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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아래서] 섬김을 받았으니, 이웃 섬겨야

어떤 운동선수가 제자리 점프를 가장 잘할까. 당연히 농구 선수가 떠오른다. 얼마나 잘하면 스카이 워커나 에어라는 애칭이 붙었겠는가. 그런데 답은 역도 선수라고 한다. 오히려 농구 선수들도 점프를 더 잘 뛰려고 역도 선수들의 훈련을 받는다는 말에 놀란 적이 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일들이 의외로 우리를 놀라게 할 때가 있다. 아마존의 정글을 보면서 우리는 이곳이야말로 지구의 허파라고 당연히 생각한다. 그러나 실은 지구에는 이미 충분한 산소가 있을 뿐 아니라 따로 허파가 필요 없다. 아마존이 만든 산소는 아마존의 생물들이 거의 다 소모해 버린다. 오히려 아마존의 진정한 가치는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붙잡는다는 데 있다. 지구 탄소 소비량의 2~5%(매년 10~20억 톤)를 흡수한다니 환경 보존을 위해 너무나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지구의 허파가 아니라 지구의 콩팥이나 간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우리가 당연하다 여기는 신앙생활에도 의외성이 있다.
 
우리는 하나님을 섬긴다는 말이 매우 자연스럽다. 하나님께 바치고, 하나님께 헌신한다. 일단 한 가지는 분명하다. 우리가 헌신이라고 쓰는 단어가 아이러니하다는 것이다. 헌신이란 몸과 마음을 드린다는 뜻이 아닌가. 내 몸과 마음이 하나님의 것인데 누가 누구에게 드릴 수 있을까.
 
언어유희가 아니라면 우리의 헌신이란 우리 것을 바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의 것이라는 진실을 확인하는 일이다. 내 것으로 잘못 알고 맘대로 쓰지 않겠다는 확인이다.
 
그러나 정말 놀라운 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섬긴다는 점이다. 하나님은 만물의 주인이시다. 사실 우리가 하나님께 더해 드릴 것은 없다. 제물을 바쳐서 신에게 아부하는 일을 성경은 우상숭배라 부른다.  
 
하나님께서는 무엇이 부족한 것처럼 사람의 손으로 섬김을 받지 않으신다. 만민에게 생명과 호흡과 모든 것을 주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분명 나는 섬김을 받으려고 온 것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기 위해 오셨다고 말씀하셨다. 우리를 살리고, 우리를 품에 안고, 우리를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과 함께 자기 자신을 우리에게 바치셨다. 그 하나님이 오늘도 당신을 위해 기도하시고, 울어주시고, 함께 속상해하시고, 웃으시고, 내 발을 씻으시며 당신을 섬기신다. 그렇게 섬김을 받았으니, 그와 같이 우리도 이웃을 섬기라는 하나님의 사랑이다.
 
sunghan08@gmail.com

한성윤 / 목사·나성남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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