일자 A-4면〉   성남시립교향악단의 예술 감독을 맡은 그는 40여 명의 단원과 함께 도착했고 이곳에서 20여 명의 미국인 연주자를 더해 두 나라 음악인들의 하모니를 끌어내고 있었다. 그는 “모두가 프로들이고 합이 잘 맞는다”며 “개인적으로는 LA에서 10년 만에 공연인데 꼭 히트시키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이번 공연에서는 조르쥬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하이라이트(전주곡, 하바네라, 간주곡, 꽃노래, 집시의 노래, 피날레)와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그리고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2번’ 등 명곡들이 펼쳐진다.   그는 “한미동맹 70주년 기념에 동참하게 돼 기쁘다”며 “행사에서 모금해 장학금도 만드는 등 한국을 사랑하게 만들 것이라고 하는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음악은 서비스업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청중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사람이다. 이게 ‘금난새 스타일’”이라며 “공연에 오시는 분들이 ‘아, 잘 왔다’라는 생각이 들고 ‘도네이션도 해야지’라는 마음이 생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류정일 기자 ryu.jeongil@koreadaily.com금난새 지휘자 금난새 지휘자 성남시향 금난새 금난새 스타일

2023-06-26

[그 영화 이 장면] TAR 타르

토드 필드 감독의 ‘TAR 타르’(이하 ‘타르’)는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의 여성 지휘자로 설정된 이리나 타르라는 허구의 인물을 다루지만, 주연 배우 케이트 블랜쳇은 마치 실재 인물을 재창조하는 듯 생생한 연기를 보여준다. 전반부가 타르의 카리스마를 보여준다면, 후반부는 서서히 붕괴하는 거장의 복잡한 내면에 집중한다. 성 추문에 휩싸인 타르는 결국 지휘봉을 놔야 하는 상황에 처하며, 사랑했던 사람들은 모두 그의 곁을 떠난다.   여기서 그의 연기를 감싸는 건 촬영감독 플로리안 호프마이스터의 치밀한 카메라다. 필름으로 찍은 듯한 느낌, 심도 깊은 화면, 꼼꼼하게 설계된 조명, 탄탄한 구도의 앵글 속에서 블랜쳇은 압도적인 피사체가 된다. 특히 클로즈업의 힘은 대단하다. ‘타르’는 롱 숏에 타르의 고독한 모습을 담기도 하지만, 종종 클로즈업으로 그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특히 타르를 정면으로 포착한 후반부 장면은 인상적이다. 지휘자 자리를 빼앗긴 그는 지휘대로 돌진해 폭력으로 후임자를 밀어내는데, 그 결연한 행동 직전의 심정을 담아낸 이 클로즈업은   마치 다큐의 한 장면 같은 현실감을 지녔다. 이처럼 ‘타르’는 강렬한 클로즈업과 소외된 느낌의 롱 숏을 교차시키며 리듬을 만들어내고, 그 안에서 괴물 같은 배우는 괴물 같은 캐릭터를 만나 영화사에 남을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158분의 러닝타임을 이처럼 밀도 있는 아우라로 채울 수 있는 배우는 흔치 않다. 김형석 / 영화 저널리스트그 영화 이 장면 타르 tar tar 타르 촬영감독 플로리안 여성 지휘자

2023-02-24

"지지 않는 노래의 꽃 피워요"

올해로 창립 30년째를 맞은 무궁화합창단(단장 박성림)이 새 임원진, 지휘자 진용을 갖추고 새 출발에 나섰다.   지난 13일 본지 OC사무실을 방문한 임원들은 “우리 합창단은 이제부터 재창단의 각오로 다시 출발한다”며 “앞으로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도 좋다”고 선언했다.   무궁화합창단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오랜 역사로 고령 단원이 많아 조심스러웠다는 것. 지난해 4월 연습을 재개한 합창단은 최근 새 임원진을 구성했다. 박성림씨는 단장, 이귀환씨는 부단장, 이혜경씨는 총무를 맡았고 이선환 전 단장은 명예단장으로 추대 됐다.   합창단은 지난 연말 물러난 원로 음악인 최명용씨를 대신할 새 지휘자로 소프라노 지경씨를 영입했다.   이 명예 단장은 “지난해부터 80~90대 단원이 명예 단원이 돼 일선에서 물러났고 50~60대 단원이 늘기 시작했다. 약 30명 단원 중 21명이 지난해 이후 입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로 2년 전 80세가 훌쩍 넘었던 단원 평균 연령이 60대 중후반으로 내려왔다고 전했다.   박 단장은 “앞으로 계속 젊은 피를 영입할 것이다. 무궁화란 이름처럼 지지 않는 노래의 꽃을 함께 피우고 싶은 여성은 누구나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귀환 부단장은 “우리 합창단엔 어머니에 이어 딸이 활동하기도 한다. 가입하면 자매처럼 지내며 노래와 봉사로 힐링과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합창단은 오는 9월 연주회도 열 예정이다.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지 지휘자는 “이탈리아 가곡,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비롯한 대중 가요를 편곡한 곡을 연습 중”이라고 밝혔다.   합창단은 양로병원 방문과 지역 사회 행사 출연 등 다양한 활동도 재개한다.   세리토스와 OC북부지역 한인이 주축을 이룬 합창단은 매주 월, 금요일 오전 10시~정오까지 세리토스 선교교회(12413 195th St)에서 연습한다. 문의는 박 단장(480-518-6988)에게 하면 된다. 글·사진=임상환 기자지지 노래 이귀환 부단장 부단장 이혜경씨 임원진 지휘자

2023-02-15

베를린필 첫 여성 지휘자의 성공과 몰락

작곡가이며 피아니스트인 리디아 타르(Lydia Tar )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첫 여성 수석 지휘자 자리에 오른다. 타르가 현대 음악사의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주인공의 복잡한 내면세계를 다룬 심리극이다.     가상의 인물 타르의 성공과 몰락을 다룬 영화 ‘타르’는 제95회 아카데미상에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촬영상, 편집상 등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있다.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후보에 올랐고 타르 역의 케이트 블란쳇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인 더 베드룸’과 ‘리틀 칠드런’으로 주목받았던 토드 필드 감독의 16년 만의 복귀작으로, 2022년 비평가들에 의해 가장 빈번하게 올해의 최고 영화로 선정된 작품이다.       이미 골든글로브상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블란쳇은 아나 데 아르마스(블론드), 안드레아 라이스보로(투 레슬리), 미셀 윌리엄스(더 파벨만스), 미셀 여(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등과 함께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놓고 경합한다. 이변이 없는 한 그녀의 수상이 점쳐진다.     ‘타르’는 철저하게 케이트 블란쳇이라는 당대 최고의 연기파 배우의 존재감에 의존한다. 그 누구보다도 관객 장악력이 높은 배우로 평가받는 그녀가 턱시도를 입고 혼신의 힘을 다해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모습은 관객의 심장을 뛰게 하기에 족하다.     영화는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의 여성 수석 지휘자라는 위치가 얼마나 심리적 압박을 요하는 자리인지에 대한 세밀한 관찰을 이어가는 한편, 레즈비언으로 살아가는 그녀의 혼란스러운 사생활을 쫓아간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권력자의 위치에 오르지만 종국에는 수석 지휘자 자리에서 해고당한다. 타르의 몰락하는 모습을 연기하는 블란쳇의 대체 불가한 마력이 가히 압도적이다.     코로나19 시대에 찾아온 클래식 음악계의 불황과 창작의 고통, 자기 파괴적인 자아와의 끊임없는 대립, 쟁취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끊임없이 짓누르는 가학적 성향이 타르의 불타는 예술혼과 사랑, 욕망, 배반, 증오의 감정들로 표출되면서 더욱 그녀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다. 정점과 바닥을 오르내리며 무너져 내리는 마에스트로 타르의 삶의 과정에서 들려오는 힐뒤르그뒤드나도르(조커)의 음악이 영화의 무게감을 더한다. 그가 음악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은 다소 의외다.  김정 영화평론가 ckkim22@gmail.com베를린 지휘자 수석 지휘자 베를린 필하모닉 인물 타르

2023-02-10

화음에 실은 희망의 메시지…샬롬합창단 정기연주회 성황

샬롬합창단(헬렌 김)이 지난 11일 가든그로브의 가스펠 영락교회(담임목사 신형석)에서 개최한 제32회 연주회가 200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재개한 이날 연주회에서 샬롬합창단은 강미영씨의 지휘, 제니 박씨의 반주에 맞춰 ‘희망과 사랑 나눔 음악회’란 주제에 걸맞는 다수의 곡을 부르며 희망의 메시지를 실은 화음을 선보였다.   그리운 금강산, 홀로 아리랑, 은혜 등 귀에 익은 가곡과 복음 성가를 들으며 몸을 들썩이던 관객들은 합창단이 가요 ‘날개(노래 허영란)’를 부르자 따라 부르며 박수를 보냈다.   성악가와 지휘자들로 구성된 카이로스 싱어즈, 마들렌 트리오 등 찬조 출연 팀도 화려한 공연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이정화씨는 가야금 연주와 창으로 색다른 무대를 보여줬다.   헬렌 김 단장은 “오랜 만의 공연이라 처음엔 가족 음악회처럼 소박하게 치르려 했는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단원들의 자신감이 날로 커져 행사 규모도 확대됐다. 공연 당일 날씨가 좋지 않아 걱정했지만, 많은 이가 공연장을 가득 채워 너무 기뻤다”고 전했다. 이어 “연주회 개최에 많은 도움을 준 가스펠 영락교회 측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강미영 지휘자는 “5월에야 활동을 시작해 연습 기간이 짧았지만 오랜 전통을 가진 합창단 답게 단원들이 실력을 한껏 발휘했다. 연주회를 통해 많은 한인이 희망과 사랑을 느꼈길 바란다”고 말했다.   샬롬합창단은 매주 목요일 가든그로브 매그놀리아와 램슨 교차로의 남가주 우리교회에 모여 연습하며, 상시 단원을 모집하고 있다. 가입 문의는 안드레아 이 부단장(714) 742-8952에게 하면 된다. 임상환 기자메시지 화음 연주회 개최 강미영 지휘자 가스펠 영락교회

2022-12-19

[특별 기고] 심장 흔든 ‘코리아 판타지’

이승만 건국 대통령 기념사업회와 뉴욕 대한민국 음악제가 주최한 음악제에서 안익태 선생은 글로벌시대의 한민족을 향한 민족 정체성을 일깨우며 찬란하고 장엄하게 부활했다. 밤하늘에 승천처럼 울려 퍼진 ‘코리아 판타지’는 세계 정상의 지휘자 박동명의 카리스마가 깊게 스민 지휘봉에 따라 뜨겁게 뜨겁게 달아올라 한민족 공동체란 용광로를 구축시켰다. 그 용광로의 열정에 감전된 2000 관객들의 심장은 애국과 조국이란 상념에 젖어 들었고, 2층 객석에서 관람하던 필자 옆자리 아주머니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찍어내며 흐느꼈고 남편은 삶의 한을 뽑아내 카타르시스를 만끽하며 울고 있었다.   예술은 위대한 역사창조의 단초란 말이 있다. 필자는 한국에서 ‘코리아 판타지’ 연주를 여러 번 들었다. 그러나 이번 연주처럼 가슴이 조여 터질 것 같은 감동을 경험해본 기억이 없다.   지휘자 박동명의 온몸은 열정과 매력으로 점철된 마력을 지니고 있었다. 무대와 청중을 완벽하게 장악한 그의 지휘는 땅속에 묻혀 있던 질곡의 역사를 지상으로 끌어올려 그 질곡들을 희망으로 비벼 민족혼으로 승화시켜내는 신비 그 자체였다. 그의 지휘봉은 고통으로 얼룩졌던 민족사를 새로운 가능성으로 탈바꿈시켰고 절망스럽던 근대사를, 타고르가 지적했던 위대한 동방의 횃불로 타오르게 했다.   박동명의 지휘봉에 묻혀있는 에너지엔 힘들었던 고난의 터널을 빠져나와 새로운 글로벌시대에 필요한 추진력을 야멸차게 준비해온 민중의 함성과 새역사를 부르는 서곡이 녹아 있었다.     박동명의 지휘봉이 부활시켜낸 코리아 판타지는 안익태의 민족혼이 잉태시킨 어머니의 젖무덤을 연상시키는 대서사시였다. ‘겨레의 찬가’ 김동진 작곡 뉴욕의 곽상희 여류 시인님의 ‘통일이여 오소서’란ㅋㅋ 합창은 150명의 연합 합창단원과 70여 명의 뉴욕 오케스트라 단원, 만석의 2000 청중 모두의 가슴을 파헤쳐 그들의 한과 민족의 염원을 표출시킨 제3의 한강의 물결을 뉴욕으로 옮겨온 듯한 착각을 느끼게 했다.   청중의 합창 소리는신음소리로도 들렸고 통곡 소리라고 느껴졌을 만큼 비장했다. 난 그 현장에서 민족 정체성을 보았다. 민족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들었다. 자유민주주의의 아버지 이승만 대통령이 하신 말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을 가슴 깊이 새기며 대합창의 열기 위로 비상하는 조국의 내일을 보았다. 분단 38선이 보이고, 고구려의 기상과 백제의 문화가 나래 짓 하는 영원을 보았다.   우린 위대한 민족 뿌리이며 그리고 위대한 민족문화 예술 국가의 토양을 지녔다는 절대 자존심이 내 심장으로부터 눈물을 솟구치게 했다. 박동명의 지휘봉은 신들린 것처럼 종횡무진 근대, 현대, 미래를 넘나들며 척박한 뉴욕 한인사회에 우리 민족은 문화 대국민임을 각인시켰다.   2022년 11월 13일 뉴욕의 가을밤. 뉴욕의 프라미스교회의 대형의 LED 화려한 영상과 함께 안익태 선생이 한국이 낳은 천재 지휘자 박동명에 의해 부활했다.   한국인이 한국인을 부활시켰고 그 부활은 동포사회에 ‘애국’이 뭔가? 란 질문에 대해 애국이란 피 끓는 조국애의 감정이요, 모든 생명체에 생동감을 불어 넣어주는 원동력이란 메시지를 답변으로 대신해준 위대한 합창이었다. 황일봉 / 이승만 건국 대통령 기념사업회 미주총회 사무총장특별 기고 코리아 판타지 코리아 판타지 지휘자 박동명 민족문화 예술

2022-11-17

고 박재훈 목사 추모 음악회 열린다

‘한국 교회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 박재훈 목사 1주기 추모 음악회가 내달 13일 오후 6시 부에나파크의 감사한인교회(6959 Knott Ave)에서 열린다.   음악회엔 남가주 동신교회(지휘 권영대)와 세리토스 선교교회(지휘 김연주) 성가대, LAKMA 합창단(지휘 윤임상), KAM 코랄(지휘 이수정), 미주여성코랄(지휘 오성애), 행사를 주관하는 실비치 한인합창단(단장 이성남, 지휘 백경환)이 출연한다.   소프라노 이영주, 김미경씨와 테너 전승철, 바리톤 권상욱씨는 독창을 선보인다. 고 박 목사의 딸인 소프라노 박순혜씨도 특별 출연한다.   음악회는 고인과 50년 동안 인연을 맺은 실비치 한인합창단 백경환 지휘자의 기획에 이성남 단장이 흔쾌히 동의해 성사됐다.   고 박 목사는 지난해 8월 4일 캐나다에서 9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백 지휘자는 “지난해 추모 음악회를 열려고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연됐다. 마침 고인의 생일이 11월 4일이라 올해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더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고인은 한국의 교회 음악은 물론 동요 분야에서도 큰 업적을 남긴 분이다. 뜻 깊은 추모 음악회를 열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추모 음악회 출연진은 고 박 목사가 작곡한 22곡을 부를 예정이다. 백 지휘자는 “찬송가와 성가, 오페라 합창곡을 선보인다. 널리 알려진 동요 싱얼롱 시간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최 측은 입장권을 팔지 않고 현장에서 기부금을 받는다. 음악회 관련 문의는 이성남 단장(973-202-8192, 백경환 지휘자(213-210-3283)에게 하면 된다.       ━   고 박재훈 목사는     1922년 강원도에서 태어나 지난해 캐나다에서 별세했다.   오르간 연주자, 작사가, 작곡가이며 초등학교 교사, 한양대 음대 교수를 지냈다.     1973년 미국을 거쳐 1977년 캐나다로 건너갔으며, 토론토에서 큰빛교회를 개척했다.   고인은 널리 알려진 ‘지금까지 지내온 것’, ‘눈을 들어 하늘 보라’ 등 수백 곡이 넘는 찬송가와 성가곡을 만들었다.   해방 직후 일본 군가 외에 학생들이 부를 노래가 마땅히 없어 만들기 시작한 동요도 수백 곡을 헤아린다. ‘어머님 은혜’, ‘송이송이 눈꽃송이’, ‘시냇물은 졸졸졸졸’, ‘산골짝의 다람쥐’ 등 한국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만한 동요를 다수 만들었다.   고인은 ‘에스더’, ‘유관순’, ‘손양원’, ‘함성 1919’ 등 오페라 작품도 남겼다. 글·사진=임상환 기자박재훈 음악회 추모 음악회 박재훈 목사 백경환 지휘자

2022-10-20

[이 아침에] 팬데믹과 예술가의 삶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우리 내외가 한 젊은 커플과 어느 식당 앞에 다정하게 앉아 있는 사진이 눈에 띄었다. 내용을 보니 2019년 8월 20일, 3년 전이다. 사라토가 예술 공연 센터에서 연주했던 캄사어린이오케스트라 지휘자로 2년째 한국에서 초청됐던 윤현진 지휘자와 그의 아내 정미선 작곡가와의 만남이었다. 돌이켜 보니 코로나19 팬데믹 몇 달 전이다.     그 후 전 세계가 꿈에도 예상치 못했던 폐쇄된 삶을 3년이 넘게 살아오고 있다. 직장들이 오피스를 닫고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교회도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게 됐다. 학교도 물론 다 닫혀서 손녀가 중학교 졸업식을 온라인으로 하는 색다른 경험도 했다.     이제 3년이 지나 대면 수업이 다시 시작됐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학습 결손으로 기초학력 내지는 아이들의 사회성 결핍 문제까지 제기되고 심지어 대학 진학률까지 저조해졌다는 뉴스다.     장 보러 갈 때마다 느끼게 되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며 중산층 이하 가정에선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대학 등록금, 그 비싼 등록금에 준한 대학교육의 가치와 질에 대한 의문까지 한몫한다. 이에 반해 IT 계통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주 4일 근무와 재택근무로도 좋은 성과를 내며 잘 나간다. 빈부의 차가 더 커지는 추세다.   문제는 우리가 만났던 윤 지휘자와 같은 예술 분야 종사자들이 감당해야 할 팬데믹 속의 삶이다. 지난 3년여 사회 전반에 걸친 폐쇄된 삶으로 누구보다도 힘들게 된 분야는 예술계로 특히 무대에 서야 하는 연주자가 아닐까 싶다.     밀집된 실내 모임이 불가능해지면서 모처럼 잡혔던 연주회나 콘서트가 취소되는 기사를 읽을 때마다 가슴이 내려앉곤 했다. 같은 교회에 다녔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로스터에 소속된 바리톤 강 선생을 비롯한 음악인들과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지휘과 최고연주자 과정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유럽 유수의 교향악단과 협연, 지휘자로서의 기반을 다진 윤 지휘자 같은 예술인들의 무대가 흔들리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론 최근 혜성처럼 나타나 세계적으로 우뚝 선 임윤찬 피아니스트 같은 자랑스러운 예술가도 있다. 그러나 세계적 명성의 일인자 외에도 재능과 실력을 갖추고 피나는 노력 끝에 국내외 여러 무대에서 인정받은 우수한 젊은 연주자들이 한둘이 아니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위드 코로나’처럼 색다른 바이러스와의 삶이 뉴노멀이 되는 세상이 도래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관람객의 숫자를 줄이고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라도 예술가들에게 그들의 역량을 한껏 나타낼 수 있는 무대가 주어지는 어떤 새로운 길이 모색되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그분들의 오랜 노력의 결과가 아낌없이 발휘되고 일반인들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반가운 연주회 소식이 곳곳에서 자주 들려오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김찬옥 / 수필가이 아침에 예술가 지휘과 최고연주자 윤현진 지휘자 협연 지휘자

2022-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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