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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양력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는 달이다. 우리 인류는 얼마 전에 이미 달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런데 달까지 가기 위해서는 우선 날 수 있어야 하지만, 그저 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력가속도를 이기고 우주 공간으로 솟아야 하는데 비행기나 열기구로는 턱도 없다. 그래서 나온 것이 로켓 추진 엔진이다. 초속 11.2km로 솟구쳐야 지구 중력을 이기고 우주로 벗어날 수 있는데 이를 지구 탈출 속도라고 한다. 참고로 소리의 속도는 초속 0.34km이고 이를 마하 1이라고 하니 꼭 그렇지는 않지만, 계산상 지구 탈출 속도는 마하 33은 돼야 하고 그런 속도를 내려면 엄청난 연료가 필요할 것이며 그 무게 또한 상당할 것이다.     인간은 태초부터 하늘을 동경했다. 종교를 갖기 시작했을 때 하늘에는 전지전능한 하느님이 살고 천사들이 하느님을 보좌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상상했던 천사는 새처럼 깃털로 된 날개를 달고 있었다. 인류는 날개를 이용해서 날아보려고 수천 년을 노력했지만 불가능했다. 날기 위해서는 꼭 그런 모양의 날개가 필요하다는 고정 관념에 얽매였고 기껏 새나 곤충의 날갯짓을 흉내 내는 것이 전부였다.     유체역학에서 빨리 흐르는 유체는 압력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안 후 윗면이 더 볼록한 고정된 날개를 만들고 그 날개 앞에서 바람을 불었더니 날개 위쪽의 기압이 낮아져서 위로 떠 오르려는 힘을 발견했다. 바로 양력, 뜨는 힘이다. 1903년 미국의 라이트형제는 인류 최초로 동력 비행기를 만들고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고작 12초 동안의 짧은 비행이었지만, 인류 최초의 조종 가능한 동력 비행이었다. 형제는 2년 후 조금 더 개량된 비행기로 근 40분 동안 40km를 날았다. 다른 경쟁자들이 더욱 강력한 엔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그들은 조종법의 개발에 힘을 기울였다. 그렇게 고정익 비행기가 탄생했고 나중에 회전날개를 장착한 헬리콥터가 나왔다. 2차대전이 끝날 무렵 프로펠러 엔진은 제트엔진으로 대체됐고 결국 달까지 갈 수 있는 로켓 엔진이 탄생했다.     인간이 창공을 날 수 있게 될 때까지는 수천 년이 걸렸지만 일단 하늘을 나는 법을 알자 단 66년 만에 우리는 지구 바깥 천체인 달에 첫발을 디뎠다. 양력을 발견한 것은 인류 역사상 불의 발견 후로 가장 획기적인 일이었다. 지금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 다녀온다. 지금부터 겨우 백여 년 전에 나는 방법을 알아낸 인류는 그렇게 지구 반대편을 여행하고, 달을 걷고, 조만간 화성을 지구화시켜 이주할 계획을 세웠다.     지구는 약 50억 년 전에 탄생했고 인류가 시작한 지는 약 35만 년이나 되었지만, 문명을 일군 것은 불과 5천 년 전의 일이다. 그렇게 지지부진 진화하고 발달하던 인류는 갑자기 몇백 년 전부터 눈에 띄는 성장을 했다. 전기를 상용화하면서부터다. 그리고 이제는 우주로 뻗어 나가려고 준비하고 있다. 양력, 즉 나는 법을 터득한 인류가 언제 어디까지 갈지 아무도 모른다. 아직은 우리의 물리학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적지 않지만, 곧 그런 난관을 이기고 성간을 넘어서 은하 구석구석을 여행할 날이 올 것이고 결국 우리 은하 바깥 외부 은하에 도달할 날이 올 것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뜨는 힘, 즉 양력을 발견한 후 우리는 지구 밖으로 우리의 활동 무대를 확장하고 삶의 터전을 옮길 날이 머지 않았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양력 고정익 비행기 동력 비행기 지구 탈출

2024-11-08

타운 관할 10지구 허트 당선, 드레온은 낙선

한인타운은 다시 헤더 허트 시의원이 맡게 됐다. 시의원 인종 비하 녹취 스캔들로 논란이 됐던 케빈 드레온은 결국 낙선했다.   지난 5일 치러진 LA시의원 선거 세 곳(2지구·10지구·14지구)의 투표 결과가 속속 공개됐다.   먼저 한인타운이 포함된 10지구는 헤더 허트 시의원이 득표율 62%(3만4211표)를 기록, 그레이스 유 후보를 꺾고 사실상 당선이 확정됐다.   허트 시의원은 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센터 등을 찾아 정기적으로 한인 시니어들에게 도시락을 기부하고, 한인타운 내 지역 주민들을 위한 놀이터 등을 개장하는 등 10지구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스킨십을 해왔다. 최근에는 서울국제공원 확장안도 발의해 한인 사회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비하 스캔들의 당사자끼리 맞붙은 14지구에서는 현역인 케빈 드레온(44%) 시의원이 무명의 이사벨 후라도(56%) 후보에게 패배했다.   드레온 시의원은 지난 2022년 인종 비하 발언이 포함된 녹취가 공개되면서 사퇴 압력에 시달렸지만 선거에서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후라도 후보는 선거 막판에 “경찰은 엿이나 먹어라(F*** the police)”라고 말한 사실 때문에 논란이 됐지만 유권자들은 끝내 시의원 교체를 선택했다.   노스할리우드, 선밸리, 밴나이스 등을 포함한 2지구에서는 애드린 나자리안 후보(56%)가 질러안 버고스 후보를 꺾고 시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나자리안 후보는 선거 전 본지와의 인터뷰〈본지 11월 4일자 A-30면〉에서 한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당부하며 “어릴 때 이란에서 미국으로 이민 와 가족과 교육, 안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한인타운을 일궈온 한인들의 정성과 노력을 직접 봤다”고 말한 바 있다. 관련기사 “나도 이민자…한인들 이해” 애드린 나자리안 2지구 후보 장열 기자지구 당선 한인타운 시니어 10지구 주민들 타운 관할

2024-11-07

[기고] 무의 상태로 돌아가는 우주와 소유욕

지난 10월 14일 미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는 목성의 얼음위성 유로파가 생명체가 살 만한 환경을 갖췄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우주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를 발사했다. 우주선은 앞으로 5년 반 동안 태양계를 가로 지르며 총 29억km를 날아간다. 하지만 성베드로 성당의 돔이 우주라면 지구와 유로파 간의 거리는 그 돔을 떠도는 가장 가까이 있는 두 먼지 사이의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137억 년 정도의 나이를 가진 우주는 어떻게 생성되었을까. 우주가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상태에서 탄생할 수 있었다는 주장을 처음 제기한 사람은 뉴욕 헌터 대학의 에드워드 타이론 교수였다. 그 이유는 우주 공간에 떠 있는 모든 별과 은하, 그리고 행성은 회전운동을 하는 반면에, 정작 우주가 회전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우주가 무에서 창조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진공은 회전하지 않으므로, 진공으로부터 탄생한 우주는 회전운동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1920년대에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은 로스앤젤레스 윌슨 천문대에서 천체를 관측한 후, 모든 은하가 빠른 속도로 서로 멀어져가는 ‘팽창하는 우주’ 이론을 발표하여 빅뱅이론(Big Bang)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그 후로 천문학자들은 우주가 점점 빠르게 팽창하면서 차갑게 식어 모든 생명체가 사라져버리는 ‘거대한 동결’의 시점에 이르게 된다는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타이론 교수의 ‘무에서 탄생한 우주’와 허블의 ‘팽창하는 우주’를 생각해 보면, 우주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창조된 후 끝없이 팽창하다가 결국엔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상태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인간은 이런 찰나의 삶 속에서 여전히 소유에 집착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시각은 달랐다. 그들은 소유에 집착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큰 약점이라고 믿었다. 백인들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내준 땅을 자기들 소유라고 주장하며 울타리를 만들고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그러자 원주민 추장은 백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이 소유라고 부르는 그것이 무엇인가? 땅은 누구도 소유할 수 없다. 땅은 우리의 어머니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자식들인 동물과 새, 물고기, 그리고 모든 인간을 먹여 살린다. 숲과 강물 등 땅 위에 있는 것들은 모두에게 속한 것이며, 누구나 그것을 사용할 수 있다. 어떻게 한 인간이 그것들을 오직 자신의 것이라고만 주장할 수 있는가?”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필요한 것 이상 갖는 것을 죄악이라 여겼으며, 인간의 필요에 따라 환경을 바꾸기보다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분임을 깨닫고 그 질서에 순응하는 길을 선택했다.     히말라야의 작은 왕국 부탄에서는 ‘원하다’라는 단어와 ‘필요하다’라는 단어가 같다고 한다. 어떤 것을 원한다면, 그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필요하지도 않은데 원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여겼다.     그렇다면 소유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끝없이 팽창하다 결국엔 아무것도 없는 ‘거대한 동결’의 시점으로 돌아가는 우주 속에서 나의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 1000억개의 별을 거느린 은하계가 또 다른 1000억 개의 은하계들과 함께 무한히 팽창하는 우주 속의 나. 그것은 우주를 떠도는 하나의 미세한 먼지 정도의 크기에 불과하다. 그러기에 광대한 우주 속에서 우리가 찰나의 삶을 살아갈 때, 과연 무엇을 영구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지 자신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대답은 간단하다. 우리가 소유의 개념에서 거주의 개념으로 변화된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기고 소유욕 상태 우주라면 지구 정작 우주 우주 공간

2024-11-04

“나도 이민자…한인들 이해” 애드린 나자리안 2지구 후보

“한인사회의 의견과 요구에 부응하겠습니다.”     애드린 나자리안(사진) LA시 2지구 후보가 본지를 방문해 한인 유권자들의 지지와 성원을 당부했다.   2지구는 시의회 의장을 지낸 폴 크레코리언 의원이 임기 제한으로 공석이 된 자리이며 예선에서 1위를 기록한 나자리안은 라틴계 질리안버고스 후보와 본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역구에는 노스할리우드, 선밸리, 밴나이스, 밸리글렌 등이 포함되며 아시안 인구는 6.7%로 알려져 있다.   나자리안 후보는 본지를 방문해 “어려서 이란에서 미국으로 이민와 가족과 교육, 안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한인타운을 일궈온 한인들의 정성과 노력을 직접 봤다”며 “더 나은 지역구와 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호소했다.   정치인 보좌관 출신으로 가주 하원(46지구)에 진출해 10년 넘게 의정 활동을 해온 그는 “시민들을 대표하며 높은 윤리 의식으로 품위를 지켜왔으며 독특한 의견을 의회에 제시해왔다”며 “시의회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주민들과의 접촉면을 더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UCLA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나자리안은 밸리에서 아내와 슬하에 세 자녀를 양육하고 있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게시판 지구 2지구 후보 후보 한인사회 la시 2지구

2024-11-03

IL 17지구 연방의원 선거 전국적 관심

11월 5일 치러지는 선거에서는 연방 의회 선거 결과도 향후 국정 방향을 가늠할 주요 척도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일부 경합 지구에서의 결과에 따라 어느 당이 연방 의회 다수당을 차지할 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리노이 17지구가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도 하원 다수당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일리노이 17개 지역구 중에서 13개는 민주당, 3개는 공화당 우위 지역이 확실한 곳이다. 이들 지역구에서는 현역이 손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일리노이 지역구 중에서 접전을 보이고 있는 곳이 17지구다. 하원 전체 의석 435개 중에서 366개는 민주당 혹은 공화당 당선이 유력하고 69개석 결과에 따라 하원 다수당 지위가 확정될 것으로 조사됐는데 일리노이에서는 17지구가 유일하게 경합 지구에 속했다.     일리노이 연방 17지구는 록포드 지역을 중심으로 주 서부의 북쪽에서 남쪽으로 길게 이어진 곳이다. 지난 2022년 선거에서는 초선인 민주당의 에릭 소렌센(오른쪽) 후보가 당선됐다. 하지만 당시 득표율은 52%에도 미치지 못했다. 같은 지역구에서 같은당 소속인 JB 프리츠커 주지사나 태미 덕워스 연방 상원의원이 55%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다.     이런 이유로 공화당에서는 17지구를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지역구로 꼽았다. 2020년 인구 센서스 결과를 바탕으로 새롭게 조정한 지역구지만 공화당이 유리한 농촌 지역을 대거 포함하고 있다는 점도 공화당에는 긍정적이다. 올해 선거에서 공화당은 순회법원 판사 출신인 조 맥그로우(왼쪽)를 후보로 선출했다.     민주당은 최근 선거에서 일리노이 농촌 지역에서의 지지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으며 공화당은 기존 전통적인 지지층이 무너지고 트럼프 지지자들로 바뀌고 있어 이번 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시하고 있다.     한편 현재까지의 선거 자금 모금 결과 소렌센 의원이 450만달러, 맥그로우 후보가 130만달러를 모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Nathan Park 기자연방의원 지구 일리노이 17지구 일리노이 지역구 의회 선거

2024-10-25

시카고 50개 지구 조기투표소 일제히 오픈

11월 5일 선거를 위한 조기투표가 21일부터 본격 시작됐다.     시카고 시의 경우 이날부터 50개 지구 모두 조기투표소를 오픈했고 서버브 지역도 조기투표소를 대폭 확대했다.     시카고 시 50개 지구 조기투표소는 이날 오전 9시 문을 열었으며 시카고 유권자들은 거주 지역과 관계 없이 모든 조기투표소서 투표 가능하다.     모든 조기투표소에서는 당일 유권자 등록도 가능하다. 유권자 등록을 위해서는 현재 주소가 포함된 두 가지 신분증을 지참하면 된다.     또 모든 조기투표소는 장애인 접근이 용이하도록 ADA(미국 장애인법)를 준수,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한다.     조기 투표 기간 동안 행사한 표는 선거 당일 투표가 마감되기 전까지 개표되지 않는다. 우편 투표는 11월 19일까지 접수 받는다.   조기 투표소는 선거일인 11월 5일(화)까지 운영되며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선거 당일인 내달 5일은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열린다.   시카고 선거위원회 웹사이트에서 50개 지구 사전 투표소 위치 등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서버브 지역 Cook, DeKalb, DuPage, Kane, Kendall, Lake, McHenry, Will County의 새 조기투표소들도 21일 추가 오픈했다.     조기 투표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와 일리노이 전역의 투표소에 대한 정보는 웹사이트(elections.il.gov)를 이용하면 된다.   Luke Shin조기투표소 시카고 지구 조기투표소 시카고 선거위원회 시카고 유권자들

2024-10-21

[등불 아래서] 섬김을 받았으니, 이웃 섬겨야

어떤 운동선수가 제자리 점프를 가장 잘할까. 당연히 농구 선수가 떠오른다. 얼마나 잘하면 스카이 워커나 에어라는 애칭이 붙었겠는가. 그런데 답은 역도 선수라고 한다. 오히려 농구 선수들도 점프를 더 잘 뛰려고 역도 선수들의 훈련을 받는다는 말에 놀란 적이 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일들이 의외로 우리를 놀라게 할 때가 있다. 아마존의 정글을 보면서 우리는 이곳이야말로 지구의 허파라고 당연히 생각한다. 그러나 실은 지구에는 이미 충분한 산소가 있을 뿐 아니라 따로 허파가 필요 없다. 아마존이 만든 산소는 아마존의 생물들이 거의 다 소모해 버린다. 오히려 아마존의 진정한 가치는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붙잡는다는 데 있다. 지구 탄소 소비량의 2~5%(매년 10~20억 톤)를 흡수한다니 환경 보존을 위해 너무나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지구의 허파가 아니라 지구의 콩팥이나 간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우리가 당연하다 여기는 신앙생활에도 의외성이 있다.   우리는 하나님을 섬긴다는 말이 매우 자연스럽다. 하나님께 바치고, 하나님께 헌신한다. 일단 한 가지는 분명하다. 우리가 헌신이라고 쓰는 단어가 아이러니하다는 것이다. 헌신이란 몸과 마음을 드린다는 뜻이 아닌가. 내 몸과 마음이 하나님의 것인데 누가 누구에게 드릴 수 있을까.   언어유희가 아니라면 우리의 헌신이란 우리 것을 바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의 것이라는 진실을 확인하는 일이다. 내 것으로 잘못 알고 맘대로 쓰지 않겠다는 확인이다.   그러나 정말 놀라운 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섬긴다는 점이다. 하나님은 만물의 주인이시다. 사실 우리가 하나님께 더해 드릴 것은 없다. 제물을 바쳐서 신에게 아부하는 일을 성경은 우상숭배라 부른다.     하나님께서는 무엇이 부족한 것처럼 사람의 손으로 섬김을 받지 않으신다. 만민에게 생명과 호흡과 모든 것을 주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분명 나는 섬김을 받으려고 온 것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기 위해 오셨다고 말씀하셨다. 우리를 살리고, 우리를 품에 안고, 우리를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과 함께 자기 자신을 우리에게 바치셨다. 그 하나님이 오늘도 당신을 위해 기도하시고, 울어주시고, 함께 속상해하시고, 웃으시고, 내 발을 씻으시며 당신을 섬기신다. 그렇게 섬김을 받았으니, 그와 같이 우리도 이웃을 섬기라는 하나님의 사랑이다.   sunghan08@gmail.com 한성윤 / 목사·나성남포교회등불 아래서 이웃 농구 선수들 역도 선수들 지구 탄소

2024-10-07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지구 자기장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지구는 하나의 큰 자석이다. 지구에 자성이 생긴 이유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지구 내부에 존재하는 액체 상태의 철이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지구 자기장은 지구를 중심으로 먼 우주까지 뻗어있는데 중요한 것은 태양에서 오는 해로운 우주선으로부터 인간을 비롯한 지구 생명체를 보호해 준다.   태양은 거대한 수소 핵융합 원자로다. 물론 생명에 필요한 열과 빛을 주는 일도 하지만 수소폭탄이 터질 때 생기는 막대한 방사성 물질이 함께 나오므로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우주 공간으로 나갔다가는 방사선 피폭을 당한다. 다행히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지구 자기장이 그런 해로운 방사성 물질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갈릴레이가 활동하던 시절 영국 출신 의사였던 윌리엄 길버트는 자기학의 아버지라고 불렸지만, 전기와 자기는 서로 관계가 없는 독립된 현상이라고 생각했는데 19세기에 이르러 이 두 학문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전자기학으로 합쳐졌다. 그는 지구 자체가 큰 자석이라고 생각하여 당시 항해할 때 사용하던 나침반의 원리를 설명했다.   우주의 겉모습만 보면 지구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이유는 공기와 물이 있고 온도가 적당해서라고 쉽게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지구를 둘러싼 자기장 덕분이다. 별은 수소 가스가 핵융합하며 빛과 열을 내는 천체다. 그런 별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에 생명이 발원하여 살려면 당연히 물과 공기가 필요하고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아야 한다.     하지만 핵융합에서 생기는 방사성 물질은 생명체에게 치명적인 해가 된다. 태양과 같은 별이 핵융합하여 만들어 내는 방사성 물질은 태양계의 모든 행성에 쏟아진다. 다행히 우리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자기장이 그런 해로운 방사성 물질을 막아 줄 뿐만 아니라 생명체에 해로운 자외선까지 걸러준다. 미래의 지구 식민지가 될 화성에는 자기장이 거의 없어서 화성의 지구화 과정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한다.   자기장의 단위는 현재 널리 통용되는 국제단위계에서 테슬라(T)를 자기장의 단위로 사용하는데 미국으로 귀화한 물리학자 테슬라의 이름을 따른 단위이며 현재 전기 자동차 업계 선두를 달리는 회사도 그 이름이다.     오로라는 태양에서 방출되는 입자들이 지구 자기장과 부딪혀 빛을 내는 현상이다. 보통 고위도 극지방에서 발생한다. 약하기는 하지만 태양계 다른 행성의 극지방에서도 보인다.   지구 자기장 내부에 밴 앨렌대라고 하는 고에너지 방사성 물질이 모인 곳이 있다. 태양에서 무차별적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방사성 물질이 지구의 자기장에 붙잡힌 곳이다.   지구의 자성은 약 50만 년을 주기로 뒤집히고 있다. 지리적 위치가 바뀐다는 말이 아니라 자성이 변하기 때문에 그럴 때는 나침반을 거꾸로 읽어야 한다. 지구 내부에 액체 상태의 철이 흐르는 방향이 바뀌어서 그런 일이 생긴다고 추측한다. 지금 상태가 벌써 50만 년이 되어가고 있으니 이제 바뀔 때가 되었다. 그렇게 되면 먼 거리를 이동하는 어류나 철새에 문제가 생겨서 지구 생태계가 교란될 것이고,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과학 기재의 방향을 모두 조정해야 하는데 이를 지자기역전이라고 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자기장 지구 지구 자기장과 지구 생명체 지구화 과정

2024-09-27

[독자 마당]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대 유적지를 여행하다 보면 신기한 것들이 많다. 내가 여행했던 곳 가운데 멕시코의 치첸이트사, 과테말라의 티칼, 페루의 마추픽추 그리고 요르단의 페트라 등이 기억에 남는다. 이들 중에 물로 인해 망한 곳이 페트라다. 페트라는 거대한 암석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깎아 신전과 주택 등을 만들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폭우로 홍수가 발생해  한순간에  모든 것을 쓸어가 버렸다고 한다.     전 세계가 기상 이변을 겪고 있다. 이곳 LA도 연일 불볕더위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국도 계속되는 폭염으로 난리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폭우가 쏟아져 홍수 피해가 발생한 나라도 있다.   자연은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존재다. 따라서 자연에 순응하면서 더는 자연이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 지구 온난화가 심각한 문제다. 지구의 온도가 점점 올라가면서 발생하는 문제들 때문이다. 많은 과학자가 지구 온난화는 이산화탄소 등 많은 온실가스 배출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런가 하면 어떤 주기에 의해서 지구가 추워졌다 더워졌다를 반복한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도 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지구의 남극과 북극은 여러 번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의 정확한 이유에는 이견이 있지만 논란이 필요 없는 것도 있다. 사람은 날이 가고 시간이 지나면 늙는다는 것이다. 진시황은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많은 곳으로 사람까지 보냈으나 결국 찾지 못했다. 사람이 늙어가는 것은 황제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젊고 기운이 넘쳤던 나도 벌써 86세가 되었다. 나라고 나이 드는 것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나이 듦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도리밖에 없다. 무엇을 해야 즐길 수 있을지는 연구해 봐야겠다.  서효원·LA거주독자 마당 지구 온난화 치첸이트사 과테말라 홍수 피해

2024-08-20

"부에나파크 2지구서 꼭 당선될 터"…최용덕씨 시의원 후보 등록

오는 11월 5일 부에나파크 2지구 시의원직에 도전하는 최용덕(사진) 도시개발위원회 커미셔너가 지난 29일 시청 서기국에서 후보 등록을 마쳤다.   최 후보는 “선거 캠페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2지구에서 꼭 당선돼 한인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겠다”라고 말했다. 후보 등록은 내달 9일 마감된다.   올해 2지구 선거는 건강을 이유로 사임한 호세 카스타네다의 공석을 메우기 위한 보궐 선거다. 최 후보는 당선되면 카스타네다의 잔여 임기 2년 동안 시의원으로 재직하게 된다.   최 후보는 최근 카스타네다 전 시의원을 선거 캠프 매니저 중 한 명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또 “조이스 안 부시장과 섀런 쿼크-실바 가주하원의원의 지지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전체 유권자의 47%가 라티노인 2지구에서 카스타네다 전 시의원과 쿼크-실바 의원의 지지는 최 후보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최 후보는 이미 출마 의사를 밝힌 카를로스 프랑코 부에나파크 자매도시재단 대표를 유력한 경쟁자로 꼽고 있다. 프랑코는 지난 2022년 선거에 출마했지만, 카스타네다에게 밀려 낙선했다.   최 후보는 더 소스 몰 사무동에 선거 사무실(6940 Beach Blvd, #610)도 마련했다. 문의는 전화(714-321-1700)로 하면 된다. 임상환 기자지구 당선 2지구 시의원직 올해 2지구 선거 캠페인

2024-07-30

[열린광장] 왜 지구를 떠나려고 할까?

“저 멀리. 더 멀리, 보다 더 멀리. 하루하루 더 낯설게만 느껴지는 이 지구를 떠나리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파피용’에 나오는 항공 우주국 프로젝트 매니저 이브 크라메르가 천체 망원경 렌즈의 고무 구멍에 눈을 박고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쳐다보며 자신에게 다짐하는 말이다.     왜 지구를 떠나려고 할까? 이유는 열역학 제1, 2 법칙에 의한 지구의 종말론 때문이다. 그것은 지구라는 고립된 계에서 에너지의 총량은 정해져 있고, 언젠가는 사용 불가능한 에너지인 엔트로피가 끊임없이 증가하여 마침내 지구가 파멸에 이르게 된다는 이론이다. 또한, 인류는 지구의 엔트로피 증가 과정을 역전시킬 수 없을 뿐 아니라, 이것은 이미 결정된 지구의 한계이기 때문에 일부 과학자들은 우주 공간의 또 다른 행성을 개발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 불변의 법칙이다. 이것은 우주의 에너지 총량은 우주의 시작부터 종말까지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다는 이론이다. 단지 그 형태만 바뀔 뿐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열역학 제2 법칙은 미래에 어떤 일을 하는 데 사용 가능한 에너지의 양이 점점 손실된다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이다. 이 법칙에 의하면 우주의 전체 에너지양은 일정하며 전체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열역학 제1, 2 법칙은 우주 이론의 기초라고 할 수 있다. 우주는 대폭발(Big Bang) 이후 엄청나게 농축된 에너지가 계속 팽창하며 분산됨에 따라 우주는 점점 무질서한 상태를 향해 변화하면서 결국에는 최대 엔트로피 상태, 즉 열 종말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구는 우리의 요람인데, 우리가 다 파괴해 버리고 말았소. 이제는 지구를 치유할 수도, 예전과 같은 상태로 되돌려 놓을 수도 없소. 집이 무너지면 떠나야 하는 법이오. 마지막 희망은 탈출이라고 나는 믿고 있소.” ‘파피용’에 나오는 억만장자 가브리엘 맥 나마라가 크라메르에게 한 말이다.     인류가 지구를 탈출한 후에 머나먼 우주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연료 확보와 우주선 내 생태계 개발, 그리고 세대의 재생산이라는 필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우선, 연료 문제는 무한 에너지인 빛을 이용하면 장기간 우주여행이 가능하기에 어느 정도 해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식량은  어떻게 할 것인가? 우주선 내에 밀폐 공간인 아쿠아리움을 만들어 인공 광원, 즉 네온관 시설로 흙과 물, 풀, 나무, 곤충, 물고기, 포유류, 인간이 상호 순환할 수 있는 인공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필수 요건은 세대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다른 태양계에 있는 다른 행성에서,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인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첨단 과학 기술의 발달은 인간을 더 먼 우주 공간의 행성을 찾아 나서도록 계속 부추길 것이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제레미 리프킨의 엔트로피 이론이 너무 일반적이며 실증적 근거가 부족할 뿐 아니라 지구를 닫힌 계로 보는 전제 자체에 오류가 있다며 비판한다.     과학의 궁극적 목표는 자연의 진리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러한 비판 역시 과학적 발전의 중요한 과정이다. 설령 리프킨의 이론에 오류가 있더라도 그의 이론을 무조건 배척할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환경 오염, 지구 온난화, 가뭄과 폭우, 대규모 산불, 강력한 태풍과 허리케인은 사실상 엔트로피 이론을 뒷받침하는 자연현상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열린광장 지구 우주 이론 엔트로피 증가 장기간 우주여행

2024-07-21

[잠망경] 지구 들어 올리기

“내가 설 수 있는 단단한 자리와 지렛대를 주면 나는 지구를 움직일 수 있다, Give me a firm place to stand and a lever and I can move the Earth.”라고 말한 아르키메데스를 생각한다.   ‘내게 조용한 장소와 시간을 주면 나는 성격장애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병동직원에게 나는 속삭인다. 건방지거나 건성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단, 아르키메데스의 지렛대와 나의 시간은 둘 다 충분히 길어야 한다는 점이 이슈다.   부모님 삼년상이 우리의 오랜 유교식 전통이지만 현대에는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일정 기간을 약정해 놓은 사회적 통념에는 정신과적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식이 부모를 잃은 트라우마의 심리적 아픔이 어느 정도 사라지는데 그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아동심리 발육의 타임라인은 많이다르지만 어른들이 어떤 큰 트라우마에서 회복하는 기간이 평균 3년 정도라는 통설이다. 시집살이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하는 속언도 있지 않은가.   3년이라는 모범답안이 정신치료에도 적용된다. 정신과 의사 또한 3년 동안 벙어리, 귀머거리가 되는 수가 많다. 한 사람의 손상과 결핍을 파악하는 충분한 이해력이 생기는 기간도, 환자가 완전 타인인 상담자에게 익숙해지는 시기도 그 정도 걸린다는 사연이다. 통계에 의하면 20세기 초반 프로이트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보람찬 정신분석을 받는 기간도 평균 3년 내지 5년이다.   정신분석의 목표는 우울증, 성격장애 같은 고통과 갈등의 완화, 자기 성찰, 대인관계의 개선, 어렵거나 힘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정신적 자세 등등을 손꼽는다. 정신분석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겸손하고 세속적인 소망을 추구하고 있다. 그들은 현실을 바꾸기 위하여 우선 자신을 바꿔야 한다는 각성과 지혜가 있는 사람들이다.   지구라도 움직일 수 있는 막강한 물리적 힘이 지렛대와 버팀목을 필요로 한다면, 한 사람의 됨됨이를 변화시키는 기본설정은 충분한 시간과 조용한 환경이다. 조용한 환경은 비교적 평온한 심리상태를 동반한다. 차분한 마음을 독려해주는 기법을 터득한 슬기로운 정신상담사를 만난 사람들은 운이 좋은 사람들이다.   병동환자들에게 정신분석을 시술하지 못하는 여건이라는 말이 백번 맞는 말이다. 그들은 대부분 그럴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옛날에 동료 수련의가 함부로 정신분석학적 발언을 남발했다가 환자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를 몇 번 보았다.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다는 것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인 듯싶지.   환자가 뇌까린다. “I’m doing my time here. - 나는 여기서 형(刑)을 살고 있습니다.” 그에게 부드러운 언성으로 응수한다. “여기서 더 좋은 사람이 되는 연습을 한다고 생각하십시오. 그래서 사람이 약간 달라져서 퇴원하는 겁니다.”   나는 연이어 말한다. “좋은 기타 연주자가 되고 싶다 했잖아요. 자주자주(time after time) 악기를 연습해야 하듯 마음 씀씀이를 연거푸 연습해야 좋은 사람이 됩니다. 거듭거듭 해서요. (Time and time again). 이 의미심장한 대화에 시간(time)이라는 단어가 여러 번 들어간다.   속이 더부룩할 때 활명수 한 병으로 뱃속이 금세 개운해진다. 육체적 증상은 앉은 자리에서 눈 녹듯 사라지기도 하지만, 사람 성격의 성장 과정은 단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대기만성(大器晩成)! 큰 그릇일수록 더욱더 그렇다.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지구 정신분석학적 발언 정신과 의사 일정 기간

2024-07-09

NASA 상업용 저궤도 개발, 한인이 이끈다

NASA의 상업용 지구 저궤도 개발 프로그램(CLDP)의 일부를 한인 여성이 책임지고 있어 화제다.     14일 NASA는 존슨 우주 센터에서 CLDP의 탑재물 운용(Payload operations)을 이끌고 있는 엘리사 김(Eleasa Kim) 씨를 소개했다.     18년간의 경력을 가진 김씨는 생체 의학 엔지니어, 아르테미스 1호(Artemis I) 탑재물 안전 엔지니어, 계획 및 분석 브랜치 운영 책임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오면서 엔지니어링과 안전 및 리더십에 대한 이해가 깊다고  NASA는 전했다.     김씨의 역할은 미세 중력에서 수행되고 있는 과학을 상업적 우주 운영으로 원활하게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상업 우주 정거장에 대한 계획과 문서를 평가하고, 연구 운영 자료를 준비하며, 파트너의 성공을 높이고 저궤도 경제를 지속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한다.     마샬 우주 비행 센터 소속으로 인간 탐사 및 개발 사무소(HEDO) 통합팀 리더이기도 한 김씨는 안전하고 포용적인 문화를 조성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고 NASA는 전했다.     김씨는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자신의 정체성의 큰 부분이라고 강조하며, “사람들과 연결하고 그들이 있는 곳에서 만나는 기회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경험 중 하나로 국제우주정거장 생체공학 엔지니어로 재직했을 당시 승무원들의 건강 지원 하드웨어를 테스트하는 ‘포물선비행(parabolic flight)’을 완료했다는 것을 꼽았다.     김씨는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는 직장 가족을 가졌다는 것을 배운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NASA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많은 도전에 직면했지만, 항상 호기심을 유지하고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씨는 "도전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많은 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이민 온 부모님 아래서 자란 김씨는 한국 문화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음식을 즐기고 동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은 즐긴다고 전했다. 또 김씨는 두 딸의 엄마기도 하다. 그는 "아름답고 예리하며 의지가 강한 두 딸을 둔 것이 자랑스럽다"며 "우리보다 먼저 온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인류 전체를 위해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 영감을 두 딸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프로그램 상업용 개발 프로그램 상업용 지구 저궤도 경제

2024-05-15

[문예 마당] 1.5도 마지노선

  매주 토요일 새벽이면 바다에 나갈 채비를 서두른다. 물 한잔을 마시고 사과와 바나나를 챙긴다. 두어 시간 모래 위를 걸어 다니려면 땅에서 걷는 것 보다 두 배의 힘이 필요하다. 한 주가 다르게 배구공이 파도에 휩쓸려 나갈 우려가 들 만큼, 모래사장의 폭이 아주 좁아지고 있다.   그래선가? 공놀이하는 그룹들이 보이지 않는다. 그들도 해수면 높낮이에 신경을 쓰고 있지 않을까 싶다. 바닷가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가 하면 운동을 못 하게 될까 봐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여전히 걷고 뛰면서 젊음의 기량을 뽐내는 것은 원초적인 특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는 이 특권이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 청지기의 특권을 남용했고 돌보는 마음을 잃어버린 탓이 아닌가 한다.   해수면 상승이 빈말이 아니다. 모래사장 가운데에 놓여있던 쓰레기통들이 파도에 휩쓸려 나가는 일들이 빈번해져 아예 걷어가 버렸다. 배구장 네트에 가까이 넘어들어온 바닷물이 저러다가 때가 되면 빠져나가겠지 하는 느긋함 또한 사람들의 마음인 것 같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그런데 빠져나갈 기미가 없이 점점 쓰레기통이 줄어들며 나머지는 해변 내려오는 입구 쪽으로 옮겨놔 버렸다. 주워 모은 쓰레기가 무거워지면 한 블록 이상을 걸어가서 버려야 한다. 크고 튼튼한 바스켓을 사용하는 것도 봉지보다는 무겁지만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편리함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어느 누가 귀찮은 짓을 자청하겠는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쓰레기를 줍기 위해 일주에 한 날은 새벽잠을 설치며 청소부 여자를 따라 운전을 해주는 한 남자는 해수면 범람으로 모래사장 폭이 좁아져 가는 현실을, 그윽한 눈빛으로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바로 저것이 내가 바라는 것이거든. 바다야~ 바다야~ 빨리빨리 덮어라~.” 헥, 무슨 심보람 “운동하고 산책하는 저 사람들은 어떡하라고.” “어떡하긴 인간들이 바다에 가까이 해봐야 쓰레기밖에 더 버려? 먼발치에서 내려다보는 게 바다를 위해서 더 좋은 거야.” “내 할 일이 없어지는 데 좋긴 뭐가 좋아”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내가 이렇게 따라다니는 거 좋아서 하는 줄 알아? 남의 쓰레기 치우고 다니느라 강산이 두 번 변했어.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지를 계산 좀 하고나 살지.”   해수면 상승을 보고 쾌재를 부르는 그 회심의 미소에는 이유가 있다. 바닷물이 모래밭을 덮으면 여자는 청소부 노릇을 그만둘 것이고 남자는 제대로 새벽잠을 자게 된다. 남자의 각본이 임박해진 현실을 예고하듯 기후 학자들도 2050년쯤이면 캘리포니아 반경 1200마일이 바닷물에 잠길 거라는 예상과 사막화를 경고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도 기후난민 대이동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그냥 기우로 끝나기를 숨죽여 기다리는 일밖에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작은 일들뿐이다. 그야말로 쓰레기를 주우며 작은 일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 추구하는 것이 무엇이든 이루어질 수 있어서 행복을 누리는 것도 좋겠지만 자기만족과 행복감에 담긴 의미가 다르다.   때로는 만족스럽지 않아도 행복해질 수가 있다. 조건이 붙는 행복은 자기만족을 위해 원하는 것을 구하고 채우는 과정을 감수해야 한다. 이것이 문제의 발단이 될 때가 있는데 기후를 상승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며 온실효과를 가중해 지구 공동체를 희생양으로 삼아 자기만족을 꾀하는 행복은 행복이 아니다. 누구나가 이것을 성찰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좋은 일로 받아들였으면 하는 소망이다.   나는 나에게 주워진 특권을 많이 포기했다. 아니, 지구와 자연에 반납했다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지구와 자연이 치유될 때 우리의 후손들 또한 고통을 겪지 않고 안전한 환경 속에서 그들의 삶을 지속시키도록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조건이 붙을 때 그것이 진정한 행복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자기만족에 갇혀있게 되면 특권 의식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이기심의 고질병을 앓게 된다. 지구 공동체가 피폐해지지 않도록 삶의 도덕적인 측면을 고려할 수 있는 자비심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마음을 지켜내지 못하면 우리의 삶과 지구는 더 많은 고통을 겪게 된다. 남태평양의 가난한 섬나라들은 해수면 상승 때문에 섬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주어진 특권을 자신의 만족과 행복을 위해서 쓰는 것을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렇다고 시대의 요청에 귀 막고 살기에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1. 5도의 마지노선을 꼭 붙잡아 두려면 자기만족을 반납하는 용기와 측은지심이 최선일 것이다. 최경애 / 수필가문예 마당 마지노선 수필 지구 공동체 특권 의식 기후난민 대이동

2024-05-02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템즈강에는 별이 뜬다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 속엔 별이 뜬다. 세상 어느 곳이든, 멀고 먼 하늘에서도 별이 뜬다. 칠흙 같은 어둠 속에서, 뼈마디 저리는 고통 속에 몸부림치며, 이별의 상처로 총 맞은 짐승처럼 울부짖을 때도 고개를 들면 별은 머리 위에서 반짝인다. 어둠이 먹물처럼 화선지를 적시는 캄캄한 절망 속에서도 별 하나의 사랑을 꿈꾸며 찿아 헤맨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윤동주 ‘서시’중에서.   시인은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며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기로 다짐한다.     사는 것이 죽을 만큼 힘들고, 작별이 돌아올 수 없는 절망의 강이라도, 죽어가는 것들 앞에서 생명은 별빛으로 반짝인다.     삼년 반 동안 투병하던 남편을 얼마 전 떠나 보낸 선배는 해 뜨는 날과 캄캄한 밤, 바람 부는 날이면 잎새에 흔들리는 바람에도 운다. 꽃이 피면 꽃이 예뻐서 울고 꽃잎이 떨어지면 이별의 상흔이 아파 눈물 떨군다.     선배는 55년 전 100달러를 들고 사랑하는 사람 손잡고 이국 땅을 밟았다. 아들 딸 잘 키우고 손자 손녀 재롱 보며 아메리칸 드림을 일구었다.     낮에는 별이 안 보인다. 별은 어두울 때 잘 보인다. 내가 별을 보지 못하는 순간에도 땅끝이나 지구의 저 편에서 누군가 별을 바라본다. 사랑이 암호로 가슴 깊이 새겨지는 것처럼 별은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그대 머리 위에 떠 있다.     어깨동무 하고 보았던 고향마을 동산이나, 박넝쿨 흐드러진 담장에 매달린 박꽃들은 별이 뜨면 다문 입술을 벌리고 아침이 오면 고개를 숙인다.   템즈강에도 별이 뜬다.    템즈강(River Thames)은 영국 런던을 지나가는 강이다. 잉글랜드 남부에 있는 강으로 옥스퍼드, 레딩을 거쳐 영국의 수도 런던 도심을 서에서 동으로 가른 후 북해로 흐른다. 세월을 견딘 템즈강가를 거닐어 본적 없지만 어둠이 대지를 덮고 밤하늘에 별빛이 반짝이면 이국의 연인들은 손을 잡고 사랑을 속삭일 것이다. 단 한 번의 눈 길로 운명처럼 사랑에 빠질 것이다.     그리운 사람들이 사는 곳. 이별과 눈물이 있는 곳에는 어디라도 별이 뜬다. 세느강이든 한강이든 비슬산을 등지고 구비구비 돌던 낙동강에도 별은 뜬다.     별 하나의 추억을 간직한 사람은 억만리 길, 멀고 먼 타향, 지구의 끝이라 해도, 별 하나의 사랑을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이국의 땅에서, 사막이든 오아시스든, 지구의 끝이라 해도 별을 가슴에 품고 산다.   우리는 한갓 이름 없는 별이였을까. 추억 속에 반짝이는 별이 되고 싶었을까. 첫사랑의 뜨거운 키스가 별똥별로 사라진다 해도 사랑이 지나간 밤 하늘은 수 만개 수 억개의 은하수로 반짝인다.     별똥별은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대기 안으로 들어오면서 꼬리를 불태우며 지구로 떨어진다. 목숨도 사랑도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별똥별처럼 소행성에서 떨어져 지구로 날아온 작은 티끌이었을까.     어머니는 가시가 무성한 고향집 민둥산 아버지 곁에 묻히고 싶어했다. 돌아갈 길이 아득해 묘비에 한글 이름 석자 남기고 이역만리 타국에 잠드신 어머니.     디아스포라는 살아있어도 죽어도 영원한 이방인이다. 어머니 젖줄 새긴 별 하나 가슴에 달고 살면 캄캄한 밤 어느 땅 어느 곳에서도 별을 볼 수 있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템즈강 목숨도 사랑 타향 지구 이별과 눈물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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