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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행성과 항성, 은하와 우주

박종진

박종진

 
우주의 가장 기본 단위는 별이고 그런 별이 모여서 이 우주를 이루고 있다. 태양은 우리 지구가 속한 별이다. 별은 순우리말이고 한자어로는 항성이라고 한다.  
 
항성은 핵융합으로 스스로 빛과 열을 내는 천체다.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쳐다보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우리가 그냥 별이라고 부르는 항성이다. 별도 우리 인간처럼 태어나고 나이를 먹다가 결국은 죽는다. 참고로 태양은 빅뱅 후 3세대 별이다.
 
대부분 항성은 그 주위에 행성을 거느린다. 여러 행성은 층층이 자리하여 중심에 있는 별을 공전한다. 태양이란 이름의 별 주위에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총 8개의 행성이 있다. 그러므로 지구는 태양이란 항성을 공전하는 행성이다.
 
지구 주위에는 달이 돌고 있는데 달의 한자어는 위성이다. 달이 지구를 도는 것처럼, 위성은 행성을 공전하고, 지구가 태양을 도는 것처럼 행성은 항성을 공전한다. 그러나 위성 주위를 도는 천체는 없다.
 
우리가 속한 별인 태양은 항성이라고 했다. 그런 항성이 수천억 개가 모인 것은 은하라고 부른다. 태양이 속한 우리 은하의 이름이 은하수다. 은하수에서 약 250만 광년 거리에 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은하가 있는데 바로 안드로메다은하다. 은하수와 안드로메다은하는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 점점 가까워지다가 결국, 둘이 합쳐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 45억 년 후의 일이니까.
 
192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은하와 우주를 구별 없이 사용했다. 그때 파이프 담뱃대를 입에 문 허블은 안드로메다 성운을 관찰하고 있었다. 거기서 반짝이는 별을 찾았는데 지구에서부터 거리를 쟀더니 무려 93만 광년이었다. 그때까지 알려진 우리 은하의 지름이 10만 광년 정도 되는데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인천까지의 거리가 27km인데, 서울과 인천 사이에 있는 부천까지 90km 나왔다면 말이 안 되는 것과 같다. 정말 그 거리가 맞는다면 부천은 서울과 인천 사이에 있는 도시가 아니라 인천을 한참 지나 서해 어딘 가에 있어야 옳다.  
 
그때까지 우리는 은하와 우주를 동일시해왔다. 그런데 허블이 안드로메다 성운이 우리 은하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은하 바깥에 있는 또 다른 독립된 은하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냈다. 외부 은하의 존재가 밝혀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별들의 집단인 은하가 수천억 개가 모여 비로소 우주가 된다는 사실은 실로 엄청난 발견이었다.  
 
순서를 매기자면, 위성-행성-항성-은하-우주의 순이 된다. 달이라고도 불리는 위성은 행성의 주위를 돈다. 그런 행성은 별이라고도 불리는 항성 주위를 공전한다. 항성이 수천억 개 정도 모인 것을 은하라고 한다. 그런 은하가 또 수천억 개가 모여서 비로소 우주를 이룬다. 하지만 여기도 끝은 아닌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우주도 하나가 아니라고 하기 때문이다. 다중우주론을 주장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그들 말로는 욕조에 물을 담고 비누를 풀어 저을 때 생기는 무수한 비누 거품처럼, 수많은 우주도 새로 생겼다가 사라져버리는 과정을 되풀이한다고 한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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