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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성간 여행

박종진

박종진

우리 우주에는 약 2조 개나 되는 은하가 있다고 추측한다. 그런 은하와 은하 사이를 날아다니는 것이 우주 여행인데 아무리 공상 과학의 나래를 편다고 해도 그런 여행은 절대로 100% 불가능하다.  
 
우주에 산재한 수많은 은하 중 우리에게 익숙한 이웃인 안드로메다은하는 우리 태양이 속한 은하수 은하에서 250만 광년 떨어져 있다. 빛의 속도로 250년이 아니라 250만 년이나 걸린다는 말이다. 관측 가능한 우주의 지름을 과학적으로 어림잡으면 약 930억 광년이라고 하니 우리에게는 무한대의 거리다.  
 
그러면 스케일을 확 줄여서 이번에는 성간 여행을 생각해보자. 우리 우주에 2조 개나 있다고 하는 각각의 은하 속에는 평균 4천억 개나 되는 별이 존재하는데 그런 별과 별 사이의 여행이 바로 성간(星間) 여행이다.  
 
북극성이나 직녀성 같은 멀리 있는 별을 예로 들 것이 아니라 우리 지구가 속한 태양이란 별에서 시작해 본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 알파 센타우리다. 우리 태양은 홑별이지만 일반적으로 별은 두 개가 쌍을 이루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어쩌다 별이 세 개인 것도 있고 더 많은 별이 모인 것도 있는데 멀리서 보면 모두 하나의 별처럼 반짝인다.  
 
알파 센타우리는 별 세 개가 모여서 이루어진 삼중성계인데 우리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다. 그런데 태양 빛이 그곳에 도착하는 데 무려 4.3년이나 걸린다. 다시 말해서 빛의 속도로 간다고 해도 태양이란 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에 가는 데만 4년이 더 걸린다는 말이다. 우리 별에서 다른 별에 가기도 이처럼 쉽지 않다.
 
1977년 지구를 출발한 보이저 1호는 35년을 날아 비로소 태양권을 벗어났다. 거기서부터는 별과 별 사이라고 해서 성간이라고 부른다. 보이저호는 지금 태양이란 별과 알파 센타우리 별 사이 공간을 성간 여행 중이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의 과학기술 수준상 우주 여행이나 은하 여행은 불가능해도 성간 여행은 하는 셈이다.  
 
문제는 성간을 여행하기 위해서 태양계를 벗어나는 데만 35년이나 걸렸다. 게다가 태양에서 가장 가깝다는 알파 센타우리 별까지 도착하는데 지금 보이저호의 속도인 시속 6만1천㎞로 2만 년이 걸린다. 그러므로 성간 여행도 불가능하다는 말을 이렇게 구구절절 하고 있다.
 
우리의 별인 태양 주위에는 지구를 포함해서 총 8개의 행성이 돌고 있다. 그 중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이 바로 화성인데 지구에서 화성까지 가는데 7달 반이 걸린다. 우주 여행, 은하 여행, 성간 여행은 고사하고 태양계 내에서 가장 가깝다는 지구에서 화성까지도 이렇게 오래 걸린다. 미래에 엄청나게 빠른 우주선이 개발되면 화성까지는 며칠 만에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연 태양계를 벗어나서 다른 별까지 갈 수 있을까? 우리 은하 안의 더 먼 곳에 있는 별에도 갈 수 있을까? 궁극적으로 우리 은하를 벗어날 수도 있을까? 가장 가까운 외부 은하인 안드로메다은하에까지 갈 수 있을까? 더 먼 은하까지 갈 수도 있을까?
 
세상에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니까 결국 속도의 끝은 광속이다. 그런 광속으로도 수만 년, 수억 년 걸리는 것이 별과 별 사이며 은하와 은하 사이의 공간이다. 사람이 죽었다 살아날 수는 있다고 해도 그런 거리를 극복한다는 것은 상상의 세계에서도 불가능하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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