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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예술 사이 갈등…이해와 극복

  김경애, 데미안 서 작가의 2인전 ‘듀얼 커넥션(Dual Connection)’이 13일부터 3주동안 리앤리갤러리(관장 이 아그네스)에서 열린다.       두 작가는 ‘듀얼 커넥션’ 전시 작품을 통해 추상성을 내포한 삶과 예술 사이에서 겪게 되는 갈등과 이해 그리고 극복의 과정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 작품은 각각 25여점씩 총 50점이다.     김경애 작가는 “디아스포라의 삶 속에서 만나게 된 캘리포니아 사막에서 작품 소재를 찾고, 가끔씩 작품에 등장하는 물고기는 기독교의 상징을 나타내며, 작품의 영감으로 연결 된다”고 설명했다.     주로 한지 위에 잉크와 아크릴화의 믹스드미디어 작업을 하는 김작가는 서울대학교와 홍익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서울과 LA에서 꾸준히 작품 발표를 해오고 있다.   데미안 서 작가의 창작 여정은 세상 모든 사물들과 생명체들에 대한 오랜 관찰을 통한 이해에서 비롯된다. 그의 작업 패턴은 응집과 확산을 적절히 조율하며, 추상과 구상의 동반자적 표현 방식을 추구한다. 데미안 서 작가는 인하대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했고, LA에서 5회 개인전과 그룹전을 통해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전시 기간은 13일부터 5월3일까지다. 오프닝 리셉션은 13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다.     ▶주소:3130 Wilshire Blvd. #502. LA     ▶문의:(213)365-8285 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예술 갈등 전시 작품 예술 사이 작품 활동

2024-04-07

CSO, 무티 후임에 20대 메켈레 선임

세계적인 교향악단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가 지난해 공식 사임한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리카르도 무티(82) 후임으로 핀란드 출신 클라우스 메켈레(28) 오슬로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를 내정했다.   CSO 운영진은 2일 이사회의 만장일치 결정으로 메켈레 선임 소식을 전하며 "1891년 설립된 CSO 역사상 가장 젊은 나이에 음악 감독에 오르는 기록을 쓰게 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베네수엘라 출신 구스타보 두다멜(43)이 28세 때인 2009년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이래 주요 오케스트라 수장에 오르는 최연소 지휘자가 된다.     메켈레는 2027-2028 시즌부터 5년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메켈레는 1996년 핀란드 헬싱키의 유명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시벨리우스 음악원을 졸업했다. 애초 첼로 연주로 음악을 시작했으나 12세 때부터 핀란드 국립 오페라단에서 활동하던 중 지휘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2017년 9월 스웨덴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지휘자로 데뷔해 관심을 모으며 최연소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현재 오슬로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외에도 파리 오케스트라와 2027 시즌까지 음악감독 계약을 맺고 있고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예술 파트너도 맡고 있다.   한편 무티는 2008년 CSO 음악감독직을 수락하고 2010년 9월 취임해 13 시즌을 이근 뒤 2022-2023 시즌을 끝으로 공식 은퇴했다. CSO는 무티를 종신 명예음악감독으로 추대했으며 무티는 수석 객원 지휘자 타이틀을 달고 CSO를 이끌고 있다.   Kevin Rho 기자후임 선임 파리 오케스트라 오케스트라 예술 종신 명예음악감독

2024-04-03

[삶과 예술] 자연의 소리 ‘팬플룻’

이 세상의 악기 중 가장 오래되었다는 팬플룻은 먼 옛날 풀피리를 엮어 불다가 점점 발전하여 갈대나 대나무 재질로 여러 관을 뗏목처럼 차례로 연결해 놓은 원시적인 특징을 갖는 악기이다. 요즘은 각 매체에서도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몇 가지 수칙 중에 주 3회 이상 운동이나 댄스 하기, 건강한 식사하기, 인지훈련 꾸준히 실시하기 등 중에서 한 가지 악기 배울 것도 권장하고 있다. 뇌를 활성화해엔도르핀의 효과와 건강에 매우 좋다는 것이다.   필자가 이 악기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오래전 ‘Kill Bill’이란 영화의 OST 곡인 ‘외로운 양치기’(The Lonely Shepherd) 곡을 연주한 악기가 바로 팬플룻이란 것을 알았고, 대나무에서 나오는 묘한 자연의 소리에 매료되어 한동안 멜로디를 다 외울 정도로 듣고 또 듣고 하던 시절이 있었다.   바쁜 생활과 댄스 지도에 매달리며 잊고 있다가 4년 전어느 날 무심코 펼친 신문광고에 남미 민속악기 팬플룻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문구를 보는 순간 오래전에 잠재되어 있던 또 다른 나의 도전의 꿈이 ‘아~ 이거다’ 하며 머리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바로 다음 날 전화를 걸고 음악실로 달려가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당연히 댄스 지도를 하며 바쁜 시간 짬을 내 공부하기는 쉽지 않았다. 처음엔 소리도 잘 안 나고, 숨도 차고, 관 이동도 쉽지 않아 너무 어렵게만 느껴졌었다. 하지만 이것도 예술 분야인데 어디 한 번 해보자는 욕심(?)이 생겨나 꾸준히 하다 보니, 팬플룻이란 악기는 작고 가볍고 단순한 관 형태로 만들어져서 한 관(Tube)만 부는 요령을 터득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악기란 걸 터득하게 되었다.   이일성 지도 강사님은 한국 팬플룻협회에서 지도자 과정을 수료, 수많은 연주와 서울 목신팬플룻 초대단장을 역임하시다가 이민 오시어 매년 한 번씩 팬플룻 강좌를 개설하여 교육에 열정을 다하고 계신다. 미국에서 강사님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인데, 다행히도 2015년부터 팬플룻 아카데미를 개설해 주시어 너무나도 감사하고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올봄 시즌에는 한 달간 무료 강좌가 있을 예정이다. 강사님의 목표는 아예 처음부터 팬플룻 연주자로 변신하는   과정으로 커리큘럼이 짜여 있어 무대에서 실전 연습으로 진행하는 점이 나를 설레게 하였다. 최근에는 뉴저지 밀알학교에서 장애우들에게 댄스 지도와 더불어 팬플룻 연주도 들려주며 그들의 행복한 모습을 통해 부족한 나에게 감사를 깨닫게 해준다.   팬플룻 동호회에서는 한인회, 데이케어, 교회찬양축제 등 초대받아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행사로는 뉴욕 추석맞이 대잔치,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 거리축제 등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 등이 있다.   인생의 후반전에 나에게 팬플룻은 너무나 멋진 선택이었고, 음악과 함께 더더욱 풍요로워진 100세 시대에 발맞추어   왈츠, 탱고와 함께 팬플룻까지 꽃길을 걷고 싶은 이 마음~~! 한수미 / 영댄스 대표삶과 예술 팬플룻 자연 팬플룻 연주자 한국 팬플룻협회 팬플룻 아카데미

2024-03-18

덴버 메트로 2022년 총 26억 달러

 덴버 메트로지역에서 2022년 한해동안 예술 및 문화로 창출된 경제 활동 규모가 26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CBS 뉴스 등 덴버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콜로라도 예술 비즈니스 위원회’(Colorado Business Committee for the Arts/CBCA)는 메트로 덴버의 2년마다 열리는 경제 활동 연구(Economic Activity Study of Metro Denver)에서 2022년 한해 26억 달러가 창출됐다는 사실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업계가 멋지게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CBCA는 특히 문화 관광(cultural tourism) 부문이 총 6억 5,400만 달러를 창출해 2020년 대비 143.5%, 2019년 대비 15% 증가했다고 아울러 밝혔다. CBCA의 크리스틴 데이 사무총장은 “덴버 메트로 지역의 비영리 예술 및 문화 부문에서 창출되는 26억 달러의 경제 활동은 직·간접적인 경제 활동의 결과다. 쇼 등 각종 이벤트 운영, 티켓 판매가 직접적인 지출이라면 누군가가 덴버에서 열리는 쇼에 와서 식당이나 호텔에서 돈을 쓰는 것은 간접적인 지출”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경제 활동 연구에는 특히 전염병 구호를 위한 전례 없는 연방 자금 지원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 유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그 기금이 고갈됐기 때문에 예술 및 문화 단체들은 이를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데이 사무총장은 “예술 및 문화 부문에서 창출된 경제 활동 규모 26억 달러는 2020년에 비해 72%, 2019년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에 비해 13.6% 증가한 수치다. 이는 해당 부문의 경제 활동이 어느 정도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술 분야 고용도 2022년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만3,551명이 예술, 문화 또는 과학 단체로부터 급여를 받았는데, 이는 2020년보다 39.9%, 2019년보다는 1.2% 늘어난 것이다. 예술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은 더 많아졌지만 여전히 이벤트를 즐기는 관객들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데이 사무총장은 “최근 연구에서 관객수를 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관객수가 1,500만명에 달했으나 2022년 기준 관객수는 1,290만명으로 파악됐다. 이 수치는 대면 스포츠인 스키 산업보다는 많지만 우리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싶다”고 전했다. 클레오 파커 로빈슨 댄스(Cleo Parker Robinson Dance)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덴버 지역의 많은 예술 및 문화 단체 중 하나다. 이 단체의 말릭 로빈슨 대표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운이 좋게도 직원을 해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 다함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2021년 엘리 코킨스(Ellie Caulkins) 오페라 하우스에서 가을 콘서트를 열었을 때 관객수는 약간 암울했으나 2020년에는 개선됐다. 2022년과 2023년에는 관객수가 30%나 급증했는데 이는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예술 및 문화 단체에 대한 기부금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및 정부 지원 자금이 주를 이룬 가운데, 재단과 기업 기부가 총 2억 9,400만 달러나 증가해 2020년 대비 30.6%, 2019년 대비 37.7%가 각각 늘어났다.              이은혜 기자덴버 메트 덴버 메트로지역 덴버 지역 예술 문화

2024-02-12

예술의전당 공연 LA서 감상

  LA 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이 서울 예술의전당(SAC)과 공동 주최로 오는 25일부터 3월 초까지 ‘공연예술 콘텐츠 특별 상영회’를 개최한다.     3개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행사는 예술의전당이 선별한 예술 콘텐츠를 대형 스크린을 통해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SAC on Screen’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첫 상영 작품은 ‘윤보선 고택 쌀롱콘서트’ 실황으로 오는 25일 오후 7시에 열린다.     서울 안국동 소재 윤보선 전 대통령 고택에서 열린 콘서트로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가운데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을 감상할 수 있는 실내악 연주 영상이다.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이 예술감독으로 이끄는 서울실내악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로 신박듀오, 문지영, 박규희, 노부스 콰르텟 등 한국 클래식을 대표하는 연주자들을 만날 수 있다.   2월 15일 오후 7시에는 연극 ‘여자만세’가 상영된다. 한국 여자만세&극단 휴먼비가 제작한 연극 ‘여자만세’는 고지식한 시어머니와 순종적인 며느리가 사는 집에 70대 ‘이여자’가 하숙생으로 들어가며 벌어지는 수상하고도 아찔한 3개월간의 동거를 다룬 작품이다.     3월 7일 오후 7시에는 발레 ‘지젤’이 상영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은 최고의 낭만 발레로 공연 당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에서 유례없는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정상원 LA 한국문화원장은 “예술의 전당에서 엄선한 수준 높은 공연 콘텐츠 가운데 장르별로 선별해 상영한다”며 “한국에서 직접 공연을 관람하는 것과 같은 현장감 있는 공연 감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상영은 무료이나 사전 예약이 필요하며 KCCLA 웹사이트(KCCLA.org)에서 할 수 있다.     ▶주소:5505 Wilshire Blvd., LA ▶문의:(323) 936-7141 이은영 기자예술 전당 공연예술 콘텐츠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 감상

2024-01-21

[이 아침에] 노래가 흐르는 길

색은 빛이 만들어낸 신비스러움이요, 노래는 소리가 만드는 아름다움이다. 새벽 햇살이 어둠을 몰아내고 새들의 노랫소리에 산과 들이 꿈에서 깨어나는 아침, 새날은 기지개 켜고 일어나 새로운 전설을 꾸미기 시작한다. 아기가 자라며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부모의 사랑에 행복해 즐거운 듯 노래하고 춤을 추어 보인다. 이 땅 위에 사람도 말을 하기 이전부터 노래 부르고 춤을 추었으리라.   아기가 태어나 자라는 과정은 우리 생명의 지난날들을 잘 보여주는 듯하다. 아기의 잉태 과정부터 정자가 수억의 경쟁자를 물리쳐야 하는 생존경쟁이다. 이후 어머니 뱃속에서 성장하며 많은 과정을 거쳐 태어난다. 마치 인류가 태초부터 오늘에 이르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하다. 탯줄이 끊기고 소리 내어 우는 때까지 인류의 창조는 진화의 순서이었음을 이야기해 준다.   우리는 모두 한 우물에서 왔다. 뿌리를 찾아가면 모두 한곳에 모이고 뿌리가 있기 전에 씨앗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노래, 창은 동편제와 서편제로 나누어 문자가 있기 이전부터 노래에서 노래로 전해져 민요, 설화, 무가, 판소리들로 오랜 옛날의 이야기가 후세에 전해졌다고 한다. 노래는 언어로 발달하고 언어는 문자를 만들고 문자는 문학을 탄생시켜 우리가 즐겨 쓰는 시는 문학의 어머니가 되지 않았을까.   시를 쓰는 시간이면 즐겁기만 하다. 모든 잡념에서 벗어나 하나의 생각과 느낌을 마음에 담아 상상의 날개는 한없는 공간을 오르내리며 온 우주를 누빈다. 창작의 희열에 취했다가 깨어나 가끔은 독자가 되어 나를 돌이켜 보며 현실을 관조하기도 한다. 오감을 동원하여 감각적으로 그려 보이면 묘사를 하고 은유적으로 암시하면 독자도 나름대로 전율을 느껴 작가의 느낌을 상상 속에 더욱 선명하게 공명하여 시의 주제는 더욱 깊은 감동으로 전해진다.   달 밝은 밤 둘이서 언덕 위에 앉아 손잡고 부른 노래는 가슴을 울려 새로운 인생길이 열린다. 아이들을 낳아 기르고 가족을 꾸려가는 삶은 한없는 기쁨과 어려움을 겪고 하늘이 모든 목숨에 내려준 임무였음을 지나고 난 세월을 돌이켜 본다. 이제 내 한평생 노래하고 말하고 글을 쓰게 되어 이 땅 위에 자국을 남기었다.   사랑이 있었기에 종교가 있고, 노래와 춤이 있었기에 예술이 있고, 이성이 있었기에 과학이 있어 우리는 영성, 감성, 이성의 세 다리를 짚고 고구려의 삼족오(다리 셋의 까마귀)처럼 자신의 인생을 꾸려가고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인류의 막내는 성숙한 어른이 된다. 그리고 그들이 낳고 키울 우주세대는 성스러운 믿음, 고귀한 예술, 우주를 나르는 과학으로 인류의 황금기를 맞을 것이다. 막내가 길러낸 우주세대는 인공지능을 가진 죽지 않는 기계 인간으로 우주 안에 보금자리를 찾아 별나라에서 노래 부르며 삶을 시작할 수 있을까.  최용완 / 건축가·시인·수필가이 아침에 노래 예술 우주 잉태 과정 이후 어머니

2024-01-16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버리는 것도 예술이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 채우는 것보다 버리기는 더 어렵다. 집안을 찬찬히 돌아보면 필요한 것보다 필요 없는 것들이 더 많다. 냉장고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쌓여 있다. 어느 것부터 먹어 치워야 하나? 눈 뜨면 냉장고 문 열고 노심초사 한다. 먹거리가 널브러져 있으니 다이어트는 물 건너 간 공수표다.     손수 농사를 지으신 어머니는 쌀 한 톨도 귀히 여긴 분이다. 어릴 적부터 먹는 음식 버리면 죄 받는다고 교육받아서 내 그릇에 담긴 먹거리는 날름 해치운다. 그 뿐이랴! 식성도 좋아 ‘잘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며 육해공군 안 가리고 폭풍 흡입한다.   옷장은 백화점과 굿윌스토어를 방불케 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 정리 하는 게 진저리가 나서 ‘또 새 옷 사면 인간이 아니다’라고 맹세 하지만 세 살 버릇은 여든까지 간다. 나물 캐러 가는 처녀처럼 핑계는 가지각색이다. 입을 옷이 즐비한데 입을 게 마땅하지 않다니 무슨 황당한 소리! 바겐세일이라서 근검 절약을 목표로 구입한 옷들은 여태 딱지도 안 떼고 옷장에서 노려본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 쇼핑은 낭비가 아니라 정신건강을 위한 투자라는 개념은 다소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부엌은 불필요한 그릇들이 차고 넘쳐 정리정돈이 안 된다. 버리기에는 아깝고 갖고 있자니 보관할 곳이 태 부족이다. 마음 크게 먹고 버리고 난 다음날 꼭 필요하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사는 집이 아수라장이 안 되려면 7년에 한 번씩 이사를 해야 한다는 이웃 어른의 말이 생각난다. 이삿짐을 싸면 자동으로 정리가 된다.    그동안 나름대로 ‘깔끔’을 기치로 집안을 꾸몄는데 이삿짐 싸며 잡동사니 증후군이 의심될 정도로 난장판이다. 새집으로 이사 오며 살아온 인생 정리하듯 왕창 버리고 가구와 살림살이를 자선단체에 기증했다.   버리면 사는 게 가벼워진다. 주변을 둘러 싼 물질과 힘겨루기 하는 대신 영혼의 자유와 편안함과 누릴 수 있다. 보이는 것들에서 해방되면 비어 있는 것들의 실체가 보인다.     환경이 인간 정신의 많은 부분을 지배한다. 쾌적하고 평화로운 환경은 마음의 평온을 준다. 주변이 산만하고 복잡하면 집중해서 몰입하기 힘들다.     ‘적은 것이 풍부한 것이다(Less is more)’라는 로버트 브라우닝(Andrea Del Sarto)의 어록은 미니멀리즘을 예술로 승화시킨다. 미니멀리즘(minimalism)은 최소주의 (最小主意)를 의미하는데 단순함에서 우러나는 미(美)를 추구하는 사회 철학 또는 문화•예술적 사조를 말한다. 미니멀리즘이란 용어는 1960년부터 본격적으로 쓰였지만 동양 미술 특유의 예술적 영감인 ‘여백의 미’는 거시적 의미의 미니멀리즘으로 서양 문화를 앞선다. 미니멀리즘은 복잡한 겉치장이나 불필요한 부속에 불과한 표현들을 작품에서 완전히 제거하고, 사물의 본질적인 내용만을 추구한다.     냉장고 음식 버리고, 가구를 심플하게 바꾸고, 스타일을 바꾼다고 인생이 정리되지 않는다. 생활의 때를 벗고, 정신의 혼탁함에서 평온을 얻고, 힘겨운 인연의 고리 끊고, 홀로 서기 해도 외롭지 않는, 마음의 정원에 한 떨기 꽃향기 간직할 수 있는 사람은 영혼의 ‘미니멀리스트(minimalist)’다.     ‘완벽함이란, 더 보탤 것이 남아 있지 않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완성된다’는 생텍쥐베리의 말을 새긴다. 기쁨은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적은 것을 즐길 수 있을 때 충만해진다. 버리고 또 버리면 가는 길이 훨씬 가벼워진다. 더 이상 뺄 것 버릴 것이 없는 날에 이르면 나비 되어 자유롭게 나를 수 있지 않을까.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예술 문화 예술적 예술적 영감인 냉장고 음식

2024-01-09

[열린광장] 나의 재미있는 예술 취미 ‘LEOX’

한적한 시골에 살며 나이가 들다 보니 취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들이 그림, 글쓰기, 사진촬영 등인데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것은 없을지 계속 궁리를 했다. 그래서 나름 새로운 장르로 생각해 낸 것이 ‘LEOX’다. ‘LEOX’는 ‘Laser Engraving on X’의 약자다. 여기서 ‘X’는 나무, 돌, 종이 등 다양한 재료들이 될 수 있다. 우선 내가 사는 버지니아에서 많이 나는 목재를 이용해 새김 작업을 해 보기로 했다. 다행히 집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거리에 버지니아에서 손꼽는 나무공방이 있어 필요한 목재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LEOX 알고리즘’의 처리 단계를 간단히 소개한다.   1. 연필이나 목탄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거나 로고 디자인 2.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그림 파일 저장 3. 그림의 주제와 로고의 크기에 맞는 목판 제작 의뢰 4. 컴퓨터와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그림 파일을 목판에 새길 수 있도록 조정 5. 레이저 프린터에 준비한 목판을 고정하고 레이저 프린팅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그림 파일을 올리고 레이저 출력 준비 6. 레이저 프린터에 출력 명령을 내리고 작업이 완료되면 최종 결과물 LEOW를 확인. 여기서 ‘W’는 나무를 의미한다.   이와 동일한 방법으로 돌이나 금속, 두꺼운 종이 등에도 이미지 새김 작업을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단체의 로고를 나무판에 새겨 병따개, 문진, 그리고 잔 받침 등을 차례로 만들어 보았다. 그다음에는 붓글씨를 나무판에 새김해 보았고, 3단계로 드로잉한 그림들을 목판에 새겨 보았다. 현재까지 세 작품을 완성하였는데,  최근에는 위에 설명한 방법에 따라 인물사진을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단순화, 추상화하고 새김해 두 개를 만들어 하나를 친구 부부에게 선물로 보냈다.   컴퓨터 및 통신기술, 사진기술, 예술, 그리고 목공을 결합해 무언가 참신한 것들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사무용 루빅큐브 형태의 다목적 문구를 설계했다.  메모, 클립, 편지, 편지따개, 연필과 만년필 같은 필기구 등을 꽂을 수 있고 간단한 그림이나 멋진 문구를 앞면에 새기는 것으로 목공방에 제작의뢰를 해 놓은 상태이다.   그림만 그리면 좀 따분하고 실용성이 별로 없던 차에, 목재를 이용해 실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생활용품을 제작하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림이 새겨진 도마나 독서에 필요한 책꽂이, 편지함이나 편지꽂이, 그리고 휴대전화기 받침대 등이다.  최근에는 단골 목공방의 협조를 얻어 목공예품 제작을 하고 남는 자투리 목재를 받아  작품을 만들고 있어 환경보호에도 일조하는 ‘재활용 예술’의 기쁨을 맛보고 있다. 다만 목공예 장비와 레이저 프린터의 가격이 너무 비싸 작품을 외주로 만드는 아쉬움은 있다.   새김 작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판화처럼 원작을 여러 개 복제할 수 있다는 매력이었다. 복수로 제작된 작품은 집안 장식품으로, 지인 선물용, 또는 기념품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작품을 받은 분들의 감사와 격려에  보람을 느낀다. 첫 번 째로 제작한 그림 하나는 수집가에게 팔리기도 했다.     앞으로도 새로운 아이디어로 혁신적인 예술의 시도를 할 예정이다. LEOX는 나에게 많은 활력을 주는 ‘재미있는 예술 취미’가 되고 있다. 최영배 / 리전트대학교 공학·전산학과 교수열린광장 재미 예술 재활용 예술 레이저 프린터 목공예품 제작

2024-01-05

[음악으로 읽는 세상] 오페라 ‘살로메’

영국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는 데카당스의 진수를 보여준다. 살로메는 성경에 나오는 인물로 헤롯왕에게 세례 요한의 목을 베어 은쟁반에 담아오도록 요구한 엽기적인 팜므 파탈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수많은 팜므 파탈이 예술작품에 등장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팜므 파탈이 치명적인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 시기는 데카당스 예술이 풍미하던 19세기 말이 아닐까 싶다. 데카당스는 쇠퇴 혹은 퇴폐라고 번역되는데, 난숙기의 예술 활동이 내용이나 형식에서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정상적인 힘을 잃고 지나친 향락주의나 탐미주의에 빠지는 세기말적 징후를 말한다.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오스카 와일드의 ‘살로메’를 오페라로 만들었다. 예술사적으로 볼 때, 와일드의 ‘살로메’가 R 슈트라우스의 음악과 만난 것은 필연이었다. 이 엽기적인 작품에는 어떤 음악이 어울릴까. 사실 낭만주의는 탐미주의와 데카당스로 상징되는 이 세기말 병(病)을 표현하기에는 너무 낡은 도구였다.   이 오페라를 작곡할 당시 R 슈트라우스는 낭만주의를 넘어 모더니즘으로 가고 있었다. 그는 수 세기 동안 서양음악을 지배해 온 조성(調性)의 굴레를 벗어던지고자 했다. 실제로 오페라 ‘살로메’에는 조성이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이 나온다. 서로 다른 조성이 동시에 등장해서 충돌하기도 하고, 파격적인 방식으로 조(調)가 바뀌기도 한다. 그렇게 듣기에 불편한 불협화음과 애매모호하고 신비한 화성으로 ‘살로메’의 세기말적 병폐와 탐미적 데카당스를 그렸다.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는 슈트라우스로부터 촉발된 음악의 모더니즘을 ‘알프스 저편에서 넘어온 음악의 성병(性病)’이라고 비난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시절, 이런 ‘음악적 성병’  말고 살로메의 성도착증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과연 있었을까.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오페라 살로메 오페라 작곡가 데카당스 예술 음악적 성병

2023-12-18

세계 최초 아트테마파크 루나루나 LA에서 재개장

세계 최초의 예술 놀이공원인 ‘루나루나(사진)’가 LA에 재개장한다.     예술전문매체 ‘로시피엘’에 따르면 1987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키스 해링, 장 미쉘 바스키아, 데이비드 호크니 등 유명 현대미술 아티스트들이 직접 참여해 놀이기구 30여 개를 만들었던 세계 최초 예술 놀이공원인 루나루나(Luna Luna) 파크가 복원된다.   유명 래퍼 드레이크가 1억 달러를 투자한 루나루나 놀이공원 복원 프로젝트는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됐으며 현재 다운타운 아트디스트릭트 인근 이스트 6가에 문을 열었다.   루나루나는 오스트리아 출신 아티스트 겸 큐레이터 안드레 헬러가 10년 동안 30여 명의 아티스트들을 모아 키스 해링의 회전목마, 장 미쉘 바스키아의 대관람차, 케니 샤프의 행운의 수레 바퀴 등 다양한 예술작품과 놀이기구가 어우러진 놀이공원을 탄생시켰다.   한편 함부르크의 첫 시즌을 성공리에 마치고 유럽 투어를 돌 예정이었지만 정치적 상황과 자금 문제, 소유권 이전 과정에서 끊이지 않는 법적 분쟁으로 결국 15년간 방치됐었다. 내년부터는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세계 투어를 이어갈 계획이다.   루나루나의 티켓 구매 및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lunaluna.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놀이공원 루나루나 루나루나 놀이공원 루나루나 파크 예술 놀이공원

2023-12-18

[아트에콜로지] ‘예술적 경험’이 최고의 투자

파리가 다시 돌아왔다. 최근 다소 주춤했지만 1980년대만 해도 세계 예술과 패션의 중심지는 파리였다. 20세기의 얘기만은 아니다. 17세기 프랑스 부르봉 왕조가 주도한 로코코 문화는 지극히 화려한 미감으로 당시 유럽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더욱이 ‘태양왕’ 루이 14세가 세운 베르사유 궁전은 절대왕정 시대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베르사유 궁전은 왕의 거주공간을 넘어 유럽 사교계 네트워크의 거점이었다. 지방 봉건 영주들은 왕실과 네트워크를 맺으려 베르사유를 찾았다.   당시 프랑스 왕들도 봉건 영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했다. 루이 14세는 왕권을 강화·과시하는 데 이 궁전을 최대한 활용했다. 지방 영주들은 왕이 정한 특정 지점에서 왕을 ‘영접’해야 했다. 루이 14세는 이처럼 건축을 통한 통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도전했다.   지난해 파리에 새로운 예술적 바람을 일으킨 아트 바젤 파리 플러스(Paris Plus)의 올가을 행사에 다녀온 기억이 생생하다.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이끄는 LVMH 그룹이 ‘현대판 베르사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 파리는 다양한 전시와 파티, 특히 내년 파리올림픽 준비로 분주했는데, 이런 일련의 행사 한복판에 바로 LVMH 그룹과 아르노 회장이 있었다. LVMH는 지난 4월 유럽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5000억 달러를 넘겼고, 아르노 회장 또한 2022년 세계 1위의 부자 반열에 올랐다. LVMH 그룹은 1987년 패션하우스 루이뷔통(Louis Vuitton)과 주류회사 모에 헤네시(MoetHenessy)의 합병으로 설립됐다.   아르노 회장은 원래 부동산 개발업자였다. 땅을 사서 건물을 짓고 임대사업을 하던 그는 어느 날 루이뷔통과 샤넬이 입점하면 무조건 임대가 잘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브랜드의 가치, 즉 콘텐트를 구매하는 것이 부동산 시장에서의 성공 비법임을 발견했다. 그는 이후 유서 깊은 75개 명품 브랜드를 사들였다. 그리고는 성장엔진의 하나로 아트와 건축과의 협업을 선택했다. 인터넷 유통 시대를 준비하는, 새로운 ‘경험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LVMH 상품을 파는 공간은 멋진 건축가들의 작품이 됐고, 그 안에서 파는 옷과 가방은 마치 미술관의 작품처럼 디스플레이됐다. 명품을 사지 않고도 공간만을 보러 가는 사람도 늘었다. 아르노 회장은 인스타그램의 온라인 과시 문화를 예견이라도 했던 걸까.   특히 루이뷔통은 2001년부터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시대를 처음 열었다. 프랑스 회사임에도 일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와 쿠사마 야요이를 불러들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루이뷔통 매출의 38%가 일본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올해 진행한 쿠사마 야요이의 아트 콜라보레이션은 론칭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전 세계적으로 매진 행렬을 보였다. 이처럼 협업 컬렉션의 효과는 엄청났다. 이 멋진 미술관 같은 곳에 파는 명품이란 새로운 존재감이 생겼다.   아르노 회장의 예측과 전략은 들어맞았다. LVMH 그룹 제품은 높은 가격에도 전 세계 20~30대가 주목하는 브랜드가 됐다. 올 2분기만 해도 그룹 매출이 466억 달러(약 61조원)를 기록하였다.   아르노 회장은 기업과 아트의 협업을 중요시했다. 파리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 자신의 예술적 흔적을 남기려고 했다. 2014년 그의 친구이기도 한 건축가 프랭크 게리에게 의뢰해 파리의 불로뉴 숲에 루이뷔통 재단 미술관을 설립했다. 뉴욕 명품거리 5번가와 런던의 해로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루이뷔통 매장에서는 쿠사마 야요이를 모델로 한 대형 설치미술을 만들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이제 최상급 럭셔리 호텔 사업까지 진출했다. 2001년 파리 퐁네프 다리 너머에 슈발 블랑(Cheval Blanc) 호텔을 오픈했다. 또 2024 파리올림픽의 공식 후원사 자격으로 파리가 지향하는 문화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아르노 회장이 일군 ‘브랜드 왕국’과 베르사유 태양왕이 만든 건축 통치 패러다임, 그 사이엔 무엇이 있을까. 그 둘은 변화하는 시대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하고, 또 그것을 팔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예술의 역량을 절감했다. 익명의 사람들을 긴밀하게 연결하는 예술의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럭셔리 제국의 황제’ ‘캐시미어를 입은 늑대’로 불리는 아르노 회장, 그야말로 이 시대의 예술에 열정을 가진 태양왕이 아닐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 이지윤 / 숨 프로젝트 대표아트에콜로지 예술 경험 아르노 회장 세계 예술 내년 파리올림픽

2023-11-19

제 2회 K 르네상스 예술 퍼포먼스 성황리에 마쳐

미주 한인사회의 예술 부흥을 모토로 뜻있는 한인들이 만든 ‘K-르네상스’(회장 지나 김)가 지난 4일 수채화의 거장 알바로 캐스터그넷을 초청, 그의 작품 세계와 함께 피아니스트 장성씨의 콜라보 연주를 직접 감상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옥스포드 호텔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우루과이 출신의 알바로 캐스터그넷은 자신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미술 세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또 이날 현장에서 수채화 작품을 그려 참석자들의 큰 관심과 호응을 얻었다.   캐스터그넷은 그 동안 많은 미술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전시회를 열었고, 국제 예술 행사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하는 등 수채화의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 우루과이 대통령인 Luis Lacalle Pou 가 대통령 관저에 알바로의 작품 '몬테비데오 하버'를 소장하고 있을정도로 우루과이의 영웅이다. 그는 특히 미술 작업 때 한국산 수제 브랜드 붓을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알바로 캐스타그넷이 페인팅 퍼포먼스를 하는 동안 영감을 받은   피아니스트 장성씨의 연주가 콜라보로 어우러질때 음악과 미술 퍼포먼스의 하모니에 모두들 어디서도 맛볼수 없는 아름다움의 감동을 받았다   지나 김 회장은 “대단한 분을 초청해 함께 대화를 나누고 직접 작업하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첨석자들에게 큰 힐링을 선사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을 초청해 더욱 깊이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도록 다채로운 이벤트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K-르네상스’는 한인사회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문화와 예술 분야의 질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타커뮤니티와의 예술 교류 증진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봉현 LA상의 회장, 이용기 전 LA상의 회장, 정병화 전 OC상의 회장, 노상일 OC 상공회장, 에드워드 손 옥타 LA 회장, 곽도원  미주 도산기업사업회장, 신영신 시니어센터 이사장 등 경제인 60여명이 참석했다. 르네상스 퍼포먼스 미술 퍼포먼스 페인팅 퍼포먼스 예술 분야

2023-11-06

사진 예술의 ‘새로운 시각을 찾다’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페이스 A 갤러리에서 사진 예술의 새로운 차원을 추구하는 특별한 사진 전시회가 열린다.     ‘새로운 시각을 찾다(Finding New Perspective)’라는 주제로 다음 달 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작가의 주도적 해석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독창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참여 작가는 김경원, 김명실, 이종남, 장인경, 루이스 이버스, 마카 번스 등 6명이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페이스 A 갤러리 지현 관장이 지난 20일 세상을 떠나면서 ‘새로운 시각을 찾다’ 전시회는 고인을 추모하는 의미와 함께 사진에 대한 그의 예술관을 확인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되었다. 그는 “사진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매체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진작가의 주관적인 해석과 표현이 강조되면서 현실을 재현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며 전시 기획을 밝혔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고인은 이러한 사진의 변화를 반영해 보여지는 피사체를 사진기를 통해 그대로 옮겨내기보다 결과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작가의 주도적이고 예술적인 해석에 주목하고 표현 방법과 공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작가의 내면과 맞닥뜨리는 피사체의 심미적 교감에 주안점을 두고자 했다. 또한 사진작가의 주관적인 해석과 표현을 강조하고 사진과 결합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작가의 독창적인 시각을 제시하는 작품을 통해 관람객의 시각이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개관 시간은 화요일~토요일 오전 11시-오후 4시,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한다.     ▶주소: 1458 S. San Pedro St., #320, LA   ▶문의: (714)757-8061 이은영 기자예술 시각 사진 예술 이번 전시회 사진 전시회

2023-10-29

이민자의 두 문화, 예술로 승화…한국·일본 작가 그룹전 ‘회상’

이민자로서 새로운 문화를 접하며 성공적으로 두 문화를 접목한 작가들의 공통된 이야기를 작품으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샤토갤러리(관장 수 박)는 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여섯 명의 유명 작가들의 그룹 전시회 ‘회상 (Reminiscence)’을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국 또는 일본의 기억들을 자신의 창조적인 예술로 승화시키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는 예술에 대해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한인 원로 작가 현혜명, 김소문, 강태호와 뮤지엄 작가로 알려진 일본 작가 카오르 만수르, 에치코오히라, 미노루오히라 등이다. 종이 조각, 장난스러운 콜라주 작업, 식물의 묘사, 반복 패턴의 시스템, 상형 문자의 상징물, 고요함에 대한 내재적인 성찰을 통한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수 박  샤토갤러리 관장은 “이민 작가들의 다양한 문화적 경험들을 바탕으로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을 재발견하고 그것들을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며 “독특한 색감과 재료를 사용해 문화적 상징물을 조형화시키고 두고 온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따뜻한 색감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오프닝 리셉션은 오는 30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다.     ▶주소:3130 Wilshire Blvd. #104   ▶문의:(213)277-1960 이은영 기자일본 이민자 문화 예술 문화적 상징물 문화적 경험들

2023-09-24

[시조가 있는 아침] 꿈에나 님을 볼려 -호석균(생몰연대 미상)

꿈에나 님을 볼려 잠 이룰까 누웠더니   새벽달 지새도록 자규성(子規聲)을 어이하리   두어라 단장(斷腸) 춘심(春心)은 너나 나나 다르리   -청구영언    이별의 아픔은 예술로 남고   임이 떠나신 후 그리운 마음을 참을 길 없다. 꿈에서라도 임을 보려고 잠을 청하였는데, 밤새도록 두견새가 울어 잠을 이룰 수 없다. 두견은 짝을 찾아 운다고 하니 애끊는 그 마음이야 너나 나나 다르겠는가.   호석균(扈錫均)의 호는 수죽재(壽竹齋)이며, 안민영과 함께 운애산방(雲崖山房)에 출입하던 가객이었다. 운애산방은 당대 풍류가객으로 이름 높던 박효관이 흥선대원군의 후원으로 필운대에 만든 장소였다. 이곳에서 19세기 후반의 수준 높은 가곡이 다듬어졌다. 따라서 호석균은 당대의 가객임을 알 수 있다.   사람의 한 생애는 이별의 연속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단장(斷腸)의 아픔이지만 그 슬픔은 예술 작품으로 승화하기도 한다. 이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고 범죄의 형태로까지 나타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 공자는 애이불상(哀而不傷)이라 하였으니 아무리 슬퍼도 몸과 마음을 상하지는 않아야 할 일이다. 유자효 / 한국시인협회장시조가 있는 아침 미상 당대 풍류가객 예술 작품

2023-09-08

[문화산책] 예술 창조의 정점은 생명 탄생

미술가들이 남긴 좋은 말씀을 골라서 우리 동네 미술가들에게 보내는 일을 여러 해 동안 계속해왔다. 그런 명언이 작가들의 창작 활동에 구체적인 교훈이 되고, 자극이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었다. 깊은 사색의 실마리를 던져주는 말씀들은 생각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No Brain) 사람들이 늘어갈수록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받아 읽는 이들에게 얼마나 보탬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게 좋은 공부가 되었으니 보람을 느낀다. 보내줄 말씀을 고르면서, 예술과 삶의 본질을 찌르는 말씀에 감탄하고 자극을 받는 때가 참 많았다. 나도 모르게 무릎을 치기도 하고, 옷깃을 여미기도 한다.   가령 윤형근 화백(1928년-2007년)의 이런 말씀도 그렇다. “예술은 만드는 것이 아니요, 낳는(生)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든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의 생각에서 몸짓으로 해서 손으로 이루어질 때 그것은 그 사람이 낳는다고 볼 수 있다. 자연의 미는 자연이 낳는 것이요, 인간의 미는 인간이 낳는 것이다.”   “예술은 낳는(生) 것이다”라는 말, 대단히 근본적인 뜻을 가진 말씀이다. 생명의 참뜻을 말하는 것이다. 흔히 예술 작품의 탄생을 산고(産苦)에 비유한다.   예술은 곧 생명이라는 생각, 우리 옛 선비나 예인(藝人)들은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난초를 그린다’가 아니고 ‘난초를 친다’고 하는 것이다. 새끼를 ‘친다’는 말과 같이 생명을 ‘낳는다’는 말이다.   위대한 예술가 중 가장 많은 명언을 남긴 사람은 단연 반 고흐일 것이다. 동생 테오에게 보낸 700통에 가까운 편지를 비롯해 가족, 친구 등 여러 사람에게 보낸 편지에 자신의 생각, 꿈, 삶과 예술철학을 빼꼭하게 담아 보냈는데, 그 안에 보석처럼 빛나는 말씀들이 너무도 많다. 우리의 앞길을 밝혀주고, 함께 생각해보자며 손을 잡는 명언들이다.   고흐는 죽는 날까지도 “자신의 그림은 가장 위대한 예술작품인 자녀들을 돌보면서 가정생활을 하는 노동자와 농부의 소명보다 못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에도 그런 생각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지난 해, 어느 책에선가 책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은 아이를 낳는 것과 같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저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자연스럽고 훌륭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윤형근 화백의 생명 존중보다 한결 적극적이고 종교적이다. 반 고흐는 ‘생명의 탄생이 예술적 창조의 정점’이라고 선언하고, ‘일상적인 삶의 거룩함’을 소중하게 강조했다.   그런 고흐는 안타깝게도 평생 독신으로 살았기 때문에 ‘생명 탄생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동생이자 예술적 동지인 테오의 아이, 즉 조카가 곧 태어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너무도 기쁜 마음으로 ‘아몬드 꽃나무’(1890년작)를 그렸다. 아기방에 걸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그림은 소원대로 아기방에 걸렸고, 고흐는 죽었다.   ‘첫 걸음마’(1890년작)도 그런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아기의 첫 걸음마 순간을 바라보며 감격하는 농부 부부의 모습을 통해 ‘삶의 거룩함’을 노래한 이 작품은 고흐가 평생 스승으로 모신 밀레의 그림을 베낀 것이다.   생명을 낳고 기르는 일이 어떤 예술작품보다도 소중하다는 믿음 자체가 거룩하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상의 거룩함이나 종교적 영성의 세계를 추상미술로도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 관점으로 로스코 채플, 윤형근 화백의 작품, 김인중 신부의 스테인드글라스 등을 바라보면 다른 세계가 열리는 느낌이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예술 창조 예술작품인 자녀들 생명 탄생 예술적 창조

202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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