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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살구꽃이 드디어 피었네

이십 년 전 심었던 살구나무에 꽃소식이 없었다. 그나마 그늘이라도 만들어줘 고맙다는 생각에 방치 상태로 뒀었다. 그런데 지난해 초 겨울비에 풍덩 젖더니 처음으로 꽃이 몇 송이 피었다. 그러다 5월에 열린 살구 두 개를 따먹으며 다시 희망으로 나무를 돌보기 시작했다. 거름흙을 사다 붓고 음식 찌꺼기도 거름으로 묻어줬다. 주변에는 고추 모종 서너 그루도 심었다. 상부상조하며 살라면서 날마다 바라보았다.     살구나무는 오래전 길을 걷다가 이웃집 살구나무에서 떨어진 참살구의 맛을 보고는 당장 한그루 사다 심은 것이다. 친정아버지가 심어준 살구나무의 추억을 생각했다. 미국 살구는 나와 친구들의 간식이었던 어린 시절의 살구 맛이 아니었다.     올해도 잦은 비로 우리 집 뜰은 웅덩이마다 물이 넘쳤다. 덕분에 살구나무 가지마다 꽃봉오리가 조랑조랑 맺혀있다. 이제 곧 만발한 꽃을 구경할 것이라며 잔뜩 기대했는데, 주말에 또 비가 내렸다. 해가 떠오르면 예쁜 벌들이 찾아와 열심히 꿀을 나르는데 말이다.   살아오며 내가 두려워하던 단어 하나가 떠오른다. 그것은 시기심이다. 시기하는 마음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부와 명예, 직위를 탐하며 시샘을 한다. 그런데 친척끼리도 시샘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나는 나의 내면이 늘 발전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보다 낫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보면 관심이 생기고 그에게서 더 배우려고 노력한다.     슬프게도 세상이 너무 변해 혼자서도 잘 노는 시대가 왔다. 좋은 책과 종이 신문은 멀리하고 소셜미디어로 단순히 흥미로운 것들만 주고받는다. 골치 아픈 이야기들은 관심 밖이다. 생각 없이 세상이 시키는 대로 잘들 따르는 것 같다.   오래전 학창 시절, 내 주변에는 다양한 부류의 친구들이 있었다. 개중에는 부친이 고급 공무원인 친구들도 몇 명 있었다. 대입 재수생 시설 다녔던 서울의 종로학원 근처에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던 친구 집이 있어 종종 들렀다. 친구의 어머니는 늘 따뜻하게 나를 맞이해주셨다. 그 친구 집에서 배고프면 밥도 얻어먹고 잠도 자며 신세를 졌다. 그런데 그 친구들이 결혼하면서 거의 연락이 끊어졌다. 난 지금도 변하지 않고 그런 우정을 기다리는데 말이다.     나의 부모님은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나중에는 고생을 많이 하셨다. 아마 내 부모님과 반대의 삶을 산 분들도 있을 것이다. 사람의 행복이라는 게 항상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진정한 행복은 삶의 질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시샘이 난 빗줄기에 살구꽃은 우두둑 떨어졌지만, 그래도 부지런한 벌들 덕분에 조금은 열매를 만들어 주리라. 따듯한 봄날의 추억과 함께 행복한 미소를 선물 받으리라. 최미자 / 수필가이 아침에 살구꽃 이웃집 살구나무 살구나무 가지 오래전 학창

2024-04-14

[문장으로 읽는 책]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

위장에 껍질째 들어가 있는 성게를 꺼낸다고 생각해 보자. 성게를 꺼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성게는 꺼내지면서 끝끝내 위장부터 입안까지를 모조리 훑고 헐어내면서 나올 것이다. 그래, 꺼냈으니 이제 성게가 없다, 라고 하기에는 이미 내 속은 성게의 흔적이 완연하다못해 피를 펄펄 흘릴 것이다. 그 피는 왠지 철철보다는 펄펄이다. 끓어나오는 피일 것이고, 또 그 피는 피대로 내부 장기를 덮어 계속해서 안쪽 면을 태울 것이다.     이반지하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   어린 시절 작가가 겪은 트라우마에 대한 글이다. 잔혹한 기억이 남긴 생채기를 이토록 선명하게 묘사할 수 있을까.   본명 김소윤, 독보적인 퀴어 퍼포먼스 아티스트 이반지하의 에세이집이다. 인용문처럼 혈관을 팽팽하게 긴장시키는 글부터 머릿속에 ‘ㅋㅋㅋ’가 무한 재생되는 글까지, 에세이스트로서의 재능도 확인시킨다.   ‘퀴어’라는 정체성에 대해서는 이렇게 썼다. 그에게 이반지하는 “닉네임이나 부캐 같은 게 아니라, 한국에서 퀴어 예술가로 산다는 것 자체”다. “이반지하는 혼돈이다. 이반지하는 간단명료하게 정의되지 않는다. 이반지하는 정의할 수 없고 어떤 카테고리 하나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아무렇게나 이랬다저랬다 하는 그런 마음들이 만나는 곳이 이반지하인 것은 아닐까.” “이반지하는 되는 게 아닙니다. 태어나는 겁니다. 날 때부터 많은 갈등과 트러블을 안고 이 땅에 태어나는 겁니다. 폭탄처럼 탁 떨어지는 거예요.”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이반지하 이웃집 이웃집 퀴어 퀴어 퍼포먼스 퀴어 예술가

2024-02-07

[이 아침에] 새해 당부

늘 떠오르는 해지만, 새해 아침에 맞는 해는 언제나 새롭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로운 날의 소망을 담고 떠오르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으며 당부의 말이 오간다. ‘새해에는 건강히 지내라고, 하는 일마다 잘되라고, 소원 성취하라고’. 말로 단단히 부탁하는 당부가 고맙다.     ‘풀꽃’이라는 시로 이름을 알린 나태주 시인의 ‘새해 아침의 당부’라는 시가 있다. ‘올해도 잘 지내기 바란다/내가 날마다 너를 생각하고/하나님께 너를 위해 부탁하니/올해도 모든 일 잘될 거야’. 시인은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푸근한 소리로 새해를 맞는 이들에게 올해도 모든 일 잘될 것이니 아무것도 의심하지 말고 걱정도 하지 말고 또박또박 걸어서 앞으로 가기만 하라고 당부한다.     부모님이 계신 고향을 떠나 도시에 사는 아들이 있었다. 효심이 깊었던 아들은 고향에서 농사짓는 연로하신 부모님이 늘 마음에 걸렸다. 좋은 교육을 받고, 번듯한 직장에서 나름대로 괜찮게 사는 아들이었다. 착한 아들은 시간만 나면 부모의 농사일을 돕기 위해 고향을 찾았다. 꽤 큰 농사를 짓는 부모님의 농사일은 끝이 없었다. 모내기와 추수는 물론, 비료 주기, 농약 뿌리기, 잡초 제거하기, 물 대기 등 일 년 열두 달 쉼 없이 이어지는 농사일에 아들도 슬슬 지쳐갔다.   그날도 부모님을 돕기 위해 고향에 내려온 아들이 새벽에 부모님과 함께 널따란 들판 앞에 섰다. 해도 해도 끝없는 일, 아무리 부지런히 일해도 표나지 않는 일이 갑자기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이런 아들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아버지가 말했다. ‘눈아, 겁내지 말라 손이 있다!’   아들의 가슴에 파고든 이 말은 초등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다고 은근히 낮잡아 보던 배우지 못한 아버지의 말이 아니었다. 눈앞에 보이는 일들에 치여 두려움으로 마주한 숱한 날들을 성실한 손으로 감당해 낸 농부의 외침이었고, 두려움에 주저앉지 않고 몸으로 부딪치겠다며 던지는 출사표요, 결국은 눈에 들어오는 두려움을 손의 꾸준함으로 이겨냈다는 체험이 담긴 지혜의 말이었다.   우리의 눈앞에도 2024년이라는 널따란 들판이 펼쳐졌다. 눈에 보이는 세상이 무섭다. 전쟁과 재해가 끊이지 않는다. 올 한 해도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더구나 세상에서는 반갑지 않은 소리만 크게 들린다. 상상도 못 했던 일들이 여기저기서 쉴 새 없이 터진다. 요즘은 나만 잘한다고 안녕을 장담할 수 없는 세상이다.   또다시 시작되는 한 해를 바라보면 솔직히 겁부터 난다. 불확실한 미래를 내다보면 두려움이 밀려오고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아무리 세상이 험할지라도 거친 세상이 토해내는 두려움을 이길 무기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눈에 들어오는 일의 무게감을 이겨내게 하는 것이 성실한 손이라면, 마음속에 생긴 두려움을 이기게 하는 것은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손이다.     새해를 맞아 스스로 이른다. ‘눈아, 겁내지 말라 손이 있다’. 눈앞에 가득한 두려움을 이겨낼 성실한 손이 있다. 험한 길 홀로 가게 내버려 두지 않고 붙잡아 줄 손도 있고, 내가 잘되기를 빌어 주는 기도의 손도 있다. 그 귀한 손이 있는데 겁낼 것이 무엇이겠는가? 그 손을 의지해서 새해 당부를 한다. ‘올해도 모든 일 잘될 거야’라고 말이다.   이창민 / 목사·LA연합감리교회이 아침에 새해 당부 새해 당부 새해 아침 이웃집 할아버지

2024-01-10

[부동산 이야기] 주변 이웃의 중요성

이번에는 주변 이웃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몇 가지 함께 나누고자 한다. 지난주에 한 손님으로부터 하소연에 가까운 전화가 왔다. 이분은 몇 달 전에 한인타운에 있는 한 콘도를 사셔서 입주하신 분인데, 층간 소음 문제로 머리가 아프다고 하신다. 윗집 사는 아이가 시도 때도 없이 피아노를 쳐서, 처음에는 이웃끼리 사이가 멀어질까 봐 넘어갔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스트레스가 쌓여서 매니지먼트 회사에 전화도 하고 편지도 보내고 윗집에 직접 찾아가 봤지만, 조금 괜찮아진다 싶으면 며칠 후에는 똑같아지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정말 큰일을 낼 수도 있겠구나 싶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이사를 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들이 이사해야 하는 건지, 만약에 대학을 앞둔 공부하는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정말로 끔찍할 뻔했다고 한다.     매니지먼트 회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물었더니, 밤 10시 이후에는 안되지만, 그 이전에는 제재할 도리가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한다. 물론 주택을 구매하기 전에 셀러가 바이어에게 주는 서류 중에 이웃이나 주변 상황이 그 주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만한지 언급하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중요한 건 셀러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 왜냐하면 어떠한 것에 반응하는 게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새로 건설된 콘도에 입주한 경우, 모든 바이어가 입주하기 전에는 알 방법이 없다. 아파트에 산다면 이사라도 가지만, 콘도나 타운홈의 경우 리스를 주거나 다시 팔아야만 이러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여간 곤란한 게 아니다. 이웃집에 사소한 것도 불평하는 까다로운 사람들이 살거나, 너무 심한 음식 냄새로 인해 괴로울 때, 24시간 내내 짓는 개들이 이웃에 있다면 정말 하루하루가 끔찍하게 여겨질 것이다.     주변 이웃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깨끗하고 좋은 이웃을 만나는 것이 내 집의 가치를 간접적으로 높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렌시아나 어바인 같은 도시에는 HOA가 있어 매달 일정 비용을 내면 수영장, 공원 등 공공시설과 도로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이웃에 좋은 인상을 준다. 하지만 오래된 지역은 이러한 것이 없기 때문에 개인 스스로가 관리하게 되는데, 가끔 너무 관리가 안 되어 있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심한 경우 시에서 제재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집 소유주에게 맡긴다. 셀러의 입장에서 보면 집을 단장해서 팔아야 하는데, 이웃집 때문에 오퍼가 안 들어온다면 정말 속이 타들어 갈 것이다. 특히 지난 서브프라임 사태 때는, 많은 사람이 집을 포기하다 보니 관리가 안 된 집들이 더 많이 보였다. 그때와 상황은 다르지만, 최근 집 주변에 홈리스들이 많이 있는 경우에는 아무리 집이 좋아도 안 좋은 조건에 팔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이곳에서 이웃의 중요성이 얼마나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나의 사생활도 중요하지만, 이웃과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기를 바란다.   ▶문의: (818)357-7694   에릭 민 / 드림부동산 부사장부동산 이야기 중요성 이웃 이웃집 때문 주변 이웃 매니지먼트 회사

2023-08-02

총성 항의한 이웃집 찾아가 총기난사…일가족 5명 사망

텍사스주의 한 가정집에서 총격으로 5명이 숨졌으며 반자동 소총으로 무장한 용의자가 도주 중이라고 ABC뉴스가 현지 경찰을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31분께 텍사스주 샌저신토 카운티 경찰이 휴스턴에서 북쪽으로 약 55마일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 클리블랜드에서 괴롭힘을 당한다는 신고를 받았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집에는 최소 10명이 있었으며 4명은 이미 숨진 상태였고,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숨진 이들은 모두 온두라스 출신으로 연령은 8~40세다.   여성 2명은 침실에서 발견됐는데 이들 여성의 시신 아래에서 살아있는 어린이 2명이 발견됐다.   용의자는 멕시코 남성 프란시스코 오로페사(39·사진)로 AR-15류의 반자동 소총을 소지했으며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클리블랜드 주민들에게 수사가 끝날 때까지 집 안에 있으라고 당부했다.   샌저신토 카운티 보안관은 ABC뉴스에 "사망자 전원은 거의 처형 스타일로 목 위, 기본적으로 머리에 총을 맞았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총격이 일어나기 전 자기 집 앞마당에서 사격을 하고 있었으며 이웃인 피해자들이 와서 '아기를 재우려고 하니 사격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라고 요청한 뒤 그들의 집으로 찾아갔다.   용의자는 평소에도 앞마당에서 사격을 해왔으며 경찰은 그의 집을 수색해 두 개의 무기를 더 발견했다.   경찰은 수사용 탐색견과 무인기 등을 동원해 오로페사를 추격하고 있다.총기난사 이웃집 사망자 전원 카운티 경찰 클리블랜드 주민들

2023-04-30

[역지사지] 이웃집 토토로

최근 런던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공연을 꼽는다면 단연 뮤지컬 ‘이웃집 토토로’였다. 이 작품은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가 1988년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다. 이것을 뮤지컬로 만든 것은 일본이 아니다. 런던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다. 영국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극단 중 하나다.   영국은 다른 나라 콘텐트를 가공해 우수한 문화 상품으로 내놓다. 2000년대 초·중반 런던을 가면 어디서나 4대 뮤지컬의 포스터를 볼 수 있었다. ‘캣츠’ ‘레 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가 그것이다. 이 작품들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런던은 세계의 문화도시로 재도약할 수 있었다.   그런데 살펴보면 ‘캣츠’를 제외하면 딱히 ‘영국적 소재’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 ‘레 미제라블’과 ‘오페라의 유령’은 프랑스 소설이 원작이다. ‘맘마미아’도 스웨덴 그룹 아바(ABBA)의 노래들로 만든 작품이며 공간적 배경은 그리스다. 그렇지만 이 작품들은 영국의 대표적 문화상품이 됐고, 관광객들은 런던에 가면 한 번쯤은 봐야 할 작품으로 꼽았다.   이제 세계 문화의 최전선이 된 한국도 더 이상 한국적 소재에만 집착해야 할 필요는 없다. 간혹 작품 공모 요건을 보면 소재를 ‘한국적’ ‘전통’으로 제한하는 경우를 적잖게 본다. 하지만 ‘삼국지’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처럼 인지도 높고 재미있는 소재가 있다면 일본, 중국 등 외국에서 가져와서 잘 만들면 된다. 그러면 한국 작품이 된다. 유성운 / 문화부 기자역지사지 이웃집 토토로 이웃집 토토로 한국 작품 대표적 문화상품

2023-03-08

[부동산 가이드] 오픈하우스 방문

주택 매물이 조금 더 많아졌다. 주말이 되면 집 주위에 오픈 하우스 사인이 눈에 띈다. 오픈 하우스는 요즘 트렌드도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 비교도 용이하고 예약 없이 편하게 내부를 볼 좋은 기회다.     주택 구매를 앞두고 있다면 스케줄이 없는 주말에 오픈 하우스를 방문하는 것 부터 시작해 보자. 인터넷이 발달해 컴퓨터로 모든 매물을 확인할 수 있지만, 사진 속의 매물은 사람들이 소개팅하는 것처럼 사진과 실물이 전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직접 보는 것이 좋다.     함께 일하는 부동산 전문인과 함께 간다면 미처 생각지 못한 장단점들을 비교할 수 있고 안목이 훨씬 더 높아진다. 오픈 하우스에 가면 어떤 점이 좋고, 무엇을 먼저 확인해 보아야 할까?     첫째, 옆집 앞집 주변을 확인하자. 보통 집 안에 침실 개수, 리빙룸 크기나 옷장 크기 등 실내 환경에만 관심을 갖는다. 집 앞 도로에 차량이 많은지, 이웃 주택의 상태가 양호한지, 주위에 오랫동안 비어있는 집이 있다거나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집은 없는지 둘러보자.     맘에 드는 집 주위에 가족이 자주 찾는 편의시설이 있다면 더 유익하다.     둘째, 내 옆집 또는 뒷집의 이웃들을 확인하라. 이웃의 성향에 따라 주택 구매 후 쾌적한 주거환경이 좌우된다. 소리에 민감한 성격이라면 이웃에 시끄럽게 짖어대는 애완견이 있다거나 기찻길, 프리웨이 등도 한 번쯤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셋째, 내 집뿐만 아니라 앞마당을 잘 관리하고 정돈하는 이웃을 만나면 주택의 시세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옆집은 물론 뒷집 이웃이 집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어떤 사람들이 사는 지도 오픈 하우스를 방문할 때 함께 점검한다. 혹시 밖에 나와 있는 이웃이 있다면 간단히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여유를 갖자.   넷째, 주택의 구조와 위치가 내 프라이버시를 지켜준다. 침실 창문이 이웃집 침실 창문과 마주하고 있다면 창문 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침실에 운전 중에 켜는 헤드라이트가 항상 켜져서 잠을 못 이루는 경우가 그렇다.     다섯째, 건물의 외부도 확인해 보자. 오픈 하우스는 당연히 안에 청소를 했기 때문에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지만 건물 외부를 보면 집을 파는 셀러가 집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 수 있다.     여섯째 요즘은 원하는 매물을 3D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많이 편리해졌지만, 오픈 하우스를 통해 알아보기 쉬운 것은 실내 구조다. 내게 적합한 생활패턴인지 동선 등을 확인하는 것도 좋다.     부동산은 10년 정도의 주기로 오름과 내림을 반복한다. 가장 비싼 시기에 사는 사람도 있고, 아주 좋은 가격에 거래하기도 한다. 금 거래처럼 바로 이익을 얻지 못하지만, 부동산을 오래 가지고 있으면 이익을 보게 된다. 그것도 부동산이 있어야 가능한 얘기이다.     쉬지 않고 오픈 하우스를 보고, 좋은 매물을 찾는 습관은 십년후  인생에 큰 변화를 줄 것이다.   ▶문의: (213)379-3886 미셀 정 / 뉴스타부동산 LA 명예부사장부동산 가이드 오픈하우스 방문 오픈하우스 방문 오픈 하우스 이웃집 침실

2022-08-10

[수필] 살만한 세상

“시멘트 사이로 여기저기에   민들레꽃이 피고 지곤 한다 불안해 하는 사람들에게   노란꽃으로 미소 짓게 하며   희망을 보여 주었다 조금만 더 참고 견디면   살만한 세상이 올 거라고”   오늘도 재미있는 주말 드라마 한 편을 보고 나서 다른 프로를 보려다 나는 ‘누죽걸산’하며 벌떡 일어났다. 남편이 친구들에게 듣고 와서 내게 전해준 말이다. 처음엔 사자성어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줄임말 신조어였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말이다. 어떤 머리 좋은 사람이 또 그렇게 재미있는 말을 만들었을까 감탄하며 게으름이 찾아오면 나는 네 글자로 된 그 줄임말을 크게 외치고 남편과 한바탕 웃고 나서 걷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가을 날씨, 가로수는 어느덧 울긋 불긋 가을 단풍을 만들었다. 낙엽이 되어 밤 사이 길가에 소복히 내려 앉았다. 너무 예뻐서 밟기도 아까워 피해가며 걸었다. 항상 길가 나무 밑에 앉아서 담배만 피우고 있던 애처롭게만 보였던 옆 아파트에 사는 노파도 오늘 따라 파란 가을 하늘에 반했던지 밀차에 몸을 의지하며 걸어온다. 우리는 ‘하이’를 하며 함빡 웃으며 지나친다. 또 저만치서 나이 든 남자 분이 걸어온다. 나와 가까워지니 예의 바르게 마스크를 쓴다. 고마운 일이다. 내가 차도로 비켜가는 수고를 덜어준다. 상대가 마스크를 안 써도 잠깐 비켜가는 것은 괜찮다고 남편은 누누이 알려 주었지만 지나치게 예민한 나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이 오면 아직도 되돌아가거나 차도로 비켜간다.     아! 게이트를 나와 이 쭉 곧은 길을 걸을 수 있기를 얼마나 바랐던가. 하루에 30분은 걸어야 건강을 지키는 우리가 팬데믹으로 밖에 나갈 수가 없게 되니 우리 부부는 물론 자식들까지 걱정이 대단했다.     우리는 궁여지책으로 우리 타운하우스 여덟 집이 사용하는 주차장 길을 택했다. 단지 끝이어서 8가구지만 만일 단지 중간에 살았다면 16가구나 되니 엄두도 못냈을 것이다. 나는 그 길을 발견하고 너무 기뻤다. 복권에 당첨이라도 된 것처럼 기뻐서 아이들에게 알려주었다. 마음 놓고 운동할 곳이 생겼다고. 모두 잘 되었다고 했다.     다행히 단지 끝이라 콘크리트 담도 돼 있고 차가 들어오지 않을 때는 게이트가 닫혀 있으니 안심하고 걸을 수 있었다. 공원에 가서 걸어도 보았다. 집에서 거리도 멀었고 사람들도 많았고 공중 화장실 가기도 무서웠다. 우리는 매일 우리 집 주차장 문을 올려 놓고 100m도 못 되는 길을 넓고 아름다운 공원을 걷는 마음으로 어깨를 활짝 펴고 늡늡하게 30분을 걸었다. 팬데믹 이전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부랴부랴 주차장으로 들어와 셔터를 내려버렸던 그 길이 이렇게 요긴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옆자리처럼 포근하게 느껴졌다.     그 안전한 길을 우리는 감사한 마음으로 걸으며 백신이 나오기를 날마다 기도했고 코로나19 때문에 만날 수도 없는 내 자식들과 손주들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이 무사하기를 얼마나 빌었던가. 그 길을 걸으며 크고 좋은 것만 찾아 다녔던 지난날의 생활도 되돌아 보았다. 정말로 고마운 길이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우리를 보고 이웃집 주민들도 그곳을 이용했다. 개와 함께 걷는 이웃도 있었다. 쿵후를 하는 이웃도 있었다. 차가 들고 날 때나 다른 사람이 이용하고 있을 때는 서로 양보했다.     이렇게 우리는 서로를 배려하며 좁은 공간을 유용하게 사용하였다. 두 해 동안 날마다 편하게 걸었기에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사람은 자연을 통해서도 배울 것이 많다. 주차장 길은 작고 보잘 것 없고 뒤쪽에 있어 크게 눈에 띄지 않았지만 우리 부부에게는 무서운 팬데믹을 막아주는 방공호가 되어 주었다.     이제는 게이트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다. 가까운 수퍼도 다니게 되었다. 마스크만 쓰면 웬만한 곳은 다 다닐 수 있다. 무엇보다도 게이트를 나가 우리 동네를 한 바퀴 빙 돌 수 있게 되었다. 1km가 더 되는 길이다. 우리는 이 길을 걷기를 얼마나 바랐는지 모른다.     팬데믹이 우리에게 온 깊은 뜻은 누구에겐가 고마움을 주고 이해하며 품어주는 그런 사람이 되라는 자연의 외침이 아닌가 싶다. 팬데믹으로 온 세상이 공포에 휩싸였을 때 정말 고마운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나라의 수장들은 자기 자식처럼 국민을 보호하고, 신문 방송은 매일 세계 돌아가는 상황을 보도 해주고, 마켓에서는 먹을 것을 배달해주고, 지인들끼리 전화나 카톡으로 용기를 주고, 과학자들은 백신을 연구하고, 그 많은 고마움을 기억할 때 나는 이 주차장 길의 고마움도 함께 기억할 것이다. 그 길에는 언제나 민들레가 하나 둘씩 피어 있다. 청소기의 강한 바람에도 육중한 차 바퀴에도 아랑곳 없이 갈라진 시멘트 사이로 여기가 아니면 저기에 민들레꽃이 피고 지곤 한다. 그들은 불안해서 마음 졸이는 사람들에게 노오란 꽃으로 미소를 짓게 하며 희망을 보여 주었다. 조금만 더 견디면 살만한 세상이 올 거라고. 이영희 / 수필가수필 이웃집 주민들 파란 가을 가을 단풍

2021-12-30

[부동산 이야기] 이웃의 중요성

 올 한 해 부동산 시장은 멈춤 없이 지속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부동산 동향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주거용인 경우 약간 상승세가 둔화하기는했지만, 가격 하락으로는 이어질 거 같지는 않아 보인다. 거래량 또한 비수기임을 고려해도 나쁜 흐름은 아니다. 커머셜 또한 예상과 달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지속해서 오르고, 컨디션과 가격만 합리적이라면 바로 에스크로가 오픈되고 있다. 최근 들어 커머셜 시장이 주거용 부동산보다 더 경쟁이 심한 모습을 보인다.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지만 2022년에도 이런 흐름을 계속 이어갈지 주의 깊게 시장을 지켜보는 게 좋을 거 같다.     이번에는 주변 이웃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몇 가지 함께 나누고자 한다. 지난주에 한 손님으로부터 하소연에 가까운 전화가 왔다. 이분은 몇 달 전에 한인타운에 있는 한 콘도를 사셔서 입주하신 분인데 소음 문제로 머리가 아프다고 하신다. 윗집 사는 아이가 시도 때도 없이 피아노를 쳐서 처음에는 이웃끼리 사이가 멀어질까 봐 넘어갔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너무 지치고 스트레스가 쌓여 매니지먼트 회사에 전화도 하고 편지도 보내고 윗집에 직접 찾아가 부탁도 해보았지만 조금 나아진다 싶으면 며칠 후에는 똑같아지고 이러한 일이 반복되다 보니 화가 더해 정말 큰일을 낼 수도 있겠구나 싶다는 것이다.   물론 주택을 구매하기 전에 셀러가 바이어에게 주는 서류 중에 이웃이나 주변 상황으로 인해 그 주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만한 것이 있는지 언급하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중요한 건 셀러가 어떻게 그러한 주변 사항을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 더욱이 새로 건설된 콘도에 입주한 경우, 모든 바이어가 입주하기 전에는 알 방법이 없다. 반대로 이웃집에 사소한 것도 불평하는 까다로운 사람들이 살거나, 너무 심한 음식 냄새로 인해 괴로울 때, 하루 24시간 내내 짓는 개들이 이웃에 있다면 경험해 본 사람들은 이해하시겠지만, 정말 하루하루가 끔찍하게 여겨질 것이다.     주변 이웃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깨끗하고 좋은 이웃을 만나는 것이, 내 집의 가치를 간접적으로 높여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발렌시아나 어바인 같은 신도시에는 HOA가 있어 매달 일정 비용을 내면 수영장, 공원 등 공공시설과 도로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를 해서 보는 사람이 좋은 인상을 준다. 하지만 오래된 지역은 이러한 것이 없기 때문에 개인 스스로가 관리하게 되는데 가끔 너무나 관리가 안 되어 있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심한 경우 시에서 제재하기도 하지만 보통의 경우 집 소유주에게 맡겨둔다. 생각해 보라, 우리 집 주변에 잔디는 물을 안 줘서 죽어있고 잡초는 무성하며, 집 밖에는 온갖 쓰레기가 놓여 있다고 하자, 여러분이라면 아무리 그 집이 좋다고 해도 주변 이웃이 엉망이라면 그 집을 편한 마음으로 살 수 있겠는가? 아니 반대로 셀러의 입장에서 보면 집을 단장해서 팔아야 하는데 이웃집 때문에 오퍼가 안 들어온다면 정말 속이 타들어 갈 것이다. 정말 셀러들도 그렇겠지만, 에이전트 입장에서도 한숨이 절로 나오는 상황을 자주 경험했었다. 지금 역시 그때와 상황은 약간 다르지만, 집 주변에 홈리스들이 많이 있는 경우에는 아무리 집이 좋아도 안 좋은 조건에 팔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이곳에서 이웃의 중요성이 얼마나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알 것이다. 독자 여러분들도 나의 사생활도 중요하지만, 이웃과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기를 바라며, 좋은 이웃을 가진 복 있는 분들이기를 바란다.       ▶문의: (818)357-7694   에릭 민 / 드림부동산 브로커부동산 이야기 중요성 이웃 이웃집 때문 주변 이웃 부동산 시장

202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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