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별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로 시작하는 노래가 있다. 밤하늘의 별은 예술 활동의 배경이 되거나 농사의 지침이 되고, 뱃길의 방향을 알려주고, 심지어는 우리 운명을 결정짓는 잣대가 되기도 했다.     지난 글에서 누누이 밝힌 바 있듯이 별이란 핵융합 하여 빛과 열을 내는 천체로서 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다. 사실 별은 밤이 되면 떴다가 새벽이 밝을 무렵에 지는 것이 아니라 대낮 하늘에도 수없이 많은 별이 반짝이지만 햇빛이 너무 밝아서 보이지 않을 뿐이다.   지금 우리 눈에 비교적 크게 보이는 해와 달을 빼고, 또 몇 개 안 되는 지구의 형제 행성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우리 은하에 산재한 별이거나 별처럼 보이는 외부 은하다. 우리 은하 말고도 우주에는 무수히 많은 별의 집단인 은하가 있는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우리 맨눈에는 그저 한 개의 별처럼 반짝거린다.     태양도 별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와 너무 가까워서 크고 밝게 보이는 것뿐이지 은하수에 산재한 반짝이는 별 중 하나다. 태양이란 별에는 총 8개의 행성이 그 주위를 동심원을 그리며 공전하고 있는데 태양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그 여덟 행성의 이름이다. 그리고 각각의 행성은 많게는 백 개가 훨씬 넘는 위성을 갖고 있는데 지구에는 달이라고 불리는 위성 하나뿐이다. 그러므로 태양이란 별 주위에는 자신의 위성을 가진 여덟 행성이 공전하고 있으며 이를 통틀어 태양계라고 부른다.     태양은 홑별이지만, 많은 별은 쌍으로 존재하거나 세 개나 그 이상인 경우도 많다. 그런 별(중심성)에서 조금만 멀리 떨어져도 그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은 보이지 않는다. 중심성이 상대적으로 워낙 크고 밝기 때문이다.   태양과 가장 가까운 이웃 별 프록시마 센타우리는 삼중성계에 속하는 별 중 하나인데, 따라서 그곳에는 태양이 세 개나 있다는 말이다. 태양 빛이 약 4년 3개월 정도 걸려야 도착하는 먼 곳이다. 우리와 가장 가깝다는 별까지 가는데 빛의 속도로도 4년이 넘게 걸린다니 참 대단하다. 우리가 속한 은하수 은하의 한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빛의 속도로 약 10만 년 걸린다고 하니 아무리 우수한 비행술을 발명한다고 해도 인간이 극복하기에 절대로 불가능한 거리다.     얼마 전에 지구와 교신이 끊어진 보이저호는 1977년에 발사되어 올해로 47년째 총알보다 약 20배 빠른 속도로 날고 있다. 지금 어디쯤 가고 있냐면, 겨우 태양계 끝부분을 벗어났다고 하는데 그렇게 별 하나를 벗어나서 다른 별로 가는 것을 성간 여행이라고 한다. 자신이 속한 별을 빠져나가는데 반백 년이 걸리고, 가장 가까운 이웃 별까지 가는데 앞으로 수만 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한다. 이것이 우리가 속한 은하의 규모이고 과학 기술을 현주소다.     미래 어느 날 획기적인 기술이 발명되어 은하 끝까지 갔다고 치자, 우리 은하와 바로 이웃한 은하가 바로 안드로메다은하인데 두 은하 사이의 거리는 빛의 속도로 250만 년이나 걸린다고 한다. 우리 우주에 그런 은하가 수조 개나 된다니 상상의 범위를 넘는 공간이다. 물론 이론상이기는 하지만 수천억 개의 별로 이루어진 은하가 수조 개가 모여서 우주가 되는데 어떤 이들은 그런 우주도 수없이 많을 것으로 추측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은하가 수조 은하수 은하 태양계 끝부분

2024-05-03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론

고래로부터 우주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이 있었다. 그러다 현대적인 우주론은 에드윈 허블이 외부 은하를 발견하면서부터다. 그동안 우리는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가 곧 우주 전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허블이 윌슨산 천문대에서 관찰하던 성운 속의 별까지의 거리가 우리가 속한 은하의 범위보다 훨씬 먼 것에 착안하여 그것은 우리 은하 속의 성운이 아니라 우리 은하 바깥의 또 다른 은하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외부 은하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엄청난 사건이었다.     허블은 한술 더 떠서 그런 은하들이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관찰 결과도 발표했다. 그 얼마 전에 벨기에의 조르주 르메트르는 태초에 한 점에서 폭발로 시작한 우주, 소위 빅뱅 이론을 소개했는데 큰 폭발로 인해 생긴 우주 속 은하끼리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이론이다. 빅뱅 이론이 현대 천문학의 대세이기는 하지만 우주 규모의 사건을 재현해 볼 수도 없고 그 옛날의 일을 관찰할 수도 없어서 결국 이론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고 있다.   현재 대세를 이루는 빅뱅 우주론에 따르면 태초에 부피는 없지만, 밀도가 무한대였던 어떤 점에서 원인 모를 폭발이 일어나서 지금까지 전역으로 퍼지는 중이다. 거기에는 중심도 없고 서로 더 먼 곳에 있는 은하끼리는 더 빠른 속도로 멀어지는 가속팽창을 한다고 한다. 우리 은하에서 지구가 속한 태양계 내부는 오히려 중력이 더 강하게 작용하지만, 그런 별의 집단인 은하로 눈을 돌리면 은하끼리는 서로 멀어진다는 말이다.     사실 우리 태양이 속한 은하수 은하는 국부은하군이라는 더 작은 은하 집단에 속하는데 은하수와 약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은하는 서로 멀어지기는커녕 서로의 중력에 끌려서 앞으로 40억 년 후에는 하나의 은하로 합쳐질 예정이다. 그러니 은하끼리 서로 멀어진다는 것은 우주 규모의 이야기다.     허블은 안드로메다 성운 속의 변광성을 이용해서 은하수부터 안드로메다까지의 거리가 약 90만 광년이란 계산을 했다. 그런데 은하수의 지름이 약 10만 광년이었다. 그동안 안드로메다는 우리 은하수 은하 안에 있는 성운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허블은 외부 은하의 존재를 처음으로 관찰하여 증명했다. 허블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은하가 붉은색인 것은 적색편이 현상 때문이므로 은하끼리는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고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른 속도로 멀어진다는 허블 법칙을 발표했다.     아인슈타인은 처음부터 정적이고 영원한 우주를 상상했지만, 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수축해야 옳았다. 자신의 중력장방정식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안 아인슈타인은 우주 상수라는 항목을 넣어 억지로 수축을 멈추게 했는데 몇 년 후에 허블이 팽창 우주를 증명하는 바람에 자신의 방정식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20세기가 끝나갈 때쯤 우주는 가속팽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관측을 통해서 확인되자 중력을 거스르는 어떤 척력이 존재할 것을 생각했다. 그러자 바로 아인슈타인이 포기한 우주 상수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아인슈타인은 자기의 실수라고 했지만, 어쩌면 그 힘이 바로 중력을 이기는 척력인 암흑에너지가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우주론은 이제 우주의 70%를 이루는 암흑에너지의 정체를 밝히려는 전야에 와 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론 우리 은하수 집단인 은하로 은하수 은하

2024-03-08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甲辰年 靑龍의 해를 맞아

2024년이 밝았다. 용은 12지신 중 단 하나뿐인 상상 속 동물인데 새해를 맞으며 이 세상의 시작도 상상해 본다.     우주론에서 빅뱅 이론은 이미 대세가 되었다. 빅뱅('꽝!')이란 말조차 라디오 대담프로에 나왔던 반대편의 조롱이었는데 오히려 그 이름으로 굳어졌다. 물은 섭씨 100도에서 끓는다는 것처럼 과학이란 관찰된 자연현상을 실험하여 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하는데 빅뱅은 실험하고 증명할 수 없다.     어쭙잖은 과학 이야기를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흘렀다. 필자는 과학자도 아니고 그런 쪽 교육을 받은 사람도 아니지만, 그래도 관심을 두다 보니 나름대로 상식이 늘어서 전문적이고 어려워서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없어 보이는 과학 이야기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려고 칼럼을 시작했다.     만약 항성과 행성을 혼동하는 사람이나 은하와 우주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칼럼을 읽고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필자의 글에 부정확한 기술이나 다른 사람의 연구 결과를 그럴 듯이 옮긴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필자도 그런 여러 문건을 찾아보던 과정에서 의도적이지는 않지만, 소화가 덜 된 덩어리가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20세기 초 에드윈 허블이란 천문학자가 윌슨산 천문대에서 놀라운 발견을 했다. 파이프 담배를 물고 영국식 악센트의 훤하게 잘생긴 그는 우리가 속한 은하 말고도 우리 은하 바깥에 무수히 많은 은하가 있다는 외부 은하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아냈다. 나중에, 그런 은하끼리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알았고 그 속도까지 측정할 수 있어서 비디오테이프를 되감듯 반대 방향으로 돌렸더니 138억 년 전에 우주의 모든 것은 한 점에서 시작했다는 결론을 얻었다.     밀도가 무한대인 그 한 점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폭발(빅뱅)하여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사방으로 널리 퍼지고 있다는 것이 빅뱅 이론이다. 그러나 실험을 할 수 없으니 증명을 해낼 방법이 없다. 그래서 아직도 이론이란 꼬리표를 달고 있다.     언젠가 누가 이 우주에 지구 말고도 생명체가 살 수 있는 별이 또 있는지 물었다. 우선 별은 핵융합으로 빛과 열을 내는 천체이기 때문에 뜨거운 별 위에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 은하나 이 우주에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이나 위성을 가진 별들은 무수히 많을 것이다.     '창백한 푸른 점'으로 유명한 칼 세이건은 만약 우주에 인간만이 유일한 생명체라면 하나님은 엄청난 공간을 낭비하신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속한 별이 태양이고 태양이 속한 은하가 우리 은하수인데, 우리 은하에만 약 4천억 개의 태양(별)이 있다고 하며 그런 은하가 수조 개 이상이 모여서 비로소 우주가 된다고 하니 우주의 규모는 인간 기준으로 '무한' 그 자체다.     전문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필자는 위에서 밝혔듯이 다른 사람이 평생 이룬 업적이나 이론을 마치 자기 것처럼 소개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기술한 모든 과학적 이론, 지식과 상식은 필자의 독창적인 것이 아니라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한 것뿐이다. 혹여 부정확한 수치를 확인도 없이 퍼 나르거나 타인의 이론이나 업적을 제 맘대로 인용한 일이 있어도 크게 이해해주시기를 바란다. Happy New Year!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청룡 외부 은하 과학적 이론 우리 은하

2024-01-05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밀코메다 은하

밤하늘에는 수없이 많은 별이 반짝인다. 물론 그 중에는 수성이나 금성 같은 태양계의 행성도 끼어있지만, 별의 집단인 은하도 있다.     은하란 적게는 천만 개의 별에서부터 많게는 수조 개나 되는 별들이 무리를 이룬 집합체이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마치 하나의 별처럼 보인다. 태양이라는 별이 속한 은하를 은하수라고 하며 은하수와 가장 가깝게 이웃한 은하가 안드로메다은하다.   은하수에는 약 4천억 개나 되는 별이 있고 안드로메다은하에는 약 1조 개 정도 되는 별이 모여 있다. 그런 은하가 약 2조 개쯤 모여서 비로소 우주를 이룬다. 입만 열면 억이니 조라는 말이 나오는데 평소 우리가 잘 사용하지 않는 셈 단위다. 그래서 그런 큰 숫자를 천문학적 숫자라고 한다.   우리가 속한 은하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빛의 속도로 약 10만 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 속에 태양을 포함한 약 4천억 개의 별이 바글거리고 있다. 은하수에서 약 25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우리의 이웃인 안드로메다은하가 있다. 안드로메다의 지름은 약 22만 광년이라니 그 크기가 은하수의 두 배쯤 된다.   우리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밤하늘에 마치 별처럼 반짝이는 안드로메다은하는 에드윈 허블이 외부 은하의 존재를 밝혀내기 전까지 우리 은하 안에 있는 별의 모임, 즉 성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때까지 이름도 안드로메다 성운이었다. 그런데 허블은 그 성운이 우리의 은하 바깥에 있는 외부 은하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우주가 갑자기 수천억 배 커진 순간이었다.   안드로메다은하는 우리 은하에서 250만 광년 떨어져 있으니 설사 빛의 속도로 그곳에 간다고 해도 250만 년이 걸린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우리는 죽었다가 깨도 절대로 갈 수 없는 곳이 그나마 은하수에서 가장 가깝다는 안드로메다은하다.   방대한 우주에 은하수가 속해 있는 부분을 국부은하군이라고 부르는데,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은하는 안드로메다와 은하수 둘뿐이다. 나머지는 들러리를 서는 까닭에 위성 은하라고 부른다. 우리 은하는 주변에 수십 개의 위성 은하를 거느리고 있어서 엄밀히 따지면 은하수에서 가장 가까운 은하는 안드로메다은하가 아니지만 그런 소규모 위성 은하를 제외하고 제 모습을 갖춘 독립적인 은하 중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 은하다. 은하수 주위의 위성 은하 중 대마젤란은하와 소마젤란은하는 맨눈으로도 보인다.   안드로메다은하는 은하수가 속한 국부은하군 40여 개의 은하 중 가장 밝은 은하이며 우리 은하처럼 나선 모양을 하고 있다. 은하수에서 250만 광년 떨어져 있으니 지금 우리는 250만 년 전의 안드로메다은하를 보는 것이다.   손에 들고 있던 못을 놓으면 땅바닥으로 떨어진다. 지구의 중력이 끌어당겨서 그런 것이다. 이번에는 땅에 떨어진 못 위에 자석을 가까이 대면 바로 올라붙는다. 전자기력이 중력보다 훨씬 세다는 증거다.     그렇게 미미한 중력이지만 거시 세계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은하수와 안드로메다는 서로의 중력에 끌려 지금 초당 약 100km씩 가까워지다가 40억 년 후에 두 은하는 충돌하여 합쳐지게 될 것이라고 한다. 밀키웨이(은하수)와 안드로메다 두 이름을 합친 밀코메다 은하가 40억 년 후에 새로 생길 은하 이름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은하 은하수 한쪽 은하수 주위 위성 은하

2023-10-27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성간 여행

우리 우주에는 약 2조 개나 되는 은하가 있다고 추측한다. 그런 은하와 은하 사이를 날아다니는 것이 우주 여행인데 아무리 공상 과학의 나래를 편다고 해도 그런 여행은 절대로 100% 불가능하다.     우주에 산재한 수많은 은하 중 우리에게 익숙한 이웃인 안드로메다은하는 우리 태양이 속한 은하수 은하에서 250만 광년 떨어져 있다. 빛의 속도로 250년이 아니라 250만 년이나 걸린다는 말이다. 관측 가능한 우주의 지름을 과학적으로 어림잡으면 약 930억 광년이라고 하니 우리에게는 무한대의 거리다.     그러면 스케일을 확 줄여서 이번에는 성간 여행을 생각해보자. 우리 우주에 2조 개나 있다고 하는 각각의 은하 속에는 평균 4천억 개나 되는 별이 존재하는데 그런 별과 별 사이의 여행이 바로 성간(星間) 여행이다.     북극성이나 직녀성 같은 멀리 있는 별을 예로 들 것이 아니라 우리 지구가 속한 태양이란 별에서 시작해 본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 알파 센타우리다. 우리 태양은 홑별이지만 일반적으로 별은 두 개가 쌍을 이루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어쩌다 별이 세 개인 것도 있고 더 많은 별이 모인 것도 있는데 멀리서 보면 모두 하나의 별처럼 반짝인다.     알파 센타우리는 별 세 개가 모여서 이루어진 삼중성계인데 우리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다. 그런데 태양 빛이 그곳에 도착하는 데 무려 4.3년이나 걸린다. 다시 말해서 빛의 속도로 간다고 해도 태양이란 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에 가는 데만 4년이 더 걸린다는 말이다. 우리 별에서 다른 별에 가기도 이처럼 쉽지 않다.   1977년 지구를 출발한 보이저 1호는 35년을 날아 비로소 태양권을 벗어났다. 거기서부터는 별과 별 사이라고 해서 성간이라고 부른다. 보이저호는 지금 태양이란 별과 알파 센타우리 별 사이 공간을 성간 여행 중이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의 과학기술 수준상 우주 여행이나 은하 여행은 불가능해도 성간 여행은 하는 셈이다.     문제는 성간을 여행하기 위해서 태양계를 벗어나는 데만 35년이나 걸렸다. 게다가 태양에서 가장 가깝다는 알파 센타우리 별까지 도착하는데 지금 보이저호의 속도인 시속 6만1천㎞로 2만 년이 걸린다. 그러므로 성간 여행도 불가능하다는 말을 이렇게 구구절절 하고 있다.   우리의 별인 태양 주위에는 지구를 포함해서 총 8개의 행성이 돌고 있다. 그 중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이 바로 화성인데 지구에서 화성까지 가는데 7달 반이 걸린다. 우주 여행, 은하 여행, 성간 여행은 고사하고 태양계 내에서 가장 가깝다는 지구에서 화성까지도 이렇게 오래 걸린다. 미래에 엄청나게 빠른 우주선이 개발되면 화성까지는 며칠 만에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연 태양계를 벗어나서 다른 별까지 갈 수 있을까? 우리 은하 안의 더 먼 곳에 있는 별에도 갈 수 있을까? 궁극적으로 우리 은하를 벗어날 수도 있을까? 가장 가까운 외부 은하인 안드로메다은하에까지 갈 수 있을까? 더 먼 은하까지 갈 수도 있을까?   세상에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니까 결국 속도의 끝은 광속이다. 그런 광속으로도 수만 년, 수억 년 걸리는 것이 별과 별 사이며 은하와 은하 사이의 공간이다. 사람이 죽었다 살아날 수는 있다고 해도 그런 거리를 극복한다는 것은 상상의 세계에서도 불가능하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여행 은하 여행 우주 여행 은하수 은하

2023-08-25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은하수

'푸른 하늘 은하수'로 시작하는 반달이란 유명한 동요가 있다. 그 노래의 첫 소절에 등장하는 은하수가 바로 우리가 속해 있는 은하의 이름이다. 은하수 말고도 이 우주에는 과학적으로 추측해서 약 2조 개나 되는 은하가 있다고 한다. 그런 각각의 은하 속에서 수천 억 개의 별이 반짝거리고 있다. 아무리 상상의 나래를 펴도 얼른 머릿 속에 들어오지 않는 숫자다.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큰 수를 천문학적 숫자라고 한다.   아까 말한 총 2조 개의 은하 중 우리가 속한 은하수 은하와 가장 가까이 이웃한 안드로메다 은하에는 1조 개 정도 되는 별이 있다. 은하수에서 안드로메다까지는 빛의 속도로 250만 년이 걸린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안드로메다 은하의 250만 년 전의 모습이다. 두 은하는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 약 45억 년 후에는 완전히 합쳐질 것이라고 한다. 성급한 사람들은 합쳐진 두 은하의 이름을 '밀코메다'라고 지어 놓았다. 상상도 할 수 없는 먼 미래의 일이니 걱정 안 해도 된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은하의 중심부에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우리 은하 역시 그 한가운데에 블랙홀이 있다. 이 초거대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약 450만 배나 된다고 한다. 우리 은하를 바로 위에서 보면 두 개의 나선 팔을 가진 원반 형태지만, 옆에서 보면 가운데가 볼록하고 끝으로 갈수록 얇아지는 접시 모양이다. 가운데 두께가 약 1만 5천광년이고,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의 지름이 약 10만 광년 정도 된다고 한다.     달은 한 달 걸려서 지구를 공전하고, 지구는 일 년 걸려서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돈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우리 태양도 은하 중심부를 기준으로 한 번 공전하는데 2억 3천만 년이 걸린다. 우리가 태양 주위를 한 번 도는데 1년이라고 정한 것처럼 태양이 은하 중심을 공전하는 기간을 은하년이라고 한다. 참고로 은하수의 나이는 우주의 나이와 거의 같은 약 132억 년 정도 된다.   은하수는 우유를 쏟아 놓은 것 같다고 하여 영어로 Milkyway라고 부르고, 순우리말로는 미리내라고 한다. 은하수은하 속에는 약 4천억 개나 되는 별이 있다고 추정하는데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별이 바로 우리 태양이다. 우리 별인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 별은 알파 센타우리인데, 40년을 날아서 지금 태양계를 막 빠져나가고 있는 보이저호가 알파 센타우리에 도착하는데 4만 년이 넘게 걸린다고 한다. 그러니 더는 어떤 추측이나 상상도 소용없다.   태양은 비교적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은하수의 외곽에 자리잡고 있어서 생명체가 발현하여 문명을 가질 정도로 진화하는데 필요한 긴 세월 동안 안정되어 있었다. 그렇게 해서 우리 인류가 생기고 이 정도 진화하여 문명을 이루었다. 은하의 규모로 미루어 은하수은하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 문명이 존재하겠지만, 서로 너무 멀어서 은하의 수명이 끝날 때까지 어떤 식의 왕래라도 불가능할 것이다.     이상에서 우리 은하를 설명하면서 많은 천문학적인 숫자를 예로 들었다.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수가 아니어서 감도 잡히지 않을 것이다. 그냥 엄청나게 많거나, 멀거나, 큰 숫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은하수 하늘 은하수로 은하수 은하 안드로메다 은하

2023-05-12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속도

세월이 쏜살같이 흐른다는 말이 있다. 도대체 세월이 얼마나 빨리 느껴졌으면 시위를 떠난 화살만큼 빠르다는 것일까? 화살의 속도는 대체로 시속 240km쯤 된다고 한다. 인간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하면 엄청 빠른 속력이다.     우리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도는 기간을 1년이라고 정했다. 그렇게 지구가 도는 속도를 계산해 보니 지구는 태양 주위를 시속 107,000km로 돌아야 1년에 한 바퀴를 완주할 수 있다. 총알보다 30배나 빠른 속도라고 한다. 게다가 태양 주위를 돌면서 스스로 자전을 하는데 자전 속도도 만만치 않다. 적도 부근의 자전 속도는 시속 1,700km나 된다. 그래서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어지러운 것일까? 우리는 그렇게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지구에 딱 붙어서 살고 있다.     우리가 그런 속도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마치 달리는 자동차 속에서 속도를 못 느끼는 것과 같다. 자동차 속의 모든 것은 자동차와 똑같은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걸음은 시속 약 5km 정도 된다고 하며 뛴다면 시속 30km 정도다. 동물 중에서 가장 빠르다고 소문난 치타는 시속 80km까지 낼 수 있다. 그것이 동물의 한계다.     그런데 소리는 공기 중에서 시속 1,234km나 된다. 그래서 빠른 비행기의 속력을 표시할 때 얼른 이해하기 쉽도록 음속을 기준으로 한다. 소리의 속도를 마하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 전투기가 마하 2의 속력을 낸다거나 유도탄이 마하 3의 속력으로 난다고 말한다. 지구상에서는 비교적 빠르다는 것도 소리의 속도를 기준으로 하면 그렇게 간단히 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우주에서는 다르다. 태양 표면을 떠난 빛이 지구까지 도달하는데 약 8분 걸린다. 빛은 1초에 지구를 7번 반 돈다. 약 30만km를 여행한다. 그런 속도로도 태양계 마지막 행성인 해왕성까지 가는데 5시간 30분 걸린다. 이쯤 되면 사람의 속력이나 소리의 속도는 고사하고 빛의 속도를 써야 한다.     그런 빛의 속도로도 우리 별인 태양과 가장 가까운 별까지 가는데 4년 반이 걸린다. 이제는 빛의 속도로도 그 빠르기를 표현하기에 버거워진다. 우리 태양이 속한 은하를 특별히 은하수 은하라고 부른다. 은하수에는 태양과 같은 별이 약 4천억 개나 있는데 빛이 은하수를 가로질러 가는데 약 10만 년이 걸린다. 그리고 은하수 은하와 가장 가까운 이웃 은하인 안드로메다 은하와는 250만 광년 떨어져 있다. 다시 말해서 두 은하를 건너가려면 빛의 속도로도 250만 년 걸린다는 말이다.   그러니 이제는 빛의 속도도 의미가 없어졌다. 하지만 이 우주에서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 모든 것이 상대적인 우주에서 단 한 가지 절대적인 것이 있다면 빛의 속도다. 아인슈타인이 밝혀낸 사실이다.     관측 가능한 우리 우주의 지름이 약 930억 광년이라고 하니 빛이 930억 년을 가야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에 도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아무리 상상의 나래를 펼쳐도 영원이란 말로 귀결된다. 지구에 백 년 정도 사는 우리에게는 결국, 무한일 뿐이다.   참고로 속력은 영어로 speed라고 하며 그저 물체의 빠르기를 나타낼 때 사용하며 단위시간 당 움직인 거리를 말한다. 반면에 속도는 velocity라고 하며 물체의 빠르기 뿐만 아니라 그 방향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출발점에서 도착점까지의 직선거리와 방향을 뜻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속도 자전 속도 은하수 은하 태양 주위

2023-02-24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외계인

오래 전에 ET라는 영화가 있었다. 비록 지어낸 이야기이기는 했지만, 감동과 꿈을 준 영화였다. 그런데 정말로 이 우주에 인류 말고 또 문명이 있을까? 그 정답은 당연히 그렇다는 것이다. 그것도 하나 둘이 아니라 엄청나게 많은 외계 문명이 존재한다. 그런데 왜 여태까지 단 한 번의 조우가 없었을까?     그 이유는 우주의 규모에 있다. 우주는 우리 기준으로 무한하다. 현대 물리학은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고 정의한다. 그런 빛의 속도로도 수천 년, 수만 년, 심지어는 수억 년을 가야 하는 데 문제가 있다.     만약 우리의 과학기술 수준이 그 장벽을 넘을 수 없어서 그렇다면 상대방의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로서라도 어떻게든 연락이라도 닿아야 하는데 우리가 사는 우주의 규모로 미루어 한 문명이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의 기간을 고려하면 두 문명 간의 교류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서로 너무 멀어서 그렇다.   그렇다면 만날 수는, 연락할 수는 없더라도 어딘가 외계인이 있기나 할까? 당연히 있다. 어떻게 생겼을까? 알 수 없다. 만약 우주 어딘가에 또 문명이 있다면 그들과 우리는 다른 물리학 체계에서 완전히 틀린 생명 현상으로 살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은하수 은하의 한쪽 귀퉁이에 있는 태양이란 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태양에서 나오는 빛과 열을 기반으로 생존, 번성하는 중이다. 그러니 우리 은하 안에서라도 다른 별의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나, 그 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에 생명체가 있다면 그들은 분명 우리와 확연히 다른 에너지를 바탕으로 문명을 일궈나갔을 것이다. 태양계 밖이니 당연히 물리학의 근본이 다를 것이고 우리와 전혀 다른 생명 현상을 보일 것이다.     더군다나 우리 은하를 벗어나서 빛의 속도로 250만 년을 가면 우리와 가장 가까운 안드로메다 은하가 있는데 그 외계 은하 속에 존재하는 별은 무려 1조 개가 넘는다. 그렇게 많은 태양이 있다면 엄청나게 많은 문명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주에는 그런 은하가 수천억 개나 존재한다. 그래서 이 글 처음에 무한이라는 말을 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무수한 별들이 보인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지면 우리 눈에 들어오는 하늘은 전체 우주의 아주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그 주위에, 그리고 그 너머에 또 엄청난 세상이 있다. 태평양과 그 속에 사는 플랑크톤 관계의 비교조차도 터무니없이 못 미칠 따름이다. 이 우주의 크기는 지금 여러분이 마음속으로 상상하는 숫자에 수천억을 곱한 값보다 또 수천억 배나 크다. 소위 우리가 말하는 천문학적인 숫자조차 전혀 의미가 없는 상상을 초월한 공간이다.     우리 인간을 포함해서 지구상의 모든 것은 우주에서 왔다. 태고부터 우리 인류가 하늘을 바라보고 동경하며 살았던 이유는 바로 귀소성 때문이다. 밤하늘에 반짝반짝 빛나는 별은 우리 모두 시작한 곳이고 결국 돌아갈 곳이다.     우주 전체를 보면 우리처럼 하늘을 쳐다보며 어딘가 또 다른 생명체가 살 것이라고 상상하며 서로 만날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그 무엇이 있을 것이다. 외계 생명체가 있을까? 있다면 어떻게 생겼을까? 그런 어린아이 같은 질문은 다른 행성에 사는 외계 생명체도 똑같이 하는 생각일 것이다.     결국, 그들과 우리는 결코 만날 수도, 연락할 수도 없는 서로가 서로에게 외계인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외계인 외계 생명체 외계 문명 외계 은하

2023-01-06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허블 딥 필드

192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은하가 바로 우주였다. 그런데 변호사였던 에드윈 허블이 윌슨산 천문대에서 우리 은하 말고 다른 은하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냈다. 그때까지 은하와 우주는 거의 같은 의미였는데 이 우주에는 우리가 속한 은하수 같은 은하가 무려 수천억 개나 있었다. 허블이 외부은하를 발견함으로 우주는 하룻밤 사이에 엄청나게 커졌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것은 별이다. 그런데 좀 희미하게 반짝이는 것은 별들이 모인 성운이라고 생각했다. 허블은 그것이 은하수 은하 밖에 있는 외부은하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갑자기 우주가 수천억 배로 커져 버렸다.       가시광선을 이용하는 망원경은 지구 대기층에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대기권 밖에 망원경을 설치하기에 이르렀고, 1990년 일을 시작한 망원경에 허블을 기리는 의미에서 허블 우주망원경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러나 허블 우주망원경의 운용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서 아무 일이나 함부로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이미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돈이 들어가자 많은 사람이 허블 우주망원경에 회의적이기 시작했다.     그런 마당에 어떤 정신 나간 천문학자가 아무 근거도 없는 어떤 빈 곳을 뒤져보자는 제안을 해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무시 되고 말았다. 그런 고가 장비로 열흘씩 관측해야 하는 쓸데없는 짓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지만 어쨌든 허블 우주망원경이 발견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던 우주 구석의 공간에 엄청난 세상이 있었다. 우주 한쪽 구석에 바늘구멍 크기의 공간에서 약 3천 개의 은하가 발견되었다. 지구 대기층의 방해로 일반적인 광학 망원경에 포착되지 않던 수많은 은하가 널려 있었다. 바로 허블 딥 필드다. 아무 것도 없어 보이는 것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니 엄청난 세균이 득실거리는 것을 발견한 것과 같다.   지금까지의 발견으로 추측한 결과 우리 우주에는 적어도 약 2500억 개의 은하가 존재한다는 추정에 이른다. 우리가 속한 은하수는 그런 은하 중 하나인데, 우리 은하수 은하에만 약 4000억 개의 별이 있다. 그렇다면 우주에 존재하는 별의 총수는 몇 개나 될까? 두 천문학적 숫자를 곱하면 된다. 우리 인간의 기준으로 그 정도의 거리와 숫자는 무한이라고 할 수 있다. 정확한 계산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말이다.   지금 작년 성탄절에 발사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평형을 이루는 곳을 돌면서 더 환상적인 우주 사진을 보내고 있다. 우주 망원경의 발달로 우주는 더 커지고 은하는 우주 곳곳에서 더 많이 발견되고 있다. 참고로 우리 태양이 속한 은하수 은하는 그 너비가 10만 광년이다. 다시 말해서 은하수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가는데 빛의 속도로 10만 년이 걸린다는 말이다.     우주에 널린 은하 중 하나인 은하수의 변방에 태양이란 별이 있고, 그 태양 주위를 도는 여덟 개의 행성 중 하나인 지구에 우리가 살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이 우주에 아주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태양계의 규모로 보나, 은하수 은하만 놓고 보든지 더 나아가서는 우주 전체를 상상했을 때 지구 위에 사는 우리의 존재는 너무나 미약해서 지금 우리를 괴롭히는 코로나바이러스 하나에도 미치지 못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허블 필드 허블 우주망원경 우리 은하수 은하수 은하

2022-11-25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행성과 항성, 은하와 우주

  우주의 가장 기본 단위는 별이고 그런 별이 모여서 이 우주를 이루고 있다. 태양은 우리 지구가 속한 별이다. 별은 순우리말이고 한자어로는 항성이라고 한다.     항성은 핵융합으로 스스로 빛과 열을 내는 천체다.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쳐다보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우리가 그냥 별이라고 부르는 항성이다. 별도 우리 인간처럼 태어나고 나이를 먹다가 결국은 죽는다. 참고로 태양은 빅뱅 후 3세대 별이다.   대부분 항성은 그 주위에 행성을 거느린다. 여러 행성은 층층이 자리하여 중심에 있는 별을 공전한다. 태양이란 이름의 별 주위에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총 8개의 행성이 있다. 그러므로 지구는 태양이란 항성을 공전하는 행성이다.   지구 주위에는 달이 돌고 있는데 달의 한자어는 위성이다. 달이 지구를 도는 것처럼, 위성은 행성을 공전하고, 지구가 태양을 도는 것처럼 행성은 항성을 공전한다. 그러나 위성 주위를 도는 천체는 없다.   우리가 속한 별인 태양은 항성이라고 했다. 그런 항성이 수천억 개가 모인 것은 은하라고 부른다. 태양이 속한 우리 은하의 이름이 은하수다. 은하수에서 약 250만 광년 거리에 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은하가 있는데 바로 안드로메다은하다. 은하수와 안드로메다은하는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 점점 가까워지다가 결국, 둘이 합쳐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 45억 년 후의 일이니까.   192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은하와 우주를 구별 없이 사용했다. 그때 파이프 담뱃대를 입에 문 허블은 안드로메다 성운을 관찰하고 있었다. 거기서 반짝이는 별을 찾았는데 지구에서부터 거리를 쟀더니 무려 93만 광년이었다. 그때까지 알려진 우리 은하의 지름이 10만 광년 정도 되는데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인천까지의 거리가 27km인데, 서울과 인천 사이에 있는 부천까지 90km 나왔다면 말이 안 되는 것과 같다. 정말 그 거리가 맞는다면 부천은 서울과 인천 사이에 있는 도시가 아니라 인천을 한참 지나 서해 어딘 가에 있어야 옳다.     그때까지 우리는 은하와 우주를 동일시해왔다. 그런데 허블이 안드로메다 성운이 우리 은하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은하 바깥에 있는 또 다른 독립된 은하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냈다. 외부 은하의 존재가 밝혀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별들의 집단인 은하가 수천억 개가 모여 비로소 우주가 된다는 사실은 실로 엄청난 발견이었다.     순서를 매기자면, 위성-행성-항성-은하-우주의 순이 된다. 달이라고도 불리는 위성은 행성의 주위를 돈다. 그런 행성은 별이라고도 불리는 항성 주위를 공전한다. 항성이 수천억 개 정도 모인 것을 은하라고 한다. 그런 은하가 또 수천억 개가 모여서 비로소 우주를 이룬다. 하지만 여기도 끝은 아닌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우주도 하나가 아니라고 하기 때문이다. 다중우주론을 주장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그들 말로는 욕조에 물을 담고 비누를 풀어 저을 때 생기는 무수한 비누 거품처럼, 수많은 우주도 새로 생겼다가 사라져버리는 과정을 되풀이한다고 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행성과 항성 행성과 항성 항성 주위 집단인 은하

2022-09-16

[이 아침에] 이민 안 가고 지구에서 살기

개념 없는 사람하고 말 트기 힘들다. 개념은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이다. 사회나 과학, 구체적인 사실들을 귀납해서 공통된 요소를 뽑아내 종합해 얻은 보편적인 관념을 말한다. 상식이나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하면 ‘개념 없는 사람’으로 찍혀 불이익을 당한다.     화랑 수리 일을 도와주는 분이 있었다. 손이 맵고 부지런해 급하면 연락한다. 화랑 드나들 때마다 문을 닫지 않아 “들어오실 때 문을 닫아 주세요”라고 했는데. “여자가 남자한테 방문 닫아 달라고 하면 곤란한데…”라고 한다. 화랑에는 다른 직원도 있었다. 문 열어두면 에어컨이 돌아가서 문 닫아달라 했는데 무슨 황당한 대답. 일 잘하는 아저씨는 그다음 날로 해고됐다.     말귀 못 알아듣고 황당하게 딴지 놓는 사람, 정신머리가 박약하고 눈치나 배려가 없고, 남의 말 귀담아 안 듣고 자기 말만 하는 사람, 상황판단이 안 돼 엉뚱한 말을 일삼고 자기주장에만 몰두하는 사람, 자기 생각에만 몰두해 앞뒤 분별 못 하는 사람, 아무 일에나 참견하고 막말 일삼으며, 내 다리 대신 남의 다리 긁는 사람,  짧은 지식으로 장황하게 설명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다.     개념이 있고 없고는 학력이나 지성과는 무관하다. 개념이 없는 사람은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아 답답하다.   요즘은 무개념인 사람을 ‘안드로메다로 관광 보낸다’라고 한다. 안드로메다 은하는 우리가 속해 있는 은하군에서 가장 밝은 은하다. 지구 위 인간 세상과는 매우 멀고 무관한 곳으로 인간 사회의 모든 좋은 것들이 사라진 후 가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이든 안드로메다로 갈 수 있지만 특히 ‘개념’이 안드로메다로 많이 유출된다. 개념은 안드로메다를 무척 좋아해서 한 번 관광가면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안드로메다로 간다’는 표현은 진행하던 일이 통제를 벗어나 당초 의도와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도 쓰인다.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가 ‘개념 없다’의 한국 버전이라며 ‘안드로메다로 관광 보내는 것’은 무개념의 우주 버전인 셈이다.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 Kruger Effet)’는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인지편향을 말한다. 정말로 어리석기 때문에 자신이 어리석다는 사실도 모르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빠진 사람들이다. 무개념에 속하는 사람들이 누리는 착각이다.   ‘정신이 드니까 죽어있었다’라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남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자기 생각이나 집착에서 벗어나 대화의 공통분모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옹고집으로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 무엇이든 남 탓으로 돌리는 사람, 생각 없이 저지르는 사람. 시도 때도 없이 남의 일을 퍼나르는 사람들은 스스로 무개념인 부류에 속하지 않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개념 없는 군상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생각의 반경을 넓히고, 열린 자세로 남의 말을 경청하고, 너무 아는 척 많이 떠들지 말고 덜떨어진 말에 스스로 재갈을 물리면 된다. 눈치 보며 살아도 다른 은하로 이민 안 가고 알콩달콩 어울려 사는 지구가 좋다.   이기희 / Q7 파인아트 대표·작가이 아침에 이민 지구 안드로메다 은하 무개념인 사람 무개념인 부류

2022-07-26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별은 몇 개나 될까?

우리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 과연 몇 개나 될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구상에 널려 있는 모래 알갱이의 수보다 많다.   별이란 우리의 태양처럼 핵융합하여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를 말하며, 항성(恒星 star)이라고 한다.     대부분 별은 그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行星 planet)을 갖는다. 우리가 속한 별인 태양은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총 8개의 행성을 거느린다. 그리고 개개의 행성은 위성(衛星 satellite)을 갖는다. 지구에는 달이라고 불리는 위성이 딱 하나 있지만, 목성에는 79개의 위성이 있고, 토성의 위성은 82개다.     그러므로 밤하늘에서 빛난다고 모두 별은 아니다. 휘영청 빛나는 달은 지구의 위성이고, 태양 주위를 도는 수성, 금성, 목성, 토성 등은 비록 이름만 봐서는 별인 것 같지만 지구처럼 행성이다.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별처럼 반짝거리는 것뿐이다. 행성이나 위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지만, 태양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빛이 난다.   빅뱅으로 시작한 우주에는 처음에 에너지만 존재했다. 그러다 에너지는 물질로 변했고, 나중에 수소 원자가 되었다. 우주 한쪽 귀퉁이에서 수소 원자끼리의 중력 균형이 깨지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중력 붕괴로 인하여 별들이 탄생했다. 바야흐로 우주 공간은 크고 작은 별들로 넘쳐났고, 서로의 중력에 끌려 별들은 군데군데 모이기 시작했다. 마치 한 나라에 여기저기 도시가 생기듯, 무수한 별의 집단인 은하가 생겨났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은하에는 2천억에서 4천억 개의 별이 모여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은하가 다시 2천억에서 4천억 개가 모여 우주를 이룬다. 그렇다면 우주에는 별이 몇 개나 있을까? 과학자들은 약 7조 곱하기 백억 개 정도라고 추측한다.   태양은 비교적 작은 별이어서 수명이 길었기 때문에 그 주위를 도는 행성인 지구에서 생명이 시작하여 진화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인 프록시마 센다우리란 별에 최근에 그 별을 공전하는 행성이 발견되었고, 지구와 여러 가지로 비슷해서 어쩌면 생명체가 존재할 지도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태양과 가장 가까운 별이어서 혹시 가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40년 전에 지구를 떠나서 지금 태양계를 막 빠져나가고 있는 보이저호의 속력으로 편도 당 7만 년이 걸린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데도 그렇게 먼데 우리 은하에만 그보다 더 먼 별이 수천억 개나 된다.   많고 많은 은하 중에 태양이 속한 우리 은하가 은하수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우주와 은하를 혼동하고 있는데, 태양과 같은 별들이 모여서 은하를 이루고, 그런 은하들이 모여서 우주가 된다. 우주에는 수천억 개의 은하가 있고, 개개 은하 속에는 또 수천억 개의 별이 있다. 그리고 별 주위를 지구 같은 행성이 공전한다.   은하의 중심부는 많은 별들이 너무 가깝게 모여서 상호작용이 심하므로 생명의 탄생과 진화에 안정적이지 못하지만, 다행히 태양은 우리 은하의 변두리에 자리 잡고 있어서 가능했다.     우주에 퍼져있던 죽은 별들의 잔해가 뭉쳐져서 태양 주위를 맴돌며 태양계를 이뤘고, 그 중 한 행성 위에 우리가 살고 있다. (작가)     Nathan Park 기자박종진의 과학이야기 태양 주위 집단인 은하 우리 은하

2022-03-11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