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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이민 안 가고 지구에서 살기

개념 없는 사람하고 말 트기 힘들다. 개념은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이다. 사회나 과학, 구체적인 사실들을 귀납해서 공통된 요소를 뽑아내 종합해 얻은 보편적인 관념을 말한다. 상식이나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하면 ‘개념 없는 사람’으로 찍혀 불이익을 당한다.  
 
화랑 수리 일을 도와주는 분이 있었다. 손이 맵고 부지런해 급하면 연락한다. 화랑 드나들 때마다 문을 닫지 않아 “들어오실 때 문을 닫아 주세요”라고 했는데. “여자가 남자한테 방문 닫아 달라고 하면 곤란한데…”라고 한다. 화랑에는 다른 직원도 있었다. 문 열어두면 에어컨이 돌아가서 문 닫아달라 했는데 무슨 황당한 대답. 일 잘하는 아저씨는 그다음 날로 해고됐다.  
 
말귀 못 알아듣고 황당하게 딴지 놓는 사람, 정신머리가 박약하고 눈치나 배려가 없고, 남의 말 귀담아 안 듣고 자기 말만 하는 사람, 상황판단이 안 돼 엉뚱한 말을 일삼고 자기주장에만 몰두하는 사람, 자기 생각에만 몰두해 앞뒤 분별 못 하는 사람, 아무 일에나 참견하고 막말 일삼으며, 내 다리 대신 남의 다리 긁는 사람,  짧은 지식으로 장황하게 설명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다.  
 
개념이 있고 없고는 학력이나 지성과는 무관하다. 개념이 없는 사람은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아 답답하다.
 


요즘은 무개념인 사람을 ‘안드로메다로 관광 보낸다’라고 한다. 안드로메다 은하는 우리가 속해 있는 은하군에서 가장 밝은 은하다. 지구 위 인간 세상과는 매우 멀고 무관한 곳으로 인간 사회의 모든 좋은 것들이 사라진 후 가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이든 안드로메다로 갈 수 있지만 특히 ‘개념’이 안드로메다로 많이 유출된다. 개념은 안드로메다를 무척 좋아해서 한 번 관광가면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안드로메다로 간다’는 표현은 진행하던 일이 통제를 벗어나 당초 의도와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도 쓰인다.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가 ‘개념 없다’의 한국 버전이라며 ‘안드로메다로 관광 보내는 것’은 무개념의 우주 버전인 셈이다.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 Kruger Effet)’는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인지편향을 말한다. 정말로 어리석기 때문에 자신이 어리석다는 사실도 모르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빠진 사람들이다. 무개념에 속하는 사람들이 누리는 착각이다.
 
‘정신이 드니까 죽어있었다’라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남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자기 생각이나 집착에서 벗어나 대화의 공통분모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옹고집으로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 무엇이든 남 탓으로 돌리는 사람, 생각 없이 저지르는 사람. 시도 때도 없이 남의 일을 퍼나르는 사람들은 스스로 무개념인 부류에 속하지 않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개념 없는 군상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생각의 반경을 넓히고, 열린 자세로 남의 말을 경청하고, 너무 아는 척 많이 떠들지 말고 덜떨어진 말에 스스로 재갈을 물리면 된다. 눈치 보며 살아도 다른 은하로 이민 안 가고 알콩달콩 어울려 사는 지구가 좋다.  

이기희 / Q7 파인아트 대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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