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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자영업자 사연 사진·글로 풀어냈죠"

    LA한인타운을 이끌어가는 한인 자영업자들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재해석한 책 ‘코리아타운 드리밍’(큰 사진)이 화제다.   한인 관련 사진 작업을 위해 뉴욕에서 LA로 이주한 임마누엘 한(작은 사진) 사진작가는 지난 2020년부터 1년여 동안 LA한인타운 곳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일에 종사하는 한인 이민자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담아냈다.   임마누엘 한 작가와 일문일답을 통해 코리아타운 드리밍 프로젝트에 대해 알아봤다.   -코리아타운 드리밍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2020년 10월 LA로 이주 후 세계에서 가장 큰 한인타운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급격한 도시화로 임대료 급증 등 기존 거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인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과 팬데믹으로 인한 한인업소들의 변화를 사진과 글을 통해 담고 싶었다. 한인타운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소상공인과 얘기를 나누며 그들의 이민 생활을 들었다. 한인타운 이민 역사가 담긴 영어 책이 없는 것을 깨달았고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를 직접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 세대를 위해 역사를 기록하고 미래를 위한 방향성을 잡기 위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2021년 7월 출판을 위한 기금이 모여 스스로 출판을 했다. 이후 책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으로 현재 출판사인 ‘러닝프레스’에 직접 연락해 지난 10월 2쇄가 나왔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과 즐거웠던 점은.   “낯선 사람이 다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라고 하니 의심하는 이가 많았다. 그들의 의심을 풀고 프로젝트 참여를 설득하기 위해 굉장한 시간과 감정적 노력이 들었다. 또 프로젝트에 쓰인 필름이 미드 포맷 필름으로 아날로그 형식이다 보니 필름 값과 사진 인화 비용이 많이 들었다. 1년 가까이 이어진 장기 프로젝트로 번아웃도 왔었다. 하지만 많은 분의 응원과 동참으로 프로젝트가 무사히 마무리됐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솔직하게 공유해준 분들께 감사 드린다.”   -한 작가가 생각하는 아메리칸 드림은.   “1세대 한인 이민자에게 아메리칸 드림은 80년대와 90년대 한국의 어려운 경제와 정치적 상황을 벗어나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창조할 수 있는 기회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2세대 이민자에겐 소수계로서 미국 내에서 인정받고 소속감을 갖는 것이다. 물론 경제적 안정도 포함된다.”   -LA한인타운의 가장 큰 특징은.   “없는 것이 없다. 한국에 있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음식과 상점을 찾아볼 수 있다. 또 차가 없어도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밀집되어 있다.”   -지난 7월 발간한 미국병(America Fever) 작품과 코리아타운 드리밍의 다른 점은.   “코리아타운 드리밍은 한인 이민자 각자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역사/다큐멘터리 프로젝트다. 미국병 프로젝트는 은유적이고 상징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70~80년대 한인 상당수가 더 나은 삶을 위해 ‘환상적으로 보인 미국’으로 이민하고자 했던 갈망을 되짚었다.”   -책을 통해 전하고픈 메시지는.   “한인타운 문화에 가장 중요한 부분인 한인 소상공인의 이야기를 강조하고 싶었다. 한인타운이 글로벌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존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인 이민자들의 이야기와 한인타운의 역사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               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코리아타운 임마누엘 작가 인터뷰 사진집 출간 la한인타운 곳곳

2023-11-10

수천 개 촛불 속 팝송 연주에 "압도적" 경탄

지난 9일 토요일 오후 6시, LA한인타운 윌셔와 버렌도에 있는 임마누엘 장로교회. 예배당 문이 열리자 거대한 모자이크 유리 창문 아래 어둑한 강단을 밝히는 5000여 개의 LED 촛불이 시야를 채웠다. 곧이어 빼곡한 촛불들 사이 현악 4중주단이 자리를 잡고 우아하게 선율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넓은 예배당에 울리는 고상한 클래식 곡조 사이로 친숙한 멜로디가 들린다. 바로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와일디스트 드림스(wildest dreams)’다.   이어 ‘러브 스토리’ ‘유 빌롱 위드 미’ ‘안티 히어로’ 등 테일러 스위프트의 히트송들이 클래식으로 새롭게 태어나 연주된다.마치 원래 있던 클래식 곡인 듯, 팝의 가락과 현악기의 선율은 완벽한 하모니를 보였다.   클래식과 가요, 그리고 교회. 다소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모여 참신한 조화를 보이는 이 공연은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캔들라이트 콘서트(Candlelight Concert)’다.   이는 글로벌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피버(Fever)’의 오리지널 시리즈로, 100여 개 도시에서 3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대중적 클래식 체험 공연이다.   캔들라이트 콘서트는 지난 2019년 클래식 공연의 대중화를 목표로 기획됐다. 기존의 전통적인 콘서트 홀을 벗어나 각 지역의 랜드마크 등 독특한 장소에서 클래식을 친근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LA한인타운에서는 건립 135년을 맞은 임마누엘 장로 교회에서 지난 2019년부터 공연을 이어왔다.   피버는 초기에 비발디, 모차르트 등 고전 클래식 시리즈로 콘서트를 기획했지만, 최근엔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롯해 아바, 콜드플레이, 에드 시런 등 팝 아티스트 헌정 공연부터 K팝, 영화 OST 등 다양한 장르와 테마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자칫 가벼울 수 있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에 클래식 특유의 고상함을 더해준 건 비단 현악기가 내는 선율 만이 아니었다. 수천 개의 촛불이 주는 웅장함과 깊은 세월이 깃든 고딕 양식의 예배당이 주는 숭고함이 맞물려 자아내는 압도적인 분위기가 큰 몫을 했다. 특히 한인타운의 임마누엘 장로교회는 LA에서 캔들라이트 콘서트가 개최되는 곳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피버의 어맨다 부콜트 커뮤니케이션 담당은 “LA 랜드마크 중 하나인 이 교회는 역사적인 고딕 건물을 자랑하며 촛불과 분위기가 잘 어우러진다. 많은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도 장점이다. 한번 공연 때마다 5000개 이상의 LED 촛불을 설치한다”라고 장소 선정 이유를 밝혔다.   마리켈라 라즈카노 행사 리드 매니저는 “이번 공연에 916명의 게스트가 참석했다”며 “LED 조명이라 실제 열기를 내진 않지만 오래된 교회 건물이라 통풍이 되지 않아 무료로 부채를 나눠주고 있다”고 전했다.   화씨 82도에 육박한 더운 날씨에도 객석을 메운 관객들은 수천 개의 촛불이 주는 장엄한 광경에 탄성을 내질렀다. 친구와 함께 온 제이미 길리안(24·LA)은 “정말 굉장하다. 이제껏 이런 클래식 음악 공연은 체험한 적이 없는데 두고두고 기억이 남을 것 같다”란 소감을 전했다.   어떤 이들은 공연 중 흥을 참지 못하고 노래를 따라 불렀지만, 눈치 주기는커녕 오히려 연주자들이 “그렇지!(yes)”라며 더 흥을 돋우는 등 기존의 클래식 공연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모습이었다.   이번에 연주를 맡은 현악 4중주 ‘오키드 콰르텟(Orchid Quartet)’은 캔들라이트 콘서트 시리즈 시작과 함께 피버와 합을 맞춰 LA 곳곳에 공연을 다니고 있다. 울산시립교향악단의 전 지휘자였던 신현석씨의 막내딸 미셸 신 바이올리니스트도 이곳에 소속돼 있다. 이들은 8월부터 12월까지 캔들라이트 공연만 24회를 갖는다.   콰르텟의 바이올리니스트 몰리 로저스는 “최근 쉴 틈 없이 바빠졌다. 공연에 대한 사람들의 높아진 관심을 실감했다. 클래식과 거리가 먼 이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통해 참신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피버의 부콜트는 “지난 2018~19년 유럽의 여러 전통문화 기관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어떻게 하면 더 젊은 관객과 연결할 수 있을까’ 고심했고 테스트를 거쳐 캔들라이트 콘서트가 탄생하게 됐다”고 전했다.   장수아 jang.suah@koreadaily.com캔들라이트 한인타운 임마누엘 장로교회 캔들라이트 콘서트 클래식 공연

2023-09-10

[독자 마당] 대통령의 운명

 코로나19를 물리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해서 지난 한 해에 많은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올해에도 멈출 줄 모른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아직까지 이 질병 퇴치의 완전한 방법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호랑이띠 새해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한 해의 복을 빌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와 한국의 대선 때문에 세월이 뒤숭숭하다.     세월이란 흘러가는 시간을 말하는데 그럼 시간이란 무엇인가? 과학적으로 말한다면 지구를 중심으로 해와 달의 운행 관계를 시계로 재는 단위이다. 철학적으로 말한다면 과거로부터 현재와 미래에 머물지 않고 같은 빠르기로 이어져 내려간다는 인식의 기본 형식이다. 삶의 길이를 재는 기본 단위임과 동시에 사물이 일어남을 아는 기준이다.     그래서 임마누엘 칸트는 시간을 이렇게 정의했다. ‘시간이란 사물이 일어 나는 것을 우리가 인식하는 기초 형식이다.’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다’는 말처럼 시간은 양보를 모르고 흘러가지만 그래도 조금은 아량을 베풀기도 한다. 바로 기회를 남겨 놓는다. 우리의 삶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두 세번 온다고 하지만 이 기회를 잡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기회도 때의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금세 흘러 버리고 만다.   3월 9일 한국에서 대선이 치러진다. 현재 두 후보가 격돌하고 있다. 선거의 결과가 이들의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 여기서 대선 후보들은 성 토머스 아퀴나스가 말한 명언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인간은 누구나 그의 삶과 행위가 지배 받는 운명을 타고 난다.” 한국의 대권 승자는 그의 통치 능력이 지배 받은 운명을 타고 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 타고난 운명은 아무 때나 실현이 되는 것이 아니라 때를 잘 만나야 한다. 그래서 옛날부터 제왕은 하늘이 낸다는 말도 있는 것 같다.  윤경중 / 연세목회자회 증경회장독자 마당 대통령 운명 대선 후보들 토머스 아퀴나스 임마누엘 칸트

2022-01-16

8년간 왜 다퉜나?

150만달러의 건축헌금을 둘러싸고 마리에타에 있는 임마누엘 한인연합감리교회와 이 교회에 출석했던 최우백씨가 벌인 8년간의 ‘세상 법정’ 다툼은 결국 교회측이 대부분의 헌금을 반환하기로 합의해줌으로써 막을 내렸다. 지리하고 소모적인 소송은 끝났지만 애틀랜타 한인교계에 여러가지 상처를 남겼다. 이 소송을 바라본 관계자들과 한인교계의 시선을 종합해 본다. ▶누가 이겼나= 수년 전 임마누엘 교회를 떠난 한 교인은 두 번의 패소와 한 번의 기각 판결에도 굴하지 않고 대형 로펌을 앞세워 소송을 이끌어간 최우백씨에 대해 한마디로 “집요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또 “비록 최씨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세상 법정에서 그토록 오랬동안 헌금 문제를 다퉈온 것은 명백히 성경적 가르침과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소송이 장기화 하면서 양측은 막대한 비용을 치렀다. 임마누엘 교회는 한때 교인 500여명이 출석하는 중견교회였으나 지금은 수십명 수준의 교세로 쪼그라들었다. 최씨가 지출한 변호비용은 수십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도 이같은 지적에 대해 “그 분들은 그렇게 이야기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자신은 약정된 헌금은 지정된 목적에만 쓰여야 한다는 원칙을 바로 세우기 위해 법정싸움을 불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선교 헌금 100달러를 낼 때는 교회에서 당연히 선교지원을 위해 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라며 “교회가 바로 서야 한다. 헌금과 재정 투명성 부족은 한 교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이번 사건이 경종을 울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소송 과정에서도 건축헌금 본래 목적대로 교회 건축에 헌금을 쓰게 해달라는 일관된 주장을 폈다. 최씨는 자신의 주장대로 땅과 돈을 돌려받은 즉시 자신이 출석하는 크리스탈 한인교회에 건축헌금으로 기부했다. 한 한인 목사는 “결국 교회는 지어지게 됐고, 임마누엘 교회도 빚을 지지 않게 됐으니 윈-윈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냐”면서 자조적인 평가를 내렸다. ▶교단은 왜 소극적이었나= 교회와 최씨와의 소송전에서 미국 내 두번째로 큰 교단인 연합감리교단(UMC)은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 임마누엘 교회 측은 소송 과정에서 UMC 북부 조지아 연회에 거듭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교회 측 톰 커손 변호사는 “교회의 재산은 교단의 이익을 위해 개교회에 신탁되어 있다는 UMC 신탁 조항에 의거해 교단이 직접 재산권을 주장해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매번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최씨도 UMC 북부 조지아 연회로부터 이번 소송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서한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소송을 시작하면서 교단이 개입할 예정이라면 처음부터 피고로 명시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더니, 관여하지 않겠다는 답신을 보내왔다”는 것이다. UMC 내부의 소식지인 ‘연합감리교회 뉴스서비스’의 2015년 기사에 따르면, UMC는 교단 탈퇴를 결정한 일리노이주의 한 교회를 상대로 재산권 행사 소송을 청구한 바 있다. 이 소송은 앞서 펜실베이니아 등 타 지역에서 탈퇴 교회들에 대한 교단의 재산권이 인정된 판례를 근거로 제기됐다. 1797년 제정된 UMC 신탁조항은 개교회의 재산이 교회명의로 부동산 문서에 명시되어 있더라도 교단의 이익을 위하여 “신탁에 의하여” 등기되어 있으므로, 재산의 소유권과 그 사용은 제약을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규정과는 달리 150만달러의 교회 재산에 대해 최씨가 반환 소송을 제기했지만 교단이 소극적으로 대응한 이유에 대해 UMC 북부 조지아 연회 수 하퍼트-존슨 감독은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그의 대변인은 “본 교단은 약정헌금을 포함해 교회에 맡겨진 자금에 대한 선한 청지기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답변만 보내왔다. 이와 관련, 일부 한인 UMC 목사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애틀랜타의 중견교회를 담임하는 한 목사는 “UMC 교회들은 건물 모기지도 교단과 결부되어 있다. 만약 교회가 월 페이먼트를 못낼만큼 어려워져도 지원을 안해도 된다는 것인데, 정말 그런건지 교단측에 직접 문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헌금은 계약인가’ 판단 여지 남겨= 이번 소송은 다수의 법조계 저널과 블로그에서도 다뤄질만큼 흥미로운 판례를 남겼다. 법원이 약정 헌금을 일종의 ‘계약’으로 인정할 것인지, 그렇다면 약정 기부를 받은 교회가 ‘약정’을 실행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헌금자는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렸다. 소송은 결국 판결 없이, 합의에 의한 소송 취하로 종결됐다. 하지만 “교회가 더 이상 새로운 건물을 지을 필요도, 능력도 없다”는 최씨의 재심 청구를 기각한 1심 법원의 결정에 대해 조지아 항소법원은 “중요한 정황적 사실이 달라졌을 때는 같은 주장이라도 재변론해볼 필요가 있다”며 파기 환송을 결정해 ‘헌금의 본질이 과연 계약인가’라는 문제를 검토해볼 수 있다는 여지를 판례로 남겼다. 조현범 기자

2018-03-29

150만불 건축헌금 반환 다툼, 8년만에 ‘합의’로 종결

마리에타에 있는 임마누엘 한인연합감리교회에서 150만달러의 건축헌금 반환 여부를 놓고 벌어졌던 법정 소송이 8년만에 막을 내렸다. 이 교회와 소송 원고인 최우백씨는 작년 말 건축헌금 대부분을 반환키로 하는데 합의함으로써 지리하게 이어졌던 법정 다툼을 끝냈다. 교회측은 건축헌금 150만달러 중 90만달러를 들여 새 예배당 건축 부지로 산 땅과 잔여금 약 50만달러를 교인이었던 최씨에게 돌려주고, 최씨는 이중 25만달러를 교회측에 기부키로 합의했다. 나머지 약 10만달러는 그동안 구입한 땅의 재산세와 관리비용으로 사용됐다. 교회 측은 최근 합의사항을 모두 이행했고, 최씨는 돌려받은 25만달러를 자신이 설립한 스머나 소재 크리스탈한인교회에 건축헌금으로 냈다. 크리스탈 교회 관계자는 “땅도 현재 교회 명의로 이전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확인했다. 소송의 발단은 임마누엘 교회에 출석했던 최우백, 최신애씨 부부가 총 150만달러의 건축헌금을 낸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듬해 교회는 이 헌금 중 90만달러를 들여 마리에타의 빈 땅을 매입하고 새 예배당 건축의 첫 걸음을 뗐다. 하지만 교회 신축에 대한 교인들의 찬반 의견이 엇갈렸고, 건축과는 무관한 또다른 문제로 교회가 내홍을 겪은데다 금융위기까지 겹치자 건축은 수년간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최우백씨는 결국 일부 교인들과 함께 임마누엘 교회를 떠나 2010년 크리스탈 교회를 세운 뒤, 임마누엘 교회측에 건축헌금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임마누엘 교회 의결기구였던 실행위원회는 반환을 결정했다가 번복했고, 최씨가 캅 카운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8년간에 걸친 집요한 소송전의 막이 올랐다. 최씨의 주장은 “교회측이 예배당 신축을 완전히 중단시켰고, 앞으로도 건설을 재개할 의지도 없기 때문에 차라리 자신이 출석하는 크리스탈 교회의 건축 헌금으로 사용하게 해달라”는게 골자다. 하지만 1심 판결에서는 “(임마누엘 측이) 헌금을 건축 외 목적에 사용할 것이라는 의심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임마누엘 교회의 손을 들어주었다. 최씨는 이어 조지아주 항소법원에서도 패했다. 그러나 최씨는 포기하지 않고 2013년 재심을 청구했다. “임마누엘 교회는 재정 악화로 이제 건축 불능상태가 되었다”는 주장은 1심에서 기각되었지만, 항소법원 재판부는 “중요한 정황적 사실이 달라졌을 때는 같은 주장이라도 재변론의 여지가 있다”며 파기 환송 판결을 얻어냈다. 이후 수년간 이어진 법정다툼 끝에 결국 임마누엘 교회측은 변론의 의지도, 소송을 이끌어갈만한 여력도 상실한 채 최씨에게 헌금을 돌려주기로 합의했다. 임마누엘 교회측 톰 커손 변호사는 “사실상 무한정의 재원을 가진 상대와 끝없는 법정싸움을 벌이는 대신, 냉정하게 손익을 계산해 협상을 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신약 연구자로, 그의 연구팀이 개발한 에이즈 신약과 수퍼박테리아 항생제 특허는 수천만달러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백씨는 임마누엘 교회를 상대로 집요한 법정싸움을 벌인 이유에 대해 “돈이 많건 적건 헌금은 한 푼 한 푼이 소중하며, 약정헌금은 목적에 부합되게 사용하는 것이 기본 전제”라고 주장했다. 소송 당시 임마누엘 교회를 담임한 신용철 목사는 본지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그동안의 소송 과정을 지켜본 한 교회측 인사는 “결국 합의할 것을 왜 8년간이나 끌어오면서 세상에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는가”라면서 안타까와 했다. 조현범 기자

2018-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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