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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알프스 비경] ‘겨울 왕국’ 알프스에서 천국을 산책하다

스위스, 그중에서도 만년설이 하얗게 덮여있는 알프스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마테호른, 융프라우, 몽블랑으로 이어지는 3대 미봉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만한 곳이다. 장엄함이라는 공통분모로 엮이지만,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어 누구나 한 번쯤은 그 너른 품으로 발을 들여놓고 싶은 곳이다.   ▶스위스의 상징이자 등반가의 성지 ‘마테호른’   마테호른(Matterhorn, 4478m)은 피라미드 형태의 우뚝 솟은 산으로, 스위스와 이탈리아 국경에 걸쳐 있다. 알프스 중에서도 사진에 가장 자주 담기는 미봉이자,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랜드마크다. 하늘을 찌를 듯한 날카로운 봉우리와 주변을 둘러싼 눈 덮인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마테호른과 가장 가까운 마을인 체르마트(Zermatt)는 자동차 진입이 제한된 마을로, 환경보호를 위해 친환경 전기차로만 이동할 수 있다. 마테호른의 일출을 기다리며 이곳 특유의 평온한 분위기와 맑고 청정한 공기를 만끽했다. 한가롭게 시가지를 거닐며 쇼핑도 하고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즐길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새벽부터 일출을 기다렸건만, 하늘이 구름에 가득 가려져 기대감이 점차 희미해졌다. 그래도 끝까지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때, 구름 사이로 마테호른에 실낱같은 빛이 비치더니, 이내 힘찬 빛이 대각선으로 쏟아져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정말 신비롭고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찰칵찰칵, 한동안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이 특별한 순간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아내며, 이 여정을 더욱 소중하게 기억하게 되었다.   마테호른은 여러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는데 가장 유명한 감상 포인트는 고르너그라트(Gornergrat, 3089m) 전망대다. 고르너그라트 기차는 체르마트 마을에서 출발해 정상까지 약 30분 동안 올라가며, 이동 중에도 창밖으로 펼쳐지는 마테호른과 알프스 산맥의 장관을 만끽할 수 있다.     고르너그라트 정상에서는 알프스의 29개 봉우리가 파노라마로 펼쳐지는데 특히 마테호른이 웅장하고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변화무쌍한 산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며 감탄을 멈출 수가 없었다. 마테호른의 모습에선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신비로움과 영험한 기운마저 느껴졌다. 특히 해질녘과 일출 무렵의 마테호른은 꼭대기부터 서서히 황금빛으로 빛나며, 지금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하는 바람을 품게 한다.     마테호른을 보면서 내려가는 길조차 훌륭한 피사체 역할을 톡톡히 한다. 호수에 비친 마테호른의 풍광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마테호른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도 남기고 작품사진도 촬영하면서 호수 주변에 핀 야생화들 사잇길로 내려가는 하이킹은 스위스 여행의 진정한 백미였음을 고백한다.     산행 후 체르마트의 한 레스토랑에서 피자와 생맥주 한 잔으로 여정을 마무리하니, 모든 피로가 절로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다. 체르마트 레스토랑과 산장에서 맛본 전통 스위스 요리인 치즈 퐁듀와 라클렛은 또 어떻고! 알프스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신선한 치즈를 따뜻하게 즐기는 전통 요리는 체르마트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되어준다.   또한 해발 3883m의 클라이네마테호른(Kleine Matterhorn)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케이블카 역으로 유명하다. 정상에 다다르면 하늘과 맞닿은 듯한 순백의 설산과 광활한 빙하와 함께 마테호른의 아름다움을 더욱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얼음으로 만든 조각과 터널들이 이어지는 얼음 궁전(Ice Palace)을 탐험할 기회도 주어진다. 빙하 속으로 깊숙이 걸어 들어가 고요하고 차가운 공기를 느끼면 알프스가 가진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을 오롯이 체험할 수 있다.   ▶빙하와 설산의 아름다움이 숨 쉬는 ‘융프라우’   융프라우(Jungfrau, 4158m)는 알프스의 또 다른 미봉으로 ‘유럽의 지붕’이라 불릴 만큼 고도가 높고 빙하의 장엄함을 자랑한다. 이곳에서의 하이라이트는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로 가는 여정이다. 이 철도는 1912년에 완공된 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람들을 알프스의 심장부로 인도하고 있다.   융프라우요흐에 도착하면 해발 3454m에서 에거(Eiger), 묀히(Monch), 그리고 융프라우 봉우리를 감상할 수 있으며, 천연 빙하인 알레취(Aletsch) 빙하까지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여름철에도 영하의 온도를 유지하는 이곳은 거대한 눈과 얼음으로 이루어진 경이로운 자연환경을 펼쳐 보인다. 사방이 하얀 설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숨을 깊이 들이쉬면, 대자연의 웅장함에 전율이 느껴진다.   융프라우요흐에는 빙하 위에서 즐길 수 있는 여러 활동도 마련되어 있어 알프스의 순수한 아름다움과 재미를 다채롭게 만끽할 수 있다. 이곳에서의 산책, 눈썰매, 빙하 위를 걷는 트레킹은 한 폭의 동화 같은 풍경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선사한다.   ▶제네바에서 만나는 알프스 절경 ‘몽블랑’   제네바는 스위스에서 가장 국제적이며 세련된 도시이지만, 도시의 북적임과는 거리가 먼 고요함과 여유로움이 특징이다. 알프스의 최고봉인 몽블랑(Mont Blanc, 4807m)으로 향하는 여정은 자연과 도시가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여행 경험을 선사한다.   제네바에서 기차로 1시간 30분 정도 이동하면 알프스 여행의 관문인 샤모니(Chamonix)에 도착한다. 알프스 산맥에 둘러싸인 이 작은 마을은 전 세계 등반가와 스키어들을 불러모은다. 샤모니에서 아귀유 뒤 미디(Aiguille du Midi)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3842m까지 올라갈 수 있다. 케이블카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 눈 앞에 펼쳐지는 몽블랑의 장대한 풍경은 그야말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날씨가 맑은 날이면 산 아래 구름이 깔리고 그 위로 봉우리가 솟아올라 있어 마치 하늘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몽블랑 주변에는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초보자부터 숙련된 트레커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코스가 준비되어 있으며, 특히 몽블랑을 지척에서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트레일은 눈 덮인 봉우리와 푸른 산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된다.   몽블랑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빙하 체험이다. 샤모니 인근의 메르 드 글라스(Mer de Glace)는 알프스에서 가장 큰 빙하 중 하나로 빙하 동굴을 방문하여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빙하까지 이동한 후 거대한 얼음 동굴로 들어서면 파란 천연 조각 작품들이 가득 펼쳐지며 여행자들을 압도시킨다.  빙하를 내려다보며 얼음 위를 걷는 경험 또한 도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특별한 순간이다.     ▶여행 팁: 산악지대가 많은 알프스는 날씨가 맑고 화창한 6월이 여행 적기다. 설산과 야생화, 푸른 초원을 동시에 볼 수 있고 정상 운행하는 케이블카를 이용해 쉽게 알프스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단, 전 세계 관광객이 몰리는 성수기이므로 항공 및 호텔, 케이블카 예약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엘리트 투어’는 2025년 6월 13일에 출발하는 ‘알프스 마스터 4대 미봉 탐방(몽블랑, 융프라우, 마테호른, 도로미티)’을 38명 선착순 여행객을 모집하고 있다. 여행사진가 빌리 장이 동행해 각 지역 여행 사진을 촬영해 주고 여행 후 동영상 및 최고급 인생 가족사진 1매를 선물로 제공한다.     ▶문의: (213)386-1818(엘리트 투어)   ━       빌리 장   전 세계 100대 명승지를 무대로 활동하는 여행 사진가이자 엘리트 투어의 대표이다. 전 여행 일정 중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여행 스토리를 만들어준다.  빌리 장의 색 다른 사진 여행 알프스 스위스 알프스 산맥 스위스 여행 마테호른 융프라우 엘리트 투어

2024-12-26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알프스의 푸른 눈동자, 슬로베니아

발칸반도에 숨은 듯 자리 잡은 슬로베니아(SLOVENIA)는 '사랑'이란 단어가 참 잘 어울린다. 나라 이름 자체에 'LOVE'가 들어가서인지 사랑스럽고 아름답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크로아티아, 이탈리아에 둘러싸인 슬로베니아의 면적은 한반도 11분의 1 정도다. 작지만 '쥴리앙 알프스의 진주'라 불리며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광지로 널리 사랑받아왔다.   슬로베니아는 바다가 없는 내륙 국가이지만, 알프스산맥의 만년설이 흘러 만든 호수를 하나 품고 있다. 사랑과도 관련이 깊은 이 호수의 이름은 블레드다. 알프스가 믿음직스럽게 굽어보는 블레드 호수 한복판에 블레드 섬이 그림같이 떠 있다. 그런데 이 블레드 섬까지는 전통 나룻배인 플레타나만이 오갈 수 있다. 18세기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시대 때부터 그랬다고 한다. 합스부르크 가문이 블레드 호수가 붐비는 것을 원치 않아 단 23척의 배만 노를 저을 수 있도록 허가한 것이다. 사공이 젓는 플레타나는 여행자들을 블레드 섬으로 옮겨놓는다. 여행자들을 기다리는 관문은 99개의 돌계단. 계단을 오르면 '성모마리아 승천 성당'이 나오는데 9~10세기경 슬라브 신화 속 지바 여신의 신전이 있던 곳으로 전해진다. 종교 전쟁으로 신전이 파괴되고 몇 차례의 부침을 겪다가 17세기에 이르러 지금의 바로크 스타일의 성당이 완성됐다. 1000년도 더 된 성모마리아 승천 성당은 '꿈의 결혼식 장소'로도 유명한데 결혼할 때 신랑이 신부를 안고 99개의 계단을 다 올라야 하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비록 결혼식은 올리지 못하더라도 성당 내부에 있는 종을 울려볼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종을 울리면 영원한 사랑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전해내려온다. 사랑하면 종이 울리고, 그렇지 않으면 종이 울리지 않는다고 하여 선뜻 나서기가 꺼려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는 항상 듣기 좋은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경험에 의하면 너무 세지 않게 종을 치면 종소리가 울린다.   또한 블레드의 상징인 블레드 성도 위용을 뽐내고 있다. 호숫가 깎아지른 절벽에 자리한 모습이 마치 동화책에서 오려내 붙여놓은 듯하다. 성 한편에는 블레드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전시 중인 작은 박물관이 있고 그 외에도 15세기 구텐베르크 활자 인쇄 방식을 재현하는 인쇄소, 갤러리, 카페, 와인 저장고, 대장간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유러피언들은 이곳을 '알프스의 푸른 눈동자'라고 부르며 칭송했다. 아름다움에 매혹된 유럽 귀족들은 1000년 전부터 휴양과 힐링을 위해 이곳을 찾았고 옛 티토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은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 카스트로를 자랑스럽게 초대하기도 했다. 티토의 별장은 지금 '호텔 빌라 블레드'가 됐다.     슬로베니아에는 이토록 사랑스러움이 가득하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슬로베니아 알프스 눈동자 슬로베니아 성모마리아 승천 호수 한복판

2024-05-23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남겨진 바람이 되는 것이네

알프스의 숨겨진 보석 동쪽 계곡 돌레미티(Dolomiti)로 가는 길은 너에게로 가는 길과 닮아있네. 기억나지 않는 일을 기억하려는 시간 동안 나무는 숨 쉬지 않았고 들꽃은 개화를 멈추었네. 2.000 고지 높이의 산행은 숨이 차지 않았네. 보는 사람들과 누리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난 왜 마음이 아파지는 걸까? 얼마나 더 걸어야 하나? 뒤돌아보지 않는 삶을 살 순 있을까? 오랜 시간 누리고 살지 못해 내게 또 미안하네. 하늘은 산등성이를 내려다보고 산에는 작고 앙증한 꽃 비올라, 꽃 한 송이 흐드러진 마음 보라색 꽃잎으로 펼쳐 보듬고 보라색 메아리, 비올라 꽃 한 송이.   산을 오르다 보면 산이 나를 데리고 가네. 푸른 가지 흔들며 오라 하네. 산에 잠깐 머무는 동안 발끝으로 수액이 흐르고 여러 장의 꽃잎이 피어나네. 하늘이 맞닿은 곳에 구름계단을 만들고 한참을 오르다 보면 덩그렇게 산봉우리와 구름과 나만 남았네. 맞은편 산등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 나는 이곳에, 또 저곳에도 살고 있었네. 버려진 땅은 없었고 눈이 녹아 내리는 물가에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았네. 소리가 사라져 버린 땅, 그림자 지나간 숨결과 걸음 흔들어 깨워도 기척이 없네. 누구는 집으로 가고, 누구는 집을 떠나고 있네.   산을 내려오면서 집으로부터의 나를 기억하지 못하네. 차창 밖으로 너를 보고 있네. 너는 산 정상을 향해 걷고 있네. 멀어지는 너를 돌아다보았네. 햇살 아래 사라져 버린 너는 눈 덮인 알프스로부터 내려온 보라색 메아리가 되었다. 나의 사랑이 죄가 된 날부터 산 속에 피어난 비올라 한 송이 안개처럼 내 속에 살아가고 있네.   독수리의 높은 창공을 날았네. 아래는 아찔했었네. 날개가 없어도 날 수 있는 게 신기했네. 성당의 뾰족한 탑 위 십자가 고공 낙하를 시작했네. 양팔로 방향을 조절하고 오른발은 엑셀레이터, 왼발은 브레이크 도착한 곳은 알프스 산골 마을, 작은 돌멩이로 높지 않은 담장을 쌓고 하늘이 올려다 보이는 알프스 작은 정원엔 들꽃이 피기도 하였네.   한때는 사랑에 목이 메었네. 밤낮 그의 이름에 토씨를 달고 그의 주변에 꽃씨를 뿌렸네. 그에게 나는 하루가 열리는 호흡이었다가 버린 후 어딘가에 남겨질 먼 발 등성이가 되기도 하였네. 나의 발끝부터 사라지는 꿈. 거의 몸의 절반이 보이지 않았네. 백포도주 한 잔을 비울 즈음 나는 사라졌네. 콘도라를 타고 구름 운하를 건너는데 신기하게도 우린 한 배를 타지 못했네. 두리번거렸지만 그는 내 곁에 없었네. 나는 그의 향기를 가져와 들꽃이 되었네. 베네치아의 새벽이 되었네.   하늘에 오래 남겨진 구름은 없네. 늑대가 양의 다리를 물었다가 두 마리의 악어가 되기도 하고 저무는 노을로 피어나기도 하였네. 누구나 그런 거라네. 처음 그 설렘으로 몇 년은 버티고 몇 년은 지워져 가는 것이네. 알프스 설산 눈물처럼 흘러내려 한 번도 손 잡지 못한, 막연히 따뜻했을 다른 하늘, 다른 풍경으로 마주 잡는 것이네. 백팔번의 천둥이 치고 셀 수 없는 별들이 저물어도 나는 그 앞에 그는 내 앞에 무엇이 되어 살아가는 것이네. 출렁이는 물결 위에 내려놓은 시간, 그 시간이 여전히 나를 끌고 가고 있네. 베네치아에 남겨진 바람이 되는 것이네. (시인, 화가)     Kevin Rho 기자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바람 알프스 산골 보라색 메아리 마음 보라색

2024-04-22

알프스 백미를 걷다…몽블랑산 둘레 완주

샌디에이고를 중심으로 3년째 활발히 활동 중인 하이킹 클럽 '산타에고' 회원들이 최근 스위스 원정 산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왔다.   산타에고의 제이 리 회장을 비롯한 16명의 남녀 회원들은 두팀으로 나뉘어 지난 6월 말 부터 7월 초까지 길게는 13박14일, 짧게는 9박 10일의 일정으로 세계에서 가장 클래식하고 스펙타클한 트레킹 코스인 '투르 드 몽블랑'을 완주했다.   제이 리 회장은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지 3년 밖에 안된 신생 산악회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힘들다고 누구나 얘기하는 트레일에 도전해 성공했다는 성취감이 매우 크다"며 "그동안 매주 주말마다 떠나는 하이킹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기초 체력을 잘 쌓은 회원들이 이번에도 아무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트레킹을 마쳤다는 사실이 가장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투르 드 몽블랑 트레킹은 알프스의 최고봉인 몽블랑(4810m)산 둘레를 한바퀴 일주하며 3국에 걸친 태고의 풍광을 감상하는 둘레길이다. 이번 산행에 나선 산타에고 회원들 중 7명은 프랑스 샤모니에서 출발해 레샤피우까지 갔다가 이탈리아 쿠르마유르와 스위스 샴펙스를 거쳐 다시 샤모니로 회귀하는 코스를 돌았다. 그리고 9명은 샤모니에서 출발해 쿠르마유르와 샴펙스를 거쳐 다시 출발지인 샤모니로 돌아오는 하프코스를 돌았다.     이번 산행에 함께 한 허진규씨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새겨두었던 버킷 리스트를 하나 지웠다"고 말하고 "아직까지 그토록 아름답고 벅찬 산행을 다녀왔다는 사실이 꿈만 같다. 이번에도 역시 사전 조사부터 일정을 계획하고 세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항공, 호텔 예약 등 준비에 앞장선 제이 리 회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추어올렸다.   4개월 전에 비행기 티켓을 미리 구입했다고 밝힌 리 회장은 이번 산행에 참가한 회원들이 1인당 1600달러 정도만 소비했을 정도로 매우 경제적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리 회장은 "나름 철저하게 조사하고 미리 계획을 세우려고 했고 직접 연락을 취해 알아보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더니 생각보다 비용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었다"며 "돈도 돈이지만 동선에 제약이 없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너무 재미있게 다녀온 것에 더 만족한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산타에고는 올해의 마지막 해외 원정 하이킹을 남겨 놓고 있다. 오는 9월 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레일 7곳에 선정된 아이슬란드의 '라우가베구르 트레일'에 오를 예정이다.   ▶문의:www.santaego.com 서정원 기자몽블랑산 알프스 몽블랑산 둘레 알프스 백미 몽블랑 트레킹

2023-07-14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신이 빚어낸 알프스의 보석

해발 1만3642피트. 전문 산악인만 오를 수 있던 깎아지른 융프라우 봉우리에 전 세계 관광객을 불러 모은 일등 공신은 산악 열차다. 오늘날까지 철도 역사상 가장 경이로운 업적으로 통하는 융프라우철도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인 해발 1만1362피트의 융프라우요흐역으로 여행자들을 데려다 준다.   융프라우철도는 '톱니바퀴 열차'로 통한다. 만년설이 쌓인 알프스 산악 지형에서 일반 레일은 얼거나 미끄러져 제대로 달릴 수 없지만 철로와 톱니로 깍지를 꽉 낀 톱니바퀴 열차는 날씨에 관계없이 알프스에 오를 수 있다. 오늘도 톱니바퀴 열차는 단단한 암벽을 깎아 뚫은 터널을 타고 정상을 향해 쉼없이 올라간다.   융프라우요흐는 기차역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 하나의 여행 목적지다. 전망대는 물론, 유럽에서 가장 높은 기상 연구소, 레스토랑, 초콜릿 공장, 기념품 가게, 얼음 궁전, 우체국, 스키와 썰매를 즐길 수 있는 파크까지 있다. 특히 산악인 2명이 1934년, 알프스에서 가장 길다는 알레취 빙하를 깎아 만든 얼음 터널은 현재 얼음 조각을 포함, 여러 전시와 볼거리가 있는 얼음 궁전으로 운영되고 있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면 30초도 안 돼 융프라우요흐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인 스핑크스 테라스(Sphinx observation terrace, 1만1716피트)에 오를 수 있다. '톱 오브 유럽', 바야흐로 유럽의 정상에 당도했다는 자부심과 함께 이곳에서 360도 파노라마로 내려다보는 알프스 풍경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알레취 빙하는 국경을 넘어 프랑스 산악 지역과 독일 흑림까지 흰 강처럼 뻗어 있다.   융프라우는 아이거, 묀히와 더불어 3대 봉우리 중 형님뻘이지만, 이름에 담긴 뜻은 아이러니하게도 '처녀'다. 수줍음이 많은 처녀처럼 그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날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재밌는 점은 융프라우가 2001년, 알프스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에 등재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란 사실이다. 산위의 날씨조차 '신이 빚어낸 알프스의 보석' 융프라우의 매력이다.   궂은 날씨와 구름 속에서 살포시 모습을 드러내는 순백의 '얼음의 바다', 웅장하게 뻗은 기암 봉우리, 거울처럼 투명한 호수, 에메랄드빛으로 흐르는 계곡 등 융프라우를 가득 채운 천상의 자연은 어떠한 언어로도 설명 불가다. 대신 다리 떨리기 전에, 가슴이 떨릴 때 가서 보고 오감으로 느껴봐야 할 신비로움 그 자체다.   한편 팬데믹 동안 여행자들의 발길이 묶여있는 동안 융프라우 철도는 새로운 고속 곤돌라인 '아이거익스프레스'를 개통했다. 그린델발트와 아이거글렛쳐 사이를 15분 만에 주파하며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요흐까지 이르는 전체 이동시간을 47분이나 단축시켰다. 총 26명이 탈 수 있는 초대형 곤돌라는 전체가 열선이 깔린 통유리창이어서 주변 경관을 막힘없이 감상할 수 있다. 1912년 융프라우철도 개통에 못지않은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 스위스 융프라우요흐를 여행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된 셈이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알프스 보석 알프스 산악 보석 융프라우 알프스 풍경

2023-04-13

눈앞에 펼쳐지는 ‘은빛 알프스’

스위스는 국토의 4분의 1이 알프스산맥이다. 그런 만큼 스위스 하면 산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꼭 여행해 보고 싶어 하는 스위스의 알프스까지 갔다면 관광객처럼 정상만 찍고 내려올 것이 아니라, 응당 산을 이용한 다채로운 체험을 즐겨야 한다.   알프스에서 최고로 전망 좋은 봉우리로는 단연 해발 9744피트의 쉴트호른(Schilthorn)을 꼽을 수 있다. 쉴트호른 전망대에서는 알프스 3대봉인 융프라우, 아이거, 묀히 등 쟁쟁한 영봉들이 그리는 알프스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알프스의 풍경은 압도적인 아우라를 뽐낸다. 정말이지 몇 번을 가봐도 전율에 떨게 하는 풍경이다. 분명한 것은 아름다움 그 이상의 어떤 영험하고 신비로운 기운이 감돈다는 것이다. 이처럼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를 맞은편에서 파노라마로 감상하는 것과 밑에서 올려다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정상까지 힘들게 오를 일도 없다. 쉴트호른은 초대형 케이블카를 운행하고 있어 약 30분이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물론, 창밖으로 알프스 전경이 펼쳐지기에 지루할 틈 없이, 눈 깜짝할 새 도착이다. 운이 좋으면 절벽을 기어오르는 알프스 산양 아이벡스도 볼 수 있다.   이 케이블카를 만든 이는 뮈렌 마을에 살던 에른스트 포이츠(1908~1988)다. 본래 이 지역은 철로나 케이블카 설치가 불가능한 봉우리였는데 에른스트가 기술적인 난관을 모두 극복하고 1967년 알프스 최장의 쉴트호른 케이블카를 완공시켰다. 케이블카가 완공된 이듬해 영화 007 시리즈가 촬영됐고 쉴트호른은 세계적인 여행지이자, ‘제임스 본드의 산’으로서의 명성을 확고하게 다졌다.   정상에 위치하는 회전 레스토랑 피츠 글로리아에서 360도 파노라마 뷰를 배경으로 하는 식사는 쉴트호른에서의 또 다른 추억이다. 또한 본드 월드 007이란 전시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헬리콥터와 봅슬레이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쉴트호른 전망대에 착륙하거나 악당을 쫓아가며 총격전을 벌이는 등 액티비티도 체험할 수 있다.   아울러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는 스카이라인 워크라는 이름의 전망대와 전망용 구조물인 스릴 워크도 있다. 까마득한 절벽 위에 설치된 스릴 워크는 유리 바닥, 로프, 터널 구간 등을 포함하고 있어 막간 담력 테스트를 하는 듯한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또한 그림보다 더 그림 같은 뮈렌 마을에서 산책도 즐길 수 있다. 산비탈에 둥지를 틀고 있는 뮈렌 마을은 가파른 절벽 위에 세워졌다. 휘발유 차량 진입이 금지된 진짜 무공해 마을이며, 특히 여름 시즌에는 흐드러지게 핀 알펜로즈와 에델바이스를 비롯해 150종이 넘는 알프스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난다.     야생화들을 따라 하이킹 코스가 조성돼 있어 상쾌한 알프스 공기를 마시며 여유로운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알프스 눈앞 알프스 스카이라인 알프스 야생화 알프스 최장

2022-05-19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겨울 여왕’ 알프스서 몸도 마음도 ‘힐링’

빙하 특급 열차는 스위스 남부에 위치한 체르마트로 여행자들을 옮겨 놓는다. 체르마트가 전 세계인들에게 꿈의 여행지로 손꼽히는 것은 세계의 명봉 마터호른이 수호신처럼 우뚝 솟아 있기 때문이다.   아마다블람, 마차푸차레와 함께 세계 3대 미봉으로 손꼽히는 마터호른은 프랑스의 몽블랑, 스위스의 융프라우와 함께 알프스 3대 미봉으로도 평가받는다. 그러나 정작 마터호른을 앞에 두고 그 아름다움을 평하는 이는 드물다. 단순히 아름다움 그 이상의 영험하고 신비로운 기운마저 감돌기 때문에 그저 넋을 잃고 감상할 뿐이다. 영화사 ‘파라마운트’ 사의 설산 로고와 스위스 허브 캔디 ‘리콜라’, ‘토블론’ 초콜릿도 바로 이 마터호른을 그린 것이다. 마터호른은 그만큼 언제 봐도 근사하고 잘생긴 산이다.   체르마트에는 마터호른을 위시해 알프스 대부분의 봉우리가 줄지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장쾌하게 솟은 고봉과 눈부신 빙하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특히 체르마트는 휘발유 자동차의 진입이 금지된 무공해 청정 마을이다. 이곳의 교통수단은 전기자동차와 마차 등이다. ‘청정 마을’이란 칭호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공기부터가 상쾌하고 신선하다. 마을 어디서나 마터호른의 자태가 펼쳐져 웅장한 자연의 품에 폭 안긴 느낌이다. 체르마트는 또한 스위스에서 가장 긴 슬로프가 있어 전 세계 스키어와 보더들이 정통 알파인 스키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루체른은 스위스를 대표하는 호반의 도시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마주한 스위스에는 바다는 없지만 사랑스러운 호수들이 도처에 있다. 스위스에서 가장 많은 유람선이 운행되는 호수가 바로 루체른 호수다. 호수를 중심으로 산들의 여왕이라 불리는 리기산, 필라투스산, 티틀리스산 등 아름다운 알프스 봉우리들이 둘러싸고 있어 더욱 아름답다. 또한 루체른에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다리인 카펠교,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를 지키다가 전사한 786명의 스위스 전사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빈사의 사자상 등 스위스의 전통과 명예도 공존한다.     프레디 머큐리가 사랑한 몽퇴르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몽퇴르는 호숫가에 떠 있는 것과 같이 신비로운 시옹성과 재즈 페스티벌, 마을 중앙에 위치한 프레디 머큐리 동상이 명물이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발레주의 로이커바트는 스위스에서 가장 유명한 온천마을이다. 로이커바트 자체가 호수를 뜻하는 로이커(Leuk)와 목욕을 뜻하는 바트(Bad)가 결합해 생겨난 지명이다. 로마시대부터 치료 효과가 뛰어나기로 유명했을 정도로 유구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괴테, 모파상, 뒤마 등 유명 작가들이 즐겨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로이커바트 65개 온천에서 하루 약 390만리터의 온천물이 솟아오른다. 칼슘과 유황성분이 함유돼 치료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천에 몸을 담그면 몸도, 마음도 힐링이다. 한겨울 새하얀 눈이 소복이 내려앉은 알프스를 바라보며 즐기는 온천보다 더 멋진 일이 살아생전 얼마나 더 있을까.   US아주투어 대표

20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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