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문예마당] 자이언 캐년과 헤세의 싯다르타

  자이언 캐년으로 가는 길의 건조하고 마른 벌판 한쪽에 버팔로들이 보였다. 색다른 정경이라 차를 세우고 수십 마리의 버팔로와 시선을 나누었다. 8년 전, 이 길을 지나 브라이스 캐년을 관광한 다음 날 큰사위와 작은딸이 탄 ATV가 전복한 사고가 있었다. 자이언 캐년 입구에서 눈요기만 하고 다친 두 사람을 가까운 도시의 응급실로 데려가며 우리는 여행을 마쳤었다. 그때 언젠가 다시 온다고 다짐했는데 자이언 캐년의 협곡으로 들어서는 굽이굽이 도로와 긴 터널을 지나면서 기분이 좋았다.     장엄한 암봉에 감탄하다 찾아간 학 두 마리가 우아하게 자리 잡은 숙소는 정갈했다. 2층 방에 가방을 두고 아래층과 집 안팎을 살펴보는 사이 손주는 발코니에 있는 모래 상자에 작은 목재 빗으로 일본 정원의 디자인을 만들었다. 조심스럽게 작은 돌들 사이로 움직이는 아이의 손놀림을 지켜보니 마음이 평안했다.     뒤뜰 의자에 앉아 병풍처럼 둘러싼 멋진 산줄기의 정경을 즐기다가 응접실 커피 테이블에 진열된 유타주 캐년의 사진 책들을 봤다. 그리고 책장을 훑어보다 가슴이 뛰었다. 젊은 시절에 좋아했던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가 있었다.     다음 날 아침을 먹고 셔틀버스를 타고 캐년 깊숙이 있는 종점에 들어가서 만만한 트레일, ‘리버사이드 워크’를 걸었다. 다른 언어들을 사용하는 많은 방문자들의 대열에 섞여서 층층이 겹진 암벽만 아니라 숲과 물의 신선함에 더위를 잊었다. 손주가 신발을 벗고 강물 속에 들어가 좋다고 첨벙대는 것이 부러워도 우리 부부는 감히 따라 하지 못했다. 되돌아오는데 반대편에서 오던 한 여자가 불쑥 “아직 목적지가 멀었어요?” 물었다. LA에서 혼자 왔다는 그녀의 한국어가 마치 청량 음료수 같았다. 작가 레이첼 카슨이 한 말, ‘지구의 아름다움을 숙고하는 자는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견딜 수 있는 기운을 마련한다’ 처럼 우리는 많은 기운을 마련하고 있었다.       딸은 ‘에메랄드 풀’을 찾아 다시 떠났고 남자들은 놀러 간 사이 나는 숙소에서 헤세의 책을 들고 소파에 앉아 시간을 잊었다. 밖이 어둑하니 가족들이 돌아오며 저녁을 가져왔다.     자정이 넘어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집안을 어슬렁거리며 싯다르타와 그의 친구 고빈다, 그리고 연인 카말라에 잡혀 있었다. 내면의 갈등을 겪으면서 자신의 본질에 목말랐던 싯다르타가 평범하게 살면서 스스로 깨달음의 경지에 오른 체험담이 잔잔한 공감을 줬다. 젊었을 적에 느꼈던 흥분이 아니고 이번에는 차분하게 내 삶을 돌아보게 했다. 더욱이 싯다르타의 연인 이름이 민주당 대선 후보와 같은 것이 재미있었다.     내가 밤하늘을 좋아하니 큰딸은 사진작가 크리스토퍼 이톤의 ‘밤하늘(Night Skies of the American Southwest)’ 사진 책을 구해와서 내 가방에 넣어줬다. 미국 대륙 남서부의 여름 밤하늘은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절경이다. 밤하늘에 반했던 반 고흐도 “나는 가끔 밤이 낮보다 더 생생하고 풍성한 색깔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하지 않았나. 그리고 앨라배마 대학축구팀 모자를 쓰고 다닌 남편은 여러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Roll Tide!” 인사를 나눴다. 북부에 사는 한 남자가 앨라배마와 전혀 관련은 없지만 앨라배마 팀을 좋아해서 로고가 프린트된 셔츠를 즐겨 입는다고 하자 모두 웃었다.     집 떠난 후 노는데 바빴는데 작은딸이 우리의 안부를 물었다. 딸과 전화하다가 떠오른 것이 있어 말해줬다. 여행 시작부터 매일 좋은 숙소와 비싼 음식, 멋진 볼거리 많이 보고 다니지만 정작 내가 쓴 돈은 앤텔로프 캐년 여행안내자에게 팁으로 준 20달러 밖에 없다 하니 딸이 깔깔 웃었다. 흔히 말하는 ‘효도 여행’을 받는다며 나도 행복했다.     마지막 날 공항으로 가면서 양옆에 앉은 딸과 손주의 손을 꼭 잡았다.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한 첫날, 숙소의 뒤뜰에서 본 부처의 미소 지은 얼굴에 마지막 숙소인 두 학의 집에서 다시 본 만족한 부처의 얼굴이 겹쳐졌다.     알찬 여행일정을 잡은 딸의 세심한 배려에 싯다르타가 동참한 것 또한 오묘했다. “근검절약하는 큰 딸네가 우리 부부에게 멋진 추억을 만들어준 호강을 받았다”하니 앞자리에 앉은 남편이 맞장구쳤다. 돌고 도는 삶의 매 순간을 우리 열심히 즐기자 했더니 남편이 크게 웃었다.   영 그레이 / 수필가문예마당 싯다르타 자이언 헤르만 헤세 앨라배마 대학축구팀 여름 밤하늘

2024-10-17

[문예 마당] 자이언 캐년을 다녀와서

나이를 먹어도 여행은 마음을 들뜨게 한다.  남전도회 회원들은 며칠 전부터 시간 나는 대로 모여 여행에 대해 의논했다. 은퇴하고 빠듯한 살림을 쪼개 여행을 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최대한 호텔 비용을 줄이고 음식도 뷔페로 정했다. 75세를 넘기면서 이런저런 고질병들이 있는 나이라 이것저것 가려 먹으려면 여러 가지 중에서 골라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정했다. 전도회 회장님이 여행 경험이 많은 분이라 무척이나 다행이다.   드디어 여행가는 날 아침 8시. 교회 앞 주차장에는 24명의 남녀 노인들이 모였다. 이번 수련회는 부인들을 동반한다. 갑자기 응급 상황이 생겨도 아내가 있어야 한다는 큰 의미를 포함했다.   목사님 두 분이 운전사를 자원해 교회 차 앞 좌석에 앉으셨다. 얼마나 마음이 편한지 모르겠다. 얼마 전 남편은 운전을 하면서 출구로 차를 몰고 들어가 나를 당황하게 한 적이 있었다. 이제부터는 남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장거리 여행은 엄두도 못 낸다. 한때 본인이 GPS라며 운전만큼은 자신 있다고 했던 남편인데 나이는 어쩔 수 없나 보다   바스토우에서 잠깐 쉬었다가 곧장 라스베이거스를 지나, 모스키트라는 곳에 있는 버진 리버 호텔에 여정을 풀었다. 이곳에서 오며 가며 2박을 하게 된다. 그러고 보니 몇 년 전에도 이 호텔에 머물렀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어제 일어난 일도 기억 못 하는데 생각이 나는 것을 보니 이곳이 인상적이었나 보다. 넷플릭스에서 본 버진 리버라는 드라마는 미국에 있는 시골 도시 이름이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을 모아 드라마로 만든 것인데 여 주인공이 간호사였기에 더 흥미가 있었다. 간호사인 나도 적극적으로 이웃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사는 게 얼마나 보람된 일인가를 배웠다.       저녁은 프라임 비프다. 잘 익은 고기에 옥수수와 감자 구운 것 하나로 통일한다. 13달러짜리 고기치고는 맛이 좋다. 좀처럼 고기를 안 먹는 회원들도 맛있게 먹는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다음날 구불구불한 산길을 돌아 돌아가는데 그 어마어마한 암벽에 새삼 하나님의 작품이 신비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봄이라 세상은 파랗다. 바다만 파란 것이 아니라 산, 들도 파랗게 변했다. 암벽은 붉은색이 있는가 하면 어떤 것은 회색이고 까만색도 있다. 바위 사이로 이름 모를 선인장과 잡초가 있다. 이를 본 일행들은 무지개떡이나 시루떡 같다고도 하고, 생강을 묶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고도 한다. 모두 시장한지 보는 것마다 음식으로 통한다며 깔깔 웃었다. 신비한 경치는 70이 넘어도 16세 소녀 같은 순수한 마음을 가지게 하나 보다.   협곡에는 곳곳에 등산로가 있었다. 잠자리가 바뀌어 제대로 잠을 못 잤다는 몇몇 회원은 한 곳만 골라 올라가자고 한다. 하얀 바위(White Dome)에서 30분 정도 등산을 했다. 멀리서만 보던 바위를 직접 가 보는 것은 이번 여행만의 특혜였다. 바위 사이사이로 다닐 땐 바람과 그늘이 있어 콧노래를 불렀는데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길을 걸을 땐 옷을 한 꺼풀씩 벗어야만 했다. 콧노래를 부를 때도, 암초에 걸려 허덕일 때도 있는 우리네 인생길 같다. 인생 곳곳에서 인내와 노력이 필요했다.       길가에 있는 작은 풀잎 하나에도 꽃을 피우시고 왜 그들이 거기에 있는지 모든 게 당연한 것 같아도 하나님의 뜻이 있어서 생긴 것으로 보이니 내 생애에 생긴 작은 일에도 감사가 절로 나왔다.   돌아오는 길은 가도 가도 끝이 안 보이는 광활한 사막에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의  조슈아트리가 서 있다. 인간의 성격이 다르듯 나무도 각자 개성이 있나 보다. 산을 반으로 잘라 만든 도로는 오가는 길이 1차선이다. 이 길이 생기기 전에는 말을 타고 다녔을까? 우리는 얼마나 복 받은 사람인지 생각하니 모든 것이 은혜다.   몸은 고단하고 힘들었지만, 누군가 선창으로 시작된  4부 합창은  웅장했다. 성가대 생활을 수십 년 한 회원들이 부르는 찬송가는 말 그대로 달리는 합창단이다. 서로 덕담도 주고받고 농담하니 오가는 길이 먼 것같이 느껴지지 않고 너무 웃어서 시간 가는 것도 잊었다. 한때는 24시간이 모자라는 듯 바쁜 생활을 한 청춘이었지만 아이들 다 기르고 부부만 남은 회원들이 감사하는 여행을 해보니 이번 수련회는 하나님을 찾고 자연을 찾아 나이를 먹었다는 것도 축복이었다.   몇몇 회원이 비용 부담을 자청해 가든그로브에 있는 중국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그곳엔 담임 목사님이 우리 버스를 보고 반갑게 손짓을 하고 계셨다. 우리를 이렇게 반갑게 맞아 준 사람이 없었다. 여행에서 돌아올 때 왠지 모를 쓸쓸함이 느껴졌는데 기다리는 담임 목사님 모습을 보고는 기분이 달라졌다.     요즘엔 여행을 갔다 텅 빈 집에 오는 게 퍽 외롭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저녁 식사를 한 후 교회에 일이 있다며 먼저 가신 목사님이 우리 밥값을 내셨단다. 예상치 않은 일로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로도 해서 밥값만큼 남은 돈은 교회에 헌금으로 대신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고 많이 웃어서 행복했다.  김규련 / 수필가문예 마당 자이언 수필 바위 사이사이로 장거리 여행 남전도회 회원들

2024-06-20

자이언 일리노이 비치 주립공원 재개발

일리노이 주의 마지막 남은 미개발 레이크 쇼어가 친환경 공간으로 재탄생 한다. 주 정부는 이를 위해 7300만달러를 투자한다.     일리노이와 위스콘신 주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자이언 지역의 일리노이비치 주립 공원은 약 6.5마일의 길이다. 인근 위스콘신주 케노샤와 인접한 곳으로 여름철에는 캠핑을 하거나 물놀이를 하는 주민들로 붐빈다.     하지만 이 곳은 일리노이 주 호변 중에서 유일하게 재개발되지 않은 곳이다.   시카고의 호변은 주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이나 생태공원으로 탈바꿈 했지만 일리노이 전체 호변 길이의 약 10%를 차지하는 이 공원만은 유일하게 개발되지 않고 남아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호변 침식 작용이 심각한 상황이다. 매년 파도로 인해 호변 모래사장이 100피트씩 사라지고 있고 이에 따라 동물들도 서식지를 뺏길 위기에 처했다. 그대로 뒀을 경우 주립공원 존폐 자체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에 일리노이 주정부는 지난해부터 약 7300만달러를 투자해 호변 보호 공사를 시작했다. 관련 예산은 지난 2019년 주의회를 통과한 6년짜리 사회간접자본 투자 프로젝트 ‘리빌드 일리노이'의 450억달러 중 일부다.     우선 2.2마일 구간에 걸쳐 22개의 대형 방파제를 건설한다. 방파제는 호변 모래사장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야생동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일종의 쉼터 역할도 하게 된다. 파도가 잔잔한 호변쪽 방파제에는 철새들을 위한 서식지도 조성한다. 제비갈매기와 물떼새 등이 이 지역에 서식하고 있는데 이런 새들이 침식의 걱정 없이 이곳에 머무를 수 있게 된다.   방파제 아래쪽으로는 콘크리트 블록을 넣어 수중 가든을 조성하고 이 곳은 물고기를 위한 천연 서식지 역할을 하게 된다. 주립공원에는 노란 농어와 도롱뇽 등 멸종 위기 물고기 등이 서식하고 있다.     주민들이 방파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호변에서부터 가라앉은 나무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호수쪽에서 호변쪽으로 보이는 전망은 가로 막히지 않는다. 방파제가 거의 물속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일리노이비치 주립공원 재개발 공사는 오는 8월 마무리되고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Nathan Park 기자일리노이 주립공원 일리노이비치 주립공원 주립공원 재개발 자이언 일리노이

2024-04-08

내년 자이언 국립공원 입장료·캠핑료 인상…야영 1박 25~45불로

하이킹과 캠핑 휴양지로 유명한 자이언 국립공원이 입장료를 인상한다.   26일 지역매체 세인트조지유타는 내년 1월 1일부터 자이언 국립공원 입장료와 캠핑장 이용료가 인상된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자이언 국립공원 측은 백패킹, 캐녀링(canyoneering), 기타 야외활동 관련 허가증 비용이 오른다. 국립공원 측은 온라인 예약시스템(Recreation.gov)에 인상된 가격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현재 1박 야영에 20~30달러인 캠핑장 이용요금은 25~45불로 인상된다. 국립공원 내 캐녀링 등 야외활동 허가증 신청비(Day-use applications and reservations)는 5달러에서 6달러, 낮 이용요금(Day Use permit fees)은 1인당 10달러로 오른다. 1박 신청비는 현재 5달러에서 20달러로 오르지만, 이용요금은 1인당 7달러로 내린다.       반면 한인 등 많은 사람에게 인기인 엔젤스랜딩 하이킹 프로그램(www.nps.gov/zion/planyourvisit/angels-landing-hiking-permits.htm)은 2022년 요금을 유지한다.   자이언 국립공원 측은 “방문객 편의 도모를 위해 요금 인상을 한다”며 “인상된 요금을 활용해 화장실과 음수대 등 편의시설을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국립공원 자이언 자이언 국립공원 내년 자이언 캠핑료 인상

2023-12-26

[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천사가 내려앉은 자이언 캐년

유타주에는 자이언(Zion), 브라이스캐년(Bryce Canyon), 캐피톨리프(Capitol Reef), 아치스(Archs), 캐년랜드(Canyonland) 등 5곳의 국립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자이언캐년 국립공원은 1847년 신앙의 박해를 피해 동부에서 유타 주의 솔트레이크 지역으로 이주를 했던 몰몬 교인들이 발견했다. 거대한 바위산과 계곡 사이를 흐르는 강을 목격한 그들은 하나님이 거하시는 시온(Zion) 성이라는 뜻으로 부르면서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그러니 자이언캐년은 장엄하고 성스런 장소라고도 할 수 있다.     자이언캐년에는 다양한 트레일코스가 있다. 엔젤스 랜딩, 네로우 , 에메랄드 풀, 히든 캐년, 업설베이션 포인트 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포인트와 장시간이 소요되는 트레일 코스들도 많다.   특히 자이언캐년이 자랑하는 엔젤스 랜딩 트레일(Angels Landing Trail)은 미리 홈페이지에서 예약(go.nps.go/AngelsLanding)을 해야하는데 정말 최고의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감동적인 트레킹 코스 중 한 곳인 엔젤스 랜딩은 왕복 5.4마일 거리로 1488피트의 고도 차이 때문에 평균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천사들만이 정상에 내려앉을 수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가파른 절벽을 따라 지그재그의 길을 따라 올라가는 힘든 코스지만 급하지 않게 걸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단 어린 자녀들에게는 힘든 코스가 될 수 있으니 참조하면 좋다. 또 충분한 식수도 준비해야 한다.     정상 도착 전 마지막 좁고 가파른 오르막길은 사고 방지를 위해 쇠줄 손잡이를 설치해 놓을 정도로 아슬아슬하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등산객들에게는 마지막 정상 코스가 무섭게 다가올 수가 있다. 하지만 정상 전의 스카우트 룩아웃(Scout Lookout) 까지는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정상에 오르면 500m 아래로 펼쳐지는 협곡의 숲과 그 사이를 흐르는 버진 리버(Virgin River)가 360도  파노라마 전망의 감동으로 다가온다.     자이언캐년의 초보자를 위한 트레일은 로워 에메랄드 풀 트레일(Lower Emerald Pools Trails)코스다. 거리는 왕복 1.2마일 고도변경이 69피트로 비교적 쉬운 하이킹 코스다. 버진 리버를 따라 포장된 길을 걷다 보면 폭포가 보이며 에메랄드 풀밭이 나타난다. 그곳에서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면 왕복 약 1시간이 소요된다. 폭포 안쪽의 어퍼 에메랄드 풀스(Upper Emerald Pools)까지 도달하려면 30분 정도가 더 필요하다.   자이언캐년은 매년 4월에서10월까지는 방문객이 급증하기 때문에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자이언 국립공원 남쪽 입구에 위치한 방문객 센터에서 츨발하는 셔틀 버스로만 트레일 출발 포인트까지 접근할 수 있다. 셔틀버스는 5~25분 간격으로 새벽 5시30분에서 오후 11시까지 운행한다. 정호영 / 삼호관광 가이드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자이언 천사 자이언 국립공원 트레일 코스들 트레킹 코스

2022-09-08

김평식의 신 미국유람〈27〉유타주 콜롭캐년

  ━   직접 안 걸어보면 평생 후회할 '숨은 보석'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오고 가는 계절을 확인하기 위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 때다. 필자도 이 가을을 그냥 넘길 수 없어 모처럼 지인들과 애리조나주 자이언캐년을 다녀왔다. 더 정확하게는 자이언캐년의 한 부분인 콜롭캐년(Kolob Canyon)이다.    자이언캐년은 더 설명이 필요 없는 유명한 국립공원이다. 그랜드캐년에 버금가는 독특한 아름다움과 웅장함을 간직한 곳으로 절벽과 계곡으로 이루어진 공원 안에는 수억 년 풍상에 씻긴 형형색색 바위와 계곡, 산들이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그러나 같은 자이언캐년 국립공원의 한 부분임에도 콜롭캐년이란 이름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너나없이 성격들이 급해 뒤에서 누가 잡아가기라도 하는지 처갓집 벌초하듯 자이언캐년도 대충 휙 둘러보고는 인근 브라이스캐년 쪽으로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니 등잔 밑이 어둡다고 바로 옆에 콜롭캐년이라는 숨은 보석이 있는 줄은 잘 모를 수밖에. 자이언 국립공원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인 8933피트 높이의 콜롭피크도 사랑채인 콜롭캐년에 있다.   비유를 들어 설명하자면 콜롭캐년은 자이언캐년의 사랑채 같은 곳이라 할 수 있다. 들어가는 입구도 달라 안방마님이 기거하는 자이언캐년 본채와는 완전히 분리되어있다. 사랑채는 대감 나으리가 기거하면서 손님도 맞고 친구들과 담소도 하던 곳이다. 그러니까 본채 외에 이 사랑채까지 통틀어서 자이언캐년 국립공원이라 하는 것이다.     유타주를 가로질러 올라가는 고속도로가 15번 프리웨이다. 이 길을 따라가다 27번 출구에서 내리면 본채 격인 자이언캐년으로 들어간다. 콜롭캐년은 조금 더 올라가 40번 출구에서 내려야 한다. 콜롭캐년으로 들어가는 길 이름은  콜롭캐년 로드( Kolob Canyon Road)인데 5마일 정도 끝까지 올라가면 뷰포인트,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 건너편으로는 웅장한 거봉들이 시선을 압도하고 화장실 뒤로는 피크닉 장소도 넉넉히 있어 쉬기에 좋다. 맞은편에 보이는 8000피트가 넘는 팀버 마운틴의 위용도 장엄하다.       자이언캐년에는 깎아지른 듯한 준봉들이 즐비하다. 그 사이사이 협곡에는 버진리버라는 강이 흐르고 그 강물이 자그마치 400만년 전부터 깎아 만든 형세가 숨이 막힐 정도다. 콜롭캐년에도 이와 비슷한 협곡이 이어진다. 왕복 5마일의 테일러 클릭(Taylor Creek) 트레일을 걸어보면 협곡의 맛을 알 수 있다.    자작자작 흐르는 냇물을 무려 50번이나 넘나들며 막다른 골목 끝까지 들어가면 더블 아치 알코브가 나오는데 하늘을 향해 붉은 암벽 끝을 볼라치면 목이 아파서 다 올려다볼 수가 없을 정도다. 좁은 계곡 양쪽으로는  암벽이 수직으로 서 있어 눈이 내려도 걸터앉을 자리가 없다. 계곡에는 단풍나무들이 적당한 거리에 사철나무들과 섞여 있어 가을이면 단풍 감상도 나쁘지 않다.       여행과 관광의 차이를 말하자면 여행은 걸으면서 구경하는 것이고 관광은 차 안에 앉아서 편하게 보는 것이다. 어디를 가든 이왕이면 관광보다 여행을 해보자는 말이다. 아무리 명승지라도 직접 속살까지 걸어 들어가 직접 맛을 봐야 짠지 싱거운지 참맛을 알지 않을까 싶다.    콜롭캐년이 정말 그런 곳이다. 바쁜 사람들은 차로 와서 경치만 봐도 좋지만 제대로 보려면 조금이라도 하이킹을 해 보라는 것이 그래서이다. 주변 트레일을 따라 가볍게 걸어볼 수도 있고 팀버마운틴 남쪽 절벽 밑으로 돌아 유명한 콜롭아치(Kolob Arch)까지 왕복 13마일 트레킹을 경험해 보면 더 좋다.    등산의 묘미를 아는 사람이라면 자이언캐년깊숙이앤젤스 랜딩(Angels Landing)까지 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웬만한 등산 전문가도 하루에는 할 수 없는 고난도 여정이라 잘 계획하고 도전하는 것이 좋다.   #여행 메모   콜롭캐년은 자이언캐년 국립공원의 북서쪽 귀퉁이에 자리한다. 자이언캐년보다 지대가 높아 산세가 더 험하고 절벽도 아찔하다. 이곳에 있는 콜롭아치는 폭이 310피트에 달하는 세계적인 자연 아치로 유명하다. 자이언캐년은 라스베이거스 북쪽 110마일, 차로 2시간 반쯤 거리다. 유타주 첫번째국립공원으로 연간 300만 명이 방문한다.    김평식 / 여행 등산 전문가김평식 신유 김평식 등산여행 자이언 국립공원 국립공원 일부

2021-10-31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