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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훔치며 담배까지’…경찰 미온대응에 분통

지난 주말 LA다운타운 자바시장 한 상가의 한인 업소 등 약 10개 업체를 털어간 2인조 절도범〈본지 8월 27일자 A-1면〉은 자물쇠 절단기와 망치를 준비하는 등 사전에 범행 준비를 철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자바 한인 업체 등 16곳 벽뚫고 절도…주말 동안 문 닫은 틈타 침입 28일 LA다운타운 피코 불러바드와 샌피트로 스트리트 코너 상가 1층에 입주한 한인 의류업체 업주들은 “올해 1월부터 절도범 침입이 자주 발생했다”며 “경기가 안 좋아 매출도 안 나오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니 너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업주들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부터 25일 자정 사이 2인조 절도범이 해당 상가 1층 업체 약 10곳을 털어갔다.     특히 용의자들은 상가 업체가 대부분 문을 닫은 주말 시간을 노렸고, A업체로 침입한 뒤 나무벽을 뚫는 방식으로 나머지 업체에 침입했다.     일부 업주는 25일 오전 절도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고, 이날 경찰은 해당 업체를 방문해 피해 여부를 조사했다고 한다.     하지만 절도범은 같은 날 오후 10시쯤 범행 현장을 다시 찾아 자정 전까지 2차 절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를 본 윤모씨는 “절도범은 우리 가게 현관 셔터 자물쇠를 자르고 들어와 벽을 뚫고 다른 가게로 차례차례 침입했다”면서 “지난 24일 오후 2시30분쯤 다른 가게에서 경비 알람이 울렸다고 한다. 이후 25일 자정쯤 다른 가게 업주가 우리 가게 문이 열리고 불이 켜졌다고 해 피해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윤씨는 26일 오전 2시쯤 상가 업체로 나왔지만 절도범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고 한다.     다른 피해업체 업주 권모씨 25일 영업했지만, 주말인 관계로 다른 업체 절도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권씨는 “25일 오후 11시쯤 2인조 절도범은 벽을 뚫고 우리가게에도 들어왔다”며 “방범카메라에 찍힌 그들은 조직적으로 움직였고 굉장히 여유로워 보였다. 신발, 노트북, 금고, 옷 등 돈이 될만한 것은 다 가져갔다”고 말했다.   방범카메라에 찍힌 2인조 절도 용의자는 30~40대 히스패닉 남성으로 범행 당시 각자 모자와 티셔츠를 입었다. 이들은 옷가게 곳곳을 돌아다니며 돈이 될만한 물건을 훔쳤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담뱃불을 붙여주는 여유까지 보였다.   한편 28일 피해 상가 건물주 측은 절도피해를 막기 위해 1층 업체별 현관셔터 자물쇠 보강에 나서기로 했다.   반면 피해 업주들은 LA경찰국(LAPD)이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용의자를 체포하고, 자바시장 일대 순찰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상가에 입주한 업주 김모씨는 “두 달 전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업체 2곳이 털렸다”면서 “자바시장에 홈리스도 너무 많고 절도피해도 자주 발생하지만, 경찰에 신고해도 출동하지 않을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피해업주 윤씨는 “지난 1월에도 절도피해를 당했지만 신고 이후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았다”며 “경찰은 자바구역 담당 인력이 2명뿐이라고 한다. 보험사도 자바구역은 위험지대라며 절도피해는 보상 항목에서 뺐다. LA시가 대책을 세워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자바시장 대책마련 업주들 대책마련 한인 의류업체 2인조 절도범

2024-08-28

자바시장 한의원, 라틴계 인기 화제…고객 90% 차지 시장 내 명소

LA다운타운 자바시장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한의원이 라틴계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어 화제다.   LA타임스는 이스트 피코와 산티 앨리 인근 옷가게가 즐비한 거리에 위치한 한의원의 손님 중 90%는 라티노라고 30일 소개했다.   이곳 직원인 조이 김씨는 자바시장을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에게 스페인어로 ‘홀라 마사헤(Hola! Masaje)’라고 외치며 고객들을 부르는 게 주된 일이다.   김씨가 3년째 운영하는 한의원은 안이 훤히 보이는 투명 천막 뒤로 시술 침대 여러 개가 나란히 놓여있고 벽에는 두통, 허리 및 무릎 통증 등 한의술로 치료할 수 있는 증상들을 보기 쉽게 설명해놓았다.     김씨의 한의원은 30분 부항 치료는 40달러, 침술 치료는 60달러를 받는다. 보기에는 다소 허술해 보이는 한의원이지만 자바시장 안에서는 명소로 꼽힌다. 업주와 종업원, 시장 고객들 사이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김씨의 한의원 손님들은 한방 치료 효과뿐 아니라 종교적으로도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단골손님인 로라 아길레라는 “무거운 상자를 드는 직업을 가진 남편은 항상 어깨 통증을 호소한다”며 “60달러에 부항과 침 치료로 통증을 빠르게 해결해줘 너무 좋다” 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임신에 도움이 되는 침술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으로 보고 나 또한 한의원을 찾게 되었다”며 “조이는 치료뿐만 아니라 우리를 위해 기도도 해줘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LA타임스는 자바시장에서의 한의술은 특히 라틴 문화와 한국 문화 사이의 교차점을 상기시킨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종을 뛰어넘은 김씨의 폭넓은 고객 관리는 고등학교 때 배운 스페인어 실력과 종교·문화적 공감 능력이 한몫한다.   김씨는 “대부분의 한인 이민자 가정은 기독교다. 라틴계 역시 대다수가 기독교인으로 공통점이 있다”며 “또 라틴계 문화에도 불 부항(fire cupping), 벤토사스(Ventosas)라는 한국의 부항과 유사한 민간치료법이 있어 문화적으로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에드워드 장 UC리버사이드 민족학 교수는 “값비싼 서양의학에 대한 부담 때문에 많은 이민자는 비교적 저렴한 전통 한의술을 더 많이 찾는다”며“한국 이민자와 라틴계 이민자는 생각보다 복잡한 관계로 얽혀있다. 그들은 노동자와 고용주 관계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공통된 이민 이념을 갖고 있다”고 두 공동체 간의 연결고리에 관해 설명했다.   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침술원 la다운타운 자바시장 실내 침대 김상진 기자

2023-10-30

[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타들어가는 자바시장의 현실

자바시장엔 한때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과거에 자바시장이 한창 잘 나갈 때는 지나가는 개까지 100달러 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 LA경제의 젖줄로 불릴만큼 자바 시장의 황금기는 그렇게 대단했다.   본래 자바 시장은 유대인들이 대부분의 상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후 1980년대 부터 브라질의 한인들이 옷감을 들고 대거 자바시장으로 유입됐다. 한인 뿐 만 아니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이민자에게는 오아시스였다. 그만큼 일자리가 많았다. 수많은 LA시민들의 생계를 책임졌다.   그랬던 자바시장이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2010년대 중반이었다. 임금인상, 치열한 가격 경쟁, 중국, 베트남 등 해외 공장과의 직거래 확장 등으로 위축됐다. 봉제공장에서 쉼 없이 돌아가던 재봉틀 소리가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입지도 줄어들고 있다. LA다운타운의 부동산 재개발은 봉제, 의류, 원단 업체들을 옥죄고 있다.   최근 자바시장 한 상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피해 건물에는 80대인 최 사장 부부가 운영하는 이불가게도 있었다. 이들은 30년 간 이 가게를 운영했다. 자바시장과 역사를 같이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가게가 한순간에 잿더미가 됐다.   LA소방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해 LA시에서만 8200건의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했다. 절반 이상(4200여건)이 홈리스와 관련된 화재다. 최씨 부부의 가게를 앗아간 화재도 노숙자가 건물 뒤편의 쓰레기통에 낸 불이 옮겨붙어 발생한 것이었다.     사진 기자로 20년 넘게 활동하며 자바시장의 흥망성쇠를 지켜봤다. 자바시장 곳곳을 돌며 한인 업주들과 같이 기뻐했고, 때론 함께 슬퍼했다. 그래서일까. 렌즈에 담긴 이번 화재 현장에 자꾸만 더 눈길이 간다.     건물 밖으로 흘러내린 타버린 옷가지들은 사실을 말하고 있다. 자바시장 상인들의 마음도 그렇게 타들어가고 있다. 타버린 가게는 마치 터져버린 오장육부 같다. 자바시장의 현실이다. 김상진 사진부장 kim.sangjin@koreadaily.com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자바시장 자바시장 상인들 최근 자바시장 자바시장 곳곳

2023-09-15

10억 달러 파워볼 티켓 LA다운타운서 나왔다…자바시장 인근 미니 마켓서

10억 달러 파워볼 복권 1등 당첨자가 LA다운타운에서 나왔다.     캘리포니아 복권국은 19일 트위터를 통해 당첨금 10억8000만 달러의 파워볼 당첨 티켓 1장이 자바시장 인근의 한 미니 마켓에서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 복권 역사상 6번째로 큰 금액이다.     이날 추첨에서 나온 당첨 번호는 7·10·11·13·24이며 파워볼 번호는 24이다.     행운의 티켓을 판매한 곳은 멕시코 출신 이민자 나보르 헤레라가 운영하는 ‘라스팔미타스 미니 마켓’으로 이곳은 20일 오전부터 언론들의 인터뷰와 지역 주민들의 축하가 이어졌다.   헤레라는 KTLA와의 인터뷰에서 “아침에 가게 문을 열려고 출근했는데 사람들이 몰려있어서 놀랐다”며 “너무 행복하다. 상금은 가게 투자 및 가족 여행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당첨 티켓을 판매한 업소에는 상금으로 100만 달러가 주어진다.     한편 이날 오후 2시쯤에는 검은색 모자를 쓴 여성이 마켓에 달려와 “내가 당첨됐다” 소리를 지르며 마켓 내 손님들과 껴안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러나 복권국은 아직 당첨자의 이름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복권국에 따르면 이번 추첨에서 5개 번호를 맞힌 2등 당첨자는 캘리포니아에 7장을 포함해 전국에서 39장이 판매됐다. 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la다운타운 자바시장 파워볼 티켓 자바시장 인근 파워볼 번호

2023-07-20

10억불 복권, 자바시장에서 팔려-혹시 한인?

    LA 주민 가운데서 새로운 억만장자가 탄생했다.      10억 달러가 넘는 당첨금이 걸린 복권이 LA 다운타운 자바시장의 미니 마켓에서 판매됐다.    주류 방송에 따르면 1205 월(Wall) 스트리트에 자리한 소형 마켓인 '라스 팔미타스 미니 마켓'에서 10억8000만 달러의 잭팟 상금이 걸린 파워볼 복권이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액수는 미국 역사상 6번째로 당첨 액수가 큰 금액이다.    마켓 주인인 나보르 헤레라는 20일 오전 가게 문을 열기 전까지도 자신의 가게에서 팔린 복권이 잭팟에 당첨됐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주위에 몰려든 방송국 관계자로 인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가게는 홈리스가 집단으로 모여 사는 스키드로에서 서너 블록 떨어져 있으며 자바시장으로도 불리는 패션 디스트릭트와 인접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태어난 헤레라는 7년 전부터 미니 마켓을 운영했으며 이번 잭팟 복권 판매로 100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게 된다.    그는 보너스 상금으로 가게를 더 늘리고 가족과 휴가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잭팟 복권을 구입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잭팟 복권의 당첨 번호는 7, 10, 11, 13, 24이며 붉은 색 파워볼 번호는 24이다.    이번 잭팟 상금 당첨자는 10억8000만 달러를 30년에 걸쳐 나눠 모두 받거나 일시불로 5억5810만 달러를 선택할 수 있다. 세금은 별도로 납부해야 한다.      지금까지 파워볼 복권 역사상 최대 당첨금은 지난해 11월에 나온 20억4000만 달러이다.  김병일 기자자바시장 복권 복권 자바시장 잭팟 복권 파워볼 복권

2023-07-20

자바시장 업주 대낮 권총강도에 중상

LA다운타운 자바시장의 한 옷가게 업주가 2인조 권총 강도에 폭행 당해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피해 업주는 병원에서 나흘 동안 치료받은 뒤 옷가게를 폐업하고 싶다는 두려움을 전했다.  인근 한인 업주들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16일 abc7뉴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5시쯤 다운타운 1100 메인스트리트의 한 옷가게에 권총을 든 2인조 강도가 들이닥쳤다. 이들은 다짜고짜 업주 프랭키 세라노를 폭행했다. 이들은 손에 쥔 권총 등으로 세라노의 머리, 눈, 코를 계속 가격했고 세라노는 피를 흘린 채 옷가게 바닥에 쓰러졌다.   이들은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해도 거리낌 없이 구타를 계속했고 곧이어 가게에 들어온 다른 남성도 폭행했다. 이 피해 남성도 계속된 구타로 바닥에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2인조 강도의 범죄 행각은 가게 안의 방범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다. 녹화영상에는 피해자들이 흘린 피가 바닥에 흥건하게 퍼진 모습까지 담겼다. 2인조 강도는 세라노의 시계, 목걸이, 팔찌 등을 훔친 뒤 옷가게 밖에 세워둔 세단을 타고 유유히 달아났다.   강도사건 후 병원으로 이송된 업주 세라노는 두개골, 코, 손가락 등 여러 곳이 골절됐다. 머리 두 곳은 1인치 이상 찢어져 봉합했다. 병원 치료비만 1만 달러 이상 나왔다고 한다.     세라노의 가족과 여자친구는 낮 시간대 다운타운 한복판에서 권총 강도가 벌어진 사실에 경악했다.     여자친구 이바나 옥타비아니는 “그들은 단순한 강도가 아니라 사람을 거의 죽이려 했다. 남자친구가 뇌를 다치지 않은 것은 그나마 행운”이라며 “사건 다음날 찾은 옷가게 바닥에는 많은 피가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퇴원 후 집에서 회복 중인 세라노는 충격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다. 그는 회복한 뒤에도 옷가게를 계속 운영할 뜻은 없다고 밝혔다. 16일 오후 5시 기준 소식을 접한 LA 시민 등 177명은 고펀드미를 통해 세라노의 치료비 1만1320달러를 모금했다.     한편 2인조 강도사건이 벌어진 장소는 지난해 10월 1일 고 이두영(56)씨가 강도에게 피습돼 숨진 장소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이다. 당시 올림픽 불러바드와 메이플 스트리트 인근 메이플센터 내 가발 가게를 운영하던 이씨는 10대 남녀 2명의 절도 행각을 막던 중 거리에서 흉기에 찔려 숨졌다.     사건 직후 자바시장 종사자와 한인 단체는 공권력 부재를 규탄한 바 있다. 당시 한 업주는 “절도 사건을 신고해도 경찰이 아예 출동하지 않는다”고 분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온라인 매체 크로스타운은 자바시장 옷가게에서 벌어지는 범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형은 들치기(shoplifting) 절도라고 전했다.     한인 등 자바시장 종사자가 각종 범죄 피해를 호소하며 LA시에 치안 강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개선은 요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인의류협회 사무국 관계자는 “메인과 메이플 거리는 옷가게 소매상이 많이 입점해 도매업을 하는 한인 업소와 가깝지는 않다”고 전제한 뒤 “(강력사건이 벌어진 뒤에도) 순찰이 강화되는 것 같지는 않다. 도매업을 하는 한인 업체는 대면 거래보다 온라인 거래로 전환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자바시장 권총강도 2인조 강도사건 2인조 권총강도 옷가게 업주

2023-05-16

툭하면 폭우·추위…"봄옷 장사 망쳤다" 한숨

#. 자바시장에서 아동·청소년 의류를 취급하는 한인 A씨는 계속되는 폭우로 울상이다. 작년 여름부터 봄철 호황기를 대비해 신상품을 준비했는데 소매뿐 아니라 대형 업체 납품도 최소 30% 이상 줄었다. 그나마 날씨와 상관없는 ‘바지’가 꾸준히 팔려 매장은 겨우 운영하고 있다.     #. 파티복을 전문으로 판매하고 있는 한인 B씨는 4월부터 시작될 학교 프롬(Prom) 파티를 대비해 대량의 물품을 준비해 뒀다. 파티용 드레스는 봄철 시즌에 불황이 없고 꾸준한 품목인데도 최근 ‘이상할 정도로’ 문의가 없어 재고만 늘어나고 있다. 소위 ‘땡처리’도 어려운 물품이라 쌓이는 재고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다.     잦은 폭우와 저온에다 경기 한파까지 겹치며 봄 의류는 재고가 쌓이고 있다. 4월이 다가왔는데도 여전히 겨울옷을 판매하는 업체도 많다. 한인 의류 업체가 많은 자바시장은 한계절 앞서서 신상 의류를 준비하는데 비 오는 날이 이어지고 기온까지 떨어지면서 봄철 장사를 놓쳤다고 한탄했다.   특히 티셔츠부터 청바지까지 자바시장 업체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주니어 라인(Junior Line)’의 경우 피해가 심각하다. 상당수 업체가 예년에 없던 폭우로 지난해 여름부터 준비해 둔 신상품의 판매가 최소 30%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자바시장에서 의류업체를 운영하는 K씨는 “이런 날씨는 20년 만에 처음이다. 이렇게 추워 본 적이 없다. 곧 봄철 시즌이 끝나는 데 여전히 겨울 상품을 팔고 있다. 애써 준비한 봄철 신상품이 나가지 않아서 다음 달에 재고로 처리해야 할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 업소는 아예 장사를 접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업체 대표는 “패션노바 등 대형업체로부터의 주문도 90% 가까이 감소하면서 야심차게 준비했던 봄 의류 상품 판매가 매우 저조해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덧붙였다.     아동 댄스복을 전문으로 하는 또 다른 업체는 매장 판매뿐 아니라 아마존 등 온라인 판매까지 줄었다. 특히 댄스복은 겨울 상품이 없어 최근 추위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보고 있다.     업체 대표는 “9년째 아마존 영업을 해왔다. 매년 20%씩 성장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소매업체에서 물건이 빠지지 않기 때문에 도매업체에서 들어오는 주문도 급감했다”고 말했다.     장영기 한인의류협회(KAMA) 이사장은 “올해 폭우와 경기 한파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다”고 진단했다.     재고 처리도 골치다. 소위 ‘땡처리’라고 불리는 재고 처리 방법도 요즘은 수월치 않다. 보통 6~7달러에 팔리는 의류는 재고 처리 때 1달러 50센트 선에서 거래된다. 하지만, 지금은 1달러를 불러도 쉽지 않다.   양재영 기자 yang.jaeyoung@koreadaily.com폭우 추위 봄철 신상품 봄철 장사 자바시장 업체

2023-03-29

마약거래 늘면서 자바 한인 '초긴장'

빈 상가를 이용한 불법 도박장과 마리화나 불법 판매 등이 LA다운타운 자바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8일 17가와 메인 스트리트 인근 한인이 소유한 상가 건물에서 운영 중이던 불법 도박장이 경찰의 급습 작전으로 일망타진됐다. 〈본지 2월 9일 자 A-1면〉     경찰이 건물주의 고의적인 불법 도박장 임대 여부를 수사 중인 가운데, 자바시장 내에서 이같이 갱단이 빈 상가에 임차해 불법 사업을 벌이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우려했다.     자바시장에서 20년간 사업 중인 한인 업주 김모씨는 “주로 단기 렌트로 들어와 마리화나를 불법으로 판매하는 곳이 지금도 3~4군데 있다”며 “녹색 크로스 마크가 붙어있어 다들 보면 안다”고 말했다.     이어 “라티노 갱단에 의해 주로 운영되는데, 그 주변에 범죄가 늘고 마약 거래까지 이뤄지면서 인근 한인 업주들이 피해를 본다”며 “문제가 불거지면 곧장 신고가 들어가기 때문에 (불법 업체들이) 보통 1주~한 달 정도 짧게 머물다 사라진다”고 전했다.   실제로 LA경찰국(LAPD) 범죄 통계에 따르면 자바시장을 관할하는 센트럴 경찰서는 지난해 마약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가 LAPD 전 지서 중 3번째로 많은 302명에 달했다. 1, 2위는 각각 램파트(536명)와 미션(449명) 경찰서였다.       최근 자바시장 인근 창고들에는 마리화나 농장들이 대거 들어와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인의류협회(KAMA) 장영기 이사장은 “자바시장 인근 대형 공장들 안에 마리화나 재배 농장이 많이 들어와 있다”며 “(재배지가 가깝기 때문에) 자바시장 안에서 마리화나가 판매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2014년 연방 수사기관의 자바시장 급습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장 이사장은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그런 대규모 자금세탁 등 범죄가 일어나긴 힘들 것”이라며 “경기가 좋지 않아 예전만큼 많은 돈이 돌지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업주들은 불법 도박장이나 불법 마리화나 판매 등 단기계약을 하는 비즈니스의 경우 정상적인 세입자보다 더 많은 돈을 주고 임차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불법 사업을 하는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채 세를 내주는 건물주들도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런 불법 비즈니스가 유입되는 것이 더 많은 갱단을 자바시장으로 끌어들여 대형 범죄의 온상으로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회사 CBRE의 코리아 데스크 렉스 유 대표는 “한인 건물주가 위험을 감수하고도 불법 비즈니스를 하는 세입자에게 임대를 줬을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인 건물주의 경우, 타인종 세입자들과 잘 대면하지 않고 개인이나 에이전트 소개로 세입자를 받기 때문에 모르고 불법 비즈니스를 들일 수 있으며 실제로 그런 일들이 종종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에서 허가하지 않은 비즈니스의 경우 건물주에게 법적 책임이 따르고 적발된 후 하루에 1000~2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며 “특히 마리화나는 주법상 합법이지만 연방법상 불법이기 때문에 연방법을 따르는 은행에서 융자를 받은 건물주에게는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LAP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LA한인타운이 속한 올림픽 경찰서에서 불법 도박 관련 혐의로 113명이 체포돼 LA시에서 가장 많았다. 지난해 LA시 전체에서 불법 도박으로 체포된 용의자는 463명으로 4명 중 1명(24%)은 올림픽 경찰서에서 나온 셈이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마약거래 초긴장 자바시장 인근 자바시장 급습 la다운타운 자바시장

2023-02-09

한인 소유 상가 내 불법도박장 급습

LA다운타운 자바시장 인근 한인 비즈니스가 다수 입점해있는 도매상가 몰에서 불법 운영 중이던 불법 도박장이 당국의 철퇴를 맞았다.     LA경찰국(LAPD)은 8일 오후 1시쯤 17가와 메인 스트리트에 있는 ‘메인 홀세일 마트(Main Wholesale Mart)’ 내 한 상점을 급습, 현장에 있던 수십명을 구금했다.     법원으로부터 수색영장을 발부 받아 기습 단속에 나선 당국은 이날 마약류와 다량의 현금도 압류했다고 밝혔다.     고든 헬퍼 서전트는 본지에 “건물의 빈 상점을 임대해 차려진 이 불법 도박장은 큰 규모로 알려진 멕시칸 갱단에 의해 운영됐다”며 “현장에서 30~40명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이어 “건물주가 불법 도박장 운영 사실을 알고도 임대를 내줬는지, 건물주와 세입자의 관계에 대해 수사 중”이라면서도 “어떻게 모르고 임대를 내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해당 몰에서 영업 중인 한인 업주들에 따르면 건물주는 한인 장모씨로, 최소 20년 이상 이 몰을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도박장은 ‘팩스 아케이드(PAC’S ARCADE)’라는 작은 간판을 걸고 해당 몰의 끝쪽 상점에서 6개월 이상 운영돼 왔다. 내부에는 10대 이상의 오락기기들이 설치돼, 겉보기에는 단순히 오락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안에서는 마약 거래와 범죄, 폭력이 빚어졌다고 경찰은 전했다.     헬퍼 서전트는 “이곳은 해당 갱 조직이 운영하고 있던 불법 도박장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 중 하나였다”며 “갱 멤버 3~4명이 운영하면서 하루에 수십, 수백명의 사람들이 오갔다”고 설명했다.     이 몰에는 10여개의 비즈니스가 운영 중인데 그중 7곳 이상이 한인 비즈니스이며 대부분 모자 도매 업체라고 업주들은 전했다.     한인 업주 A씨는 “불법 도박장이 운영되면서 마리화나 냄새와 고성방가로 몸살을 앓았다”며 “도박을 하러 온 사람들이 주차장을 점령해 정작 우리 손님들은 왔다가 그냥 되돌아가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다른 업주 B씨는 “도박장 입구를 가린다고 모자 박스를 빌려다가 입구에 쌓아놓았는데 몇 개월 지나고 보니 거의 100박스를 가져가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업주 C씨는 “십수 년 동안 이 자리에서 장사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건물주가 이곳 말고도 여러 채의 건물을 가지고 있고, 그중 몇 곳에서 이처럼 불법 영업을 하는 세입자를 들여 논란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경찰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찰은 불법 도박장 운영에 가담한 갱 멤버들을 모두 체포해 경찰서로 인계했다고 전했다. 또한 현장에 있던 방문객들을 모두 구금했으며 마약 검사를 해 이상이 없는 이들은 훈방 조처됐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불법도박장 la다운타운 자바시장 상가 건물 급습 건물

2023-02-08

자바시장 범죄 올들어 5배 급증했다

LA 지역 의류 도·소매점에서 절도 범죄가 올해 들어 5배 이상 급증했다. 한인 업소가 밀집한 다운타운 자바시장도 몸살을 앓고 있다.   17일 LA경찰국(LAPD) 범죄통계에 따르면 LA의 옷가게에서 벌어진 범죄는 최근 10년래 보지 못한 급증세를 기록했다. 2018~2021년 월평균 50건 안팎이었던 것이 올해는 최대 247건까지 치솟았다.     그 결과 연초부터 9월 말까지 9개월간 옷가게에서 벌어진 범죄는 올해 총 1098건으로 2021년 657건, 2020년 447건, 2019년 599건, 2018년 623건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었다.   옷가게에서 일어난 범죄 중 최다는 들치기(shoplifting)로 업주의 눈을 속여 날쌔게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것이 가장 많았다. 실제로 9월 말까지 전체 1098건 중 들치기는 723건을 차지했다. 이 중 640건은 훔친 물건의 가격이 950달러 이하로 나타났는데 상당수의 절도범이 950달러 이하는 물건을 훔쳐도 기소될 위험이 낮다는 사실을 악용한다고 분석한다.   지역별로는 자바시장이 위치한 다운타운이 가장 많아 전체 1098건 중 489건이 이곳에서 신고됐다. 보다 구체적으로 600 사우스 브로드웨이 구역에서 절도가 가장 많았고, 다운타운 절도범 중에는 올해 50차례나 범행을 저지른 상습범도 있었다.   자바시장의 한인 업주들과 직원들은 범죄 피해를 호소하며 치안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1일 10대 절도범에 피살당한 고 이두영씨 사건이 치안 공백의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자바시장에서 경비 일을 20년째 한 김모씨는 “절도범이 옷 한두 벌을 훔쳐가도 바라만 본다”며 “경찰에 신고해봐야 오지를 않는다. 경찰이 와도 피해액이 적다며 잡아가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바시장 노숙자 증가와 각종 문제, 좀도둑 극성은 사람들을 포기하게 한다. 최근에는 총격 등 살인사건이 잦아져 경비원들도 위협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자바시장의 중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9가와 샌훌리안 스트리트에서는 총격 사건이 발생해 20대 남성이 사망했다. 지난 7월 10번 프리웨이 인근 이스트18가 한 상업용 건물에서는 납치·구금 신고가 접수됐고, 현장을 에워싼 경찰이 10명 이상을 구금했다.   6월에는 두 남성이 언쟁을 벌이던 중 총격이 발생해 1명이 사망했으며 2월에는 상업용 건물에서 불이 나 한인 업소 두 곳이 전소했다. 또 방화로 추정되는 불로 입점한 한인 업소 5곳이 피해를 보기도 했다. 김형재 기자사설 자바시장 la다운타운 자바시장 불법 낙서 업소 철문

2022-11-17

“판로 개척으로 위기 뚫겠다” 연임 유력 리차드 조 의류협회장

한인의류협회 리차드 조(사진) 회장은 단독후보로 입후보해 35대 회장으로 연임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단독 후보일 경우 회장으로 연임할 수 있다’는 이사회의 결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12월 이사회에서 확정 절차만 남았으며 이사회가 최종 승인한다면 내년 1월부터 4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장영기 이사장의 연임도 확정적이다.     조 회장은 한인 1.5세로 10살때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부모님을 따라 의류 시장에서 잔뼈가 굵었고, 지금은 여성의류를 전문으로 하는 성공한 사업가이다.     한인의류협회는 소위 자바시장에서 의류 디자인, 마케팅, 세일즈를 담당하는 800여 의류업체의 권익을 대변한다.     그는 “정체된 자바시장 의류 업체들을 위해 다양한 판로 개척을 가장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아마존 세일즈 마케팅 세미나와 법률, 노동, 마케팅 관련 웨비나 등을 계획하고 있다”며 새로운 임기 계획을 설명했다.     최근 자바시장 의류업에 대해서는 “힘들지만, 버텨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자바시장의 의류업체는 최대 10만 달러의 키머니(Key Money)가 오고갈 정도로 호황이었다. 하지만, 현재 여러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새로운 판로 확충이 절대적인 시점이다.     조 회장은 “남미 상인들이 빠지고 지금은 국내 시장에서 판매가 주로 이뤄지고 있다”며 “온라인과 트레이드쇼(B2B2C) 판매가 새로운 판로가 되고 있다. 덕분에 렌트비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자바시장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도 언급했다. 지난 1일 LA자바시장에서 50대 한인 업주가 물건을 훔쳐가던 강도에게 살해 당한 사건이다.   그는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에 신고 했지만, 자신들 담당 구역이 아니라며 출동을 하지 않았다”며 “자바 내에서는 폭력, 절도, 방화 등이 빈번히 발생해 치안이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치안이 나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자바시장 의류업은 여러가지 제약이 많아 비즈니스 하는 것이 쉽지 않다. 협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져가고 있다.     조 회장은 “법적, 제도적 제약 때문에 힘든 건 사실이다”며 “하지만, 협회원들과 의견을 공유해 다양한 손님 계층과 새로운 판로를 찾아 돌파구를 찾아가겠다”고 설명했다.   양재영 기자의류협회장 리차드 한인의류협회 리차드 판로 개척 자바시장 의류

2022-10-30

[기자 칼럼] 이두영씨의 죽음과 ‘방관자 효과’

얼마 전 LA다운타운 자바시장에서 절도범들에 맞서 싸우다 참변을 당한 이두영씨의 업소를 가 볼 기회가 있었다. 업소는 생각 외로 작고 아담했다. 안타까운 사건 이후 고인의 가발 업소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고인은 지난 1일 자신의 업소에서 가발을 훔쳐 달아나던 10대 절도범들을 쫓다 그들이 휘두른 흉기에 변을 당했다.  고인의 딸인 이채린씨는 장례비용 마련을 위해 오픈한 고미펀드를 통해 “아빠는 자신의 가게뿐만 아니라 주변 상인들을 지키는 영웅이었다”며 “절도범은 지속적으로  절도 행각을 벌이기에 아빠는 이를 막으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주변에서 범죄 피해가 발생해도 잘 나서지 않는 게 보통 사람들의 심리다. 사건에 휘말리는 것이 두려워 무슨 일이 벌어지면 피해 가려 한다. 그런가 하면 피해자를 도울 생각은 하지 않고 휴대폰부터 켜는 이기적인 사람들도 있다.       이번 사건도 대낮 도심 도로 한복판에서 벌어졌지만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사건 당시 현장 상황이 담긴 동영상을 보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방관만 하고 있었다. 만약 영상을 찍던 사람, 구경하던 사람 중 1명이라도 돕기 위해 나섰다면 고인은 지금 딸 옆에 있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나서려 하지 않았을까? 주변에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책임이 분산되어 오히려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는 일을 주저하는 현상을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라고 한다. 고인의 참변도 이 같은 ‘방관자 효과’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주위에 많은 사람이 있으면 ‘나 말고도 다른 사람이 신고하겠지’, 혹은 ‘누군가 돕기 위해 나서겠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1964년 뉴욕 퀸즈 지역 주택가에서 키티 제노비스라는 사람이 강도에 살해된 사건에서 유래됐다. 이후 사회심리학자 존 달리와 빕 라테인의 연구와 실험을 통해 사람의 수에 따라 위기에 처한 사람을 돕는데 걸리는 시간도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사람이 적을수록 신고하는 시간은 더 빨랐다.      고 이두영씨는 자바시장에서 확산하는 절도 범죄의 방관자가 아니라 방어자였다. 고인은 올해 초부터 절도범들과 맞서 싸우다 다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고인의 이웃인 자바시장 상인 위즈맨 캥가바리는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누가 물건을 훔치려 하면 그냥 내버려 두라고 이씨에게 얘기했지만, 이씨는 ‘내가 당하면 다음 차례는 당신이고 계속해서 사건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렇듯 고인은 생명의 위협까지 받는 상황에서도 범죄를 막기 위해 용기를 낸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웃을 위해 싸운 고인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방관자 효과’가 또 하나의 비극을 남겼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로 인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방관자 효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을 포함한 많은 국가는 대응 방법으로 ‘착한 사마리아인 법’을 도입했다.   강도를 만나 길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구한, 성서 속 착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에서 유래한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으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굳이 ‘착한 사마리아인 법’이 아니더라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도덕적 의무에 대한 인식이 필요한 때다.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이런 생각을 했다면 지금 이두영씨의 죽음을 애도하는 대신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있지 않았을까.     김예진 / 사회부 기자기자 칼럼 이두영 방관자 방관자 효과 자바시장 상인 la다운타운 자바시장

2022-10-30

한인업주 피살에 '순찰 강화' 한목소리

한·흑 단체 및 LA다운타운 자바시장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LA경찰국(LAPD)에 순찰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1일 대낮 자바시장의 가발 가게에서 2인조 강도에 피살된 업주 고 이두영(56)씨를 추모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재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6일 한인비영리단체 FACE(구 한인기독교커뮤니티개발협회)·흑인단체 PIH·다운타운 비즈니스연합(CDBO)은 메이플가와 올림픽 불러바드 교차로 인근 메이플 센터 내 붙임머리(Hair Extension) 가발 가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도 피살 피해자 이씨를 추모했다.   각 단체 대표들은 이씨 강도 피살사건은 공권력 부재로 인한 비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자바시장 한인 등 업주들은 올해 들어 강·절도 피해가 급증하고 있지만, LAPD의 대응은 너무 안일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업주는 “절도 사건은 신고해도 경찰이 아예 출동하지 않는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1일 이씨 강도 피살 사건도 10대 남녀 2명이 가게에서 절도를 시도했고, 이씨가 물건을 훔쳐 달아나던 이들을 붙잡으러 갔다가 몸싸움 후 흉기에 피살됐다.   FACE 임혜빈 대표는 “작은 가게를 꾸리던 업주가 대낮에 흉기에 찔리고 거리에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며 “LA 시민 모두는 무고한 사람을 숨지게 한 이번 사건에 분노해야 한다. 특히 LAPD 마이클 무어 국장 등은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자바시장 등 상가 지역 순찰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이씨 살인 혐의로 체포된 17세 남녀 용의자를 미성년자가 아닌 성인으로 간주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사건 당시 CCTV를 공개한 메이플센터 건물주는 “가발을 훔쳐 달아나던 남자애가 흉기를 꺼내 이씨의 몸통 오른쪽을 찔렀다”고 말했다.   현재 이씨 살인 혐의로 체포된 17세 남녀는 살인 및 강도 혐의로 기소됐다. LA카운티 소년법원은 26일 이들에 대한 첫 심리를 열 예정이다.   LA카운티 조지 개스콘 검사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LA다운타운 분주한 상가 거리에서 대낮에 살인사건이 벌어졌다”며 “비록 용의자들이 미성년자일지라도 그들이 저지른 죄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 이두영씨의 외동딸 이채린씨는 미국과 한국에서 아버지 장례를 치르기 위해 지난 5일부터 고펀드미에 사연을 올려 모금하고 있다. 딸 이씨는 “사건 발생 후 아버지 가게를 찾아갔더니 주변 상인들은 아버지가 영웅이라고 했다”면서 “상인들은 아버지가 본인을 위해 싸운 게 아니라 모든 업주를 지키기 위해 나섰던 것이라고 말해줬다”는 글도 올렸다. 6일 오후까지 6만1000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김형재·박경은 기자한인업주 한목소리 강도 피살 la다운타운 자바시장 대낮 자바시장

2022-10-06

자바 한인 업주 피살에 경찰력 강화 목소리 커져

  자바시장 한인 업주 피살 사건과 관련해 한인 커뮤니티와 지역 상가 업주들이 6일 지역 안전을 위한 경찰력 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인과 흑인 시민단체, 지역 상가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10시 LA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트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어 다운타운 지역에 경찰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청하고 이번 사건의 10대 용의자에 대해서는 성인으로 간주해 더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일 자바 시장에서 가발가게를 운영하던 한인 이두영(56)씨는 10대 청소년으로 보이는 2명이 가게에 들어와 가발을 훔쳐 달아나자 이들을 뒤쫓아가 언쟁을 벌이며 다투는 과정에서 이들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범행 용의자 2명은 5일 수사당국에 검거돼 살인 및 강도 혐의로 소년원에 구금됐다. 이들에 대한 첫 심리는 오는 26일 소년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조지 개스콘 LA 카운티 검사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비록 용의자들이 미성년자이지만 그들이 저지른 죄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숨진 이씨의 딸은 미국과 한국에서 치를 장례비용으로 쓰기 위해 고펀드미에 사연을 올려 모금을 벌이고 있는데 이날 오후까지 6만1000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디지털본부 뉴스랩 박경은경찰력 목소리 자바시장 한인 경찰력 강화 자바 한인

202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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