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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양용 사건’과 공권력에 대한 새로운 요구

지난 5월 발생한 양용씨 피살사건은 공권력 사용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무고한 시민이 과도한 공권력에 희생됐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해 나를 포함 뜻 있는 이들이 모여 ‘양용을 위한 사람들의 정의 위원회(JYYPC)’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나는 LA다운타운 스키드로 지역에서 오랫동안 피플스 마켓이라는 식료품점을 운영했다. 당시 지역 주민들이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영혼도 치유하는 장소로 만들자는 것과 음식은 육체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 그리고 대지와도 관계가 있다는 생각으로 식료품점을 운영했다.     스키드로 지역은 ‘식료품 사막’, 또는 ‘식료품 차별 지역’으로 불릴 정도로 식료품점이 드물다. 이로 인해 우리 업소에는 하루 평균 750여명의 고객이 다녀갔다. 워낙 고객이 많다 보니 신체적 충돌과 언쟁이 벌어졌고 온갖 중독자도 많았다. 업소 주변에서 자살 사건이 발생하고 오물 문제로 괴로웠다. 하지만 원칙은 지키려 노력했다.     내가 운영했던 식료품점은 다양한 세대와 인종이 함께 하는 공간이었다. 매사에 헌신적인 직원과 고객들은 마치 가족과도 같았다. 가족은 물론 커뮤니티도 건강한 관계가 형성되려면 신뢰가 기본이라는 것을 배웠다. 신뢰는 시간이 지나면서 쌓인다. 누군가 나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 때 그에게 신뢰가 생긴다. 신뢰는 인간관계에서 서로 가장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뢰가 있다고 해서 아무 갈등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어떤 관계에서도 갈등은 생기기 마련이다. 갈등이 없다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LA시는 2024~2025 회계연도 예산의 40%가량을 치안 유지 활동에 쓸 예정이다. 반면 청소년 활동이나 패밀리 서비스, 장애인 지원, 문화 사업, 일자리 환경 개선 등의 분야에 배정된 예산은 각각 1% 미만에 불과하다. 그나마 공원 등 레저 시설 분야에 5%, 주거 환경 개선에 2%가 배정됐다.      최근 미국 사회는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총기 난사부터 교내 총격까지 총기 사건이 급격히 늘고 있고, 10대 청소년 4명 가운데 1명꼴로 자살을 시도했거나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한다.  또 미국인의 70% 가까이가 한 가지 이상의 처방약을, 그중 절반은 두 가지 이상의 처방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약물 중독이나 정신적 문제로 인해 향정신성, 항우울제 등의 약을 복용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도 많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경찰이 순찰과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공권력을 행사하면 사회가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민의 육체적,정신적 건강과 복지 혜택, 환경 개선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진다면 사회적 병폐는 감소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안전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찰 과실로 인한 보상이 늘고 있다. 2020~2023년 사이 주요 대도시에서 경찰 과실로 인한 보상금 지급액은 총 1억2500만 달러에 달한다. 모든 결과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 인과관계의 법칙이다.     2020년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공권력에 대해 정치·문화적으로 새로운 담론을 요구했다. 당시 미네소타 경찰국 소속이던 데릭 쇼빈 경관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이 플로이드를 숨지게 했기 때문이다. 공공치안 문제에 대해 새로운 생각과 접근 방식이 필요했다.     양용씨 장례식에서 상영된 추모 영상에는 어머니 양명숙씨가 아들에게 감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어머니는 양용과 함께 하며 진정한 삶의 가치와 사랑의 힘, 영혼의 깊이와 잠재력을 배웠다고 말한다.       경찰이 최대한 신속히 범죄자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겸손함과 사려 깊은 주의력이 필요하다. 양용씨 피살 사건은 공권력을 가진 경찰에게 생명 존중과 연민의 마음이 부족해 벌어진 비극이다.  이로 인해 양용씨의 가족과 친구, 심지어 총격을 가한 안드레스 로페즈 경관과 그의 가족의 인간성마저 파괴해 버렸다.  LAPD 경관에게 총격을 당한 피해자의 3분의 1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들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가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기억해야 한다. 모두가 양용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슬퍼하며 분노로 폭발하기 직전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계 미국인 사회운동가이자 철학자였던  그레이스 리 보그스가 생각난다. 생전의 그녀는 다양한 사회 운동을 하며 저항과 개혁의 차이를 고민했다. 그녀에 따르면 저항이 분노의 표출이라면 개혁은 목적의식과 책임감, 새로운 사고를 통해 비약적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대니 박 / 사회운동가시론 공권력 양용 공권력 사용 오물 문제 la다운타운 스키드

2024-06-16

노숙자 텐트촌에 불법이민 가족 는다

지난 18일 오전 LA다운타운 스키드로 거리. 2살짜리 아이가 빗자루를 말처럼 타고 부모와 함께 사는 텐트 앞에서 놀고 있다. 옆집 텐트에 사는 5살짜리 친구도 함께 달린다. 또 다른 9살짜리 여아는 자신의 가족 텐트 안에서 나와 엄마에게 구슬 클립으로 스타일링한 머리를 자랑하고 있다. 아이들은 마치 놀이터에서 노는 듯하다.     그 텐트 앞 길거리의 한 차량에는 1살짜리 남아가 차 안에서 잠을 자고 아이의 아빠는 다른 가족과 텐트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다.   스키드로 거리에 자녀와 함께 노숙하는 가정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LA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대다수의 노숙 가족들은 에콰도르, 페루, 콜롬비아, 베네수엘라에서 온 불법 이민자들로, 애리조나와 텍사스 국경을 통해 미국에 들어왔으나 이들 주 정부가 버스나 항공편으로 이들을 LA로 보내는 바람에 LA 지역에도 갑자기 노숙하는 이민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LA카운티 정부 당국에 따르면 자녀를 데리고 길거리 생활을 하는 이민자 가정 텐트는 30여개다. 다운타운의 노숙자 거주 시설인 ‘유니온레스큐 미션’의 경우 현재 이곳에 머무는 400명의 가족 중 75%가 이러한 불법 이민자들이다.     특히 이들은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체류 신분이 없어 생활비조차 벌지 못하다 보니 영구 노숙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90일 이상 머물 경우 매달 비용을 받는 유니온레스큐 미션에는 매달 지급할 돈이 없어 길거리로 나가는 가정들이 나오고 있다. 유니온레스큐 미션은 지난해 재정 압박에 직면하자 90일 이상 머무는 노숙자에게 일정 비용을 부과하는 정책을 마련했다.   이와 관련 제프 허드슨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비용 미납을 이유로 퇴소된 사람은 없다고 부인했다.   허드슨 CEO는 “폭력이나 약물 또는 알코올 사용만이 퇴거를 당하는 유일한 이유”라며 “개별 거주자에 대해 일일이 말할 수는 없지만 일부는 공공 지원을 받기 위해 노숙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연화 기자 [email protected]노숙자 스키드 불법 이민자들 영구 노숙자 노숙자 거주

2024-04-28

작년 펜타닐 사망…스키드로 148명…1000%까지 급증

노숙자 밀집 지역인 스키드로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fentanyl)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LA데일리는 31일 LA카운티검시소 통계를 인용, “지난해 스키드로 지역에서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숨진 사람은 총 148명”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7년(13명)과 비교하면 무려 1000% 이상 급증한 것이다.     펜타닐 과다 복용에 의한 사망자 중 59%는 흑인이었다.   LA피해감소네트워크 나빙기 쿠티 대표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펜타닐 문제와 관련해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며 “카운티 정부는 수십 년간 약물 남용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LA시는 현재 모바일 약물 과다 복용 대응팀을 운영 중이다.     대응팀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해독제인 날록손(naloxone) 등을 구비하고 스키드로를 비롯한 LA 시내를 돌며 펜타닐 과다 복용자의 목숨을 구하고 있다.   예방프로젝트연합 찰스 포터 디렉터는 “대응팀 덕분에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있지만 보다 확실하고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심지어 스키드로 내 보호소, 셸터 등에서조차 지난해 72명의 과다 복용에 의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펜타닐 스키드 펜타닐 과다 펜타닐 문제 작년 펜타닐

2023-08-31

400만 사는 LA, 공중화장실 단 14개…임시화장실·세면대도 71곳뿐

코로나19팬데믹 종료 후 사람들이 다시 거리로 나오면서 공중 화장실 부족 문제가 LA시의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팬데믹 발생 초기 홈리스 텐트가 밀집해 있는 거리를 중점적으로 손을 닦을 수 있는 임시 세면대와 임시 화장실 150개를 설치했던 LA시가 올 초부터 예산 부족으로 시설물을 철거하거나 아예 방치하면서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LA 시내에 운영되고 있는 공중 화장실의 경우 고작 14개에 불과해 특히 화장실이 부족한 LA다운타운이나 에코 파크 등 LA시 인근 공원 거리는 홈리스들의 노상 방뇨 등으로 인한 악취와 쓰레기로 뒤덮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28년 LA 올림픽을 앞두고 공중 화장실을 추가 설치하는 등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매체 LA타코가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팬데믹기간 동안 설치됐던 임시 세면대와 화장실은 현재 71개로 줄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예산 부족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LA시가 임시 세면대나 화장실 설치 및 렌트비로 지출하는 비용은 개당 일일 평균 36달러다. 한달 평균으로는 10만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하지만 시설이 고장 나거나 주말에도 렌트할 경우 추가 비용이 부과돼 지출액은 크게 늘어난다. 실제로 시는 지난 4월에만 12개의 운영비로 130만 달러의 청구서를 받았다. 하지만 남아 있는 예산은 60만 달러도 채 안 된 상태였다. 이마저도 그 전달에 사용한 비용을 갚아야 해 기금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 영구 공중 화장실의 경우 연간 운영비가 30만 달러 미만이라 경제적이긴 하지만 설치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현재 LA시에 설치된 공중 화장실은 14개뿐이다. 인구 400만 명이 넘게 사는 LA시에 공중화장실이 29만 명당 1개꼴로 설치되어 있는 셈이다. 화장실이 부족해 국내총생산(GDP) 세계 3위 도시의 거리는 노상 방뇨와 인분으로 오염되고 있다.   한 예로 LA 다운타운 5가와 힐 스트리트 코너의 퍼싱스퀘어지하철역 앞은 지나가기만 해도 냄새가 진동한다. 바로 앞에 공중 화장실이 있지만 이용할 수 있는 변기가 제한돼 있다 보니 대기자가 많을 경우 인근 가게를 달려가지 않으면 급한 생리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 이 화장실의 이용자는 하루 평균 148명으로, LA에서도 가장 이용자가 많은 곳으로 알려진다.   이곳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화장실 청소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최근 LA퍼블릭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에게 계속 참으라고만 요구할 수는 없다”며 “화장실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곳에 얼마나 살고 있고 그에 필요한 화장실 수를 파악하는 일종의 센서스 조사가 필요하다”고 답답한 상황을 전했다.   한편     LA시는 지난해부터 ‘핏스톱 프로그램’을 통해 15개의 이동식 화장실을 제공하고 있지만 역시 화장실 문제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홍지은(50) 씨는 “한인타운도 거리오염이 심각하다. LA시의회가 홈리스 문제 해결을 위해 5000만 달러의 예산을 승인했는데 이 중 단 1%만이라도 공중 화장실 설치와 관리를 위해 쓴다면 거리는 한결 깨끗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연화 기자 [email protected]사설 공중화장실 la다운타운 스키드 화장실 1개 현재 스키드

2023-07-18

아빠는 흑인싫다, 딸은 이해하자…엄소연 감독 자전적 다큐 호평

한인 이민자의 애환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리커스토어 드림스(Liquor Store Dreams)’가 각종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예상치 못 한 반향을 이끌고 있다.   10일 인터넷매체 허프포스트는 다큐멘터리 영화 리커스토어드림스를 소개하며, 감독 엄소연씨가 한인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반흑인 정서(anti-Blackness)를 바로잡으려 애썼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리커스토어 드림스를 접한 흑인사회가 한인사회에 내재한 반흑인 정서를 이해하는 데 복잡한 심경일 수 있다고 전했다.   리커스토어 드림스는 한인 이민 1세대와 2세대의 생계와 일상을 다룬 다큐멘터리 성격이 강하다. 각본·감독·제작을 맡은 엄소연씨는 잉글우드에서 30여 년 동안 리커스토어를 운영한 아버지 엄해섭씨와 자신의 이야기, LA 스키드로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와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는 친구 대니 박씨 모자 이야기를 담았다.   다큐멘터리는 1992년 4·29폭동으로 트라우마를 겪은 흑인 밀집지 한인 1세대 자영업자의 솔직한 의견을 다뤘다. 엄씨의 아버지 등은 흑인 밀집지에서 하루 15시간씩 일하면서 수많은 저소득층 손님을 접해야 했고, 그들의 말도 안 되는 트집으로 언쟁과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4·29폭동으로 LA한인타운 등 한인 자영업자 수천 명이 약탈과 방화의 피해자가 된 역사적 사실은 한인사회, 주로 이민 1세대에 반흑인 정서가 고착화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반면 당시 유년시기를 보냈던 2세대는 부모 세대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인종차별 모습에 실망감을 보이기도 한다.   매체는 다큐멘터리에 담긴 흑인 손님과 한인 업주 간 대립, 한인 1세대가 ‘삶이 파괴됐다’고 절규한 4·29폭동의 아픔, 한인 2세대가 부모세대의 반흑인 정서를 바꾸려 노력하는 모습 등이 흑인사회와 미국사회에 생각거리를 던진다고 평했다.   실제 다큐멘터리에서 엄 감독은 아버지 엄씨와 반흑인 정서를 놓고 대립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난 2020년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직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시위가 한창일 때 아버지 엄씨는 잉글우드 리커스토어 문을 닫기에 바빴고, 엄 감독은 공권력 남용 때문에 목숨을 잃은 플로이드와 흑인사회 분노를 이해시키려 애썼다.   엄 감독은 이런 모습을 가감 없이 다큐멘터리에 담았다. 그는 부모 세대의 생각과 트라우마를 있는 그대로 담았고, 주류사회가 한인사회를 편협하게 보는 선입견과 다른 의견을 내고 싶었다고 한다.   엄 감독은 “아빠의 가게에서 일하다 보면 수많은 일이 발생하고 스스로 화가 날 때도 있었다”고 전제한 뒤 “한인 시니어 세대가 (흑인을 향한)인종차별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한 한인 여성은 반흑인 정서가 아시안 아메리칸 커뮤니티에 해를 끼치는 독과 같다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엄 감독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한인사회 이민자의 애환과 아메리칸 드림, 소수계 커뮤니티 간 대립과 화해 등을 짚어보고 싶었다고 한다. 특히 그는 반아시아계 정서와 반흑인 정서 모두 큰 틀에서 보면 백인 우월주의가 지배하는 현실이 낳은 부작용이라고 전했다. 소수계 사이 긴장과 대립을 풀기 위해서는 이를 고착화하려는 사회체계 부조리를 자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편 리커스토어 드림은 10일 공영방송 PBS에서 방영됐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감독 감독 엄감독 어머니 메이 스키드 로우

2023-07-10

'4750만불' 스키드로 프로젝트 효용성 논란

LA시정부가 노숙자 밀집 지역인 스키드로(Skid Row) 등의 사회 기반 시설 개선을 위한 목적으로 수천만 달러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LA시가 노숙자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나온 발표이지만 ‘전시 행정’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케빈 드레온 LA시의원(14지구) 사무실은 22일 ‘스키드로 연결 및 안전 프로젝트’를 발표, “스키드로와 인근 지역의 자전거 도로 및 인도 개선 등을 위해 주정부가 3859만9000달러, LA시가 896만7000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드레온 시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확보한 4750여만 달러는 시 역사상 가장 큰 인프라 보조금”이라며 “수십 년간 방치됐던 스키드로 지역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안전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키드로 인프라 개선 프로젝트에 포함되는 지역은 다운타운 샌피드로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북쪽 템플 스트리트, 남쪽으로는 16가 까지다.   인프라 개선 프로젝트에는 ▶8가와 샌피드로 스트리트에 광장 신설 ▶인도 보수(약 2만7000 스퀘어피트) ▶가로수 500그루 심기 ▶보행자 신호등 543개 설치 ▶횡단보도 57곳 개선 ▶자전거 도로 2.43마일 신설 ▶전기 자전거 충전소 설치 ▶자전거 보관소 개설 등이 포함된다. 가주 정부가 이번 프로젝트에 지원하게 될 3800여만 달러는 교통활성화프로그램(ATP)에서 나온다.   드레온 시의원은 “ATP 기금은 저소득층 지역의 온실가스 감소를 목적으로 무동력 운송 수단 사용자들의 안전과 이동성 향상을 위한 것”이라며 “스키드로를 대상으로 이러한 보조금이 투입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드레온 시의원이 야심 차게 스키드로 개선 프로젝트를 발표했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높다. 프로젝트명에 ‘스키드로’를 내세웠지만 정작 스키드로 지역의 효용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보여주기 식’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스키드로 지역 ‘피플스마켓’ 직원 필립 김씨는 “이번 프로젝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상 스키드로보다는 ‘꽃시장’에 치중된 인프라 개선”이라며 “게다가 프로젝트의 내용이 스키드로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들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공감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드레온 시의원 사무실 측이 발표한 인프라 개선 계획 지도를 보면 스키드로는 전체 구간 중 극히 일부에 속한다. ‘스키드로’로 표시된 지역에는 자전거 도로 신설, 보행자 신호등 설치, 도로 폭을 줄이는 연석 확장(curb extensions) 등의 계획만 명시돼있다.     현재 드레온 시의원이 이번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트위터 영상에는 ‘이건 스키드로를 위한 지원금이 아니다. 스키드로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건 부적절하다(아이디 캐서린 시티즌 포리스터)’ ‘이건 플라워디스트릭과 패션 디스트릭을 위한 거다. 너무나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아이디 돈 페트로스키 가르자)’ ‘자전거? 스키드로 사람들에게 현실적으로 자전거 도로가 가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어이가 없다(아이디 엘리야 프리)’ ‘지금 스키드로의 최우선 과제가 자전거 도로라니… 당장 사임해라(아이디 니나 터너)’ 등 비난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한편 드레온 시의원은 지난 10월 흑인 비하를 포함한 인종차별적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된 후 리콜 캠페인과 퇴진 요구 시위가 이어지면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장열 기자프로젝트 스키드 안전 프로젝트 이번 프로젝트 인프라 개선

2022-12-22

노숙자 대규모 이주…첫해 1만7천명 목표

LA시가 오늘(20일)부터 노숙자를 대체 거주 시설로 옮기기 위한 대대적인 이주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시정부는 프로그램 시행 첫해 동안 약 1만7000명을 노숙자 거주 대체 시설로 전환된 모텔, 호텔 등으로 이주시키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20일부터 노숙자 이주를 돕기 위한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배스 시장은 18일 NBC 시사 대담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노숙자 이주 프로그램은) 강제적이거나 철거 형식이 아닌 자발적인 이주를 권하게 될 것”이라며 “노숙자를 대체 거주 시설로 옮기는 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자발적 이주를 위해 아웃 리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LA노숙자서비스국(LAHSA)에 따르면 현재(2022년) LA 카운티 내 노숙자는 총 6만9144명이다. 이중 무려 60%(4만1980명)의 노숙자가 LA시에 살고 있다. LA시만 놓고 보면 노숙자는 2020년(4만1290명)과 비교해 1.7%p 증가했다.     〈관계기사 2면〉   배스 시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시행하기에 앞서 우리는 노숙자 중 95%를 셸터나 대체 시설 등에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며 “4년 후 노숙자 주거지가 길거리에서 얼마나 보이는지가 노숙자 문제 해결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배스 시장은 지난 16일 노숙자 거주 시설 확보 목적으로 저소득층에 대한 주택 공급이 원활해지도록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LA시는 저소득층 전용 주택에 대한 신청서 검토를 접수 후 60일 이내 마쳐야 한다. 이후 공사가 시작되면 5일 이내, 임시 시설 전환 등은 2일 이내 관련 허가증 발급 등을 완료해야 한다.   배스 시장은 “행정명령에 따라 계류 중인 적어도 31개의 저소득층 전용 주택 프로젝트가 즉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이번 노숙자 이주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LA타임스는 18일 “배스 시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시행하는데 1억 달러 미만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밝힌 게 없다”고 보도했다. CBS LA는 개빈 뉴섬 주지사 역시 팬데믹 기간 노숙자를 대체 시설에 수용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했지만, 강제 이동, 노숙자 촌 철거라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고 19일 전했다.     일례로 이미 세실 호텔은 LA시와 손을 잡고 시설 일부를 노숙자 주거 공간으로 전환했지만 현재 이용 가능한 객실의 약 60%가 비어있는 상태다.     〈본지 12월15일자 A-1면〉   일단 배스 시장의 발표 직후 LA지역 최대 노숙자 밀집 지역인 스키드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노숙자들이 넘쳐났다.   스키드로 지역에서 노숙자 사역을 담당하는 한인 김모씨는 “노숙자를 셸터 등으로 옮기는 것은 정말 필요한 일이지만 단순히 거주지 제공을 넘어 그외 재활 등의 대책이 없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며 “노숙자 문제는 정신 치료, 마약 중독 등이 복합된 이슈라서 정부는 노숙자가 길거리에서 보이지 않도록 하는 데만 치중하지 말고 보다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열 기자홈리스 홈리스 제임스 홈리스 구호시설 la다운타운 스키드

2022-12-19

LA시, 저소득층 주택건설 지원 착수

  16일 배스 시장은 저소득층 지원주택 건설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노숙자 등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건설에 필요한 행정지원에 나섰다.     이날 배스 시장이 서명한 행정명령은 저소득층 주택건설에 필요한 행정절차 간소화, 건축비 절감 등을 담고 있다. 특히 노숙자 임시 셸터와 영구 주택 건설을 추진할 때 불필요한 규제는 완화 또는 철폐하기로 했다.     또한 저소득층 주택건설 시 과도한 건축비용을 줄여 더 많은 주택을 짓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월 당시 론 갤퍼린 LA시 회계감사관은 노숙자 주택 건설 관련 감사보고서를 통해 노숙자 주택의 약 14%가 유닛당 건설 비용이 70만~83만 달러나 들었다며 예산 낭비를 지적한 바 있다.   배스 시장은 LA시가 12억 달러 예산을 노숙자 문제 해결에 쏟고 있지만,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노숙자 주거시설 확충을 위해 행정절차를 간소화하고 들어가는 건축비용을 현실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배스 시장의 노숙자 문제 비상사태 선포와 대책 마련을 위한 행정명령이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다.     폭스11 뉴스는 노숙자 권익단체를 인용해 이번 행정명령 내용이 지난 몇 년 동안 시정부가 추진했던 정책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NBC4 뉴스도 에릭 가세티 전 시장과 허브 웨슨 전 시의장 시절에도 노숙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택건설에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LA노숙자서비스관리국(LAHSA)이 지난 9월 발표한 ‘2022년 노숙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LA카운티 전역의 노숙자 수는 6만9144명으로 이 중 4만1980명(60%)은 LA시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형재 기자사설 다운타운 다운타운 스키드 윈스턴 스트리트 홈리스 텐트

2022-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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