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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외계인

박종진

박종진

오래 전에 ET라는 영화가 있었다. 비록 지어낸 이야기이기는 했지만, 감동과 꿈을 준 영화였다. 그런데 정말로 이 우주에 인류 말고 또 문명이 있을까? 그 정답은 당연히 그렇다는 것이다. 그것도 하나 둘이 아니라 엄청나게 많은 외계 문명이 존재한다. 그런데 왜 여태까지 단 한 번의 조우가 없었을까?  
 
그 이유는 우주의 규모에 있다. 우주는 우리 기준으로 무한하다. 현대 물리학은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고 정의한다. 그런 빛의 속도로도 수천 년, 수만 년, 심지어는 수억 년을 가야 하는 데 문제가 있다.  
 
만약 우리의 과학기술 수준이 그 장벽을 넘을 수 없어서 그렇다면 상대방의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로서라도 어떻게든 연락이라도 닿아야 하는데 우리가 사는 우주의 규모로 미루어 한 문명이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의 기간을 고려하면 두 문명 간의 교류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서로 너무 멀어서 그렇다.
 
그렇다면 만날 수는, 연락할 수는 없더라도 어딘가 외계인이 있기나 할까? 당연히 있다. 어떻게 생겼을까? 알 수 없다. 만약 우주 어딘가에 또 문명이 있다면 그들과 우리는 다른 물리학 체계에서 완전히 틀린 생명 현상으로 살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은하수 은하의 한쪽 귀퉁이에 있는 태양이란 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태양에서 나오는 빛과 열을 기반으로 생존, 번성하는 중이다. 그러니 우리 은하 안에서라도 다른 별의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나, 그 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에 생명체가 있다면 그들은 분명 우리와 확연히 다른 에너지를 바탕으로 문명을 일궈나갔을 것이다. 태양계 밖이니 당연히 물리학의 근본이 다를 것이고 우리와 전혀 다른 생명 현상을 보일 것이다.  
 
더군다나 우리 은하를 벗어나서 빛의 속도로 250만 년을 가면 우리와 가장 가까운 안드로메다 은하가 있는데 그 외계 은하 속에 존재하는 별은 무려 1조 개가 넘는다. 그렇게 많은 태양이 있다면 엄청나게 많은 문명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주에는 그런 은하가 수천억 개나 존재한다. 그래서 이 글 처음에 무한이라는 말을 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무수한 별들이 보인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지면 우리 눈에 들어오는 하늘은 전체 우주의 아주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그 주위에, 그리고 그 너머에 또 엄청난 세상이 있다. 태평양과 그 속에 사는 플랑크톤 관계의 비교조차도 터무니없이 못 미칠 따름이다. 이 우주의 크기는 지금 여러분이 마음속으로 상상하는 숫자에 수천억을 곱한 값보다 또 수천억 배나 크다. 소위 우리가 말하는 천문학적인 숫자조차 전혀 의미가 없는 상상을 초월한 공간이다.  
 
우리 인간을 포함해서 지구상의 모든 것은 우주에서 왔다. 태고부터 우리 인류가 하늘을 바라보고 동경하며 살았던 이유는 바로 귀소성 때문이다. 밤하늘에 반짝반짝 빛나는 별은 우리 모두 시작한 곳이고 결국 돌아갈 곳이다.  
 
우주 전체를 보면 우리처럼 하늘을 쳐다보며 어딘가 또 다른 생명체가 살 것이라고 상상하며 서로 만날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그 무엇이 있을 것이다. 외계 생명체가 있을까? 있다면 어떻게 생겼을까? 그런 어린아이 같은 질문은 다른 행성에 사는 외계 생명체도 똑같이 하는 생각일 것이다.  
 
결국, 그들과 우리는 결코 만날 수도, 연락할 수도 없는 서로가 서로에게 외계인이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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